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절정을 지났을까. 폭염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지만 그래도 아침 공기는 조금은 더 시원해졌다고 믿고 싶다. 이번 주 짧은 여름 휴가를 보냈다. 옆지기와 빵 셔틀하러 한 번 카페 나들이를 한 것을 제외하고는 집콕하며 보냈다. 드라마를 무척 많이 보았지만 매일 책을 최소 반나절이라도 읽었던 것 같다. 무덥지만 이른 아침을 이용해 산책은 꼭 했다. 


이번에 가게 된 빵 전문점은 천안에 있는 로컬 빵집이다. 브랜드 뚜레쥬르와 분쟁이 있을 뻔했다는 역사가 있던데 이 곳 빵집 이름이 ‘뚜쥬르’이다. 지점들이 여러 개 있지만 천안에만 있는지라 애써 가봐야 하는 곳인데 간 것이 후회되지 않을 만큼 좋았다. 일단 빵의 종류가 정말 다양하고(케잌, 쿠키 등도) 가마에서 빵을 구워서인지 빵이 전체적으로 쫄깃함이 남달랐다. 그래서 나도 모르게 담다 보니 빵을 몇 만원치를 구입해버렸다(맛있으면 0칼로리?ㅋㅋ). 아무튼 빵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가볼 만한 곳인 것 같다.


이제 읽는 이야기를 해볼까.



계속 미뤄 놓았던 <세계철학사>를 읽기 시작했다. 2권인데 아시아 지역의 사상이라 확실히 1권보다 더 읽기가 편하다. 전반적으로 중국과 인도를 중심으로 하는 사상사다. 중국 철학사는 이전에 이미 한 번 읽어본 경험이 있어 익숙했으나 앞부분에 주역에 걸려 넘어져 머리를 쥐어 뜯었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는 그러지 않으리라 다짐하며 주역 해설서를 미리 사두었었다. 역시 무엇이든 개념과 이론 이해는 필수였다. 주역서를 읽고 읽으니 이해가 더 잘 되었다. <주역>과 함께 <시경>과 <서경>을 읽어야 삼경을 다 읽는 것이다. 책은 갖고 있으니 시간을 들여 읽기만 하면 되겠지.

인도 철학은 불교가 전래된 곳이기도 하지만 스투파 전시를 다녀온 뒤 인도의 고대 미술과 세계에 대해서 경험을 해서인지 신들의 이름이 낯설지 않았다. 그것만 해도 반갑고 다행인 일이었다. 

아무튼 분량이 만만치 않은 책이라 욕심 내지 않고 하루에 한 두장씩 정도 읽어가는 중이다. 


이달 말에 책 모임에서 함께 읽기로 한 책이 있어 시작한 책이 있다. 베네딕트 앤더슨의 <상상된 공동체>다. 민족주의를 언급할 때 빠짐없이 인용되는 책이라 언젠간 만나겠지 생각했던 책이었는데 이번 기회에 읽게 되었다. 읽으면서 <희생자 의식 민족주의> 책도 생각이 났다. ‘민족’이라는 개념이 ‘기념’이나 ‘의식’과 만남이 이루어져 포장이 될 때 어떤 파급 효과가 있는지 개인적으로 궁금한 점이 있다. 아리송한 부분이 많은 만큼 계속 고민하고 질문을 던져볼 작정이다. 이전 책들도 그랬지만 특히나 이번 책은 함께 읽는 분들이 어떻게 읽으실지 기대가 된다. 




며칠 후면 광복절이다. 어떤 책을 읽을까 보다가 사두고 놓치고 있었던 <뭉우리돌의 바다>를 읽었다. 글도, 사진도 좋지만 무엇보다 작가님의 시선과 관점이 좋았다. 특히 쿠바 편이 기억에 남는다. 살아 남기 위해 어떻게든 노력했던 사람들, 고국을 잊지 않고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을 주려 했던 그들이었다. 해외로 나간 분들 중 1세대는 거의 다 돌아가시고 이제는 몇 세대를 거쳐 내려간 상태다. 한 사람의 행동이 무엇을 바꿀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의연함에 감사함이 느껴져 고개를 숙이게 된다. 




요건 빵집 갔을 때 같은 날 먹었던 두부 전문 가게에서 먹은 정식이다. 맛있었다. 



이제 휴가도 오늘이면 다 끝나고 내일부터는 일상에 복귀할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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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8-11 2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빵 먹는 걸 별로 좋아하진 않지만(응?) 빵 구경은 정말 좋아하거든요. 언젠가 심심하면 천안에 빵 구경 하러 가야겠어요. ㅋㅋ 확실히 빵보다 두부정식이 더 맛있어 보입니다!!

망고 2024-08-11 20:37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 빵제조도 하는 빵쟁이면서 아닌척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8-11 21:41   좋아요 0 | URL
(순댓국보다) 별로 안 좋아하신다는 의미겠죠? ㅎㅎㅎ

다락방 2024-08-11 21:55   좋아요 1 | URL
아니 빵을 정말 안좋아해요.. 믿어줘.. 물론 잘 먹긴 합니다만………..🙄

거리의화가 2024-08-12 08:01   좋아요 1 | URL
ㅋㅋㅋ 저는 딱히 두부를 좋아하는 편은 아니었는데 이제 몸 관리 좀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다보니 단백질을 찾아먹자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요즘 두부랑 토마토랑 올리브유 촵촵 뿌려서 같이 자주 샐러드를 해먹고 있습니다. 저 같은 요리 못하는 사람도 쉽게 해먹을 수 있어 좋더군요. 저 집 정식 비싸기는 했는데 전이며 찌개며 볶음이며 전체적으로 평균 이상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냥 들어간 집이었는데 만족도가 꽤나 높았어요.
빵 직접 만드시는 다락방님은 빵집의 빵이 무난해보여서 그런 게 아닐까 싶기도!ㅋㅋㅋ

