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통으로 읽는 중국사
김인현.이항규 지음 / 삼양미디어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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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랏? "중국사"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책 치고는 기대보다 얇아 보인다? 이 책에 대한 첫인상이었다. 그간 보아온 중국사 관련 책들은 특정 주제만을 추린 형식의 책이었거나 단대사가 대부분이었는데, 그런 류의 책들보다 오히려 이 책이 더 얇아보였다. 이 책의 분량은 240쪽 남짓. "촘촘하고 꼼꼼한 서술 방식보다는 대략적으로 중국사 전체의 감을 잡을 수 있는 간단한 방식을 택했다. 꼼꼼하게 쓰인 방대한 분량의 중국사는 이미 서점에 나와 있기 때문이다."(머리말 중). 글쓴이들의 이 책에 대한 소개말이 그야말로 쿨~하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펴들었다.

 

   이 책의 편저자로 책 앞날개에 소개된 이들은 "'매스컴뉴스'와 '새책소식'등에서 편집장으로 일했으며, ~등을 펴낸 글쟁이"라는 김인현과 "중국 고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글을 쓰고 있"다는 이항규. 그간 삼양사의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시리즈 편의 책은 몇몇 권을 보아왔다. 기획의도가 참 좋아보이기 때문에 호감이 가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다루고 있는 주제들도 내가 특히 관심을 가지고 있는 "역사"와 관련된 것들이 많아서 더욱 궁금하기도 하고... 그런데 책의 저자들을 보면 다소 그 분야의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인 것 같아서 실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 사실 이 책도 역사전문가가 쓴 책이라면 더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 있었기 때문에... 하긴,  내 바람대로 씌여진 책이라면 240여쪽이라는 이 책의 분량이 몇 갑절로 늘어나게 될 것이고 그러다보면 입문서로서 이 책을 읽기를 원한다는 출판의도와도 맞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만.

 

   중국의 기나긴 역사를, 통사로 정리해주고 있는 책이다. 중국의 역사를 개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개괄서이자 입문서 정도에 해당하는 책일 것 같다. 바뀐 중학교 교육과정의 "역사"교과서로 중국사를 접하는 중학생 정도라면 중국사의 흐름을 잡기에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세계사를 공부하는 고등학생이나 성인이 읽어도 괜찮을 것 같다. 친절한 각주와 다양한 사진 자료가 풍성한 점이 무엇보다도 마음에 들었다. 단순히 흘러간 이야기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직접 가거나 본 적 없는 중국 역사의 현장이 손에 잡히는 느낌이랄까. 각 장의 말미에 실린 "고사성어"란 역시 마음에 드는 부분이었다. 본문에서 간략하게 언급된 인물이나 사건과 관련된 고사성어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어 있어서 이 부분만 훑어보아도 중국사에 관한 토막상식을 챙기기에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중국인의 입장에서 씌인 중국사가 아니라 우리 나라 사람들이 쓴 중국사이기 때문에 특히 우리나라와 관련된 중국사 부분에 대한 설명에 더 노력을 기울였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108쪽에서 다루고 있는 당과 고구려의 전쟁을 다룬 "안시성 싸움"의 경우 "양만춘"이라는 안시성주의 이름과 당 태종이 양만춘의 고구려군이 쏜 화살에 애꾸가 되었다는 등의 이야기는 진위여부를 확인하기는 어렵겠지만 말이다.

 

   중국사 입문서인 이 책을 읽으며 이 책을 길잡이 삼아 중국의 역사를 더 깊이 있게 공부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통으로 읽는 중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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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제의 특사 이준
임무영.한영희 지음 / 문이당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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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제의 특사 이준.

 

   "임무영` 한영희 장편소설". 책 앞날개에 소개된 글쓴이들의 이력이 의외라는 생각을 했다. "현재 서울고등검찰청 검사로 재직 중"이라는 임무영과, "방송작가로 활동하다 현재 동화와 소설을 집필하고 있다."는 한영희. 공동 집필 형태의 소설을 접해 본 적이 없어 일단 두 사람의 관계가 궁금했다. 부부인가? 책 앞날개의 설명만으로는, 그렇지 않을까 추측에 불과했다. 작가의 말에서 "내가 밤에 글을 쓰고 출근하면 한영희씨가 읽어본 후 수정할 부분을 고쳐 썼다. 퇴근 후 한 차례 부부싸움이 벌어지고 난 뒤 결국 지적된 부분을 수긍하고 문장의 일관성 유지를 위해 바뀐 부분을 내가 다시 다듬었다."는 집필과정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야 두 사람이 부부가 맞구나 싶었다. 부부가 같은 관심사를 가지고 글을 쓰고, 책으로까지 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게 부럽다는 생각을 하며 책을 폈다.

