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의 모든 역사 : 세계사 - 1월에 세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12개월의 모든 역사 1
이종하 지음 / 디오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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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1월의 모든 역사 - 한국사] 편을 읽고, 오늘 [1월의 모든 역사 - 세계사] 편을 읽었다. 전체분량 260쪽정도로 두껍지 않은데다 여백이 많아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이다.  전체 24권으로 된 시리즈 중 1월에 해당하는 2편을 읽었다. 아직 24권의 시리즈가 완성된 것은 아닌 듯하다. 검색을 통해 살펴본 바, 현재까지는 1월의 모든 역사 한국사 편과 세계사 편만이 검색되고 있다. 이 시리즈의 24권을 모두 소장한다면 그날그날의 역사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한국사 편에 이어 오늘 읽은 세계사 편의 구성은 한국사편과 같다. 날짜별로 목차를 만들어두었고, 해당날짜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을 길게는 3~4쪽의 분량으로, 작게는 반쪽 정도의 분량으로 설명해 주고 있는 방식. 책장을 넘기면서 드는 생각은, 과연 이 책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역사공부를 하겠다고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그러기엔 산만한 구성이다. 특정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특정 연도에 있었던 일도 아니고, 어느 한 나라의 역사에 대해 다룬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정독하며 "아, 그땐 이런 일이 있었구나." 정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지극히도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 책은 역사공부에 참고용으로 사용해야 할 책일 것 같다. 과거의 "오늘"과 같은 날짜에 해당하는 날에는 이런 일들이 있었고, 이런 인물이 태어났으며 혹은 이런 인물이 사망한 날이라는 사실을 파악하는데 요긴한 책이다. 그날그날의 역사를 간략하게 다루고 있는 책이므로 하나의 주제에 대해 아주 깊이 들어가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을 참고용으로, 혹은 입문용으로 하여 깊이있는 역사공부는 스스로가 곁가지를 쳐나가며 파고 들어가야 할 부분인 것 같다.

 

   한국사편에 비해서 세계사 편에는 특히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실려있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작가, 화가, 정치인 등의 생몰일이 기록된 경우가 많다. 읽다가 문득 든 의문은은 글쓴이는 무슨 기준으로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태어난 날짜"를, 또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사망한 날짜"를 기록했을까 하는 것이다. 태어난 것 그 자체로만 역사적 의미를 가진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 같아서 가진 의문인데, 답은 찾을 길이 없다.  1월 15일(1919년) "로자 룩셈부르크 사망"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 끄트머리에 "*1871년 3월 5일 '독일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 출생' 참조."(p133)라고 덧붙이고 있다. 이 시리즈의 3월 편을 아직 볼 수 없지만, 그래서 출생부분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낼지 모르겠지만, 로자 룩셈부르크에 대해서는(한 인물에 대해서는) 사망과 관련해서든지 출생과 관련해서든지 한쪽으로 몰아서 정리하는 게 더 깔끔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이 해 둔 일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는 쉬워도 정작 내가 하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 책에 대한 왈가불가가 주제넘은 소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방식의 역사 쓰기라는 점에서 이 시리즈는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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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모든 역사 : 한국사 - 1월에 한국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12개월의 모든 역사 1
이종하 지음 / 디오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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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2012년의 첫 날이다.  어제와 크게 다를바 없는 오늘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처음"에 큰 의미를 둔다. 올해 처음으로 떠오로는 태양을 보기 위해서 추운 날씨임에도 해돋이를 보러 가는 사람들, 새로운 시간들을 위한 새로운 계획들을 세우는 사람들. 시간에다 의미를 부여하고 이름을 붙여 부른다. 오늘, 2012년을 시작하며 지난 시간을 '매듭'지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는 게 새삼스레 고맙다. 2011년엔 많이 게을렀고, 책도 많이 읽지 못했는데 오늘을 시작으로 2012년엔 좀더 부지런해지자고, 좀더 많은 책을 읽자고 다짐했다.

 

    2012년 처음으로 읽은 책은 [1월의 모든 역사 - 한국사] 이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며, "1월의 모든 역사", "2월의 모든 역사"......"12월의 모든 역사"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려나 싶었는데 책 앞날개의 소개글을 보니 과연 그렇다. "[1월의 모든 역사 - 한국사], [1월의 모든 역사 - 세계사]처럼 매월 한국사와 세계사로 구분했다. 1월부터 12월까지 총 24권에 걸쳐 국내외에서 일어난 대부분의 중요한 역사적 사실들을"(책앞날개) 담고 있다니, 방대한 시리즈가 될 것 같다. 글쓴이는 이종하. 법학을 공부했지만 대학 시절 야학교사로 활동하며 역사를 강의한 것이 계기가 되어 "역사와 문화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뿌리역사문화연구회를 창립하"(책앞날개)였다는 분.

