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문장을 만나면 설레고 좋다. 울림이 있는 문장을 만나면 마음이 뜨거워진다. 내가 알지 못했던 것들을 알게 되면 신기하고 기쁘다. 그게 아주 사소하고 미미한 것일지라도. 읽다만 에세이의 다음이 궁금하고, 친구처럼 대화를 건네는 작가의 문장을 따라 나도 뭔가 답장을 쓰고 싶어진다. 책에 빠져들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게 감사하다. 정리된 책들 때문에 집안이 좀 지저분하지만 그 안에서도 나는 책을 잘 읽을 수 있다. 


소설도 많이 읽고 좋아하지만 에세이가 주는 매력도 놓칠 수 없다. 최근에는 소설보다 에세이가 강세라는 걸 느낀다. 편안하면서도 색다른 주제를 다룬 에세이, 훔치고 싶은 문장, 나도 따라 쓰고 싶은 문장까지 에세이가 줄 수 있는 느낌들.


좋았던 에세이를 꼽자면 당연 황정은의 『일기 日記』다. 추천 사유엔 사적인 애정도 부인할 수 없다. 소설가의 첫 산문이라는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켰다. 한정원의 『시와 산책』 과 여러 소설가의 쓰기에 대한 이야기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도 만족도가 큰 책이다.













빠져드는 글들이 있다면 반성하고 각성시키는 글들도 있다. 정희진의 책이 그러하다. 『새로운 언어를 위해서 쓴다』는 공부에 대한 개념을 일깨워주었다. 나를 아는 일, 나를 찾는 일에 대해 읽고 쓰는 일이 주는 위안과 깨닮음이라고 할까. 황정은의 “기억하고, 기억은 그 자리에 돌아온다. 기록으로, 질문으로.”란 말과 통하는 무언가가 있다. 











쓰기가 최고의 공부이자 지식 생산 방법인 이유는 쓰는 과정에서 내가 무엇을 모르는지 알게 되기 때문이다. (본문 중에서)


한나 아렌트에 대해 조금이나마 알 수 있었던 『한나 아렌트 평전』도 좋았다. 한나 아렌트를 처음 만나는 책으로도 나쁘지 않다. 철학이나 사상에 대해 잘 몰라고 쉽게 읽을 수 있고 그것에 대해 앞으로 나갈 수 있도록 인도하는 책이다. 현재를 사는 우리를 위한 가르침보다는 스스로 발견하고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고 말해도 좋을까.











죽음은 어디에나 있고 그 죽음을 피할 수 있는 없다. 좋았던 책을 고르고 보니 죽음에 대해 말하는 두 권의 책. 『당신이 살았던 날들』과 『자유죽음』. 무거울 수도 있고 우울할 수도 있는 주제지만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들. 상실과 애도, 살아가는 것에 대한 책임과 의무를 생각한다.













『어떻게 물리학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을까?』물리학에 관한 이야기지만 친근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우주, 지구, 에너지, 이 세상을 이해하기 위해 물리학이 존재한다고 느껴졌다. 사울 레이터의 사진집 『영원히 사울 레이터』, 눈 오는 날, 비 오는 날에 펼치며 사색에 빠진다.












어쩌면 놓치고 만 책들도 있을 것이다. 놓쳐서 더 궁금한 책, 나중으로 미뤄서 조금 천천히 만날 책, 책도 사람과 같아서 만나게 될 책은 반드시 만나게 되는 것 같다. 2022년에 만나지 못한 책들은 2023년에 만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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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amoo 2023-01-03 10: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좋지 않은 문장을 만나면 기분이 안좋아지면서 이걸 기록해 놓고 싶어진다. 특히 한국어 문장구조를 초월해 있는 번역 문장을 만나면 신경질이 도진다. 거기에다가 비약이 심한 문장들의 나열이 나오면 경기를 일으키며 책을 집어 던진다. 이런 글이 책으로 나온다는 거에 심한 실망감을 느낀다. 이런 안 좋은 감정들은 철학 번역서를 읽을 때 종종 느껴지는 기분이고, 코맥 매카시의 글을 읽을 때 만나게 되는 감정이다. 이럴 때면 책을 읽기가 싫어진다..

첫 문단을 읽으면서 든 느낌을 바로 덧글로 달아봤습니다..ㅎㅎ

자목련 2023-01-03 17:15   좋아요 1 | URL
야무 님의 센스 댓글 감사합니다.
올 연말에는 좋은 책과 더불어 그렇지 못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고 평온한 날들 이어가세요^^

mini74 2023-01-03 17: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일기 좋았어요 자목련님 ~ 한나 아렌트 평전은 읽고 있는 중입니다 ~ 답장을 쓰고 싶어진다는 마음 어떤 마음인지 알 것 같아요 ~

자목련 2023-01-04 14:57   좋아요 0 | URL
한나 아렌트 평전를 만날 수 있어 좋았어요. 기회가 되면 조금 더 그에 대해 읽고 싶어요.
미니 님, 따뜻하고 평온한 오후 보내세요^^

책읽는나무 2023-01-04 0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겹치는 책이 있어 좋네요^^
사울 레이터는 사다 놓곤 읽지도 않았는데 그래도 반갑고 좋네요.
작년에 책 제목을 자주 봤었던 책이 많아요.
역시 좋은 책이었나보다! 싶어 더 눈에 담게 됩니다.^^

자목련 2023-01-04 14:58   좋아요 1 | URL
읽지 않아도 책이라는 이유만으로 충분히 좋은 것 같아요.
알라딘을 통해 눈으로 마주하는 책들이 다 궁금한 건 마찬가지고요!
 

