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대리들 - 핵심인재로 가는 갈림길
김성재.구본준 지음 / 이팝나무 / 2009년 2월
절판


한 시중은행의 인사부 과장은 이렇게 말한다.

"관리자는 대리가 처리한 업무를 놓고 세부적인 과정까지 관여하지 않습니다. 일을 이런 방식으로 처리했든 저런 방식으로 처리했든, 또 열심히 해서 거둔 성과든 잔머리를 굴려서 얻은 것이든, 결과에 따라서만 판정하고 인정받게 됩니다."

.......

업무성과와 함께 또 한가지 대리에게 중요한 것이 있다. 윗사람에게 잘못 보이면 곧바로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사실이다. 승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이고, 밉보이면 다른 부서로 쫓겨날 수도 있다. -70쪽

한 가지를 맡기면 두세 가지 일을 완수해서 상급자의 품에 안겨줄 때 믿음이 시작된다....대리는 상사의 '신뢰'를 먹고 산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중 한 국책은행의 인사담당 간부직원이 대리들에게 던지는 충고를 들어보자.

"과거에 늘 해왔던 방식, 남들도 다 하는 익숙한 방식으로 업무를 처리하려 해서는 능력을 인정받기 힘들다. 항상 '왜?'라는 질문을 던져라. 이 문제를 해결하는 '다른 방법은 없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끊이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고 고민하라. 이 고민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업무방식을 개선,발전시키려 노력하는 대리가 결국 임원에 오르고, 최고경영자 자리에도 오를 수 있다."-97쪽

입사 후 3년이 지나면 드디어 기업은 직원에게 업무상 성과를 기대한다. 바로 대리가 되는 시점인데, 비록 업무는 신입사원 때와 비슷하더라고 질적 향상을 요구하기 시작하는 것이다.

업무 차원에서 볼 때 상사의 '지적사항'이 덜 생기는 수준이 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면, 대리 시절은 본격적으로 '월급값'을 해야 하는 시기인 셈이다. 업무를 능숙하게까지는 아니어도 성숙하게 처리해야 하고, 가장 열정적으로 일해야 하는 시기라는 말이다. -102쪽

"대리는 전문적 업무지식을 갖춰야 할 필요는 없지만, 적어도 사원 시절보다는 조금 더 깊고 폭넓은 지식을 가져야 합니다. 자기가 맡은 일에 대해서만큼은 어떤 질문에든, 누가 물어보든 어느 정도까지는 대답할 수 있어야 하는 겁니다.

상상의 질문에 정답을 모르면 최소한 그 답을 누가 알고 있는지라도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잘 모르겠다'는 대답은 신입사원에게나 허용되는 말이죠." (삼성전자의 한 과장)-109쪽

선배들이 충고하는 '대리10계명'

1. 일찍 출근하라. 부지런함은 대리의 기본이다.
2. 완벽보다는 성실함을 보여라. 열정은 대리의 생명이다.
3. 한 가지를 주문하면 그 이상에 도전하라. 도전정신은 대리의 중요한 덕목이다.
4. 멀티플레이어가 되어라. 결코 '모른다'고 대답하지 마라.
5. 신뢰감을 심어 주어라. 그러기 위해서는 실수를 줄여야 한다.
6. 장점과 특기로 강한 인상을 남겨라. 자신의 캐릭터를 상사가 기억하도록 해야 한다.
7. 빠른 감각을 잃지 마라. 눈치로 문제의 절반은 해결할 수 있다.
8. 대리 때 배운 업무가 평생을 좌우한다. 전문가로 성장하고 싶다면 업무에 완벽을 기해야 한다.
9. 인매 관리에 힘써라. 최소한 적을 만들어서는 안된다.
10. 장기전에 대비하라. 인생은 마라톤이다. 자기계발과 체력 단련에 소홀하지 마라-119쪽

만약 당신이 '고집불통' 내지 '고집쟁이'란 평가를 많이 듣는 편이라면, 일을 잘 못하는 사람으로 찍혀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믿기 싫겠지만 실제로 그럴 가능성도 높다.

이는 주관이 뚜렷한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가장 큰 오류 가운데 하나다. 뜻밖에도 이런 오류를 범하는 이들이 많고, 대부분 그로 인해 일을 못하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다는 것을 모르고 넘어간다. -133쪽

박 전 대표는 자신이 직장생활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 중 하나로, '업무의 최종단계를 보는 눈'을 꼽는다.

"일할 때 '이 일의 끝은 어디인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작업이 최종적으로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를 늘 생각해야 합니다. 그게 제가 사장이 될 수 있었던 비결이라면 비결입니다."-150쪽

인사권자인 대표이사가 어떤 직원을 높이 평가하느냐와도 직결된다. 실제로 박 전 대표는 좋아하는 직원에 대해 묻자 '알아서 하는 사람'이라고 잘라 말한다.

"실패해도 좋습니다. 자기 일을 알아서 해야 하고, 알아서 하려고 해야 합니다."

반대로 가장 싫어하는 직원이 누구냐는 질문에도 바로 답이 나왔다.

"아마 어느 최고경영자나 저와 똑같이 답할 겁니다. 최고경영자들이 가장 싫어하는 스타일은 '원래 이렇게 했어요'라거나 '이렇게 하라고 했잖아요' 라고 말하는 사람입니다."-151쪽

신입 때부터 업무를 자기 일처럼 한 사람들은 대부분 대리가 되면 최상위급 평가를 받는다. 반면 자신의 일을 남의 일처럼 말하는 이들도 있는데, 상사나 사주 입장에서는 도저히 믿음이 가지 않는 태도다.

