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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강휴게소와 숫타니파타, 그리고 강허달림의 노래로 기억되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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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woshot 2010-07-02 2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정말 열심히 영화 보시네요^^

로드무비 2010-07-02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달에 한두서너... 편 가지고요 뭘.^^
(앗, 댓글 다는 방식을 깜빡!)
 
내 깡패 같은 애인 - My Dear Desperado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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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선거일을 코앞에 두고 전화가 걸려왔다.
교육의원 후보 누구누구에게 한 표를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무상급식을 끝까지 찬성한 ...의원이시네요!"
무조건 끊으려다 이름을 듣고 반가워 한마디 했더니,
그 여성은 마치 후보의 아내라도 되는지 감격에 겨워 울먹울먹하는 것이었다.
(전화상으로 그동안 얼마나 냉대와 구박을 받았으면......)

<내 깡패 같은 애인>을 보며 문득 그 전화를 떠올렸다.
단벌 정장을 차려입고 긴장한 얼굴로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최종 면접에 임한
세진(정유미 역)에게,  이를테면 "무상급식을 찬성한 의원이시네요!"와 같은
기다리던 말이 들려왔던 것.
(면접관의 질문과 세진의 대답을 들려주고 싶어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스포일러 때문에 참는다.)
사람들은 사실  '나를 알아주는 한마디'에 지금도 얼마나 목을 매는가 말이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것만도 감지덕지인 지방대 출신의 세진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답시고 어느 회사의 최종 면접에서 면접관들의
농담 반 진담 반 요구에(몸치인 주제에)  손담비의 '토요일 밤에'를
어색한 율동과 함께 부르는 장면은 눈물겨웠다.
'요즘 세상에, 그 정도 수고도 않고 어떻게 취직을 할 수 있겠는가'라는 생각도 잠시 했지만
그렇게 말해도 되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었다!

소설가 서영은의 오래 전 작품 중에 <사다리가 놓인 창>이라는 중편이 있다.
초등학교 교원시험에 통과하기 위해 '나비야 나비야'라는 동요에 맞춰  
어색하게 율동을 하느라 진땀을 빼는 장면이라든가
타자 급수 시험을 통과하기 위해 '콩 볶는 소리'에 가깝게 자판을 두드리느라
비지땀을 흘리던 주인공이 인상적이었던......

지방대 졸업 여성의 '취업 분투기'라기보다 이 영화는 사실 버젓한 깡패도 못되는
한 어리숙한 청년(박중훈 역)의 '나름대로의 순애보'에 방점이 찍히는 영화다.
(겉모습만으로는 <우아한 세계>에서 송강호가 보여준  무능한 중년깡패와 오십보백보!)
그들이 세들어 사는 반지하방이나, 동네 분식집의 2500원짜리 라면이
'사실성'이라는 또 하나의 가짜 필터를 거치지 않고 고춧가루가 듬성듬성한 채 그대로 나온다.
박중훈과 정유미의 주인공 그 자체인 듯한 자연스러운 연기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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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8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8 18: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밥헬퍼 2010-06-08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런 말 한마디를 무척이나 기다리며 사는 사람입니다.
꽤나 힘이 되거든요...제목에 라면 2500원을 250원으로 순간 잘못읽었어요...잠시 옛날 250원짜리 라면먹던 시절이야기인가? 하고 착각했죠...

로드무비 2010-06-09 15:56   좋아요 0 | URL
밥헬퍼 님, 250원짜리 라면이라니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 얘기네요.=3=3
'그런 말 한 마디'...제가 가끔 해드릴게요. 허락해 주신다면.^^

치니 2010-06-09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유미를 꽤 좋아하는데 박중훈 때문에 걸려서 이 영화 패쓰 그랬었건만, 이리 말씀하시면 또... 봐야겠네요. :)

로드무비 2010-06-09 15:53   좋아요 0 | URL
치니 님, 양아치 역할이 꽤 잘 어울리더라고요.
자기가 출연한 별 신통찮은 영화(제가 보기에!)를 계속 홍보하는 모습에
믿음이 없었는데...좋던데요?^^

Arch 2010-06-09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박중훈은 별로였는데 로드무비님이 이리 말씀하시면 봐야겠는데요.(2) (이거 숫자 붙이는 것도 어색해요.)

로드무비 2010-06-09 15:53   좋아요 0 | URL
Arch 님, 저도 별로였는데 이상하게 이 영화는 땡기더라고요.^^
(그리고 전 대부분 별 다섯 개 주는 것 아시죠?ㅎㅎ)


Mephistopheles 2010-06-09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면이...참...맛있게 보입니다.......하지만 시간이 시간이니만큼.

로드무비 2010-06-10 14:06   좋아요 0 | URL
초저녁인데요, 뭐! (22:17)=3=3=3
어젯밤 메피님이 댓글 남겨주신 시간에 저는
감자탕을 아구아구 먹고 있었습니다요.^^

Mephistopheles 2010-06-10 18:48   좋아요 0 | URL
제가 이제 성인병을 걱정해야 할 나이가 되다보니...메롱!

