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예치료를 듣고 왔다. 삼성노블카운티에서 원예치료사로 일하시는 분께 강의를 들었다. 짧은시간에 많은 걸 얻어 갈 순 없었지만, 꽤 유익한 수업이었다. 재미난 에피소드를 곁들이며, 열강하는 모습 좋았다. 귀여운 중년이셨다. 노블카운티 정원을 설계하신 이력으로 일하게 됐단다.

최상의 서비스, 호텔급 시설이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지원시설, 프로그램 수준에 놀랐다. 입이 쩍 벌어졌다.  

자기소개를 하면서 일하시는 곳의 소개를 했다. 

"저희 삼성 블카운티는 고급화 전략을 포기할 수 없어요...... (어쩌구 저쩌구)... 직원들 정말 열심히 일합니다. 입소 어르신들은 상위6%세요. 그러니 기대치를 버릴 수 없고, 최상의 서비스를  ..... " 

어르신-가족들의 요구, 고급노인시설의 필요성은 논외로 하자. 

아직 내 머리에 남는 말은, 상위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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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titheme 2009-09-01 16: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노블카운티라면 저희동네까지 오셨었군요.

모과양 2009-09-03 18:03   좋아요 0 | URL
출장 잘 마무리하시고 돌아오신건 가요? 수원으로요? ^^ 서울에서 잠깐 '원예수업' 들었어요.
 


 

 

사진 취미가 없는 덕에 자주 쓰진 않았지만, 디카 기력이 점점 떨어졌다. 사진 주변에 붉은 기운이 돌기 시작한 것이다. 캐논의 잦은 오류란다. 처음 구입했을 때는 없었는데 아쉽다. 디카도 나이를 먹긴 하나보다 . 

AA건전지가 4개나  들어가는 덕에 들고 다니기에 무거웠지만, 즐거운 장소에서 좋은 사진을 남길 수 있게 해줘서 고마웠다. 이젠 올림푸스 뮤에게 양보할 차례다. 올림푸스 뮤1070, 생각보다 슬림하고 가벼워 만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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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늘빵 2009-08-30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고 구입하신거?

모과양 2009-08-30 08:45   좋아요 0 | URL
-.,- 새거인디?

마늘빵 2009-08-30 09:36   좋아요 0 | URL
아하. 군자역에서 상봉했다 하셔서 직거래하신 줄 알고... ^^ 전 니콘 똑딱이인데 이 녀석은 너무 셔터 속도가 느려요. -_-
 
엄마와 아이, 밀고 당기는 심리학 - 아동심리학 최고 권위자 김경희 교수의 아이심리백서
김경희 지음 / 웅진리빙하우스 / 2008년 2월
평점 :
절판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은지 알겠으나 책 제목이 마음에 걸린다. 엄마와 아이가 밀고 당기는 관계인가? 아이에게 엄마는 절대자다. 애초에 밀고 당기기는 말이 안 된다. 절대 약자인 아이를 잘 훈육하고 건강한 사회인이 되도록 돕기 위해 쓴 책 아닌가? 차라리 ‘엄마와 아이,  소통하자’가 나았을 것이다. 책의 내용이 아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즉각적으로 반응해주고 자주 대화하자고 하니까 말이다.

깐깐하고 고지식하다는 게 이 책의 전체 느낌이다. 표지에 저자 김경희씨가 아동심리학 최고 권위자라고 적혀있다. 깐깐하고 고지식한 것이 학자로썬 편리하겠지만 독자로써는 불편했다. 완벽한 부모를 원하시는 것 같다. 서문에서도 밝히긴 했지만, 지나치게 아이의 시선으로 써놓았다. 아동 심리학자니까 당신은 아이 편이라고는 하지만 육아책에 엄마는 없고 아이만 훑어놓았다.

