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얼마를 받기로 하고 요식업체의 종업원 신분으로 새마을연수원에 2박 3일 ,
위장취업을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니까 가설라무네 내가 대학을 졸업하고 3년째 시립도서관이나 오가며 주야장창 놀던 때의 일이다.
세상에 얼마나 돈이 궁했으면 그런 아르바이트 자리를 수락했을까!
여기서 '그런 아르바이트'의 방점은 요식업체 종업원 신분의 위장취업이 아니고 ,
24시간 풀 근무의 단체생활에 찍힌다는 것 정도는 아시죠?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내겐 두 가지 마음이 있었다.
내가 이런 데 와서 일당 얼마에 품을 팔 인간은 아닌데, 하는 오만.
그리고 두 번째는 정말 그들이 부러웠다.
요식업체에 근무하는 종업원, 그 고단한 생활을 내 짐작 못하는 바 아니었으나,
어딘가에 소속되어 하루종일 일을 하고, 월말이면 월급봉투를 받고, 회식에도 참석하고.
나는 정말 그런 것이  얼마나 부러웠는지 모른다.

그 두 가지 마음은 지금도 그대로 내 속에 살아 있다.
오만과 열등감의 교차와 난립으로......

아무튼 2박 3일 몇 푼 되지도 않는 돈을 벌기 위해,  영도구 남항동인가?
산꼭대기의 새마을연수원 에서  금쪽같은 청춘의 사흘을 보냈다.

그 시간들은 대부분 수상한 강의들로 채워져 있었다.
강당에 모여 이런저런 강사들의 정신교육 쪽 강의를 하루종일 들어야 했는데,
어느 날, 내 옆자리에 앉은, 불면 날아갈 것 같은 얇은 몸피의 내 또래 아가씨가 눈에 띄었다.
그녀의 날깃날깃한 하늘색 청바지 허벅지 쪽(오른쪽인지 왼쪽인지는 모르겠고) 에는 
생떽쥐베리의 <어린 왕자>의 한 삽화(지평선을 상징하는  가로 선과,  그 위를 지나가 만나는
비스듬한  각도의 선, 그리고 별 하나)가  볼펜으로 그려져 있었고,
'나는 슬프다'라고 예쁜 글씨로 적혀 있었다.

 그 청바지의 볼펜으로 그린 삽화와 한마디 말은 이상하게도 지금까지 또렷하게
내 머리속에  각인되어 있다. 주근깨가 많았던 창백한 그녀의 옆모습도!

두 번째 잊을 수 없는 일은, 둘째 날인가 어느 강사의 정신개조 강의에
그만 내가 홀딱 넘어가 버린 일이다.
그는 역경을 뚫고 성공한 사람들의 사례를  일일이 열거했는데,
나는 그 중 한 사례에 얼마나 감동을 했던지 내 주머니 속의 전재산(!)을
그 강의 속 주인공에게 전해달라고 하기 위해 복도에 나가 그를 기다리고 서 있었다.
부흥사경회에서 파워풀한 부흥사의 설교에 감동하여 돈은 없고, 손가락의 금반지를 빼어
헌금 주머니에 넣는, 바로 그 심리였다.
다행히 그 양심적인 강사는 내가 내미는 돈을 받지 않았다.
나중에 생각하니  얼마나 쪽팔리던지......

뻔한 내용의 강의에 감동하여 전재산을 바치려고 복도에 서있던 그녀가 가끔 그립다.
해운대 무슨 복집 종업원의 명찰을 달고 초조하게 강사를 기다리던 그 상기된 얼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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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돌이 2006-02-04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슨 얘긴데 그리 홀딱 넘어가셨을까 궁금하네요. ^^

조선인 2006-02-04 0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보기엔 그녀는 아직도 여기 있는데요?

반딧불,, 2006-02-04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ㅎ
(여전히 귀여우신 님^^)

Mephistopheles 2006-02-04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만과 열등감 뒤에 순수와 열정을 넣으셔도 될 것 같아요..^^

mong 2006-02-04 09: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에 읽는 로드무비님의 가볍지 않은 페이퍼를 읽으니 너무 좋아요
흐흐

비로그인 2006-02-04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의 인생 구석 구석엔 어찌나 따뜻한 이야기가 많이 숨어있는지..^^
저 어제 드디어(!) 로드무비님 꿈을 꾸었어요 어찌나 웃기던지
그리고 그 자그마한 사진 속 모습이 그대로 살아났더랍니다..하하
잠시 안부 전하고 갑니다..^^

혜덕화 2006-02-04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두 문장에 눈물이 나려고 했습니다.
뻔한 내용의 강의에 감동하는 것, 그게 청춘의 아름다움 아닐까요?
너무 뻔하다는 걸 미리 알아버린 요즘 아이들, 무서울 때가 있으니까요.

