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이벤트 중에 지난 한 해 다이어리 중의 한 페이지를 찍어 올리는 것이 있다.
몇 명을 뽑는 건지, 한 명을 뽑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일단 상금이 10만 원. 
10만 원이면 책이 도대체 몇 권이야,  혼잣말을 하면서 며칠 전 밤 내 다이어리를 훑어보았다.
("10만 원이면 고기가 도대체 몇 근이야?"가 알라딘 서재 입성 이전 내  입에 달린 말이었다면
믿어지시는지? ......믿어진다고요?)

그런데 12월, 뒤쪽부터 훑어나갔다.
왜냐하면 근래 내가  얼마나 터무니없이 살았는지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앞쪽에는 내가 기억하지 못하는 좀 신통한 스토리가 기록되어 있을지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것도 없었다.  정말 아무것도.
나의 2005년 다이어리는 몇몇 인터넷 서점과 내가 잘 가는 가게의 거래장부
혹은 간단한 기록장에 불과했던 것이다.

유아블루님에게 빌려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다> 를 읽고 리뷰를 쓰기 위해 메모를 좀 해놓은 
페이지가 눈에 띄었는데 그 페이지를 사진 찍어 올려 이벤트에 참여해 볼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하긴 했다.
그러나 난 금방 그 야비한 생각을 접었다.

빌려 읽은 책 리뷰로 연속 15만 원 돈이나 번 게 미안해 내딴에는 좀 거한 규모의 이벤트를 펼쳤었다.
사람들은 아무도 모를 거야. 뭔가 떳떳하지 못했던 그 심리를.  빌려 읽은 책으로......
(<닭털 같은 나날> 리뷰였으면 나는 이벤트를 벌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내가 이벤트 하는 게 리뷰 뽑힌 거 자랑하는 걸로 보였는지 즐찾이 몇 명 확 줄었던 기억.
그때 참 무안했었지.
"아줌마는 그 나이에 그러고 살고 싶소?" 하는 골방족 청년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해서.

나는 남에게 희망을 주는 사람으로 살고 싶은 생각은 꿈에도 없지만 누군가  나 때문에
조금이라도 좌절감이나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싶지는 않다.
고백하자면 나는 청년 시절 그렇게 많이 만났던 멋진 어른들로부터 제대로 된 위안을 얻지 못했다.
내가 먼저 스스럼없이 손을 벌리거나 마음을 털어놓은 적도  없었지만.
그러면서도 당신은  자리를 잡은 어른이니까 내게 뭔가 희미한 빛이라도 비춰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어른들은 한결같이 돈과 명예는 어느 정도 획득했는지 모르지만, 내가 모르는 자기만의
사정으로 바빴고 도무지 여유가 없었다.
그냥 본인이 죽지 않고 잘 살아주는 것만도 다행이라고 생각할 정도인 사람도 많았다.
지금 나는 그들의 사정을 100퍼센트 이해한다.
어느덧 나도 그 나이에 이르른 것이다.


조금 전 로그인을 하지 않고 오랜만에 내 방을 구경했다.
선물 페이퍼만 주르르륵.
크리스마스라고 하여 뭐를 기뻐하고 축복해야 한다는 말이냐는 사람들이 보기엔 내 방의 불빛이
너무 밝았다.  겉으로 보기엔.....
 
거기다 2005  다이어리를 보니 한숨만 나온다.
올해도 며칠 남지 않았는데 뭘 어떻게 해야 마무리를 잘하는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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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12-26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님의 거래장부를 봐도 재밌을 거 같은데요? 알라딘의 소파 홀릭!
에, 또, 로드무비님, 마로 보러 와주세요. 주하도 찬조출연했어요. *^^*

mong 2005-12-26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침침한(아닌가? 긁적~) 제방이 있는가 하면
주하와 로드무비님 그리고 책장수님이 계셔서
화목하고 즐거운 방도 있는 게지요~
연말이 되니 괜시리 생각이 많으시죠? ^^

mong 2005-12-26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참...한때 저는 10만원이면 CD가 몇장이야? 이었던 적도 있구요~
커피우유가 몇개야? (우유중독시절ㅋㅋ) 이랬던 때도 있어요
ㅎㅎㅎㅎ

로드무비 2005-12-26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CD나 커피우유는 귀엽잖아요.
저같은 경우 '소주가 몇 병이야?" 안한 것만 해도 다행!^^
그리고 뭐 특별히 생각이 많아진 것도 아닙니다.
(리뷰 하나 쓰려다가 엉뚱한 페이퍼로 바뀐 거랍니다.)

조선인님, 책밖에 남은 게 없네요.
왜 그랬을까요?!

