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에 살고 죽고 - 20년차 번역가의 솔직발랄한 이야기
권남희 지음 / 마음산책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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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임신 휴가를 앞둔 직장동료와 이야기 하던 중 “시집가면 일 그만두고 싶다.”라고 했더니, “딴 사람은 그만 둬도, 너는 끝까지 남을 것 같은데!”라는 말을 들었다. 그냥 고개를 끄덕여도 상관없을 대화에 발끈하는 모습이 우스웠다. 묻지도 않았는데, 시어머니가 애는 키워 줄 거라는 이야기까지 덧붙이시더라. 유치해 질 것 같아 입을 다물었다. 

사실 결혼해도 직업을 포기할 생각 없다. 다양한 인간들이 만들어내는 심리적 기제를 보는 것도 재미있고, 책값을 충당할 수 있는 내 직업을 사랑한다. 거기다 일하면서 얻은 통찰로 글도 쓰고 싶기 때문에 중도에 그만 둘 수 없다. 

그래서 전문 분야를 소개하거나, 연륜으로 쓴 직업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카테고리가 진로설계나 자기계발 분야로 치우친 경향이 있어 많이 읽진 않지만, 잘 다듬어진 책은 소설 못지않게 재미있다. [번역에 살고 죽고]는 이런 면에서 구미에 잘 맞았다. 일본어 전문 권남희씨의 번역경력 20년을 아우르는 에세이다. 이야기가 아주 쉽고, 소소하면서 유쾌한 글이 많다. 역자를 꿈꾸는 이는 한 번 꼭 읽어보라고 추천해주고 싶다.

번역가가 이렇게 박봉일 줄 몰랐다. 유명 번역가이지만 집에 틀어박혀 하루 쉬는 것도 아까워하는 모습을 보니 걱정되면서도 입가에 미소가 지어졌다. 이런 노력 덕분에 좋은 해외작가들을 만날 수있으니 감사할 따름이다. 본인의 이혼에 대해 변명을 달지 않는 것도 좋았고, 딸 정하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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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 페이지 독서력>, <실행이 답이다 >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실행이 답이다 - 생각을 성과로 이끄는 성공 원동력 20
이민규 지음 / 더난출판사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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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나 사회과학 서적도 간간히 읽긴 했지만 주 취향은 소설이었다. 하지만 최근 의도적으로 자기 계발서를 읽었더니, 이 것도 나쁘지 않았다. 외려 더 좋았다. 소설로는 모호하게 이해되던 것들이 좀 더 선명하게 보였고, 사회생활을 너무 이상적으로 봤다는 깨달음도 얻었다. 유아기적 사고로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다는 사실도 자기계발서를 보면서 얻은 수확이라면 수확이었다. 5년 전만해도 자기계발서를 읽는 사람을 보면 콧방귀를 꼈는데, 지금 생각하니 부끄럽다. 자기 삶을 열정적이고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에게 응원을 보내고, 함께 했어야 했다.

<실행이 답이다>는 심리학 교수인 저자가 어떻게 해야 성과를 내야 하는지, 자기계발을 심리학으로 풀어 낸 책이다. 유명인의 사례와 심리학적 기제를 많이 섞어 놓았기 때문에, 읽기 편하다. 동기 부여가들이 쓴 책을 처음 접할 때처럼 당황스럽지 않다. 책 도입부에선 ‘간절히 원하면 된다’는 자기계발서의 긍정 맹신이 위험하다고 경고한다. 결심을 끝까지 유지해서 목표를 달성하려면 낙관적인 태도뿐 아니라 비관적이 태도로 반드시 함께 갖추어야 하며 앞서간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보고 자신의 로드맵을 그리라고 한다.