아이의 마음을 돌보라고 하는데, 주 양육자가 자기 마음을 잘 돌 볼줄 알아야 아이 마음도 돌볼 줄 안다. 그런데 책에는 그 내용이 빠져있다. 아이에만 초점을 맞춘 탓이다. 외려 헬스클럽에 가고, 친목모임에 참석하는 주부에게 자기합리화 하지 말라고 한다. 아이 얼굴을 더 봐주고 간식이라도 더 만들어주는 엄마가 낫다고 말이다. 영아가 있는 집이라면 전적으로 맞는 말이다. 허나 엄마에게도 엄마의 욕구가 있다. 양육에 책임감을 가지라고 강조하는 것 까진 좋은데 엄마가 아이에게 희생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게 더 위험하다. 엄마에게도 모임이 필요하다. 언제부터 아이와 물리적 거리를 둬도 되는지, 아이의 욕구와 엄마의 욕구를 어떻게 조율해야 좋을 지도 같이 알려줬으면 좋았을 걸, 그 내용이 없다. 아이 쪽 입장만 쓰다 보니 빠진 것 같다.

책에는 부모도 사람이니 실수도 하고 후회도 하지만, 엄밀하게 부모는 실수해선 안 된다고 한다. 그런데 엄마가 완벽하게 실수를 차단해서 아이에게 상처를 덜 준다하더라도 학동기가 되고 사회관계가 시작되면 어쩔 수 없이 생채기가 난다. 중요한 건 생채기가 났을 때 툭툭 털고 일어날 수 있는 여유다. 책의 인상은 조급하다. 초등학교 전후기 아이에게만 초점을 맞춰 이야기하다보니 그런 것 같다.

또 하나 더, 책 속에 맞벌이 엄마의 핸디캡을 이야기하면서 전업주부가 낫다는 말을 한다. 맞벌이 가정의 자녀도 정서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고 오히려 더 똑똑하고 독립적이라는 결과들이 있는데 이는 죄다 미국자료라는 거다. 우리나라에 대입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한다. 우리나라는 탁아시설이 열악해서 좋은 결과를 기대하기 힘들거란다. 그래서 엄마 욕심 만 채우지 말고 맞벌이를 깨끗이 포기하라고 한다. 허나 내 생각은 다르다. 둘째 출산 후 엄마들이 직장을 많이 그만둔다. 그런데 그 때 잘 걸리는 게 우울증이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옛날에는 이웃집 엄마들과 같이 밭도 매고 아이도 함께 키웠지만 지금세상은 집안으로 들어가 문만 잠그면 완벽 하게 세상과 차단된다. 아이들이 있는데 무슨 소외냐고 하겠지만, 부모와 아이가 맺는 관계는 아주 개인적이고 은밀해서 사회적 관계가 주는 충족감을 주지 못한다. 게다가 아이마저 자라서 부모 곁을 떠나고 나면 그 뒤의 공허감은 어떻게 할 것인가. 미국에서 3% 상류층에 속하는 가정은 맞벌이 안한다. 엄마가 아이를 기르는 게 더 유익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허나 그들은 상류 3%다. 책에서 6년 전 펩시콜라 CEO 여성이 가정에 복귀를 선언했다며 좋은 엄마되기가 대세라 하지만 그건 그녀와 나의 연봉차이 만큼 큰 현실 차다.  

그러고 보니, 책에서 우리나라 맞벌이 자녀 실태조사가 없다. 인용을 안 한 것인지, 연구자료조차 없는 것인지 모르겠다. 학자라고 하면서 너무 성의 없이 썼다. 관심과 대화라는 키워드는 좋았으나 아이의 나이에 따라 달리해야 할 육아법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현실과 멀어 아쉽다. 완벽한 부모이고 싶다. 누군든.

