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사람들
박솔뫼 지음 / 창비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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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솔뫼의 소설은 점점 더 친근해지면서도 어렵게 다가온다. 이번 단편집은 일기나 산문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조근조근 말을 건네며 함께 걷고 바라보는 풍경과 사람들이 내게로 가까이 다가오는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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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거리를 곁에 두면 조금 든든해진다. 그래 나는 이 책을 읽을 거야, 읽어야 할 책이 있지 하는 마음이라고 할까. 여기저기 꽃놀이 같다는 이야기가 들리기 시작한다. 친구들이 찍은 자목련도 속속 도착한다. 나는 꽃과 조금 멀리 있고 책과 조금 가까이 있다. 그러니까 살짝 거창하게 말하자면 문학 읽는 봄이다.


단편소설과 장편소설, 그리고 시집을 읽을 것이다. 읽는 속도가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으나 여하튼 읽을 것이다. 수많은 책 가운데 고른 책들, 어떤 책보다는 조금 더 궁금하고 어떤 책보다는 조금 빨리 읽고 싶은 책들이다. 김지연의 단편집 『마음에 없는 소리』는 왠지 허심탄회한 솔직한 이야기를 만날 것 같은 느낌이다. 아마도 제목 때문일 것이다.


단편 「미조의 시대」가 무척 좋았기에 이서수의 장편소설 『헬프 미 시스터』는 기대가 좀 크다. 시스터는 기분 좋은 단어이고 나에게도 그런 시스터가 있기 때문일까. 어쩌면 내가 기대하는 그런 소설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우선은 많이 궁금한 소설이다.





젊은작가라 언급되는 작가들의 소설은 점점 읽기가 어렵다. 그들이 다루는 주제도 그러하고 형식도 따라잡기가 버겁다. 그래서 문학동네의 젊은작가상이나 문학과지성사의 소설보다 시리즈로 만나는 단편 중에는 취향이 다르다는 것으로 끝을 맺는 소설이 많아진다. 이번 소설보다 2022 봄에서도 이주혜의 단편이 우선 궁금했다. 장편소설 『자두』의 느낌이 남았기 때문이다. 단편이 장편보다 더 좋은 경우가 있고 그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이서수와 이주혜는 둘 다 좋으면 좋겠다.


신철규의 두 번째 시집 『심장보다 높이』는 무거운 슬픔을 아름답게 그려낸 것 같다. 얼핏 눈에 들어오는 것들이 모두 상처와 고통이다. 시인이 끌어안은 상처와 고통으로 빚어낸 게 아닐까 싶다.


손바닥을 종이에 대고 펜으로 손의 윤곽을 따라 그린다

손목 위쪽은 닫히지 않는다


바닥에 찍힌 십자가 그림자

우리는 수수께끼 앞에 서 있다


해변으로 밀려오는 손목들

불붙은 커튼


하늘은 주먹으로 두드려 맞은 것처럼 울퉁불퉁하고

나무들은 게으르게 흔들린다

흔들리지 않는 슬픔


물속에 손을 넣으려고 하면

손을 잡기 위해 떠오르는 손이 하나 보인다


시계는 물이 찼다

기도가 끝났다 (「불투명한 영원」, 전문)


4월은 거대한 슬픔의 시다. 그런 생각이 든다. 신철규의 시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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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22-04-08 12:4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봄인데 소설 보다. 봄이 벌써 나왔는지도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눈에 익은 작가도 있고, 처음 보는 작가도 있군요.

울 아파트에도 자목련 꽃이 한아름 피었더라구요. 이젠 자목련을 보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자목련님이시네요.
어떤 물체를 보고 얼굴도 모르는 그 누군가를 떠올리는 건 기이하면서도 소중한 인연 같아 보여요. 이곳의 세상이란....
소중한 봄, 자목련님께도 늘 함께 하는 시간 되시길 바랍니다.^^

자목련 2022-04-11 11:02   좋아요 1 | URL
자목련을 보고 저를 떠올려주시는 나무님이 계셔서 자목련이라 행복한 봄입니다. ㅎ
새로운 작가들이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나무 님의 봄도 환하고 맑게 채워지기를 바라요^^
 
마지막 질문 - 죽음이 알려주는 품위 있는 삶을 위한 46가지 선물
김종원 지음 / 포르체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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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매 순간 물음표투성이다. 안다고 자신했던 것들도 어느 순간 이게 아닌 것 같고 지금껏 살아온 삶이 모두 소용없는 듯 느껴질 때가 있다. 한두 번 그런 자책이나 흔들림이라면 괜찮을 텐데 사는 동안 우리는 확신보다는 수많은 불확실에 좌절한다. 도대체 생을 살다간 이들은 어떻게 이 삶을 견뎠을까. 어쩌면 김종원의 『마지막 질문』은 이러한 괴로움에서 시작됐을지도 모른다. 저자는 20년 동안 그 해답을 찾기 위해 만난 문학과 철학을 한 권의 책으로 총정리하는 시간을 통해 우리에게 삶의 지혜를 들려준다.