로드무비 2006-02-04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제가 좀 단순무식한 인간입니다.
그래서 뭐든 1차 관문이 필요해요. 이게 충동인가 아닌가...ㅎㅎ

사야님, 그 조그만 사진 속의 얼굴이 사야님 꿈에
어떤 모습으로 나왔는지 궁금하네요.
나중에 주하에게 엄마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생각하고
생각날 때마다 하나씩 쓰고 있습니다.^^
(아직 보따리가 불룩해요.)

endo님, 조금 전 어느 님이 쓰신 정태춘 음반 리뷰에도
연대 노천극장이 나왔는데.

마이페이퍼 링크 주소 : http://www.aladdin.co.kr/blog/mypaper/812348

한번 읽어보시라고 주소 긁어왔습니다.
저도 강의실에서 그 강의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지금 생각하면 우스워 죽겠습니다.
몇 푼 벌러갔다가 하마터면 비상금 전부 탕진할 뻔했습니다.
비쩍 마른 젊은이 만나게 되면 술 한잔 하실 거죠?
따귀를 한 대 때릴지도 모르겠다는 표현이 재미있습니다.^^



로드무비 2006-02-04 1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ong님, 너무 좋으시다니 저도 너무 좋네요.^^

메피스토펠레스님, 그 당시엔 그게 좀 있었던 것 같은데,
어디다 흘려버리고 왔는지 지금은 없네요. 아무것도!^^

반딧불님, 제가 생각해도 좀 귀여웠어요.ㅎㅎㅎ

조선인님,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바람돌이님, 새벽별님, 가난하고 병들고 아무튼
기가 막힌 사연을 가진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뭐 꿈을 잃지 않고 살아간다, 그런 이야기가 아니었을까요?ㅎㅎ





하루(春) 2006-02-04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상한 강의 ㅋㅋ

로드무비 2006-02-05 1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님, 정말 수상했다니까요.^^

숨은아이 2006-02-05 2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식업체 종업원들이 그런 "정신 개조" 연수 같은 것도 받았군요. 의무사항이었던가 봐요. 그러니까 대신 내보낼 아르바이트까지 구했겠죠. 그 "양심적인" 강사, 참 뿌듯했겠어요. 그렇게 열심히 들어준 사람이 있어서.

날개 2006-02-06 15: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른거엔 잘 안그러다가도, TV에서 애들이 아파 고생하고 있는것만 보면 눈물 펑펑 쏟으며 거금(?)을 확 송금 해버리고 만다는.......
로드무비님이 복도에서 서 있을 당시의 심정이 상상이 갑니다...^^
 



 

 

 

 

 

 

 

 

어제 낮, 남산 H호텔 일식당에서 부부 동반 점심 모임이 있었다.
입을 옷이 없어서 밑에는 검정색 추리닝 바지를(자세히 안 보면 추리닝인지 모른다)
위에는 짙은  잿빛 라운드 스웨터에 10년째 입고 있는 잿빛 반코트를 걸쳤다.
모두 다섯 쌍인데 다른 분들이 너무 화사하고 예쁘게 하고 나와 내 남편이 기죽을까봐
그게 신경이 좀 쓰였다.
아, 나도 신경을 좀 썼다.
스웨터 안에 흰 면티를 입어 하얀색이 살짝 보이도록 한 것.ㅎㅎ

그리고 그곳 커피숍에서 차를 마시는데 나는 이런 때나 먹어보자 해서 얼 그레이를,
다른 분들은 비엔나커피, 카푸치노, 카푸치노 아이스크림 등을 제각각 시켰다.
좋은 사람들과의 근사한 모임에 모처럼 가슴이 조금 두근거렸다.
더구나 일행 중의 한 분으로부터 두툼한 금일봉을 하사받았으니......

대우빌딩으로 걸어서 나오자 바로 서울역으로 연결되었다.
오후 세 시도 안 된 시간.
곳곳에 나뒹구는 소줏병들,  벌써 취한 사람들.
그리고 어느 계단 밑에는 목발을 짚었다가 넘어져 굴렀는지 피를 흘리며
한 장애인이 쓰러져 있었다.
지하철의 직원이 나와 어디론가 구조요청을 하고 있는데 그 쓰러진 사람의 눈빛이
너무 슬프고 막막했다.