아이가 애정과 관심을 요구하면 엄마는 그때그때 그 욕구를 해소해줘야 한다. 10초만, 아니 5초만 눈을 마주하고 웃어주면 될 걸 “주말에”, “이 일만 끝낸 후에”하고 미루면 문제가 불거진다. 프로이트를 위시한 정신분석학자들은 이미 1세기 전부터 “모든 정신 장애는 부모에 대한 복수다”라고 했다. (p. 60~61)

말썽꾸러기 아이에게는 꾸중이나 야단보다는 차라리 무관심이 특효약이다. 아이가 못된 짓을 할 때마다 야단치고 소리를 지르면 나쁜 행동을 더욱 부추길 뿐이다. 부모가 별다른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 아이들은 여봐란듯이 더 시끌벅적한 말썽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래도 꾸중하거나 야단쳐서는 안 된다. 만일 그냥 보고 있지 못하겠으면 차라리 그 자리를 뜨는 것도 한 방법이다. 대신 아이가 의도하지 못한 순간에 아이에게 다정하고 친절한 관심을 보여주어야 한다. 아이가 신발을 얌전하게 벗어놓았다거나 TV를 멀찍이 떨어져서 시청하고 있다거나(중략) 애초에 부모의 관심을 끄는 게 목표였기 때문에 더 이상 말썽을 부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p. 67~68)

인형이 배가 고프다고 한다거나 지난 주말에 토마스 기차를 타고 놀이공원에 다녀왔다고 하는 건 어른이 보면 분명 거짓말이지만, 아이들 입장에서는 진실이다. 단지 상상과 현실을 구별하지 못할 뿐이다. (중략) 시간이 지나 인지 능력이 발달하면 이런 거짓말은 점차 사라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악의나 의도가 담긴, 만 8세 이후 아이들의 거짓말이다. (p.79)

어른들의 자위행위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봐야 한다. (중략)그런데 어떤 아이들은 자위행위에서 쉽사리 헤어 나오지 못한다. 자위행위보다 더 재미있고 흥미로운 걸 발견하지 못한 아이들, 다시 말해 함께 놀아줄 사람이 없는 슬프고 외로운 아이들이 자위행위에서 집착할 가능성이 높다. 심심하거나 외로울 틈이 없으면 아이는 자기 성기를 갖고 놀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 성기를 만지작거리는 것보다는 엄마와 끌어안고 책을 읽거나 장난감을 갖고 노는 게 더 큰 만족감을 주기 때문이다. (p.105)

말썽쟁이, 지각대장, 오줌싸개들은 포기하지 않고 제 목소리를 계속 내고 있다는 점에서 그나마 희망적이다. 반면 자발적으로 외톨이가 되는 아이들에게는 어떤 희망도 없다. (중략) 스스로 외톨이가 되려 했던 조승희는 끝내 타인으로부터 이해받고 사랑받으려는 노력 대신 극단적인 분노와 공격성을 선택하고야 말았다. 조심스러운 말이지만, 자발적으로 외톨이가 되는 아이들은 조승희처럼 언제 어떻게 터질지 모르는 폭탄 같은 존재가 되기 쉽다. (중략) 애초에 부모의 양육 태도에 심각한 문제가 있었던 것이므로 부모가 어떻게 해볼 단계가 아니다. 아니, 정확하게 이야기하면 아이를 이 지경으로 몰고 간 부모는 자기 아이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도 깨닫지 못한다. (p. 112)

주변 어른 가운데 누구 하나 한계를 정해주고 적절하게 제재를 가하는 사람이 없는 상태에서 아이는 심한 불안감을 느꼈을 것이다. 자신에게 안전한 일과 위험한 일, 해도 좋은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다섯 살배기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고 생각해보라. 이런 불안정한 환경이 아이의 자기통제력과 자제심을 잃게 했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자연히 아이는 주변 어른들에게 ‘천하에 버릇없는 놈’, ‘못된 송아지’로 비쳤을 것이다. (p. 121~122)

식사를 마친 나는 안주인을 도우려 주방에 들어갔다. 그러다 그 집의 냉장고 문을 열어보게 되었는데, 우유와 음료수들이 종류별로 다양하게 구비되어 있는 게 눈에 띄었다. 안주인에게 그 이유를 물었더니 아이들마다 다들 취향이 달라 그걸 존중해주느라 그랬다고 했다. 쇼핑갈 때 네 아이를 모두 데리고 가 각자 마음에 드는 걸 선택할 기회를 준다는 것이었다. 그 순간 나는 형제 많은 이 집의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자랄 수 있었던 비결을 깨달을 수 있었다. (p. 169)