연말에 이런 시간을 갖는 건 좋다. 의미 있는 시간이라 해도 무방하다. 내가 읽은 소설을 정리하는 시간. 1년이라는 한정된 시간에 만난 책들. 올해 출판된 책은 아니고 내가 읽은 책 가운데 좋았던 책을 골랐다. 몇 권을 읽었을까, 그 숫자에 매몰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적은 양의 책을 읽는 일도 곤란하다. 일정한 패턴, 일정한 독서의 시간은 중요하니까.


기다린 만큼 만족도도 높았다고 하면 너무 지나칠까. 아니다, 개인적으로 너무 좋았던 단편집. 김연수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는 그런 소설이었다. 단편 하나하나를 읽는 시간이 참 좋았다. 예전의 소설과 다르게 뭔가 특별한 변화가 있거나 하지는 않았다. 제목처럼 이토록 평범한 소설이지만 그게 가장 김연수 다운 소설이다. 가만가만하면서도 툭하고 가슴을 치는 순간과 마주할 때면 잠시 숨을 고르게 된다.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과거가 아니라 오히려 미래입니다. (『이토록 평범한 미래』 중에서)


장편소설로는 최근에 읽은 김혜진의 『경청』과 이주혜의 『자두』다. 김혜진은 이번 소설에서 말에 대한 이야기를 건넨다. 너무도 쉽게 내뱉는 말들과 글들에 무게를 생각한다. 우리에게 침묵이 아닌 듣기의 시간이 왜 중요한지. 상대가 원하는 바를 깊이 생각하고 그것을 공감하는 것. 설령 공감하지 못하더라고 인정하는 일이 필요하다. 이주혜의 『자두』는 돌봄에 대한 소설이다. 노동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일 가운데 하나가 돌봄이다. 가족의 부양과 돌봄, 이제는 사회가 적극적으로 제도를 만들고 개입해야 하지 않을까. 


아줌마, 근데요. 그럼 그냥 듣기만 할 수 있어요? 아무 말도 안 하고요.

아이가 묻고 그녀가 답한다.

그럼, 그냥 듣기만 할 수 있지.

대화는 조금씩 더 깊어지고 넓어진다. 불신과 두려움 같은 것을 밀어내며 스스로 반경을 넓힌다. 이렇게 말해도 좋다면 그녀는 아이의 마음속에 불이 켜진 것 같다고 느낀다. (『경청』 중에서)













새로운 작가의 소설도 좋았다. 처음 읽은 안윤의 단편집 『방어가 제철』에서 느껴지는 쓸쓸함과 상실은 충분한 애도란 무엇인가 생각하게 만든다. 모든 감정은 고유한 것이니 우리는 함부로 그것에 대해 말할 수 없다. 그건 감정을 떠나 삶에 대해서도 다르지 않다. 김지연의 『마음에 없는 소리』를 읽다 보면 우리는 자신의 삶보다는 타인의 삶에 충실하려 애쓰고 있구나 느낀다. 취업, 결혼, 그 무엇을 선택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자신이라는 걸 알면서도...













일상의 어려움을 탈피하거나 고통을 달래기 위한 방법으로 환상은 때때로 적절한 처방이 된다. 이유리의 『브로콜리 펀치』에서 죽은 아버지가 화분이 되거나 마음이 힘들고 아플 때 신체이 일부가 무언가로 변하는 일, 그로 인해 고통은 말이 아닌 몸으로 표현된다. 확고한 SF가 아니더라도 독자를 상상의 그곳으로 초대한다. 그런가 하면 김초엽의 『방금 떠나온 세계』에서는 SF 소설로 미래를 보여준다. 나와 다른 존재와 공존하고 연대하며 살아가야 하는 세상을 말한다. 활발하게 작품활동을 한 김초엽의 장편보다 이 소설집에 오래 마음에 남았다. 


소설을 좋아하지만 한국소설에 비해 외국소설은 애정의 크기가 조금 작다. 그래도 이런저런 통로로 알게 된 외국 작가와 그의 소설을 읽는 기쁨은 크다. 내 맘대로 골라본 외국소설. 올해의 최고 소설이라면 내게는 단연 크리스티앙 보뱅의 『가벼운 마음』을 꼽겠다. 최근에 작가의 사망 소식을 들었다. 그가 더 많은 글을 써주기를 바라는 마음에 안타까웠지만 고통에서 벗어나 평온하기를 바란다. 한 소녀의 성장소설이라 할 수도 있지만 그것에 국한시킬 수 없는 소설이다. 우선, 너무 아름다운 소설이고 빠져나올 수 없는 문장. 미혹의 시간이었다. 행복한 미혹이라고 할까. 황홀한 늪이라고 해도 좋겠다. 처음 크리스티앙 보뱅의 글을 접했을 때에는 여성작가라고 확신했다. 부드럽고 감성적인 따뜻함이 있다고 할까. 아무튼 요즘 나는 누가 책을 추천하라고 하면 『가벼운 마음』을 가장 먼저 말한다.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성장할 수 없다. 우리는 그들이 우리에게 품은 사랑, 우리를 충분히 안다고 믿는 사랑에서 벗어나야만 성장할 수 있다. 우리는 그들에게 말하지 않을 것들을 할 때야 비로소 성장할 수 있다. 설사 그들에게 말한다 해도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그런 것들은 보이지 않고, 붙잡을 수 없고, 그들이 던져준 사랑의 망토로 덮을 수 없으며, 우리 속에 머물러 우리의 일부를 이루기 때문이다. (『가벼운 마음』 중에서)














