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샀다, 처음인 것처럼 말이다. 처음 맞다. 그러니까 2024년 1월의 처음. 처음은 얼마나 좋은가. 다음이 있으니까. 처음에는 실수해도 좋고 처음에는 미완성도 좋다. 뭐든 처음에는 일정의 배려가 있고 수용이 있다. 처음에 잘해야 나중에도 잘 한다는 생각, 처음부터 잘못하면 기대를 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누군가 더 주의 깊게 지켜볼지도 모르지만 말이다.


2024년의 처음인 1월도 끝이 보인다. 계획 같은 거 세우지 않지만 나름 하루의 할 일들을 한 날도 있고 그렇지 못한 날도 있다. 조금 게으르고, 조금 느리고, 조금도 움직이지 않은 날들이 있다. 누군가 1월은 더 가열하게, 더 빠르고, 더 빡빡할 것이다. 그렇게 각자의 1월을 살고 있다.






아무튼 책을 샀다, 처음인 것처럼. 앤드루 포터의 소설집 『사라진 것들』, 조해진의 중편소설 『겨울을 지나가다』, 김소연의 시집 『촉진하는 밤』까지 세 권이다. 문득 한 작가의 글을 계속 읽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았다. 그들과 나의 첫 만남에 대해서. 그 만남의 느낌의 여부에 따라 그다음이 결정되었으니까.


그렇게 보면 앤드류 포터는 완벽한 첫 만남을 떠올릴 수 없다. 왜냐하면 그의 첫 소설집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다 읽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다음을 기대했고 다음인 이 소설집을 읽고 좋구나, 이런 글이 우리에겐 필요하구나 생각하는 건 무슨 이유일까.






그에 반해 조해진의 첫 만남은 불투명한 슬픔이었다. 너무 맑고 너무 아름다웠다면 오히려 그의 소설을 계속 읽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그렇다. 앤드류 포터의 짧은 이야기와 조해진의 조금 긴 이야기는 쉽고도 따뜻하다. 애틋하고도 아련하다. 먹먹하고도 포근하다.







김소연의 시집은, 시집은 그냥 좋기도 하고, 닿을 수 없어서 더 끌리기도 하고, 시집은 묘하다. 김소연의 시집은 대체로 길고 어렵구나! 읽다 보면 어려움이 조금 사라질 것이다. 아니, 계속 어려워도 뭐 어쩌겠는가.







이렇게 나는 책을 샀다. 처음인 것처럼. 사고 싶은 책이 또 있지만 참고 있어야지. 참을 수 있어야 한다. 참은 뒤에 찾아오는 기쁨이 더 크니까. 나는 그걸 아니까. 그래도 사고 싶은 책을 말하자면 이 책이다. 곧 살 것 같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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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4-01-26 12: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늘 책을 샀어요! 며칠전에도 그랬듯이, 지난주에도 그랬듯이..
그중 겹친 책이 있어 반갑습니다. 훗.
:)

잠자냥 2024-01-26 12:13   좋아요 0 | URL
저는 요즘 퀴폐들 지켜보는 재미에 책도 안 사고 있어요!!! (순기능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1-29 09:15   좋아요 0 | URL
오늘도 책을 사실 것 같은!!
겹친 책은 언제나 반갑죠^^

망고 2024-01-26 12: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시집을 꾸준히 사고 읽으시는 자목련님. 시를 못 읽는 저는 그저 자목련님의 좋은 리뷰로 늘 대리만족을 하고 있습니다ㅜㅜ

자목련 2024-01-29 09:17   좋아요 1 | URL
시집에 대한 마음은, 알 수 없고 놓을 수 없는 그런 마음인 것 같습니다. ㅎ

2024-01-26 12: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4-01-29 09: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얄라알라 2024-01-26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의 리뷰는 산문시라는 생각^^ [아무튼 책을 샀다, 처음인 것처럼.] 이 부분은 자목련님 책 내실 때 제목, 아니 최소 챕터 제목으로 쓰셔도 되실 것 같아요^^

자목련 2024-01-29 09:19   좋아요 0 | URL
얄라 님의 응원 같은 일이 일어나면 좋겠습니다!
날이 많이 풀린 것 같아요.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멀고도 가까운 - 읽기, 쓰기, 고독, 연대에 관하여
리베카 솔닛 지음, 김현우 옮김 / 반비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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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독자를 책 안으로 들어오게 만들고 어떤 책은 책 밖으로 보낸다. 어느 경우가 좋고 나쁘냐를 말하려는 게 아니라 책을 분류하자면 그렇다는 말이다. 안과 밖으로 자유자재로 이끄는 책도 있다. 리베카 솔닛의 책은 안과 밖을 자유자재로 이끄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멀고도 가까운』 를 읽으면서 그런 확신이 더 강해졌다. 이렇게 말하면 리베카 솔닛의 책을 많이 읽은 줄 알겠지만 나는 겨우 2권 읽고 계간지에 실린 글을 읽었을 뿐이다.