망고 2024-08-11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저런식의 빵집이 전국에 많이 생기는 것 같아요 건물도 내부 인테리어도 비슷한^^ 제가 살고 있는 곳에도요 암튼 빵은 언제나 좋죠 여름휴가 알차게 보내셨습니다 독서도 많이 하시고👍

거리의화가 2024-08-12 08:02   좋아요 1 | URL
그렇죠? 점점 지역 빵집이 늘어나는 것을 보면 어디에나 볼 수 있는 집은 오히려 메리트가 없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빵을 인간적으로 너무 많이 먹었어요. 당분간은 몸 관리 좀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습니다^^

독서괭 2024-08-11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과 드라마와 맛있는 것!! 최고의 휴가를 보내셨네요^^ 빵들이 참 맛나 보입니다 츄릅…

거리의화가 2024-08-12 08:05   좋아요 1 | URL
나름 알찬 휴가를 보낸 것 같습니다. 기존에 중드 현대물은 로코 빼고는 본 적이 없었거든요. 이번에 추리물을 봤는데 꽤나 재밌더라고요. 중드도 많이 발전했구나 싶었답니다ㅎㅎ
빵은 진짜 맛있었어요. 언제 한번 천안 갈 일 있으시면 가보시는 것도^^ 즐거운 한 주 보내시길!

단발머리 2024-08-11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사진이 이렇게나 반가울 수가 있나요. 책사진만큼이나 예쁘고 흥미롭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은 내용이 궁금하고 빵은 맛이 궁금합니다.

거리의화가 2024-08-12 08:07   좋아요 1 | URL
ㅎㅎ 진짜 빵 종류가 정말 다양해서 보는 것만으로 황홀하더라고요^^ 이래저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너무 많이 사왔고 그걸 다 먹어치워서 당분간은 좀 다이어트해야하지 않나 싶네요^^; 그래도 사온 빵들 진짜 다 맛있었어요.

희선 2024-08-12 0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이 아주 많을 것 같네요 많은 종류가 있어야 보는 재미도 있고 먹는 재미도 있겠습니다 빵 좋아하는 사람은 즐겁게 가겠네요 아침에는 많이 시원한 듯해요 낮엔 여전히 덥지만...


희선

거리의화가 2024-08-12 08:08   좋아요 1 | URL
희선 님 말씀처럼 다양한 빵 종류만큼이나 보는 재미도, 맛보는 즐거움도 컸답니다. 푹푹 찌는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사람 많더라고요.
폭염에 지치기는 하지만 2~3주쯤 지나면 좀 나아지겠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자목련 2024-08-12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저 빵집 갔었는데 마감 시간 가까이라 빵 매대가 텅 빈 모습만 기억하는데 이렇게 달콤함이 가득하니 절로 배가 부르네요.
두부 정식 가게의 차림도 맛나 보이고 마지막 하늘 사진은 더 좋고요!

거리의화가 2024-08-12 16:36   좋아요 0 | URL
자목련 님 이미 다녀오신 이력이 있으시군요. 역시 인기 있는 빵집은 빵이 금방 동이 나나봐요. 저는 아무래도 오가는 시간 때문에 아침 일찍 출발했는데 그래서 빵이 풍성했나봅니다. 보는 즐거움을 드려서 다행입니다^^
하늘 저렇게 보니 조금 높아 보여서 가을이 오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게 만들죠? 얼른 선선해지면 좋겠습니다. 건강 잘 챙기세요^^
 

지난 한달은 장마와 함께 수증기가 밀려와 빨래를 해도 도무지 마르지 않는 나날이었다(건조기를 쓰지 않는데 이제는 정말 사야 하나 싶다ㅜㅜ). 


어김 없이 지난 달 읽은 책들을 정리해본다. 




일단 <한국 여성문학 선집> 시리즈(총 7권)가 있다. 어제까지 마지막 권 읽고 시리즈 완독을 마무리하려 했는데 리뷰가 계속 밀려 있어서 깔끔하게 포기했다. 그래도 며칠 안에는 읽고 마무리가 될 것 같다.

한국 여성 문학의 역사는 근현대의 역사와 함께 흘러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기획 덕분에 개인적으로 새롭게 알게 된 작가들이 많아져서 무엇보다 큰 수확이었다. 수록된 작품들이 문학 중 소설 장르에만 치우치지 않고 시, 희곡 등도 담겨 있다. 게다가 문학 만이 아닌 연설문이나 비평문, 좌담회 발췌 등도 실려 있다. 문학은 간접적으로 작가의 목소리를 드러낸다면, 비문학은 더 직접적으로 느끼게 해서 다른 맛이 있다. 독자가 어느 장르에 관심이 있느냐에 따라 골라 읽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그것이 선집의 묘미가 아닐런지.

기억에 남는 작가들이 있다면 근대 시기에는 김일엽, 지하련, 박화성 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고 현대 시기는 최정희, 김자림, 박완서, 박경리, 정복근, 김승희 등을 꼽을 수 있겠다. 추후 작가의 다른 작품들을 읽어본다면 작가의 작품 세계를 아는 데도 도움이 되겠지만 한국 역사를 재구성하는 보충재로서도 톡톡한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노마드>는 제목으로 짐작할 수 있듯 고대부터 현재까지 유목 생활을 하던 이들의 역사를 압축하여 보여주는 책이었다. 특정 지역을 오간 역사를 기술하되 고대 같은 경우 신화를 풀어 놓아 흥미를 돋우고 중세 이후에는 여행자들의 기록이나 역사서 등 관련 책을 기술하여 입체적인 역사를 볼 수 있게 해준다. 농경과 정주가 기본이라고 생각했던 관점에서 어느새 유목 등 '이동'도 다르거나 비상식이 아님을 알 수 있는 책들이 과거보다 확연히 많아졌다. 기준이라는 것을 만들어 정상과 비정상을 가르는 일은 이제 더는 유효하지도 않다. 다르게 볼 수 있는 감각을 역사서를 통해서도 이제는 경험해볼 수 있게 되었다.



