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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 티처 - 제25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서수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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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학당 강사라는 소재로만 펼칠 수 있는 서사들이 좋았다. 한국어에서 이유를 나타내는 표현과 한국어의 미래 시제를 인물의 내면과 연결해 나가며 서술하는 대목은 3~4번 곱씹어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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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의 기쁨과 슬픔 - 장류진 소설집
장류진 지음 / 창비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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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편소설은 퍼즐 맞추기 같은 것이라 생각한 적이 있다. 서사의 힘으로 나아가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적합한 재료들을 고르고 재료들의 모양을 고려해서 위치를 잡아주고, 재료의 배합과 위치를 바꿔 보기도 하고, 그런 과정을 통해서 점점 다듬어지는 과정이 아닐까 생각을 했다. 결국 플롯이나 구성에 대해 말한 같은데, 그냥 퍼즐 맞추기라고 조금 직관적으로 와닿는 같았다.

 

 작년에 꽤나 화제가 되었던 장류진의 <일의 기쁨과 슬픔> 퍼즐을 맞춘 작품집 같았다. 불필요한 조각도 없고 조각들이 위치에 있어서 부분도 튀어 나온 부분도 없달까. 프로필 사진으로 자신의 근황을 회사원들에게 알리는 '빛나' 캐릭터는 작품의 끝부분에서 '' 마음에 작은 파장을 일으키고(< 살겠습니다>), 남녀 주인공이 유후인의 노천 온천에 머무게 하려면 여자 주인공은 퇴직 후쿠오카에 자리잡아야 하고(<나의 후쿠오카 가이드>), '냉장고송'으로 인기를 얻었지만 그걸 성공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장우의 냉장고 등급은 '4등급, 다소 낮음'이어야 하고(<다소 낮음>), 어릴 보던 성경책을 근처 성당에 기증하려고 생각하는 '' 집에 오는 가사도우미는 혼자 일할 찬송가를 우렁차게 부르고(<도움의 손길>), 결말의 극적 효과를 위해 '여자' 사는 오피스텔은 쌍둥이 구조여야 하는 식이다(<새벽의 방문자들>).

 

 맞다. 이건 특별한 아니다. 대부분의 단편은 정도의 구상은 이뤄진 상태로 나올 거다. 다만, <일의 기쁨과 슬픔> 그게 작위적이거나 과하지 않게 펼쳐진다. 그게 작가 특유의 읽히는 문장과 시너지를 일으키면서 소설 읽는 맛을 느끼게 주는 같다. 소설집의 제목에 걸맞게 '회사원 소설 / 직장인 소설'이라고 불러도 작품집의 이런 자연스러움은 물론 작가의 실제 경험 덕분일 거다. 작가의 이력이나 몇몇 인터뷰를 확인해 보니 실제 경험이 상당히 녹아 들어 있는 같았다.

 

 구성과 전개의 자연스러움 편안한 문장과 함께 인상적이었던 점은 주인공들의 캐릭터였다. 한국 단편소설의 주인공들은 대체로 매우 예민한 상태에 있거나 신경증에 가까운 경우가 많은 같은데, <일의 기쁨과 슬픔> 주인공들은 그냥 옆에 있는 평범한 친구나 지인 같다. 그러니까, 평범한 사건도 매우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문제적 주인공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사는 보통의 존재가 일상적 사건을 겪으면서 드러나는(드러내는) 엇갈림, 일상의 균열, 시대의 공기를 통해 이야기가 전개된다고 느꼈다. 그래서 특별한 없다고 갸웃하는 사람도 있는 같은데, 나는 그래서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쪽이다. 별거 아닌 걸로 재미있는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거기서 시대의 분위기를 환기해 내는 것도 특별한 재능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그게 작가님과 내가 비슷한 연배여서 비슷한 경험과 감각을 공유하고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그런 점에서 장류진 작가가 자신의 삶의 경험을 반영하는 작품들을 꾸준히 써준다면 나는 흔쾌히 독자가 같다. 같이 나이 들어가는 작가가 있다는 꽤나 든든한 일인 같다.

 

 그리고 몇몇 대사가 '차지다' 느낌을 받았는데, 그중 가장 재미있었던 대사를 인용하면서 마친다. <나의 후쿠오카 가이드>(언제든 여자를 꼬실 있다고 믿는 남자들은 특별히 재미있게 읽을 - 나는 보통으로 재미있게 읽음) 나오는 남녀 간의 대화.  