책은 3장으로 구성되어있다. 1장은 목적지를 확실하게 정하는 법이 씌여 있다. 책의 소제목만 봐도 한눈에 알 수 있는 팁들이 많다. 그중 역산 스케줄링으로 할 일을 명확히 하라고 한 것과 대비책을 준비해야 된다는 Back up plan, 공개적으로 선언하라는 내용이 좋았다. 특히 그 누구도 말릴 수 없는 절박한 이유를 읽으니 생각이 많아졌다.

p. 85 낙방의 고배까지 마셨는데도 왜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까? 시간이 많아서? 의욕이 없어서? 남자친구 때문에? 아니다. 사실은 그런대로 견딜 만하기 때문이다. 아직 충분히 고통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절실하게 원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중략) ‘공신(공부의 신)’ 한 명은 이렇게 말했다. “공부는 열심히 하는 사람보다 즐기는 사람이 더 잘해요. 그런데 즐기는 사람보다 더 잘하는 사람이 어떤사람인지 아세요? 급한 사람이에요. 제게는 공부밖에 할 수 없는 ‘절박한 이유’가 있었기 때문에 이 자리에 설수 있었어요. 저도 사실 공부는 싫었거든요.”

내가 열심히 살지 않는 이유는 그런대로 견딜 만했기 때문이다. 그런대로 이 상황을 견딜만큼 자존감이 낮았다는 생각이 들어 스스로에게 미안했다.

2장은 1장에 이어 결심한 내용을 ‘즉시’ 실행하는 것에 대해 강조한다. 혼다 켄의 고소득자일수록 설문조사에 대한 응답시간이 빨랐다는 내용과 실험이라고 생각하면 인생이 즐겁다는 것, 삶에서 지름길을 찾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앞서간 사람에게 길을 물어보라는 것이 새겨 둘만 했다.

p.118 의욕이 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보면 그건 틀린 생각이다. 사실은 의욕이 없어서 시작을 못하는 게 아니라 시작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의욕이 생기지 않는 것이다. (중략) 의욕이 있건 없건 어떤 일을 시작하면 우리 뇌의 측좌핵 부위가 흥분하기 시작해 점점 더 그 일에 몰두할 수 있게 의욕을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우리의 몸과 마음은 일단 발동이 걸리면 자동으로 작동되는 기계처럼 하기 싫던 일도 일단 하다 보면 그것이 계기가 되어 계속하게 된다. 정신의학자 에밀 크레펠린은 이런 정신현상을 ‘작동 흥분 이론’이라고 명명했다.

그리고 일단 일을 시작했으면 3장의 포기하지 말라는 내용을 기억하면 성취를 할 수 밖에 없다. 퇴로를 차단하고, 부가가치(효과성)를 따져보라는 내용도 괜찮았다.

p. 207 지금과는 다른 모습으로 살고 싶다면 그냥 자신을 원하는 모습의 사람으로 규정해버리면 된다. 책을 많이 읽고 싶은가? 그렇다면 ‘책을 많이 읽고 싶다’고 소망하는 대신, ‘나는 일주일에 책을 1권 이상 읽는 사람이다’라고 명확하게 자신을 규정하자. (중략) ‘의지박약자’라는 생각을 머릿속에서 털어내고 나는 ‘결심을 하면 반드시 실천하는 사람’아라고 단호하게 규정하면 된다. (중략) 자기규정이 우리를 그쪽으로 이끌고 간다.

p.260 "교수님, 그때그때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목표에서 눈을 떼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래서 나는 그에게 오늘 저녁 할 일이 무엇인지 물었다. 그가 여자친구와 영화를 보기로 했다고 해서 나는 이렇게 말해줬다 ”그렇다면 영화를 즐겨라.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책을 쓸 때 그 영화를 어떻게 활용할지 생각하면서 즐겨라.“ 목적의식을 갖고 산다는 것은 목표만을 생각하고 다른 일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어디서 누구와 무슨 일을 하든 그 일을 목표와 관련시키고, 목표에서 생각의 끈을 놓지 말라는 것이다. (중략) 목표의 안테나를 높이 세운 사람은 주변에서 아무리 방해를 해도 원하는 주파수를 잡아낸다.