『멀고도 가까운』 은 우리에게 이야기가 왜 필요한지 서로가 서로의 이야기에 왜 귀를 기울이고 들어야 하는지 말하는 책이다. 그것이 지극히 개인적인 것이라 해도 결국엔 서로에게 다 연결되어 있다고 말한다. 나비효과가 아니라 우리 삶이란 그런 것이라고 말이다. 태어남과 죽음, 돌봄과 희생,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 이 모든 것이 현재를 살아가게 만든 가장 기본적인 힘이자 지탱해 주는 강력한 힘이라고.


누군가 그저 살구로 시작된 이야기였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다. 그저 살구로 시작된 이야기. 어머니가 살지 않는 어머니의 나무에서 따온 살구. 처지 곤란의 살구 더미. 솔닛의 살구가 누군가 김치로, 누군가 양말로, 누군가 책으로, 누군가 여행으로 바뀌고 확대된다. 그것이야말로 이야기의 힘이고 치유다. 그렇게 솔닛은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으로 나의 이야기를 꺼내게 만들고 그 이야기를 함께 나눈다. 아픔, 시련, 상처, 분노가 향하는 곳에는 공감과 연대가 있었다. 물론 그렇게 닿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솔닛과 어머니의 관계만이 아니라 나와 당신의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이 그렇다.


나는 멀리 있었다. 나는 어머니를 연구하고, 파악하려 했다. 어머니의 풍경을 그려 보고 그곳에서 빠져나올 길을 찾는 일에 나의 생존이 달려 있었다. 우리는 모두 자신의 이야기에서는 영웅이다. 다른 이야기라는 무대에 우리를 세워 놓고 그렇게 작아진 스스로를 보는 것, 당신과 관련이 없는 세상의 광활함을 보는 것도 바라보기의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의 능력을 보고, 스스로의 삶을 만들어 나가고, 다른 사람의 삶을 만들고 혹은 그것을 부수기도 하며, 다른 사람에 의해 이야기되기보다는 우리가 이야기를 해 나가는 것이다. (50~51쪽)


가족이지만 가족보다 못한 사이를 그대로 방치하고, 왜 굳이 타인의 아픔을 들여다보고 이해하려 노력해야 하는지 알고 싶지 않음 마음, 그냥 그렇게 흘러가고 싶을지도 모른다. 나의 문제만으로 버거워 모든 게 다 귀찮을 지경이니까. 그러나 솔닛의 어머니 사이의 갈등, 남동생과 자신을 대하는 어머니의 태도, 아픈 어머니를 바라보는 마음을 읽다 보면 그것과 지독하게 닮은 우리를 발견하게 된다. 솔닛이 대단한 건 개인적인 것을 시작해 문학, 영화, 지리, 역사까지 매끄럽게 확장시킨다는 점이다. 어떤 이론이나 주장 없이 오직 글로써 그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는 것, 아무 의심 없이 그녀의 글에 감탄하고 빠져들게 된다.


우리가 책이라 부르는 물건은 진짜 책이 아니라, 그 책이 지닌 가능성, 음악의 악보나 씨앗 같은 것이다. 책은 읽힐 때에만 온전히 존재하며, 책이 진짜 있어야 할 곳은 독자의 머릿속, 관현악이 울리고 씨앗이 발아하는 그곳이다.(99쪽)





글쓰기는 누구에게도 할 수 없는 말을 아무에게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모두에게 하는 행위이다(…) 글쓰기는 전혀 모르던 사람에게 침묵으로 말을 걸고, 그 이야기는 고독한 독서를 통해 목소리를 되찾고 울려 퍼진다. 그건 글쓰기를 통해 공유되는 고독이 아닐까. 우리 모두는 눈앞의 인간관계보다는 깊은 어딘가에서 홀로 지내는 것 아닐까? 그것이 둘만으로 구성된 관계 일지라도, 말이 전하기에 실패한 것을 글이, 아주 길고 섬세하게 전할 수 있는 것 아닐까? (100쪽)