전철 안에서 읽던 책(<마초로 아저씨의 세계화에서 살아남기>)을 펼쳤는데
그림과 글이 하나도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사는 게 지옥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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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wup 2006-01-17 14: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얄궂게 저런 화사한 아이스크림 사진 아래, 이토록 마음 스산해지는 이야기를 쓰시다니. 로드무비 님 마음이 그러셨던 거죠?

바람돌이 2006-01-17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우아하게 하루를 보내것 같은 날. 저런 모습을 보면 마음에 더 알싸한 죄책감이.... 사는건 여전히 지옥같은데 나는 무얼하고있나 이런 죄책감이 나에게 면죄부를 줄까 뭐 이런 생각들.... 힘겹죠.

물만두 2006-01-17 14: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검둥개 2006-01-17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상이 돛 떨어진 배처럼 기우뚱거리는 날이 있어요. 사실은 뱃전에 항상 풍랑이 요란한데, 취해서 모르고 살다가 문득 정신이 드는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저는 잿빛이 좋아하는 색깔이어요.

mong 2006-01-17 14: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역을 지나칠 때마다
어디론가 떠나고 도착하는 사람들 사이로
보이는 아저씨들을 볼 때 마다
가슴이 답답해 지곤 합니다

urblue 2006-01-17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이 턱 걸려요.

chika 2006-01-17 15: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우님 표현처럼 서재질 하며 희희낙낙 거리다가 이곳에서 이쁜 사진을 볼 때까지도 줄곳 희희거리고 있었는데... 그랬는데요.. ㅠ.ㅠ

로드무비 2006-01-17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카님, 계속 하던 대로 하자고요.
괜히 쓰다보니 울컥해서.^^;

새벽별님, 몇 킬로그램 감량하셨나이까?^^

블루님, endo님, 뭔지 사는 게 사는 것 같지 않네요.

mong님, 뿅망치돼지볼펜 불빛 들어오는 게 재밌어요. 딴청~

검둥개님, 잿빛도 이젠 왠지 잘 안 어울려서 입을 게 없시요.;;

물만두님, 네. 저도......

바람돌이님, 전 죄책감 같은 것도 잘 안 들더라고요.
멍한 상태.

namu님, 저 아이스크림은 다른 분 꺼 먹어보고 맛있다고 하도 껄떡대니까
하나 더 시켜주신 것이었습니다.
고마움의 표시로 한 장 찰칵!

2006-01-17 2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영엄마 2006-01-17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 데리고 영화관 가면서 지하철 통로로 가면서 그 안에서 주무시는 노숙자분들 보니 제가 호사를 하는 것 같고 마음이 좋지 않더군요. 그 분들도 사는 게 지옥 같으실려나요..

비로그인 2006-01-17 2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역 주변을 자주 지나다녀요. 근처 쪽방들은 거의 철거된 것 같고, 잔뜩 돈을 들인 국적 불명의 상가 건물들이 하나 둘 들어서고 있더군요. 일본 관광객들은 남대문시장으로 해서 주변으로 즐겁게 쇼핑하고... 전국농민대회를 하면 어김없이 전국 각지의 농부들을 태우고 올라 온 대절 버스를 주차해둔 곳이 서울역 뒤편 남산 방면으로 해서 올라가면 있는 용산도서관 근처예요. 서울역 주변은 다니기가 참 불편해요. 모형 퇴적층을 보듯 현재 우리 사회의 거의 모든 모습이 적나라하게 축약되어 드러나고 있다는 생각이거든요. 잘 지내셨어요, 무비 언니? 흐흐. [세계화에서 살아남기] 리뷰 기다릴게요!

로드무비 2006-01-18 09: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파님, 안 그래도 여기 어디 부근 도서관일 텐데, 잠시 생각했답니다.
양동 골목은 지금은 자취를 찾기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정말 묘한 분위기의 동네예요.
100년은 되었다는 남대문교회에 언제 하루 예배를 보러 갈 생각이에요.
낡은 교회의 아우라가 굉장하던데......
(예배도 분위기로 보는 인간!=3=3=3)
리뷰는 기대 안하시는 게.^^

아영엄마님, 아이들이 물어보면 참 대답할 말이 궁하지 않나요?^^;

속삭이신 님, 생판 타인을 보는 시선이 아니라 어쩌면 내가
저 자리에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신다니 반갑습니다.
진심이 담긴 인사말에 문득 가심이; 찡하네요.
님도 올해 건강하시고 모든 것이 잘 되기를 바랄게요.^^*

속삭이신 님, 저, 저, 정말입니까요?@,.@


서연사랑 2006-01-18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요.....이렇게 '의도적으로 가볍게'라도 얘기하지 않으면 견딜 수가 없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인거죠. 보고도 못 본 척, 다같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면서도 내 책임이 아닌 척...
그래도 알라딘에 오면 같이 마음아파 해주는 분들이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로드무비 2006-01-18 1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연사랑님, '엽서'로 썼다가 '의도적으로...'로 마무리됐습니다.
아이스크림 사진을 넣은 것만 봐도 알 수 있지요? 헤헷.

