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 나이기만 하면 돼 - 소유흑향의 어제보다 나은 오늘
노경원(소유흑향) 지음 / 시드페이퍼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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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이상한 일이다. 저자는 4권의 책을 냈고 나는 그 책을 모두 다 읽었다.

그래서 일까? 이번 책을 읽으면서 마치 멀리 미국에 사는 아는 사람으로 부터 받은 안부 편지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전작들을 통해서 희망과 용기를 얻었다면 이번 책에서는 그런 긍정적인 기운을 받지는 못했다.

지독한 향수병과 외로움.

스튜어디스라는 화려한 직업 이면에 감추어진 고단함.

직업인으로서 그리고 이방인의 눈으로 바라보는 단상들.

예전만큼의 처절함이나 화이팅 같은 것은 없지만,

무겁고 우울하고 그리 특별하지 않지만,

지인이기에 무조건 반갑기만 한 그런 기분.

 

결론은,

잘 살고 있다.

 

또 연락 바람.

 

언제든지 읽을 용의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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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든 피겨스 - 여성이었고, 흑인이었고, 영웅이었다
마고 리 셰털리 지음, 안진희 옮김 / 노란상상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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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표지판을 핑계 삼아 당신을 해고할 거야." 미리엄의 남편이 말했다.

그러나 미국에서 흑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싸워야 할 때와 물러서야 할 때에 대해 끊임없이 결정을 내려야 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렇다면 그들도 그래야만 할 이유가 있겠지."

미리엄이 말했다.

 

                                                                      -본문 64쪽-

 

 

 이 문장을 읽으면서 본문에는 흑인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지만 많은 단어들이 대입되었다. 여자, 비정규직, 장애인...

 

흑인이자 여성인 이 컴퓨터들을 영웅화하는 책을 읽으면서 많은 생각들이 들었다. 불편한 감정도 존재했다. 그들이 NACA에서 그토록 열심히 수학 계산을 한 것은 전쟁에서 이기기 위함이었고 그것은 다른 면에서 보자면 전쟁 상대 국민들을 더 많이 더 효율적으로 죽이기 위함이 아니었던가!

 

또한 이들은 수학, 공학 분야의 전문가임에도 불구하고 흑인이라서 그리고 여성이라서 차별받고 오랜 기간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백인과 남성들 보다 임금을 절반 정도 적게 받았다. 자신들의 약점(?)에 발목 잡히지 않기 위해서 더 열심히 일하고 성과를 내고 옷도 잘 갖춰 입는 각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왜 그래야만 하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왜 사회 소수 약자들은 경쟁력을 키워야만 인정 받을 수 있는 것일까? 그저 한 인간으로 존중 받는 일이 그렇게 어려운 것일까? 인권이 성립될 날은 아직도 멀고 먼 일인 것일까?

 

미국의 광적인 공산주의에 대한 분노와 혐오감. 그리고 그런 심리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권력자들. 또 아폴로 11호의 인류 최초 달 착륙에 대한 조작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이 책 곳곳에 베어있는 미국 부심에 대한 반감 등이 작용했다.

 

인간 컴퓨터들이 기계 컴퓨터로 대체되어 해고 바람이 부는 내용은 오늘날 4차 산업 혁명이 연상되기도 했다.

 

책이 상당 부분 지루해서 읽고 덮기를 수없이 반복했고 중간에는 그만 읽을까 잠시 고민도 했었다.

 

그런데 이 문장을 읽는 순간 이 책을 계속 읽은 보람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1960년 2월, 스페이스 태스크 그룹이 '머큐리' 캡슐을 테스트하는 일에 한창 박차를 가하고 있을 때였다. 노스캐롤라이나 주 그린즈버러에 있는 흑인 대학인 노스캐롤라이나 농업 기술 대학에 다니는 4명의 학생이 울워스 드럭스토어의 간이 식당에 있는 백인 전용 구획에 앉아 있었다.

 데이비드 리치몬드, 프랭클린 매케인, 에젤 블레어 주니어, 조셉 맥닐, 이 4명의 학생은 커피를 주문하려고 했지만 직원이 주문을 받지 않았다. 오히려 식당 매니저는 이들에게 나가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이 학생들은 나가기를 거부하고 드럭스토어가 문을 닫는 밤늦게까지 계속 같은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 비폭력 시위는 시민권 운동의 새로운 장을 여는 시발점이었다. 다음 날 '그린즈버러의 4인'은 20명의 운동가로 불어났다. 3일째 되는 날에는 60명의 학생이 울워스 드럭스토어에 집결했고 4일째 되는 날에는 300명이 시위대에 합류했다.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이와 비슷한 평화 시위가 노스캐롤라이나 주에 있는 다른 도시들로 퍼져 나갔다. 그다음엔 켄터키 주, 테네시 주, 버지니아 주 등으로 퍼졌다.

