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맛나게 생긴 키위막대사탕을 딸아이는 먹지 않고
달라고 조르는 동주도 주지 않고
어제 학교에 가져가 짝궁에게 주었다.
학교에서 돌아오자마자 짝궁이 "고마워!"했다고 내게 자랑한다.
그런데 어떤 아이가 옆에서 자기도 먹고 싶다고 달라고 했나보다.
주하는 기분이 좋은 김에 내일 주겠다고 약속하고.
퇴근하는 아빠에게 전화를 걸어 동네 구멍가게에서
막대사탕을 사다달라고 부탁하더니.......

오늘 아침 그 바쁜 중에도 친구에게 줄 사탕을 챙긴다.

-- 어떤 아이가 보고 또 달라고 하면? 내일 준다고 할 거야?

-- 아니, 이제 안 줘.

-- 그냥 거절하면 친구가 무지 섭섭할 거야.
"미안, 이제 사탕 살 돈이 없어!"라고 말하는 건 어떨까?

-- 그렇게 말하기 싫어. "미안, 이제 사탕이 없어!"라고 말할래.

"미안, 이제 사탕이 없어!'라고 말하면 될 걸,
나는 그동안 얼마나 많은 쓸데없는 말들을 덧붙였던가!
'배려'라는 미명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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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2-22 1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안 지나간 사탕은 더이상 돌아오지 않아..!!"
이 대사는 주하가 하기엔 좀 철학적이겠죠...^^

로드무비 2006-12-22 1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메피스토 님, 제가 하기에도 너무 철학적입니다.ㅋㅋ

에로이카 2006-12-22 1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들이 금방 적응한다는 말은 맞긴 맞나 봐요. 다행입니다.

세상의 이치를 알지만, 이치가 경우를 압도하지는 않는... 이치 바르고 경우 바른... 따님이네요. ^^

로드무비 2006-12-22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로이카 님, 맞아요.
주하는 괜찮은데 제가 적응이 잘 안 되네요.
이 낯선 동네에.

이치가 경우를 압도하지 않는......멋진 표현입니다.^^

oldhand 2006-12-22 1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놀랍게도 저 지금 점심먹고 구내식당에서 크리스마스 선물로 나눠준 키위 막대사탕 빨아먹고 있어요. 그건 그렇고 주하양의 언어 조탁 능력은 탁월하군요!!!

sooninara 2006-12-22 1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뜨는 유행어인 한예슬의 '지나간 짜장면은 돌아오지 않아'가 생각나네요.
주하는 역시 현명해^^

로드무비 2006-12-22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 님, 아아, 그 드라마에서 나온 말이군요.
주하는 현명하다기보다 깍쟁이 같은 면이 가끔 보입니다.^^

올드핸드 님, 구내식당 밥 오랜만에 먹어보고 싶어요.
그나저나 우리가 인연이긴 인연인가 봐요.=3=3
키위막대사탕이라니.^^

chika 2006-12-22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깔끔하고 간단 명료해요.
저도 키위막대사탕 먹어보고 싶어요. 없죠? ^^;
그나저나 넘 오랜만에 글 남겨요, 로드무비님 ^^

2006-12-22 16: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2-22 17: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얼룩말 2006-12-22 17: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매력적이예요. 영원히 기억해두고 싶은 ...

로드무비 2006-12-22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얼떨떨 님, 앞으로도 잊지 마세요.
오늘의 기쁨을, 어제의 마음졸임을.
정말 축하드려요.^^

아주아주모테치카 님, 전 감귤쪼꼬레또가 먹고 싶은데요.
정말 맛있더이다. 후릅짭짭.
그러게, 오랜만에 뵙네요.^^

얼룩말 님, 주하의 저 말은 왠지 님과도
잘 어울리는 말이라는......^^


날개 2006-12-22 2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살다보니 "미안, 이제 사탕이 없어!'라는 말.. 그렇게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주하처럼 살고싶어요..