하늘바람 2005-12-26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열심히 산 사람이 더 뒤를 돌아보는 것같아요. 저도 일기장 한번 뒤져보아야겠어요

로드무비 2005-12-26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뭐 반성 비슷하게 하는 건 절대 아니고요.
그냥 그렇다는 말입니다.^^

아영엄마 2005-12-26 12: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초에는 포부도 당당하게~~, 이런 저런 인생 설계도 하고, 가계부도 다시 써야지!! 해놓고는 올해도 어영부영하다 다 보내버리는군요. 남은 일주일을 여유롭게 보낼 것이냐, 가열차게 해치울 것이냐... 음, 일단은 한해를 마감하는 주일이니 가열차게 출발하긴 했는데 과연 잘 마무리 될지는 모르겠네요..^^;;(저도 내년에는 다이어리를 알차게 함 적어봐야겠어요. ^^)

로드무비 2005-12-26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 엄마님, 반납할 책정리 하고 있는데 책 몇 권이 안 보여서.
올해 안에는 기필코 돌려드리겠습니다. 불끈=3

울보 2005-12-26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
님의 다이어리는 알라딘이 서재일수도 있잖아요,
일주일 힘차게 보내시고 2006년은 더 멋진한해가 되세요,

blowup 2005-12-26 1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선물을 준 사람들에 대한 고마움 표현에 그걸 보고 마음이 불편할지 모를 사람들에 염려가 부록처럼 달려 있군요. 예뻐라~

urblue 2005-12-26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일로 떳떳하지 못할게 뭐고, 야비한 생각이라니요. 그런 마음 갖지 마세요.
선물 페이퍼 주르르~인 것을 보면, 뭐 쫌 부러운 게 사실이지만, 님이 평소에 그만큼 뿌렸으니까 가능한 거 아니겠습니까.

그로밋 2005-12-26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때문에 조금이라도 좌절감이나 스트레스를 받게 하고 싶지는 않다." 저 님 리뷰 볼때마다 좌절감 느껴요. 책임지3 ^^

날개 2005-12-26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저도 선물페이퍼만 주르륵이라....ㅠ.ㅠ

kleinsusun 2005-12-26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은 희망을 주시는데요, 따뜻한 위안과 다독거림두요....
적어도, 최~소한 제게는....힘내세요!!!!! 올 한해 수고 많이 하셨어요. Brovo your 2005!

로드무비 2005-12-26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선님, 아이 상냥하시기는 정말!
님의 인사에 절로 입이 벌어집니다요.^^

새벽별님, 뭘요? 뭘요? 책임지라니!(대든다!)=3=3=3

날개님, ㅎㅎ 쫌 미안시럽죠?^^

그로밋님, 님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어깨가 들썩들썩.
나도 이 책을 읽고 리뷰 써야겠다는 의욕이 용솟음치진 않고요?^^

블루님, 그냥 한번 지껄여본 말이라우.
다시 '오만방자' 모드!^^

namu님, 제가 그런 경험이 있어서 말이죠.
언제인가 엄청 고독하고 기분이 안 좋은 날, 어느 님이 이벤트 한다고
빵빠레 울리고 수도 없이 댓글들이 달리고 하는 광경을 보자니
기분이 쪼매 이상하더라고요.
아무튼 예쁘게 봐주셔서 감사.^^

울보님, 올 한 해 알라딘에서 죽친 것 빼면 제겐 아무것도 없어요.
님은 어떠신지?
다정한 인사 고맙습니다.^^


로드무비 2005-12-26 1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이미 그 모드로 버튼을 눌렀답니다.
(님도 참 알고보면 이상한 별님이시구만요.^^)

히피드림~ 2005-12-26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빌려읽은 책으로 당선된 리뷰!!! 맞아요.저두 그 심정 잘~ 알아요.^^;;;
로드무비님께서 빌려주신 [아버지]읽고 쓴 리뷰~
그때 저두 참 부끄러웠답니다. -_-
(빌려주신 책들 다 좋았지만, 특히 [벼랑에 살다]가 기억에 남네요...)

로드무비 2005-12-26 1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unk님, 우리가 결벽증이 조금 있나봐요.ㅎㅎ
한편으론 좋으면서 출판사와 알라딘, 그리고 님들에게 미안하던 마음.
<벼랑에 살다>는 저도 정말 괜찮은 책이라 생각해요.^^

울보 2005-12-26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올초에는 야심차게 계획했던것 이룬것이 별로 없는듯,,
저도 올해 님들을 알게된것이 가장 큰수확이라지요,,

로드무비 2005-12-26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보님, 별 탈 없이 잘 지낸 걸 다행으로 알자고요.
새해에는 많은 수확 거두시길......^^

숨은아이 2005-12-26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밝고 따스한 방도 희망이 된다고 생각해요. 올 한 해 저한테 비춰주신 그 빛에 감사합니다.

로드무비 2005-12-27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아이고, 그 말씀이 도리어 고맙고 기쁘네요.
제 방이 밝고 따스해 보인 건 마이 도러가 있어서가 아닐까요?^^
 

                     1.

출판사에 다닐 때 사장님의 친구분 대학원 졸업논문을 급히 며칠 만에 만들어야 할 일이 있었다.
그런데 그는 안기부 직원이었다.
2,3일 만에 만들라고 직원들을 족친 것이 미안했는지, 논문이 마음에 들게 나왔는지,
그는 직원들 모두를  고급식당으로 데려가 밥을 사주었다.
그런데 밥과 술을 먹다 말고 갑자기 그가 나를 쳐다보며 말을 걸었다.

"로드무비 씨는 학교 다닐 때 운동권이었죠? 냄새가 나는데!"

"아닌데요?"(진짜 아니었다.)

"에잇, 아니긴 뭐가 아냐! 얼굴에 딱 써 있구만."