 

"지훈씨나랑 자고 싶었어요?"

이렇게 예측 불가능한 여자는 정말이지 처음이었다그녀가 말을 이었다.

"솔직히 말해봐요나랑 자고 싶었죠?"

"지유씨는 아니었나봐요?"

"반반?"

이런   있지.

"아무래도자려는 마음이 중요한 거니까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대체."

"그러니까  필요가 있나그런 거죠."

"?"

"자면  해요어차피 자고 나면  똑같잖아요지훈씨도 그걸 모르지 않잖아요."

내가  알고  모르는지 자기가 어떻게 알아 여자는  이렇게까지 확신을 하는 거지그녀가 말을 이었다.

"그래서 실제로 잤는지  잤는지보다는자고 싶다는 마음 마음 자체가 중요한 거잖아요저는 그렇게 생각해요."

지유씨는 또다시 백분토론 패널처럼 말했다.

(중략)

"우리 대화가  통한다고 생각했어요?"

"."

"음… 제가 말을 잘하는  아닐까요?"


 이걸 옮기기 위해 타이핑하면서도 히죽히죽 웃고 있다. 드라마나 영화의 장면처럼 장면이 그려지고 그렇다. 대사가 재미있다면 책을 읽고 실망하지 않을 거다.

 

 다만, 작가님 판단인지 편집자님 판단인지는 모르겠지만, <백한번째 이력서와 첫번째 출근길> 보완해서 넣든지 제외하든지 했어야 하는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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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던 하트 - 제18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
정아은 지음 / 한겨레출판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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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캐릭터와 대사. 드라마나 영화를 고를 때의 선택 기준이다. 저 두 가지가 마음에 들면 나머지 단점은 크게 걸리지 않는다. 소설도 비슷하다. '문제적 인물'이 나와야 이입을 하든 비판을 하든 몰입해서 볼 수 있다. '밍밍한 인물'이 나오면 아무래도 팔짱을 끼게 된다. 


 그런 점에서 <모던 하트>의 주인공 '미연'은 아쉽다. 거칠게 요약하면 이런 사람이다. 


 30대 후반의 헤드 헌터. 

 전문대 출신이라는 사실에 대한 콤플렉스 있음.

 결혼에 대한 양가 감정. (결혼한 주변 사람들의 현실을 보며 스스로 위안하는 동시에 배우자가 없는 자신의 현실에 대한 초라함으로 결혼이라는 제도 안에 편입되기를 바라는 욕망을 가지고 있음.)

 

 여기까지는 그래도 괜찮은 것 같은데, 다음부터는 좀 별로다.


 좋아하는 남자(태환)가 채식주의자인데 그 남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고기를 좋아하지만 채식하는 척을 한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실수로 '씨푸드 스파게티'를 주문하곤 황급히 '까르보나라'로 주문을 바꾼다. 그러면서 채식을 하지 않는 자신의 모습이 들켰을까 봐 전전긍긍하는 이 여자, 너무 무매력인 거 아닙니까? 내가 채식주의자인 남자라면, 그냥 있는 그대로 육식을 하는 여자가 훨씬 매력적으로 보일 것 같다. 자신의 육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이성이라면, 사실 만날 이유도 없는 거지. 자신의 윤리적 선택으로 상대방을 불편하게 만든다면, 사실 그 선택은 이미 윤리적일 수 없는 거니까.


 더 최악인 건, '보험용 남자'로 나오는 '흐물'에 대한 태도이다. 자신에 대해 흐물의 호감을 이용해서 미연은 흐물을 편할 대로 활용한다. 심심하면 불러서 밥 얻어 먹고 술 얻어 마시고(뒤에 가면 밝혀지지만 이를 위해 흐물은 적금도 깨고 대출까지 받았다는 설정이다.) 오라가라 아주 제멋대로다. 그러면서도 나이가 좀 있고 외모가 썩 훌륭하지 않은 흐물이 자신에 대해 연정을 품고 있다는 걸 알고나서는 격한 반응을 보인다. '너 같은 놈이 감히 나를....' 불쾌하기 짝이 없다는 거다. 아 진짜, 이 인간 뭐지?


 특별히 최악이라고 여겨진 대목 하나.