2006-12-22 21: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짱꿀라 2006-12-22 2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러 가지 색으로 원 모양을 그리고 있는 사탕을 보니 먹고 싶어지네요.
로드무비님, 즐거운 성탄 보내세요.

2006-12-22 2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니르바나 2006-12-23 0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려' 라는 새 브랜드의 사탕이 출시되었는데
로드무비님은 아직 모르시나요. ^^

마노아 2006-12-23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의 대답이 놀라워요. 솔직하면서 진심이 담겨 있잖아요.

로드무비 2006-12-23 13: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님, 꾸미지 않은 그냥 솔직한 말이 최고인 것 같아요.^^

니르바나 님, 그 사탕 두 알만 사주세요.^^

일물일어 님, 어떤 때는 나의 모든 말과 행위가 부질없는 짓 같아서
참을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허튼 소리라도 지껄이면서 사는 게 인생이겠지요?
의식과 자극, 사이좋은 말이네요.^^

santaclausly 님, 굵은 설탕이 박힌 왕구슬 막대사탕을 찾으니
그림이 없더라고요.
아무튼 크리스마스 기분은 좀 나지요? 헤헤~
성탄 연휴 즐겁게 보내세요.^^

건우와 연우 2006-12-24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명한 주하... 깔끔한 꼬마아가씨예요.^^
로드무비님 메리크리스마스~

실비 2006-12-25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자꾸 저사탕에 눈이 갑니다...
저거저거 나중에 꼭 보면 한번 사먹어보리라.+_+

로드무비 2006-12-26 1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 님, 언제 저런 사탕 보면 사서 보내드릴까요?
교보 같은 데서 본 것도 같은데.^^

건우와 연우 님, 메. 메. 메리 크리스마스. 히히
지송해서.^^
 

제품명 : 겨울단상
모델명 : / 1314721933
제조자 / 국가 : / 중국
판매자 / 국가 : / 미국
가격 : \28,000 \24,500
배송 정보 : 수급 안정 / 공동 구매 종료 후 6일 이내 (토,일,공휴일 제외)
수량 :    공구 기간 : 2006-12-13 ~ 2006-12-21   Qty : 112/100
추가 정보 : 하단 코멘트란 필독
바쇼의 방랑규칙에 보면  '옷과 일용품은 꼭 필요한 것 외엔
소유하지 말라'는 구절이 있는데(중얼중얼)
다행히 토요일 밤, 눈이 왔다네.
지금 사방은 눈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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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06-12-18 10: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눈~ 보라가~ 휘이날리는~ 바람 찬 흥남부두우에~~
왜 이노래가 생각나는지 거참..^^

바라 2006-12-18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탐납니다...

BRINY 2006-12-18 1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이건 정말 틀리네요!

2006-12-18 11: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06-12-18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이거 10x10에서 파는 건가요?

로드무비 2006-12-18 17: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브리니 님, 펀숍에서 파는 건데 품절되었다네요.
너무 아쉬워요.

아앗, 정말 이쁘군요 님, 우짭니까. 품절인데.
말씀만으로도......감사.^^
(어떻게 꼭 좀 구해 주시믄...*.*)

새벽별 님, 이제 멀쩡한 눈 뜨셔도 됩니다.=3=3=3

브리니 님, 저도 처음 보고 눈이 화등잔만해졌다지요.
그놈의 절약정신 때문에 놓치다니!^^;;

바라 님, 저도요.^^

메피스토 님, "그음순아, 오데로 가고"까지 써주시지 않고.=3=3=3


하루(春) 2006-12-18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게 뭐예요. 특이한 게 다 있네. 사신 거예요?

로드무비 2006-12-18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 님, 저도 놓쳤답니다.;;

플레져 2006-12-18 16: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세상에!
겨울을 가슴에 품을 수도 있었는데!