 

   이 책은 "이준"에 대한 글이다. "장편소설"로 분류되고 있는 글이지만, 소설이라기보다는 전기문 같기도 하고, 한편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 같기도 했다. "이준"이란 인물에 대해 아는 바가 별로 없어서인지, 혹은 글쓴이가 현직 검사라는 생각 때문인지 모르겠다. 글을 읽으면서 "객관"과 "사실"을 기대하게 됐고, 그러면서도 어디까지가 사실이고 어디까지가 글쓴이들의 상상이 가미된 부분인지를 구분해내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최대한 역사적 사실에 맞추고자 했다. 등장인물도 일본인 단역까지 모두 실존 인물이다."(작가의 말 중)는 말은 이 글을 소설이 아닌 전기문으로 생각하고 읽히게 만든 부분이기도 했다. 그랬기 때문인지 소설적인 재미는 별로 없는 책이었다. 사실 내가 애당초 이 책을 펴들면서 원했던 것은, "이준"이란 인물과 그가 살았던 당시의 역사를 좀더 알고자 하는 것이었기에 그 부분이 불만스럽지는 않았다.

 

  "대부분의 사람은 이준 열사에 대해 고종의 명을 받고 헤이그에 갔다가 돌아가셨다는 정도밖에 모르는 듯하다."(작가의 말 중) 나 역시 그 "대부분의 사람"에 포함된다. 기억이 정확한지는 모르겠으나 초등학교 때 교과서에서는 그가 회의에 참석하고자 하였으나 저지당하면서 회의장 앞에서 할복자살했다는 이야기가 실려있었던 듯하다. 그냥 그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그가 검사였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었다. 책에서는 이준의 이야기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누어 이야기하고 있다. "제 1장 검사의 길"에서는 일제의 침략이 본격화되는 시점에서 이준이 근대적인 "법"에 관심을 가지고 법학을 공부한 이야기며, 검사가 되어서 공정한 법을 집행하며 "호법신"으로 칭송받는 이야기. "제2장 법치의 길"에서는 황태자의 가례를 기념한 사면조치에서 뇌물을 받고 부당하게 사면되는 부패한 관리들에 맞선 재판정에서의 이야기. 글쓴이는 이 부분에 상당한 비중을 두고 있는데 아마도 글쓴이 자신이 검사이기 때문이리라. "제3장 구국의 길"에서는 헤이그 평화회의에 참석의 여정과 헤이그에서의 활동, 그리고 그 곳에서의 죽음까지를 담고 있다.

 

  "재미"를 주는 소설은 아니었지만, 구체적인 모습을 상상할 수 없었던 "이준"이라는 인물에 대해서 많은 것을 알게 해 준 이야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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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휴와 침묵의 제국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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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랜만에 역사학자 이덕일의 책을 읽었다. 이덕일은, 내게는 좀 특별한 사람이다. 무언가 오랫동안 붙잡고 있어 본 기억이 별로 없는데, 그나마 내 인생에서 가장 오래 진득하니 붙잡고 있으며 아마 앞으로도 붙잡고 갈, "역사"라는 분야에 징검다리를 만들어준 사람이기 때문이다. 요즘 아이들한테 물어보면 그런다. 역사란 고리타분하고 재미없으며 도대체 왜 공부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는, 암기과목에 지나지 않는다고... 나 역시 그 아이들과 비슷한 나이 즈음에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첫 역사 수업에 졸았나 보다. 그 때나 지금이나 중고등학교 역사 교과서 가장 첫머리에는 역사학습의 목적과 필요성에 관한 이야기가 적잖은 분량으로 언급되고 있는데 말이다.

 

   막연하고 추상적이고 손에 잡히지 않는 그 무엇이라 생각했던 역사를 내 눈 앞에다 그림을 그려주었던 사람이 이덕일이었다. 벌써 10여년전이구나 그게. [송시열과 그들의 나라], [사도세자의 고백], [사화로 보는 조선 역사] 같은 책들을  기갈든 사람마냥 탐독했던 게... 그 때까지 교과서에 나오는 역사가 "사실"내지는 "진실"이라고 믿었던 내게 이덕일의 책은 놀라움이었다. 우리가 보고 있는 대부분의 과거사는 "기록으로서의 역사"라는 걸 처음으로 깨달은 충격이었달까...