화장을 하는 둥 마는 둥 화사하지 못한 얼굴과 허름한 차림에 밥을 많이 먹고
술을 주는 대로 받아마시면  '운동권'으로 오인받던 시절이었다.
그날 나는 아버지가 젊은 시절 입으시던 누르끼리한 나일론 점퍼(옷장에서 발견하는 순간 너무 좋아서
서울에 가지고 와 가끔 꺼내 입었다. 특히 기분이 몹시 안 좋은 날.  그러니 오죽했겠는가!)에
무릎 툭 튀어나온 청바지 차림이었다.
거기다  그때만 해도 눈이 얼마나 초롱초롱했는지 그런 말을 들을 법도 했다.


                  2.

오래 전 우리 사무실의 고문 격인 중견 여성 소설가와 계열사인 k일보 문화부 기자랑 일이 있어
k대학을 방문했다.
국문과 교수 c에게 볼일이 있었던 것.
그런데 문제는 내가 그 기자를 무지 싫어했다는 것.
우리 사무실에만 들어오면 제 집에 온 것마냥 '아이스 티'를 한잔 부탁한다고 말하며 윙크를 하는데
그 모습이 밥맛이었던  것이다.  내 또래이기도 했고.
그런데 c교수가 우리가 들어서니 일어나서 반갑게 맞아주고는 금방 나온 자신의 평론집을
소설가와 기자에게만 주는 것이 아닌가! 
나는 조금 무안했지만 딴청을 부리고  앉아 있었다. 속으로 애꿎은 점퍼 차림을 탓하며......

그런데 그 기자 유들유들하게 이렇게 말하는 것이 아닌가!

"교수님, 이 숙녀분께는 안 주십니까?"

그러자 그 평론가 겸 교수, 허허허 웃으며 몇 년 전에 나온 자신의 시집을 한 권 빼내어 내게 준다.

"책이 마침 몇 권 없어서 말이오. 시 좋아하실 것 같은데?"

사무실에 돌아와 그 시집을 쓰레기통에 처넣었다.
(얼마 전 소문으로만 듣던 아주  멋진 책을 한 권 선물받았는데 그 책의 역자가 c교수였다.
책을 내게 선물하신 분은 그가 누군지 아시리라.ㅎㅎ)

며칠 후 마포구 용강동에 있는 모 출판사에 일이 있어 갔을 때 나는 시집을 사서
편집부의 두 시인에게서 사인을 받았다.
한 시인은 내가 열광하는 시인이었고 한 시인은 사실 그때만 해도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그날의 경험이 나를 사려깊게(!) 한 것이다.

'마음에 없는 친절을 베풀 필요는 없지만 별것 아닌 것으로 사람을 무안하게 할 필요는 없다.'

그것이 그날의 깨달음이었다.
마음 상하는 일에서 소중한 경험을 얻었으니 지금은 도리어 c교수도 고맙게 생각한다. (
이 연륜이라니!)
그런데 이상한 건 그가 무슨 대단하고 심오한 이야기를 풀어놓아도 마음이 따라가질
않는다는 것이다. 
필요에 의해서 눈으로만 하는 독서!
그는 그날 치사하게 평론집 한 권 아끼려다가 정말 소중한 독자를 잃었다는 사실을 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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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5-12-09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만 해도 눈이 얼마나 초롱초롱했는지...와 이 연륜이라니!
만 눈에 들어와요~~~
아싸 로드무비님 만세!

로드무비 2005-12-09 1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이제 다 나으셨죠?
만세 부르는 걸 보니 그렇군요 뭘.^^

물만두 2005-12-09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연륜이라니! 오오~

코마개 2005-12-09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사람들은 겉모습을 보고 많이 평가하죠. 저 같은 경우 목소리와 나이가 잘 맞지 않아서 사람들이 법률문제를 물어보러 전화해서는 "아가씨 말고 누구 없어요?"라는 식의 말을 종종 하죠. 그럼 전 "네. 없어요." , "저 그런거 모르는데요"그럼서 끊습니다. 내가 아쉽나, 지가 아쉽지.

urblue 2005-12-09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중한 독자를 잃은 그 C 교수는 누구일까~요? (이런 것만 궁금해해요. ㅎㅎ)

blowup 2005-12-09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로드무비 님의 이니셜 처리는 어찌나 감질난지.... 궁금하게 만들지나 말든지. 헹.

sudan 2005-12-09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 기자와 로드무비 님과의 관계가 어찌 됐는지가 궁금해요.

로드무비 2005-12-09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udan님, ㅋㅋ 뭘 기대하시는 겁니까?
싫어하는 기자 앞에서 그런 대우 받은 것 때문에 더 존심 상했는디요.^^;;

namu님, 제 글의 모든 이니셜 등장 인물을 실명으로 전환하면
무지 재밌겠죠? (우리끼리는?!ㅎㅎ)
제가 워낙 사려깊은 인간이라 그 이상은!=3=3=3

블루님, 제 기분이 몹시 안 좋은 날 슬쩍 귀띔해 드릴게.ㅎㅎ
(복수하는 기분으로다가!)

