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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하얀마녀 > 슬램덩크 후일담



일본의 카나가와현의 현립고교 농구부를 배경으로 한만큼 그도시의 한 폐교에서 1억권 돌파 감사이벤트가 벌어졌는데 그곳의 칠판에 원작자인 이노우에 다케히코씨가 분필로 단편만화를 그렸고 그내용이 본편의 후일담으로 채워졌답니다.

*'슬램덩크' 본편의 후일담이 총 23개의 교실에 걸쳐 그려졌다.

*1번째 교실 : 백호가 소연에게 "리허빌리(rehabilitation - 회복, 재활)계의 리허빌리왕이 되겠다" 라는 편지를 보내고, 그 편지를 소연과 친구들이 읽는다.

*2번째 교실 : 북산 1학년 3인 트리오 (<-벤치 트리오) 가 아침 5시부터 런닝을 하고 있다.
채치수가 빠진 공백을 레귤러 멤버가 되어 메꾸려고 열심히 하고 있는 듯.
5:30에 학교 체육관에 도착했지만, 이미 누군가가 연습을 하고 있는 중.

*3번째 : 겨울 선발전에 대비해 정대만이 연습하고 있다.
성적이 안되는 관계로 선발전에서 분발해, 대학지명을 노리는 중.
쓸데없이 시간을 보낸 것을 후회한다.

*4번째 : 한나와 안선생님이 아침조깅을 하던 중에 서로 만난다.
"다이어트를 위해서" 라고 서로 말하고 헤어짐.

*5번째 : 서태웅은 아침운동. 운동 후, 이어폰을 귀에 꽂고 자전거를 탄다.
이어폰으로 듣고 있는 것은 영어회화 테이프.

*6, 7번째 : 수업 중에 지명받지만 대답을 하지 못하는 채치수.
농구가 하고 싶어서 안절부절하고 있다. 권준호가 농구부에 들러보는게 어떻냐고 하자 -
"은퇴한 몸으로 그런 어중간한 짓을 할까보냐!! 이제부터 수험이다!!"
라고 말하며 거절.
권준호는 농구부에 잠깐 들리고, 채치수는 그걸 쳐다본다.

*8번째 : 수업을 땡땡이 친 송태섭.
옥상에서 리더쉽에 관한 책을 보고 있는 중,
"상사가 악마(원문은 鬼=오니)가 되면 부하가 잘 따른다" 라는 구절을 보고
"악마 캡틴으로 가볼까!"

*9번째 : 선발전에 나가기 위해서 뭔가르 바꾸어야한다고 생각한 상양멤버들.
성현준는 안경을 멋진 걸로 바꾸고, 장권혁는 중머리, 임택중와 오창석은 눈썹을 얇게 한다.
수염을 기른 김수겸에게 불린 신지섭는 "이런건 후지마씨가 아냐~" 라며 어디론가 달려간다.
타도해남, 타도북산의 의지를 불태우는 상양.

*10, 11 번째 : 농구부에 들린 변덕규는 후배들을 걱정한다.
하지만, 후배들은 요리수업을 제대로 받지 않는 변덕규를 걱정한다.
윤대협이 없어져 박경태를 포함한 몇명이 찾으러 가지만, 윤대협는 바다에서 낚시 중.
이 소리를 들은 변덕규 "바보자식!! 그렇게 물고기가 좋으면 나랑 바꿔!!!!" 라고 외친다.

*12번째 : 능남의 주장을 바꿀지도 모른다는 소문이 돌고, 이에 동요한 안영수와 황태산이 차기 주장 자리를 놓고 겨루고 있다. 이걸 잘 정리하는 백정태. 백정태도 차기 주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듯.

*13번째 : 야요이와 나카무라(경태의 누나와 조수일듯)남의 '강함' 의 비결을 취재하고 있다.
이정환이 바다에서 서핑 보드를 타고 있는 것을 발견하고 정환의 "검은 피부" 에 대한 의문을 푼 두사람.

*14번째 : 야요이와 나카무라가 다음에 본 것은 개와 산보하고 있는 전호장.
전호장은 개와 경주. 처음에는 호각으로 달리지만 결국 개에게 질질 끌려가는 신세가 된다.
그대로 두사람하고는 만나지 못하는 전호장.


