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숨은 세계사 여행 - 영화로 읽는 세계사 이야기
김익상 지음 / 창해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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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군가 그랬습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영화도 그렇습니다."(p6)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 이 말 참 어느 분야에다가 가져다가 붙여보아도 틀린 구석이 없다. 그렇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진리다. 나는 저 말이, 시리즈로 답사기를 쓰신 그 교수가 처음으로 한 말인 줄 알았는데, 조선시대 어느 선비가 한 말을 그렇게 풀이한 거라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

 

  음. 내가 이 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던 이유는 역시나 "史"자 때문이다. "史"라는 이 글자가, 지금까지 그래왔듯이 앞으로도 내게 오랜 관심거리이자 숙제로 남아있기를 바란다. 나는 역사를 "사랑한다." 그러면 알게 되겠지. 알게 되면 내가 지금까지 봐 왔던 것과는 다른 역사가 내 눈에 보이겠지. 제발 그러하기를...  [스크린에 숨은 세계사 여행]이라. 역사라는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 사람에게 이렇게 구미를 당기는 제목이 또 있으랴. 교과서에 나열된, 암기하고 시험칠 것에 대비해야 할 지식으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여행으로서의 역사, 더군다나 영화를 통해 그 역사를 여행해보겠다는데야 두말할 것 없이 같이 동승해야 하지 않겠는가 말이다.

 

  글쓴이 김익상. 책 앞날개에 실린 글쓴이에 대한 간략한 소개글을 통해 파악해보자면 현재 영화방송과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고 그간 영화와 관련된 글을 쓰고, 영화를 만드는 작업도 해 오신 그런 분이란다. 본문은 13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인류의 탄생에서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의 세계사적인 사건을, 영화를 통해 함께 살펴보는 구성. 글쓴이가 소개하고 있는 영화들은 대부분(이 아니라 전부라도 해도 될만큼)이 유명한 영화다. 아포칼립토, 이집트왕자, 영웅, 300, 글래디에이터, 장미의 이름, 킹덤 오브 헤븐, 미션, 황비홍, 라스트 사무라이, 인생은 아름다워, 모던 타임즈, 포레스트 검프까지.... 봐서 알고 있는 영화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글쓴이가 초반에 설명하고 있는, 인류의 선사시대를 다룬 "2001 스페이스 오딧세이", "불을 찾아서"나, 문명의 시작을 이야기하고 있는 "10000BC" "아포칼립토"는 내가 못 봤던 영화라, 덜 재미있었다. 왜냐.. 아는만큼 보이는 것이므로...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알게 되었으므로 이를 바탕으로 영화를 보는 것도 "앎"에 도움이 되리라.

 

   몇 번을 다시 보기 했던, 볼 때마다 찐한 아픔 같은 게 남곤 했던 "인생은 아름다워". 사실 내가 역사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어서인지 나는 유대인 학살에 대한 가슴아픈 이야기구나 정도에서 그쳤는데, 글쓴이는 그 이면의 이야기도 다루고 있다. 지금 이스라엘을 구성하고 있는 "가짜(위험한 발언일까?) 유대인"과 진짜 유대인에 대한 이야기과 같은 이야기 말이다.  "장미의 이름"은 내겐 어려운 소설, 영화로 기억에 남아있었는데 글쓴이의 해설을 통해 보니  그 의미가 조금은 쉽게 해석되었다.

 

  영화나 문학작품, 사극을 통해 역사이야기를 해주시는 선생님의 역사수업이 참 재미있었고 오래 기억에 남았었다. 이 책 [스크린에 숨은 세계사 여행]은 영화를, 재미만이 아니라 의미까지 생각하며 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는 책이다. 글과 영화를 통해 함께 한 세계사 여행, 내겐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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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가 기억하는 인류의 문명 - 선사 시대부터 기원전 500년까지 역사가 기억하는 시리즈
궈팡 편저, 김영경 옮김 / 꾸벅 / 201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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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가 기억하는 인류의 문명]

   발간된 지 얼마되지 않는 책인데 제목이 익숙했다. "역사가 기억하는 인류의 문명"이라... 책장을 얼른 둘러보니 지난 해 봄에 "역사가 기억하는 세계100대 제왕"이라는 제목의 책이 꽂혀있다. 그 책은,  읽고나서 서평까지 작성했음에도 내 머리 속에 큰 부분을 차지하지는 못했던 책이었다. 두껍지 않은 분량에 100명이라는 많은 인물을 다루기엔 깊이감이 없는듯도 했고, 뭐 그 밖의 다른 요소들 역시 크게 매력이 없었던 책으로 기억이 된다.