 

   이 책은 1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한국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날짜별로 묶어서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내가 지금껏 읽어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풀어내고 있어 무척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책의 목차부터가 그렇다. 1월 1일이라는 제목 아래 묶여 있는 사건으로는 "태양력을 처음 사용하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단기에서 서기로 연호 변경" "경부선 전 구간 개통" "가족관계등록부 도입" "미터법 시행" " 근대 문학 최초 장편 소설 [무정] 연재 시작"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장군 탄생" 등 연도에 관계없이 1월 1일에 있었던 한국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나열하고 있는 식이다. 글쓴이가 생각하기에 같은 날짜에 있었던 사건들 중 중요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사건부터 서술하고 있는 방식이다. 사실 이 책을 펴들면서서 이 책은 사전처럼 참고용의 책으로 깊이감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내 예상보다 내용면에서 충실한 책이었다. 그리고 조선사에만 치우치지 않고 고대의 역사에서부터 최근래의 일까지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다른 책과는 구별되는 점이다. 책의 제목은 1월의 "모든" 역사이지만, 아무래도 정치사와 관련된 일들이 많고, 그 밖에는 문인들의 생몰일 등이 언급되어 있다.

 

   어떤 사건을 "역사"로서 기록할 것인가 하는 것은, 역사를 서술하는 사람의 주관이 개입되기 마련이다. 그 "주관"의 적절성에 따라 역사책의 가치가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전체 시리즈를 다 읽어보지 못한 상황이라 판단은 유보해두련다. 누가 읽어도 어렵지 않으며, 역사입문서로서 역사에 대한 흥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오늘"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충분히 괜찮은 책인 것 같다. 1년동안 날짜별로 24권을 다 읽을 수 있다면 재미있는 역사공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 [1월의 모든 역사 -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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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부름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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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을 그다지 즐겨읽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국내의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조차 많이 읽어보지 못한 터라 외국작가의 글까지 읽어봐야겠다는 욕심을 내본적이 없다. 기욤뮈소라는 낯선 이름을 처음 접한 건 작년, 전자책 체험단으로 활동하던 때였다. 전자책 기기가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을 때라 그런지, 전자책으로 출간된 책 중 읽어봐야겠다는 욕심이 드는 책이 몇 종 되지 않을만큼 전자책 기반이 부족한 때였다. 그 몇 종 되지 않는 전자책 중에 "기욤 뮈소"라는 소설가의 책이 전자책으로 출시되어 있어, 전자책을 통해 기욤 뮈소의 작품들을 처음으로 "읽게" 된 것이다. 그 전자책에 "읽어주기" 기능이 있어 사실 글을 직접 읽었다기보다는 기욤뮈소의 [구해줘]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사랑하기 때문에]와 같은 글들을  기계음으로 "들었다."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부자연스러운 기계음을 통해 "듣는" 기욤뮈소의 글은 내겐 무척 낯선 경험이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다른 세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면 과장일까?

 

    기욤뮈소의 [천사의 부름]을 읽었다. 기욤 뮈소의 글에는 특별함이 있다. 글을 읽다보면 "아, 이건 기욤뮈소의 글이구나."하는 생각이, 그의 글을 몇 편 읽지 않은 나 같은 독자도 알아차릴 수 있을만큼 다른 작가들과 구별되는 측면이 있다.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그의 글은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있는 측면이 있고(이런 경우를,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지.), 긍정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그의 글에는 기욤뮈소만이 쓸 수 있는 독특함이 있다. 각 장이 시작될 때 장의 제목 아래에는 그 장의 내용을 짐작케 하거나 혹은 수수께끼 같이 알쏭달쏭하게 흥미를 유발하는 격언들이 실려있다는 점, 그리고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반전, 독자가 무엇을 상상했든 그 상상이상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는 점, 사전에 계산된 치밀함 같은 것이 기욤뮈소만의 '남다름'이다.

 

   이 책 [천사의 부름] 역시 기욤뮈소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글이다. 복잡한 공항 카페에서 우연히 두 남녀의 휴대전화가 바뀌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사람에게 "휴대전화"라는 연결고리만 있었다면, 휴대전화를 되돌려주고받는 것으로 이야기는 정리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그들의 휴대전화 바뀜은, 사실 그 이전의 그들의 "인연"으로 연결되면서 이야기는 살이 붙고 흥미가 더해진다. 그 둘, 조나단과 매들린을 이어져는 또다른 연결고리는 앨리스라는 실종소녀.