 

   [윤휴와 침묵의 제국]이라... 윤휴라는 이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해서도 궁금했지만, 이덕일은 과연 윤휴를 어떤 사람으로 그려낼까가 더 궁금해서 펴든 책이다. 책에 둘러진 띠지에 적힌 문구가 인상적이다. "송시열처럼 살 것인가, 윤휴처럼 죽을 것인가." 묻는 이가 원하는 정답은 이미 정해져 있는 셈이다. 배부른 돼지가 될 것인가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될 것인가를 묻는 이의 의도가 명백하듯. 글쓴이는 송시열과 윤휴를 나란히 두었을 따름인데, 돼지와 소크라테스를 그들에다 비유하고 있자니 너무 과격하고 성급한 비유일까 염려스럽기도 하지만 글쓴이가 의도한 바가 아니었을까 하고 내 마음대로 넘겨짚어본다.

 

    이 책의 주인공은 윤휴다. 글쓴이는 윤휴라는 인물을 통해 윤휴가 살아내야 했던 조선사회의 모순을 이야기하고 있다. 윤휴는 조선 현종~숙종 대의 인물이다. 식민사학에 의하자면 당쟁이 최고조로 달했던 즈음, 그 당쟁의 한가운데 서 있었던 사람. 교조화된 성리학이 사상을 억압하고 있던 시대, 실질이 아니라 명분만이 중요했던 시대. 당대의 사상을 움켜쥐고 있던 송시열과는 대척점에 섰던 인물. 그래서 결국 죽어야 했던 인물.

 

   "윤휴는 자신이 이 모양이 된 것이 시대의 우환을 범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사대부들이 제 한 몸의 영화에 제 집안의 부귀만 힘쓰는 것이 조선의 형세였는데 이를 무시하고 북벌하겠다고 나선 것이 시대의 우환을 범한 것이었으며, 사대부들이 힘없는 백성들의 등골을 빼서 제 배를 채우는 것이 시대의 형세였는데 양반들에게도 군역을 부과해야 한다고 나선 것이 시대의 우환이었으며, 입으로 주자학을 외우는 것으로 학문이 완성되었다고 자부하는 것이 시대의 형세였는데 "천하의 이치를 어찌 주자 홀로 안다는 말이냐!"라면서 새로운 학문의 길을 열려고 했던 것이 시대의 우환이었다."(p399~400)

 

   이덕일이라는 안경을 쓰고 본 윤휴라는 사람은 시대를 너무 앞섰던 인물이고, 모두가 "Yes!"를 외칠 때 홀로 "No!"를 외치다 좌절하고 만 인물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비록 책을 통해서지만 이덕일이라는 역사학자의 이야기만 너무 많이 들어왔다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했다. 혹 균형을 놓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할 수 있다는 건, 그 덕분에 내 역사적인 안목 역시도 많이 성장했음을 의미하는 걸까. 이제 그와는 반대편 시소에 앉아서 조선사회를 들여다볼 기회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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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벌 - 1659년 5월 4일의 비밀
오세영 지음 / 시아출판사 / 201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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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벌.

  

    언제쯤이면 역사에 대해 그나마 좀 안다고 이야기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어쩌면 영원히 그런 날이 오지 않을지도... 역사라는 게 공부를 할수록, 관심을 가질수록 내가 모르는 것들이 어디서 숨어있다가 튀어나오곤 한다. 내가 감당해내기 어려운 큰 산과 같은 역사.  내가 모르는 게 너무 많지만 아직까지는 재미있다. 보물찾기 하듯이 내가 모르던 낯선 사람들, 낯선 장소, 낯선 사건들을 만나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므로. 정통 역사서가 되었든 소설이 되었든 "역사"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들이 내게 주는 즐거움이 바로 그런 것이다. 이번엔 역사소설이다. [북벌]을 읽었다. 소설가 오세영의 작품이다. 직접 읽어보지는 못했는데, 어렸을 때부터 여러 경로를 통해 "소문"으로 들어왔던 [베니스의 개성상인]을 쓴 작가이다. 두어해전에 [구텐베르크의 조선]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처음 접한 작가이기도 하다.

 

  "1659년 5월 4일의 비밀"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이 책에서는 효종대의 북벌을 향한 움직임과 그 좌절에 관한 이야기를 작가의 상상력을 발휘해 소설로 풀어내고 있다. 광해군과 소현세자에 대한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아있던 터라, 이 책 [북벌]에서는 효종대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내고 있을까 자못 궁금했다. 

  

  음... 소설에서 너무나 많은 "사실"을 기대했던 것일까.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내겐 많은 아쉬움이 남는 글이었다. 이야기는 이완을 중심으로 한 북벌파와 그를 저지하려는 부청배들의 다툼을 축으로 전개되고 있다. 박지원의 소설 [허생전]의 그 허생이 실존인물마냥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재미있는 설정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다소 황당하다는 생각이 든 게 사실이었다. 물론 이 책은 역사서가 아니라 소설이다. 충분히 설정가능한 상황임에도 소설적인 이미지가 너무나 강한 허생을 실존인물화한데 대해서는 거부감이 일었다.