 

  이 책 [역사가 기억하는 인류의 문명]은 앞서 언급했던 [역사가 기억하는 세계 100대 제왕]을 펴낸 출판사에서 나온 책이다. 책 뒷날개를 보니 "역사가 기억하는 세계 100대 시리즈"로 8개의 주제를, "역사가 기억하는 세계사 시리즈"라는 제목으로 10개의 주제를 다룬 책을 펴낸 모양이다. 이 책의 편저자는 "궈팡"이라는 중국인. 지난번에 읽었던 책도 원글을 쓴 이가 중국인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그걸로 넘겨짚어보건데 이 두 시리즈는 중국에서 나온 책을 우리 말로 옮겨서 펴낸 시리즈인가 보다.

 

  크게 다섯개의 장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제목에서 드러나는 바와 같이 인류 초기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그러니까 중고등학교 때 역사수업시간 첫 머리에 나오는, 화석인류로부터 4대문명에 해당하는 부분에 대한 이야기다. 중국인이 쓴 글인데, 흔히들 말하는 4대 문명 중에 포함되는 중국 문명에 대한 이야기가 빠져있다는 게 좀 이상스럽긴 하지만, 인류의 기원에서부터 이집트문명, 메소포타미아 문명, 인도문명 그리고 고대 그리스 문명에 대한 이야기까지가 실려 있다. 역사수업시간에 보통 이 부분은 역사 입문단계로, 정형화된 문제형식에 맞게 몇몇 주요사실들만 핵심적으로 짚고 넘어가곤 했었는데... 이 책은 꽤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무척 세세하다. 특히 이집트 문명에 관해서는 미라를 만드는 방법을 고급, 중급, 저급으로 나누어서 설명할 만큼 상세하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기억에 남는 부분은, 에게문명의 유적을 발굴한 슐리만과 미노스 왕궁을 발견한 에번스에 관한 이야기다. 어려서 읽은 트로이성에 관한 이야기를 전설로 믿지 않고, 발굴을 통해 역사적인 사실로 밝혀낸 슐리만의 이야기는, 내가 왜 역사책을 읽고, 역사공부를 하려는 것인가 다시 한번 고민하게 하는 부분이었다. 부유한 환경에서 어려서부터 역사라는 학문에 노출될 기회가 많았던 에번스에 대해서는 부러움이 많이 남았고...

 

  이 책은 역사수업을 준비하는 교사에게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 같다. 단순한 사실의 나열이 아니라 하나하나의 의미를 상세히 풀어내고 있는 점, 다양한 사진자료를 싣고 있는 점이 여러 모로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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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모든 역사 : 세계사 - 1월에 세계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12개월의 모든 역사 1
이종하 지음 / 디오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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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제 [1월의 모든 역사 - 한국사] 편을 읽고, 오늘 [1월의 모든 역사 - 세계사] 편을 읽었다. 전체분량 260쪽정도로 두껍지 않은데다 여백이 많아 책장이 잘 넘어가는 책이다.  전체 24권으로 된 시리즈 중 1월에 해당하는 2편을 읽었다. 아직 24권의 시리즈가 완성된 것은 아닌 듯하다. 검색을 통해 살펴본 바, 현재까지는 1월의 모든 역사 한국사 편과 세계사 편만이 검색되고 있다. 이 시리즈의 24권을 모두 소장한다면 그날그날의 역사를 살펴보는 재미가 있을 것 같다..