발레리 페랭의 『비올레트, 묘지지기』도 아름답고 좋은 소설이었다. 죽음을 통해 돌아보는 생애, 인간의 삶이란 무엇으로 채워지고 가장 찬란한 순간의 무엇인가 생각하게 만든다. 상실과 상처와 애도의 조각들이 모여 우리의 생을 만드는 게 아닐까. 빅토리아 토카레바의 『티끌 같은 나』는 막장 드라마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만드는 소설이 맞다. 그럼에도 그들의 삶이 결코 타인의 그것이 아니면 우리의 것이라는 묘한 울림을 안겨준다. 여성으로의 시간과 존재, 삶에 대해서 말이다.


레이먼드 카버의 『대성당』은 늦게 만난 편이다. 그러나 늦게 만나서 내게는 더 좋았던 단편집이다. 인생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가 겪는 슬픔과 좌절에 대해 그것을 위로하고 견디며 나가는 방식에 대해 생각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같거나 다른 풍경들의 삶. 카렐 차페크의 『평범한 인생』도 그런 의미에서 상통한다. 특별한 것 없는 평범한 인생, 저마다의 생에서 욕망하고 갈등하며 살아온 시간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의 『오, 윌리엄! 』에서도 그렇다. 가장 소중했던 시간, 지우고 싶은 순간, 그 모든 게 나를 구성하는 삶이었다. 산다는 건 그런 거구나 싶다.













벵하민 라바투트의 『우리가 세상을 이해하길 멈출 때』는 어렵지만 매력적인 단편집이다. 역사적 실존 과학자들의 연구가 세계를 어떤 방향으로 이끌었는지 들려준다. 그 과정에서 인간의 존재와 가치에 대한 질문을 자연스럽게 던진다. 지금의 세상이 오기까지 우리가 알지 못했던 일들은 얼마나 많을까. 충돌과 이해가 어떤 쪽으로 편승해서 현재를 만들었을까.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류』는 전쟁에 대한 기억을 소환한다. 여전히 전쟁이 멈추지 않는 세상, 전쟁의 승패를 떠나 그것이 남긴 지울 수 없는 상처는 어디서도 치유될 수 없다.













내가 알지 못하는 좋은 소설은 많고 그것을 다 읽기란 어렵다. 그저 닿는 대로 마음이 가는 대로 읽게 된다면 좋은 인연이 될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작가와의 만남, 책과의 인연은 오래도록 유지되고 삶의 한순간을 지탱한다.


올해 소설을 읽으면서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 그것은 별점에 관한 것이다. 조금 인색해졌다고 할까. 많은 이들이 별점 5개를 주는 소설에는 나는 별 하나를 빼고 주변에 더 알리고 싶은 소설의 경우에는 별점 4개에서 하나를 더 추가한다. 특별한 울림이 없는 소설에는 재미를 떠나 별점 3개를 준다. 근데 확고한 기준이 있는 건 아니다. 그때 그때 기분에 따라 다르다. 소설의 좋고 나쁨은 어디까지나 취향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별점에서 자유로워지면 홀가분하면서 훨씬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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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2-12-27 12: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올해의 책들을 벌써 고르셨군요. 선택하신 작품들이 모두 차분해 보입니다 ㅋ 강추하신 <가벼운 마음>은 꼭 읽어보고 싶네요~!!

자목련 2022-12-28 07:50   좋아요 2 | URL
새파랑 님이 만나실 <가벼운 마음>이 벌써 기대가 됩니다. 연말 따뜻하게 보내세요^^

공쟝쟝 2022-12-27 12: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랫동안 한국소설을 애정가지고 읽어온 자목련님만의 향이 담긴 올해의 페이퍼 잘 읽었습니다. 제게는 자목련님이 추천하신 <내가 되는 꿈>이 올해의 한국소설였답니다 ^_^ 경청과 자두를 도서관에서 발견하면 꺼내와야겠습니다. 보뱅의 소식은 이 페이퍼를 통해서 알게외었네요. 고통에서 벗어나 영면하시기를.
제게 ‘좋은 독자‘라는 훌륭한 위치성을 알려주신 자목련님, 올 한해 촘촘히 잘 읽어오시는 모습을 지켜보았답니다. 비록 제가 소설은 좀 못 읽는 사람이지만 ^^;;;; 내년에도 페이퍼 참고해서 잘 읽어보도록 할게요. 2023년에도 잘 읽고 쓰실 수 있도록 눈 건강 안녕하시기를!

자목련 2022-12-28 07:53   좋아요 2 | URL
저만이 향이 어떤 향일까, 잠깐 상상합니다. 최진영과의 만남을 축하해요. ㅎㅎ
이주혜와 김혜진의 소설도 쟝쟝님이 좋아하면 좋겠습니다. 쟝쟝 님의 건강하고 아름다운 글을 내년에도 기대합니다. 좋은 이웃이 되어주셔서 감사하고요!