 

    그리고 꽤 긴 분량의 이야기였는데, 이야기에 몰입하기 어려웠던 점이, 긍정의 캐릭터가 없었다는 점이다. 이건 내 경우에만 해당하는 이야기일수도 있겠다. 소설을 읽을 때 보통 "우리편"과 "저쪽편"을 구분하기 마련이고, 우리 편에 감정이입을 해서 같이 기뻐하고 가슴 아파하며 이야기를 읽어나가기 마련인데... 이 책에서는 "우리 편"이라고 말하고 싶은 캐릭터들이, 내겐, 없었다. 북벌을 주장하는 이완을 중심으로 북벌파들의 시대착오적으로 보이는 상황판단들이며 주장을 응원해주고 싶지도 않았고, 난데없다는 생각이 드는 성명욱을 축으로 한 부청배들의 주장에도 손을 들어주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 응원해 주고 싶은 캐릭터들이 없으니 이야기의 흐름도 그닥 흥미롭게 여겨지지 않는데다 책을 급하게 만들었는지 너무나 많아 일일이 지적하기조차 번거로운 잘못된 글자들은 이야기의 맥을 툭툭 끊어놓아버렸다.

 

  너무 많은 기대를 하고 펴들었던 책이어서인지 아쉬움이 많이 남는 책이었다. 책을 덮으며 내가 이 책에서 놓친 부분 역시 많지 않았을까 다음에 다시 한번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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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바보 - 이덕무 산문집, 개정판
이덕무 지음, 권정원 옮김, 김영진 그림 / 미다스북스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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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종 책을 읽곤 하지만 책을 좋아한다고 말할 정도는 결코 못 된다. 책이 좋아서 읽는다기보다는 스스로의 무식함을 알기에 그 무식함을 만회해보려고 책을 읽는다고 말하는 쪽이 정직할 것 같다. 그런데 여기 나와는 대조적으로 [책에 미친 바보]가 한명 있다. 이 책은 그 바보가 쓴 글을 책으로 묶은 것이다. 그 바보의 이름은 이덕무다. 조선 후기를 살았던 인물이다. 서자로 태어나 차별을 받아야했던 가난한 선비였다. 책을 정말 좋아해 "어릴 때부터 스물한 살이 될 때까지 하루도 선인들의 책을 손에서 놓은 적이 없었다."(p23)고 스스로 말하는, "사람들이 그를 가리켜 '책에 미친 바보(看書痴)'라고 불렀지만 그 또한 기쁘게 받아들"(p24)였던 사람, 이덕무.
 

   [책에 미친 바보]를 읽었다. 사실 이 책에 앞서 두어해전이었던가 이덕무의 글을 한글로 편역해 묶어낸 책을 읽고서 그에게 반했던 기억이 있어 이 책 역시 망설임없이 펴들었다. 두 책을 나란히 펴두고 읽어보니 종종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 번역은 또 하나의 창작이라던데, 내가 앞서 읽었던 책과 이 책은 같은 이덕무의 글임에도 사뭇 느낌이 다르다. 옮긴이가 달라서 그런 모양이다. 문장을 비교해 읽어보는 재미가 있었다.

 

  이 책 [책에 미친 바보]에서는 이덕무의 글을 주제에 따라 7가지 정도로 분류해 싣고 있다. 그의 스스로에 대한 이야기, 책에 관한 이야기, 친구들과 나눈 편지글, 자연에 관한 이야기 등. 글을 읽다보면 그의 사람됨과 인간적인 따뜻함이 행간을 비집고 나와 은은한 향기를 내뿜는 듯하다.

   조선시대의 선비라면 꼬장꼬장하고 고지식한 이미지를 먼저 떠올리게 되는데 이 사람은 좀 다르다. 그들도 우리같은 사람이었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책읽기 좋아하고, 단 것 좋아하고, 바둑 싫어하고, 소설 싫어하는 사람. 이서구에게 쓴 편지글에서는 자기가 좋아하는 단 것을 박제가가 뺏어먹었다고 "그대가 내 대신 박제가를 깊이 나무라 주기 바라오."(p158)하고 당부까지 하고 있어 웃음이 났다. 다 큰 어른이 친구가 단 것 뺏어먹었다고 속상해서 고자질까지 하다니 내가 생각했던 근엄한 선비의 모습이 아니라는 게 더 유쾌했다.

 

   책 표지에서도 소개하고 있지만 이덕무는 "조선 최고의 지성인"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만큼 많은 책을 읽었고, 여러 분야에 박학다식함을 보인 인물인 듯하다. 이 책에서는 그의 인간적인 면모 뿐만 아니라 책과 공부에 대한 이야기까지 생각할 꺼리들이 참 많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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