로드무비 2006-12-18 16: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 장난감 광고 한 번 거창하죠? 히히~
그럼에도 불구하고 혹하는 마음.^^

2006-12-18 1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rainy 2006-12-18 17: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과 일용품은 꼭 필요한 것 외엔 소유하지 말라'
잠시 컴퓨터를 등지고 주변을 둘러 보았습니다.. 아이고머니나..
꼭 필요한 저녁거리는 막막한데.. 그 외의 잡동사니들은.. ^^;;;
그나저나 .. 저거 너무 신비로울 것 같아요.. 실제로 보고 싶네요 ..

로드무비 2006-12-18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rainy 님, 아이들 크리스마스 선물로 딱인데!('' )
저녁거리는 막막한데, 책상 위며 방 꼴이며 저는 님보다 더합니다.
보나마나......
위안으로 삼으심이.^^

새벽별 님, 호호, 저도 꿀꺽꿀꺽. 볼 때마다......^^

확인해 보세요 님, 저 가게는 2년 전부터 들락거린 걸요.
다행히 산 건 몇 개 안 됩니다.
굴소년 피규어 세트를 저기서 구입했군요.
참 신기한 가게입니다.
품절 풀렸다는 정보 알게되면 꼭 달려와 귀띔해 주시길.^^


2006-12-18 22: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12-19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그러셨군요.
펀샵은 상품 밑에 댓글들도 무지 재밌던데
어떤 물건이던가, 서로의 취향을 확인하고 기뻐 날뛰는
두 남자가 인상적이었어요.
혹 그 중 한 분은 아닐랑가요?=3=3=3
 

카프카가 1912년 8월 20일 일기에 쓴 '비탈길을 올라가는 비쩍 마른 말'의 묘사.
그리고 "그 모든 곳 위에 마부의 채찍질"이라는 구절.
니체가 광증 발병으로 쓰러진 토리노 광장.
어떤 마부가 말에게 채찍을 내리치는 모습을 보다가 참지 못하고 달려가
말을 껴안으며 가로막았다는, 그러다 쓰러졌다는 니체.(1889년 정월)

10여 년 전, 괴테가 살았던 독일의 도시에 잠시 머물며  전영애는
카프카와 니체, 괴테를 종횡무진하며 이렇게 썼다.

--자신의 '안락'을 위한 인간의 잔혹에는 그것을 누리는 인간마저도
미치게 만드는 요소가 있습니다.
니체의 말에다, 이제 카프카의 말이 더해져......그 모든 것 위에 채찍 든 손......
자신의 등짝 위에 내리쳐지는 채찍......
그 등짝과 손이 제 마음 속에 한꺼번에 있어, 이 은유에서 헤어나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등짝이 치워지지도 않고...... 손길이 멈추어지지도 않는......
그건 바로 제 몰골입니다.(1996. 1. 23.)

오늘 아침,  수상한 박스를 하나 정리하다가 튀어나온 조그만 수첩, 
2000년 1월의 독서기록.
딱 여덟 장만 끼적이다 만.
(난 언제나 한 권의 수첩을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채워보나?)

아무튼 이 글,  다시 읽어도 좋길래  페이퍼로 옮긴다.
책을 읽으며 괴테 자서전 <시와 진실>을 꼭 사서 읽어야겠다"고 흥분하여 메모해 놓고는,
까맣게 잊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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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2 17: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12-02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급히 남편과 수다 떨어야 한다는 님, 저녁 메뉴 고르시는 거죠?
다 앱니다.^^

치니 2006-12-02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사 잘하셨어요?

로드무비 2006-12-02 1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치니 님, 그러문요. 잘 지내셨죠? ^^

2006-12-02 18:4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6-12-02 20: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가랑비 2006-12-02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그새 이사하셨구나. 몸살 안 나셨어요?

날개 2006-12-03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집은 어떤가요?^^ 정리는 거의 다 되셨나요?
이사하느라 수고하셨어요..!