미미 2022-12-27 13: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이 꼽아주신 책들 중 제게 올해 감동을 준 목록들이 있어 반가워요.
특히 <가벼운 마음>은 저에게도 특별한 책이었답니다. 바흐의 칸타타 피아노연주를 들으며 읽어서 더 좋았어요^^

자목련 2022-12-28 07:54   좋아요 2 | URL
같은 책을 읽었다는 것만으로도 조금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보뱅의 글은 묘한 슬픔과 더불어 아름다운 기운이 있는 듯해요. 미미 님, 따뜻한 하루 이어가세요^^

거리의화가 2022-12-27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원래 별점을 좀 짜게 주는 편인데 5점을 주는 경우 말씀하신대로 추천하고 싶은 책인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물론 개인적으로 공부가 되었다 생각하는 책에도 5점을 주긴 합니다.
올해 읽으신 소설 중 읽은 책은 거의 없으나 저도 읽었고 좋았던 소설이 있어서 반갑습니다. 항상 올려주시는 이야기들 보며 감사해하고 있어요. 내년에도 이곳에서 좋은 책 만날 수 있기를 바라며^^

자목련 2022-12-28 07:55   좋아요 1 | URL
별점에 후했는데 어느 순간 별점이 무슨 의미가 있나 싶더라고요. ㅎ
그래서 내 맘대로 느낌대로 주기로 했어요. 화가 님이 만나고 들려주시는 역사 이야기, 저도 잘 보고 있습니다. 좋은 책과 좋은 이웃과의 만남, 좋아요!!

blanca 2022-12-27 13: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김연수 소설 저도 생각보다 더 좋아서 오히려 의아했어요. 작가를 원래도 좋아하지만 한동안 ˝내가 쓰는 게 읽힐까?˝ 회의에 빠지셨던 모양이더라고요. 이렇게 진화하는 작가라니...울컥 했어요. 보뱅 소설만 안 읽었는데 당장 읽어야겠네요. 저도 <류> 참 좋았어요. <대성당>은 아, 김연수 작가 번역까지 완벽하죠!!

자목련 2022-12-28 08:02   좋아요 1 | URL
네, 저도 이 소설집을 통해 더욱 좋아졌어요. 미래을 이렇게 표현할 수 있구나 놀랍고 아름다웠어요. 보뱅 소설은 강추해요. 블랑카 님도 반하실 거라 믿어요. 김연수로 시작해 김연수로 끝나는 댓글이야말로 완벽합니다!
포근한 하루 이어가세요^^

페넬로페 2022-12-27 15: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께서 올려주신 책, 다 좋을 것 같아요.티끌 같은 나와 대성당만 읽었어요.
아직 읽지 않아도, 아직 하지 않아도 오직 여기서만은 기쁩니다.
앞으로 읽을것이 넘치니까 행복해서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자목련 2022-12-28 08:03   좋아요 2 | URL
맞아요, 우리에게는 앞으로 읽어야 할 책들이 있으니까요.
여기서, 함께 이야기하고 나눌 책들이 있으니까요.
건강하고 향기로운 연말 보내세요^^

라로 2022-12-27 16: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랑 자주 안 겹치시는데 이번 페이퍼에 올려주신 책은 겹치는 책이 꽤 되네요. 내년에도 좋은 책 소개기대할게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자목련 2022-12-28 08:04   좋아요 1 | URL
라로 님의 일상과 멋진 사진, 감사하다고 말씀드려요. 꾸준하게 공부하는 모습도 멋지고요.
건강하고 즐거운 연말 보내시고 책과도 좋은 시간 이어가세요^^

레삭매냐 2023-01-02 10: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 애정의 크기가 조금 작다.

저도 그런 것 같습니다.
예전에는 제법 읽었는데 갈수록
애정의 절대량이 줄어든다는.

별점 주기의 압박 그리고 매김
이 저와 상당히 유사하셔서 기부
니가 좋았습니다.

전 <방어가 제철>이 궁금해지네요.
이렇게 해서 또 연쇄독서의 올가미
에 걸리게 되는 건가요.

자목련 2022-12-30 11:09   좋아요 1 | URL
이 모든 게 나이가 드는 탓일까 싶어서 살짝 슬퍼요. ㅎ
그래도 책은 여전히 좋고 읽고 있으니 괜찮겠죠?