내 경우를 보면, 내가 하는 일은 물론 동료들, 동기들, 그리고 선후배들은 어떤 일을 하는지 항상 궁금했다. 그래서 남들이 하는 일을 조용히 관찰했고, 나중에 다른 업무를 맡게될 때 당황하지 않게 마음속으로 준비했다. 커리어에 대한 내 나름의 '시물레이션'인 셈이었는데, 조직이 돌아가는 일을 이해하고 업무상 관련 부서와 함께 작업하는데 큰 도움이 됐다. (신입 공채 출신 재벌그룹 부사장 말씀)-159쪽

기업의 인사 담당자들은 한결같이 '자기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아란 '맡겨진 일에 대해 사전 보고를 하고, 진행과정을 제대로 보고하면서 기안대로 맞추고, 못 맞추면 사전 보고를 통해 조처를 취하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161쪽

보통 사람들은 프로젝트를 처리할 때 계획을 세우는 데 10%, 나머지 실행에 90%의 시간을 들인다. 톰 피터스는 이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라고 주문한다.

프로젝트를 잘 수행하려면 아이디어를 내는 데 30%의 시간, 영업(홍보)에 30%, 구체적 실행헤 30%를 각각 배정하라고 권한다. 나머지 10%는? 성공적 마무리를 위한 시간이다. 프로젝트를 위로 넘겨 계속 진행되도록 하거나, 후임자에게 인수인계하기 위해 깔끔하게 정리하는 것 등이 여기 해당한다.

이 모든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절대로 일을 무난하게 만들지 말라'는 것이다. 모두의 마음에 들도록 일부러 특색 없는 일로 만든다면 굳이 이런 프로젝트 의식을 가질 필요가 없다. '지금까지 이렇게 했으니까'란 생각으로 일하면 중간은 간다. 하지만 결코 돋보이지 못한다. "평범한 것은 피해야 할 가장 큰 적"이란 말도 있다. -171쪽

팀장들이 보는 '진짜 인재'는 어떤 사람일까? 바로 '급할 때 찾게 되는 직원'이다.

평시가 아니라 비상시가 되면 팀장은 가장 믿는 사람을 찾게 마련이다. 이 경우는 업무 영역을 뛰어넘어 일을 시킨다.

그런데 정작 대리들은 그 속뜻을 모르고 "왜 나만 시켜. 내가 만만한가" 하고 불만스러워하기도 한다. 하지만 자신을 인정해주는 증거라고 생각해보라. 느낌이 180도 달라지고 더 열심히 일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보상은 반드시 돌아온다.

따라서 대리들이 추구해야 할 이상적인 모습은 '상사가 어려울 때 찾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173쪽

" '지르기' 직전에 제 자신에게 물어봣어요. '네 몸뚱아리 하나로 직원 먹여살릴 수 있으면서 네가 잘할 수 있는 게 뭐냐?' 그런데 답을 생각해보니 웨딩 컨설팅은 아니었던 거예요. 제 환상이었던 거죠. 그래서 홍보대행사를 차린 거예요."

정대표는 '네가 정말 잘할 수 있는 게 뭐냐'는 질문을 강조했다.

...........

궁극적으로 정대표가 분석에 돌입한 주제는 자기의 장점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린 결론은 어찌보면 너무나 당연한, 그러나 대부분의 창업 도전자들이 따르지 않는 진리였다.

"업종을 따라가기보다 내가 진짜 잘하는 것을 살리자."-25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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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그리고 그 이후
자크 아탈리 지음, 양영란 옮김, 이종한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월
품절


버락 오바마는 루스벨트가 대공황이 시작될 무렵 백악관에 입성했으며, 로날드 레이건이 포드식 생산 모델이 위기에 봉착했을 때 대통령이 된 것과 비슷한 운명을 맞게 된 것이다. 그는 앞으로 글로벌 경제 성장 프로그램을 실시해야 할 것이다. 미국이 시작하는 이 정책을 다른 나라들은 자신들이 처한 특수 상황에 맞게 변형시켜서 이용할 수 있다. 이 정책은 다음과 같다.

-154쪽

- 빚을 갚기 위해 저축률을 현저하게 높인다.
- 지속적으로 민간 수요를 유지하고, 최저임금을 인상하며, 노동조합의 권한을 강화하고, 소득세제 개편 등을 추구한다.
- 어려움에 봉착한 산업 부문에 대해서는, 최대한으로(최소한 은행구제를 위해 쏟아부은 지원금 정도로) 지원해야 한다.
- 병에 걸렸을 때도 소득 보장이 가능하도록 사회 안전망 체제를 정착시키고, 의료비지원 체제를 수립하며, 실업수당 지급 기간을 연장한다.
- 주택 가격을 낮추는 식으로 하향 안정시키며, 대출금 상환(특히 주택 구입 대출) 유예기간을 인정해주고, 1933년 루스벨트 대통령이 벌인 뉴딜 정책의 중심축 역할을 했던 주택소유자대부공사 같은 국가 기관을 통해 담보 대출 전체를 재자본화해준다.
-155쪽

- 은행 간 대출을 대대적으로 활성화시키고 은행의 유동성과 지불상환 능력을 유지시켜주며, 필요하다면 모든 예금에 대해 지급보증을 서주어야 한다. 또한 바젤2협약 내용과는 다르지만, 경기 흐름이 좋지 않을 때에는 은행의 자기자본비율 확보 원칙을 유연성 있게 적용할 수 있어야 하며, 장기 대출을 담당하는 금융기관에 대해서는 이른바 'Tier1 자본'이라고 하는 '자기자본'을 좀더 엄역한 방식으로 정의하여 진정한 의미의 자본만을 자기 자본에 포함시키도록 회계 방식을 정비해야 한다.
- 투기성 자산의 가치에 토대를 둔 금융수단은 금지시켜야 하며, 은행들이 가장 혁신적인 금융상품 내역을 대차대조표에 포함시킬 것(적어도 은행이 증권화한 채권의 20퍼센트 정도)을 의무화하고, 사모펀드 주역들에게 투자금의 4배 이상 대출은 금지해야 하며, 일부 공매도 기제는 금지시켜야 한다.
- 공학도나 기초과학 연구자들은 우대하는 풍토를 조성해야 하며, 이와 반대로 은행가의 업무는 예전부터 늘 그래왔듯이 소박하고 지루한 일임을 인식하도록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금융업자들의 소득 체제를 엄격하게 관리해야 한다.
-156쪽