짱꿀라 2006-12-03 0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는 잘 하셨는지 모르겠네요. 새로운 집에서 좋은 추억을 많이 만드시기를 바랍니다. 이사하느라 고생 많으셨네요. 일요일 잘 보내세요. 행복하시구요.

balmas 2006-12-03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사하셨군요. 힘든 일 하셨네요. :-)
저처럼 혼자 살고 짐도 몇 개 안되는 사람도 이사하는 일은 힘들던데 ... ㅋㅋ
어디서 어디로 이사하셨나요?

로드무비 2006-12-03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TA반대 balmas 님, 그곳 생활은 어떤지요?
혼자 살림이든 뭐든 이사는 힘든 것.
이것저것 결심하게 만들더군요.
끝도 없는 짐보따리를 보며......
그리고 뛰어봤자 벼룩입니다.
경기도에서 경기도.^^

santaclausly 님, 덕분에 이사 무사히 마쳤습니다.
다정한 인사 고맙습니다.
님도 쾌적한 주말 보내시길요.^^

날개 님, 책정리만 빼고 대강 끝났습니다.
책은 아무렇게나 책꽂이에 꽂혀 있는데 책장수님이
정리해 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모른체.
새집은 궁궐같습니다.=3=3=3

FTA반대벼리꼬리 님, 몸살 안 났습니다.
몸살이 날 만큼 일을 안하니까요.
아무튼 이사는 보통일이 아니더군요.^^

Welcome back 님, 반겨주셔서 고맙습니다.
이 책상 앞이 아직도 어리둥절합니다.
바뀐 창밖 풍경도 그렇고요.
극장 가는 길을 아직 몰라서 그것부터 알아봐야겠습니다.^^

채찍을 들고 님, ㅎㅎ 멋있었나요?
님 방으로 갈게요.^^













야클 2006-12-03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댓글 보니 이사하셨군요. 저도 이사하려고 여기저기 알아 보고 있는데 신경 쓸 일이 한두개가 아니네요. 새집에서 앞으로 더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2006-12-03 16: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로드무비 2006-12-04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밥 끓여 먹을 만큼 정리하는 데만 사나흘.
맞아요.
가스레인지를 들어내고 보니 녹이 슬고 엉망이라 버리고 왔죠.
덕분에 휴대용가스레인지로 사흘을 버티는데 재미나더군요.
캠핑 온 것 같아서.
푸른색 벽을 침대가 절반이나 가려버렸어요.
너무 아까워요. 숨어 있는 절반의 푸른색 벽이......^^

야클 님, 귀찮아도 일단 옮겨놓고 보니 새 소꿉장난 기분도 나고.
이사도 급한 마음으로 알아보지 말고 느긋하게.
아시죠?
집이든 인연이든 마음이 급하지 않을 때 어느 날 우연처럼
찾아드는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따뜻한 인사 고맙습니다.^^



nada 2006-12-04 1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제 2의 신혼 분위기군요. 휴대용 버너에 캠핑 기분이라니.. 여기서 카프카를 다시 보니 반가워요. 괴테 자서전은 저도 궁금한 책 중의 하나구요. (저도 수첩 끝까지 써보는 게 인생 목표예요..- -;;)

로드무비 2006-12-04 1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꽃양배추님, 아이가 약속을 어겨서 신혼 기분은 못 내고 있습니다.
무슨 약속인지 궁금하시죠?ㅎㅎ
당시 저 책을 읽고 전영애 씨가 무지 좋아졌다죠.
안 읽으셨다면 그녀의 편지 꼭 읽어보시길.^^

sandcat 2006-12-04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의 약속이라면 침대 관련한 것인가요?( ")
전영애 씨의 문장이 좋아서 보관함에 바로 넣었어요. 로드무비 님이 담이 왔다고 말씀하신 게 이번이 두 번째였는데 온몸을 슬슬 돌아다니는 담이 꿈에 나왔어요. 검푸르딩딩한 무엇이 바로 담의 실체더군요.
(푸른 벽과 새 냉장고 사진이 이번 주 내로 올라오지 않겄나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새집으로 이사 가면 당췌 정이 안 든다고 투덜거리면서 속으로는 엄청 좋아해요. 부러워라.)

icaru 2006-12-04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연두색 포스트 잇... 화수분 같아요~! 문학과 삶과 사람에 대한 에피소드의 향연..