흥미로운 점은 릴케, 칸트, 니체, 톨스토이, 쇼펜하우어, 괴테가 추구하는 것들을 상상의 대화로 풀어가는 방식이다. 마치 그들과 함께 나란히 걷거나 서로 마주하며 질문을 하고 답을 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삶의 고통과 목적에 대해 대화는 확장되고 어이진다. 그러니까 결국 이 책은 ‘마지막 질문’이라기보다는 매 순간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 인생의 목적을 주제로 릴케와 나눈 대화를 보면 이런 질문이 눈에 들어온다. ‘자신을 그대로 보여줄 한 줄이 있는가?’와 ‘왜 우리는 죽음을 생각하며 살아야 하는가?’. 전자의 질문은 바로 유언을 뜻한다. 한 번도 유언에 대해 생각하지 않았기에 지금의 나와는 상관없는 질문으로 다가오는 이가 많을 것이다. 릴케는 삶의 마지막에 들려주는 말은 삶의 분명한 목적에서 시작된다고 말한다. 인생의 목적은 무엇인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가. 죽음을 생각하면 현재의 삶이 절실해지고 죽음을 각오할 정도로 사랑한 게 무엇인가 뚜렷하게 보일 것이다. 릴케에게 글쓰기가 그러했듯이.


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실천한 이로 잘 알려진 철학자 칸트는 삶의 방향의 중요성에 대해 말한다. ‘인생에서 과연 저절로 되는 게 있을까?’란 질문은 칸트의 인생을 대표하는 질문이 아닐까. 자신이 가고자 하는 길의 찾고 나가는 일은 쉬운 것처럼 보이지만 절제와 노력이 필요하다. 과학의 발전으로 인공지능의 시대를 살고 있지만 기계 역시 저절로 되는 건 역시 그 바탕에는 인간의 필요하다며 결국 나를 채우고 키운 건 바로 자신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어떤 의미로 보면 모든 일의 시작과 끝을 이루는 과정 하나하나가 방향이라는 것이다. 칸트는 무엇을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해 속상할 때 지나온 삶의 조각들이 지닌 가능성을 믿으라고 조언한다. 외부가 아닌 내부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말이다.


그런 목소리는 존재로 이어지게 마련이다. 나는 왜 존재하는가. 철학자 니체와는 존재에 대한 끝없는 질문, 곧 사색의 대화로 이어진다. ‘나는 왜 존재하는가?’ 수없이 많은 이들이 외치는 질문일 것이다. 니체는 자신의 존재를 증명하고자 나를 알리고자 하는 인간 심리를 SNS로 꼬집으며 고독을 통해 존재의 의미를 설명한다. 병에 걸렸거나 통증으로 괴로울 때 아무도 대신해 줄 수 없다. 죽음 앞에서는 누구나 혼자이며 인간은 설명할 수 없는 아픔을 지닌 고독한 섬이라는 사실을 인정한다. 그러니 “무리를 지은 곳에 내가 없다.” (112쪽)란 문장이 통렬한 뜨거움으로 가슴에 박힌다.


문학의 거장 톨스토이와는 균형에 대해 대화를 나눈다. 너무도 많은 것들이 쏟아지고 변화하는 시대에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고 인생의 균형을 잡는 일은 어렵다. 거기다 세상의 유혹은 얼마나 많은가. 현대인에게 균형은 언제나 갈망하는 삶이다. 일과 삶의 균형인‘ 워라밸’이 한동안 유행할 정도니까. 그럼에도 균형을 잡지 못하는 건 버리지 못해서 벌어지는 경우가 많다. ‘당신은 어제 무엇을 버렸는가?’란 질문에 선뜻 대답할 수 있는 이가 있을까. 버리기는커녕 채우지 못해 안달인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무엇을 가졌는가 하는 소유뿐 아니라 관계 역시 마찬가지다. 하나를 버려야만 하나를 취할 수 있다는 삶의 균형을 기억해야 한다.