로드무비 2010-06-11 15:22   좋아요 0 | URL
서, 성인병이라니 번데기 앞에서 주름 잡는 겁니껴?^^

릴케 현상 2010-06-16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년엔가 저희 학교 교직원 모집 면접을 했는데 그 당일날 자보가 붙었어요. 김예슬자보랑은 전혀 상관없는--건데...제목이 아마 '무릎꿇는 여자'정도? 내용은 그냥 자기가 구두점에서 일해서 손님들 신발 신겨주면서 무릎을 잘 꿇는다는 내용이었던 듯한데...면접관들에게 자기를 어필하는 내용으로는 너무 보기 괴롭더군요--갑자기 그생각이 나네요

로드무비 2010-06-16 18:15   좋아요 0 | URL
무릎 잘 꿇는 게 자랑일 수도 있구만요.
...그럴 수도 있겠습니다.
곰곰 생각해 보니.^^

 
테이킹 우드스탁
엘리엇 타이버.톰 몬테 지음, 성문영 옮김 / 문학동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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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지난 주 텔레비전 모 프로그램에서 인천의 소래포구를 보여주었다.
남편과 함께 어시장 뒤편의 노천횟집을 찾은 초로의 여인이
신문지를 깔고 앉아 주문한 회를 먹으며 닭똥같은 눈물을 흘렸다.
협궤열차가 없어졌다고!
덩달아 나도 눈물이 찔끔 나왔다.

'협궤열차는 애인과 함께 타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있어
결국 나는 청춘이 다 가도록 협궤열차를 타보지 못했다.
소래포구에는 재작년인가, 가족과 함께 장어(텔레비전에서 소개한 맛집)를 먹으러 처음 갔다.
어시장을 지나 무슨 버스 종점 골목을 지날 때
시간이 멈춘 듯한 낡은 미장원의 거울을 보고 하마터면 무릎이 꺾일 뻔했다.
지나간 어느 시절이 그리워서, 그리고 너무도 변한 나 자신과 세상이 서러워서.

<테이킹 우드스탁>은 1969년,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열린
미국 뉴욕의 한 변두리 농장과 싸구려 모텔촌이 배경이다.
( 이상하게도 나는 음악 쪽에 별 관심과 소양이 없는데도 불구하고 
'우드스탁 공연'이라는 말만 들으면 가슴이 설렌다.)

'엘 모나코'는 뉴욕 주의 외딴 곳에 위치한, 주인공의 엄마가 빚을 끌어들여
무리하게 확장한 모텔촌이다.
방 꼴을 보고 나오면 무조건  환불을 요구하는 손님들과의 악다구니로
주말을 탕진하는 30대 중반 게이 청년 엘리엇 타이버.
그런데 어느 날, 50만 명이 운집한 공연장의 사진만으로도 전설이 된
'1969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화이트 레이크의 진창길을 걸어 제발로 찾아온 것이다.
남편과 싸우고 심통난 얼굴로 긴 의자에 늘어져 있던  <바그다드 카페>의
여주인 브랜다 앞에 비지땀을 흘리며 나타난 뚱보 여인 야스민처럼...


- 나의 유일한 탈출구는 스케치와 색칠하기였고 아이로니컬하게도
우리 집(모텔)에서 운영하는 생활잡화점은 그 두 가지를 탐색할 많은 기회를 제공했다.
내게 가게 쇼윈도의 디스플레이를 연출할 기회를 준 것이다.

(...) 그림을 그리고 디자인을 하다보면 내가 속한 세상의 소외감과
미친 짓들로부터 벗어나 아름답고 조화로우며 질서정연한 다른 세상으로
탈출할 수 있었다. 냄비, 프라이팬, 전구, 사다리, 공구벨트 같은 평범한 물건들이
예술의 재료가 되었다. 별다른 연관성도 없는 물건들이 제대로 배치되기만 해도  
불현듯 떼려야 뗄 수 없는 긴밀한 관계가 만들어졌다
.(35쪽)

주중에는 뉴욕에서 아트 디렉터 겸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일하며  번 돈을
몇 년째 욕심 사나운 엄마의 싸구려 모텔 사업에 쑤셔박던 엘리엇 타이버.

이처럼 엄청난 프로젝트의 일을 온갖 사건사고와 소동 속에서도
잘 해낼 수 있었던 것은 따로 꼬불쳐둔 재능이나 실력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초라하기 짝이 없는 자기 집의 매점 진열장을 요리조리 꾸미던 감각에서 출발한 것!
어찌나 별볼일없고 오죽잖던지 나의 분신처럼 느껴지는 청년의
1969 우드스탁 접수기는 지난해 이안 감독의 영화(<테이킹 우드스탁>)로 만들어졌단다.