 학생들은 자신들의 사위 방식을 '농성'이라고 불렀다. 때때로 경찰은 시위자들을 체포해서 감옥에 가뒀다. 그렇지만 금고형이 선고돼도 이 용감한 학생 운동가들은 눈 하나 깜작 하지 않았다. 그들은 인종 분리 정책을 모두 부숴 버릴 때까지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을 작정이었다.

 

                                                                     -본문 210~211장-

 

울컥했고 눈물 콧물 다 짜면서 울었다. 그동안 흑인 차별에 관한 책 몇 권(블랙 라이크 미, 앵무새 죽이기)을 읽었지만 한 번도 흑인들에게 감정이입 되어 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이 문장들은 생생하게 내게 전달 되었다. 그들의 용기에 박수를 치고 싶다. 우리나라의 촛불집회도 연상되었다. 비폭력 평화 시위가 어떤 것인지 그 느낌이 정확하게 전해졌다.

 

 이때로부터 5년 전, 앨라배마 주 몽고메리에 사는 재봉사인 로자 파크스는 시내버스에서 백인 남성 승객에게 자리를 양보하라는 버스 운전사의 지시를 거부했다가 체포되었다. 이 사건은 전국의 흑인들을 분노하게 만들었고,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이끈 '버스 안 타기 운동'을 촉발했다. 많은 흑인들은 아무리 먼 거리라도 직장과 학교에 걸어 다녔다. 차가 있는 이웃들은 서로 차를 태워 주었고, 흑인 택시 회사는 이웃들의 택시 요금을 버스 요금과 같이 적게 받으며 운동을 이어 갔다.

 이 과정에서 로자 파크스는 살해 협박을 수차례 받았고 그녀와 남편은 앨라배마 주에 있는 직장에서 해고됐다. 이를 알게 된 햄프턴 대학의 총장이 로자 파크스에게 대학 교직원 식당에서 일하는 안내원 자리를 제안했다. 로자 파크스는 총장의 제안을 받아들였고 1957년부터 1958년까지 그곳에서 일했다.

 

                                                                       -본문 211~212장-

 

진정한 영웅은 이런 사람들이다. 대학생들과 재봉사인 소시민들이 흑인 차별 철폐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로자 파크스 일화는 '블랙 라이크 미'에서 였는지 어디선가 어렴풋이 보고 알았던 사건이긴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자세한 내막을 알게 되었고 그린즈버러 4인 대학생들 일화는 내게 큰 감동을 안겨다 주었다.

 

용어 설명이 각주로 되어 있지 않고 책 말미에 있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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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쳐야 공부다 - 18시간 공부 몰입의 법칙
강성태 지음 / 다산에듀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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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부법만 이야기 했으면 좋았을 것을...

주제를 넘어 버렸다.

 

공부로 출세해서 기득권이된 저자는 부조리한 사회구조를 바꾸는 것을 거부한다.

공부와 시험만이 정당하고 합리적인 선발이라면 왜 '더 이상 개천에서 용나지 않는다.'라는 말이 널리 통용되고 이명박근혜정부가 해온 지금까지의 정책이 잘해온 것이라면 도대체 왜 온갖 좋은 일자리들이 기하급수적으로 사라지며 그 자리마저 낙하산들이 다 꿰어차고 있는 걸까? 자신이 유리한 고지에 있다고 해서 비정상적인 사회를 공정하다고 말하는 것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꼴이 아닐까?

 

두고봐라. 사회는 바뀔 것이고 그것이 이 시대의 흐름이다.

막힌 것은 결국 뚫리게 되어 있다.

 

'취업 스펙 타파! 열정과 잠재력만으로 취업이 가능한 세상!'

이 문구는 내가 적은 것이 아니라 선거 때 모 정당의 현수막이었다. 전국 곳곳에 이 문구가 걸렸었다. 취업 때문에 힘들어 하는 청년들의 표를 얻어 보려고 노력한 흔적은 보이지만 정말 현실과 동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많은 지탄을 받았다. 나도 동네에서 처음 이 문구를 보는 순간, 미안하지만 헛웃음이 나왔다. 기업 입장에선 이게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본문 314~315쪽-

 

취업 스펙 타파되는 세상이 당연한 것인데 강성태는 이런 세상이 오는 것이 두려운 것이겠지.