이제 책을 덮고 실천할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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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아빠가 키워라 - KBS 이충헌 기자의 '아빠가 이끄는 아들 성장의 비밀'
이충헌 지음 / 글담출판 / 201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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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갔다가 베스트셀러에 꽂혀 있길래 집어 왔다. 책을 다 읽고 얻은 결론은 “지나치게 쉽게 썼다”다. 저자 이충헌은 정신과 전문의이자 KBS 의학 전문 기자이다. ‘양육 르포’라는 띠지까지 달았는데, 기대 이하다. 9시 뉴스의 건강코너에 나오는 30초 건강상식 전달에 그친다.도 책값에 비하면 아주 적다. 중복되는 내용이 많고, 수식어만 찼다. 아빠가 키우라는 주장을 체험과 묶어서 더 정리하던가, 전문의와 기자의 타이틀을 활용해 과학적인 근거를 좀 더 많이 썼으면 좋았을 것이다. 책에 아들은 아빠와 격한 놀이를 즐길 줄 아는 유일한 양육자라고 했는데, 그 놀이 방법을 더 많이 소개했어도 괜찮았을 거다. 덕분에 내가 봐왔던 정신과 전문의 책들 중 하위 2위에 올렸다. 개인적으로 연세대의대 소아정신과 신의진씨도 쉽게 쓴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책속에 간헐적으로 가슴을 울리는 내용이 있어 읽을 만 했다. 애 엄마들이라고 모두 비하하는 건 아니지만, 이런 수준의 책이 애 엄마들을 상대로 팔리는 걸 느낄 때 속상하다. <아들은 아빠가 키워라>가 베스트 셀러 코너에 있어서 그냥 집어왔는데 리뷰를 쓰니 내 선택을 더욱 질책하게 된다.
 
저자의 의도인지 출판사의 간섭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가장 맘에 안드는 점이 더 있다. 책 중간에 중요한 내용임을 강조하는 줄이 쳐져있다. 이건 독자를 우롱하는 수준이다. 책은 독자가 이해하고 해석해야한다. 친절이 과했다.

전문의로써 기대한 과학적 근거와 풍부한 세례가 부족해 실망이고, 기자로써 써 놓아야할 객관적 사실이 똑같은 내용의 반복과 낮장 채우는데 그쳐 안타깝다. 책 제목이 내용의 다다. 06년에 정신과 전문의 김병후의 <아버지를 위한 변명>을 읽었다. 아버지의 양육참여 내용을 그때 처음 알았는데 크게 놀라고, 감명을 받았었다. 이 때문에, 더욱 시시하게 느껴진 듯 하다. 그래도 얻은 내용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내가 내 아이의 미래라는 생각이 들었다. 남자아이든 여자아이든 부모의 관심과 열정이 중요함을 또 한번 느꼈다. 

성장하면서 오른쪽 뇌는 양쪽 뇌를 연결하는 ‘뇌량’을 통해 왼쪽 뇌와의 연결을 시도한다. 아들은 딸보다 왼쪽 뇌가 늦게 성숙하기 때문에 이 연결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 오른쪽 뇌에서 건너온 신경 가지들은 플러그를 꽂을 장소를 찾지 못하고 오른쪽 뇌로 다시 되돌아가 그곳에서 다른 뇌세포와 연결을 시도한다. 그래서 아들은 오른쪽 뇌의 신경연결이 더 조밀하다. 오른쪽 뇌는 공간을 지각하고 도형을 그리고 조형물을 쌓는 데 중요한 역할은 한다. p. 116

아들은 말하기보다는 몸으로 표현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아직 충분하게 성숙되지 않은 전전두엽 때문이다. 사춘기 이후 전전두엽이 완전히 발달하면 아들의 언어 능력도 딸만큼 충분히 발달한다. (중략) 뇌는 적당한 때가 되어야 외부 자극을 받아들일 수 있다. (중략) 아들과 많이 놀아 주면서 언어 자극을 늘리는 것만이 최선의 방법이다. p. 117