*15번째 : 이 후 두명은 조깅을 하고 있는 신준섭과 만나고 가겹게 인사를 나눈다.
"저 아이가 해남의 강함을 상징하고 있는건지도 몰라" 라고 말하는 야요이.

*16번째 : 능남감독과 해남 감독이 전국체전 대표팀 멤버에 대해 이야기.
지금까진 해남 단독 팀이었지만, 이번에 한해서 혼성팀으로 구성하고 싶은 듯.
두 사람 다 각자의 멤버들을 구상하다,
능남감독 왈 "그런데 누가 감독을 맡지?"
각자를 째려보는 두 사람.

*17번째 : 산왕공고. 이명헌이 생각에 잠겨있다. 이런 이명헌에게 정성구가
"쇼호쿠 전은 이미 끝난 일이다. 지금와서 생각해도 별 수 없다" 라고 말을 걸지만,
이명헌은 대답대신 접미어(?)를 생각한다.

*18번째 : 신현철-현필 제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겨울 선발전에 지지않기 위해 동생을 철저하게 단련시키기로 한다.

*19번째 : 정우성이 비행기에 타고 영어회화를 공부하고 있다.
"would you like some wine?" 라는 물음에 "예스" 라고 대답, 정신없이 취한다.
하늘을 보면서 (하늘에는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이) "고마워요" 라고 말하는 정우성.

*20번째 : 백호군단 4명이 백호에 대해 이야기한 후,
"너희들도 자신 안에 있는 무언가를 찾았으면 좋겠다."
"너도"

*21번째 : 소연이가 백호에게 편지,
송태섭이 부원들을 엄격하게 다루고 있다는 것, 채치수의 성적이 떨어진 것,
백호를 응원하는 것등이 쓰여있다.

*22번째 : 재활훈련소에서 할머니와 백호의 대화.
"첫 일본인 NBA선수가 탄생했다.
대부분의 인간이 무리라고 생각했지만, 그런걸 말하는 녀석들은 도전(챌린지)하지 않는 녀석이야.
자, 백호군도 새로운 재활 단계에 도전!(챌린지)"
"흥. 잘봐둬, 다음에 가는건 나니까." "갈 수 있어?"
"물론. 난 천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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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마냐 > 펌)양조위-나는 현실이 싫다..그래서 연기가 즐겁다





 양조위를 처음 만났을 때, `그가 보이지 않았다'는 기억이 난다. `무간도3' 아시아권 시사회 참석을 위해 북경을 찾았을 때였다. 무대 위의 그는, 재치있는 말솜씨로 분위기를 휘어잡던 유덕화와 특유의 부드러운 웃음을 만면에 띤 여명 사이에 마치 자리를 잘못 찾아온 불청객처럼 어정쩡하게 서 있었다. 170cm가 넘지 않을 듯한 아담한 키에, 좁은 어깨, 작고 까무잡잡한 얼굴의 그는 길을 걸을 때도 자신을 둘러싼 매니저와 영화 관계자들 사이에 쉽사리 묻혀버렸다.







 이번 만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청바지에 지극히 평범한 티셔츠 차림으로 들어선 그는 `스타답지 않은' 조용조용한 몸짓으로 스튜디오를 서성댔다. 낮은 목소리와 조근조근한 말투, 긴 질문이 던져지면 살짝 미간을 찌푸리며 생각에 잠기는 모습도 여전했다.

   서울에서 `서울공략'을 촬영중이지만 아직 `2046'의 차우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다고 했다. "연기했던 배역에서 쉽게 빠져나오지 못해 항상 힘들다. 아직도 하루에 많은 시간을 차우와 그의 사랑을 생각하며 보낸다." 그래서인지 사람 좋아보이는 표정 사이사이 차우의 공허하고 차가운 미소가 슬쩍 스쳐간다.

 대답을 할 때 또렷이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는 것은 그의 오랜 버릇. 마치 "내 이야기가 제대로 이해됐나요?" 라고 묻는 것 같다. "한국에서 인기가 많다"고 인사를 건네니, 시니컬하지만 솔직하게 답한다. "연기하면서 한번도 인기를 신경써본 적이 없다"고.