- 적어도 일부 은행에 대해서는 부분적인 국유화도 감행할 필요가 있으며(이사회에서 권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독약'채권은 특별한 기구를 만들어 따로 분리해야 하고, 은행들의 독과점 형성을 방지하며, 금융업자들의 지나치게 높은 수입을 금지하고 보너스도 여러 해에 걸쳐 정산되도록 한다.
- 동산이나 부동산 자산 가치의 변화 추이를 인플레이션 판단 요소로 포함시켜야 한다(즉, 인플레이션을 정의할 때 단순한 봉급생활자들이 구입하는 소비재의 가격 추이만을 고려해서는 안 된다).
- 대대적이고 점진적으로 금융업계의 부채 비율을 감소시켜야 한다(현재 국내총생산의 350퍼센트로 되어 있는 것을 100퍼센트 이하로 내린다).
- 이와 같은 일련의 조치들을 실행에 옮기려면은 재정적자(오늘날에는 거의 1테라 달러에 육박한다)의 폭이 늘어나지 않도록, 임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15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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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그리고 그 이후
자크 아탈리 지음, 양영란 옮김, 이종한 감수 / 위즈덤하우스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태평양 건너편에 위치한 나라에서 집을 살수 없는 사람들을 위해 약간의 프리미엄 요금을 더 받는 조건으로 집값을 보조해줬던 시스템에 문제가 생겼다는 소식이 지지난해에 솔솔 들리더니, 어느 순간 그 나라의 경제 시스템(좀더 정확하게는 은행 및 첨단 금융상품 관련 부분)을 아주 아작 내기 일보직전에 꺼정 이르렀던 적이 있다. 그 이후의 사태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던 은행 및 투자은행 들이 역사속으로 손을 흔들고 사라져 버린 일들과 더불어 미쿡 대통령의 피부색이 바뀌는 변화꺼정 일어나는 등 한바탕 홍역아닌 홍역을 치르렀댔었다.  

 지구촌이라는 동네가 얼마나 좁은 동네인지, 그리고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있는 시스템에 대한 불안과 공포가 얼마나 순식간에 퍼질 수 있는지, 더불어 어제 잘나갔던 국가들과 아무 문제 없다고 큰 소리 쳤던 은행들이 얼마나 자기 곳간관리에 허술했는지 등등 이루 말할 수 없는 온갖 문제들을 순식간에 햇빛 아래 꺼내 놓구 앙상항 맨살을 드러냈었더랬다.  

하지만 그러한 위기를 넘어가기 위한 다양한 노력(주로 중앙은행의 물량공세식 퍼붓기) 덕분에 위기라는 단어의 색깔이 많이 옅어졌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요즘이다. 슬슬 바닥을 지나간다는 소식을 화면과 지면을 장식하며, 성급하게 뛰어다닌다는 주가라는 강아지는 주인보다 먼저 한참을 멀리 뛰어다니곤 해, 강아지만 지켜보는 사람들에게는 이미 위기국면을 탈출한 것이 아닌가라는 희망아닌 희망을 주고 있는 시점이다.  

이러한 시점에 지난 위기의 원인과 대책을 말하고 있는 세계적인 석학의 이야기를 읽는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아탈리에 따르면 이번 위기는 자신의 소득에 비해 과한 집값을 지불한 미국 중산층 이하 들에게 있어 집값의 하락은 자산의 상실 뿐만 아니라 그 자산의 근간을 이루고 있는 각종 금융상품이 말그대로 휴지조각으로 변할 수도 있다는 공포심을 유발하는 방아쇠를 당긴 것이라고 한다. 또한 그러한 상품이 버젓이 팔리게 된 것도 말그대로 일부의 정보선점자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자기 곳간에 쌓아둔 자산 속에 어떠한 상품이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 조차 제대로 모르는 불확실성이라는 키워드만으로 가득찬 상황.  

석학의 문제해결방안은 단순하기까지 한데, 따분하기조차 한 금융산업의 제자리(월가에서 이뤄지는 금융거래는 원래 따분하기 그지없는 일에 불과하다는 것이 석학의 기본적 시각이다)를 찾아줘야 하며, 정보독점을 깨는 하이퍼 민주주의를 통해 충분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또한 국제기구의 역할이 좀더 확대 개편되어 제대로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는 친절한(?) 설명도 잊지 않는다.   

뱀발....위기라는 단어의 서슬퍼런 시간이 지나가고 있다. 어쩌다 생각나서 쳐다보면 쌓여가는 먼지의 흔적조차 보이기까지 한다. 석학의 해결방안이 지나치게 낭만적이고 이상적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하지만 석학이 힘주어 말했던 지나간 시간의 흔적을 떠들쑤어 보는 것을 통해 잘못된 시스템과 반성을 더불어서 행하면 좋으련만 그러한 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안타까움에 동감하게 되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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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두칠의 지금은 전문경영인 시대
서두칠 지음 / 김영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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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양화되어 가는 기존 제품만을 붙들고 있으면서(그나마도 그룹 본부에 영업권을 박탈당한 채로) 회사의 미래가 달린 차세대 제품마저 개발할 수 없게 된다면 전문경영인으로서 회사의 비전을 어디서 찾아야 한단 말인가. 비전을 분명하게 제시하지 못하는 CEO는 존재가치가 없다. 비전을 만들어낼 수 없는 회사에서 그저 자리만 차지하고 앉아 월급이나 축낸다면, 나에게 회사는 봉급수령처 이상의 아무 것도 아니다. 그것은 내 경영철학은 물론 기본적인 삶의 철학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 내가 사임을 결심한 이유는, 첫째 전문 경영인이 될 수 없었기 때문이며, 둘째 비전이 없어지기 때문이었다.