플레져 2006-01-18 1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음이 짠해서 추천만 두드리고 갔어요.
오늘에서야 책을 살펴보았네요. 땡스투여요.

날개 2006-01-18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로드무비 2006-01-19 09: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날개님, 방긋방긋.^^

속삭이신 님, 으윽, 전 100사이즈 니트 세트가 안 맞아서
우야꼬, 하고 있는데.
실도 좋고 깜장색인데 저랑 좀 바꿔 입으실라우?ㅎㅎ
경하드리옵니다.(_ _)

플레져님, 그날, 님의 향수 냄시를 설핏 맡았는데 말이에요.^^
 

지난주 일요일 우리 가족은 1박 2일로 동해 쪽 나들이를 했다.
차 안에서 <바보들의 행진>과 <별들의 고향> 음반을 번갈아가며 틀었는데,
서너 차례 반복하여 듣다보니  '한잔의 추억'이나 '고래사냥'이 나오면
아이가 고래고래 큰 목청으로 따라 부를 정도가 되었다.

"자, 떠어나자, 고래 자압으러어! 삼등사암등 완행열차 기차르을 타고오오오오~~"

대포항에 가서 우선 회를 한 접시 해치우고,  저녁에는 더욱 본격적으로 회를 먹었다.
그것으로 모자라 다음 날은 강구로 대게를 먹으러 차를 달렸다.
서너 시간 거리.
7번 국도를 달리자니 창밖으로 시퍼런 바다가 계속 대령해 있어서 너무 좋았다.
깊고 푸른 겨울바다를 보면서 번잡한 마음을 씻고, 흐린 눈을 좀 씻고 해야 하는데
나는 오로지 처음부터 끝까지 먹을 궁리뿐이었다.

차 안에서 읽으려고 한 권 달랑 가지고 간 것도 <사는 게 맛있다>라는 제목의 책.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산문집이었다.

강구항에 내려 익숙한 대게 시장을 한 바퀴 돌고난 후 제일 좋아보이는 대게 무더기 앞에서
흥정을 시작했다.
평소 내 꿈 중의 하나는 대게를 실컷 먹어보는 것이었다.
자잘한 놈으로 말고, 제대로 속이 꽉찬 영덕대게로.
더구나 대게 값은 남편이 내기로 했으니 이 얼마나 기쁠소냐!

킹크랩 두 마리와 큰  대게 여섯 마리를 합해  남편은 떨리는 손으로 10만 원을 지불했다.
안내해 주는 식당으로 가서 찜통에 들어가는 우리 대게들을 흐뭇한 눈으로 보는데
다른 사람의 찜통이 눈에 띄었다.
그 찜통 속의 대게 두 마리는 집게발에 초록색 표찰을 달고 있었다.
찜통 담당 청년에게 물으니 진짜 영덕대게라고 했다.
아니 그럼 우리가 사온 대게는 가짜 영덕대게라는 말인가!

"사오신 것 전부 합해도 한 마리 값이 안 돼요."

그렇게 말하는 청년의 얼굴이 묘하게 교만했다.
백화점 명품 코너의 콧대 높은 판매원처럼.

바닷가 조그만 식당 안은 손님들로 꽉 찼다.
우리 옆자리는 50대 후반의 능글능글한 남자 둘과 젊은 아가씨 둘이 마주보고 앉아 있었는데
그녀들은 대게를 별로 안 좋아하는지 대게의 살을 발라 자기 남자의 입에 넣어주느라 여념이 없었다.
별꼴이야!

우리 뒷자리엔 옷차림이 세련된 청춘남녀가 역시 짝을 이루어 앉아 있었는데
여자들끼리 나란히 앉고 남자들끼리 나란히 앉아 수군수군 하는 것이
미팅에서 만난 지 얼마 안 되는 것 같았다.
남자들끼리 나가 계산을 하고 그의 파트너들은 수북한 게껍질 앞에서 화장을 고치는데
그 청춘의 미묘한 설렘이 고스란히 내게 전해져 왔다.
'정말 좋을 때야!'