태환은 커다란 흰색 꽃이 그려진 하늘색 라운드 티에 흰 바지와 흰 구두를 신고 있었다. 그 촌스러운 차림 때문에, 금방 그를 찾을 수 있었다.

"아름다운 티를 입으셨군요."

(중략)

"어제 이 옷을 사면서 그동안 회사에 다니면서 제가 취향을 자발적으로 억압해왔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조직에 속한다는 게 그런 거죠. 자신의 색깔을 자동적으로 억압하는 걸 습속으로 삼는 거."

나는 인상을 쓰지 않으려고 엄청나게 노력했다. 지금 뭔 소리를 하는 거야. 난 네 티가 촌스럽단 얘기를 하고 있다고. (279쪽)

 

 우와, 다시 옮겨 적으면서도 정말 속에서부터 뭔가가 치밀어 오른다. 이중언어를 쓰는 여자와 나르시시즘에 도취된 남자의 대화는 만들어진 이야기에서라도 읽고 싶지 않다. 내 기준에서는 두 인물 모두 곁에 두기 어려운, 아니 10분 이상 대화하기도 힘든 사람이다. 



 이것말고도 디테일한 '별로'가 곳곳에 나온다. 물론, 30대 후반 싱글 여성의 일상적인 내면을 현실적으로 그리려는 의도였을 거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다양한 현실 중에서 특정한 현실을 그려내기로 선택하는 것이 이미 작가의 의도나 역량을 보여주는 거라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배울 것도 없고, 공감하기도 힘들고, 특별히 논쟁적이지도 않은 주인공을 1인칭 서술자로 내세운 건 아쉽다. 


 주인공 말고다 다른 인물들도 대체로 별 매력이 없다. 주인공 동생, 제부, 위에서도 언급된 태환, 흐물, 등등. 주변에 있을 법하지만 친하게 지내고 싶지는 않은 사람이랄까. 그걸 보여주는 게 작가의 의도였다면 할 만은 없지만서도. 


 너무 나쁜 말만 쓴 것 같은데, 헤드헌터의 세계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된 점은 좋았다. 그리고 세태 소설답게 통속적이어서 쉽게 쉽게 잘 읽힌다. 그리고 2020년에 2013년에 나온 세태 소설을 읽으면서 문화나 의식이 얼마나 빠르게 바뀌는지를 확인하는 재미도 있다. 

모던하트, 정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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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이동 - 관계·제도·플랫폼을 넘어, 누구를 믿을 것인가
레이첼 보츠먼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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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차 산업 혁명은 내가 태어나기 전이었다. 감흥이 있을 리 없다. 3차 산업 혁명 역시 감흥을 느끼기에는 내가 너무 어렸다. 4차 산업 혁명은 다르다. 좀 컸고, 그만큼 좀 안다. 알면 알수록 빠지게 되고, 궁금해서 미치겠다. 시간이 허락하는 한 최대한 읽으려고 애쓴다. 4차 산업 혁명 때문에 '내 일'을 걱정하는 인간이 아니라, 4차 산업 혁명 덕분에 '내일'을 기대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그런 마음으로 공부한다. 그래서 리뷰랄 건 없고, 복습 삼아서 갈무리한다. 




영국이 유럽연합을 탈퇴하기로 결정한 브렉시트 국민투표 결과와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으로 선출된 결과는 역사상 가장  '신뢰 이동현상이 나타났다는  번째 증거이다이제 신뢰와 영향력은 엘리트 집단과 전문가정부 당국보다는 가족과 친구동료심지어 낯선 사람 같은 '사람들'에게로 향한다개인이 기관보다 중요하고개별 고객이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브랜드를 정의하는 시대다. - 18

 

그는 하버드 대학교에   지원했지만매번 고배를 마셨다.(같은 대학에  번이나 지원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중략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마윈은 당시를 이렇게 회고했다.  "KFC 중국에 처음 들어왔을 때도 지원했습니다. 24명이 지원했는데 23명이 붙었어요 하나만 떨어졌지요." - 39

 

신뢰는 건축물이 아니고악수나 계약서 이외에 물리적 실체가 있는 것이 아닌데도 신뢰를 설명할  쌓는다거나 무너진다는 표현을 쓴다. - 43

 