   "나에게 인기는 그저 인간 양조위의 자유를 빼앗는 그런 것일 뿐이다. 연기만 생각하는 배우만이 나날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해왔다."

   "당신에게 연기란 무엇이냐"를 물었을 땐 그의 눈빛이 순간 반짝였다. "나는 현실을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연기가 즐겁다. 아주 어릴적부터 사람들과 소통하는 방법을 몰랐다. 연기를 통해서 울고, 웃고, 소리치면서 나는 조금씩 어른이 된 것 같다."

 짧고 단조로왔던 인터뷰와는 달리, 카메라 앞의 그는 퍽 유연했다. 방금 전의 어색함을 어느새 툴툴 털어버린 듯, 그의 선하디 선한 눈빛은 순간순간 낯선 표정으로 바뀐다. 때로는 영화 `무간도'에서 신분을 감추고 조직에 잠입했던 불안한 경찰의 눈빛이, 때로는 무표정하게 칼을 휘두르던 `영웅'의 냉정한 무사가 겹쳐진다.

 문득 `2046'에 여러번 등장하는 대사가 떠올랐다. `옛날 사람들은 감추고 싶은 비밀이 있을 때 나무에 구멍을 파고 비밀을 속삭였다'는 그 대사. 어쩌면 양조위는 영화라는 `자신의 구멍' 속에 오랫동안 마음 깊은 곳에 꼭꼭 숨겨놓았던 비밀들을 하나 둘 털어놓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영희 기자
misquick@munhwa.co.kr







 "마치 14년간 한편의 영화를 찍은 느낌입니다. 제가 이 `긴 영화'를 찍으면서 느꼈던 안타까움과 감동이 관객들에게도 전해지기를 바랍니다."

 AM7과 시네코아가 주최한 제 1회 종로영화제를 기념해 세계적인 배우 양조위가 AM7과 단독 인터뷰를 가졌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왕가위 감독의 사랑 3부작인 `아비정전'(1990년) `화양연화'(2000년) `2046'(2004년)의 심야연속상영 및 `아비정전' 무삭제판 특별상영이 마련돼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사랑 3부작'의 주인공인 양조위는 "한국의 종로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세 작품을 연속상영한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퍼즐같은 세 영화를 세심히 끼워맞추다보면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 편의 영화 모두 기억에 남는 작업이었지만, 개인적으로 가장 애착이 가는 영화는 1990년작 `아비정전'이란다. 사실 이 영화에서 그는 주인공 아비의 형 역할로 마지막에 잠시 등장할 뿐이다. "제 비중은 적었지만, 동료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던 장국영의 연기에 감탄을 많이 했습니다. 유약한 듯 하면서도 강한 그의 매력이 정말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화양연화'와 `2046'에서는 같은 인물이지만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해야 했다. 그는 "두 작품을 연결선상에 두면서도 다른 영화로 보이게 하는 것우은 대단히 힘들고, 그러나 매력적인 숙제였다"고 말했다.

 왕가위 감독과 수많은 영화를 함께 하면서 "본능대로 연기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알게됐다"는 그는 "대본도 없고, 그날그날 분위기에 따라 달라지는 왕가위 감독의 스타일은 배우들을 당황하게 만들지만 동시에 도전정신을 불러일으킨다"고 설명했다. 현재 마초성 감독의 액션영화 `서울공략' 촬영을 위해 서울에 머물고 있는 그는 오는 12월 중순쯤 홍콩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이영희 기자 misqu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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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작가 박상훈씨가 매주 작업해주는 '스타갤러리' 이번엔 양조위가 주인공이었다. 정말, 가편집 상태에서 봐도 숨이 턱 막히는게....엄청시리 멋있었다...흐흐.
안타깝게두.....영희는 양조위에게 그리 꽂히지 않은 편이라 인터뷰 정리가 힘들었단다. 차라리 날 보내주지~~~  라고 생각해보니.....한마디도 질문 못하는 바보가 됐을게다...으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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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임 (1968~2004)
추모 정은임
2004.08.09 / 신기주 기자 

지난달 22일 교통사고를 당해 중태에 빠졌던 MBC 정은임 아나운서가 8월 4일 오후 6시 반, 결국 세상을 떠났다. 90년대 초반부터 라디오 프로그램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등을 진행하며 영화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세상을 향한 신실하고 심지 굳은 태도로 대중과 호흡했던 그다. FILM2.0은 그가 남긴 말과 글 중 일부를 발췌하는 것으로 추모를 대신한다.