나는 그녀의 책이 그러하다고 말하고 싶다. 『멀고도 가까운』 을 읽지 않았다면 나는 살구를 모르는 사람이 되었을 것이고 아이슬란드의 작은 섬에 대 생각도 하지 않고 그녀의 친구 앤이 만든 작품을 상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이제 살구를 아는 사람이고 솔닛의 글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고 다른 이에게 이 책을 권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 그러니까 나는 씨앗을 심을 수 있는 사람이며 나만의 이야기의 소중함과 그것이 갖는 힘을 믿는 사람이 되었다.


우리는 몰라서 실수하고 불경해지는 것에 대해 안도하다. 하지만 그것은 무책임한 생각이다. 타인의 고통과 상처는 어느 순간 내 것이 될 수 있고 감당해야 할 몫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에서 예외란 없다는 걸 우리는 아픔을 겪어야만 아는 무지한 인간이다. 그러니 배워야 하고 가르쳐야 할 것을 놓쳐서는 안 된다. 솔닛이 감정이입에 대한 글을 그래서 더 좋고 훌륭하다.


어떤 감정이입은 배워야 하고, 그다음에 상상해야만 한다. 감정이입은 다른 이의 고통을 감지하고 그것을 본인이 겪었던 고통과 비교해 해석함으로써 조금이나마 그들과 함께 아파하는 일이다. 그것은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이 어떤 기분일지 당신 스스로에게 해주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들은 고통받아 마땅하다는 이야기, 그 사람 혹은 그런 사람들과 당신과 아무 상관없이 없다고 말하는 이야기들 때문에, 그런 감정이입이 차단될 수도 있다. (157쪽)


우리에게 필요한 감정이입을 생각하며 내가 누군가에게 어떤 감정이입을 차단하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야 한다. 나와 동떨어진 삶이라고 여겼던 삶을 돌아봐야 한다. 고독을 즐기되 서로의 고독을 돌아봐 한다. 나의 아픔만 존재하고 그것이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사실 이것은 꽤나 어렵다. 고백하자면 여러 차례 수술실 입구에서 두려움에 빠졌던 시간이 있음에도 나는 종종 그것을 잊고 별거 아니었다고 여긴다. 물론 나에게는 그렇다. 하지만 지금 수술실 입구에 있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말할 수 없다. 기억을 헤집어 그 두려움과 공포를 달래주고 괜찮다고 용기를 건네야 한다. 내가 아무에게도 건네받지 않은 마음이라고 해도 말이다. 나눌 수 있는 무언가가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 일이지 새삼 깨닫는다.


이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 되어 버렸는데도 나는 멸종해 버린 과거의 어머니와 여전히 다투고 있고, 과거를 해결하고 싶어 하고, 과거를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그게 어머니를 돌보는 일을 방해하지는 않았다. 너무 작아졌지만 여전히 내게 무언가를 가르쳐 주는 어머니를 나는 진심으로 걱정하고, 열린 마음으로 대할 수 있다. 과거의 어머니와 과거의 나는 더이상 존재하지 않지만, 독특한 방식으로 서로가 서로를 불러낸다. (339쪽)


솔닛의 글은 나의 그런 감각을 깨우고 나의 어머니와 큰언니를 불러왔다. 돌이켜보면 아쉽고 안타까운 시간들, 그러나 그녀의 말처럼 독특한 방식으로 서로가 서로를 불러내는 일은 정녕 기껍다. 그녀의 책이 그런 역할을 해주었다는 사실도 말이다.