물만두님, 저 센스 있죠?(점입가경!ㅎㅎ)



깍두기 2005-12-09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도 성깔 있으시네!(쓰레기통에...ㅎㅎㅎ)
저라도 그랬을 것 같지만!

oldhand 2005-12-09 13: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젊어서는 초롱초롱이요, 세월이 흘러 연륜이로다. 로드무비님 멋져요. >_<

로드무비 2005-12-09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드핸드님, 부끄럽사와요.> _ <

깍두기님, 어머 모르셨어요?ㅎㅎ

비로그인 2005-12-09 14: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까 이 글 읽고 나가서 계속 저도 어떤 여자가 생각났어요
뭐 같은 얘기는 아니지만 로드무비님 따라 이니셜로 올려볼까봐요..ㅎㅎ

이 글을 읽고 나니 더 로드무비님이 꼭 뵙고 싶다는 생각을 했더라죠.
안만나주시면 어느 날 한국에 갔을때 그 아파트 앞에 가서 죽치고 있어볼 생각이예요 무섭죠? 하하

플레져 2005-12-09 14: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일단 악수!
모 시인이 제게 아주 잘난척 하면서 시집을 한 권 주더라구요.
그러기만 했으면 양반이죠. 제게 뭐 자기 타입이 아니라는 둥 어쩌구 저쩌구...
소개팅 자리도 아니고 모 선배를 쫓아갔다 그런 봉변을 당한거라
전철역 화장실에 버리고 왔어요. 나쁜 시키...
추억속의 로드무비님, 잘 만나고 갑니다 ^^ (여전하시지만...=3)

라주미힌 2005-12-09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책.. 제 위치로 제대로 갔네요... ^^

숨은아이 2005-12-09 14: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친필 사인까지 받아다가 황학동 시장에서 팔아먹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하고 생각하는 사악한 숨은아이... =3=3=3)

히나 2005-12-09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왠지 '시를 좋아하실 거 같은데요' 도 별로 좋은 소리처럼 안 들리네요.
그런 식으로 이상한 소리를 저도 좀 들은 터라.. ㅜㅜ
암튼 저도 그런 의미없는 친절에 대해서 의미부여를 많이 하는 인간입니다.
어떤 시인 교수님은 찾아갈 때마다 (두어 번 정도였지만) 자신에게 날라온
시집이나 시 월간지 등을 주곤 해서 감격했지요. 그런데 반대로 생각하면
그 걸 보낸 사람은 기분나빠 했을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아아.. 이니셜 처리하신 분들 너무 궁금.. 기분 나쁜 날 살짜쿵 좀 알려주셔요

날개 2005-12-09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지무지 공감하고 갑니다..(뭐에? ^^)

rainy 2005-12-10 0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의 연륜은 사려깊고 당당해서 저도 좋은 기운을 얻게 되요..
저는 마음이 가난한 날은.. 행색이 초라하면 어디 나가고 싶지도 않아져요..
그래서 매일 집에만 있나? ㅋㅋㅋ 멋진 페이퍼에 김빠지는 댓글..

산사춘 2005-12-10 0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초롱초롱 무비님이랑 플레져님, 역시~세요.

로드무비 2005-12-10 0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지금은 흐리멍텅 무비랍니다.

rainy님, 좋은 기운을 얻으셨다니 저도 기분이 좋습니다.

날개님이 공감하시는 부분이 뭔지 무지 궁금하네요.

따우님, 내가 홀딱 반한 기자 얘기 한번 쓸게요.

스노드롭님, 유아블루님과 함께 기록해 둘게요.^^

숨은아이님, 그 정도에 '사악하다'고 스스로를 표현하시다니!^^

라주미힌님, 그렇죠?ㅋㅋ

플레져님, 그 인간이 누군지 가르쳐주면 저도 가르쳐드릴 텐데...ㅎㅎ

사야님, 초롱초롱 때문에요?
지금은 흐리멍텅이라니까요.^^
(생각났다는 여자 이야기나 풀어주시구랴.)


비로그인 2005-12-10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요 자꾸 강조하시는 그 행색이 궁금해서요..ㅎㅎ
넵 씻고 먹고 치우고 나서 풀어볼게요..^^

야클 2005-12-10 18: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에 없는 친절을 베풀 필요는 없지만 별것 아닌 것으로 사람을 무안하게 할 필요는 없다.'
당근입니다. ^^

로드무비 2005-12-10 1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클님, 오늘은 조금 한가하신 거예요?
댓글보다 그게 반갑네요.^^

사야님, 제가 댓글을 자꾸 놓쳐요. 이상하게......
강조하니까 이런 폐단이 또 생기는군요.^^

야클 2005-12-10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닙니다. 이번달엔 일요일까지 강행군해야 합니다. 지금도 야근중이에요. 그냥 무료할때(거의 10분 간격 -_-;;)마다 한번씩 들러요 ^^

로드무비 2005-12-11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우짭니까!
주말 쉬지 않고 일하면 주중에는 좀 쉴 수 있는 건지요?
너무 무리하면 안 되는데......

플라시보 2005-12-14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마음에 드는 글입니다. ^^ 생각도 많이 하게 되었구요.