게이 청년의 고민과 일상을 이처럼 쿨하고 솔직하게 이야기한 영화나 책이
또 있었던가?(영화 <밀크>가 생각나긴 한다만...)
우드스탁 공연을 유치하기 전, 빚더미의 모텔 수입에서 10만 달러나 꼬불쳐뒀다가
자신의 노후자금으로 다 쓰고 갔다는 엘리의 엄마 역이 궁금해서라도
영화가 개봉되면 보러 갈 생각이다.







---------
책을 읽고 나서 컴퓨터 앞으로 달려왔다.
지미 헨드릭스, 조앤 바에즈, 멜라니 사프카, 재니스 조플린, 산타나 등 기라성 같은
가수들의 우드스탁 페스티벌 공연이 보고 싶어 DVD를 검색해 봤더니 매진이다.
'품절'이 아니고 어디까지나 '매진'. 
8월에는 파주에서 '2010 우드스탁 페스티벌'이 열린다는 반가운 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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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07 23: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6-08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영원히 사는 법 그림책은 내 친구 22
콜린 톰슨 글.그림, 이지원 옮김 / 논장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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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이 천 개나 되는 도서관의 낭하를 걸으며 기웃기웃 서가를 구경하는 재미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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멘탈 - Men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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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서둘러 영화를 보러 나섰는데 차창 밖으로 
거리 모퉁이 현수막이 눈에 띈다.

-서민 무상보육, 서민 무상교육 한나라당이 책임집니다.

말이 좋아 '서민'이지, 저들의 속내는 '빈민'일 거라.
(서민도 빈민으로 보이지 않겠어?!)
빈민으로 밀려난 지 한참됐는데 혹은 코앞인데, 자신은 서민 혹은 중산층이라고
굳게 믿고 있는 사람들의 정신건강을 위하여?

작년에는 겁이 얼마나 많아졌는지, 무서워서 지레 포기한 영화가 있었다.
김곡 감독의
<고갈>.
영화의 스틸컷과 스토리라인을 보니 엄청나게 땡겼지만
본능적으로 나는 위험하다고 느꼈다.
- <고갈>을 보고 나면 아마 나는 제정신을 건사하기 어려우리라!

어느 해 봄날 딱 며칠간 밀착촬영했다는 이 다큐멘터리 영화 제목이
'멘탈 Mental'이다.
(언제부턴가 나는 아무런 수식 없는, 이렇게 단도직입적인 제목이 좋아졌다.)
나이 일흔줄의 야마모토 박사가 거의 무상으로 진료하는 
코랄 오카야마 정신건강상담소.
우울과 자살충동과 무력감을 호소하는 환자들과 상담 중 야마모토 박사는
시상詩想이 갑자기 떠오른 하이쿠 시인처럼 메모지에 급히 뭔가를 휘갈긴다.

-갈 곳과 거할 곳이 있는 게
삶의 보람.

참으로 이상한 처방전이다.

진료 차례를 기다리는 대기실이며 나무의자가 놓인 마당이며
환자들의 자립을 돕기위해 설립된 작은 식당이며 동전 몇 개로 묵을 수 있는 숙소며
코랄 오카야마 정신병동은 우리가 흔히 보는 감옥 같은 정신병원과 거리가 멀다.
단순하고 소탈하며 따뜻하며 열려 있다.
야마모토 박사와 직원들, 재택 도우미, 환자 들은 가족 같다.
섭식장애가 심각한 한 여성 환자는 이 병원의 약 조제실에서 일한다.
야마모토 박사에 의해 발탁되었다는 자부심이 넘쳐나던 그녀의 표정이며 걸음걸이라니!

고등학교 2학년 기말고사 시험지에 답안을 적는 대신
선생님의 점수를 매겨 제출했던 스가노.(당신은 어떤 교사니까 70점, 이런 식).
그는 30여 년 전 자신의 발병 원인을 정확하게 알고 있다.
'너무 무리했다'는 것!
(그래서 나는 절대 무리하지 않고 대강대강 산다!)

위선에 대한 고찰이라든지 그의 발언은 하나하나 전부 수첩에  받아적고 싶을 정도인데
썩은 이가 한가득인 입속을 활짝 보이며 그는 말끝마다 "컷!"을 외친다.

내 머리를 쓰다듬어준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고
세상의 냉대에도
깨끗하게 사는 고통이여
.(기억나는 대로 적은 것이라 명확치 않음)

사진과 그림과 시 비슷한 것들로 빼곡한 스가노의 스크랩북에 고무되어
자신이 직접 쓴 시를 앉아서 낭송하던 깊고 우묵한 눈빛의 중년여성 환자를 잊을 수 없다.
영화 촬영 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니, 이 세상을 그는 도저히 견딜 수 없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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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4-27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27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치니 2010-04-28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 영화 엄청 땡깁니다!

로드무비 2010-04-28 15:36   좋아요 0 | URL
치니 님, 간만에 정말 무리를 해서 이 영화 봤습니다.
2주 전쯤인데, 딱 한 차례뿐인 영화 시간에 맞춰 아침부터 서두르다가
돌아가시는 줄 알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