기억에 멈추지 말고 실천해야만 내 것이 된다. 우리 모두 아는 사실이다. 쇼펜하우어와 다룬 실천이야말로 인생에 있어 누구나 원하는 일은 아닐까. 염세주의자로 잘 알려진 철학자와 실천이라는 키워드가 맞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버킷리스트가 있는 삶은 왜 죽은 삶인가?’란 질문에서 쇼펜하우어는 버킷리스트가 없다고 답한다. 하고 싶은 일을 당장 실천하여 남겨 두지 않으니 리스트에 적을 게 없다고. 버킷리스트라는 핑계를 빌미로 우리는 실천이 아닌 미루는 삶을 살고 있는 건 아닐까.


마지막으로 괴테가 들려주는 경탄은 말 그대로 삶의 매 순간에 느껴야 한다. 죽음 앞에서 돌아보면 지나온 모든 순간이 경탄이 아닐는지. 하루하루 새로운 아침을 맞이하는 일, 계절마다 꽃을 피우고 지는 자연의 모습의 경이로운 모습을 통해 우리는 치유를 얻고 회복한다. 어디 그뿐인가. 인간은 또 얼마나 아름다운가. 슬픔과 고통을 함께 나누고 견디는 인간의 마음, 필요한 것들을 발견하고 발명하고 더 좋은 세상으로 나가려는 의지가 현재의 삶을 만들었다.


6명의 멘토와 나눈 46가지 질문을 통해 인생의 진리와 아름다움을 배우고 생각한다. 20년 동안 저자가 읽고 느끼고 공부한 것들은 죽음을 대하는 태도이자 곧 삶에 대한 희망과 열정이다. ‘모든 죽음은 최고의 선물이다.’ (282쪽) 그의 말대로 남겨진 우리는 죽음을 두려워하는 대신 친구로 받아들이며 살아야 한다. 마지막인 것처럼 지금 이 순간을 사랑하며 사는 일이 남았다.


그대 내면에 식지 않은 열정을 가진다면,

일생의 빛을 얻게 될 것이다.

언제나 고통이 남기고 간 뒤를 보라.

고난이 지나면 반드시 기쁨이 스며드니까.


그래, 결국에 인생은 좋은 것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지식은

조금만 노력하면 누구나 습득할 수 있지만,

나의 마음만은 오직 내 자신의 것이니까 ( 에필로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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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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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럽게도 어린이라는 세계를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어른과 청소년 어린이를 구분하려고 했을 뿐. 이 책은 사실 인간이라는 세계의 일부다. 내가 잊고 있었던, 우리가 무관심했던, 어떤 세계. 그 세계를 우리는 모두 경험해야 한다. 추천 그 이상의 추천으로 이어질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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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볼트 - 지구의 재앙을 대비하는 공간과 사람들
시드볼트운영센터.산림생물자원보전실 생물자원조사팀.야생식물종자연구실 지음 / 시월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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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초엽의 장편소설 『지구 끝의 온실』은 지구의 멸망과 재건을 다룬다. 영원한 건 없다는 걸 알려주며 현재의 지구를 잘 보존하고 함께 살아야 한다고 말한다. 연대와 공감이 필요한 시대에 우리가 살고 있다고. 반대로 말하면 우리 시대에는 공감과 연대가 부족하다는 말이다. 소설에 등장하는 덩굴식물은 지구를 위기에서 구해냈다. 더 나은 지구를 위해 사람들이 덩굴식물을 다른 곳에서 길렀기 때문이다. ‘지구의 재앙을 대비하는 공간과 사람들’이란 부제 때문일까. 박정우가 엮은 『시드볼트』 를 읽으면서 김초엽의 소설이 겹쳐졌다.


‘시드볼트’에 대해서는 방송을 통해 알게 되었다. 연예 프로그램이 아닌 뉴스를 통해 종자를 보존하는 공간이라는 정도로만 생각했다. 우리나라의 토종 씨앗이 많이 사라지고 있어 그 씨앗을 채취하고 보존하는 곳이구나 생각했다. 심각한 기후변화의 위기에 대처하는 방법이라고 말이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야생식물 종자를 저장하는 일의 의미와 사명에 대해서는 이 책을 통해 알게 되었다. 역대 최장기간 산불인 지난봄 울진, 동해의 산불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그곳의 야생식물을 다시 볼 수 있을까?


책은 시드볼트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야생식물의 씨앗의 채취 과정과 보관 방법을 상세히 소개한다. 시드볼트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시드뱅크와는 다른 역할을 한다. 종자은행인 시드뱅크에 보관된 종자는 반출할 수 있지만 시드볼트는 저장이 목적이다. 시드볼트에 맡긴 종자는 밖으로 나올 수 없다. 지구 대재앙으로부터 식물의 멸종을 막고 유전자를 보호하기 위한 시설이기 때문이다. 현재 전 세계에 두 곳이 있는데 한 곳은 유엔의 지원과 지지를 받는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국제 종자 저장고’이며 다른 한 곳은 경상북도 봉화군에 있는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의 ‘시드볼트’이다.