안녕하세요, FM 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1992년 11월 2일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첫 방송 오프닝 멘트

초콜릿과 사탕, 여자 친구, 남자 친구, 선물. 3월 14일은 그렇게 요란하게 지나갔습니다. 화이트 데이라고요.... 그렇다면, 3월 15일 지난 하루를 여러분은 어떻게 기억하십니까? 3.15 마산의거. 4.19혁명의 씨앗이 된, 우리 역사의 달력에서 결코 빠질 수 없는 날이죠. 35년 전 마산 땅을 울린 그 민주의 함성이 이제는 거대한 사탕 더미에 깔려 신음 소리로 변하고, 또 어느새 우리의 달력에서는 사라져 버린 날이 된 것 같네요.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현대 사회에 있어서 한 마을에 이집 저집이 동시에 제사를 맞게 되는 것, 그곳은 슬픔과 공포의 역사일 따름이지요. 양민 학살이 자행되었던 거창군 신원면, 경찰 총기 난동이 있었던 의령군 궁유면, 4월 3일을 영원히 잊지 못할 제주, 그리고 아직 채 시신도 인양하지 못하고 있는 부안군 위도 마을, 모두 한날 한시에 제사를 지내야 하는 곳입니다. 아깝게 목숨을 잃은 분들의 명복만 빌 뿐입니다.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자신보다 더 유명한 소피 마르소를 데리고 프랑스 대통령이 방한했습니다. 고문서 반환이라는 선물을 앞세워서요. 프랑스 대통령 최초의 방한을 환영하면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렇게 반환할 수 있는 것이라면 왜 진작 돌려주지 않고 하필 고속철 TGV가 선정된 뒤일까요?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홍대 앞에서 여의도까지 오는 데 2시간 30분이 걸려도 코스를 잘못 잡은 자신을 탓하기. 내가 사는 아파트가 바다 모래로 지어졌다는 것이 밝혀져도 이사 잘못한 자신을 탓하기. 다리가 무너져도, 그래, 체중 많이 나가는 우리가 너무 많이 지나갔어, 이렇게 생각하기. 앞서 말한 행동 강령은 대학민국 국민으로, 서울 시민으로 묵묵히 살아가는 데 필요한 철칙이었습니다.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신청하신 곡은 영화 <파업전야>의 '임을 위한 행진곡'. 금요일 첫 곡이었습니다. 천리안으로 어느 분이 이런 글을 올리셨네요. 요즘은 신문에 읽을 거리가 너무 많아서 무엇부터 읽어야 할지 모를 때가 있어요. 국내뿐 아니라 세계가 온통 아수라장이 돼가고 있는 것 같아서 정말 슬퍼요....우리 늦기 전에 시작합시다. 한방울의 물이 모여서 거대한 폭포가 일듯 우리 한 사람의 힘이 점점 파문을 일으키면 뭔가가 변화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셨죠?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꽃피는 날 그대와 만났습니다. 꽃 지는 날 그대와 헤어졌고요. 그 만남이 첫 만남이 아닙니다. 그 이별이 첫 이별이 아니고요. 제가 좋아하는 시인 구광본 시인의 시 중에서 한 구절로 오늘 시작했는데요. 시구는 그런데 저와 여러분은 반대네요. 제가 92년 가을에 방송을 시작했으니까 꽃 지는 날 그대와 만났고요. 이제 봄이니까 꽃피는 날 헤어지는 셈이 되었네요. 오늘 여러분과 만나는 마지막 날인데요. 덜덜 떨면서 첫 방송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아침 햇살이 남다르게 느껴지거나 책을 읽다 멋진 글을 발견할 때면 맨 먼저 떠올렸던 게 바로 이 시간이었습니다. 저 정은임은 여기서 인사드릴게요….
1995년 4월 1일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마지막 방송 클로징 멘트