........회사에 남은 임원들은 그 다음달로 한 직급씩 승진했다. 당시 그들은 비전보다 안일을 택했겠지만, 불과 2년이 채 지나기 전에 모두 자의와 상관없이 퇴출당했다.

-40쪽

서울대를 시작으로 몇몇 다른 대학과도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 그렇게 몇 년이 지나면서 잘되는 경영대학원과 잘 안 되는 경영대학원의 차이점이 눈에 들어왔다. 그것은 바로 대학 스스로 끊임없이 혁신을 하느냐 못하느냐 하는 것이었다.

한 학기를 마치면 강의를 들은 사람들에게 교수들에 대한 교수평가서를 받는데, 잘되는 대학은 평가 결과 하위 30% 정도는 그 교수가 누구든 간에 가려내고 새로운 강사진으로 물갈이를 한다. 한마디로 스스로 혁신하는 대학이라 하겠다. -47쪽

제조업이라고 해서 노동에 대한 대가나 보람이 첨단산업에 비해적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문제는 재래의 제조업을 그야말로 재래식으로 바라보는, 경영자를 포함한 종사자들의 시각에 있다.

제조업을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식으로 운영해 나가느냐에 따라, 제조업의 가치는 천양지차를 보일 수 밖에 없다. 제조업이라고 하면 사람들은 흔히 아주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제조업이야말로 고부가치 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활동, 생산설비의 효율화, 노사관계의 선진화, 재무구조의 내실화 등 첨단의 발상과 두뇌혁명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업종이다. 그리고 그 성과가 비교적 정직하게 나타나는 분야가 또한 제조업이라고 나는 믿는다. -54쪽

우리나라 전문 경영인의 경영양태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 같다.

우선 창업주(오너)가 가장 선호하는 CEO는 남다른 열정을 지는 위험전도형 인물인데, 강한 추진력과 개척정신은 높이 살만하다. 그러나 이 경우 기업의 사회적 소임과 구성원과의 화합, 합리성 따위의 덕목은 설자리가 부족하기 쉽다.

두번째로 선호하는 사람은 강한 책임감의 소유자다. 고금을 막론하고 경영인에게 책임감이 강조되어 나쁠 것은 없다. 그런데 여기서의 책임감이 회사의 오너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심과 분리되기란 만만치 않다는 문제가 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를 더 꼽자면, 결과지향적인 경영인이 창업주의 절대적인 신임을 받아왔다. 물론 이 때의 '결과' 역시 구성원이나 주주, 고객에게 고루 이익이 되는 성과가 아니라 창업주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하는 결과라고 할 수 있다. 풍족한 과실을 얻어내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절차의 정당성은 그저 첨부사항일 뿐인 것이다.

.........어려운 기업환경 아래 파이를 키우는 과정에서 이런 요소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한 공로도 적지 않을뿐더러, 과단성 있는 선택과 결단은 오늘날에도 필요한 덕목이기 때문이다. -64쪽

나는 21세기의 전문경영인이 갖춰야 할 덕목으로 정직과 솔선수범, 그리고 평생학습의 정신을 꼽는다.

첫째, 정직은 경영인 개인의 도덕적 관점에서의 정직뿐만 아니라, 회사경영에 대해서 회사의 이해관계자들에게 허위가 없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래야 열린경영과 윤리경영이 가능하고 이것이 곧 대내외적인 신뢰로 이어진다.

두번째로 거론한 솔선수범형 경영인은, 군림함으로써 불신을 초래하고 그 불신 때문에 조직의 역량을 결집하기 어려웠던 구시대 경영인의 약점을 보완해 줄 것이다.

마지막으로 대화와 독서 등을 통한 평생학습 습관과 부단한 정보 수집이야말로 전문경영인에게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정보화시대에는 끊임없는 학습만이 바른 판단능력을 보장해주기 때문이다. -65쪽

동원증권에서 내가 처음 강의를 한 것은 2001년 여름, 어느 토요일 오후였다. 여의도에 있는 회사 강당에서 강의가 이루어졌는데, 후텁지근한 한여름 날씨가 사람들 지치게 했다. 그래서일까? 맨 끝줄에 앉은 사람이 졸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강의 도중에 조는 사람을 발견하면 다른 강사들은 대개 그냥 넘어가지만, 나는 그럴 수 없었다. 그 사람을 정확히 지적한 다음 이렇게 말했다.

"일어서세요. 졸리면 어떤 방법을 써서라도 스스로 잠을 깨도록 해야지, 그렇게 꾸벅꾸벅 졸고 있으면 어떻합니까? 계속 졸리면 밖으로 나가든지 아니면 뒤로 나가 서서 잠을 깨도록 하세요. 여러분, 오늘 여기 모인 이유가 뭡니까? 물론 오전에 업무에 시달렸을 테고, 날씨도 이리 더우니 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항상 사진이 여기 왜 있는지 생각하면서 적극적으로 임하세요. 미래 여러분의 자리가 어디가 되느냐는 바로 늘 깨어 있는 정신, 몰입하는 열정에 달려 있습니다. 나는 어떤 강의든, 내 강의를 듣는 대상이 어떤 사람이든 가리지 않고 항상 최선을 다합니다. 여러분 역시 최선을 다해 강의를 들으셔야 하지 않겠습니까?"-70쪽

1년 365일 근무!

