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무민 가족과 큰 홍수 - 무민 골짜기, 시작하는 이야기 토베 얀손 무민 연작소설
토베 얀손 지음, 이유진 옮김 / 작가정신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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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이 아닌 다른 곳으로 떠나는 일은 두렵고도 흥분된 일이다. 그러나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두려움은 접어두어야 한다. 아빠를 찾아 나선 무민과 무민 엄마처럼 말이다. 무민과 무민 엄마는 8월의 끝 무렵 길을 떠난다. 그 길에서 누구를 만날지, 어떤 일과 마주할지 모른다. 그런 궁금증이 동화를 읽는 재미일지도 모른다. 작고 귀여운 무민 모자는 빛나는 작은 두 눈의 작은 동물을 만나 함께 가자고 제안한다. 작은 동물과 무민 모자는 왕뱀이 사는 늪을 만나자 무서움에 떤다. 이대로 멈춰야 하는 걸까.

“어휴, 우린 너무 작아서 눈에 띄지도 않을 거야. 우리가 늪을 건널 용기를 내지 못하면 어떻게 햇빛을 찾겠어? 이제 그냥 같이 가자고.” (14쪽)

무민의 말처럼 용기를 내자 늪을 건널 수 있었다. 그리고 튤립에 살고 있는 파란색 머리카락의 여자아이 툴리파를 만난 동행한다. 처음엔 둘이었지만 넷이 된 것이다. 집을 지을 수 있는 따뜻한 곳을 찾아 나선 모험은 계속되었고 아주 높은 곳에 사는 노신사의 집에 방문한다. 무민은 초콜릿과 캐러멜이 가득한 그곳에서 살자고 엄마를 조른다. 하지만 신선한 공기와 진짜 햇빛이 필요한 엄마는 모두를 이끌고 나간다. 그러자 이번엔 바다와 만나고 모두가 신나게 물놀이를 한다. 그곳에서 해티패티들이 배에 올라타는 걸 목격하고 그들에게 향한다. 아빠가 해티패티들을 따라 갔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파도가 밀려와 배를 타고 가는 일도 힘들었다. 아마도 무민과 무민 엄마 둘이었다면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정확한 목적지도 모른 채 막연하게 아빠를 찾고 추위를 피해 집을 집을 수 있을까. 걱정했던 마음은 조금씩 줄어들었다. 억수같이 쏟아지던 홍수 속에서 조난을 당한 고양이 가족을 구해주고 대머리 황새 아저씨의 안경을 찾아주고 도움을 받는다. 아빠를 찾는다는 사정을 듣고 자신의 날개 위에 작은 동물과 무민 모자를 태우고 주변을 살핀다. 그리고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아빠를 찾았다. 누군가를 도아주고 도움을 받는 일. 어려운 시기에 더욱 필요한 일이었다.

 

 

무민 시리즈의 애독자라면 이 이야기가 무민 시리즈의 첫 시작이라는 걸 알 것이다. 2차 세계대전이 발생한 1940년대로 모두가 불안과 공포에 떨던 시절, 어려움을 이겨내고 앞으로 나가는 희망의 이야기가 필요했다. 모든 걸 삼켜버리는 동화 속 홍수 속에서 서로를 의지하며 견딘 것처럼 말이다.

 

귀여운 캐릭터와 예쁜 삽화로도 충분히 매력적인 동화지만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는 모두에게 희망을 잃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루 종일 집에서 지내야 하는 아이들에게는 즐거운 선물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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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렌드 동백꽃 - 200g, 홀빈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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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도 중요하겠지만 블렌드 동백꽃이라니, 이런 황홀한 이름의 커피라니. 당신도 이런 기쁨을 만끽하며 마실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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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티오피아 시다모 난세보 - 200g, 에스프레소
알라딘 커피 팩토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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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물로 구매한 상품이라 맛을 상상할 뿐이다. 알라디너의 평에 의하면 나쁘지 않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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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라이브러리 - 유혹하는 도서관
스튜어트 켈스 지음, 김수민 옮김 / 현암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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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도서관이 이야기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삶과 죽음, 강한 열망과 상실, 믿음을 지키고 깨뜨리는 이야기들. 온갖 종류의 인생 극이 담겨 있다. 그리고 모든 이야기는 복잡하고 반복적으로 한 세대에서 다음 세대로 연결된다.(14쪽)