대학교 3,4학년 때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나, 이 사회에서 어떻게 살아야 하나, 사회는 또 어떠해야 하나, 그런 문제들 때문에 고민에 빠졌었거든요. 87학번이니까 그때의 친구들도 다 비슷한 고민들을 했을 것 같은데... 그런 대학 시절을 보내고 방송국에 들어오면서, 다르게 말하면 사회인이 되면서 나도 모르게 잊어버리는 생각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내 이전의 정체성과 지금 처한 환경과의 괴리에 불편해 하면서도 물들어가는... 마이클 무어 감독의 <로저와 나>는 내가 가졌던 생각들을 단번에 환기시켰고, 그것을 잊고 있었다는 생각에 그때 얼마나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는지 몰라요.
영화 월간지 'KINO'와의 인터뷰

영화를 보지 못하는 환경을 못 견디겠더라고요. 밤 12시까지 아이 뒤치다꺼리 하더라도 꼭 새벽 3시까지 영화 1~2편씩 보고 나서 잤어요. 사람이 보수화되는 가장 큰 이유가 가족이 생기는 거예요. 특히 2세가 생기면 생각이 달라지죠. 나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사는 건 할 수 있겠는데 결코 우리 아이에게는 나의 신념을 관철시키지 못할 것 같거든요. <허공에의 질주>를 떠올리며 생각해요. 아이를 어떻게 키울까. 요즘은 그게 가장 큰 화두예요.
'FILM2.0'과의 인터뷰

그때는 영화를 다루는 매체가 많지 않아 라디오 영화 프로그램의 영향력이 컸습니다. 때마침 ‘문청(문학 청년)’들이 ‘영청(영화 청년)’으로 바뀌며 문화 담론이 폭발하던 시기였고, 제 프로가 바로 그런 열기의 창구였지요. 이제는 영화 문화 환경이 많이 달라졌고, 영화가 일상인 시대를 살고 있죠. 청취자도 달라졌고 모든 매체가 영화를 다루고요. 하지만 과연 얼마나 영화에 대한 다양한 모습을 다루고 있는가는 미지수지요. 영화에 대한 다양한 욕구를 행복하게 담아낼 수 있었으면 합니다.
'문화일보'와의 인터뷰

관계자 외 출입 금지, 만차... 어떠세요? 이런 문구를 보면요. 어쩐지 뒤로 물러나고 싶지 않으세요? 하지만요, 골목 안 어느 곳엔가 숨어 있어서 간판도 잘 안 보이고 입구가 어딘지도 잘 모르겠고 그런 작은 칼국수집, 선술집에는 언제나 누구나 선뜻 발을 들여놓을 수가 있습니다. 새벽 3시에요. 아직은 어둡고 쌀쌀하죠. 이 가을 골목길 누구나 쭈뼛거리지 않고 들어올 수 있는 작지만 아주 편안한 문 열어놓고 기다리겠습니다. 어서오세요. 반갑습니다. FM 영화음악 정은임입니다. 오늘 첫 곡 들려드리겠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래니 크래비츠, 'It Ain"t Over "Til It"s Over'.
2003년 10월 19일 다시 시작한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첫 방송 오프닝 멘트

