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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 전쟁 - 한국의 특허경쟁력과 대응전략 ㅣ SERI 연구에세이 29
정성창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5년 10월
평점 :
이 책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운영하는 세리포럼(사용자들의 운영하는 카페) 중의 하나인 지식재산경영전략연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변리사가 연구회 회원들과 함께 포럼관련 자료를 수집하고, 토론, 운영하는 과정에서 얻게된 지식생산물을 나누기 위해 삼성경제연구소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책의 태생을 가장 먼저 설명하는 이유는 삼성경제연구소 즉 민간연구소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사회의 의제를 선점하는데 탁월할 뿐만 아니라 기업태생답게 성장제일주의 기본 시각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키고자 위함이다.
전문필자가 아닌 전문가의 시각에서 쓴 내용인지라 그리 매끄럽게 읽히지 않을 뿐더러, 나같은 일반인에게는 낯선 단어들을 만나게 되는 소중한 경험과 더불어 새로운 분야에서 치열한 국제경쟁이 벌어지고 있구나라는 정도의 사실을 알게해주었다.
그 전쟁의 소재는 바로 미래의 소중한 재화가 될 바로 지식재산. 우리가 흔히 선진국이라고 할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미국, 일본, 그리고 유럽.(우리의 시각은 언제나 여기까지만 확장된다) 치밀하고 정교한 시스템을 가진 그네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사업자와 학계가 이익을 대변하기 위한 단체를 만들어 정부에 자신들의 이익을 지켜줄 정교한 법률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고, 그렇게 만들어진 법률이란 무기를 가지고서 다른 나라에서는 아예 지식재산의 형성부터 막아내는 현실을 이 책은 아주 세밀하게 설명해준다. 그러한 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우리도 그네들(적들)처럼 싸우면서 닮아가야 한다고 논리적으로 주장한다. 학계와 재계 그리고 정부가 힘을 합해도 모자란 판이라며 어서 빨리 실행을 위한 각종 수단들을 강구해야 한다고 다그치기까지 한다.
하지만 스톨만을 위시해서 프리소프트웨어 운동에 대한 언급이나, 리눅스와 같은 무시못할 무료소프트웨어의 개발과 발전, 그리고 카피레프트와 같은 정반대에 대한 고찰은 전혀 찾아볼 수 없어서 내용적으로 상당히 아쉽다.
세리에세이는 최첨단 소재를 그 분야의 최전방에 있는 필자를 발굴하거나 연구소의 시각과 가장 유사한 시각을 가진 전문가들에게 그네들이 듣고 싶어하는 이야기를 끌어내는데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다. 반대편의 이야기에도 한번쯤 귀를 기울여주었으면 좋겠는데.....아무튼 새로운 것을 접한다는 측면에서 한번쯤 읽어봄직은 하나, 중독되면 한쪽 시각에만 치우치게 되는 부작용도 있음을 명심해 주었으면 한다.
뱀발로 하나 붙이자면 저렴한 가격에 첨단과 관련된 발빠른 이야기를 접하기엔 세리 에세이만한 것이 없는 현실이 좀 서글푸다. 삼성이 의제설정꺼정 독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