야단치는 것도 일종의 습관이다. 노력하면 고칠 수 있다. 툭하면 소리 높여 아이를 야단치게 된다는 엄마들에게 나는 가계부만 쓸 게 아니라, ‘야단일지’를 쓰라고 권한다. 아이를 야단칠 때마다 왜 어떻게 야단을 쳤는지 기록하는 것이다. 하루를 보낸 후 ‘야단일지’를 훑어보면 내가 야단치는 패턴이 한눈에 들어온다. 과연 이렇게까지 화를 내야 하는 상황이었는지, 그 결과는 어땠는지 다시 돌아보는 계기가 된다. 장담컨대 하루만 투자해도 그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 기록한다는 부담감 때문에라도 야단의 횟수와 강도가 줄 수밖에 없다. (p. 156)

‘하면 된다’는 말 속에 내포된 성과주의, 최고가 되라는 메시지는 아이에게 심한 강박관념과 스트레스를 준다. 만일 실패라도 하는 경우, 아이는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하면 된다는데 왜 나는 안 되나’하는 생각 때문에 아이는 더 큰 좌절감과 수치심을 느낀다. 하지만 해도 안 되는 일이 있다는 걸 배운 아이들에게는 이런 일이 없다. 실패에 좌절하기보다 목표를 재조정하며 실현 가능한 대안을 찾을 줄 안다.(중략) ‘최선을 다했지만 실패하는 경우도 있다. 엄마는 성공하든 실패하든 언제나 너를 사랑한다’ (p .176~177)

책벌레는 타인과의 소통이 아닌, 책과의 소통을 더 좋아한다. 한마디로 대인관계가 떨어진다는 뜻이다. 그래서 아이고 어른이고 책벌레가 되면 소위 말하는 괴짜가 되기 쉽다. 정서적으로 건강한 상태는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책벌레들이 책을 통해 갖가지 지식을 습득할 수는 있다. 하지만 책벌레들의 지식은 의미가 없다. 지식이란 세상과 연결되어 있을 때만 의미가 있다. 다른 사람이나 사회와 단절된 지식은 자기만족은 될 수 있을지언정 참다운 지식은 될 수가 없다. 무엇보다 중요한 점은 초등학고 저학년까지는 절대로 책벌레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이다. (p.185~186)

독일 속담에 ‘아이가 7세 때는 종같이 대하고 14세가 되면 제자같이 대하고, 청년기가 되면 친구같이 대하라’는 말이 있다. 아이를 종처럼 대하라는 것은 해도 좋은 일과 하지 말아야 하는 일을 명확히 구분하여 가르치라는 뜻이다. 아이가 해서는 안 되는 일, 그 한계를 분명히 가르쳐야 아이를 안전하고 예의 바르게 키울 수 있다. 아이를 제자처럼 대하라는 건 부모가 스승이 되어 모범을 보이고, 매사 교육적인 태도를 취하라는 뜻이다. 이 시기의 부모는 아이에게 등대 같은 존재여야 한다. 어두운 바다에 멀리까지 비추는 등대처럼 부모는 아이의 먼 훗날까지 내다볼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인생이라는 바다 위에 띄워진 아이의 배를 옳고 바른 길로 이끌 줄 알아야 한다. 청년기의 아이를 친구같이 대하라는 건 그만큼 아이를 존중하고 인정해주라는 의미다. 아이가 어릴 때는 제한된 자유를 주어야 하지만, 청년기가 되면 전적인 자유와 선택권을 주어야 한다. 그때까지도 아이 일에 사사건건 간섭하는 부모는 아이가 자신의 인생에 주체성을 갖고 홀로 서는 일은 방해하는 셈이다.
흔히 ‘부모도 인간이다’라고들 한다. 부모도 인간이니까 실수도 하고 잘못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그런데 이 말은 아이와 친구처럼 지내도 좋은 청소년기에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중략) 내가 아는 한 엄마는 초등학생 아이에게 툭하면 “야, 엄마도 인간이잖아”한다.(중략)  그건 어디까지나 엄마 자신의 생각이다. 이 시기의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 독일 속담에서 이르듯 스승같은 부모다. 그런데 엄마가 툭하면 자신도 인간이라며 실수할 수도 있다고 변명하면, 아이는 엄마에 대한 신뢰를 잃는다. 엄마가 자신을 보호해줄 거라는 믿음이 없으니 아이는 자연히 자신감도 떨어지고 탐색욕구나 지적 호기심도 적어질 수밖에 없다. (p 192~193)