삶에도 우리는 무언가와 거리를 두고, 되돌아가고, 결심하고, 다시 시도하고, 멈췄다가 다시 출발하고, 그렇게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나아간다. 변화는 대부분 천천히 이루어진다. (259~250쪽)


똑같은 하루하루를 반복하며 지겹고 더디게 가는 삶은 얼마나 특별한가. 이 모든 게 우리의 이야기다. 나와 멀고도 가까운 당신의 이야기가 된다. 나만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당신의 이야기를 들을 준비를 마쳤다. 감탄하고 감격할 준비를 말이다. 어딘가에서 당신은 어떠냐고 솔닛이 묻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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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4-01-25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솔닛의 글이 개인에게는 위로가 될 것이고 그것을 사회로 확장했을 때 연대의 힘이 될 수 있겠다 싶어요. 자목련님 말씀처럼 누군가에게는 살구로, 저에게는 김치로... 소중하거나 그리운 사람을 떠올리게 한다는 것은 그만큼 독자의 기억과 예민한 감각을 깨울 줄 아는 저자라는 생각이 듭니다. 리뷰 감사히 잘 읽었어요^^

자목련 2024-01-26 10:29   좋아요 0 | URL
이 책에서 솔닛의 글은 뜨개질을 하듯 하나하나 연결해서 하나의 다른 작품을 만드는 것 같았어요.
화가 님 덕분에 읽게 되었어요, 제가 더 감사해요^^
 
슬픔이 택배로 왔다 창비시선 482
정호승 지음 / 창비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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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시집을 만나는 일은 즐겁다. 좋다는 건 개인적인 느낌이라서 함부로 쉽게 권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시집은 슬그머니 아무 데서나 펼쳐두고 싶다. 암송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가만히 오래 읽다 보면 마음에 새겨지는 시가 되기도 할 것이다. 나는 정호승의 이런 시가 정말 좋다.


실패는 나의 애인이다

결코 나를 사랑하지 않는 애인이다

나는 애인의 손을 잡지 않으려고

맨발로 도망쳐 왔으나 결국

애인의 손에 목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나는 전생에서도 실패했다

전쟁에서도 인간으로 태어나

불행으로부터 멀리 도망치는 일에

최선을 다했으나

결국 실패한데 무릎을 꿇고 울었다


실패한 뒤에는 꼭 비가 온다

우산을 펼치면 우산살 또는 부러져 있다

실패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실패했다는

실패했기 때문에 성공했다는

당신의 말을 나는 믿지 않는다


실패의 부고장은 오지 않는다

신문 부고란에 실패의 별세 소식은 없다

실패는 이제 나의 나다

사랑하지 않는 애인도 애인이다

실패한 사랑도 사랑이다 (「실패에 대하여」 , 전문)


아무렇지 않게 실패를 노래하는 시, 아무렇지 않을지 몰라도 우선은 그렇게 읽는다. 한 번 그렇게 읽고 두 번에는 실패를 뚫어지고 보고 실패를 놔주고 실패를 잊는다. 나의 실패에 대하여, 내가 실패라고 여기며 속상했던 것에 대하여, 그것이 정녕 실패인가 생각한다. 실패하면 또 어떤가, 실패했기에 실패를 알고 실패를 안고 실패를 사랑할 수 있다. 그러니 우리 실패를 노래해 보자.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이 아름답다고

이제는 내 뒷모습이 아름다워졌으리라

뒤돌아보았으나

내 뒷모습은 이미 벽이 되어 있었다

철조망이 쳐진 높이 시멘트 담벼락

금이 가고 구멍이 가 곧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제주 푸른 바닷가 돌담이나

예천 금당실마을 고샅길 돌담은 되지 못하고

개나 사람이나 오줌을 누고 가는

으슥한 골목길

담쟁이조차 자라다 죽은 낙서투성이 담벼락

폭우에 와르르 무너진다

순간 누군가

담벼락에 그려놓은 작은 새 한마리

포르르 날개를 펼치고

골목 끝 푸른 하늘로 날아간다

나는 내 뒷모습에 가끔 새가 날아왔다고

맑은 새똥을 누고 갈 때가 있었다고

내 뒷모습이 아름다운 때도 있었다고 (「뒷모습」 , 전문)


내가 뒷모습을 좋아하는 걸 아는 이는 가끔 나의 뒷모습을 사진에 담는다. 나는 모르는 나의 뒷모습, 나는 상상할 수 없는 그 뒷모습에 담긴 당신의 애정. 그래서 언제나 뒷모습을 노래하는 시는 반갑고 좋아서 어쩔 줄을 모르겠다. 그 뒷모습이 무엇을 말하고 무엇을 향해있는지 상관없이 말이다. 정호승의 시를 읽으면서 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을 생각한다. 그는 분명 내가 사랑한 사람이다. 그는 분명 돌아보지 않던 사람이다. 가슴 한편 이 싸해지며 아프지만 그래도 뒷모습은 시는 아프지 않다.