트러스트패스는 신뢰 문제를 해결했을 뿐만 아니라 수익 면에서도 알리바바에 돌파구가 되었다트러스트패스 인증을 받은 판매자는 인증을 받지 않은 판매자보다 주문 문의를 평균 6  많이 받았다이는 알리바바에 소규모 업체에도 비용을 청구할  있는 완벽한 근거가 되었다. - 52

 

입소스의 여론조사가 처음 실시된 1983년에는 응답자의 85퍼센트가 성직자가 진실을 말한다고 믿었다당시 성직자는 가장 신뢰받는 직업이었다그러나 2016 1 성직자에 대한 신뢰도는 18퍼센트나 떨어져서 가장 신뢰받는 직업 8위로 하락했다쉽게 말해오늘날 평범한 영국인은 버스나 슈퍼마켓에서 만나는 낯선 사람이 고해실의 성직자보다  진실을 말할 거라고 믿는다는 뜻이다. - 80

 

"페이스북에 브렉시트 승리를 기뻐하는 분을 찾는다고 올렸습니다그러나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페이스북 알고리짐이 그가 관심 없을 거라고 가정한 정보를 필터링했기 때문이다. "필터 버블이 강력해지고 페이스북 커스텀 서치가 확장된 탓에  나라 국민의 절반 이상이 기뻐하고 있을 텐데 저는 그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보고 싶어도 그런 사람들을 찾을 수조차 없었습니다." - 87

 

블라블라카는 돌아보면 황당할 정도로 단순한 해결책을 실행에 옮겼다. 2011 온라인에서 선불로 결제해야 하는 기능을 도입한 것이다승객이 예약하면 곧바로 비용 청구서가 나왔다선불로 예약이 이뤄진 덕분에 차에서 현금을 주고받는 어색한 상황이 사라졌다그리고 취소율이 35퍼센트에서 3퍼센트 미만으로  떨어졌다이를 계기로 블라블라카는 본격적으로 도약했다온라인 결제로 신뢰 방해물이 제거된 것이다. - 107

 

"캘리포니아롤이 주는 교훈은 단순하다사람들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원하지 않는다친숙한 것을 다르게 표현한 것을 원한다." (중략애플의 유명 디자이너 조너선 아이브가 말하길자신은 "이상하게 친숙한 것을 구축하는 목표를 둔다고 했다. - 110

 

런던에 사는 사람이 뉴욕에서 머물 곳을 위해 에어비앤비를 처음 방문했더라도 바로 뉴욕을 검색하지 않고 우선 런던부터 검색한다는 것이다다음으로 집에서  가까운 가량 캄덴 같은 동네를 검색한다앤틴은 말했다. "그리고 검색한 결과 뜨는 지도를 보고는 '알겠다여기는 우리  근처네저기 강가에 있는 집이구나원하면 이런 데서 묵을  있겠군이제  잡았어아하'라고 생각합니다대개 이런 순서죠." (중략사람들은 이미 아는 것을 신뢰하지만 안다고 생각하는 그러니까 실제로는 완전히 새로운 대상이지만 이상하게 친숙해 보이는 대상도 신뢰한다에어비앤비는 이를 영리하게 활용해 성공했다. - 116

 

대개는 경이로워한다그러다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난다 킬로미터쯤 달리면  경험이 이내 평범해지고 지루하게 느껴지기까지 한다컴퓨터가 대신 운전하는 차를 타는 경험은 그렇게 신나는 일이 아닌 것이다래스롭은 오히려 사람들이 졸까  걱정된다고 했다. '사람들이 자율주행차를 타고 잠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이것이 래스롭의 가장  걱정거리였다. - 122

 

자율주행차의 궁극적인 성공 자율주행차를 타는 것이 일상이 되는 상태는 공학 기술의 성공의 좌우되지 않는다자율주행 기술이 작동하는 방식을 사람들이 이해하는지 여부도 중요하지 않다. (중략우리는  기술을 통해 실제로 무엇을 얻을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 - 124

 

특히 오늘날 책임 문제는 매우 복잡해졌다플랫폼이 직접 자산을 보유하거나 제공업체를 고용하지 않고도 유명 브랜드의 서비스를 제공할  있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우버는 세계 최대의 택시 회사이지만 차량은  대도 보유하지 않고 있다알리바바는 기업가치를 최고로 평가받은 소매업체이지만 창고가 없다에어비앤비는 세계 최대의 숙박업체이지만 부동산이 없다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칼라마주 총격 사건 같은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 책임 소재가 어디에 있는지에 관한 질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 - 146