로드무비 2005-12-14 14: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라시보님, 고마워요.^^
 


이키 카우리스마키 감독 <과거가 없는 남자>

워낙 불경기다 보니 그렇기도 하겠지만 임금 체불 소식이 유난히 귀에 자주 들어온다.
정규직,  비정규직,  일용노무직... 요즘은 이렇게 노동자의 계급도 3개로 나뉜다고
어제 아침  모 방송 프로그램에 나온  한 패널이 말했다.
일을 시켜먹었으면 약속한 돈을 줘야지, 자기는 고대광실에 호의호식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며 애간장만 태우다가 결국 그 알량한 임금을 떼먹는 악덕 사장들이 많다.

영화 <과거가 없는 남자>에는 여러 가지 기막힌 사정으로 경영하던 건설회사가 망하고
뿔뿔이 흩어진 직원들에게 밀린 임금과 퇴직금을 주기 위해서 은행강도가 되는
늙은 사장이 나온다.
아리랑치기에게 호되게 당하여 자신의 과거를 몽땅 잃어버린 주인공이 통장이라도 어떻게
만들 수 없을까 하여 은행에 갔다가 강도로 돌변한 이 노인과 마주치는데......

그렇게 은행에서 강탈한 돈을 들고 주인공을 찾아와 일을 의뢰하는데 그 일이란 게
새로운 직장으로 뿔뿔이 흩어진 직원들을 한 명씩 만나 밀린 임금을 주고 오라는 것.
스틸컷 오른쪽의  돈봉투를 수북히 들고 있는 노인이 바로 그이다.
주인공은 007 작전을 방불케 하는 비밀스런 모습으로 여기저기 새 직장에서 일하고 있는
직원들을 만나 무사히 돈봉투를 전달한다.

사장님은 그 후 권총으로 목숨을 스스로 끊는데......진작에 죽고 싶었는데 직원들에게 주지 못한
밀린 임금 때문에 차마 죽지도 못했던 것이다.

영화 <과거가 없는 남자>에는 어딘가 한 군데씩 모자라 보이는 사람들이 나온다.
그들의 웃음기 없는 진지한 얼굴과 연기를 보고 있으면 이상하게 가슴 한쪽에 묵직한 동통이 느껴진다.

방송에서 임금 체불 소식이 들릴라치면 어김없이 이 영화 속 사장님이 떠오른다.
그 가슴 철렁하던 총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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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dan 2005-12-01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로드무비님의 운명의 영화가 이 영화였었구나. 전 그걸 '용서받지 못한 자'로 착각하고 있었어요. 우하하.

sudan 2005-12-01 13: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 올리시자 마자 냅다 와서 후다닥 읽고 추천했는데, 저보다 빠른 분이 계시네요?
정말 읽지도 않고 추천하시는가부다.

검둥개 2005-12-01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레닌그라드 카우보이의 그 감독이네요!
아아 가슴이 찢어집니다. 저런 사장도 있다니.

물만두 2005-12-01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영화도 있군요. 저는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도끼>를 읽고 님과 같은 생각을 했어요. 그 책은 실직자의 입장에서 쓴거지만요...

로드무비 2005-12-01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님, 스틸컷 한 장에도 제가 말하는 느낌이 전달되죠?
정말 저런 사장님이 있다면......

수단님, 그 날의 운명의 영화!^^
제가 보는 영화는 모두 운명의 영화예요.
(어느 고마우신 분이?!)

mong 2005-12-01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안타깝고 슬프지만
그러면서도 웃게 만드는 영화일것 같은데요...
보고 싶어지는 영화 또 한편~

로드무비 2005-12-01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께 강력추천!^^

물만두님. <도끼>라고요?
저도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로자 2005-12-01 1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눈시울이 뜨거워져요. 저도 보고 싶어요.
댓글 잘 남기겠다는 지키지 못할 약속만 해놓고 어디에 얼굴을 들어야 할지 몰라 저는 사라집니다. 휘리릭~

2005-12-01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깍두기 2005-12-01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이 영화 비디오가게 가면 있나요?
아님 개봉중인 영화인가.....?

2005-12-01 20: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늘바람 2005-12-01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좋은 영화를 소개해 주셨네요. 보고 싶어요.

로드무비 2005-12-01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나중에 님 방에 가서 좀 속삭일게요.^^

깍두기님, 영화는 끝났고 곧 비디오나 DVD로 나오려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여차하면 어둠의 경로로 보시지요?^^

과일&추리님, 그런 일이 있었군요.
전 처음 듣는 얘기예요.
그 딸도 아빠도 안됐다!^^;;

속삭이신 님, 우와 제가 알기로 님이 누군가를 실제로 만나는 건
처음 아닌가요?
제가 다 가슴이 두근거리네요.
어떠셨는지 이야기 해주셔야 해요.^^

로자님, 뭐 저도 그 댓글을 그리 믿지는 않았습니다.ㅎㅎ
이렇게 만나니 반갑네요.
잘 지내시죠?^^

로드무비 2005-12-01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 꼭 구해서 보세요.^^

2005-12-01 22: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5-12-02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5-12-02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칭 알라딘에서 최고로 이쁜 이모님, 다행이에요.
뭔지는 아시죠?
차분히 마무리 잘하세요.^^

날개 2005-12-02 1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 기억했다가 챙겨서 봐야겠군요...

로드무비 2005-12-03 12: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꼭 보세요!^^

DJ뽀스 2006-05-04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Dogs have no hell (텐미니츠 트럼펫 중)



'과거가 없는 남자'의 에필로그 격인 단편입니다.
이걸 보고 '과거가 없는 남자'를 봐서 이 단편의 내용이 잘 기억이 안나네요.
저 두 남녀가 어디론가 떠났다는 것밖엔요.