부안 내부에서는 이미 핵 폐기물 유치에 대한 찬반이 갈리고 있는데, 투표가 민주주의가 아니라 투표에까지 가도록 치열하게 부딪치는 과정 자체가 민주주의라고 오현석 씨는 생각한다고 하셨어요. 동감입니다. 오현석 씨는 예전에 영화와 관련 없는 정체 불명의 사연을 우리 영화음악 게시판에 올려도 될까요 라고 한번 질문을 하신 바로 그분이시죠. 하지만, 우리가 영화를 통해서 우리 삶의 문제를 다시 직시하고 그 힘으로 우리의 삶을 다시 돌아본다는 의미에서 영화는 삶 전반에 대한 시각을 넓혀준다 라고 말씀하시면서 글을 올려주셨던 게 기억이 나네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삶이 위대하고 아름다운 이유는, 매일매일 일어나는 작은 일들 때문이라는 것. 이건 진짜 맞더라고요. 사는게 작은 일들, 아주 사소한 일들이 뭉쳐져서 겹겹이 쌓여서 이루어지는 거잖아요. 그 하나하나를 신경 쓰지 못하면 삶 전체를 잃어버리는 거예요. 전 그렇게 생각이 들더라고요. 요즘은요.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단 한 사람의 가슴도 제대로 지피지 못했으면서 무성한 연기만 내고 있는 내 마음의 군불이여 꺼지려면 아직 멀었느냐? 안녕하세요? 'FM 영화음악'의 정은임입니다. 나희덕 시인의 '서시'로 FM 영화음악 문을 열었는데요 서시... 우리 말로, '여는 시'입니다. 그러니까 앞으로 계속해서 시를 쓸 사람이 영원한 시작의 의미로 쓴 글이죠. 항상 아이러니해요. 이 끝 방송을 하게 되면 그래... 끝은 시작과 맞닿아 있다 하는 의미에서 이런 시를 골랐어요. 꼭 그 마음입니다. 단 한 사람의 가슴도 따뜻하게 지펴주지 못하고 그냥 연기만 피우지 않았나... 자, FM 영화음악을 듣고 있는 모든 분들을 위해서 오늘 첫 곡 들려드리겠습니다....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 래니 크래비츠, 'It Ain"t Over "Til It"s Over'....
2004년 4월 26일 <정은임의 FM 영화음악> 마지막 방송 오프닝 멘트

창문이 모두 영화 속 창문 장면으로 그려진 건물. 영화학을 하는 사람이 주인일까. '창문으로서의 영화'를 생각하게 한다. 구멍을 내어 바깥 세상을 보는 한 면을 제공하는 창문은 때때로 '영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케케묵은 답으로도 쓰이니까. 그러나... 이 건물은 정말 멋졌다. 그 위에 걸린 하늘도.
2004년 6월 5일 싸이월드 '은임이 다락방'

"모든 사람이 입을 모아 테러리즘을 종식시켜야 한다고 합니다. 거기엔 아주 쉬운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테러에 동참하지 않는 것입니다." '노엄 촘스키와의 대화'라는 부제가 붙어 있는 이 책에서, 오늘따라 눈에 띄는 대목이다.
2004년 6월 21일 싸이월드 '은임이 다락방'

예전부터 내게 빗길 운전은 '그림 속으로 들어가기'였다. 빗줄기가 형체를 허물어뜨린 풍경은 움직이는 파스텔화. 이제 나는 그 그림 속으로 들어간다.
2004년 7월 5일 싸이월드 '은임이 다락방'

사실 우리가 쉽게 떠올리는 대부분의 아름다움은 강렬하고 화려하고 찬란할수록 빨리 사그라들고 시들고 부서지지 않나요?
2004년 7월 19일 싸이월드 '은임이 다락방'에 남긴 마지막 글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 특히 아주 젊어서 세상을 떠나버린 사람들이 오래도록 마음속에 묻혀서 아름답게 기억되는 이유. 여러가지가 있죠? 그들은 더이상 실수나 과오가 없을 테구요, 또 배신도 변절도 하지 않을 테니까요. 너무 변하는 세상, 믿지 못할 사람들 속에서 결코 변하지 않을 사람을 그리워하는 것은 참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10년전 우리 가슴속에 묻힌 후에 그는 한번도 우리를 배신한 적이 없죠. 리버 피닉스. 피닉스라는 그의 성이 참 아이러니하게 느껴져요. 23살. 그때 죽었지만 그렇게 참 불사조처럼 우리 마음속엔 이렇게 오래 살아 남아있네요.
<정은임의 FM영화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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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자 2004-08-10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하늘이 원망스럽다.

로드무비 2004-08-11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퍼갑니다.

연두 2004-08-12 15: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맘이 짠하니......... 저두 퍼갈게요
 

동화모임 언니들과 영화를 봤다. 언니들이랑 책은 많이(?) 봤지만 영화는 처음이다.

한팀은 여친소를 나를 포함한 또 한 팀은 몬스터를 보았다.

씨네21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 평 이런건 봤지만 어쨌든 미국영화니까 그저 그럴거라

생각했다. 감독도 아주 보수적인 공화당 지지자라고 하지 않았나?