 

페이스북의 데이터 과학자  퍼렐은 "어느 한순간에 어느  페이스북 이용자는 페이스북에서 실시하는  가지 실험의 피험자가 된다."라고 말했다. - 167

 

"제가 주목한 부분은 지난 40년간 세계적인 마약과의 전쟁으로 짓밟히고 타락한 불법 마약 거래 시장의 체질이 기술에 의해 개선된 측면입니다사실 마약 사용자와 마약상처럼 '믿을  없는부류신뢰할 만한 사람이라는 평판을 듣지 못하는 부류는 많습니다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어떻게 폭력 없이 신뢰를 기반으로 자율적으로 규제되는 시장을 구축할  있었을까요?" 마틴은  집행기관과 경찰이 다크넷 때문에 크게 놀란  같다고 말했다. "범죄자들이 어떻게 위험한 물건을 파는 평화로운 공동체대체로 순조롭게 굴러가는 공동체를 만들  있는지 목격한 겁니다." - 220

 

"마약 거래에서 중요했던 개인적인 신뢰가 평점이나 평가로 대체되는 것이지요이것은 그야말로 엄청난 변화입니다." - 223

 

암호화 시장의 판매자들은 이왕이면 깨끗한 이미지로 비춰지려고 노력한다개중에는 로고와 슬로건을 내걸고 브랜드 메시지를 요란하고 선명하게 전달하는  판매자도 있다. "저희는 당신에게 관심이 있습니다." "저희는 고객 만족을 중시합니다." 사실 다크넷의 마케팅 전략은 일반적인 상품의 마케팅 전략과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보인다대량 할인도 있고로열티 프로그램도 있고하나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는 행사도 있고, '한정 상품'이나 '금요일 마감같은 마케팅 기법으로 매출을 올리는 예도 심심찮게 눈에 띈다. - 225

 

나는 호텔에 투숙할 때는 욕실 바닥에 수건을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에어비앤비로 구한 집에 게스트로 머물 때는 수건을 떨어뜨릴가봐 조심해서  번도 그런 적이 없다왜일까호스트가 나를  평가하고  평점이 앞으로  예약 요청이 다른 호스트들에게 수용될지 여부에 영향을 미칠  있기 때문이다온라인 신뢰 장치가 어떻게 상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우리의 행동에 영향을 미칠  있는지 보여준다. - 228

 

하지만 이런 식의 조작이 판치는 것도 여기까지다이미 허위 평가를 발견해서 삭제하는 기계 학습 시스템이 개발됐다코넬 대학교 연구팀에서 평가 스팸을 찾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것이다 소프트웨어는 트립어드바이저에 올라온 시카고 호텔들에 대한 평가 800개를 대상으로 진행된 테스트에서 허위 평가를 90퍼센트에 가까운 정확도로 찾아냈다반면에 코넬 대학교의 인간 피험자들은 허위 평가를 50퍼센트 정도밖에 찾아내지 못했다. - 236

 

전자 상거래는 물론이고 다크넷에서도 평판이 전부다. - 238

 

이런 시스템에서는 개인의 쇼핑 습관 같은 무해한 요소가  사람의 특성을 측정하는 기준이 된다알리바바는 사람들이 구입하는 제품의 유형에 따라 사람들을 평가한다고 인정했다. - 245

 

결국  제도에서  개인의 점수는  사람이 온라인 친구들과 직접 접촉하지 않아도 친구들이 무슨 말을 하고 어떤 행동을 하는지에 좌우된다온라인에서 연결된 누군가가 중국 체제에 막대한 부담을  상하이 증시 폭락에 관해 부정적인 의견을 개시하면  사람과 연결된 사람들의 신용점수는 함께 떨어질 것이다일종의 연좌제다. - 248

 

우버 평점은 2016 3월에 출시된 앱이자 인간을 위한 옐프에 해당하는 피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인간관계 평가 앱인 피플에서는 이웃이든 상사든 교사든 배우자든 심지어 예전에 만난 이성친구든우리가 아는 모든 사람에게 평점과 평가를 매길  있다. - 260

 

중국의 이른바 '신뢰 계획' 조지 오웰의 <1984> 파블로프의 개가 결합된 상황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 264

 