찻잔을 들고 고요히

마음을 담지 못하고

찻잔을 떨어뜨렸네


하늘의 마음은커녕

차를 끓인 당시의 마음조차 담지 못하고

흘러간 마음을 찾아다니다가

그만 찻잔만 떨어뜨렸네


당신을 속이는 일이

나를 속이는 일인 줄도 모르고

내 일생은 당신을 속이는 일로 무척 바빴네


오늘도 찻잔을 듣고 고요히

먼 산을 찾아가

산새의 마음도 담지 못하고

찻잔을 깨뜨리고 돌아서 우네 (「찻잔을 들고」 , 전문)


어지러운 마음 때문에 혼란스럽다면 이런 시를 따라 읽다 보면 조금 고요해진다. 내가 좋아하는 고요, 닿을 수 없는 고요, 가질 수 없는 고요, 그래서 더 갈망하는 고요. 찻잔을 들지 않아도 차를 마시는 기분이다. 마음을 담을 수 있는 커다란 찻잔을 곁에 둔 것 같다. 얼핏 명상을 해야 할 것 같은 시, 두 손을 모아 찻잔을 받치는 순간 시와 하나가 된다. 그러나 끝내 돌아서서 울지는 않겠다는 다짐. 새로운 찻잔에 마음을 담고 말겠다는 다짐.


시간의 의자에 앉아 있으면

의자가 먼저 쓰러질 때가 있다

의자와 함께 땅바닥으로 굴러떨어질 때가 있다​

땅바닥에 쓰러지면 땅바닥에 쓰러지면 되고

땅바닥에 굴러떨어지면 땅바닥에 굴러떨어지면 되는데

사람들은 대부분 땅바닥이 되지 못하고

땅바닥에서 얼른 일어나

기어이 의자에 앉으려고 한다


땅바닥에서 고요히 찾아오는 흙냄새

작은 자갈 사이로 고개 내민 어린 풀들의 맑은 웃음소리를

땅바닥에 누워 있어도 듣지 못하고

얼른 의자에 앉자 의자가 되려고 한다


이제 시간의 의자에는

햇살보다 거친 폭풍우가 더 세차게 불어와 앉고

사랑보다 분노가 더 빨리 찾아와 앉고

상처와 증오의 마음이 더 오래 앉아 비켜주지 않는다


나는 아침마다 시간의 의자에 앉아

책을 읽고 말을 먹다가 화장실에서 희망의 똥을 눈다

시간의 의자는 썩지 않는다

썩어가는 것은 의자에 앉은 인간일 뿐이다 (「시간의 의자」 , 전문)


이러니 이 시집이 좋을 수밖에 없다. 왜냐면 나는 의지도 좋아하니까. 좋아하는 것들을 생각하고 웃고 사유할 수 있는 시. 내가 만드는 시간이라는 의자, 나만의 의자, 나만이 앉을 수 있는 의자. 낡은 의자를 부수고 새로운 의자를 만들 때를 알아야 하는데, 망가진 의자를 붙잡는 미련한 짓은 그만두리라.


좋은 시를 읽는 시간은 완벽하다. 혼자여도 고독하지 않다. 오히려 시가 흐르는 시간이니 얼마나 충만한가. 한 권의 시집이 내어준 말할 수 없는 기쁨. 오래 담아둘 수 있는 시를 만나는 일은 언제나 반갑다. 그래서 자꾸만 당신에게 권하게 된다. 당신의 시간에 당신이 만든 의자에 이런 시집은 어떠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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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라탄이즐라탄탄 2024-01-22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연히 보게 된 시인데 시가 참 담백하고 좋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자목련 2024-01-24 12:54   좋아요 1 | URL
즐라탄 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따뜻한 오후 이어가세요^^
 

힘겹게 읽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힘겹게 읽은 것 같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도리스 레싱의 단편집 『19호실로 가다』 이야기다. 11편의 단편을 다 읽으면서 이전에 읽은 단편이 있다는 걸 알았다. 제목을 보고는 어떤 내용인지 몰랐는데 그 결말이 생각난 것이다. 나머지 10편은 처음 읽었고 그 가운데 가장 특별한 건 역시나 표제작인 「19호실로 가다」였다. 이 단편집에서 레싱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아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정체성과 자신만의 공간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여성에게 말이다.