매냐 님이 읽은 <방어가 체절> 기다리겠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구단씨 2022-12-29 21: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목록이 대부분 문학인데, 그 문학이 또 정말 다양하네요. ^^
<자두> 정말 인상적이었요. 많이 공감했고요. <평범한 인생>은 저도 이제 펼쳐봅니다.
옆에 두고도 안 읽은 책 목록이 이 페이퍼에 많이 담겨 있어서 부끄럽네요. 게으름의 최고치가 연일 갱신이라서요. ㅎㅎ

연말 따숩게 보내세요~

자목련 2022-12-30 11:13   좋아요 0 | URL
<자두>로 만난 이주혜의 소설들을 계속 기대하고 있어요. 딘편집도 나쁘지 않았고요.
<평범한 인생> 즐겁게 읽으시길 바라요.
책 목록 가운데 안 읽은 목록이 제일 길지 않을까 싶어요. 그럼에도 또 사들이고 사고 싶은 책은 늘어나고요. ㅎ
포근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서니데이 2022-12-31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책들도 조금 보여서 반갑네요.
저도 올해의 책 중에서 김연수 작가의 <이토록 평범한 미래>와 <류>가 참 좋았어요.^^

자목련님, 오늘은 올해의 마지막 날이예요.
따뜻한 연말 보내시고, 새해에도 건강하고 행복한 시간 되세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자목련 2023-01-02 09:05   좋아요 1 | URL
김연수의 단편집, 오랜만에 만나도 참 좋구나 생각했어요.
서니데이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올해도 건강하고 평온한 일상 이어가세요^^

2023-01-02 11:1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1-03 09: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괭 2023-01-03 1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갑습니다, 가벼운 마음! 추천해주신 책들 다 읽어보고 싶은데, 올해는 책을 안 살 예정이라ㅠㅠ 집에 이미 있는 <평범한 인생>은 꼭 읽어야겠어요. 자목련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자목련 2023-01-03 17:18   좋아요 1 | URL
가벼운 마음은 정말 좋았어요! 평범한 인생도 좋았던 소설인데 독서괭 님도 즐겁게 만나실 거라 생각해요.
책을 안 살 예정, 저도 그러 목표를 세우고 싶습니다. 읽을 만큼만 책을 들이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따뜻한 오후 이어가세요^^

서니데이 2023-01-06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주말 보내세요.^^

자목련 2023-01-09 09:06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 감사합니다. 따뜻한 한 주 이어가세요^^
 

우리는 모두 읽고 쓰는 존재다. 무엇을 읽고 쓰냐가 다를 뿐이다. 소설을 좋아하는 나에게 소설가의 문장은 언제나 매력적이다. 아주 잠깐 소설을 쓰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으니까. 그런 생각을 일으켜 세운 건 내가 읽은 소설들 때문이다. 그러니까 꽤 오랜 시간 전에 책을 붙잡고 빠져있던 시간이 있었다. 지금도 책을 좋아하고 읽고 있지만 당시에는 책이 내 마음을 다잡는 유일한 통로였다. 그때 만났던 소설들, 그때 만났던 마음 잡이 글들이 나를 도왔다. 소설이 주는 위안, 소설 속 주인공도 나와 다르지 않게 힘겹게 하루하루를 지탱하고 있다는 게 큰 위안이 되었다.


그런 소설을 쓴 소설가는 어떤 마음으로 글을 쓸까, 언제 어디서 소설을 시작할까. 궁금했다. 쓰는 마음이 시작되는 공간, 쓰는 마음이 모이지 않을 때 어떻게 할까. 작가정신 35주년 기념 에세이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엔 그런 글들이 있다. 김사과, 김엄지, 김이설로 시작해 박솔뫼, 손보미, 정용준, 한정현, 조경란, 하성란 등 23명의 작가가 쓴 솔직한 자기 고백과도 같은 글에는 소설 쓰기의 즐거움과 어려움이 담겨있다. 그들에게 소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말이다.


다행스럽게도 수록된 작가의 소설을 읽었다. 단편 하나부터 많게는 작가가 낸 소설을 거의 읽은 작가도 있다. 그래서 에세이를 읽으면서 그의 소설들이 따라왔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소설과 에세이는 그 형식이 다르고 추구하는 바가 다른데도 소설 속 문장이 떠올랐다. 결이 같다는 게 이런 거구나 싶었다. 개인적인 의견일지만 김엄지나 박솔뫼의 경우, 에세이지만 소설처럼 읽혔다. 그의 소설이 마치 산문처럼 여겨졌던 것처럼.


한편의 에세이마다 작가가 보낸 사진이 함께 한다. 글을 쓰는 카페, 서재의 일부가 많았다. 사진과 글을 읽으면서 잠깐 상상한다. 그 자리에서 작가는 하루의 작업을 시작하는구나. 작가의 공간에서 얼핏 보이는 책등의 제목을 보면서 작가도 이 소설을 읽었구나 괜히 기뻐하면서 말이다. 글을 쓰는 작가의 많은 에세이가 그러하듯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에서 들려주는 소설을 향한 그들의 마음은 매우 곡진하다.


내가 언제까지 소설 쓰기에 하루 여섯 시간을 고수할 수 있을까. 아주 오랫동안 가능할 수 있다면 좋겠다. 동료와 후배 작가들과 약속했던 것처럼 건강하게 오래 쓰는 작가가 되어야 하니 더더욱 여섯 시간을 지키자. 부디 그러자고, 촌스럽지만 굳은 다짐 같은 것이라도 하고 싶어지는 것이다. (김이설, 37쪽)


살림과 육아를 병행하면서 오롯이 소설을 쓰는 여섯 시간을 갖기 위해 무려 십오 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는 김이설 작가가 쓰는 작업 일지, 이제는 체력이 되지 않아 운동을 하며 소설을 쓴다는 박민정, 정체와 지친 상태를 인정하면서도 쉬는 일의 두려움을 조심스럽게 들려주는 손보미, 너무 쉽게 글을 배우고 읽혀서 소설에 대한 상상력을 키우는 게 힘들다는 정소현, 소리가 깃든 문장을 쓸 수 있기를 바란다는 정용준의 글을 읽으면서 그의 첫 소설집의 단편이 생각나기도 했다.