우리는 중국의 사회신용제도 신용점수를 인생 점수로 확장하는 제도에 다가가고 있으면서도 그러는  모른다이제는 사진음악영화우정돈까지  디지털화됐다그리고 현재 신분과 평판을 디지털화하는 초기 단계에 진입했다. - 275

 

모리는  논문에서 우리가 무생물을 받아들이고 공감하는 정도가 인간과 비슷한 대상일수록 높아지는 기제를 설명했다하지만 그것도 어느 정도 선이 있다인간과 거의 흡사하면 우리에게 불안을 넘어 혐오감까지 불러일으킨다그는 인간과의 유사성이 이처럼 섬뜩한 수준을 뛰어넘어 극단적으로 인간성에 다가가면 다시 긍정적인 감정으로 돌아간다고 주장했다. - 301

 

흥미롭게도 실용적인 과제를 보조하는 봇과 로봇은 주로 여성이다로봇은 외모 면에서 유독 사랑스럽고 어린애같은 모습이 많다. - 304

 

바다   킬로미터 아래 닿을  없는 밑바닥에 떨어졌지만  화폐의 가치에 대한 섬사람들의 믿음이 이렇게 크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그리고 이것이 바로 신뢰다. - 321

 

실제 '' 페이  자체가 아니라 누가 페이를 소유하는지에 관한 집단의 합의였다. -322

 

국토의  78퍼센트가 미등록 상태인 가나에서는  주인이  앞에 내건 " 집은 매물이 아닙니다"라고 적힌 팻말을 흔히   있다대개의 경우이는 주인 있는 집이라고 알리는 유일한 방법이다. - 3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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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싫어하는 말 - 얼굴 안 붉히고 중국과 대화하기 위한 최소한의 지식
정숙영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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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중국은 묘한 나라다. 교역량 1위 국가인데, 비호감 1위 국가이다. (일본일 수도 있겠다. 다만, 젊은 혹은 어린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면 분명 1위일 거다.) 중국인이 자국에 대해 가지는 자부심은 대륙을 뚫고 나오는데, 한국인은 중국을 무시한다. 거기다 최근에는 사드 문제로 온통 뒤끓었고,(여러 자료들을 종합하면 사드 문제로 인한 한국 내의 진통은 중국에서의 전국민적 분노와 비교하면 소동수준에 불과했던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게 사드는 영토 주권의 문제였고, 19세기 초반 아편 전쟁으로 촉발된 제국주의 침략을 떠오르게 만드는 일이었다. 중국 편을 드는 게 아니라 중국의 입장이 그렇다는 거다. 사실, 중국 관련 뉴스 볼 때마다 궁금하잖아. 중국()은 왜 저렇게까지 유난을 떠는지 궁금하다면, 일단 좀 알아야지.) 홍콩의 우산 혁명을 보면서 홍콩의 독립(자치) 열망을 탄압하는 중국에 대한 반감이 커질대로 커지지 않았는가. 책이 나온 후의 일이지만, 중국발 코로나19까지 터진 상황이다.

 

중국에 가 본 적도 없고, 중국에서 비즈니스를 할 가능성도 거의 없는 내가 이 책을 읽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다 못해 친구랑 싸울 때 싸워도 친구가 왜 저렇게까지 화를 내고 격한 반응을 보이는지가 궁금한 법 아닌가. 정보를 얻기 위해 읽은 책이었고, 책의 내용도 이러한 목적에 충실한바,(다행히 저자의 문장이 정확하고 간결하다. 그런 점에서 언론인이 쓴 책은 대체로 가독성이 좋은 듯하다.) 서평도 책의 주요 내용을 정리하는 형식으로 진행해 보자. 제가 또 한 요약합...

 

1. 홍콩, 대만, 마카오 vs 티베트

홍콩, 대만, 마카오는 일국양제’(하나의 국가 두 개의 체제, 곧 중국이라는 하나의 나라 안에서 자본주의라는 체제 허용)의 적용을 받고, 티베트는 그렇지 않다. 티베트는 그냥 중국 안의 한 도시(라는 원칙하에 중국은 통치한). 사화·역사적 특수성을 고려하여 다른 체제를 인정해주는 홍콩, 대만, 마카오 역시 중국의 일부이기에 이들을 독립된 국가로 보는 건 용납할 수 없다. 그래서 우산혁명 발발의 원인이 된 중국 본토식 국민교육 과목 도입을 홍콩에 추진했고, 한국의 예능 프로그램에서 대만 국기를 들었던 쯔위는 중국 네티즌들의 항의 때문에 죄인처럼 사과해야 했다. 홍콩과 대만이 올림픽에 참가하지만, 자세히 보면 중국대만’, ‘중국홍콩으로 출전한다. 모두 일국양제의 일환이며 장기적으로는 홍콩, 대만, 마카오를 평화적으로 흡수 통일하기 위한 중국의 전략이다.