<12.12>은 재판본이다. 초판본은 전두환과 노태우가 재판을 받을 무렵 나왔다. 이번 재판본은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통해 12.12의 배경과 결과 후의 역사까지 담아 놓았기 때문에 관련 지식이 없었던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사전-사후 지식까지 채울 수 있는 선물 같은 기획이 아닌가 싶다. 나 같은 경우도 12.12에 대한 자세한 내막이나 경과 과정을 잘은 몰랐기에 많은 도움을 얻었다. 책을 보고 영화 <서울의 봄>을 보았더니 화룡점정이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이 책을 보아도 정리하는 측면에서 좋을 것 같다.



<인생>은 위화의 대표작 중 하나로 장편 소설로는 첫 작품으로 알고 있다. '푸구이'라는 인물의 삶을 통해 중국 근현대사를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해준다. 전쟁, 가난으로 힘겨웠던 푸구이의 삶에서 가족이란 자신을 버릴 수 없을 만큼 값진 존재였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누구든 홀로 태어나지는 않는다. 가족을 선택할 수 없어서 때론 맞지 않아 힘들고 삶에 부딪쳐서 힘들기도 하지만 가족 때문에 행복하고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도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다. 담담하게 울리는 문장을 얻는 것은 덤이다. 



<한국의 여성과 남성>은 한국의 여성주의와 역사를 정리한 책이라 사례 등이 쏙쏙 이해되어서 참 좋았다. 뒷 부분의 제주도의 사례가 특히 좋았는데 이런 책이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되어 나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쉽지 않은 작업임을 알고는 있으나 앞으로 여성주의를 알고 싶은 독자들을 위해서라도 나와주었으면 한다. 해외의 페미니즘 이론이나 대중서의 경우 번역을 해서 들어오기는 하지만 사례 등이 아무래도 외국 것이라 잘 와닿지 않아서 읽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으니.  


권 수로 따지니 11권이라 많아진 느낌인데 개인적으로는 쉬어 가는 한달 간의 책 읽기였다^^ 


지난 달부터 시작한 함달달 책 <Holes>는 읽고는 있는데 잘 감기지가 않아서 결국 완독을 못했다. 함달달 책으로 그나마 영어 공부를 진행하는데 뭐가 문제일까. 아무튼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성정상 아니라서 완독은 해보려고 한다. 




요즘 덥지만 먹기는 또 잘 먹는데 상대적으로 움직이는 양이 줄어드니 살만 찌고 있다ㅎㅎㅎ 어제는 편육에 막걸리를 먹었다(왜 이리 맛있는지ㅠㅠ). 계속 흐린 날이 많아 사진을 한동안 찍지 않았다. 그러다 반짝 해가 나면 그때만 찍곤 한다. 더워도 파란 하늘을 보는 것이 역시 좋다^^








8월도 잘 살아보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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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목련 2024-08-02 09: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화가 님의 꾸준한 읽기, 대단합니다.
더위를 핑계로 저는 게으른 여름입니다.
<한국 여성문학 선집>의 리뷰 잘 읽고 있어요. 마지막 7권은 익숙한 작가가 보여 더욱 궁금합니다.
8월에도 건강하고 즐거운 날들 이어가세요!

거리의화가 2024-08-02 10:17   좋아요 2 | URL
자목련 님 무척 더운 여름날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잘 지내셨지요? 아무래도 쉽지 않은 책 읽기 계절입니다ㅋㅋ 선집 리뷰 잘 봐주고 계신다니 감사하고요.
무더위란 핑계로 계곡이나 바다로 가거나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뒹굴거려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앞으로 최소 열흘 정도는 폭염이 지속된다고 하는데 수분 섭취 잘하시고 건강 유의하시길 바라요^^

페크pek0501 2024-08-02 13: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이중 <인생>밖에 읽은 게 없도다...ㅋㅋ
다음달에 읽으신 책은 또 어떤 것들이 있을지 기대합니다!!!

거리의화가 2024-08-02 14:59   좋아요 2 | URL
ㅎㅎ 페크 님 인생 저도 계속 미루다 이번에 읽어봤어요^^ 위화 이후 작품도 계속 읽어보려고 생각 중입니다. 8월도 즐거운 독서 생활 이어가시길!

단발머리 2024-08-02 16: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우아~~ 이 더운 날씨에 많이 읽으셨네요, 거리의화가님!
<한국 여성 문학 선집> 너무 부럽습니다. 저는 7권에 기가 팍 죽어서 ㅋㅋㅋㅋㅋ 시작도 못 하고 있어요.
겹치는 그 한 권, 매우 반갑습니다!!

거리의화가 2024-08-02 16:37   좋아요 1 | URL
이번 여름처럼 어디 잘 안 돌아다니고 집콕한 적은 없는 것 같습니다^^; 여름 휴가도 집에서 보내려고 생각 중이라... 7권이라 많아 보입니다만 막상 읽으면 잘 읽혀서 생각보다 시간이 금방 가더라고요^^
<한국의 여성과 남성> 얼마 전 올리신 글 봤습니다. 늘 좋은 귀감이 되어 주셔서 저도 보고 배우네요. 이번 달도 행복한 책 읽기 되시기를!

stella.K 2024-08-02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딴청인데 냉면 양이 너무 적은 것 같습니다.
냉면 값이 많이 비싸다던데 비싼만큼 양이라도 많으면.