 

    기욤뮈소의 글은 책장이 잘 넘어간다. 한번 손에 쥐면 그 다음이 궁금해서 놓기가 싫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그랬다. 그러나 그의 전작들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까지 재미있고 두근거리고, 행간의 의미까지 상상하게 하는 재미가 있었던 데 반해, [천사의 부름]은 그렇지 못했다. 다른 독자들에게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그랬다.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헐리우드 영화화를 염두에 두었음인지 액션씬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내겐 흥미를 떨어뜨렸고, 매들린과 조나단이 왜 이미 자신과는 큰 관계가 없는 사건인 "앨리스 실종사건"에 그렇게까지 관심을 가지고 관계해야 했는지도 의문스러웠다. 나는 [천사의 부름]이라는 제목 때문에 조나단의 집에 사는 말하는 앵무새도 무척 관심있게 지켜봤고, 그의 이복처남인 마루쿠스 역시도 큰 기대를 하고 봤던 초반의 등장인물인데 이야기의 전체 흐름상 둘 다 등장하나마나 한 조연에 불과했다는 점도 뭔가 엉성하게 짜여졌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이 글을 우리말로 옮긴 이는 "옮긴이의 말"을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에서 기대하는 것은 두 가지일 것 같다. 익숙함과 새로움."(p473) 나는 둘 중에서 익숙함을 더 원했던 모양인지도 모르겠다. 기욤뮈소의 전작들이 읽는 과정에서는 퍼즐조각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집중력과 재미를, 책을 덮으면서는 퍼즐을 완성해냈다는 뿌듯함과 감동까지를 주었다면, 이 책 [천사의 부름]은 읽는 과정에서의 재미만을 준 책이었다. 내게는.

    "돌아가신 할머니는 운명을 일컬어 '천사의 부름'이지, 라고 말씀하시고 했었다."(p314)  설마 기욤뮈소는 매들린과 조나단, 그리고 앨리스의 관계를 "운명"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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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락으로 읽는 새로운 한국사 - A History of Korea
황경문 지음, 박수철 옮김 / 21세기북스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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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락으로 읽는 새로운 한국사.

어느 한 분야에 대해 얼마만큼 읽고 공부하면 "알 것 같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내겐 늘 숙제 같은 분야가 역사다. 다른 분야의 책보다는 꾸준히 관심을 가지고 읽고는 있는데, 읽을수록 모르는 것 투성이다. 앞으로 더 열심히 많이 읽고, 듣고, 배우고, 공부하고 그래야겠다. 왜냐하면 나는 역사에 대해 "좀 안다."고 말하고 싶을 때가 많으니까...!

 

   [맥락으로 읽는 새로운 한국사]는 내가 최근에 읽어온 조선사 중심의 우리 역사 서술이 아니라, 그 이전 시대의 역사까지도 이야기하고 있는 점이 마음에 들어서 읽어봐야겠다고 마음 먹은 책이다. 글쓴이는 황경문. 우리 나라 사람 같은데, 옮긴이가 따로 있는 것 보면, 중국인인가? "하버드 대학교에서 동아시아 지역학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고, 동아시아 언어와 문명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 역사학교 부교수로 재직중"(책앞날개)이라는 글쓴이의 대부분의 연구는 "한국사"다. "감사의 말"에서 "이곳 미국과 한국에 있는 가족들"(p7)이라는 표현을 보고서야, 한국인이구나 싶었다. 이 책의 발간과정에 관해서는 따로 언급되어 있지 않는데, 아마도 글쓴이가 미국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국사에 대해 수업한 내용을(그러니까, 영어로) 우리 말로 옮긴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맞는지 모르겠다.

 

   책 말미의 참고문헌까지 합하면 466쪽이나 되는 제법 묵직해 보이는 책이라 수월찮게 읽히면 어떡할까 고민을 하면서 시작했던 책이지만 생각보다 책장이 잘 넘어갔다. 27개의 chapter, 각 chapter 아래 너댓개의 작은 주제들을 다루고 있는데, 그 소주제들이 짤막짤막하게 구성되어 있어 읽기 편했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시간적인 범위는 삼국시대로부터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2000년대 이야기까지. 꽤나 광범위하다. 이 넓은 범위의 이야기를 한 권에서 다룰 수 있을까 싶었는데, 다 다루고 있다. 책의 성격을 어떻게 이야기해야할지 모르겠다. 깊이가 없으면서도 깊이가 있는 책? 말이 안 되는 소린가? 처음 이 책을 읽으면서는, 중고등학생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국사입문서"와 같은 느낌이 드는 책이었다. 한국사에 대해 전혀 모르는 외국학생들을 상대로 한 한국사 맛보기 수업의 한 장면을 보고 있다는 생각이 든 것도 사실이다.