책장을 넘기는 감촉, 읽던 책을 얼굴에 덮고 잠드는 밤을 사랑한다. 책 냄새에 담긴 설렘을 안다. 표지가 예쁜 책, 독특한 책을 지나치지 못한다. 그래서 아직은 전자책이 주는 즐거움을 누리지 않는다. 도서관을 찾지 않은지 꽤 오래되었다. 빌려온 책을 제때 읽지 못해 반납하고 다시 빌리는 일이 번거롭기도 하고 책을 소장하는 욕심도 생겼기 때문이다. 책장을 들이고 책을 모으던 그 열정은 식었지만 책에 대한 책, 도서관에 대한 이야기는 여전히 흥미롭다. 책을 좋아하는 이들, 책을 모으는 이들이라면 지나칠 수 없는 책이 있다. 희귀본 연구자이자 출판 역사가인 스튜어트 켈스의 『더 라이브러리』. 이 책은 책과 도서관의 역사를 비롯해 잘 알려지지 않은 도서관의 다채롭고 특별한 이야기를 15가지 주제로 풀어놓는다. 희귀본 연구자이자 출판 역사가란 타이틀에 걸맞게 흥미로운 에피소드(책과 함께 자는 사람들, 비열한 수집가들, 책을 위한 발명품, 도서관에 사는 동물들)를 소개한다. 그가 얼마나 많은 도서관을 방문했으며 그곳에서 보물 같은 책을 발견했는지 이 한 권의 책에 전부 담겼다. 도서관에서만 발견하는 책의 즐거움이 있듯 이 책도 그러하다.

 

과거에는 책은 지금보다 더 귀한 존재였고 희귀품이었다. 그러니 도서관에서는 장서를 확충하기 위해 남다른 정책이 있었으니, 알렉산드리아 당국은 두루마리 책을 실은 배가 항구에 정박할 때마다 도서관에서 복사본을 만들어 원본이 아닌 복사본을 돌려주었다고 한다. 책은 모으는 일보다 보관하는 게 더 중요하다. 우리가 쉽게 사용하는 선반은 언제부터 생겼을까. 중세 후반 책의 수가 증가하면서 책에 대한 부수적인 물품들이 생겨났고 선반 길이가 배가 될수록 그 배수의 4승에 비례해서 선반이 아래로 휘어져 도서관 학자 멜빌 듀이는 가장 적당한 책장 선반 길이가 1미터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어디 그뿐인가. 많은 책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 도서관 건축가들은 햇볕이 곧장 내리쬐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색유리를 사용했다. 책이 많아지면서 도서관에는 책을 훔치는 도둑도 등장했고 이를 막기 위해 굴뚝을 타고 내려오지 못하게 막는 쇠창살, 금속 칸막이, 심지어는 책이 책상에서 사슬로 연결되어 있는 광경도 연출되었다. 도서관 절도는 근대 도서관에서도 이어졌는데 그만큼 인간에게 책은 매혹적이며 대단한 가치를 지닌 것이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도서관은 소설에도 자주 등장하는 장소이며 주제가 된다. 이 책에서도 역시 톨킨, 움베르토 에코,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소설 속 도서관을 소개하는데 가상의 공간이자 현실의 공간이 되는 도서관의 매력에 흠뻑 빠져드는 독자가 나뿐은 아닐 듯하다. 그러나 모두에게 책이 환영받은 건 아니었다. 자신의 기준에 맞춰 책을 난도질하고 아무렇게 놔둔 파블로 망겔이나 화가에게 책은 아무런 쓸모가 없다고 주장하며 모델이 포즈를 취할 때 지지대로 썼다는 에드워드 번 존스는 좀 심했다. 이 외에도 재미있고 놀라운 에피소드, 때로는 속상하고 잔인한 도서관의 역사를 마주할 수 있는 책이다.

 

넘쳐나는 책들을 도서관에 모두 소장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전자책이 종이책을 지배할 거라는 이야기는 어느 정도 맞다. 우리는 전자책이 주는 장점을 알고 있다. 휴대가 용이하고 언제든 쉽게 책을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종이책이 주는 기쁨을 포기할 수 없다. 아주 먼 미래에 종이책은 사라지고 도서관은 유물로 남는 걸까? 한 권의 책에서 느낄 수 있는 감각과 수많은 상상을 펼칠 수 있는 도서관을 우리는 여전히 꿈꾸고 기대한다.