저도 <한국 여성문학 선집>은 읽고 싶긴한데 과연 읽을 수 있을지...ㅠ

거리의화가 2024-08-04 12:08   좋아요 1 | URL
ㅎㅎㅎ 요새 냉면 양이 작더라고요? 도심에서 11,000원의 가격이면 싸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코다리 냉면이라 쫀득한 식감도 즐길 수 있었답니다.

스텔라 님 한 번에 읽기 힘드시면 특정 시기를 잡아서 한 권씩 독파해보시는 방법도 좋을 듯 하네요. 더운 여름 건강하게 나시길 기원합니다^^

다락방 2024-08-11 15: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중도에 포기하는 것은 성정상 아니라서‘ 라니, ㅋ ㅑ -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성정인 것입니다!!

거리의화가 2024-08-11 17:06   좋아요 0 | URL
다락방 님 몸은 좀 괜찮으신가요?ㅠㅠ 여행 다녀오시자마자 아프셔서 어째요. 얼른 건강 회복하세요!
ㅎㅎ 늘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알라딘 25주년 기록을 보면서 가입 이후 경과한 기간과 활동 시간은 다를 수 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한다.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서재 활동을 시작하면서 짧은 기간 내 많은 책을 사들이고 읽고 써왔다. 알라딘의 긍정적 효과는 역시 '서재'와 '북플'이 중요하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만약 서재 활동을 시작하지 않았다면 이만큼이나 읽고 쓸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 다른 분들의 기록 글을 보면서 느낀 것이지만 내가 사는 동네에도 책 읽는 분들이 많은 것인지(아이가 있는 학부모들이 많아 관련 책을 사시는 분들이 많은듯) 앞으로도 상위권에 들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최근 들어 소설을 많이 읽었더니 좋아하는 분야에 소설(한국소설 2위, 영미소설 5위)이 급부상했고 이동 시간이 늘어나면서 전자책을 많이 읽게 된 것이 작년과 다른 점이다. 



4월 중순 무렵부터 일이 바빠져 몸과 마음이 피로하여 읽고 쓰는 페이스를 잃어서 요즘은 스스로가 영 만족스럽지가 않다. 그럼에도 상반기에 내가 무얼 읽었고 인상적인 책은 무엇이었는지 정리는 해야겠기에 결산을 해 보려고 한다.


분야로는 당연히 '역사'가 압도적이지만 근래 들어서는 '소설'을 꽤나 읽었던 것 같다. 이 중 얇은 책 시리즈는 하나로 묶어서 총 58권 읽었다. 그래도 초반에 많이 읽어뒀기에 가능한 숫자가 아닌가 싶다. 


이 중 기억에 남는 책들을 몇 권 꼽아보자면 다음과 같다. 



<1945년 해방 직후사>는 해방 직후 1945년 한국 정치와 사회를 살펴봄으로써 현대 한국의 원형을 추적한다. 해방 후 조선은 탈식민, 탈제국, 탈계급 등 무수히 많은 과제들에 둘러싸여 있었다. 식민지 하의 근대를 과거와 제대로 된 결별을 하지 못한 상태에 제국의 탄압과 수탈, 교묘한 정책으로 계급 간의 갈등은 더 심화되었다. 이 책은 지금까지 알려진 통념과 다른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다. 1945년 8월 10일부터 15일 사이에 총독부가 종전 대책 수립을 위해 여운형과만 교섭을 한 게 아니고 여운형과 한민당계가 교섭을 진행했으며 해방 후 여운형과 한민당, 총독부 간에 건준의 방향성을 둘러싼 협의와 교섭이 긴밀하게 진행되었다. 또한 주한미군사령관 하지와 초반에 개인 정치고문으로 일했던 윌리엄스 소령이 미군정의 인사를 좌지우지하면서 정책의 방향을 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의 공식 통역인 이묘묵, 조선총독부의 공식 영어 통역관 오다 야스마, 사상 전담 검사인 나가사키 유조 등은 여운형과 건준, 인공을 친일정권이자 공산주의자라고 매도했으며 한민당은 친미적이고 좋은 교육을 받은 민주주의자 애국자로 둔갑시켰다. 그러면서 미군정 하의 권력을 꿰차고 승승장구했다. 이와 비롯해 기존에 미처 알지 못했던 다양한 이야기들을 발견할 수 있었다. 잘 알려진 한국 현대 통사와 근래에 나온 <애국의 계보학> 같은 책과 같이 보면 더 좋을 것 같다.



<북으로 간 언어학자 김수경>은 기존에 알려졌던 이희승, 김두봉 등의 국문학자들 말고 새롭게 김수경이라는 인물을 알 수 있는 기회였다. 김수경이라는 사람이 어떤 궤적을 그리며 살았는지, 그가 언어학자로서 어떤 성과물을 내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그의 가족사는 근현대 한국인이라면 풍문으로 들어보았을 법하다. 그래도 그는 철학을 전공하고 도쿄제대 문학부 대학원에 진학할 정도로 엘리트 지식인이었으며 북으로 넘어간 이후에는 현대 조선어(북한어)의 기틀을 마련한 학자였기에 그 끝이 그나마 나았던 게 아닌가 싶다. 김수경이 지향한 조선어학은 당시 세계적으로 트렌드였던 규범화, 구조화에 기반한 국제주의의 성격을 띠었다는 사실이 놀랍다. 물론 이후 김일성 유일체제가 시작되고 나서는 그에 맞춰서 조선어도 변화의 흐름을 맞을 수 밖에 없었지만. 책의 배치가 단연코 눈에 띄는 부분은 개인사와 조선어의 역사를 교차하여 배치했다는 사실이다. 조선어의 역사가 문법 설명이 많아서 어려울 수 있는데 문법 이론에 관한 부분이 지루한 독자들을 위해 출판사 및 편집자가 이런 배치를 결정했을 것 같은데 현명했다 보인다.