 

   이 책만으로는 한국사의 틀을 파악할 수 없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각 소주제가 너무 짤막하다는 측면에서 이 책은 깊이가 없다. 책의 두께만큼이나 많은 분량을 차지하고 있는 여백은, 독자가 스스로의 공부로 채워야 할 몫인가 보다. 그러면서도 이 책은 상당히 깊이가 있는 책이다. 문화분야에 관해서는 꽤나 깊이 파고든다. "이향견문록"을 통해 조선 후기의 대중문화에 대해 언급하기도 하고, 1920년대의 대표적인 인물로 "나혜석"에 대해서도 비교적 깊이있게 이야기하고 있다. 광복 이후의 "우리" 역사는 늘 "남"쪽만의 역사였는데, 같은 시기 북한의 상황에 대해서도 꽤 자세하게 언급하고 있다.

 

  내겐 그 깊이와 얕음이 다소 혼란스러웠는데 그 이유는 글쓴이가 말하고자 하는 "맥락"이 잘 와닿지 않았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역사공부의 욕심을 갖게 해 주는 책이기도 하다. [맥락으로 읽는 새로운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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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 - 下 - 신화적 상상력으로 재현한 천 년의 드라마
스티븐 세일러 지음, 박웅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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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쎄다. 下권의 서평을 "글쎄다."라는 부정적인 말로 시작하고 싶지는 않았는데, 이 책이 내게 주는 느낌을 저 단어보다 더 적절하게 표현할 어휘력이 내겐 없다. 덜 재미있었다. 좀더 재미있기를, 좀더 매력적인 인물이 등장하기를, 좀더 서사적이거나, 좀더 감동적이거나, 그렇지 못하다면 내게 역사적 사실만이라도 명확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공부가 되는 이야기이기를, 上권을 덮고 하권을 펴들면서 바랬다. 上권의 서평을 쓰면서, 이 책의 上권은 下권의 이야기를 전개하기 위한 배경그리기 작업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나 下권을 덮으면서 나도 모르게 나온 말은 "글쎄다."였고, 上권을 덮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느낌이었다. 사실 이 책에 대한 기대감이 무척 컸었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 "아마존 베스트 셀러", 북오브먼스클럽, 히스토리북클럽, 인사이트아웃 선정 도서", "전 세계 13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는 광고에 "혹"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 책은 내 기대와는 참 많이 다른 느낌을 주는 책이었다.

 

   권에서 다루고 있는 이야기는 BC312년에서 BC1년까지의 이야기로 上권에서보다 시대적인 범위는 비교적 짧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는 로마의 주요 역사에 대한 밑그림 그리기가 불가능했다.(내가 가진 역사적 상식이 적어서일지도 모르겠다.) 글쓴이가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은 연대기적이다. BC XX년부터 BC OO년까지는 로마를 살았던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그 다음 장에서는 그들의 후손에 대한 이야기가 전개되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이 책을 펴들면서 기대했던 포에니 전쟁에서의 한니발과의 대결이라든가 포에니 전쟁을 겪으면서 로마 사회가 겪게 되는 변동, 그리고 공화정의 몰락과 제정으로의 변환과 같은 핵심적인 이야기들은 이 책에 없다. 아니 있다. 있긴 하다. 그러나 그런(내가 생각하기에는 매우 중요한) 이야기들은 간략하게 요약되어 있다. 한니발과 스키피오의 대결은 그 대결 자체가 그려지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간략하게 처리되고 만다. 그라쿠스 형제의 개혁정책들도 너무나 간략하게 처리되어 버린 것 같고,... 역자 말마따나 "이 책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등장하는 유일한 '인물'인 날개 돋친 남근상 파스키누스"(p366)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내가 정말 알기를 원했던 이야기는 흘러가는 이야기로 처리해버리고 그닥 중요해보이지 않는 등장인물들만 잔뜩 등장한, 예고편과는 너무나 다른 영화 한편을 본 느낌이었달까.

 

   역자후기에서 이 책을 우리말로 옮긴 이는 "판형이 크긴 하지만 어떻게 500쪽 남짓한 소설책에 천년 역사를 그려 넣을 수 있다는 말인가?"라는 걱정을 처음에 했지만, "그러나 그런 걱정은 기우였습니다."(p365)라고 말한다.  "신화와 전설과 사실(史實)"을 버무려 만든 이야기"(p365)라고 글쓴이의 이야기 전개방식을 옮긴이는 극찬을 하고 있는데 글쎄다. 옮긴이는 글쓴이의 그런 버무림 솜씨를 완벽히 이해한 모양인데, 나는 그렇지 못했다는 데서 간극이 발생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주인공의 제대로된 이야기는 언제 등장할까 끊임없이 기대했지만, 결국 조연들의 잔치로 끝나버린, 그래서 과연 글쓴이가 무슨 이야기를 전달하고자 했던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드는, 내겐 아쉬움이 너무나 큰 소설. 그리고 "로마"에 대해서보다는 스티븐 세일러라는 작가의 "신화적 상상력"이 너무나 크게 드러난 것 같은, 점수를 후하게 주기는 어려운 책,  [로마 -신화적 상상력으로 재현한 천년의 드라마]

 

 

 

 *해당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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