 

 

 스펙 없이, 학벌 없이 누구나 열정으로 취업하는 세상? 이런 대책도 없는 멍멍이 소리가 어디 있는가. 표를 얻기 위해 걸어 놓은 것일 뿐이다.

 

                                                                                  -본문317쪽-

 

개소리하는 쪽은 강성태 당신이다. 빚내서 집사라고 부추기는 사람들에게 8.2 부동산 대책이 못마땅하듯이 입시 정책이 합리적으로 바뀌는 것이 싫은 것이겠지. 적폐 대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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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나쓰 2017-10-20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업스펙타파..누가 한 말인지 먼저 알아보고 말을해라. 당신이 본문에서 깐 박근혜가 한 말이다. 비판을 하려면 좀 제대로 해라... 공부를 해야 선택의 폭이 넓어진다는 건 당연한 진리이다. 당신이 경영자라면 누구를 채용하겠냐? 저자는 공부의 필요성을 강조한거다. 이해가 안가면 처음부터 책을 다시 읽고와라. 저자가 주제를 벗어난 말을 한게 아니라 당신이 주제를 파악하지 못한거다
 
악어 프로젝트 - 남자들만 모르는 성폭력과 새로운 페미니즘 푸른지식 그래픽로직 5
토마 마티외 지음, 맹슬기 옮김, 권김현영 외 / 푸른지식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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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는 아직 악어떼들이 출몰하지 않았네.

다른 페미니즘 책 서평에서는 악어떼들이 득실득실하다.

요즘은 '82년생 김지영' 에 많이 나타난다.

악어떼 퇴출을 위해서 가야할 길은 멀고도 험하다.

 

반대로 남자는 여성인물에 자신을 동일시할 기회가 거의 없다. 그래서 그들은 여성인물에 감정을 이입하지 않는 것에 익숙하다. 이야기 속에서 여성은 항상 주인공이 아닌 보조 역할을 맡는다. 영웅의 엄마나 영웅의 애인, 영웅이 구해야 하는 공주로. 『제2의 성』에서 보부아르는 '나, 자신'이자 이야기의 핵심인 남성 옆에서 여성은 언제나 그저 '그냥 누구'의 자리에 놓인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중략)

 

사실 남성은 자신을 여성과 동일시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왜냐하면, 그럴 기회가 거의 없기도 하거니와 공감 능력은 남자답지 않은 영역으로 간주하고, 소년들에게 그것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본문 159쪽

 

성폭력에 대한 일화를 접할 때 남성은 말한다. "하지만 나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그들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그들이 조금은 '그렇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들은 우리가 강간, 폭력 그리고 아주 심각한 것을 이야기하는 동안에도 무언가를 느끼기는 커녕 자신들의 에고를 보호하느라 바쁘다.

 

                                                             본문 161쪽

 

흔히들 폭력의 원인은 항상 우리 여성에게 있다고 한다. 우리가 젊고 예쁠 때, 섹시한 옷을 입을 때, 미소를 띨 때, 늦은 시간 지하철을 탈 때, (혹은 이 모든 경우가 아니더라도) 남성은 우리의 매력에 저항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우리는 어떤 경우에도 제대로 처신할 수 없다. 만일 우리가 너무 예쁘다면, 괴롭힘을 당하는 것은 정상적인 일이다. 또한, 반대로 우리가 못생겼다면, 우리를 놀리거나 모욕하더라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이것이 바로 이중 제약이다. 여성이 사회의 성차별적 기대에 자신을 맞춘대도 비난받을 것이며, 여성성의 규범에 순응하는 것을 거절한대도 비난받을 것이다. 잘못된 선입견에 따르면 남성이 우리를 빤히 쳐다보고, 자기 성기를 보여주고, 성적인 제안을 하는 등등의 행동은 여성의 존재 자체와 어떤 태도에 따른 결과다. 그리하여 여성은 성폭력을 '유도'하지 않으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그러나 분명하게 말하지만, 성폭력의 책임은 여성이 아니라 전적으로 가해자에게 있다.

 

                                                              본문 16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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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진우의 이명박 추격기 - 저수지를 찾아라
주진우 지음 / 푸른숲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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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시민인 나의 일상과 너무나도 아니 완전히 다른 세상이 펼쳐져서 아찔하다. 

주진우 기자가 쓴 책은 다 읽었지만 이번에는 차원이 다르다. 마치 4차원 세계에 들어선 것 같다.

역시 MB는 남다르다. 과연 우리가 염원하는 그런 날이 올 수 있을까?

그나마 든든한 것은 정권이 바뀌었다는 사실.

우리들에게는 축복이 아닐 수 없다.

이제 '저수지'를 보러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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