소설 속 1960년대가 아닌 현재와도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여성의 일과 공간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에 대한 관념이 달라졌지만 현실에서 결혼 후 경력이 단절되고 재취업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언급하지 않아도 이미 다 알고 있다. 누군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해 보이는 결혼 생활을 하는 「19호실로 가다」 속 수전에게 묻고 싶을지도 모른다. 뭐가 부족하냐고. 당신은 넓은 저택에 건강한 아이들과 든든한 남편과 살고 있지 않냐고. 그러나 우리는 안다. 살다 보면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마주하게 된다는 것을. 수전과 매슈에겐 무엇이 필요했던 것일까.


두 사람이 “다른 것은 모두 이것을 위해”라고 말할만한 것이 없었다. ( 「19호실로 가다」 중에서)


권태로운 결혼 생활의 위기라고 하면 맞을까. 남편의 외도를 확인했기 때문일까. 아이들이 수전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지 않아서 그랬을까. 정원을 가꾸고 집안일을 하는 기쁨을 얻지 못해서 그랬던 것일까. 아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찾을 수 없다. 그것을 인정하고 알아야 한다. 우리는 수전이 아니지 않는가. 우리는 수전이 될 수 없다. 그러니 그녀가 가족들이 엄마의 방을 만들어주고 그곳에서 쉬라고 배려했을 때 그녀가 왜 그곳에서 오롯이 혼자임을 느끼지 못하는지 알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수전의 내부에서 일어난 복잡한 감정의 변화를 아무도 알 수 없다. 아내가 호텔에서 보내는 시간을 위해 돈을 지불하면 된다고, 설령 외도를 해도 눈감아주겠다는 식의 남편의 태도는 그녀의 감정이 별게 아니라는 무관심과 뻔뻔함이다. 수전은 아무렇지 않게 외도를 인정한다. 가상의 남자를 만들고 직업을 정한다. 호텔에서 아내도 엄마도 아닌 익명의 존재로 충분했던 수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19호실에서 보내는 그 시간이 수전에겐 필요했다. 철저히 혼자였으면 좋겠다는 수전의 말에 나도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겹쳐들린다. 40대인 수전이 느끼는 그 감정은 뭐라 불러야 할까. 고독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그것의 이름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녀가 선택한 죽음.


이 세상에서 철저히 혼자였으면 좋겠어요. ( 「19호실로 가다」 중에서)

그래, 난 지금 여기에 있어. 만약 다시는 식구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더라도, 난 여기에 있을 거야……. ( 「19호실로 가다」 중에서)


그러나 나는 수전의 선택은 존중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다. 그럼에도 그 방법만이 그녀가 만족하는 유일한 것, 그녀를 구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수긍할 수밖에. 다만 수전에게 공감하면서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과 거리 두기, 상담, 같은 것. 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싶기도 하다. 수전도 몰랐을 리 없다. 60년이 흐른 지금도 가부장제와 남성 중심의 사회와 문화가 여전할 걸 보면 말이다. 차별, 편견, 위선과 싸우며 고통받는 여성의 삶이 이어진다는 게 화가 날 뿐이다.



도리스 레싱의 소설을 읽으며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애거사 크리스티의 『봄에 나는 없었다』가 생각났다.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만의 방을 갖는 일은 말이다. 일상을 벗어난 공간, 주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어도 필요할 때마다 찾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지지하고 격려할 이도 있어야 한다. 수전의 마음을 읽고 헤아리고 연대할 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40대의 수전은 50대, 50대의 멋지고 당당한 수전으로 살지 않았을까.



애거사 크리스티 소설 『봄에 나는 없었다』의 중년 여성 조앤도 다르지 않다. 조앤이 느낀 공허. 어쩌면 애써 그것을 부정하며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여행 중 의도하지 않게 사막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그녀는 달라질 것을 결심한다.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돌아가는 거라고.





사막에 온 건 그것 때문이다. 이 맑고 무지막지한 빛줄기가 그녀에게 자신의 본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동안 외면했던 모든 진실을 보여줄 것이다. 사실은 그녀도 다 알고 있었던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이다. ( 『봄에 나는 없었다』 중에서)


그것은 얼마나 두려운 일이며 용기가 필요한 일인가? 소설 밖 현실에서 경력이 단절되고 재취업을 위해 다시 공부를 하는 이들을 생각한다. 제도적 보완과 정책이 간절하다. 소설은 그저 소설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19호실로 가다』 속 수전, 『봄에 나는 없었다』의 조앤은 그렇게 거울이 된다. 여성만 비추는 게 아니라 사회 전체를 비추는 거대한 거울.