티베트는 더 중요한 문제다. 티베트 문제의 기저에는 중국 vs 서구(사실상 미국)’의 대립 구도가 깔려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달라이라마를 알고(달라이라마는 서구 종교계의 슈퍼스타.), 티베트 인권 문제, 테비트 분리 독립 문제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것은 자금력을 바탕으로 한 미국의 선전 활동과 티베트에 대한 지원 때문이다.(라고 중국은 주장한다.) 실제 미국은 1960년대에 이미 티베트 독립운동에 매년 170만 달러를 지원했으며, 그 이후에도 달라이라마에게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미중 무역 분쟁이 조짐을 보이기 시작하던 2018년 초에 미국이 티베트 인권 문제를 슬그머니 거론한 것도 이러한 전략의 일환이었을 터. 관련하여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하나 인용해 본다.

독일 자동차 회사 다임러는 보편적 진리를 말하는 달라이라마의 명언을 평범한 광고 문구로 썼지만이는 다른 한편으로 티베트와 달라이라마에 대한 서구 사회의 경외와 존경심도 느끼게 한다.


모든 관점에서 상황을 바라보면 더 열린 마음을 가질 수 있습니다.


불행히도 이 광고는 중국인들의 분노를 샀다중국을 대상으로 만든 광고는 아니었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 이 광고가 중국까지 가는 데는 1초도 안 걸렸을 텐데벤츠는 자신의 가장 큰 고객이 중국인이라는 사실을 깜빡했었던 듯하다불매 운동 소리가 나오지 벤츠는 급히 중국인의 정서를 무시해 거듭 죄송하다.”는 사과 성명을 내고 머리를 조아렸다. (69)

 

중국 관련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야 됨을 보여주는 사례이기도 하겠다.

 


2. 백두산에 대한 오해

1은 대한민국이 당사자는 아니었지만, 백두산 문제는 우리 문제다. 동북공정과 맞물려 중국의 백두산 공정(중국에서는 백두산을 창바이산이라 부르며 중국의 10대 명산으로 지정했다.)이 곱게 보이지 않는다. 일단 FACT1962년 체결된 조중변계조약에 따라 백두산 천지의 54.5퍼센트를 북한이, 45.5퍼센트를 중국이 가지고 있다. 우리가 백두산에 대해 가지고 있는 남다른 애정(단군신화가 시작된 민족의 영산) 때문에 중국의 움직임에 반감이 드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국제법적으로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이 문제의 해결 방안에 대한 글쓴이의 제안이 제법 설득력있게 들린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중국 사랑은 유별나다. 아내가 중국인일 뿐만 아니라, 2015년에는 칭화대에서 ‘무려’ 중국어로 20분간 연설을 해 중국인들의 호감을 샀다. 중국에서 차단된 페이스북이 다시 서비스될 수 있도록 구애 작전을 펼친 것이다. 러브콜은 다음 해인 2016년에도 이어진다. 3월 18일 톈안먼 광장 앞에서 조깅하는 모습이 페이스북에 올라와 화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이슈가 부각되었다. 하필이면 엄청난 스모그가 베이징을 덮어버린 날이라 전 세계는 마크 저커버그의 중국 사랑보다는 뒤로 펼쳐진 뿌연 톈안먼 광장에 더 놀라워했다. 타이밍도 안 좋았다. 양회가 열리는 3월은 중국이 부정적인 이슈는 안 보여주고 싶은 때인데, 국제적인 유명 명사가 베이징의 미세 먼지를 전세계에 알린 셈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체면 구길 일이다. 페이스북은 어쩌면 이때 ‘미운 털’ 점수 1점을 획득했을지도 모른다. (131쪽)