<근대 용어의 탄생>은 근대 문명의 키워드가 된 ‘말’의 역사를 다룬 책이다. business, constitution, democracy, president, project, revolution, university 등. 현대에도 사용되고 있는 이 말들의 기원이 되는 단어는 무엇이고, 이후 어떤 발전 과정을 거쳐서 지금의 의미로 변화되었는지를 들여다본다. 지루할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재밌게 읽었고 무엇보다 잘 읽히는 책이었다. 대부분의 말은 어원과 현재 쓰고 있는 의미가 달라진 경우가 많아서 어원과 현재의 의미가 같은 것을 찾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근대 용어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원어의 의미와 달라져 오류처럼 혼선을 주게 된 말들도 있다. 라틴어나 그리스 원어에서 영어나 프랑스어로 번역되고, 또 그것이 한국어로 번역되기까지 과정을 보는 즐거움도 있다. 그 과정에서 일본인들의 역할이 컸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고. 번역된 말이 아예 우리말처럼 현대에 굳어져 버린 말들도 있다. 이 책을 읽으며 <그 많은 개념어는 누가 만들었을까>, <서양사정>, <평생공부가이드>, <개념어 해석> 등과 함께 읽어도 도움이 될 것 같다. 



<조선인들의 청일전쟁>은 청일전쟁을 좁은 시점이 아니라 확장해서 들여다볼 수 있게 도움을 준 책이었다. 청일전쟁의 장소가 주로 한반도에서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조선인들의 피해와 목소리가 담긴 책은 드물었던 것 같다. 기존에 재야 사학사들을 중심으로 동학농민전쟁에 대해서는 중점적인 연구가 이루어져 관련 책들이 나온 바 있으나 오히려 청일전쟁에 대해서는 특정 사건을 중심으로 한 단편적인 서술들만 지배적이어서 아쉬움이 많았다. 현대 중국과 일본 학자들이 청일전쟁에 대해서 많은 연구를 진행해왔는데 저자는 이런 기존 연구나 사료들을 바탕으로 최신 트렌드까지 확인하여 청일전쟁의 흐름을 전체적으로 잡아낼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이 책은 전쟁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시작되었고 개전 후 청과 일본이 전쟁에서 보인 모습이 각각 어떠했는지, 그 과정에서 일본 언론의 역할이 어떠했는지 주목하게 한다. 우리가 이해하고 있는 청일전쟁이 과연 진실에 가까운가 생각하면 회의적이라 느껴진다. 비록 많은 시간이 흘러 사료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겠지만 이런 책들이 계속 나와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더해지는 고마운 책이었다.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는 중세와 근대의 산업 혁명 이전까지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의 역사를 확인할 수 있는 책이다. 문명사에는 관심이 있지만 경제가 너무 재미 없어서 이 책을 읽어야지 하면서도 그동안 미루고 읽지 못하고 있었다. 펀딩을 했으니 망정이지 안 했으면 아마 읽는 시기가 훨씬 뒤로 미뤄졌을 수도 있을 것 같다. 막상 읽어 보니 거시적 흐름을 다루면서도 언급되는 내용은 실제 사례에 기반한 미시사적 내용이 많아 충분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재미로만 따지면 1권이 일상적 공간에서 다루는 소비물들이라 흥미로웠다. 2권은 유럽 자본주의 시장 경제의 흐름을 통해 마르크스가 말하는 자본론이 발표되기 이전 유럽은 정기시를 비롯한 시장, 신용 대출, 이자, 스톡 등이 등장하면서 자본주의가 태동하여 활발했음을 보여준다. 3권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주도하는 지역별로 거시적인 경제사를 다룬다. 북부 이탈리아인 베네치아, 피렌체에서 안트베르펜, 제노바, 암스테르담 등 중북부 유럽으로 세계 경제 흐름이 바뀌어가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다. 



<현대 중국의 탄생>은 청 제국부터 지금의 시진핑 시기까지 아주 넓은 시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 시작이 16세기부터인 이유는 현대 중국의 기원을 청 제국부터 바라보기 때문이다. 최근의 범위까지 역사적으로 다루기 때문에 근현대 중국의 역사를 이해하고 공부하는데 입문서 떼고 전문적으로 들어갈 때 이만한 책이 없다 생각한다. 특히 과거의 민족주의나 반식민주의, 반제국주의적 흐름과 오리엔탈리즘적 시각도 아니고 신중국사적 흐름도 아닌 중립 지향적 기술이 돋보였다. 구체적으로는 19세기 중국이 쇠퇴했던 까닭을 비롯하여 20세기 혁명의 물결을 지나 현대의 중국이 발전해올 때까지 압축적인 역사를 확인해볼 수 있다. 아무래도 바로 옆에 있는 국가인데다가 최근 들어 북한과 러시아, 일본, 미국 등 정세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에 근현대 중국을 알고 이해하는 것은 필수라고 여겨진다. 최근에 <마오주의>를 읽었는데 이 책을 미리 읽어둔 덕분에 비교적 더 친숙하게 읽을 수 있었다. 



