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대학교에서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던 시절에 이런 수업을 했습니다. 학생들이 둥그렇게 모여 앉아 나는 용서한다‘로 시작하는 글을 쓰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용서한다‘로시작했으니 자연스럽게 그뒤에는 그때까지도 용서하기 어려웠던 사건이나 기억을 써내려가야 합니다. 예를 들어, 중학교때 나를 왕따시켰던 아무개, 아이들에게 내 험담을 하고 나를괴롭히라고 충동질하고 내 가방을 찢은 아무개, 이제 나는 너를 용서한다, 뭐 이런 글을 써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꼭 사실을적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가상의 사례를 적어서 완성해도 되는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첫 문장을 쓰자마자 학생들은 무섭게글에 빨려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저는 그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들은 글쓰기를 통해 고통스러웠던 기억과 바로 대면하기시작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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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일으키는 글쓰기 - 인생 중반, 나에게 주는 작은 선물
이상원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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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가 화두다. 아니 수 많은 부캐와 N 잡러, 일하지 않아도 돈을 버는 세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주식, 부동산, 월세에 이은 책을 팔면 받는 인세까지도 관심을 갖게 만드는 것 같다.

또 한편으론 글쓰기를 통해 내면을 바라보고 나아가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주장들이 글쓰기를 권유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나를 일으키는 글쓰기' 는 바로 내 마음이 소리를 듣기 위해 만든 책이다.

저자의 주장대로 "이 책은 읽는 책이 아니라 쓰는 책이다."

흔히 글을 쓰며 배설의 기쁨을 느낀다고들 한다.

뭉쳐있던 마음의 감정들이 쑤욱 빠져나가는 쾌락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리라.

바로 이 책은 마음의 소리를 듣게 하기 위한 책이다.

"가장 최근에 아팠던 것은 언제인가?"

" 내 몸에서 가장 약한 부분은 어디인가?"

" 화 날때, 짜증날 때, 스트레스가 확 올라올 때 습관적으로 내뱉는 말이 있는가?"

" 요즘에 마음속을 가장 많이 채우는 감정은 무엇인가?"

위와 같은 질문들을 스스로에게 해본적이 있는가?

아마도 할 시간이 없을 것이다.

어쩌면 다음과 같은 질문들은 자신의 마음을 돌아볼 용기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

" 아무리 노력해도 나아질 것 같지 않은 관계를 정리해 버린 경험이 있는가?"

" 꾸준히 하고 싶었지만 이루지 못한 일이 있는가?"

"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때는 언제인가?"

" 만날 때마다 부럽고 어쩐지 주늑드는 누군가가 있는가?"

" 내가 참으로 부끄럽고 찌질했던 순간은 언제인가?"

" 시간이 흘러도 죄책감을 떨치기 위한 사건이 있는가?"

생각하기도 싫은 기억들, 부끄러운 기억들을 누가 끄집어 낼 용기가 있을까.

하지만 미숙했던 어린 시절의 나에게 한 발짝 다가가 위로해 주는건 어떨까.

이렇게 내 마음을 이해하고 내 실패를 보듬으며 내 과거를 용서하며 나를 찾아가는 글쓰기의 여정,

아마도 이 글을 읽기는 쉬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은

"읽기 위한 책이 아니라 쓰기 위한 책이다.

글쓰기는 나를 더 좋아하게 하고

더 나은 나를 찾아가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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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축구공 위에 있어 - 축구가 바꾼 경제·역사·문화 이야기 자음과모음 청소년인문 19
장지원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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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전문기자이자 '축구 덕후' 장지원 기자의 축구 이야기.

축구는 가장 원초적인 스포츠라 불리운다. 마치 원시시대인들이 각자의 역할을 나누고 사냥물을 쫓아가듯

공을 모는 행위가 아주 많이 닮았다고 한다.

UN 가입회원국수 보다 국제축구연맹(FIFA) 가입 국가 수가 더 많은 것,

또한 전 세계 스포츠인이 참가하는 올림픽보다 월드컵 시청자 수가 더 많은 것은 축구의 인기가 그 어떤 스포츠가 감히 따라올 수 없는 최고의 인기 스포츠라는 증거이다.