우리에게 저마다의 19호실이 필요하다. 산다는 건 궁극적으로 나의 삶을 사는 것이다. 나를위해 사는 삶, 어떤 면에서는 이기적인 삶이 가장 행복하고 완벽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자신만의 방을 위해 비상금을 모으고 가족이 아닌 절 처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 애써도 괜찮다. 나를 아는 일, 나를 돌보고 알아가는 시간은 필요하니까. 나와 만나 원하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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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은 변모하다. 그러니까 표지나 디자인을 달리한 개정판과 특별판도 나오고 일부는 작가가 내용을 수정하기도 한다. 대체로 책을 구매하는 시기는 그 책이 출판되었을 즈음이 가장 많다. 어떤 책은 뒤늦게 재발견의 기쁨으로 만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만남도 있다. 미루고 미뤄서 이제야 손에 잡은 책, 읽으려고 펼치니 앞 부분에 가름끈이나 책갈피가 꽂힌 책. 이런 책은 읽다가 멈춘 책, 읽다가 멈추었다는 사시조차 잊은 책이다. 그래서 처음으로 돌아가 읽다 보면 어렴풋이 기억이 나는 거다.





내가 미니 책장이라고 이름 붙인 책장에 그런 책을 수납하고 읽으려 한다. 그러니까 읽기에 치중하려는 사진과 기록이다.





레이먼드 카버의 『제발 조용히 좀 해요』는 10년 정도 책장에 있었다.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도 곧 10년 가까이 될 것 같다.








그나마 캐럴라인 냅의 『명랑한 은둔자들』은 겨우 3년인다. 도대체 나는 어떤 책을 읽느라 이 책들을 모른척하고 지냈을까. 먼저 읽은 이들의 좋은 리뷰를 보며 나, 나도 이 책이 있는데 생각만 했다.






최근에 앤드퓨 포터의 단편집 『사라진 것들』을 보고 그의 다른 소설도 읽다 말았구나 싶었다. 그러면서도 이번 단편집에 자꾸 눈이 간다.







적어도 한 권 이상은 읽으려고 한다. 책장에 안긴 책을 다 읽으면 좋겠지만 나를 잘 알기에 그건 장담할 수 없다. 1월이 가기 전에 한 권이라고 읽으면 나름 뿌듯할 것 같다. 그래서 가장 먼저 책장을 탈출한 책은 리베카 솔닛의 『멀고도 가까운』이다. 살구로 시작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여정이 단단하고 부드럽다. 일상에서 빚어올린 은유와 상징이 아름답다.


눈과 비, 그리고 안개의 지배로 열린 하루다. 이 하루를 닫는 순간를 지배하는 건 무엇일까. 내 의지대로 할 수 없는 것들로 열린 하루의 끝은 내 의지대로 마감할 수 있도록 주어진 하루를 알차게 보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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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미 2024-01-18 11: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미니 책장 탐나요!!ㅎㅎ
제가 물건 욕심이 없는 편인데 (노력도 하고요)
저건 하나 갖고 싶어요.

그리고 오늘 아침에 읽던 책에 레이먼드 카버의 저 책이 언급되었는데
여기서 만나니 신기하네요^^

자목련 2024-01-19 12:49   좋아요 1 | URL
예스에서 구매했어요. 알라딘에서 이런 기획을 해주면 좋겠어요. ㅎ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3181775

미미 님이 어떤 책에서 카버를 언급했을까 궁금하네요^^

미미 2024-01-19 13:23   좋아요 0 | URL
<책상 생활자의 요가>란 책에 글 쓰기 이야기하며 언급됩니당^^

거리의화가 2024-01-18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니 책꽃이 너무 이쁘네요. 색깔이 월넛인가요? 그윽한 느낌이 들어 좋습니다.
세 권 중 솔닛의 책이 들어 있어 반갑네요. 신간인 포터의 책은 당장은 읽지 못할 것 같고 올라오는 후기로 일단은 만족하게 될 것 같습니다. 읽고 싶은 욕심은 왜 사라지지 않는 건지ㅎㅎ 저도 병렬로 지금 몇 권을 읽고 있는데도 자꾸 눈길이 다른 데로 갑니다ㅋㅋ