도스토옙스키의 <백야>는 열린책들 35주년 기념 세트에 들어 있는 책 중 가장 좋았던 책이었다. '도스토옙스키가 이런 말랑한 이야기도 쓸 수 있다고?' 그래서인지 신선하고 놀라웠다. 앞서 읽은 '가난한 사람들'은 초기작인데도 불구하고 도스토옙스키 특유의 감성과 날카로운 시선 등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었다면 백야는 결이 정말 너무 다른 느낌이었다(물론 배경은 음울한 특유의 분위기가 있지만). 주인공이 하는 행동 중 유일하게 나와 비슷한 점이 있다면 산책을 하며 주변에 시선을 주는 것 정도? 주인공은 현실가라기보다는 이상가나 몽상가 쪽에 더 가까웠다. 소설을 보는 이유는 나와는 다른 캐릭터를 보는 묘미에 있는 것 같다. 뻬쩨르부르그의 골목의 구석구석을 누빈다는 느낌으로 읽고 있다가 주인공이 한 여인에 눈길을 준 뒤로는 그 마음이 어떻게 흘러갈지 궁금해서 읽었다. 어쩌면 사랑이라는 감정은 성공률이 극히 희박한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두 사람의 인터내셔널>을 꼽아 보았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우리가 충분히 일상 속에서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이고 상황도 딴 세상 이야기가 아닌 우리 근처에서 만날 수 있는 이야기다. 평범해서 진부함이 떨어질까봐 우려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연애와 결혼 제도,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현대 한국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주제를 교묘하게 드러내고 있다. 더 이상 보편이라는 이름으로 획일화된 체제를 강요할 수 있는 시기는 지났음에도 대한민국은 여전히 구시대적 사고로 구성원 간에 갈등이 깊어져가고 있다. 물론 이를 깨부수려는 사람들의 노력은 이어지고 있으므로 희망적이라 할 수는 있는데 그나마 문학이 가진 힘이라면 조금씩 틀을 깨려는 노력이 아닐까. 보편화된 평범함이 아닌 다양한 색깔을 지닌 평범함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김기태 작가가 앞으로도 계속 좋은 작품들을 써서 내주기를 독자로서 바란다.  




시리즈 중 상반기에 끝내지 못한 책들은 '도스토옙스키 전집'과 '세계철학사'인데 하반기 안에는 꼭 읽는 것으로 해야겠다. 사실 작년 말 집안의 묵은 책들을 털어내자는 계획이었는데 이는 역시 과도한 계획이었던 것 같다. 일부 책을 정리했음에도 구입한 책들로 책장이 채워지고 있어서(그나마도 책장을 또 하나 더 샀음) 이제는 그냥 끌리는 대로 읽는 것이 답인가 싶기도 하다. 모쪼록 하반기에는 덜 바빠서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이 늘어났으면 하지만 함부로 예단할 수 없겠지. 

참! 영어와 중국어 책을 계속 읽어나가고 있는 것이(영어는 함달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 것이 크다) 그나마 다행이라 하겠다. 중국어는 자주 나오는 일상 속 단어들이 들릴 정도가 되었으나 여전히 읽는 것은 답보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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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07-04 21:0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무슨 상반기 책 목록이 일케 웅장합니까!!! 화가님 스케일 짱짱 🤪

거리의화가 2024-07-08 13:53   좋아요 1 | URL
부끄럽습니다^^ 아무래도 역사책 위주다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네요. 하반기에는 좀 더 열심히 읽어보는 것으로. 쟝 님도 응원합니다!

단발머리 2024-07-04 21: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물질문명과 자본주의>가 세 권짜리인가봐요. 전 ‘읽고 싶어요‘만 표시해두었는데, 거리의화가님이 흥미롭다고 하시니 언젠가 도전해보고 싶네요.
너무 멋진 상반기 목록이에요!! 거기에 영어와 중국어까지~~ 거리의화가님만 하루에 48시간인 건가요? ㅎㅎㅎ

거리의화가 2024-07-08 13:59   좋아요 0 | URL
네 단발머리 님^^ <물질문명과 자본주의>는 중세 이후 근대까지 경제사에서 빠짐없이 거론되는 책이라서 도움이 되실 겁니다.
영어, 중국어는 이동 시간에 조금씩 하고 있어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늘텐데 그러기는 체력이 안되고 이렇게라도 해야 현상유지다 싶어 조금이라도 하자 생각하며 자족을 하고 있습니다!ㅎㅎ 저는 집을 팽개친 나이롱 주부라 가능한 것 같아요^^;;; 감사합니다.

독서괭 2024-07-05 13: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화가님 멋진 기록이네요!! 바빠서 많이 못 읽으셨다 해도 목록이 충실한 것 같아요^^ 열린책들 세트 완독 축하드립니다 ㅎㅎ 저 세트 예쁘고 좋았어요. 함달달도 파이팅~!

거리의화가 2024-07-08 14:00   좋아요 0 | URL
괭 님 감사합니다. 저런 기획 세트 알차고 좋은 것 같아요. 얇아서 부담 없어서 한 권을 하루에 읽는 것이 가능해 좋더군요. 함달달 반 정도 읽었는데 이번 책은 아직 감이 안 오네요ㅠㅠ 뒷부분으로 가면 좀 더 재밌으려나 생각하며 읽고 있습니다.
 

주말 동안 글을 써야지 해놓고 게으름 피우다 타이밍을 놓쳐서 이제야 글을 쓴다.

시간이 너무 빠르다는 이야기를 하기도 이제 민망할 정도다. 어영부영 하다보니 벌써 한 해의 반이 흘러버렸고…
요즘은 양이든 질이든 책을 마음껏 읽지를 못하는지라 더 시간이 속절 없이 흐른다는 느낌이 든다.