엄마가 아기에게 음식을 먹이는 시간과 애착 강도는 별 연관이 없었다. 아기가 음식에 의해 애착을 형성하지는 않는다는 얘기다. 말하기, 만지기, 놀아 주기 같은 사회적 자극이 음식만큼이나 애착 형성에 중요하다. 이는 아빠도 엄마와 똑같이 아기와 의미 있는 애착을 형성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 준다. p.162

미국의 교육학자 카즈덴은 2~3세 유아들을 3그룹으로 나눠 언어 능력을 측정했다. 한 그룹은 아이에게 일반적으로 말을 걸고, 또 한 그룹은 아이의 말에 호응을 잘 해주고, 나머지 한 그룹은 책을 많이 읽어 주는 등 적절한 언어로 아이에게 자극을 줄 것을 요구했다. 그 결과 책을 많이 읽어 준 그룹의 아이들이 가장 언어 발달이 좋았다. 언어 능력을 발달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어휘에 많은 노출돼야 하는 것이다. 아들에게 이야기를 할 때 이것, 저것 등 지시 대명사를 많이 사용하는 부모들이 있다. 예를 들어 “저기 구석에 잇는 것 좀 가져와.”라는 식이이다. 이런 대화 방식은 아들의 언어 발달을 막는다. 부모는 풍부한 어휘를 사용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저것 좀 가져와.” 대신 “노랗고 빨간 낙엽 사이에 있는 하얀 공 좀 가져다줄래?”와 같이 다양하고 명확한 단어를 사용해 아들이 자연스럽게 어휘를
배울 수 있도록 해야 한다. p. 274

아이는 아빠를 보면서 성장한다. 아빠의 행동은 그대로 아이에게 반영되어 인성과 꿈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중략) 멋진 생일 선물을 사주거나 놀이동산에 데리고 가려고 애쓸 필요도 없다. 일상생활에서 아이와 나누는 교감이 훨씬 중요하다. p.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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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종민 교수의 뒤집는 힘 - 인생의 전환점에 선 30대 직장인을 위한 역발상 심리학
우종민 지음 / 리더스북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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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중 한가한 시간이 생기면 같이 근무하는 사람들과 수다를 떤다. 바빠서 뛰어 다녀야 하는 것 보다는 다행한 일이지만, 나는 이 시간이 싫다. 반은 직장 푸념이고, 반은 동료들에 대한 품평회와 뒷담화다. 자신의 이야기가 아니라 남에게서 들은 이야기, 인터넷 소식과 지극히 일상이야기를 디테일 하게 늘여서 말할 땐, 같이 하향평준화 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누군가 밖으로 나를 불러낼 땐 컴플레인이지만 고마울 때가 많다. 어쩌다가 책에서 얻은 깨달음을 직접 듣기도 하는데, 그건 같이 이야기한 맴버가 누구냐에 따라 편차가 크다. 오늘 오전 같은 경우엔 얻는 게 없었다. 

집에 돌아와 이 이야기를 했더니, 직장사람들에 대해 기대하지 말라고 한다. 회사가 아니면 얼굴볼일 없는 사람들이 아니냐며, 왜 그 사람들이 너에게 고급정보를 나눠 줘야하냐고 반문했다. 긍정적인 이야기를 하더라도 앞에서는 칭찬하겠지만, 뒤에서는 배 아파한다며 시기심을 경계했다. 나는 아직도 신출내기였다. 무의식중에 상처 준 사람도 있음을 인정해야 했다. 현실에 안주하고, 가십거리나 즐기는 동료들을 한심하게 본 것은 사실이다. 외려 그 들의 눈에는 아부도 잘못하고 대화에 융화되지 못하는 내가 더 이상할 수 있었다. 힘듦을 털어놓으면 다른 프레임으로 뒤집어 설명해주는 이가 있어 참으로 감사한 저녁이 됐다.