 

내가 딱 서른 살일 때, 스스로 너무 늙었다고  여겼고 실제로 나는 기운이 없었다.

오래도록 애인이 없는 것(더 자세히 말하면 내가 매력이 없어서 남자들이 거들떠도 안 본다는 것)도
열등감 중의 하나였고, 세상을 사는 일이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그리고 누군가를 지속적으로 사랑할 자신이 없는 것도 내겐 공포였다.
(항상 그랬다는 건 아니다. 어느 날은 또 아지못할 자신감이 넘치기도 했다.)

어느 날 일 때문에 알게 된 어느 작가의 집에 저녁초대를 받아갔을 때, 
내 맞은편에는 중년의 한 여성이 앉아 있었는데 미혼이고 시인이라 했다.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었다.
그는 오십이 다 되어 보이는데 퍼머기 없는 단발에 검정색 스웨터, 골덴바지를 고수(!)하고 계셨다.
그이 옆에는 대조적으로  탤런트 같은 화려한 화장과 복장의 60대 여인이 앉아 있었는데 서예가라고 했다.
여성스러움과 아름다움에 굉장히 집착하는 것이 느껴지는 그 서예가는 빨간 매니큐어 바른 흰 손으로
입을 가리며 호호 웃었다.
미장원에서 정성껏 올린 그 헤어스타일은 오로지 그를 위한 것으로 여겨질만큼 잘 어울렸다.
그녀는 남자친구에게서 받은 무슨 선물인가를 자랑했고,  미녀이고 멋쟁이인 자신에 대한 자부심으로
가득했다.

나의 시선은  어쩌면 나의 미래의 모습이 될지도 모를 그 시인에게 자주 갔다.
그는 말이 별로 없었고 술과 음식을 아주 맛나게 먹었으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들었다.
따끈하게 데운 정종 주전자가 열 번쯤 테이블을 돌았을 때 그녀가 갑자기 나에게 말했다.

"로드무비는 참 좋겠다. 여기 이렇게 있는 걸 알면 그 누군가 얼마나 기뻐할까!"

 맞은편에  말없이 앉아 술만 납작납작 받아마시는 내게서  오래 전 자신의 모습을 본  것일까.
나는 그렇게 따뜻한 위로와 격려의 말을 세상 어디에서도 들어본 적 없다.

그리고 시간이 한참 지난 후 나는 어느 책에서 그녀의 이름을 보았다.
박목월 시인의 추천사는 그에 대한 믿음과 애정으로 가득했다.
그리고 그의 젊은 날, 데뷔 시들은 정말이지 멋졌다.
나는 그의 시들을 읽으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날 화려한 여인 옆에서 상대적으로  너무 초라해 보였던 그이는 사실은 그렇게
멋진 청춘을 구가하고  멋진 시를 쓰는  시인이었던 것이다.

"양귀비가 부럽지 않은 아침" 이라는 그의 詩句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는 정말  양귀비가 부럽지 않았던 것일까?

아무튼, 나도 언젠가 젊은 날의 나를 빼닮은 인간을 만나면 그이가 그날 해주었던 말을
그대로 들려주고 싶다.(알라딘 서재에서 이미 두어 명을 만났다.)

"xx이 여기 있는 걸 알면 그 누군가 얼마나 기뻐할까!"

 

-----------

이 페이퍼를 올리고 시인의 이름을 검색해 보니 출생연도가 1941년.
그가 부디 건강하고 평안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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릴케 현상 2005-11-27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또 로드무비님이 맛난 걸 먹고 사진 올렸는 줄 알았어요^^

mong 2005-11-27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 가슴이 따땃해지는 아침입니다
서른살때의 로드무비님이 이해가 되는건
제가 서른을 넘겼기 때문일까요? ^^

하루(春) 2005-11-27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멋지다. 감탄이 절로 나오는데요?

플레져 2005-11-27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전까지 침대에서 뭉개고 있다가 훤한 창문을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어요.
언젠가 아주 개운한 아침을 맞았던 그날의 느낌과 여운이 비슷하다고...
어떻게 이름을 붙일까 했는데, 양귀비가 부럽지 않은 아침으로 해야겠어요...^^

로드무비 2005-11-27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오랜만에 페이퍼 올리는 기분이에요.
서른 살, 참 좋은 나이인데 그것도 모르고...^^

로드무비 2005-11-2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님, 해물파전 어제 특대로 구워먹고 사진 한 장 찍어놨는데 올릴까요?ㅎㅎ

플레져님, '양귀비가 부럽지 않은 아침'이 뭘 뜻하는지 아셔서 기뻐요.^^

하루님, 님도 양귀비가 부럽지 않은 아침을 매일 맞으시길!^^

blowup 2005-11-27 1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몸을 따끈하게 데우는 글이어요.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그런 말을 건넬 줄 아는 어른이 되고 싶어요.

로드무비 2005-11-27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amu님, 정종처럼 천천히 몸을 데우는 그런 말, 그런 글을 쓰시길.^^

새벽별님, 타인 속의 제일 예쁜 걸 끄집어낼 줄 아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그 시인처럼.