일에 대한 나의 기본적인 전략, 즉 '남이 잘 때 깨어 있고, 남이 놀때 공부하고, 남이 쉴때 일한다'는 모토에 비춰보더라도 비현실적이고 비인간적인 목표가 아닐 수 없다. -77쪽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개 '우리가 남이가?'라는 정서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에, 공동으로 승리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인자(仁者)그룹은 마음[心]을 대단히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러한 기질을 배려하고 살려주기 위해서는, 첫째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어야 하고[心], 둘재 구성원 사이에 따뜻한 정분의 교류가 있어야 한다[情]. 그리고 셋째, 기를 발휘할 수 있게 해줘야 한다[氣]. -80쪽

또 하나 유의할 것이 있다. 한ㄱ구인들은 대부분 본연의 자기와 현재의 자기를 따로 떨어뜨려놓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현실과 이상이 공존하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시키는 대로 해"하고 일방적으로 지시하면 절대 동참하지 않는다. '우리는 빼앗기고 있다, 손해보고 있다, 당하고 있다, 사람취급 못 받고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일방통행식이 아니라 "우리 함께 해나가자"는 식이어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리자가 현장 한가운데 있어야 한다. -83쪽

나는 사양산업이나 쇠토산업이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다만 그 사업을 담당하는 기업이 사양화되거나 쇠토할 뿐이다.

개별 기업 단위의 문제인 것이다.

즉, 사양산업이나 쇠퇴산업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양기업이나 쇠퇴기업이 있을 따름이다.

...과거 1960년대에는 인터내셔널이라고 했고, 70년에는 멀티내셔널이라고 했으며, 지금은 트랜스내셔널이라고 한다. 200여 개의 나라가 모두 한 시장에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실은 경쟁력만 키우면 충분히 살아남을 수 있다는 생각을 뒷받침한다. -91쪽

내 월급을 고객이 준다는 생각으로 일한다면 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 일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그 답이 나온다. 그러면 상사가 시켜서 억지로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기꺼이 밤을 새워 연구도 하게 되고 남이 쉴 때도 땀을 흘릴 수 있게 된다. -96쪽

기업경영은 자전거 타기다. 그것도 자갈밭에서. 따라서 페달을 밟지 않으면 바로 넘어진다. 그 페달이 바로 경영이다.

...그런데 그 자전거는 경영자 한 사람만이 페달을 밟아서 움직이는 게 아니다. 전직원 모두 각각의 페달을 밟아야만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전직원이 기업경영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다 같이 알고 있어야 각각의 자전거가 한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

...경영은 교과서에 밑줄 긋기가 아니다. 어떻게 몸으로 실천하느냐, 몸을 던지느냐가 중요하다. -106쪽

기업경영의 4C, 즉 변화(Change),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도전(Challenge), 고객만족(Customer), 현금흐름 파악(Cash)을 이뤄나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4C를 이뤄나가기 위해 제일 먼저 할 일은 '이정표를 제시하는 것이다....이정표를 보는 순간 당신은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지 알게 된다. 여거서의 이정표는 조직에 있어 '비전'에 해당한다. 조직은 비전을 만들고 공유해 나가야 한다.

둘째는 감내하기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이겨낼 각오로 임해야 한다...

셋째, 솔선수범하며 기업의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생각이 행동을 지배한다.'...행동은 습관을 부르고, 습관은 성격을 만든다. 이렇게 형성된 성격들은 하나의 문화를 만든다. 여기서 문화의 핵심에는 조직의 TOP이 자리해야 한다. 즉, 사장과 임원들이 충실이 '공부'하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직원들에게 존경을 받아야 한다. 그럼으로써 직원들이 스스로 노력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107쪽

경영혁신을 성공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첫째, 자원의 효율성을 극대화시켜야 한다. 직원의 수를 줄이는 단순한 인원감축으로는 위기를 타개할 수 없다. 오히려 함께해 온 구성원들의 지혜와 창의력을 최대한 살려 경쟁력을 강화해야 한다.

...두번째 성공전략은 경영요소의 효율성 극대화다. 불필요하고 비능률적인 경영요소를 과감하게 줄여나가는 것이다. 경영요소 효율성 극대화는 곧 구조조정 전략으로 이어지는데, 현장에서 검증된 휴율적인 7가지 구조조정 전략은 다음과 같다. 특히 한국전기초자처럼 생산공장일 경우 효율성의 극대화는 곧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진다.

1. 기계설비 라인의 구조조정
2. 제품의 구조조정
3. 금융의 구조조정
4. 노사관계의 구조조정
5. 인력의 구조조정
6. 기술의 구조조정
7. 사고방식의 구조조정-109쪽

나는 이처럼 왜곡된 노사관계의 원인을 일차적으로는 '가부장적 온정주의'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노사화합은 대단히 중요하다. 그러나 원칙에 입각한, 공정한 계약과 거래를 바탕으로 했을 때만 그 화합이 진정으로 생산효율을 향상시키고 기업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원천이 된다. '가족적인 분위기'니 '화합'이니 하는 구호를 소리높여 외치는 사업장일수록, 쟁의가 발생했을 때 험한 꼴로 무너져 신뢰기반의 허약성을 드러내는 경우를 자주 목격하게 된다.

노조 쪽은 사용자 측과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하기도 전에,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파업부터 벌이고 본다. 사용자 측 역시 일단 '엄정대응'이라는 엄포를 높는다.

그런 다음 이른바 물밑교섭에 들어가는데, 기실 근로여건 개선이나 생산성효율 향상 등의 핵심현안은 후순위로 밀려나고, 불법파업에 대한 민형사상의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각서를 교환하느니 마느니 하는 문제로 금싸라기 같은 시간을 허비한다.
-113쪽

결국 사용자는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온정주의를 발휘해 정상 참작 따위의 이면합의서를 노조 측과 교환한 뒤 대강 마무리짓는다. 우리나라 사업장에서의 분규해결이 대체로 이런 식이다.