문장에 소리가 있으면 좋겠다. 소리를 닮은 문장이 아닌, 소리가 들리는 듯한 문장이 아닌, 실제로 소리가 깃든 문장이 있으면 좋겠다. 그것이 가능하다면 얼마나 좋을까. 문장 속에 리듬을 깔고 화음을 만들어 마음대로 변주할 수 있다면 얼마나 근사하겠는가. (정용준, 127쪽)


소설을 썼을 때 이익은 얼마이며 마진이 얼마인지 남을까 알 수 없지만 언제 어디서나 타이핑 살 수 있도록 빠른 속도의 암살자 같은 태도로 글을 쓴다는 오한기, 자분자분 자신이 살았던 과거와 현재를 통해 그 안에 소설이 어떻게 녹아들었는지 말하는 전성태와 조경란, 소설을 쓸 수 있는 ‘그런 자리’에 대해 설명하는 한은형. 첫 책의 출간을 축하하며 진짜 직업을 구하라는 아버지의 말을 들려주는 정지돈의 유쾌한 농담 같은 글에 담긴 소설에 대한 진심은 그동안 어렵다고 여겨 내가 읽지 않은 그의 소설을 궁금하게 만들었다. 


문학은 포기라는 사실을, 모든 것을 시도하고 모든 것에 실패했을 때에야 비로소 문학이 시작된다는 사실을, 내 능력 너머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 밖에서 문학이 나온다는 사실을 말이다. (정지돈, 144쪽)


순서에 구애를 받지 않고 좋아하는 작가, 끌리는 작가의 글을 먼저 읽어도 상관없다. 아마도 좋아하는 작가의 편을 먼저 읽는 이가 많지 않을까 싶다. 누군가 작가의 소설을 곁에 두고 읽을지도 모른다.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의 마음도 작가의 마음 못지않게 정성스러우니까. 여기 실린 23편의 에세이를 통해 작가들의 소설 쓰기에 대한 궁금증이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좋아하는 소설가의 소설을 읽을 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지도 모른다. 


이 소설은 그 작가가 좋아하는 카페의 어느 자리에서 시작되었구나, 한 문장을 쓰면서 몇 번을 고치고 고쳤겠구나. 산책과 수영을 하고 일상을 이어가면서도 소설 쓰기에 대한 고민과 걱정을 끌어안고 지내다 모든 걸 포기하고 편안해졌을 때 쓰인 문장일지도 모른다는. 소설을 통해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게 무엇일까 조금 더 닿고 싶은 마음도 들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최진영의 문장이 괜히 좋아서 소설을 읽을 때마다 한 번쯤 혼잣말로 따라 해보려고 한다. “나도 소설을 좋아하는 내가 좋습니다”라고 말이다. 


세상에는 훌륭한 소설이 너무나 많습니다. 어쩌면 나는 그중에 1퍼센트도 읽지 못하고 죽을 거예요. 이제는 그 사실이 전혀 슬프지 않습니다. 나는 오늘 읽을 수 있는 소설을 읽고 오늘 쓸 수 있는 글을 씁니다. 나는 소설을 좋아하는 나를 좋아합니다. (193쪽, 최진영)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읽고 싶은 소설 몇 권이 생각났다. 김이설, 정용준, 박솔뫼, 박민정, 정지돈, 한유주의 소설들. 어쩌면 다시 읽으면 작가의 마음에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과 함꼐. 아직 읽지 못한 작가의 에세이와 새로운 소설에 대한 기대를 품는 시간이 쓰는 마음과 나란하게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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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22-12-06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자목련님 덕에 이 책 읽어봐야겠네요.

자목련 2022-12-07 09:58   좋아요 0 | URL
저는 참 좋았어요. 블랑카 님도 좋았으면 좋겠습니다^^*

서니데이 2022-12-06 21: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엔 마진이 얼마나 남을까, 책 소개가 나오는 건 본 적 있는데, 조금 더 상품 페이지의 소개를 읽어봐야겠어요.
잘읽었습니다. 자목련님,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자목련 2022-12-07 09:58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 님도 포근하고 건강한 하루 이어가세요^^
 

깊은 밤의 한 가운데에 있는 기분이다. 비가 오기 때문이다. 겨울비다. 빗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어둠이 내려오는 기운이 전해졌을 뿐이다. 아직 11월인데 겨울의 한복판에 외롭게 서 있는 가을 같다. 어쩌면 가을은 이미 저 멀리 떠났을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본격적인 추위라고 말해야 할까. 추위가 오고 있다고 한다. 어제는 생각보다 춥지 않아서 오늘 이후의 추위가 예상되지 않는다. 다만 그저 겨울이니까 하고 생각할 뿐이다. 올해가 가기 전에 해야 할 일들이 떠오르고 미루고 미룬 내가 싫은 뿐이다. 치과 예약을 했다. 원했던 날짜에는 예약을 잡을 수 없었고 그보다 2주 뒤에 예약을 잡았다. 연말에 나처럼 미뤄든 일정 가운데 치과 방문이 있는 이들이 많은가 보다 싶었다.