 

  한국사 편에 이어 오늘 읽은 세계사 편의 구성은 한국사편과 같다. 날짜별로 목차를 만들어두었고, 해당날짜에 일어난 역사적 사건들을 길게는 3~4쪽의 분량으로, 작게는 반쪽 정도의 분량으로 설명해 주고 있는 방식. 책장을 넘기면서 드는 생각은, 과연 이 책을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였다. 역사공부를 하겠다고 이 책을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을 것 같다. 그러기엔 산만한 구성이다. 특정한 주제에 대한 이야기도 아니고, 특정 연도에 있었던 일도 아니고, 어느 한 나라의 역사에 대해 다룬 것도 아니기 때문에. 이 책을 정독하며 "아, 그땐 이런 일이 있었구나." 정도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을 뿐이다.

 

  그러므로 지극히도 내 개인적인 견해로는 이 책은 역사공부에 참고용으로 사용해야 할 책일 것 같다. 과거의 "오늘"과 같은 날짜에 해당하는 날에는 이런 일들이 있었고, 이런 인물이 태어났으며 혹은 이런 인물이 사망한 날이라는 사실을 파악하는데 요긴한 책이다. 그날그날의 역사를 간략하게 다루고 있는 책이므로 하나의 주제에 대해 아주 깊이 들어가지는 못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 책을 참고용으로, 혹은 입문용으로 하여 깊이있는 역사공부는 스스로가 곁가지를 쳐나가며 파고 들어가야 할 부분인 것 같다.

 

   한국사편에 비해서 세계사 편에는 특히 "인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실려있는 것이 특징인 것 같다. 작가, 화가, 정치인 등의 생몰일이 기록된 경우가 많다. 읽다가 문득 든 의문은은 글쓴이는 무슨 기준으로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태어난 날짜"를, 또 어떤 사람에 대해서는 "사망한 날짜"를 기록했을까 하는 것이다. 태어난 것 그 자체로만 역사적 의미를 가진 사람이 많지는 않을 것 같아서 가진 의문인데, 답은 찾을 길이 없다.  1월 15일(1919년) "로자 룩셈부르크 사망"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그 끄트머리에 "*1871년 3월 5일 '독일 혁명가 로자 룩셈부르크 출생' 참조."(p133)라고 덧붙이고 있다. 이 시리즈의 3월 편을 아직 볼 수 없지만, 그래서 출생부분에서는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낼지 모르겠지만, 로자 룩셈부르크에 대해서는(한 인물에 대해서는) 사망과 관련해서든지 출생과 관련해서든지 한쪽으로 몰아서 정리하는 게 더 깔끔해 보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이 해 둔 일에 대해서 이렇다 저렇다 말하기는 쉬워도 정작 내가 하긴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알기에, 이 책에 대한 왈가불가가 주제넘은 소리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새로운 방식의 역사 쓰기라는 점에서 이 시리즈는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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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모든 역사 : 한국사 - 1월에 한국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을까? 12개월의 모든 역사 1
이종하 지음 / 디오네 / 201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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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2012년의 첫 날이다.  어제와 크게 다를바 없는 오늘이기도 하지만, 사람들은 "처음"에 큰 의미를 둔다. 올해 처음으로 떠오로는 태양을 보기 위해서 추운 날씨임에도 해돋이를 보러 가는 사람들, 새로운 시간들을 위한 새로운 계획들을 세우는 사람들. 시간에다 의미를 부여하고 이름을 붙여 부른다. 오늘, 2012년을 시작하며 지난 시간을 '매듭'지고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는 게 새삼스레 고맙다. 2011년엔 많이 게을렀고, 책도 많이 읽지 못했는데 오늘을 시작으로 2012년엔 좀더 부지런해지자고, 좀더 많은 책을 읽자고 다짐했다.