우종민 교수의 <남자 심리학>을 재밌게 봐온 터라 이번에 나온 신간 <뒤집는 힘>도 기대했다. 다 읽고 보니 기대한 만큼 잘 정리 된 좋은 책이다. 직장인이 겪는 스트레스의 가장 큰 원인은 외부가 아니라 개인이 가진 ‘고정관념’이라며 이렇게 쓰고 있다.

[p.6] 직장인들이 겪는 고민이나 갈등은 대부분 자신이 가진 거대한 프레임 안에 갇혀 사안을 다른 시각에서 보지 못하기 때문에 생겨난다. (중략) 홀로 괴로워하다 진료실을 찾아오는 수많은 직장인은 대부분 매사에 ‘반드시~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지 못하고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다. 이러한 고정관념은 당신을 안전하게 지켜준다. 변화에 대한 부담을 질 필요가 없으며 새로운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도 않는다. 그러나 오랜 시간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당신의 인생은 점점 더 재미없고 지루하며, 불만으로 가득 찰 것이다.

“그럴 수 있지 뭐~”를 달고 사는, 우유부단한 성격인데 내가 괴로워하는 부분에선 “~라면 ~해야지”라고 했던 것 같다. 특히 상사가 인간적이길 바란 부분과 아부에 대한 결벽증적태도는 각성할 필요가 많았다.

[p.7] 상사가 ‘인간적으로’ 너무하다는 생각이 드는가? 상사와의 관계는 기본적으로 ‘인간적’인 관계가 아니라 ‘공적’인 관계다. 자기 계발을 통해 더 좋은 직장으로 옮겨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가? 물론 자기계발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현재를 충분히 즐길 줄 아는 일이 우선이므로 조급함을 버려라. 아부하는 인간들이 재수 없고 눈꼴셔서 견딜 수 없는가? 아부는 따지고 보면 중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다. 다른 사람을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은 아부도 잘 하지 못한다.  

[p.86] 연애 시절을 떠올려보라. 마음도 없는 사람의 마음을 열려고 얼마나 파나게 노력하는가. 그 사람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살피고, 그 사람을 위해서라면 보기 싫은 로맨스 영화도 볼 수 있고, 먹기 싫은 스파게티도 먹을 수 있다. ‘내가 실은 이런 음식을 싫어하지만’이라는 내색은 당연히 하지 않는다.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걸 딱 골랐니!”라며 마음에도 없는 말을 달고 산다. (중략) 반대로 주도권을 쥔 쪽에서는 어떨까. “이런 식으로 하면 내가 계속 만나줄 것 같니?”라는 사인을 수시로 보내며 입맛에 맞지 않는 음식을 먹자고 하며 단칼에 거절한다. 상사를 대할 때도 회사를 다닐 때도 마찬가지다. 회사생활에서 주도권은 내게 없다. 최대한 회사 분위기와 상사의 기분을 맞춰야 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그들의 마음을 얻어라. 그러면 회사생활이 훨씬 편해질 것이다.

1장은 뒤집는 힘, 역발상이 필요한 이유를 써놓았고, 순서대로 2장은 회사생활, 3장은 인간관계, 4장은 스스로를 뒤집어 보게 구성했다. 문체는 어렵지 않고, 문장 사이에 숨어있는 유머에 웃음도 터진다.