미뤄둔 일에는 항상 책 읽기 목록이 있다. 정리하고 기록하는 일도 그렇다. 읽은 책에 대한 리뷰, 정리한 책에 대한 기록. 기록이 중요하다는 걸 알기에 바지런한 움직임이 요구된다. 제목처럼 궁금해진다. 당신은 시, 에세이, 소설 가운데 무얼 좋아하나요? 어떤 책을 먼저 읽을 것 같나요? 나라면 이 책을 먼저 읽겠다, 이런 답글은 어떨까요?





정현종의 시집 『어디선가 눈물은 발원하며』는 출간 소식을 뒤늦게 접했다. 정현종 시인을 좋아하는 나는, 조금 더 빨리 알았어야 했다. 이 책은 10월 말에 동네 책방에서 샀다. 동네 책방을 방문한 것도 처음이고 책을 구매한 것도 처음이라 더 남다르게 기억될 책이다. 사두고 읽지는 않았다. 이 시집엔 정현종의 산문이 있어 더 좋다. 괜히 좋아서 아끼느라 읽지 못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말이다. 


신승은의 『아무튼, 할머니』는 아무튼 시리즈로 이웃 님의 리뷰를 보고 읽고 싶어진 책이다. 리뷰는 이렇게 중요하다. 할머니에 대한 기억이 떠오른다. 대부분 잔소리가 많지만 나이가 들면서 할머니가 했던 잔소리가 그리워진다. 누군가 내게 잔소리를 한다는 건 사랑받고 있다는 증거니까. 


천선란의 『랑과 나의 사막』은 표지와 제목에 끌렸다. 그러니까 이 책에 대한 정보는 모른 채 읽게 될 것이다. 온라인 서점의 소개 글이나 리뷰도 꼼꼼하게 읽지 않았으니까. 그렇게 읽고 싶은 소설이다. 나는 사막도 좋아하고 선인장은 더욱 좋아한다. 사막에 갈 수도 없고 선인장을 안아볼 수도 없지만 외롭지 않은 고독의 이미지, 텅 빈 충만의 이미지라고 할까. 세 권 다 빨리 읽고 싶다. 


시를 좋아하는 이라면 시집을 먼저 읽을까? 뻔한 예측일까. 아니면 하루에 세 권을 다 읽을 수도 있겠다. 출근길이나 외출 시에는 소설을 읽고 잠깐씩 시 한 편을 읽고 침대에 누워서는 소설을 읽는 일. 이렇게 읽는 일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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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lstaff 2022-11-28 19:1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제가 제일 좋아하는 시절입니다. 지금 절정의 Novembering을 하고 있잖습니까. 도서관 창 밖으로 보이는 야산이 느므느므 좋습니다. ˝좋다˝ 보다 더 적절한 술어를 찾기가 힘듭니다.
참. 저는 에세이 빼고 시와 소설을 좋아합니다. ^^;;

자목련 2022-11-29 16:50   좋아요 1 | URL
댓글을 쓰시던 시각에 도서관에 계셨을까요? 절정의 Novembering을 맘껏 즐기시면 좋겠습니다
이제 골드문트 님을 가을 타는 남자로 기억할 것 같습니다. ㅎ
요즘엔 시 리뷰는 올라오지 않던데요, 기다리겠습니다^^*

hnine 2022-11-28 19: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권을 동시에, 돌려가며 읽어요^^

자목련 2022-11-29 16:51   좋아요 1 | URL
동시에 즐겁게 읽는 일도 좋아요^^
나인 님, 책과 함께 따뜻한 오후 이어가세요!

햇살과함께 2022-11-28 20:3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아무튼 시리즈요~!

자목련 2022-11-29 16:52   좋아요 2 | URL
살짝 알려드리면 저도 아무튼 시리즈를 먼저 읽고 있습니다 ㅎ

책읽는나무 2022-11-28 21:5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시집은 잘 읽질 않았었는데, 그래서 예전 같았음 소설이랑 에세이요!!!!! 했을텐데,
요즘 디킨슨이랑 에이드리언 리치 시를 읽고 있다 보니...외국 시라서 적응을 못하기도 하지만, 또 은근 읽을만 하기도 하고??
그래서 요즘은 세 권 다 읽고 싶습니다ㅋㅋ
그 중 고르라면 소설 먼저 읽을 것 같기도 하구요?^^
비가 오나 보군요?
여긴 저녁에 비가 온다더니 아직 오진 않고 조금 습하기만 합니다.
곧 추워진다니 건강 조심하세요^^

자목련 2022-11-29 16:54   좋아요 2 | URL
저는 많이 접하지 못해서 그런지 외국 시는 훨씬 어렵게 느껴져요.
세 권을 다 읽고 있다고 하시니 어떤 책들을 읽고 계실까 궁금하네요.
이곳은 어제 비가 많이 내렸어요. 그리고 아주 많이 추워졌어요.
나무 님도 따뜻하게 지내세요^^

공쟝쟝 2022-11-28 22: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는 시를 읽지 않는 그런 사람이지만 ㅋㅋㅋㅋ 시요 라고 대답하고 싶어지는 글이네요! 겨울이라기엔 너무 따뜻한 오늘 같은 가을비엔 누구들은 축구를 보더라도 전 소설을 읽으려고 합니다아!