 

    2012년 처음으로 읽은 책은 [1월의 모든 역사 - 한국사] 이다.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보며, "1월의 모든 역사", "2월의 모든 역사"......"12월의 모든 역사"라는 제목으로 책을 내려나 싶었는데 책 앞날개의 소개글을 보니 과연 그렇다. "[1월의 모든 역사 - 한국사], [1월의 모든 역사 - 세계사]처럼 매월 한국사와 세계사로 구분했다. 1월부터 12월까지 총 24권에 걸쳐 국내외에서 일어난 대부분의 중요한 역사적 사실들을"(책앞날개) 담고 있다니, 방대한 시리즈가 될 것 같다. 글쓴이는 이종하. 법학을 공부했지만 대학 시절 야학교사로 활동하며 역사를 강의한 것이 계기가 되어 "역사와 문화 교육의 중요성을 깨닫고 뿌리역사문화연구회를 창립하"(책앞날개)였다는 분.

 

   이 책은 1월 1일부터 1월 31일까지, 한국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날짜별로 묶어서 소개하고 있는 책이다. 내가 지금껏 읽어왔던 것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역사를 풀어내고 있어 무척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선 책의 목차부터가 그렇다. 1월 1일이라는 제목 아래 묶여 있는 사건으로는 "태양력을 처음 사용하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단기에서 서기로 연호 변경" "경부선 전 구간 개통" "가족관계등록부 도입" "미터법 시행" " 근대 문학 최초 장편 소설 [무정] 연재 시작"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장군 탄생" 등 연도에 관계없이 1월 1일에 있었던 한국사의 중요한 사건들을 나열하고 있는 식이다. 글쓴이가 생각하기에 같은 날짜에 있었던 사건들 중 중요성이 높다고 생각되는 사건부터 서술하고 있는 방식이다. 사실 이 책을 펴들면서서 이 책은 사전처럼 참고용의 책으로 깊이감은 없을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내 예상보다 내용면에서 충실한 책이었다. 그리고 조선사에만 치우치지 않고 고대의 역사에서부터 최근래의 일까지도 기록하고 있다는 점도 다른 책과는 구별되는 점이다. 책의 제목은 1월의 "모든" 역사이지만, 아무래도 정치사와 관련된 일들이 많고, 그 밖에는 문인들의 생몰일 등이 언급되어 있다.

 

   어떤 사건을 "역사"로서 기록할 것인가 하는 것은, 역사를 서술하는 사람의 주관이 개입되기 마련이다. 그 "주관"의 적절성에 따라 역사책의 가치가 평가될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의 전체 시리즈를 다 읽어보지 못한 상황이라 판단은 유보해두련다. 누가 읽어도 어렵지 않으며, 역사입문서로서 역사에 대한 흥미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오늘"이 갖는 의미를 생각하게 해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충분히 괜찮은 책인 것 같다. 1년동안 날짜별로 24권을 다 읽을 수 있다면 재미있는 역사공부가 될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책 [1월의 모든 역사 - 한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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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부름
기욤 뮈소 지음, 전미연 옮김 / 밝은세상 / 201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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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을 그다지 즐겨읽는 편이 아니다. 그래서 국내의 유명 작가들의 작품들조차 많이 읽어보지 못한 터라 외국작가의 글까지 읽어봐야겠다는 욕심을 내본적이 없다. 기욤뮈소라는 낯선 이름을 처음 접한 건 작년, 전자책 체험단으로 활동하던 때였다. 전자책 기기가 출시된지 얼마되지 않을 때라 그런지, 전자책으로 출간된 책 중 읽어봐야겠다는 욕심이 드는 책이 몇 종 되지 않을만큼 전자책 기반이 부족한 때였다. 그 몇 종 되지 않는 전자책 중에 "기욤 뮈소"라는 소설가의 책이 전자책으로 출시되어 있어, 전자책을 통해 기욤 뮈소의 작품들을 처음으로 "읽게" 된 것이다. 그 전자책에 "읽어주기" 기능이 있어 사실 글을 직접 읽었다기보다는 기욤뮈소의 [구해줘]와 [당신 거기 있어줄래요], [사랑하기 때문에]와 같은 글들을  기계음으로 "들었다." 흥미로운 경험이었다. 부자연스러운 기계음을 통해 "듣는" 기욤뮈소의 글은 내겐 무척 낯선 경험이었다. 지금까지 한번도 접해보지 못한 다른 세상을 보는 듯한 느낌이라면 과장일까?