로드무비 2006-12-04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 님, 헤헤, 가볍디가벼운 포스트잇인데요.
붙였다 마음대로 떼내는.....^^

샌드캣 님, 침대 관련, ㅋㅋ 짐작하시는 대로입니다
'담'은 참 불길한 무엇인 것 같아요.
얼마 전 요절한 젊은 시인이 '담'이 오는 느낌에 대해
생생하게 썼던데.
님은 절대 담 같은 것 경험하지 마세요.

전영애 씨는 이상하게 김수현 씨처럼 뭔가 마음이 안 가는 구석이 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엎어졌습니다.
에고이스트(알지도 못하면서 내가 덮어씌운 혐의?)든 뭐든 알게 뭐예요.
글이 좋으면 됐지.ㅎㅎ
샌드캣님도 좋아하실 거라는 생각에 미리 흐뭇.^^
 

좀전 로그인을 하지 않고 내 방에 찾아들어갔다.
들창문으로 발돋움하고 남의 단칸 자취방을 훔쳐보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페이퍼 제목들이 참 거시기하다.

     마지막 행주 (16)
   [퍼온글] 알라딘과 저작권법 -> 명랑한 알라딘? (0)
   빗자루와 쓰레받기 (25)
   탐나는 모아이 티슈 곽 (19)
   작가 권정생, "교회나 절이 없다고 세상이 더 나빠질까" (5)
   가을의 구멍가게 - 고은의 시 (28)
   묵호, 곰치국 (25)
   축구화 (35)
   푸른 방, 욕실 (23)
   파주 보광사 (6)



오래 전, 반지하 연립을 중심으로 방을 구하러 다닐 때 어둑하고 좁은 집구석에
너도나도 대형 결혼사진을 화려한 액자에 넣어 걸어두고 있는 걸 보고 질리는 기분이었다.
열 집 중 아홉이 그랬으니......
(그런데 그건 호화아파트의 거실이나 침실에 걸린 걸 봐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에 반발씩이나 하여 보험 아줌마에게 얻은 1천 원짜리 손바닥 반만한 주석 액자에
조그만 결혼식 사진을 넣어 화장대 위에 올려놓았다.

성대 앞의 인도 가게에서 분홍과 파랑 구슬이 보석처럼 박힌 예쁘장한 액자를 하나 사서
사진을 바꿔 끼운 건 이곳에 이사 와서였다.
그래도 결혼사진인데 너무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마음 깊숙이 있었던 것일까?

싸구려 주석 액자처럼 지나치게 멋을 부린 것으로 보이지 않으려고 
무심한 척 고른 제목들인데 멀찍이서 바라보니 단어들이 좀 우습다.
누가 보면 엄청나게 알뜰한 주부의 방인지 알겠다.

지금은 사소한 것들에 반발할 때가 아니라 감싸안고 깊숙이 뿌리를 내릴 때.
예쁘장한 액자를 하나 새로 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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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랑비 2006-11-09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은근히 멋있는 제목들인걸요. 전 결혼하고 한 3년 지날 때까지도 결혼식 사진을 액자로 만들지 않았어요. 그러다 신창원이 잡혔을 때요, 신고한 사람이 집에 결혼 사진도 없는 게 이상해서 그랬다잖아요. 결혼 사진이 없으면 이상해 보이나 싶어서(-.-) 신혼여행 때 가이드한테 낚여서 찍힌 사진을 패널로 만들어 걸었죠. ^^

가랑비 2006-11-09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은 사소한 것들에 반발할 때가 아니라 감싸안고 깊숙이 뿌리를 내릴 때"라는 구절에 추천을...

Mephistopheles 2006-11-09 1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나.도.안.거.시.기.합.니.다.

기인 2006-11-09 1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어요~ 안 거시기 해요 ^^; ㅋ

해리포터7 2006-11-09 2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매력적이어요.로드무비님..그 제목에 끌려 들어오는걸요..