그렇다면 기업경영을 책임지는 CEO나 기업주가 왜 노조에 대해 법규에 명시된 원칙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노동자들 역시 출발부터 전투적인 구호를 내걸고 극단의 대결구도로 나오는 것일까?

나는 극서이 상시적인 대화의 부족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한다. 사용자나 노동자 모두 '노사간의 대화'라는 것은 정례적인 임금협상 시기 혹은 쟁의가 발생했을 때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로 일상적으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제도와 장치를 갖춘 다음, 작고 사소한 불만부터 상시적으로 해소해 나가려는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다. -114쪽

일반적으로 노사갈등이란 노동자들의 대표적 노조와 최고경영자 사이의 문제라고 인식된다. 그렇지만 나는 그런 인식에 찬성하지 않는다.

생산현장에는 요소요소마다 단위조직의 책임을 맡은 라인장, 팀장, 과장, 부장(사업장에 따라 명칭은 각각 다를 수 있다) 등의 중간관리자가 있다. 그런데 이들은 대부분 노사갈등이 발생했을 때, "그것은 노조위원장과 사장이 알아서 해결할 문제"라며 뒤짐지며 빠져버린다.

나는 중간관리자들의 이런 태도야말로 노사관계를 악화시키는 근본원이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10명의 인원을 관리하는 사람이라면, 그 10명의 구성원과 회사의 관계를 책임져야 한다는 뜻이다. 단위조직의 책임자로서 지휘, 통솔, 감독의 의무가 있는 사람들은 넓게 보았을 때 모두 사용자의 범주로 분류해야 마땅하다. 노동자들의 요구와 불만과 고민은 그들이 수행하고 있는 노동의 환경과 성격에 따라 다양한 양상을 띠기 때문에, 오히려 단위조직을 책임지고 그 사정을 잘 아는 현장책임자들이야말로 회사의 입장을 사원들에게 전달하고, 또 그들의 요구를 최고경영자에게 매개할 가장 유리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다. -117쪽

CEO는 중간관리자들에게 현장의 노동자들과 상시적으로 대화를 나누라고 요구하기 전에, 그들이 대화에 임할 수 있는 지식과 자세를 제대로 갖추었는지 점검하고 교육해야 한다.

현장의 라인장이나 팀장에게 노동3권이나 노동3법이 무슨 내용인지 물었을 때, 상세한 내용은 고사하고 그 단순한 6개 항목을 제대로 대답하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이래서는 노동자 개개인의 고충과 요구와 불만에 대응하기 어렵다. 잘 교육된 팀장이 팀원 개개인과 무시로 대화를 나누고, 과장이 과원들과, 부장이 부원 전체와 효율적이고 흉허물 없는 대화를 나눔으로써 회사 전체가 이중삼중의 촘촘한 '소통의 네트워크'로 짜여지도록 해야 한다. -118쪽

기업경영의 성공요소, 즉 경영혁신의 성공전략 중 하나는 바로 저보의 공유다. 회사의 모든 정보와 경영상태를 임직원 모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것이다.

회사의 정보나 경영상태를 감추거나 왜국하여 불신이 쌓이게 하면 안된다. 회사의 모든 경영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회사가 나갈 방향과 구성원 개인이 나가는 방향을 일치시켜 함께 같은 목표를 향해 나갈 때 엄청난 효고라르 볼 수 있다. -126쪽

경영혁신의 또 다른 성공전략은 바로 사원교육이다.

공개된 경영정보를 이해하고 경영에 대한 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교육해야 열린경영의 가치가 발휘되는 것이다.

경영이란 레일 위를 달리는 기관차가 아니라 자갈밭을 달리는 자전거와 같다. 즉 안정적인 게 아니라 항상 위태위태하다는 말이다. 자전거의 페달이 바로 경영혁신이고 구조조정이다. 열심히 페달을 밟아야 한다. 밟지 않으면 넘어진다.

....그렇다면 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할 일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그 위기를 인식하는 것이다. 위기를 늘 피부로 느껴야 한다는 얘기다. 겨앵사는 어떻게 하고 있으며 세상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고객은 무엇을 원하고 그 요구는 변화해 가는지를 생각하면 잠이 오지 않을 정도로 해야 할 일이 많다. -128쪽

언젠가 일본 야마가타현의 마루콘이란 회사를 방문해 그 회사의 사장과 대활르 하다가 잔뜩 무안을 당한 기억이 있다. 내가 취미가 독서라고 하자 그는 정색을 하고 충고했다.

"독서가 하고 싶으면 하고 말고 싶으면 마는 취미입니까? 독서는 생활이지요. 생활은 일상적으로 하는 것입니다. 책은 읽고 싶으면 읽고 말고 싶으면 마는 취미가 아니라 생활이에요. 책은 요람에서 무덤에 갈 때까지 읽어야 합니다."

...독서로 대변되는 공부는 평생 동안 해야 한다. 이는 모두들 알고 있는 것이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사실 그리 많지 않다. 나는 평생, 죽을 때까지 공부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뿐만 이나라 직급이 올라갈수록, 즉 책임이 커질수록 공부를 많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130쪽

결론적으로 말해, 이스텔시스템즈는 구조적인 문제도 컸지만, 구성원들이 현상황을 정확히 인지하지 못한 채 자만심에 빠져 있다는게 더 큰 문제였다. 그것이 가장 기본적인 장애물이라 할 수 있었다. -172쪽

세계 최고의 기업을 만들기 위해서는, 첫째 경영방침을 세우고, 둘째 전략을 실천하고, 셋째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내가 세운 경영방침은 네 가지다. 첫째, 고객중심(고객감동) 경영. 둘째, 내실중심 경영. 셋째, 기술우위 경영. 넷째, 사원협력 경영.