우리 가족 오른쪽 옆 테이블이 알고봤더니 초록 표찰을 단 진짜 영덕대게의 주인이었다.
30대 중반의 부부.
그들은 12만 원짜리 게를 각각 한 마리씩 차지하고 앉아 30분도 안 되어 박살을 냈다.
게를 먹는 중 남자는 주인을 불러 적당한 대게를 10만 원어치 서울 장모에게 택배로 보내달라며
수표를 내밀었다.

찜통 속의 킹크랩과 대게들이 큰 알루미늄 쟁반에 수북히 나왔다.
우리는 킹크랩 한 마리와 대게 두 마리를 먹기로 합의하고 나머지는 포장해 달라고 했다.
속살이 80프로 정도밖에 차지 않아 초록색 표찰을 달지 못한 대게였지만
너무너무 맛있었다.
남편은 운전 때문에 술을 마시지 못하고 소주 한 병을 내가 다 비웠다.

손님에게 대게를 판 아줌마가 식당에 들러 주인과 무슨 말을 하던 중 우리 뒷자리의
세련된 옷차림의 젊은이들이 대게 값을 나중에 지불하기로 했는데 대게 값은 내지 않고
자릿값과 술값만 내고 간 사실이 드러났다.
'거참, 인물들이 아깝다!'

조그만 대게 식당 안에서 우리 가족이 머무른 시간이 약 한 시간 20분.
그 짧은 시간 동안 인생에서 일어날 수 있는 온갖 일들(불륜, 사기, 빈부 격차)이
주변에서 벌어지는 것을 보았다.

밤 열한 시, 남동생의 집에서 쪄온 게를 안주로 술을 마셨다.
그 시간까지 퇴근하지 않은 올케 몫으로 한 마리를 남겨두고 실컷 먹었으나
초록 표찰에 약간의 미련이 있었던 나는 술김에 남편에게 호기를 부렸다.

"나중에 내가 돈 많이 벌면 초록 표찰 달린 게 사줄게!"

물론 남편은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
우리가 누릴 수 있는 호사는 거기까지라는 뜻일까?



차유리에 쌓인 눈 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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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1-15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진짜 멋진 이야기입니다.
그까이꺼..ㅎㅎ 초록표 못 먹으면 어때요? 그보다 더 맛있는 가족들과의 정이 섞여 있는 맛있는 게를 드셨으니..^^

로드무비 2006-01-15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 당분간은 게 생각 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우리 동네 간이횟집에서 한 마리 3만5천 원 하는 킹크랩이
거기선 1만5천 원 하더군요.
그것만으로도 너무나 흐뭇했습니다.^^

mong 2006-01-15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불륜, 사기, 빈부 격차...그 까이꺼
세식구 단란하게 잘 드시고 오셨음 된거죠~
ㅎㅎㅎ

라주미힌 2006-01-15 1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게보다는 가족나들이 자주 하시는게 부럽삼!! ㅎㅎㅎ

로드무비 2006-01-15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라주미힌님, 빨리 결혼하시라요.^^

mong님,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인생의 소원 한 가지를 풀었으니 된 거고요.ㅎㅎ

깍두기 2006-01-15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은 진짜 엄청 잘 드시는 것 같애!
부럽삼^^

hnine 2006-01-15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게가 지금이 제철이라고 작년 여름 동해 여행갔을때 식당 주인아저씨께서 그러시던데, 제철의 대게를 드셨군요~

하루(春) 2006-01-15 1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정한 웰빙가족이군요.

urblue 2006-01-15 18: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잘 놀러다니시고 잘 드시고, 정말 잘 사는 가족이에요.
7번 국도, 좋죠? 그러고보니 그런 제목의 소설도 있었던 것 같은데.

혜덕화 2006-01-15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어요, 글이. 짧은 시간동안 본 여러가지 사건들.
싱싱한 영덕 대게 맛이 그립습니다. _()_

히피드림~ 2006-01-16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밌게 잘 읽었어요. 저도 가고 싶네요.^^

로드무비 2006-01-16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펑크님, 꼭 다녀오세요.^^

혜덕화님, 뭐 사건이랄 것까진 없겠지만 그 다양한 인간군상이
제게 꽤 깊은 인상을 남겼길래.^^
(영덕대게, 방학 동안 드실 수 있지 않나요? 마음만 먹으면...^^)