야클 2005-11-27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여기 있는 걸 알면 그 누군가 과연 기뻐할까!"를 생각하게 돼요.
아, 잠 너무 많이 자서 머리가 묵직한 일요일. 운동하러 가야지~~~ ^^

날개 2005-11-27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시간에 여기서 로드무비님 글을 볼 수 있다는 것도 그래요...
양귀비가 부럽지 않은 점심..(시간이 벌써....ㅎㅎ)

싸이런스 2005-11-27 12: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말은 저에게 필요한것 같아요. 해주셈 앙!

로드무비 2005-11-27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싸이런스님, 싸이런스님이 이렇게 있다는 걸 알면 누군가 아주 기뻐할 텐데요.^^

날개님, 양귀비가 부럽지 않은 저녁, 이라고 했으면 저 삐졌을 거예요.
왜 이리 요즘은 늦게 오시나? 아예 안 오시기도 하고...^^

야클님,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세요.ㅎㅎ=3=3=3
잠 많이 자서 묵직, 술마시느라 잠 못 자서 묵직.
님의 머리도 가벼울 때가 있어야 하는데...^^

검둥개 2005-11-2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은 스웨터, 골덴 바지, 단발, 이거 저 아닌가요? ^^ 용모는 다 갖췄으니 이제 화려한 젊음만 복구하면 되는데 음, 음음...

로드무비 2005-11-27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생각하니 제가 지금 그 시인의 그때 허름한 모습과 흡사한 것 같아요.
청바지 대신 골덴바지만 꺼내 입으면...
검둥개님도?^^

검둥개 2005-11-27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진짜요. 멋져요!!! 자, 이제 "핫바에서 풍겨오는 이 그윽한 인생의 냄새~~"를 시구로 제게 시 한 수만 지어주시면 바루 그 멋진 시인분의 반열에 오르실 수 있어요. ^^ =3=3=3

히나 2005-11-27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60대에도 남자친구에게 받은 선물을 자랑하는 서예가가 넘 부러워요
아, 이러면 속물인가요? ㅎㅎ 저도 오래도록 애인이 없다는 열등감으로
내 인격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심각하게 고민이 되지만 아주 가끔은
이기지 못할 자신감으로 충만해 있을 때도 있답니다. 다행이죠.
그런데 타인 속의 제일 예쁜 것을 꺼내는 즐거움도 좋지만 타인 속의 제일
미운 것을 꺼내 놀려주는 심술궂음도 좋더라고요. 마치 좋아하는 여자아이를
괴롭히는 남자아이처럼 말이예요. ㅎㅎ
전 일요일 일하러 나와서 그런지 절세미녀 양귀비가 부러운 나른한 오후예요.

로드무비 2005-11-27 15: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인 없는 별로 안 예쁘고 화사하지도 않은 시인이나 소설가보다
60대에도 연애와 자신에게 도취된 여인이 귀엽긴 하더군요.
스노드랍님, 일요일에도 일이라니, 에구.^^

검둥개님, 전 이미 그 반열에 올랐다고 생각하는 걸요.=3=3=3

하늘바람 2005-11-27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구뇽. 전 아직 그런 경험이 없어서 좋은 시는 시로만 만나야지 시인을 대면하면 서먹하고 그다지 마음이 와닿게 되지 않더라고요

sudan 2005-11-27 1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말없이 추천만.

로드무비 2005-11-27 21: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반갑고 고맙고......^^

하늘바람님, 시인을 직접 만나보신 적이 있으시군요.
뭐 그런 면도 있겠죠?^^

urblue 2005-11-28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구에게 그 말을 들려주고 싶으신 걸까요? ㅎㅎ

로드무비 2005-11-28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이가 있다오.('' )

비로그인 2005-11-28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단님 따라 말없이 추천..은 하고 가지만 약간 얼이 빠진 상태로 웃고 있삼!! 왜냐하면 그 사람은 저니까요!! 음홧홧홧!!

로드무비 2005-11-28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님, 아심시롱.^^*

2005-11-28 1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조금 전 모 영화잡지의 한 기사를 읽다가 무언가 목에 걸려서 다시 앞으로 돌아가 그 문장을 읽었다.

--서강대에서는 청소부마저 영어 가능자를 쓰겠다는 판이고......

다시 읽어보아도 역시 목에 걸린다.  잔가시가 아니다.
내가 너무 까탈스러운 걸까?

'아무 생각 없이 열중하여 글을 쓰다보면 그럴 수도 있지 뭘 그걸 가지고 페이퍼까지 쓰고 그러냐?
넌 얼마나 잘나서?'

일단 나에게 딴지를 걸어 보아도 목에 넘어가지 않는 건 마찬가지다!
평소 엄청나게 날카로운 필봉을 휘두르는 척하는 이 필자는  평소 나에게 미운 털이 박혔다.

조사 하나에 얼마나 큰 뜻이 숨어 있는데?

'청소부마저'에는 청소부를 폄하하는 필자의 평소 생각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는 게 나의 생각이다.
'청소부도'라고 쓰는 것이 마땅하지 않을까!