물만두 2006-11-09 20: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는 님들은 거시기에 반해 오는 거라구요^^

날개 2006-11-09 22: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대형결혼사진 걸려있는거 별로 안좋아해요...^^ 울집꺼는 창고속에....ㅎㅎ
애들 사진만 자꾸 걸린다는...

인터라겐 2006-11-09 2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도 방이며 거실이면 결혼 사진으로 도배한 집도 있습니다. 크크
왜냐.. 귀찮아서 그냥 두는 거예요.. 액자떼어내면 도배해야 하잖아요...

waits 2006-11-10 0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가끔 그거 하는데요, 빼꼼~ 온통 퍼온글 투성이더라는..;;;
로드무비님의 들창 안에는 '생활'이 가득하네요. ^^

nada 2006-11-10 1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생활'의 산 증인이세요, 로드무비님은..

건우와 연우 2006-11-10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단스럽게 불러세우지 않아도 가만히 들여다보고 싶게 하는 힘이 있는걸요.
그래서 로드무비님이 정말 좋아요.^^

플레져 2006-11-10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 모아놓았더니 로드무비의 삼거리 점방이 됐군요ㅎㅎ
오붓하니 난롯가에 앉아있는 것 같아요.

로드무비 2006-11-12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레져 님, 호호 삼거리 점방.
맞아요.
따뜻한 호빵이라도 하나 드실래요?^^

건우와 연우 님, 헤헤 고맙습니다.
떠들썩한 호객행위 싫어하는 건 님도 똑같으시죠?^^

꽃양배추 님, 제, 제가요?
기뻐해야 할지 서글퍼 해야 할지......
기뻐할래요.^^

평택, 나어릴때 님, 퍼온글이 어디 보통 글들입니까?
그리고 종종 소중한 일기의 한 자락을 보여주시면서.^^

인터라겐 님, 그런 면도 있겠군요.
저도 게으름 하면 결코 남에게 빠지지 않는지라.^^

날개님, 애들이 엄마아빠를 밀어내는 형국이군요.
창고로 밀려난 결혼사진 보관 잘해놓으세요.
예쁜 얼굴 흠집 안 나게.^^

물만두님, '거시기'라는 말을 더욱 자주 써야겠구만요.^^

해리포터7 님, 우와 매력씩이나요?
헤헤, 앞으로도 제목 지을 때 신경 쓸게요.^^

기인 님, 메피스토 님, 안 거시기하다고 말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요.^^

FTA반대벼리꼬리 님, 추천 고맙고요.
자연스러운 스냅 사진 패널 좋지요.
말씀하신 사진 보고싶어라.ㅎㅎ
그런데 집에 결혼사진 없다고 수상하게 보고 신고했다는 사람이
전 더 수상하네요.;;
(포상금 액수 엄청 났겠죠?)








가랑비 2006-11-13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깝게도 자연스런 스냅 사진이 아니고... 왜, 관광지 가서 가이드가 이렇게 저렇게 포즈 취해봐라 해서 그대로 했더니 몇 시간 뒤 사진 앨범이 떡하니 나오더라 하는 거 있잖아요. 바로 거기에 걸렸는데, 20만원쯤 됐을 거예요. 마음에 안 들면 안 사도 된다고 하지만, 내 사진이 앨범으로 돼 있는데 안 살 수가 없더라고요. -.- 결혼식 때 야외 촬영 같은 거 안 했으니 그거 한 셈 치자 하고 말았지요. 아무튼 그때 서비스로 액자 만들 만하게 크게 두 장을 따로 뽑아주었거든요. 그걸 썼다는 야그여요.