 

    기욤뮈소의 [천사의 부름]을 읽었다. 기욤 뮈소의 글에는 특별함이 있다. 글을 읽다보면 "아, 이건 기욤뮈소의 글이구나."하는 생각이, 그의 글을 몇 편 읽지 않은 나 같은 독자도 알아차릴 수 있을만큼 다른 작가들과 구별되는 측면이 있다. 부정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그의 글은 어느 정도 정형화되어있는 측면이 있고(이런 경우를,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표현하는 사람들도 있지.), 긍정적으로 이야기하자면 그의 글에는 기욤뮈소만이 쓸 수 있는 독특함이 있다. 각 장이 시작될 때 장의 제목 아래에는 그 장의 내용을 짐작케 하거나 혹은 수수께끼 같이 알쏭달쏭하게 흥미를 유발하는 격언들이 실려있다는 점, 그리고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긴장감반전, 독자가 무엇을 상상했든 그 상상이상의 이야기들을 들려준다는 점, 사전에 계산된 치밀함 같은 것이 기욤뮈소만의 '남다름'이다.

 

   이 책 [천사의 부름] 역시 기욤뮈소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글이다. 복잡한 공항 카페에서 우연히 두 남녀의 휴대전화가 바뀌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두 사람에게 "휴대전화"라는 연결고리만 있었다면, 휴대전화를 되돌려주고받는 것으로 이야기는 정리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그들의 휴대전화 바뀜은, 사실 그 이전의 그들의 "인연"으로 연결되면서 이야기는 살이 붙고 흥미가 더해진다. 그 둘, 조나단과 매들린을 이어져는 또다른 연결고리는 앨리스라는 실종소녀.

 

    기욤뮈소의 글은 책장이 잘 넘어간다. 한번 손에 쥐면 그 다음이 궁금해서 놓기가 싫기 때문이다. 이 책 역시 그랬다. 그러나 그의 전작들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까지 재미있고 두근거리고, 행간의 의미까지 상상하게 하는 재미가 있었던 데 반해, [천사의 부름]은 그렇지 못했다. 다른 독자들에게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내게는 그랬다. 중반을 넘어서면서부터는 헐리우드 영화화를 염두에 두었음인지 액션씬이 자주 등장하는 것도 내겐 흥미를 떨어뜨렸고, 매들린과 조나단이 왜 이미 자신과는 큰 관계가 없는 사건인 "앨리스 실종사건"에 그렇게까지 관심을 가지고 관계해야 했는지도 의문스러웠다. 나는 [천사의 부름]이라는 제목 때문에 조나단의 집에 사는 말하는 앵무새도 무척 관심있게 지켜봤고, 그의 이복처남인 마루쿠스 역시도 큰 기대를 하고 봤던 초반의 등장인물인데 이야기의 전체 흐름상 둘 다 등장하나마나 한 조연에 불과했다는 점도 뭔가 엉성하게 짜여졌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이 글을 우리말로 옮긴 이는 "옮긴이의 말"을 이렇게 시작하고 있다. "우리가 좋아하는 작가의 신작에서 기대하는 것은 두 가지일 것 같다. 익숙함과 새로움."(p473) 나는 둘 중에서 익숙함을 더 원했던 모양인지도 모르겠다. 기욤뮈소의 전작들이 읽는 과정에서는 퍼즐조각을 하나하나 맞춰가는 집중력과 재미를, 책을 덮으면서는 퍼즐을 완성해냈다는 뿌듯함과 감동까지를 주었다면, 이 책 [천사의 부름]은 읽는 과정에서의 재미만을 준 책이었다. 내게는.

    "돌아가신 할머니는 운명을 일컬어 '천사의 부름'이지, 라고 말씀하시고 했었다."(p314)  설마 기욤뮈소는 매들린과 조나단, 그리고 앨리스의 관계를 "운명"이라고 말하고 싶었던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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