3. 국내 정치 및 미디어 통제

덩샤오핑의 문화대혁명은 복잡·미묘하다. 훙위병 코스프레를 위한 문혁 굿즈가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되는 한편, 문화대혁명 시기 포스터를 배경으로 당시의 혁명 가곡과 시진핑을 우상화한 노래를 부른 사회주의 찬양 걸그룹 ‘56 둬화’(이런 걸 보면 중국이 문화 강국이 되기는 요원해 보인다.)는 비판 여론을 불러일으켰다. 이와 달리 89년 천안문 사건은 복잡·미묘하지 않다. 절대적 금기이기 때문이다. 천안문 사건, 6.4, 1989. 6. 4, 모두 중국 포털의 검색 금지어이며 SNS에서도 차단당한 단어다. 인민을 해방시키기 위해 만든 군대인 인민해방군이 인민을 짓밟았으니 어떤 식으로든 정당화할 수 없는 중국이 선택한 방법은 철저한 통제와 검열인 것이다. 과연 언제까지 가능할까? 과오를 있는 그대로 인정할 때 통치력이 생기는 게 이치일 텐데.

천안문 사건 외에 대표적인 보도 금지어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는 내용 이외의 경제 뉴스’, ‘의제를 희화화하지 않기’, ‘스모그 문제등등. 이 중 스모그 문제와 관련한 재미있는 에피소드 하나.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중국 사랑은 유별나다. 아내가 중국인일 뿐만 아니라, 2015년에는 칭화대에서 ‘무려’ 중국어로 20분간 연설을 해 중국인들의 호감을 샀다. 중국에서 차단된 페이스북이 다시 서비스될 수 있도록 구애 작전을 펼친 것이다. 러브콜은 다음 해인 2016년에도 이어진다. 3월 18일 톈안먼 광장 앞에서 조깅하는 모습이 페이스북에 올라와 화제가 된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다른 이슈가 부각되었다. 하필이면 엄청난 스모그가 베이징을 덮어버린 날이라 전 세계는 마크 저커버그의 중국 사랑보다는 뒤로 펼쳐진 뿌연 톈안먼 광장에 더 놀라워했다. 타이밍도 안 좋았다. 양회가 열리는 3월은 중국이 부정적인 이슈는 안 보여주고 싶은 때인데, 국제적인 유명 명사가 베이징의 미세 먼지를 전세계에 알린 셈이다 중국 입장에서는 체면 구길 일이다. 페이스북은 어쩌면 이때 ‘미운 털’ 점수 1점을 획득했을지도 모른다. (131쪽)



4. 모욕적 표현

이웃 나라들간에 경멸하고 조롱하는 표현이야 어디에건 있게 마련이다. 중국인을 경멸하는 표현으로는 짱꼴라’, ‘짱깨’, 그리고 왕서방이다. (한국인을 경멸하는 중국식 표현은 빵즈(고려 몽둥이)’이다.) 공적으로는 쓰지 않는 앞의 2개에 비해서 왕서방이 특히 문제다. 언론에서 특히 즐겨 쓰는 이 표현에는 탐욕에 눈이 먼 미개한 중국인이라는 이미지가 씌워져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인이 뭐하기 시작하면 값이 천정부지로 오른다는 관용적인 표현도 사실 중국을 은근히 졸부로 깔보는 시선이 들어있음을 부인하기 어렵지 않나? “중국은 한국보다 더 많은 출연료를 준다. 큰돌을 벌었다.”는 발언이 화근이 되어 곤욕을 치른 한국 연예인들이 있다는 소식까지 접하고 보면, 조금 신중하고 조심할 필요는 있어 보인다.

 

이것 말고도 파룬궁, 노조, 영유권 분쟁, 일대일로 사업 등에 대한 내용이 조금 더 있는데, 앞의 내용의 연장선이기도 하고 반복되기도 해서 요약은 이 정도로 마친다.

 

생각해볼 만한 부분은 우리가 중국을 바라보는 시각은 미국의 영향을 크게 받았을지 모른다는 점이다. 민주주의, 인권, 언론의 자유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다. 그럼, 미국이 남미에서 저지른 짓은? 중동에서 일으키거나 조종한 전쟁들은? 이런 반문도 반문이지만, 우리가 특정 이슈에 대해 하나의 관점으로만 보고 있다면, 다른 관점으로 한번 바라볼 필요는 있지 않을까? 그게 당사자 국가라면 더욱 더 필요하다는 게 내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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