마지막 5장은 뒤집기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써놓았는데, 좋은 내용이 많았다. 첫째는 ‘적게 생각하고 많이 행동하라’고, 둘째는 ‘말버릇을 바꾸라’다. 이 책 말고 다른 책에서 깨달은 바가 있어 고운 말, 감사의 말 많이 하기를 실천하고 있는데 아주 좋은 것 같다. 처음엔 낯설어서 그렇지만 하고나면 기분이 정말 좋다.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p.284] 사람들은 말할 때 ‘별생각 없이’ 한다고 하지만 언어심리학에서는 이런 습관적인 말을 두고 심층심리에서 나오는 ‘심층언어’라고 한다. 언어학자 소쉬르에 따르면, 이런 심층언어를 자주 사용하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실제로 그런 사람이 되고 만다고 한다. 뇌는 현실과 언어를 구별하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입을 ‘짜증 나’를 반복하면, 그 소리가 귀를 통해 뇌로 전달되고, 뇌는 짜증이 나는 것인데 왜 멀쩡한 척하느냐면서 온몸에 불쾌한 스트레스 호르몬을 쫙 뿌린다. 그러니 원래 짜증 나지 않았던 신경도 뇌의 지령에 따라 짜증을 내야 한다. 말버릇은 그야말로 버릇으로 출발하지만 버릇이 거듭되면 마음과 몸에 굳어버린다.

셋째는 일이 아닌 다른 분야에 제대로 빠져보길 권한다. 즐겁게 할 수 있는 공부를 권하는데, 예를 들 것이 친구의 영어 공부였다. 영어를 잘 가르치는 곳이 아니라 무조건 ‘물 좋은 곳-학원 선생님이나 수강생이 예쁘거나’을 찾아 공부했던 친구이야기에 많이 웃었다. 일과 관계없는 사람을 만나고, 운동을 해보길 권한다.

넷째는 억지로라도 웃을 것, 다섯째는 실천기능을 키우라고 한다.

[p.315] 엄동설한에 파란 잔디라니, 황당한 요구가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정주영 회장은 당황하지 않았다. “풀만 파랗게 나 있으면 되는 거 아닌가.” 정 회장은 새파랗게 싹이 오른 보리를 수십 트럭 옮겨와 묘지 옆에 심었다. (중략) 목표는 잔디를 심는 것이 아니다. 정확한 목표는 방문한 사령관에게 푸른 잔디밭이 ‘잠시 보이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문제 설정을 제대로 하면 제대로 된 해결책이 나온다. (중략) 이것은 억지로 공부한다고 해서 습득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하려는 자세가 있으면 혼자 힘으로도 얼마든지 습득할 있다. 반드시 해야겠다는 욕구가 잠재되어 있는 실행력을 끌어내는 것이다. 실천지능이 발달하면 어떤 상황에 처해도 감정에 휘둘리지 않는다.

여섯째는 마중물을 부으라고 한다. 그 의미는 자신이 바라는 모습, 목표를 이룬 모습을 상상으로 불러 행복한 상태를 유지 하는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들의 사진을 주변에 걸어놓는 것도 좋단다. 막 돌이 지난 아기 사진이나 애인 사진, 추억의 사진을 사무실 책상이나 휴대폰 배경화면으로 사용하란다. 1분의 뇌 이완법을 알려주는데 흘려버리지 말고 1번이라도 실천해보라고 권한다.

[p.326]우선 눈을 감고 손을 툭툭 털고 어깨에 힘을 뺀다. 그런 다음 눈을 뜨고 심호흡을 하면서 앞에 있는 사물을 응시한다. 불빛을 봐도 좋다. 그런 다음 눈을 감으면 방금 전에 봤던 불빛의 형체가 남을 것이다. 불빛이 일정한 형태로 있는 것이 아니라 모양이 달라져 보일 수도 있다. 그래도 상관없다. 그냥 그 형체를 응시하라. 속으로 하나부터 열까지 숫자를 세면서 규칙적으로 호흡을 한다. 절데 빨리 세서는 안 된다. 천천히 세면 1분 정도가 소요된다. 이 과정이 원활하게 진행되면 6이나 7을 셀 때쯤에는 잡념이 사라지고 마음이 편안해진다. 이 상태에서 머리에 센서를 부착하고 뇌파를 찍으면 반수면 상태와 같은 파형이 나온다. 뇌가 깊은 휴식 상태에 들어간 것이다. 1분이 지나면 힘을 주고 주먹을 꽉 쥐었다가 펴면서 호흡을 크게 하라. 그리고 눈을 뜬다. 기분이 상쾌해지고 집중이 잘 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저자가 근로자를 대상으로 임상심리 연구를 많이 하는 것 같은데, 다음 책도 기대된다. 다음번엔 팁을 얻어만 가는 게 아니라, 제안도 할 수 있는 내가 되길 상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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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이다 -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진짜 내 인생'을 사는 15인의 인생 전환
김희경 지음 / 푸른숲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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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근무는 사람을 지치게 만든다. 고연봉의 안정적인 전문직임에도 홀대받는 이유는 이 때문이다. G5에 드는 나라라도 이 일을 택한 이는 밤 근무를 해야 한다. 그래서 취업이민도 쉽고, 더 많은 연봉과 환대를 받는다.