로드무비 2006-11-13 17: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20만 원이라니!
엄청나군요.
전 해운대에서 1만 원 주고 폴라로이드 한 장 찍고도 투덜거렸는데......
야외촬영 그런 건 당연히 안했고, 식장 사진기사가 찍어준 딱 석 장의
결혼사진이 있을 뿐입니다.
신랑신부, 양가 친지들과 함께, 친구들과 함께.
그 정도면 벽에 걸어둘 만했겠어요.^^
 












모아이 티슈 곽에 상자째 휴지를  넣고 한 장 한 장  뽑으면 콧구멍으로 술술 나온다니.....
평소 차량 뒤나 자신의 화장대 앞이나 간에 휴지를 돈 주고 산 예쁜 통에 넣어
신주단지처럼 모시는 듯한  사람들을 비웃어 왔는데 이것을 보는 순간  띠용~~~

<핑퐁>의 소설가 박민규 씨가 보면 무지 좋아할 것 같은.

그보다도 비염 증상 때문에 감기만 걸렸다 하면 휴지통을 품에 안고 사는 딸아이에게
좋은 선물이 되지 않을까? 혼자 묻고 대답하고.(좀 솔직해 지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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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포터7 2006-11-02 1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벽걸이 해놓고 쳐다보면 웃음이 터질것 같아요.ㅋㅋㅋ 감기걸린 모아이라니..

마노아 2006-11-02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핫, 너무 인상적이에요. 저도 핑퐁 생각났어요^^ㅎㅎㅎ

Mephistopheles 2006-11-02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코에서 티쉬가..ㅋㅋ

로드무비 2006-11-02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리포터7 님, 그럴 것 같죠?^^

마노아 님, 메피스토 님, 마음에 드신다는 얘기죠?^^

물만두 2006-11-02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찢어졌나 했어요^^ㅋㅋㅋ

waits 2006-11-02 1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과연 주하도 모아이 티슈곽을 좋아할런지.
그냥, 로드무비님을 위한 선물로 지르심이...^^;;;

로드무비 2006-11-02 1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택, 나어릴때 님, 쑈 하지 말고 그냥 그, 그럴까요?^^

물만두님, 코의 구멍이 콧구멍. 이것도 유머랍시고.=3=3=3

클리오 2006-11-02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ㅎㅎ 그나저나 문제예요, 이제는 모아이,란 글을 보기만 해도 핑퐁과 관계된 물건인가? 싶다니까요.. 사실 그 소설 읽지도 않았으면서.... ^^

조선인 2006-11-02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 (주하가 아닌) 로드무비님이 탐낼만 하네요. =3=3=3

nada 2006-11-0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크 잼난 녀석이네요. 가격은 좀 세지만 볼 때마다 웃음 나겠는걸요~

가랑비 2006-11-02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하하! 저도 탐나요. 저렇게 비싸지만 않다면 저도 사러 달려갔을지도 몰라요.

로드무비 2006-11-02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TA반대벼리꼬리 님도 은근히 저런 것 좋아하시더라.
아니 노골적인가요?ㅎㅎ
고민 끝에 질렀습니다요.
평생 쓰면 되지요, 뭐.^^

꽃양배추님, 이렇게 탐나는 물건은 만나기 어려워요.^^

FTA반대 조선인 님, 아이참, 그런 건 좀 모른체해 주시잖고.=3=3=3

클리오님, 박민규 효과일까요?^^

2006-11-02 17: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퍼겜보이 2006-11-02 1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너무 엽기예요~~~ 허걱.

책읽는나무 2006-11-02 2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저도 탐나네요...아주 기발한 제품이에요..^^

ceylontea 2006-11-03 1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하하//정말 재미있네요.. ^^

로드무비 2006-11-03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론티님, 님의 웃음소리도 재밌네요.^^

책읽는 나무 님, 아가들 미소만큼 탐나는 건 없지요.^^

슈퍼겜보이 님, 사랑스러운 엽기랄까요.^^

장필순 님, 가끔 음악과 좋은 그림 숨은그림찾기 하듯 뒤지게
여기저기 숨겨 주세요.^^

루니앤 2006-11-03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와_

로드무비 2006-11-07 16: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smillsally님, 님도 이런 종류 좋아하시는군요.
상품 받아보니 사진과 똑같이 근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