시드볼트의 가장 중요한 일, 종자 수집이다. 종자 수집을 위해 백두대간을 비롯해 전국의 모든 산을 다닌다고 생각하면 등산의 이미지를 떠올리 수도 있지만 오산이다. 하나의 종자를 얻기 위해 개화시기를 중심으로 종을 파악하고 결실을 맺을 시기를 기다린다. 열매를 바로 채집할 수는 없다. 열매가 가장 잘 익었을 경우 종자를 수집하는 게 원칙이다. 종자만 수집하는 게 아니라 식물체도 수집하는데 나중에 수집할 종작의 근거가 된다. 개체의 수량이 적은 경우에는 수집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방송을 통해 공개된 내부의 모습처럼 수십 미터 깊이에 3중 철판 구조로 이루어진 영하 20도의 춥고 어두운 공간 생명을 품고 있는 종자. 현재 13만 7천여 점의 생명을 품고 끝까지 남을 종자를 수집하고 보관하는 일이 모든 과정은 허투루 해서는 안 된다.


이 책의 목적은 시드볼트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 알리는 일이다. 시드볼트를 알리는 다른 방식으로 종자 전시회가 있다. 언뜻 종자를 가지고 무슨 전시를 할까 싶은데 백두대간에 자생하는 종자를 주사전자현미경으로 촬영을 해 종자의 다채로운 모습을 전시하는 것이다. 설명 없이 사진만 본다면 이게 정말 종자일까 싶을 정도로 신비롭고 아름답다. 우주의 행성을 보는 기분이다.


사라진다는 것은 다시 볼 수 없다는 것이다. 점점 사라지는 야생동물에 대한 관심과 비교하면 야생식물의 그것은 부족한 상태다. 누군가는 개량종이 있어 더 좋은 품질과 생산성이 보장된 거 아니냐고 질문할 수 있다. 그러나 책을 통해 알게 된 바나나의 경우나 구상나무의 현실을 보면 왜 씨앗을 보존해야 하는 이유가 확실해진다. 전 세계적으로 먹는 바나나는 변종 파나마병에 걸렸다고 한다. 사람이 먹기 좋고, 재배하기 좋게 개량되면서 환경에 저항할 수 있는 능력이 삭제된 결과다. 변종 파나마병에 저항할 유전자가 없기 때문에 치료할 방법이 없다고 한다. 개량종이 아닌 야생종 바나나를 연구하는 일이 해답인데 변종 파나마 병에 내성을 갖고 있는 야생 바나나가 멸종 위기라는 것이다. 그저 쉽고 편하게 먹기만 했던 일반 소비자인 나에게는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구상나무에 대한 이야기도 놀라웠다. 이 책을 읽기 전 다큐멘터리를 통해 제주도 한라산의 구상나무가 빠르게 고사되고 있는 모습을 보았던 터라 그 심각성이 한층 더 크게 다가왔다. 온도가 높아지고 눈이 내리지 않아 수분 부족으로 말라 죽어 가고 있다. 조금씩 개체수가 줄어들면 언젠가 구상나무도 사라질 수 있다는 일이다.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는 국가보안시절 시브볼트에 대해 누군가는 거대한 국가적 이익을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시드볼트 운영은 이익이 아닌 인류를 위한 자원을 보관하는 가치에 있다는 걸 알아야 한다. 내가 오늘 마주한 꽃과 나무를 내년에도 볼 수 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지구 대재앙은 예고 없이 찾아온다. 그동안 우리가 겪은 태풍, 쓰나미, 현재 진행 중인 코로나 바이러스처럼 말이다. 우리에게 주어진 자원은 우리에게만 국한된 게 아니다. 그러니 우리는 후세를 위해 보존해야 한다. 어떤 기후 변화에도 사라지지 않고 존재하도록.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보존뿐입니다. 적어도 사라지는 것만큼은 막아야 합니다. (15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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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2-04-02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세계 두 곳밖에 없는데 그 한곳이 우리나라에 있다구요?!
구상나무 원산, 자생지가 우리나라죠^^
이 책 급 관심이 가네요

자목련 2022-04-04 11:21   좋아요 1 | URL
네, 아직은 시드볼트에 종자를 보관하는 의뢰가 많지 않다고 해요.
그래서 이런 책을 출판해서 국내외에 알리는 게 목적인 것 같아요.
고사한 구상나무의 모습은 참혹했어요.
많은 이들이 읽으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레이스 님, 환한 봄날 이어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