블루님, 작년엔 차가 없어 못 다니고 딱 1년 만인데?^^
그리고 7번 국도, 윤대녕!^^

하루님, 진짜 웰빙 가족을 못 보셨군요.ㅎㅎ

hnine님, 제철의 대게 맞아요.
그 정도의 맛에 저는 만족합니다.^^

깍두기님, 그래서 이 모양이잖소!=3=3=3

2006-01-16 10: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06-01-16 18: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 그래 예쁜 고래 한마리 잡으셨나요.
아무래도 영덕 대게만 잡으신 모양입니다. ㅎㅎ

2006-01-17 02: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balmas 2006-01-17 0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영덕대게!!! 부럽삼. 침 질질~~
직접 가지는 못하고 주문이나 한번 해볼까??

로드무비 2006-01-17 0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발마스님, 명함 두 장 가지고 왔는데 갈챠드릴까요?^^

속삭이신 님, 올리신 리뷰 보고 왔습니다.
좋아하시니 흐뭇하네요.^^

니르바나님, 해양경비대에 걸려서 그만!=3
대게만 배 터지게 먹고 왔습니다.^^

속삭이신 님, ㅎㅎ 책을 보는 순간 님을 떠올렸다지요.
세상 모든 것에는 임자가 따로 있다는 생각을 합니다.
잘 보관하고 있을게요.^^

산사춘 2006-01-17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같으면 먹느라고 주변은 살펴보지도 못했을 터인데... 참 정겨분 가족 풍경이어요.

로드무비 2006-01-17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산사춘님, 대게 쪄지길 기다리는 동안(30분)의 일이랍니다.
마이 도러는 게딱지에 비빈 밥 차지하여 먹느라고 정신없었고
책장수님은 가위 들고 게살 발라주고 저는 아구아구 먹고
정겨분 풍경이긴 했지요.ㅎㅎ

2006-01-17 12: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01-17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삭이신 님, 그 소원 조만간 이루어지길 기도드릴게요.ㅎㅎ
고맙습니다.
좀 있다 님 방에 가볼게요.

따우님, 대게 냄시가 좀 꼬숩지요. 며칠이 지나도......
그런데 두 분이 대게 드시면 산사춘님이 가위 잡으시는가요?
버럭=3 교대로 잡으시라요!=3=3=3
(저도 양심이 있는 인간이라 대게 사진은 안 올렸습니다.^^)

2006-01-17 13: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01-17 13: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플레져 2006-01-17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디만 가면 온통 관심이 전후좌우로 쏠려요.
그 안에서 모든 걸 다 보셨으니 세상은 정말 요지경,
로드무비님은 움직이는 잠망경 ^^

로드무비 2006-01-17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님, 저 자신에게만 집중하고 싶어요.^^;;

따우님, 그러는 님은...흥=3=3=3
(이렇게 써 버릇하니 재밌지 않아요?ㅎㅎ)

로드무비 2006-01-17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녀라니 그냥 좋아서...배시시^^

로드무비 2006-01-25 07: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소년이라니, 이기이기 무시기 소리입니까!('' )( ..)
 





임기 중 어느덧  절반이 지났다.

쌍꺼풀 수술을 해서 그런 건지 그의 생각이 많이 바뀌어서 그런 건지
아니면 나의 의심 때문인지, 인상도 좀 변한 것 같다.
그 무렵,  그와 함께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며 하루종일 데이트하고 돌아다니는
꿈을 꾸고 얼마나 황홀했던지......

남은 임기를 제발, 정신차려, 제대로, 잘 좀 해주기를 바라며 스크랩을 사진찍어 페이퍼로 올린다.(그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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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주미힌 2006-01-13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자유주의자 노무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수식어입니다. ㅎㅎㅎ

mong 2006-01-13 14: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059000

얼쑤~


바람돌이 2006-01-13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뭐 전 그때도 시큰둥했지만 그래도 잘해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정말 간절했다구요. 근데 이게 뭐냐구요. ^^;;

비로그인 2006-01-13 15: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그저 그가 대통령이 된 것에만도 너무 감동했었지요 크게 기대한 바도 없었고 실제로 많은 것을 바꾸리라 믿지도 않았기에
그저 여전히 멀리서 마음으로 응원만 합니다..^^;;

로드무비 2006-01-13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 그러셨군요.
그날의 감격이 실망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지요.
하지만 아직도 저는 일루의 희망을...^^

바람돌이님, 글쎄 말입니다.^^;;

mong님, 딴청부리는 것 봐!^^

라주미힌님, 신자유주의라, 그런데 "신"자 붙은 것 치고
제대로 된 것 어디 하나라도 있던가요?^^;

