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하지 말라 - 당신의 모든 것이 메시지다
송길영 지음 / 북스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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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은‘ 하지 말라. 수많은 데이터를 통찰력있게 분석해서 오늘과 미래를 말해준다. 개인적으로는 책에 나온 진단을 통해 다른 곁가지들로 상상해 보는 즐거움이 있었다. 아, 그리고 무엇보다, 의미고 데이터고 다 떠나서 너무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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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원이 되고 싶어
박상영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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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작가라는 수식에 가장 잘 어울리는 박상영 작가.
팔딱거리는 그의 문장에서 또 한번 헤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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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부대 - 2015년 제3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장강명 지음 / 은행나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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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장강명의 서사 충동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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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티처 -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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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학당 강사라는 소재로만 펼칠 수 있는 서사들이 좋았다. 한국어에서 이유를 나타내는 표현과 한국어의 미래 시제를 인물의 내면과 연결해 나가며 서술하는 대목은 3~4번 곱씹어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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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재판 기간 내내 공격적인 질문을 받았다. 위압적인 재판정의 분위기 속에서 16시간을 안희정과 안희정의 변호인들, 검사와 판사에게 둘러싸여 있었다. 검사와 판사, 안희정의 다섯 변호인에게 고소인인 나는 숱한 질문을 받았다. 하지만 어느 누구도 피고인 안희정에게는 묻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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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합니다. 저도 언론을 통해 사건을 들으면서 안희정씨보다 김지은씨에게 더 많은 질문을 던졌던 것 같습니다. 왜 4번이나 반복되었는데 저항하지도 알리지도 못했을까 하고요. 제 '상식'에서 나온 직관적인 반응이었는데, 책을 통해 안희정씨와 김지은씨의 관계는 '상식'을 파괴하는 무자비한 권력이 작동되었다는 걸 뒤늦게 알았습니다. 대부분의 페이지에서 분노했지만, 수행비서 매뉴얼을 그대로 옮겨 놓은 대목에서는 한동안 멍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주말 늦은 밤에 지방에서 불러서는 대리 운전을 시켰다는 대목에서는 처참했습니다.

 

저는 완전히 김지은씨 편에 서지 않았(못했)습니다. JTBC 뉴스룸에서 인터뷰(책을 다 읽은 후 다시 유투브로 봤습니다. 김지은씨가 겪은 일을 조금은 알고 들으니 처음 볼 때마다 더 아프게 들렸습니다.)를 봤을 때는 김지은씨의 말을 온전히 믿었는데, 그 이후 재판 과정에서 조금씩 갸웃했던 것 같습니다. 이게 다 안희정 측의 끈질긴 2차 가해때문이란 사실을 책을 통해 알고 나니, (저에게) 화가 나고 (김지은씨에게) 미안해졌습니다.

 

개인적인 이유도 조금은 있었습니다. 건너 아는 지인 한 명이 미투 가해자로 지목되어 너무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 걸 봤거든요. 지인뿐만 아니라 그의 가족의 삶 전체가 무기력해지는 걸 보기도 했던지라 미투라는 것만으로 온전한 지지를 보내기 힘들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도 의도적인 거짓 미투에 대해서는 우리가 단호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김지은씨의 미투가 거짓이라 생각했던 것은 아닙니다. 다만, 저쪽의 2차 가해와 저의 개인적인 생각들이 맞물리면서 이 사건을 범죄라고 단정하긴 힘든 거 아닌가라고 생각했습니다. 윤리적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을지언정, 법적 처벌의 대상이 되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대법원 확정판결이 났을 때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친구에게 법원 판결을 비판하는 말도 했습니다. 형사법의 기본 취지를 고려했을 때, 문제가 있는 판결이 아니냐고, 이 판례로 인해 앞으로 형사 재판에 대한 신뢰 문제가 생길 수 있지 않겠냐고, 아무리 그래도 성인지 '감수성'이라는 표현이 판결문의 언어는 아니지 않냐고. 나름 열변을 토했던 것 같습니다. 김지은씨 개인에 대한 악의는 없었지만, 이제서 생각해 보니 그것도 미안합니다. 그 당시 사건에 대해 조금 더 찾아봤다면 저렇게 말하지 않았을 수도 있었을 것 같습니다. 생각해 보면, 범죄 후에 미안하다며 러시아의 아름다운 풍경만 마음에 담으라던 그 메시지에서 사건의 본질은 이미 드러났던 것인데 말이죠. 그걸 알면서도 형사법의 원칙이니 판결에 대한 신뢰니 떠들었던 제 모습이 부끄러웠습니다.

 

조금이나마 미안함을 덜기 위해 친한 사람들에게 이 책에 대해 많이 말하려고 합니다. '나도 이러저러하게 생각했었는데, 이 책을 읽어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한쪽의 입장에서 쓴 책이니 그런 거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 책에 나온 객관적인 증거나 동료들의 진술, 다른 기관장 밑에서 비서직을 수행하는 수행 비서의 탄원서 등을 보면 나처럼 생각할 수밖에 없을 거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나쁜 마음이 아니라 거짓된 정보 때문에 이 사건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 정확한 사실을 알려주는 것이 김지은씨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갚는 길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사실, 저는 공적인 공간에서 '젠더' 이슈에 대해서는 발언하지 않습니다. 어느 한 쪽에도 깊이 발을 담그고 있지 않은 저같은 사람에게는 젠더 이슈에 대해 발언하는 것 자체가 두려운 일입니다. 다른 주제의 글보다 읽는 사람의 반응을 더 생각하게 되고 조금은 쪼그라든 마음으로 글을 쓰게 됩니다. 이 글만 해도 꽤나 많은 자기 검열이 있었네요. 안희정씨가 행한 범죄를 뉴스를 통해 밝히겠다고 결심한 김지은씨의 그 마음은 어땠을지는 짐작도 하기 어렵습니다.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를 누구보다 잘 아는 상황이었기에, 문자 그대로 '인생을 걸고' 뉴스룸에 나오신 것이었겠죠. 살기 위해서요. 김지은씨가 더 잘 살아가시기를 응원합니다. 그래서 김지은씨에 대한 글은 여기까지로 줄이겠습니다. 앞으로는 안희정씨에게 묻고 안희정씨에 대해 쓰겠습니다. 4번의 범죄를 저지른 그 악마같은 마음과, 재판 과정에서 말을 바꾸고 연애 프레임을 덧씌운 그 비겁한 마음에 대해 묻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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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곤 실례 2020-09-17 14: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까딱 잘못했으면 성법죄자를 대통령으로 뽑을 뻔한 일인으로써 김지은씨는 나라를 구한 의인입니다. 정치적 이익집단이 무슨 짓인들 못하겠어요.

얼음장수 2020-09-17 21: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얼마나 많은 안희정이 더 있을까 생각하면 아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