그것을 실천해 나가기 위한 전략도 세웠다. 가격선도 전략, 일류상품 전략, 고객밀착 전략(주치의 제도)

마지막으로 그러한 경영방침으로 전략을 실천한 다음에 이뤄낼 비전을 연도별로 제시했다. 2002년을 '새출발의 해'로 삼고 제로베이스에서 출발해 변화와 혁신을 이루자고 했으며, 2003년을 '재도약의 해'로 삼고 도전과 비약을 약속했으며, 2004년은 '성취의 해'로 삼아 보람과 최고의 경쟁력을 갖자고 했다. -177쪽

리더는 삿대가 되어야 합니다. 배가 수심이 얕은 곳에 걸려서 나가지 못할 때는 삿대질을 합니다. 그럴때 고마운 것이 삿대입니다.

하지만 그 위기를 벗어나 배가 순풍을 만나 쏜살같이 달릴 때, 삿대가 배 위에 나타나 이리저리 휫젓고 다니면 배 위에서 아무 일도 못합니다. 배가 잘 달릴 때는 삿대가 배 어느 한쪽에 보이지 않게 누워 있어야 합니다.

리더는 삿대와 같아야 합니다. 위기일 때는 숨어서 보이지 않다가 위기를 벗어나 평화로울 때 나타나 거들먹거리면 꼴불견에 골치거리입니다. 삿대라면 쓸모없을 때 부수어 불쏘시개라도 하련만 리더는 그렇게 할 수도 없으니 난감한 일입니다.

- 박해조 [천국을 낭비하는 사람들] 중에서 --181쪽

위기에 처한 기업들은 공통적으로 '재고가 많다' '빚이 많다' '미수금이 많다'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그럼 그런 문제들의 원인은 무엇일까? 구성원들이 제품을 값싸고 품질 좋게 잘 만들지 못했거나 제때 만들지 못함으로써 고객을 만족시키지 못하고, 그 결과 고객으로부터 외면당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답이 나온다. 고객으로부터 외면당하지 않고 고객이 찾는 기업이 되면, 그 기업을 성공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구성원 모두가 일을 중심으로 돌똘 뭉치고 일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면 된다.

기업문화는 사람으로 치면 성격이다....사람의 일거수 일투족, 즉 행동은 생각의 지배를 받는다. 따라서 평소에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무척 중요하다. 동일한 행동이 되풀이되면 습관이 되기 때문이다. 부지런한 행동은 부지런한 생각에서 나온다. 생각이 부지런하면 행동이 부지런해지고, 부지런한 행동이 되풀이되면 부지런한 습관이 된다. 그리고 그 습관이 결국 그 사람의 성격이 된다. -187쪽

많은 사람들이 독서와 공부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공부를 생활화하는 사람은 드물다. 당장 눈앞의 할 일 때문에 공부할 시간도 여유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참으로 안타깝다. 물론 저마다 매일 해내야 할 역할이 한두 가지가 아니고 일 또한 엄청나게 많음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부단히 공부해야만 다가오는 내일을 오늘과 다르게 만들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내일을 맞이하고자 한다면 공부를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오늘 편암함의 유혹을 물리치고 한 시간 공부한다면 10년 후에는 그것이 스스로의 실력이 되고 안목이 되며 삶을 살아가는 지혜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내일이 아니라 '지금'부터 철저히 훈련하고 자기 자신을 키워나가야 한다. 그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한 기본이다. 한 기업의 구성원 개개인이 그렇게 끊임없이 공부하면 조직의 실력 또한 커갈 것이고, 아울러 그 조직은 그 개개인의 멋진 삶의 터전이 될 것이다. -193쪽

'인간존중'이라고 하면 보통 감싸주고 술 사주고, 무언가를 해주는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그런 분위기도 중요하겠지만, 내가 생각하는 인간존중 문화의 핵심은 좀 다르다.

그것은 각자에게 책임을 철저하게 부여해 주는 것이다.

....유비는 전략수행가도, 뛰어난 장수도 아닌데 영웅이 되었다. 그 이유는 사람들에게 제 각각 책임을 명확히 부여하는 인간존중 경영을 펼쳤기 때문이다. -195쪽

물론 내가 부임하기 전에도 혁신운동이 있어왔다. 하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 원인은 무엇이었을까?

먼저 연구개발 측면에서 혁신이 실패한 가장 큰 이유는, 개발에 대한 집중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제(프로젝트)를 선정하는 과정이 철저하지 못했고 목표의식도 결여되어 있었다. 목표 없이 우왕좌왕하였으며, 계획 없이 인력만 모아놓은 꼴이었다. 그렇게 모인 연구개발자들도 비전없이 타성에만 젖어 주어지는 일만 하는 상황이었다.

한마디로 열정이 없었던 것이다. 새로운 미래를 위해 연구개발을 해야겠다고 많은 팀을 만들고 사람들을 모았는데, 정말 중요한 방향성도 없었고 리더도 없었으며 체계와 열정도 없었던 것이다.

...결국 연구개발의 모양새는 갖추었지만, 절실한 타이밍을 맞춰야 한다는 강한 필요의식이 없었던 것이다. 그 이유는 두말할 것도 없이 동기부여가 부족하고 열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렇게까지 기를 쓰지 않아도 먹고살 만하다는 안일한 생각과, 우리가 가지고 있는 돈이 얼만데 하는 자만심까지 보태진 결과였다. -207쪽

첫째, 임원들이 과거에는 자기가 맡은 부분만 알면 되었지만, 이제는 회사 전체를 앎으로써 경영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분명히 알게되었다.

둘째, 임직원 모두가 원가가 무엇인지, 그 개념에 대해 정확히 인지했다. 그리하여 어떻게 하면 원가를 줄일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셋째, 경영을 알게 되었으므로 리더십이 배양되었다. 즉, 정보를 공유하고 비전을 제시하면 솔선수범하는 태도를 기르게 된 것이다. 임원 중 누가 사장이 되어도 해낼 수 있을 만큼 자질 수준이 향상되었다. -238쪽

나는 '좋은 비전'의 조건으로 다음 몇 가지를 꼽는다.