2~3년 전까지만 해도 밤 근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습관적으로 사직을 생각했었다. 퇴근길, 한 해 선배에게 ‘때려 칠 까요?’라고 물었는데, ‘현실적으로 생각하라.’라는 퉁만 먹었다. 이 문제를 오래 붙들었다. 간호사는 모르겠고, 여자가 일을 그만 두면 안 되는 백 가지 이유는 알게 됐다. 그리고 현재, 내가 ‘잘 할 수 있는 일’이 ‘간호’니까 간호사를 하고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그 날이 후 계획한 직급까지 오른 뒤에는 뭐하고 사나가 궁금해졌다. 퇴직 후 제 2의 직업으로 간호를 할 생각은 없다. 되도록 다른 분야로 가고 싶은데 아직 먼일이라 천천히 둘러보고 있는 중이다.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인생 전환을 꾀했다는 <내 인생이다>를 만난 건 어제였다.

전 동아일보 기자 출신의 김희경씨의 인터뷰 모음집이다. 39, 34, 46, 43, 48, 38, 40, 34, 46, 32, 49, 39, 35, 36, 48세에 삶을 전환을 한 이들이 나온다. 어린 시절의 선명했던 꿈을 쫒은 이도 있었고, 전 직장에서 취미로 곁다리를 놓다가 새 다리를 건넌 이도 있었다. 전환을 준비하는 법, 전환 시점에 대해 좋은 글이 많아 노트에 따로 기입해 두었다. 쌓아놓은 직위와, 현재의 안락함을 포기한 다는 게 어디 쉬울 일이냐 마는 그들은 갔다. 책을 읽고, 나의 계획은 낭만만 있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책 속의 이직 시점이 생각보다 빨라서 놀랐다. 나의 인생전환은 50대 중반 이후 즉, 정년퇴임 또는 그에 임박한 때다.

책을 덮으니 전환시점에 가족의 반대 또는 응원이 어땠는지 궁금하다. 돈이나 명예보다 가족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열 다섯의 인터뷰이 중에 여성이 여섯이고, 그 중 아이까지 있는 분은 한 분이다. 전직 간호사였던 소설가, 정유정씨다. 소설가라서 가능했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 가장 좋았던 구절은 이 것이다.

내가 제대로 살고 있나 생각하기 시작할 때부터 별로 하고 싶은 게 없다는 것이 마음에 탁탁 걸렸다. 부끄럽게도 나는 어릴 때부터 별다른 꿈이 없었다. (중략) 기억도 나지 않는 직업을 아무렇게나 써내는 나와 달리 나중에 뭐가 될 테야 하고 거침없이 말하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다. (중략) 하기 싫은 건 알겠는데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는 몰랐다. (중략) 조언 중 가장 답답하고 신경질 나는 말은 ‘네 마음이 원하는 대로 하라’따위였다. 누가 그걸 모르나? (중략) 오죽하면 심리학자 에이브러햄 머슬로가 이렇게 말했겠는가.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아는 것은 정상이 아니다. 그것은 보기 드물고 얻기 힘든 심리학적 성과다.” p. 95

지금 일을 묵묵히 사랑하는 게 최선임을 알려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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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9 21:00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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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8 22:12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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