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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 엔딩 이후에도 우리는 산다 - 오늘도 정주행을 시작하는 당신에게
윤이나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3월
평점 :
어릴적 책장에 전래동화와 위인전 몇 십권 꽂혀 있었다. 자연스럽게 한권씩 독파하며 책과 가까워졌다. 그 책들은 제법 오래동안 내 친구였다. 외로울때나 심심할때나 나는 이야기안에서 놀았고 배웠고 성장했다. 서른이 넘고서야 그 책들은 부모님이 친척어른의 전집 방판에 못 이겨 강제로 구입했다는 뒷 얘기를 알고 혼란스러웠다는 ㅎㅎ
나는 이야기가 좋았다. 그 짝사랑은 지금도 진행중. 그들의 이야기는 내 이야기 같고 내이야기 역시 그들의 이야기가 될 수 있다. 때론 내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할 감정에 휩싸일때 이야기 속에서 잠시나마 해방될 수 있었다.
김영하 작가님은 말하셨지. 우리는 소설을 읽으며 평소 자각하지 못한 감정의 언어가 부여된다고 . 즉 감정의 언어화, 이것은 곧 타인과 자신을 이해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나는 이야기를 통해 세상과 타인을 배웠다.
넷플릭스와 웨이브 왓챠 등 수많은 ott 서비스 이전에도 이야기는 있었고 방에 틀어박혀있던 한 시절엔 수많은 미드와 영화 보는 것이 세상을 보는 하나의 창구였다. 그당시엔 불법 다운로드가 성행하던 시절이었다. 시즌이 몇개씩 되는 미드는 다운로드를 받으면서도 벅찼다. 차라리 지금의 ott서비스가 반가울 지경임. 아무튼 내 오랜 이야기의 짝사랑의 서사는 이렇단 말.
팟캐스트 <시스터후드>의 진행자이자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는 윤이나 작가의 신간 에세이다. 넷플릭스와 왓챠 , 웨이브등의 ott서비스 안내서란 부제가 반가워 책을 선택하게 됐다.
책엔 영화, 드라마,다큐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고 있다. 미처 몰랐던 좋은 작품도 있었고 봤던 작품에서 같은 감정을 느꼈던 것에 소소한 재미를 느꼈다. 정말 찐 스토리러버의 기운이 물씬 느껴짐 ㅋㅋ 그리고 작품을 해석하는 작가의 관점에서 실감한 것은 이분은 정말 사랑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 타인과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하지만 예리함은 살아있는 그 시선이 좋았다.
뒷면에 본문에 소개된 작품들의 목록이 나온다. 보고싶은 걸 체크하다보니 아 나는 아직멀었구나~ 실감했다. 😁
심심할 시간이 어딨나 ㅎㅎ
#책속한줄
P140. 세상을 바라볼 때 시선의 위치와 방향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시야가 달라진다는 것,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의 자리에 서보는 일,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듣고 보이지않는 존재를 보는 일, 한편의 소설을 읽고 내안의 무엇인가가 완전히 바뀌어버리는 일 또한 가능하다는 것,
P195. 평범하다는 것은 무엇인가. 뛰어난 것이나 색다른 것이 없는 보통의 상태로 인생을 살아간다는 것은, 대체로 힘겨운 삶을 살아간다는 의미와 다르지않다. 인생의 기본값은 적당한 행복이 아닌 적당한불행이며, 행복과 행운은 매우 희소한 감정이고 타이밍이다.
P235 세상이 아무리 나빠진다고 해도 거기서 좋은 것을 기필코 발견하고 싶다. 어김없이 찾아오는 봄을, 빛이 모든 그림자와 만날때 생겨나는 무늬를, 알아서 좋고 몰라서 새로운 음식의 맛과, 사랑하는 사람들이 웃고 우는 얼굴, 우리가 이세상을 보게하는 렌즈로서의 좋은 이야기, 그 모든 것들을 계속해서 느끼고보고 경험하고 싶다.
P236. 계속된다는 말은 반복된다는 말과 달라서, 계속되는 동안에 찾아오는 봄은 매번 다른 봄이다. 그렇지만 아름답다는 점에서는 또 같고, 이런 아름다움에는 면역이 되지 않으므로 어김없이 감탄할 수 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서평단활동으로 책을 제공받아 쓴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