첫째, 비전이 실천되었을 때 장래 조직이 어떤 모습으로 변모해 있을지 상상할 수 있어야 한다.

둘째, 회사의 이해 당사자가 이익을 기대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추진과정이 구체적이고 실행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넷째, 환경 변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독자적이면서도 융통성이 있어야 한다.

닷섯째, 비전의 구호가 명료하고 쉬워 쉽게 전파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232쪽

경영혁신 전문가 존 코터의 얘기다. "빨라지는 외부환경의 변화속도에 성공적으로 적응해 나가기 위해서는, 위기의식을 항상 평균 이상으로 유지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효율적으로 위기감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전제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열린 경영이다. 위기의 내용과 원인을 솔직하게 공개하지 않고서는 위기극복을 위한 동참을 유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생산현장의 근로자들은 저만치 제쳐두고, 간부들만 서류철을 들고 이러저리 뛰어다니면서 급하게 '무언가 해보겠다'며 긴급회으를 열고 부산을 떨어봤자, 근로자들에게는 '당신들의 위기'에 지나지 않는다.

위기의 실상에 대한 정보를 낱낱이 공개하고, 구체적인 극복방안을 단계별로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그 위기를 극복했을 때 우리가 맞이하게 될 성과까지 일목요연하게 설명하고 나서, 구성원 각자의 동참을 설득해야 한다. -236쪽

1974년 미국 하버드대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 115명의 행적을 20년 동안 추적한 연구보고서가 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졸업 당시 경제여건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들 대부분이 자기 직장에서 성공을 거둔 요인은 다음의 두 가지 공통점 때문이라고 한다.

첫째, 항상 도전하는 사람이다. 다시 말해, 이미 성공해 편안하고 잘되는 조직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일이 어렵고 힘들더라도 생동하는 조직 속에서 노력하는 사람이 성공하더라는 얘기다.

둘째, 평생학습하는 사람이다. 평생학습은 지식과 기술의 수준, 특히 리더십의 수준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킨다. 이 리더십이 중요한 것은, 이를 통해 점점 복잡해지고 발빠르게 변화해 가는 세계 경제를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238쪽

하버드대 비즈니스스쿨의 존 코터 교수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평생학습을 하는 사람은 성공한다. 그런데 그 평생학습을 돕는 정신적인 습관에는 네 가지가 있다. 이러한 정신적인 습관이 평생학습을 가능하게 한다.

그가 말하는 네가지 정신적인 습관은 무엇인가?

첫째, 안일함을 자진해서 반납하는 것이다.

둘째, 항상 자신을 낮추고 자기 잘못을 반성하는 태도다.

셋째, 항상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끝까지 경청하는 태도다.

넷째, 열린 마음으로 인생을 보고자 하는 의지다. -239쪽

일선기업에서 주5일 근무제가 일반화되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직장인들이야 덤으로 굴러들어온 토요일 하루(사실은 한 나절이지만)를 어떻게 이용할 것인지 구상하며 마음이 설레었을지 모르지만, 회사를 책임지고 있는 경영인에게 그것은 '빼앗긴 반공일'이었다. 일주일에 네 시간을 싹둑 잘라내고도 변함없는 경영성과를 유지해야 한다는 중압감, 특히 시간이 돈이나 마찬가지인 제조업 분야의 경영책임자들에게는 참으로 난감한 일이었다. -245쪽

21세기 CEO가 되어 기업을 크게 일굴 사람들이 가져야 할 덕목은 세가지다.

첫째, 창의성.
둘째, 유연성.
셋째, 자율성. -2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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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 기업과 지역의 새로운 모델을 찾아서 SERI 연구에세이 94
양준호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대기업 위주로 짜여진 우리나라 경제가 어려움에 직면할 때마다 경제구조를 중소기업 위주로 바꾸어야 한다는 주장들을 많이 한다. 일면 맞는 말이긴 한데, 현재 짜여져 있는 판을 보고 있노라면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과연 제 정신인지 의심이 들때가 있다.

모든 판이 다 대기업 위주로 되어 있어 각종 제도와 혜택들이 다 큰 기업에게 유리한데, 뭐 먹을께 있다고 작은 기업을 만들고, 키운다고 생고생하다가 결국 큰놈에게 털어먹히겠냐는 냉소어린 비판이 귀에 더 쏙쏙 들려온다.

이 책은 일본의 쿄토라는 지역에 뿌리내린 기업들을 분석했다. 왜 쿄토라는 척박한 밭에서 이런 훌륭한 기업들이 나왔는지에 대한 보고서이다.

원래 척박한 땅이었기에 해외로 눈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라는지, 카리스마 넘치는 괴짜 CEO들이 특이한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훌륭한 기업으로 키워냈다라든지, 남들이 안하는 기술만이 살길이라고 도전해서 결국 성공했다라든지...등등...성공의 비결들을 읽고 있노라니 일면 고개가 끄덕여지긴 하더라. 하지만 울나라 현실로 고개를 돌려보노라면 여전히 먼나라 이야기로만 들린다. 닭이든 달걀이든 하루빨리 체질개선을 위한 공정한 심판의 역할을 회복해주길 진심으로 기원하는 바이다.

뱀발.....교토기업의 성공비결을 읽고 있노라면 성공한 놈을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성공할 수 밖에 없는 인자들만 보이고, 실패한 놈을 들여다 보고 잇노라면 실패할 수 밖에 없는 인자들만 보인다는 마케팅식 설명으로 들리는 건 지나친 비약인지도 모르겠다. 비슷한 책으로 세계를 무대로 뛰는 한국의 작지만 강한기업이 있다. 같이 일독해 보심도 좋을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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