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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여자 스타벅스 주식을 사는 여자 - 당당한 경제독립을 꿈꾸는 20대 여자들의 재테크
김희정 지음 / 리더스북 / 2007년 3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제목은 무척 자극적이다. 물론 나도 자극적인 제목에 끌려 책을 집어들었다.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여자는 된장녀이고 스타벅스 주식을 사는 여자는 경제관념 있고 똑똑한 여자다 라는 전제를 깔고 저자는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건 확실히 여성을 폄하하는 내용이다. 커피는 단지 많은 기호품 중에 하나이며 그렇게 따진다면 남자들도 술, 담배 등으로 줄줄 새는 돈이 만만치 않다. 하지만 이런 남성들을 비꼬는 단어는 없다. '된장녀'는 확실히 성차별적 단어이며 여성을 깎아내리려는 나쁜 의도에서 생겨난 악의적인 신조어이다. 여자의 적은 여자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정확하게 말하자면 여자의 적은 남성의 관점에 서서 여성을 깎아 내리고 폄하하는 여자들이다. 경제관념을 키우자는 말을 이런 식으로 여성을 비하하며 비꼬면서까지 비유를 들었어야만 했나 싶어 매우 안타깝다.
이 책의 내용 또한 무척 애매하다. 제목과 겉표지에서는 20대 여성을 위한 재태크 기술서라는 인상을 팍팍 풍기면서 실상 책 분량의 절반 이상은 애매모호한 처세술 + 자기 신변잡기식 경험담으로 채우고 있다. 그나마 뼈가 되고 살이 되는 내용이라면 눈감아 줄 수 있겠지만 그다지 도움될만한 수준의 내용은 아니다. 여기서 우선 기분이 확 상한다. 그래서 도대체 제태크 내용은 언제 나온다는건가 하고 말이다.
그리고 후반부에 재테크에 대해 기술하고 있지만 일전에 읽었던 제태크 책들에 비해 다소 두리뭉실하고 구체적이지 않다. 이 책의 제목과 문구에 속아 돈주고 사 읽지 말지어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닌 그러면서 특정 소비 여성을 비꼬는 듯한 태도가 정말 심기를 불편하게 만든다. 자신이 책에서 저술한 대로 본인은 소주, 맥주, 동동주, 폭탄주까지 섭취하며 돈을 줄줄 새면서 과연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여성들을 비판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내 주변에도 옷과 악세사리를 사면서 치장하고 먹고 마시는데 소비하며 이것저것 학원을 다니며 자기계발 및 취미생활을 하면서 휴가 때는 해외여행을 다니는 등...인생을 즐겁게 소비하며 사는 친구들이 있다. 그리고 솔직히 그 여유로움과 보여지는 즐거움을 보면서 시기어린 부러움에 괜히 주눅이 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들을 싸잡아서 비판하는 태도는 옳지 못하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주관대로 살 수 있는 자유와 권리가 있으며 스타벅스 커피 한잔을 마시는 여자와 그 돈으로 스타벅스 주식을 사는 여자들을 빗대어 누가 옳고 누가 그르며 누가 현명하고 누가 어리석은지의 평가를 내릴 수 는 없다.
자신이 행복하다면 그리고 자신의 소비행위에 대해 감당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라면 무엇이 그리 대수이랴?
결국 스타벅스 주식을 사서 돈을 다 날려버리는 최악의 경우 보다는 오롯이 스타벅스 커피 한잔을 마시며 순간의 여유를 음미하는 편이 훨씬 이익이지 않을까?
p.s-참고로 나는 '스타벅스' 관계자도, '스타벅스' 커피 애용자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