“돈 없어서 안 돼.”, “네 인생은 네 거고, 엄마 인생은 엄마 거야”, “이게 다 너 때문이야”등이다. 엄마는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을 수 있지만 아이의 입장에서는 굉장히 심각하게 들릴 수 있는 말들이다. (중략) 돈 없어서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이걸 사려면 엄마도 돈을 모아야 해. 다음 생일까지 기다려보는 건 어떠니?” 식으로 말하는 게 바람직히다. ‘네 인생은 네 거’라는 말 역시 초등학생에게는 적당하지 않은 말이다. 이 시기 아이들에게 엄마는 자신과 강하게 묶여 있어 떼어낼 수 없는 존재다. (중략) 실수도 하고 후회도 한다.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부모는 실수해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p (194~196)

바움린드 (독재적인 부모, 권위있는 부모, 허용적인 부모) 연구를 통해 부모가 아이에게 한계를 정해주고 행동을 통제하는 일은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예측이 가능한 규칙을 안정되게 유지하면서 아이들은 그 범위 안에서 안정감과 자신감을 느낀다. (p 221)

애정을 쏟고 관심을 보인다는 건 과연 어떤 의미일까. 어떻게 해야 아이가 엄마의 사랑과 관심을 충분히 느끼고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게 될까. 비결은 결코 거창한 데 있지 않다. 일상에서의 충분한 대화가 그 비결이다. 아이의 성적에 관심이 있는 엄마가 어떻게 할까, 생각해보자. 매일 아이의 점수를 체크할 테고, 공부 계획에 대해 상의할 것이다. 아이가 지치지 않도록 끊임없이 격려하고 칭찬하는 말을 할 것이다. 이런 모든 과정이 다 대화로 이루어진다. 다시 말해 관심은 곧 대화로 표현된다고 할 수 있다. (p. 242)

1. 슬픈 그림책은 읽어주지 마라.
슬픔이라는 정서는 백해무익하다. 일부러 책에서까지 슬픔을 느끼게 할 이유는 전혀 없다.

2. 무서운 이야기는 괜찮다.
아이들은 미지에 대한 호기심과 공포심이 있다. 무서운 이야기는 알 수 없는 그 무언가에서 오는 공포심을 아이가 현명하게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3. 만 4~5세는 모방심리가 강한 시기이므로 책도 가려 읽히는 게 좋다.
아이가 따라 하면 곤란한 것들은 엄마가 걸러서 읽어주거나 현실에서 해서는 안 되는 일이라는 걸 충분히 설명해주어야 한다.

4. 아이가 특정 분야의 책만 좋아한다고 해서 자폐는 아니니 걱정할 필요 없다.
남자아이들은 자동차나 기계, 여자아이들은 공주님에 관한 책을 유난히 좋아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냥 놔둬도 시간이 지나면 좋아하는 책의 영역이 넓어지고 다양한 독서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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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321 레트로 북커버 다이어리 커버 - XXL_Euro Map
아르데코7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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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현재 읽는 책 안보여주려고 산건데, 주변인들이 더 관심을 가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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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셋, 지구의 끝으로 가다 - 남극대륙에서 깨달은 인생살이
고경남 지음 / 북센스 / 2009년 1월
평점 :
품절


집에서 쉬고 있음에도 지친다. 이런 날은 차라리 일하는 게 낫다. 못난 직장, 에어컨 하나는 잘나오니까 말이다. 폭염으로 짜증이 솟구치기 시작할 때, 이 책을 발견했다. 책을 다 읽은 지금, 얼음조각을 삼킨 느낌이다. 입 안 가득 침이 생기고, 얼음의 차가움이 식도를 따라 흐른다.