금요일에 미쳐서 두 차례에 걸쳐 책을 주문했다. 사실 한 번에 구매해도 되었을 걸 커피 쿠폰 때문에 2번이 되었다^^;
특히나 요즘은 스트레스 받으면 책 주문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이제는 좀 한숨 놓겠지 생각했는데 금요일에 일이 터져서는 이리 되었다.

<뭉우리돌의 **> 시리즈는 해외에서 활동한 독립운동 사적지에 대한 이야기인데 앞으로 시리즈가 더 나오지 않을까 싶었지만 일단 먼저 샀다.
<미들마치 2>는 앞선 1권에 이어 읽으려고 샀다.
<한국전쟁> 정병준 선생님 작은 진작 샀어야 할 것을 이제야 샀다. 한국전쟁 관련된 책이면 어김없이 레퍼런스로 언급되는 책이므로 더는 미룰 수 없다 생각했다.

그리고 펀딩을 한 책이 있는데 이 두 권이다.
<마오주의>는 주말 동안 읽었고 리뷰가 남았다.
<한국 여성문학 선집 세트>는 기획만으로 안 살 수가 없는 책이었다. 목차가 있었으면 고르는데 도움이 더 되었겠지만. 이미 서재 친구분들 중에서도 펀딩한 분이 있는 것으로 안다. 모쪼록 잘 나오길.











요즘은 솔직히 드라마를 훨씬 많이 본다. 집중력도 떨어져서 책을 오래 붙잡고 있지를 못하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읽기든 쓰기든 퇴화되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다.
드라마를 보면서 좋았던 노래를 찜해 놓았다 샤잠을 통해 검색하고 오며 가며 듣는다.
머리 식히기에 딱 좋다.


이 곡은 매번 들어도 좋고 청량해서 자주 듣는다. 이 가수 발음이 또렷해서 공부하기에도 좋은 것 같다.




그리고 산책하며 찍은 사진들도 덤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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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괭 2024-07-01 16:1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스트레스 받으면 책 주문 ㅠㅠ 흑흑.. 화가님, 스트레스 때문에 책 주문했는데, 이왕 주문한 거, 주문한 후에 그것 때문에 다시 스트레스 받지는 말자구요~!

거리의화가 2024-07-02 12:53   좋아요 1 | URL
다들 그러지 않을까 싶어요^^; 요즘은 잠들기 전에도 일로 머리가 지끈할 때가 많아요ㅠㅠ 말씀하신대로 구입은 구입한 것으로 만족하고 못 읽는다고 스트레스 안 받으려고요! 응원의 말씀 감사합니다.

- 2024-07-01 22:2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푸릇푸릇! 마오주의 북펀딩하는 거 눈여거 봤는데 궁금해요! 화가님의 리뷰 기다려요~!

거리의화가 2024-07-02 12:54   좋아요 0 | URL
오늘은 비가 와서 그나마 시원하네요. 푸릇푸릇해서 여름이란 생각을 합니다. 좀 무덥기는 하지만^^;
마오주의 방금 리뷰 올렸습니다. 쟝님께 도움이 되면 좋겠네요.

다락방 2024-07-02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이번 책들은 다 두께가 좀 있네요. 시간이 빨라도 산책은 놓지 않고 지내기로 합시다, 거리의화가 님. :)

거리의화가 2024-07-02 12:55   좋아요 0 | URL
그러고 보니 두께가!ㅎㅎ 뭉우리돌은 생각보다 더 두꺼워서 놀라기는 했습니다.
몸이 오락가락해서 덜 걸었는데 다시 열심히 걸어보려고 합니다. 덥기는 하지만 더울 때 산책은 또 다른 묘미가 있으니까요. 건강 잘 챙기세요!
 


삼체 1권을 읽고 삼체 중드 시리즈 앞부분을 보고 있다가 바빠져서 한동안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 출퇴근으로 이동하는 길에 조금씩 드라마를 다시 보기 시작하면서 삼체 1권을 재완독했다. 여전히 난해하지만 다시 읽으면서 보이는 부분들이 많다. 


삼체 중드는 삼체 소설 1권의 내용을 담고 있는데 원작에 충실하다는 것을 단번에 느낄 수가 있다. 캐스팅도 어쩜 그리 찰떡으로 했는지 특히 왕먀오와 스창, 선위페이, 예원제 등... 모두들 연기력이 뛰어난 배우들이라 흡입력을 더한다. 원작 내용상 전체적으로 드라마는 묵직한 분위기로 이어지기 때문에 재미를 생각한다면 다른 컨텐츠를 보는 것이 낫겠다. 넷플릭스 삼체도 진작 나왔지만 여력이 안 되어서 아직 시도해보지는 못했다. 원작과는 다른 느낌이 많다는 평인데 어쨌든 나는  궁금해서라도 향후 보기는 할 것 같다.

삼체 소설을 읽고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그대로의 영상을 원한다면 30부작인 중국 드라마를 추천한다. 


삼체 이야기는 수학, 물리, 천문학 등 관련 지식들이 많아 어려울 수 있지만 대중들도 흥미롭게 여길 수 있는 이야깃거리가 제법 많다. 나도 순수 과학을 전공하지는 않았어도 재미나게 볼 수 있었다. 


삼체 1권에서 중요한 에피소드를 몇 개만 꼽아보자.


먼저, 초반에 왕먀오가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고 과학의 경계에 뛰어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이 흥미로웠다. 누구라도 눈 앞에 시한폭탄 타이머가 움직인다면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다. 그 타이머의 끝은 어떤 것일지, 내 삶은 이대로 끝이 날지 모른다는 불안감과 압박감이 타이머가 종료될 때까지 지속될테니 말이다. 안경을 쓰는 사람이라면 알텐데 눈 앞에 종종 희뿌연 안개 같은 현상이 일어날 때가 있다. 가끔씩 느끼는 어지러움증과는 다른 느낌인데 그럴 때마다 불편함을 느끼곤 한다. 잠깐동안 생기는 것에도 불편함을 느끼는데 매 순간 눈 앞에 숫자가 새겨지는 경험은 역시 유쾌할 것 같지가 않다.