부리 2006-01-13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로드무비 2006-01-13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부리님, 반가워라.ㅎㅎ

검둥개 2006-01-14 0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드무비님의 황홀한 꿈은 정녕 그런 것이었단 말입니꺼 ㅎㅎㅎ ^^

로드무비 2006-01-14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검둥개님, 네.(순하게...)^^

로드무비 2006-02-07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우와 연우님, 그러셨군요.^^
 

 









--용기란 非存在의 힘, 즉 궁극적 허무, 철저한 무의미, 그리고 영원한 죽음이라는
인간의 어쩔 수 없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자아를 긍정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용감한 사람은 자아 긍정을 통하여 비존재에 대한 불안을 자기 자신이 짊어진다. 

                                         -폴 틸리히 <존재에의 용기/ Courage to be>  중

 

십몇 년전,  현대문학인지 문학사상을 읽다가 '폴 틸리히의 <존재에의 용기>를 읽고
절망의 끝에서 용기를 얻었다'는 시인 원재길의 글이 눈에 띄었습니다.
흥분하여 당장 서점에 알아보았더니  절판, 출판사에 전화를 했더니 어디 창고에 한 권쯤
있을지 모르겠다고 답변하는 걸 기다리지 못하고  퇴근 후 무작정 버스를 탔답니다. 
마포구 구수동의 한 출판사였는데 뺑뺑이 돌다가 결국 못 찾고(제가 길치입니다!)
근처의 허름한 생맥주집에 들어가 맥주만 벌컥벌컥 한잔 마시고 나왔지요.
어느 시골 장터의 술집 같은 곳이라 혼자 앉아서도 별로 불안하지 않았답니다.

어제 갑자기 생각나서 검색해 보니 <존재의 용기>란 제목으로 2004년에 책이 출간되었네요.
2006년 저의 첫 주문 책은  당연히 <존재의 용기>입니다.
혼자 비실비실 돌아다니던 그때가 울컥 그리워질 때가 있습니다.

참, 생각나는 일화도 하나.
1990년대 중반,  불발로 끝났지만 무슨무슨 문학 행사 준비 관계로 프라자호텔 한식당에
사람들이 모였는데  이상희 시인도 그 중 한 명이었습니다.
'한국의 아누크 에메'라고 김영태 시인이 말했잖아요.
그는 바로 원재길 시인의 아내였어요.
<존재에의 용기>라는 책을 혹시 책꽂이에서 본 적이 있냐고 묻고 싶은데 입이 안 떨어져
달싹이다가 결국 밥을 코로 먹었는지 어디로 먹었는지도 모르게 그 시간이 끝나고 말았습니다.
열심히 갈비찜을 뜯던 주둥이로 '존재에의 용기'라는 말을 꺼내는 게
그렇게 어색하게 느껴질 수가 없더라고요.
그런데 그때도 '존재에의 용기'가 그토록 간절히 필요했나 봅니다.

신기하지 않으세요?
'존재'라는 말을 입에 올리지도, 별로 깊이 고민하지도 않고 살고 있는데 저 책이 뚝 떨어진  것.
지금도 저 책은 나에게 꼭 필요한 것인가 봅니다.
사는 데 용기가 필요한 것도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다를 바 없고요.

읽지도 않는 책을 마구 사들이고,  허구헌날 알라딘 방에서 죽치고.
방만한 한 해로 올해가 정리됩니다.
내년엔 좀 다르게 살아야 할 텐데 어찌 될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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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g 2005-12-30 1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는 데 용기가 필요한 것도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다를 바 없고요...
연말과 연초를 여는 페이퍼로군요
내년에도 용기를 내어 살아야 겠지요~

hanicare 2005-12-30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집에 실린 사진은 정말 아누크 에메같은 얼굴이었어요.실제는 어떨까 잠시 궁금했던 기억이 나네요.(사진이나 소문, 비 올 확률 50% 등의 말들이 같은 부류로 여겨져서요.맞거나 틀리거나 둘 중 하나.) 로드무비님은 실물확인을 하셨군요.