자목련 2024-01-19 12:51   좋아요 0 | URL
월넛입니다. 솔닛의 책을 읽기 시작한 건 화가 님 덕분이에요.
화가 님의 리뷰를 보고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아무래도 포터의 책은 곧 장만할 것 같고요. ㅋㅋ

stella.K 2024-01-18 1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버의 책이 제법 두껍네요.
올핸 카버의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싶네요. 저도 솔닛
의 책 가지고 있는데 올핸 읽어야지 벼르고 있습니다.
누구는 사놓고 3, 4년내 읽지 않으면 처분하라고 하던데 정말 10년만에 발견하는 책 있거든요. 말 듣고 처분했으면 어쩔 뻔입니까? 읽고 버릴 셈 치고 천원에 샀던 책도 넘 좋아 못 버리는 책도 있던데 말입니다. ㅎ

자목련 2024-01-19 12:52   좋아요 1 | URL
올해 카버와 솔닛의 책을 읽으시길 바라요!
맞아요, 책을 버리지 못하는 이유는 차고 넘칩니다. ㅎㅎ

blanca 2024-01-18 1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 미니책장 넘 사랑스럽네요. 딱 읽고 싶은 책만 선별해서 꽂아두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저는 앤드루 포터 책 사놓았고 지금은 <미들마치> 읽고 있어요. 갑자기 읽고 싶은 책들이 쏟아져서 행복합니다. ^^ 올해 신간 출간 계획 훑어보니 김연수 작가가 없어서 섭섭했어요.

자목련 2024-01-19 12:54   좋아요 0 | URL
딱 말씀하신 그런 용도로 구입했어요.
읽고 싶은 책들이쏟아져 행복한만큼 자꾸 뒤로 미뤄지는 책도 쌓이는 것 같아요. ㅎ
김연수 작가는 작년처럼 깜짝 출간을 하지 않을까 기대를~~

잠자냥 2024-01-18 12: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자목련 님에게도 이런 면이 있군요?
십년묵힌책 읽기 ㅋㅋㅋㅋㅋㅋㅋ
신간인 포터 책까지 포함해서 4권 다 제가 좋아하는 책입니다. 꼭 읽으세요!!!! ㅋㅋㅋ

자목련 2024-01-19 12:55   좋아요 0 | URL
차마 말하지 못하는 묵은 책들 많아요. ㅎㅎ
솔닛을 시작으로 한 달에 한 권 읽기를 하고 싶은데.

은오 2024-01-18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미니책장 딱 서너권만 들어갈 사이즈인게 진짜 좋네요!! 저렇게 폭이 좁은 건 첨보는 것 같아요. 탐납니다....🤤
명랑한 은둔자가 자목련님을 어서 만나길 ㅎㅎㅎ
아.... 저도 미룬 책 진짜 많은데 중간중간에 한권씩 끼워서 읽어야겠어요 ㅠㅠ

잠자냥 2024-01-18 21:05   좋아요 1 | URL
“물욕” 반성한 지 몇 시간 안 지났다.

은오 2024-01-19 04:52   좋아요 0 | URL
탐은 좀 날수도있는거 아닌가요
ㅠㅠ

자목련 2024-01-19 12:57   좋아요 1 | URL
요기서 샀어요!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3181775

<명랑한 은둔자>옮긴이의 말만 몇 번째...

망고 2024-01-18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명랑한은둔자 나오자마자 사서 안 읽고 있어요!ㅋㅋㅋㅋ제 책장엔 10년쯤 새책으로 묵은 것들 뿐아니라 그 이상도 많아요ㅋㅋㅋㅋㅋ큐ㅠ

자목련 2024-01-19 12:58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묵은 책들을 꺼내 읽어야 하는데.
망고 님도 올해엔 <명랑한 은둔자>를~~

다락방 2024-01-18 15: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저 미니책장을 자목련 님과 같은 용도로 사게 된다면 하나만 사면 안될 사람이므로 안사는 걸로..

명랑한 은둔자 저도 가지고만 있어요. ㅋㅋ

잠자냥 2024-01-18 21:06   좋아요 0 | URL
넌 가지고만 있는 게 대체 몇 천 권이냐.

자목련 2024-01-19 12:59   좋아요 0 | URL
다락방 님은 어마무시한 책들을 가지고 계신 걸로 압니다.
없는 게 없는 잠자냥 님의 책장과 비슷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