숫자들이 그를 집요하게 따라왔다. 침대에서 내려와 커튼을 젖히고 창문을 열었다. 창밖 잠든 도시의 불빛은 여전히 찬란했고, 카운트다운 숫자는 광활한 도시를 배경으로 영화 속 자막처럼 떠 있었다. - '저격수와 농장주' 中


두 번째로, 홍안 기지의 진실이 파헤쳐지기까지의 과정이다. 중심 인물은 예원제로 부모가 모두 물리학도였으니 자연스레 그도 물리를 전공했다. 그의 부모는 서로 입장이 달랐는데 한쪽은 기본과 이론을 중요시했다면 다른 한쪽은 현실에서의 적용(응용)이 중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당시는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한 냉전이 시작된 시점으로 양국 간 우주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국도 그 경쟁에 뛰어들게 된다. 마오쩌둥의 사상 검증에 의해 예원제의 부모는 걸려들어 갈라서게 되었고 그녀도 이로 인해 노동형을 받아 가게 된다. 그러다 어떤 계기로 예원제는 양웨이닝과 레이즈청을 따라 홍안 기지에 들어선다. 


사실 나는 홍안기지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찾아나가는 과정도 흥미로웠으나 그 전에 환경에 대한 비판이 인상 깊었다. 예원제가 노동형을 받으면서 읽게된 책이 공교롭게도 카슨의 <침묵의 봄>이었다는 것이 절묘하다는 생각을 했다. 베트남 전에서 DDT에 의한 피해가 극심했다는 것은 이제 잘 알려진 사실인데 카슨의 책을 통해서 이는 더 잘 알려진 면이 있다. 개발이라는 미명 아래 숲의 나무들은 끝도 없이 잘려나갔다. 붉은 등을 내뿜는 거대한 전파 망원경은 새 떼를 집어삼키고 근방의 사람들에게는 알 수 없는 피부의 가려움증이 생겨난다. 오늘 아침 신문 기사에서 이런 단어를 보았다. '기후 위기'나 '기후 재앙'을 넘어선, '기후 이상화'라는 단어다. 얼마 전 6월 중 역대 최고 기온을 찍었다는 사실을 알았다. 해외에는 성지 순례를 간 사람들이 50도가 넘는 폭염을 이기지 못하고 900명이 넘게 사망했다고 들었다. 갈수록 지구의 환경은 극한으로 치닫고 있는데 이를 타개하기 위한 노력은 너무나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푸다닥하는 소리가 나더니 산 아래 숲에서 어두운 그림자가 밤하늘로 속속 떠올라 빙빙 돌았다. 그녀는 엄동설한 숲속에 그렇게 많은 새들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 이어 공포스러운 광경이 펼쳐졌다. 새 떼가 안테나가 향한 곳으로 날아들더니 희미하게 빛나는 구름을 배경으로 후드득 추락하기 시작했다. 약 15분 뒤, 안테나의 붉은 등이 꺼졌고 피부의 가려움증도 사라졌다. - '홍안 1' 中 


세 번째로, '삼체'의 목적과 지구삼체조직에 대한 진실을 추적하기까지의 과정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구원파와 강림파 간의 구도를 설정한 작가의 생각이 좋았다. 지구는 누군가의 힘을 빌려 구원받을 수 있는가, 지구는 더 이상 가망이 없으니 없애버리고 다른 길을 찾을 것인가. 각 파의 대표 인물인 선위페이와 판한이 치열한 갈등을 벌일 때 특히나 흥미로웠다.


웨이청이 말했다. "삼체문제(질량이 같거나 비슷한 물체 세 개가 상호 인력의 작용 아래 어떤 운동을 하는가 하는 문제로 고전 물리학의 중요 문제이고, 천체 운동 연구에 중요한 의의가 있어 16세기 이후 계속 관심을 받았다)의 진정한 해결 방법은 어떠한 시간 단면의 초기 운동 벡터를 알고 있을 때 삼체 시스템 이후의 모든 운동 상태를 정확히 예측할 수 있는 수학 모델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것은 선위페이도 갈망하는 목표였습니다."

선위페이가 말했죠. '당신들은 주의 힘을 빌려 인간에 반대하지요.' 그러자 판한이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완전히 틀린 건 아니지. 우리는 주가 세상에 강림해서 진작에 벌을 받았어야 할 인간들을 처벌해야 한다고 생각해. 하지만 당신이 강림을 막고 있지. 그러니 우리는 공존할 수 없어." - '삼체문제' 中


그리고 가장 중요한 핵심 인물이 밝혀지기까지의 추적 과정은 그야말로 짜릿하다. 중심 인물이 밝혀지고 지구삼체조직이 설정되고 나서는 오히려 평범하게 느껴지는 면이 있기까지 했다. 물리 개념을 몰라도 과학과 문명이 지구에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는지, 현재와 미래를 위해 지구인이 해야 할 생각과 행동은 무엇인지 절실히 느낄 수 있는 수작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학창 시절 '물리' 선생님만 좋아했지 정작 '물리'와는 담 쌓고 지냈던 때가 떠오르기도 했다. 컴퓨터를 전공했음에도 인문/사회 분야에 관한 책들을 주로 읽느라 과학 분야의 책을 등한시하고 있는데 간간이 읽어보자는 결심을 갖게 하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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