각설하고 틸리히의 저 말, 요즘의 내게 꼭 필요한 처방같습니다. 덧붙여 저 또한 방만한 생활을 정리해야겠다 되뇌고 있습니다.에센스만 남기고.
늘어나는 살림을 보니 물건에 압사당할 것 같아요. 책도 이젠 그만 사들이리라고 굳은 맹세를 합니다. (사실 이젠 책같은 것 별로 믿지도 않아요.) 이 꼴 저 꼴 안봐도 될 것들을 본의아니게 보다보니 마음이 차고 딱딱해집니다.신데렐라에게서 제일 무서운 점은 계모와 이복자매의 구박을 받으면서도 꿈을 잃지 않았다는 건데, 참 독한 년이라고 생각했었죠.그러나 사람에겐 독한 구석도 분명 필요하다 싶습니다. 다만 제 속내에 과일의 씨방처럼 잘 감춰둬야겠지요. 타인에게 자기 쓴맛을 마구 내놓는 사람은 저급해보여요.자해행위가 경멸스럽듯이.

그런 생각도 때때로 해보라고 세월마다 마디마디를 박아넣었나봅니다. 어리석고도 간교한 인간 종족들이 말입니다.
(참, 이렇게 긴 댓글을 써넣고 보니 민망합니다.)

비로그인 2005-12-30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추천을 열개하고 싶은 페이퍼네요
특히 저처럼 마흔고비를 앓고 있는 사람에게 참 와닿는 말이구요
오십이 되어도 용기가 필요하겠단 생각이 왜 좌절이 아니라 희망을 주는지..
(저 들어왔는데 부랴부랴 여기부터 왔습니다..ㅎㅎ 일단 밥부터 먹고 또 뵐게요..^^)

로드무비 2005-12-3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야님, 추천 10개 해주세요.ㅎㅎ
그리고 어쩌면 50, 60에 용기는 더 필요한 것인지 몰라요.
어째 그런 생각이 드네요.^^

하니케어님, 간단하게 댓글로 대꾸할 수 없는 이야기를 해주셨군요.
이를 말씀이겠습니까!
가끔 제 방의 어떤 글에도 눈살 찌푸리고 가시는 님을 느꼈답니다.
그것도 아주 무관심한 것보다는 고마웠고요.
올해 제가 다소 질척이는 면이 있었는데 좀더 산뜻하고 드라이한
로드무비가 되려고요. 그러면 마음에 드실라나?!
(언제 편지 한 통 따로 쓸게요!^^)

mong님, 님은 그냥 떠오르는 대로 느끼는 대로 사셔도
무리가 없어 보이는 드문 사람인데요?^^

바람구두님, 네. 마음으로 읽을 책들이 몇 권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바람구두님껜 저 책이 이미 추억의 책이에요?
징그러운 사람!=3=3=3




로드무비 2005-12-30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제가 오해를.
그래도 이미 뱉은 말이니 그냥 둘게요.
뭐 '징그럽다'는 말도 뜻이 가지가지니까!^^

mong 2005-12-30 17: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 참 귀여우신 멘트를...ㅎㅎ
로드무비님, 느끼는 대로 살다가도 와락 겁이 날때가 있어요 ^^
그럴때마다 어렸을적 엄마가 안보이면 가슴이 철렁 하던 시절과
달라진게 없는것 같아요

blowup 2005-12-30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만한 사람들 계모임 할까요?^^
플라나리아 계 하고 그대로 겹치나요?(후후)
로드무비 님은 어쩜 그렇게 재미난 일화가 많으신지...
전 뭐하고 살았나 싶어요.


2005-12-30 19: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하루(春) 2005-12-30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방만한 한해 ㅋㅋ~ 설렁설렁 읽을 때는 방만한 게 뭐야? 어떻게 한 해가 방만해?? 했는데.... 쩝 제 2005년이 방만했어요. 바다만했어야 하는데... ^^;;

겨울 2005-12-30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존재에의 용기. 자아 긍정. 새해의 마음가짐으로 꼭꼭 심어두고 싶은 글귀입니다. 새해 첫 책을 벌써 정하시다니 정말 부지런하세요.^^

로드무비 2006-01-01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 우리 올 한 해 색다르게 함 살아볼까요?
색다르고 뭐고 간에 전 그 전에 살(!)을 좀 덜어줘야 하는데.
비법을 좀 가르쳐주시라요.^^

우울과 몽상님, 이런 일만 부지런하니 문젭니다.
읽을 책만 열심히 사고 막상 오면 안 읽고!^^

하루님, 그거 유머 맞죠?
깜찍하시긴 한데 별로 안 웃기는군요.=3=3

namu님 돈 안 되는 일화만 무성합니다.
그나마 없는 것보단 나을랑가요?^^
(방만한 사람들 뭘 믿고 계 모임씩이나 하겠어요.ㅎㅎㅎ
그래도 님이 오야 하시겠다면 할게요!^^)

mong님, 아이구 짠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