저자는 서울대 소아과 레지던트 시절, 남극 세종기지 대원을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호기심에서 원서를 썼었다. 합격해도 주변사람들이 남극 행을 말려 주리라 기대와 달리, 아무도 말리는 이가 없었다. 그 전까진 지극히 여행을 싫어하는 사람이었던 거다. 정해진 순서에 따라 학교와 집, 병원을 오가던 소시민이었던 그가 남극을 가게 된 이유는 이랬다.

서울에서의 생활을 찬찬히 되돌아 봤다. 열심히 걸어온 거 같은데 내 앞에는 주말에 잠이나 실컷 자는 게 희망사항인 처량한 일상이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정말 이 길이 맞는 건가?(중략)설사 오답일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택하면 주저 없이 그 오답을 택하곤 했던 내가, 최초로 일탈을 결심했다. 그냥 충동에 몸을 맡기기로 했다. 궤도에서 벗어나서 지나온 궤적을 바라보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나는 지구 끝으로 내려왔다.(p.21)

책에는 사색의 흔적이 많다. 쳇바퀴 같은 서울생활을 반성하고 그리워하면서 1년을 남극에서 보낸다. 근무기간이 2년만 됐어도 안 갔을 거라고 했는데, 6개월도 결심이 필요한 일이다. 젊은이의 1년은 중요한 시기다. 더구나 병원에서의 1년은 까닥하다간 2년의 쳐짐을 각오해야 된다. 그럼에도 그는 갔다. 도시생활에서 전혀 쓸모없는 펭귄과 빙하를 보러 말이다.

저자의 남극의 생활은 추위만 빼면 무척 편했으리라 생각된다. 책속의 사진과 글들에 그 여유로움이 묻어난다. 남극은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여전히 얼음의 땅인데다, 남극으로 가는 이 들은 건강한 사람만 추려 뽑는단다. 그리고 남극의 삶은 단순하다. 쉬는 시간이 더 많았을 게다. 그 한가로움이 저자를 해표처럼 뒹굴거리게 하고, 보트를 타고 사진을 찍게 한다.
 
책 중간에 병원 수련 중에 겪은 수기가 하나 있었다. 어린환자에 대한이야기가 있는데, 예전에 한미수필상에서 봤던 내용이었다. 대상을 수상한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그 때 그 사람이 이 사람이란 사실에 잠깐 놀랐다. 그러고 보니, 책 전체문장이 매끄럽다.  

의료담당으로 1년 극지 생활을 견딘 그는 지금 소아과 전문의란다. 지금 생각해보니 남극의 1년은 헛되이 보낸 게 아니었다. 삶의 쉼표를 얻어왔다는 생각이 든다. 빡빡하고 열 받는 일상 속에 느긋하고 시원한 남극을 떠올려 볼 수 있는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

남극 하면 많은 사람들이 신비로운 풍광과 흥미진진한 모험담을 떠올리겠지만, 세종기지는 기본적으로 생활의 공간이다. 남극 탐험대 베이스캠프라면 뭔가 대단한 에피소드가 생길지도 모르지만, 과학기지에 얼마나 굉장한 이야기들이 있겠는가. 물론 색다른 경험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때도 있지만, 이런 시간은 어디까지나 보너스일 뿐이다. 대원들은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의 업무를 처리하는 데 사용한다. 연구원들은 자신의 프로젝트를 완수하기 위해서 계속 데이터를 모으고 논문을 완성하느라 끙끙댄다. p.62~63

남극에도 모험은 없었다. 그 곳도 서울과 마찬가지로 생활공간이다. 사람 사는 곳, 결국 같구나 싶다. 일상탈출 따윈 역시 마음먹기 따라서인가 보다. 남극이든 서울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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