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소원은 전쟁
장강명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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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의 김진명이 2010년대 장강명으로 재탄생한 느낌. 인물들을 납작하게 그려내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지만, 그 덕분에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흘러서 좋았다. 북한의 붕괴 후 시니리오를 이 정도로 설득력 있게 쓸 수 있는 다른 작가가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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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백 - 제16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한겨레출판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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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쟁적인 스토리텔러의 출사표. 서사가 실종된 시대의 서사. 못 하는 것에 대한 염려보다 잘 하는 것에 대한 믿음으로 나아가는 박력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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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의 미래 - 인류는 어떻게 다가올 전쟁을 상상했는가
로렌스 프리드먼 지음, 조행복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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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역사 공부의 종착지는 전쟁사. 인간과 세계에 대한 탐구의 끝에는 전쟁. 시대 순으로 구성하면서도 그 안에 테마를 베치한 목차만 봐도 마음이 웅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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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해의 마지막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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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가 해석한 백석이란다. 시로 먼저 등단한 김연수이기도 하고, <꾿바이 이상>이라는 실존 작가를 모델로 한 흥미로운 작품을 이미 발표한 적도 있다. 30년대 조선에서 모던하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웠던 이상과 백석. 요절한 이상과 달리 북으로 간 백석의 서사는 왠지 더 까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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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가 내게 준 선물 중 하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고레에다 감독의 명성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선뜻 보게 되지는 않았다아마 다들 좋다고 하면 괜히 시큰둥해지는 청개구리 기질 탓일 거다시작하자마자 글이 옆으로 새지만 대학생 때는 이런 일도 있었다신간 소설집 한 권을 꼭 읽어야지 하고 생각하고 있었는데동기 한 놈이 나한테 내가 마음 먹고 있던 그 책을 거론하며 꼭 읽어야 된다, ‘안 읽으면 후회할 책이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놀랍게도 나는 그 순간 10분 전까지 꼭 읽고 싶었던 그 책에 대한 열망이 완전히 사라졌다그리고 그 이후에도 안 읽었다고치고 싶은데 이것도 타고난 기질인 것인지 쉽게 고쳐지지 않는다


 그런데 방구석에서 넷플릭스 드라마와 시트콤만 보다 보니까 좀 물리기도 하고 작품성있는 영상에 대한 욕망이 생기기도 해서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찾아보게 된 것. , 그래 봤자 겨우 <어느 가족>, <아무도 모른다>,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본 게 전부이긴 하다. (<걸어도 걸어도>, <진짜로 일어날지 몰라, 기적>, <바닷마을 다이어라>, <태풍이 지나간 뒤>, <원더풀 라이프> 순서로 챙겨 볼 계획은 이미 세워뒀다. 신난다.) 겨우 세 작품이지만, 엄청난(진부하지만 정말 엄청났기 때문에 이 표현을 써야 겠다.) 영화들이었다. 사실, 처음 본 <어느 가족>을 보고 이미 감독님, 저는 이미 감독님의 포로가 되었어요. 엉엉.’하는 상태가 돼 버리긴 했다. 자극적으로 그릴 수 있는 장면을 담담하게 관찰해서 보여주고, 쉽사리 선악 판단을 내리는 대신 선악이 무엇인지를 보는 사람이 생각하게 하는 연출은 확실히 귀한 것이었다. 특히 이 영화의 마지막 30분은 압권이었는데, 나는 메모장에 새드 엔딩을 통해 희망을 말하는 이 능력을 뭐라고 불러야 할까.”라고 적었다. (<어느 가족>을 안 본 사람이 있다면, ‘보세요. ‘보면 후회합니다! ㅋㅋ) <아무도 모른다><그렇게 아버지기 된다>에서도 비슷한 종류의 감동을 느꼈다. 이 사람은 정말 사려 깊은 사람이구나, 말하지 않고 보여줌으로써 관객을 고민하게 만드는구나, 삶이란 언제나 다층적이고 입체적이라는 것을 그려내는구나, 좋은 영화 감독이기 이전에 정말 좋은 사람이구나.



 누군가(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 그 다음은? 그렇다. 관련된 책을 검색해 보는 거다.(유투브를 검색해서 인터뷰를 먼저 찾아봤음을 고백한다.) 혹시나 하고 검색해 봤더니 고레에다 감독이 책도 두 권을 낸 거다. 냉큼 사서 읽고 있다. <걷는 듯 천천히>부터 읽고 있는데, 책도 정말 좋다. 영화와 책이 똑같다. 다시 한번 느꼈다. 적어도 이 사람은 잘 찍고 못 찍고를 떠나서, 자기 자신으로 찍는구나.





 











 이 책의 머리말부터 아주 인상적이다. 고레에다 감독이 영화 작업을 하느라 오랜만에 집에 왔더니 어린 딸이 감독님을 좀 어색하게 대했다고 한다. 그게 좀 마음이 쓰이기도 하던 차에 다음날 영화 작업을 위해 집을 나서는데 현관까지 배웅 나온 딸이 또 와.”라고 한마디를 건넸다는 거다. 감독님은 이때 티는 못 냈지만 당황하고 상처를 받았다고 한다. 거기에서 성찰을 이어나가고 피가 섞였다는 것만으로는 안 되는가? 역시 시간인가...’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그 생각을 바탕으로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를 만들었다는 이야기를 한 후에,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이런 생각도 들었다. ‘병원에서 야기가 뒤바뀐다는 선정적인 사건을 플롯에 넣으면 관객의 의식은 아마 부부가 어느 아이를 선택할까?’라는 질문 쪽으로 향할 것이다. 그러나 그쪽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힘이 너무 강하면, 그 이면에서 숨쉬게 마련인 그들의 일상이 소홀해진다. 그래선 안 된다. 끝까지 일상을 풍성하게, 생생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 ‘이야기보단 인간이 중요하다. 이번에도 이런 관점을 바꿀 생각은 없다. 그렇기에 두 가족의 생활 속 디테일을 어떻게 쌓아가느냐에 충분한 시간을 들이려 했다.

목욕을 마치고 어머니는 아이의 머리를 어떤 식으로 말려줄까? 세 식구는 침대 위에 어떤 순서로 나란히 누워, 어떤 식으로 손을 잡을까? 아버지는 눈앞에 나타난 친자식의 무엇을 바음에 걸려 할까? 누구와 누구를 비교할까? (7쪽)


 영화를 왜 보면서 왜 감동을 받았고, 왜 감독님을 신뢰하고 있는지에 대해 정확히 알 것 같다. 덧붙일 말이 없다. 많은 영화(예술)가 삶을 그려내지만, 어떤 영화(예술)는 삶 자체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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