에스비에스의 한 여성  아나운서는 대종상인가 백상인가 영화제 시상식 진행 도중 안성기를 소개하면서
"참 보기좋게 늙어가시는 분!"이라고 소개하여 한동안 나의 의심(그의 소양, 혹은 양식)과 미움을 받았다.
나이 쉰도 안 된 사람 보고 '늙어간다'고 표현하는 건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나이가 몇 살이더라도......"참 보기좋게 나이 드시는 것 같다"고 표현해야 옳다.
(고백하자면 마흔을 앞두고 나이에 굉장히 민감할 때였다!ㅎㅎ)

그런데 최근에 이 아나운서가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작은 일에도 눈과 코가 벌겋게 변해(눈물을 참느라) 
어쩔 줄 모르며 방송하는 모습을 보고 그녀가 좋아져 버렸다.

'그렇게 큰 방송을 진행하다 보면 그럴 수도 있는 일이지, 뭐!'로 생각이 바뀐 것!

공인으로서의 글쓰기나 말하기는 정말 어렵겠다는 생각이 든다.
언제 나같은 꼴통 독자나 시청자를 만나 사소한 일에 욕을 덤테기로 얻어먹을지 어떻게
알 수 있겠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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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05-11-17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꼴통 기자 맞네요. 뭐!

로드무비 2005-11-17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분이 그렇게 말씀해 주시니 용기 백배!^^

라주미힌 2005-11-17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글이란게 쓰다보면 그럴경우가 많더라구요.. 의도하지 않았어도, 뉘앙스가 개떡같은..
저건 진짜 개떡같네요 ...

로드무비님 마흔? 헉... 내 또래인줄 알았는데.. ㅋㅋㅋ

로드무비 2005-11-17 1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그렇죠? 개떡같죠?
(입이 좀 험하시구려. 저 입 험한 거 좋아해요!)
나이 얘기는 못 들은 걸로......^^;;

라주미힌 2005-11-17 18: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데.. 사실 따지고보면 계급의식은 모두다 갖고 있는거 같아요.. (저 또한..)
사는 지역, 교육 수준, 재산, 나이, 직업...
숨긴다고 고상한 것 같지는 않고, 드러나면 천박하고.. 어려워요..

로드무비 2005-11-17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니까요.
그런데 전 그 부분을 좀 민감하게 생각하는 편.
(허위의식이 아닌가? 스스로 찔리는 부분이 있어서인진 모르겠지만...)

숨은아이 2005-11-17 18: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자요, 마자.

물만두 2005-11-17 1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억~~~~~~~

하루(春) 2005-11-17 2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 참 마음에 드네요.

mong 2005-11-17 2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아 다르고 어 다른데
저도 그런거에 가시 걸리면 넘어가기 힘들더라구요
로드무비님 저도 입 험한거 좋아해요! (어째 분위기가....)
마지막에 골똘....한 우디 알렌두 좋아요 ^^

진주 2005-11-17 2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마저'라고 했다면 괜찮은 문장이었는데....쯔쯔...

국경을넘어 2005-11-17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말씀이 '마저'요 '마저' ㅋㅋㅋ

가시장미 2005-11-17 2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 말씀이 '마저'요 '마저' 으흐흐흐

산사춘 2005-11-18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견으로 떡칠된 세상이라서 스스로 경계하고 살지 않으면 남에게 상처를 줄 수 밖에 없는 듯 해요. 검열은 이런 데 사용되어야... 무비님표 레이다 짱!

로드무비 2005-11-18 1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어라? 이미지 사진 바뀌었네요. 구경 가야겠다.
맞아요, 편견으로 떡칠된 세상!
그나저나 제 레이다 아찍 쓸만하죠?^^

가시장미님, 웃음소리가 심상치 않은 것이 폐인촌님 팬이신가 보다.
'마저'요?^^

폐인촌님, 제가 언제 틀린 말 하는 것 보셨나요오?(애교랍시고 + 잘난척!)^^

진주님, 도대체 그 사진 속 소녀 누굽니까?
너무 이쁘잖아요.
다음엔 '진주마저'라고 적을게요.^^

mong님, 입 험한 거 좋아하신다니 우린 같은 과?
우디 알렌 얼굴 이 페이퍼와 잘 어울리죠?^^




로드무비 2005-11-18 1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마지막 문장이 뭐였죠?
아아! 꼴통 독자요오!
님도 그런 거 좋아하시는구나.^^

물만두님, 크억~~ 음향이 심오합니다.^^

숨은아이님, 님이 맞다고 하시니 정말 제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으쓱=3

비로그인 2005-11-18 1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댓글을 보다 생각난 건데요..
저도 제 자신을 변화시킨다는 것이 솔직히 좀 힘들더라구요. 비민주적이고 전근대적인 말과 행동이 튀어나올 땐, 좌절감 느끼죠. 갈 길이 바빠요, 도 닦아야 돼요, 도를..

로드무비 2005-11-18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복돌이님, 사실 우리는 각자 자신만의 편견들도 꽤 가지고 있을 거예요.
그리고 자신이 입으로는 이렇게 저렇게 그럴싸하게 말하지만
무엇을 속이고 있는지 잘 안되는지 또 알 거고.
그래도 의지를 천명하면 좀 나아지지 않을까요?^^;;

릴케 현상 2005-11-18 15: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책마저 추천을 하고

로드무비 2005-11-18 16: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산책님마저......
고마워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