그런데 보고 난 느낌은 답답하다 였다. 출발선도 기회도 공평하지 않는 지금 이 시대가

답답하고 괴물을 만들어 내는 이 시대가 원망스러웠다.

창녀라고 손가락질만 받고 살고, 한번도 사랑받아 보지 못한 여자.

그런 여자에게 처음으로 관심을 보여주고 말 걸어준 그래서 그 여자가

사랑하게 된 또 한여자.

사실 우리에게 그려지는 여자들간의 우정, 사랑은 델마와 루이스라거나 대장금에서

여자들간의 관계들이다. 하지만 리와 셀비의 사랑은 그런 사랑이나 우정과는 다르다.

나에게는 너무 익숙치 않고 보기에 따라서는 불편하기도 했지만 리의 마음이 이해되었다.

생각이나 희망과는 너무나 다른 세상과 현실.. 리의 정신적 미성숙은 누가 책임져주나.

어쨌거나 리는 셀비에게도 배신당하고 버림받는다. 개인적으로 셀비의 이기적인 모습과

생활력없는 나약함이 너무나 싫고 평범한 백인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셀비와 리는 같을 수가

없다는 생각만 들었다. 우리가 갖고 있는 편견에 대해서도 이런 저런 생각이 들었다.

영화 본 지 이틀이 지났지만 지금도 영화 생각을 하니 한숨뿐이다.

그리고 샤를리즈 테론 인형같은 예쁜 배우로만 남을 수도 있었지만 이 배역을 멋지게

소화한 그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더불어 우리나라 여배우들도 너무 예쁘게만 보일려고

하지 않았음 좋겠다. 영화를 위해 살을 찌운다는것(그것도 10kg이상) 유지태는 남자배우라서

했을거고 여자 배우들 중 누가 순순히 하겠다고 할건지..

 

선정적이라고 할 수 있는 소재를 다루면서 지나치게 야하지 않아서 좋았다.(음.. 나의 이 조신함::)

우리의 회장님 경희언니는 다보고 나서 명언을 했다.

"나는 이거 만화영환 줄 알았는데.."

참고로 언니 만화영화는 <몬스터주식회사>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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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4-08-04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라사와 나오끼의 <몬스터>라는 만화 너무너무 재밌어요.
시간 나실 때 한번 읽어보세요.^^
 

트로이를 보면서 기수랑 약속을 했었다. 슈렉2는 민하도 데려와서 같이 보자고...

조조할인을 받기 위해 10시 40분에 중앙극장에 도착했는데 세상에나 학생들

단체관람으로 트로이를 상영하고 있었다. 팝콘도 사먹고 TV도 보다가 책도

보다가 그렇게 시간을 보내며 슈렉을 기다렸다.

물론 조조할인은 못 받았지만 초등학생부터 요금을 낸다고 해서 우리아이들은

공짜로 영화를 보았다. 세상에!!  이런적은 한번도 없었는데..

기수 3살때도 요금을 받았었고 저번에 트로이 볼 때도 착실히 요금을 받더니만.

 

슈렉은 재미있는 영화다. 민하가 슈렉비디오를 끼고 사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겠다. 자주 봐서인지 그 다지 외모도 흉측하게 보이지 않고 피오나랑

참 잘 어울려 보였다. 누구 말대로 자막이 너무 까분다는 생각도 들었고

드림웍스의 헐리우드 비판은 그 속에 누워서 침 뱉기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헐리우드와 디즈니를 비꼬는 수위는 많이 약해진 것 같았다.

나에게는 사랑에 눈 뜬 슈렉보다는 거칠것 없던 슈렉이 더 매력적이었다. 그나마

슈렉과 피오나가 공주 왕자 외모를 선택하지 않았던게 천만 다행이지만서도..

그리고 안토니오 반데라스 고양이 그 사랑스러운 표정이 잊혀지지 않는다.

새삼 반데라스의 목소리가 멋지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이 자막으로 나왔지만 기수 민하는 재미있게 본 것 같다. 민하의 집중력에는

조금 긴 듯 했지만^^

새삼 작년에 하늘로 떠난 윌리암 스타이그의 슈렉 생각도 많이 났다.

그 슈렉은 더 못생기고 더 심술이 많았는데.

나중에 자막 올라갈때 스타이그의 이름도 나오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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