축구게임 또한 그 인기를 가늠할 수 있는데 "어떤 선수는 돈과 영예 혹은 타이틀을 위해 뛴다. 하지만 나는 축구 게임에서 내 능력치를 높이기 위해 경기에 나선다." 라며 벨기에 축구선수 '미시 바추아이' 는 말하기도 했다.

한편의 책에 축구의 역사에서부터 축구로 인한 코트디부아츠의 전쟁 휴전, 그리고 천문학적인 경제 유발 이야기와 축구공의 과학적인 설계. 많은 것을 담고 있는 '축구 덕후' 의 축구이갸기는 한 권의 책으로 모자르다.

한 권의 책으로는 아쉽지만 그래도 축구가 단순한 스포츠가 아닌 경제, 정치. 문화의 한 축을 차지하는 대단한 게임 이상의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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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를 위한 생물학 강의 - 우리를 둘러싼 아름답고 위대한 세계
사라시나 이사오 지음, 이진원 옮김 / 까치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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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우 이 책은 놀라운 생물과학철학 책이다.

생물학을 과학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과학이 과학이 되기 위해서는 가설이 어떻게 검증되어야 하는가가 중요하다고 한다.

이 책을 쉽게보았다가는 첫 장부터 철학적 사고라는 난관에 부딪히게 되는데,

["근거가 성립되면 반드시 결론이 도출된다" 는 것은 "결론이 근거의 속에 포함되어 있다" 는 것이기도 하다.

따라서 아무리 연역을 반복해도 지식의 범위는 넓어지지 않는다.

과학 이야기로 넘어가기 전에 간단히 "역 (逆) 이 (裏) 대우 (對偶)" 에 관해서 설명하겠다.]

라며 연역이 옳다면 결론은 100퍼센트 옳다. 그러나 결론이 근거 속에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아무리 연역을 반복해도 지식은 확장되지 않는다.

한편 추측에서는 결론이 100퍼센트 옳다고 할 수는 없어도 결론이 근거 속에 포함되어 있지 않으므로 지식의 범위가 확장된다.

즉 과학이란

(1) 가설 형성 (2) 가설검증

을 거쳐야만 하는 것이다.

이상이 첫 장의 주요 내용이다.

이것을 시작으로 생물은 무엇인가, 에너지의 흐름은?

특이점이 올 때의 자연선택이론, 동물과 식물을 나누는 기준,

단세포 생물과 다세포 생물 중 진화를 많이 한 생물이 과연 고등생물일까? 라는 질문들.

식물은 과연 움직이지 않을까?

와 같은 흥미로운 질문들의 연속이다.

진화란 반드시 진보를 동반하지 않는다는 주장과

인간이 진화의 마지막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각 생물들은 각각의 살아남기에 최적의 방식으로 생존/진화한 결과가 지금의 생태계인 것이라는 말에서 진화론을 이해할 수 있다.

그 밖에 생물이 다양해져야만 하는 이유와 인간이 여러가지 단점에도 불구하고 직립보행을 하여 얻게 된 장점과

그 이면에 일부일처제라는 제도가 직립보행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또한 굉장히 흥미거리다.

인간과 가장 가깝다는 침팬지는 사실은 보노보와 가장 가깝고 그 다음이 인간이라는 사실, 인간이외에는 직립이족보행을 하는 동물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일은 꽤 놀랍다.

두 발로 서서 걷는게 날개를 만들어 나는 것보다 어려운 일일까? 진화의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다.

결국 이 책은 술을 단번에 마시면 안되는 이유까지 이르러 끝을 맺는다.

모두를 위한 생물학 이라 해서 초등학생도 이해할 만큼 쉬운책이라 생각했다가 철학적 사고에 휘말려 길을 잃다가

인간이 고등생물이 아니라는 논거에 머리를 세차게 얻어맞고 술에 안 취하기 위한 방법을 배운 책이다.

나는 무엇인가, 나는 왜 살아있는 생물인가 가 궁금하면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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