디지털 기기를 이용해 책을 훑어보게 되면서 잃게 된 것들로 있다. 스크린을 통해 훑어보는 것으로는 물리적이고 복잡하며 생각지도 않은 발견을 할 수도 있는 실제 책이 있는 도서관을 둘러보기도 하고 길을 잃기도 하는 즐거움을 경험할 수 없다. 이 책은 비밀 공간과 기막힌 발견, 페인트와 회벽, 나무 돌로 만든 뛰어난 예술, 승리에서부터 절망까지 인간사의 다양한 측면 등 도서관의 많은 경이로운 점들을 보여준다. 책등과, 책배, 수직성, 서가 기호, 책장, 서고, 가판대, 홀, 반구형 지붕 같은 책과 도서관의 물리적 요소들에 대한 정보도 제공해 주면서 독자는 이들의 역사를 배울 수 있다. 예를 들면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고, 어떻게 활용되고 가치를 인정받았는지를 알 수 있다. 그러나 디지털 책과 도서관의 경우 이런 독서 방식을 경험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다. (34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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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 안 죽어 - 오늘 하루도 기꺼이 버텨낸 나와 당신의 소생 기록
김시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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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란 개나리를 연상시키는 표지에 절로 시선이 멈춘다. 거기다 제목까지 독특하다. 그런데 나는 왜『괜찮아, 안 죽어』를 ‘괜찮아, 죽지 마’로 읽었는지 모르겠다. 응급실에서 죽음의 고비를 마주한 환자를 상대했던 저자의 이력 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급한 마음에 말하자면 이 책은 너무 유쾌하고 따뜻하다. 동네 병원의 일상이라고 할까. 아니면 단골 할매 환자들이 들려주는 굴곡진 인생의 맛이라고 할까. 뭐라 표현하든 상관없다.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나면 기분 좋은 에너지가 내 안에 가득 차오르는 느낌이다.

 

의사라는 직업은 뭔가 권위적이고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가 있다. 하지만 동네 의원에서 만나는 저자는 그렇지 않았다. 한 달에 한 번씩 혈압약을 처방받으러 오는 할머니, 감기 때문에 오거나 그냥 안부를 전하러 오는 환자들의 수다를 들어주는 아들 같은 원장 선생님이었다. 처음부터 환자들과 친밀한 사이였던 건 아니다. 2층에 위치한 병원에 힘들게 찾아오는 할머니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그들의 사정에 귀를 기울이면서부터다. 그러니 홍시를 주고 내려갔다가 똑바로 세워서 보관하라는 말을 하기 위해 다시 올라오는 마음, 뜨거운 옥수수 바로 먹어야 맛있다며 가지고 온 정성을 어찌 마다할 수 있을까.

잘 쓰려고 애쓴 모양도 없이 보통의 일상이라서, 평범한 하루하루가 쌓인 이야기라서 더욱 따뜻하게 다가온다. 작은 읍에 사는 내가 다니는 병원에서 마주할 수 있는 풍경이라 더욱 그랬다. 대기실에서 처음 만나 할머니들은 바로 언니 동생이 되고 서로의 안부를 묻고 궁금하지 않은 당신들의 사연을 풀어놓는데 전혀 이상하지 않다. 돌아가신 할머니, 내 어머니의 목소리가 아마 그들과 같지 않을까 잠깐 상상하는 시간.

“환자한테 이거 하지 말라 저거 하지 말라 그러지 마. 하고 싶은 거 하고 먹고 싶은 거 먹고 재밌게 살다 죽는 게, 먹고 싶은 거 힘들게 참으면서 오래 사는 거보다 백배는 더 좋아. 그니까 나 맥심도 마실 거고, 떡도 먹을 거야. 커피 달달하게 타서 백설기하고 먹으면 얼마나 맛있는지 모르지?” (74쪽)

촌각을 다투는 위급한 상황은 아니지만 어디서나 죽음은 존재한다. 동네 병원에서도 그러하다. 그 안에서 사소한 즐거움을 발견하는 환자와 귀 기울여 들어주는 의사가 있다. 당뇨, 혈압처럼 평생 먹어야 하는 병과 동행하는 삶을 곁에서 지켜본다. 죽음과 친구가 되어 살아가는 노년의 삶, 그들에게서 듣는 고단한 인생은 때로 눈물겹고 때로 가슴이 먹먹해진다. 하지만 그들만이 알려주는 생의 기쁨은 또 얼마나 크고 다양한가. 남겨질 아내가 불편 없이 약을 처방받기를 바라며 사전답사 격으로 병원을 찾은 할아버지의 애틋한 사랑, 학생 환자였다가 대학생이 되고 취직을 하여 소식을 전하러 온 청춘, 저자에게 모두 특별하고 소중한 환자였다.

 

응급실처럼 다급한 움직임은 아니지만 정겨운 소란이 끊이지 않는 그곳. 나도 한번 그들의 틈에 끼어 웃고 싶다. 그들이 일상이라는 무대 위에서 들려주는 멋진 하모니가 아름답다. 괜히 화가 나고 사는 게 우울한 날, 들을 수 없는 엄마의 목소리가 그리운 날, 슬그머니 펼치면 좋을 책이다. ‘정’이라는 폭죽이 만든 불꽃이 환한 빛을 안겨줄 테니까.

*코로나19로 힘든 시기에 의료진의 노고를 생각한다. 더불어 그들과 우리의 일상이 보통의 그것으로 채워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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