자목련 2022-11-29 16:56   좋아요 2 | URL
음, 공쟝쟝 님은 시도 잘 읽으실 것 같아요. 분석도 잘 하실 것 같고요.
조만간 쟝쟝 님의 서재에 시집이 등장할 것 같은 예감이~~
어제 비 내리는 밤에는 전반전까지 축구를 보고 침대에 쏙.
쟝쟝 님의 소설이 궁금해지는 오후입니다^^*

공쟝쟝 2022-11-29 20:05   좋아요 1 | URL
제가 읽은 소설은…. 조만간 페이퍼에서 밝히도록 하겠사와요 ㅋㅋㅋ

감은빛 2022-11-29 1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세권을 야금야금 조금씩 읽을 것 같아요. 특히 시집은 오래 두고 읽는 편이예요. 한번에 읽으면 아까우니까요. 제일 먼저 다 읽는 건 아마도 소설일 것 같구요.

겨울비라고 불러야 할까요? 예전에 배철수의 음악캠프에서 배철수 님이 이 시기의 추위를 단풍추위라고 부르더라구요. 그럴듯하다고 여겼어요. 내일부터는 정말 추워진다고 하네요. 몸은 추워도 마음만은 따뜻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자목련 2022-11-29 16:58   좋아요 1 | URL
야금야금 조금씩 읽는 재미도 남다르지요. 그러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기도 하고요. ㅎ
한번에 읽으면 아까운 시집, 그래서 쌓이는 게 시집인지도 모르겠습니다,ㅠㅠ
‘단풍추위‘ 기억해두었다가 내년에 쓰고 싶은 말이네요. 감은빛 님도 따뜻하고 다정한 날들 이어가세요^^

구단씨 2022-11-29 16: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소설을 가장 좋아하지만,
지금은 소설과 에세이를 같이 뒤적이고 있네요.
추운 건 싫은데 이불 속에 파묻혀 책 읽기에는 좋은(?) 날입니다. ^^

자목련 2022-11-29 17:00   좋아요 1 | URL
소설과 에세이를 뒤적이는 날들!
집콕, 방콕이 많아지겠지요. 따뜻한 걸 곁에 두고 책을 읽는 시간으로 이어지면 좋겠습니다^^
 

조금 엉뚱하지만 소설가의 첫 에세이는 언제쯤 출판되는 게 좋은가 생각해 보았다. 독자에게 좋아하는 소설가의 에세이는 등단이나 활동 기간과 상관없이 언제라도 반갑다. 글이라는 건 같지만 그 주제가 다르니 기존에 만났던 글과는 색다른 분위기를 기대하게 된다. 시인이나 소설가의 산문을 떠올리면 어떤 작가는 주 종목이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시나 소설보다 에세이가 더 좋을 때가 있다. 그리하여 그 작가의 에세이가 연이어 나오기도 한다. 어쩌면 그건 출판사의 마케팅일지도 모른다. 오해의 소지가 있을지 모르지만 김초엽의 소설이 아닌 에세이가 반갑다는 말이다.


SF 소설에 대한 경계심을 풀어준 작가라고 할까. 그러니 김초엽이 들려주는 SF 이야기, 책과 소설 작업에 대한 이야기, 쓰는 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은 『책과 우연들』을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그가 어떻게 소설을 쓰는 작가로 살게 되었는지, 거기가 SF 소설을 사랑하는 이유와 그로 인해 무엇을 말하고 싶은지 진솔한 진심이 담긴 책이다. 특히 내게는 SF에 대한 이해와 그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소설이 아닌 다양한 분야의 책들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는 게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우리가 막연하게 작가라면 방대한 양의 독서를 할 거라는 생각에 편협한 독자라는 답이 왠지 친근하게 다가왔다. 


그가 소개하는 책들은 제목만으로도 어렵고 난해한 내용이라는 걸 알 수 있었는데 정작 그의 글로 통해 만나보니 궁금하고 직접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한 권의 소설을 쓰면서 부수적으로 읽은 책도 많았다. 역시 쓰기 위해서는 읽는 일도 중요하구나 싶다. 과학책을 읽고 다큐멘터리를 보는 작가, 과학과 SF의 경계는 미묘하다면서도 그가 과학을 사랑하는 작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의 에세이에서 독자는 작가의 쓰기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한다. 김초엽은 이 책에서 자신의 소설 쓰기에 대해서도 말하고 있는데 대학원 시절 직접 소설 쓰기 모임을 만들고 주말마다 그 소설을 썼다고 한다. 그때는 소설가가 되려는 생각이 없었는데도 말이다. 소설 작법에 대한 책도 소개하는데 한 번씩 소설을 쓰다가 난항에 빠질 때 참고를 하는 정도였다. 결국엔 쓰기는 누군가의 기술이 아니라 저마다의 방식이 있는 법이다. 그럼에도 그런 책들을 보면 든든한 마음이 드는 건 작가도 마찬가지.


에세이에서 김원영 작가와 『사이보그가 되다』를 쓰는 과정을 들려주는 부분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김초엽 작가가 후천적으로 청각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첫 소설집을 읽고 한참 후에 알았던 나는 그가 기고한 글을 검색해 읽은 기억이 있다. 해서 초고를 거의 뒤엎는 과정, 편집자가 제시한 방향성, 기술발전으로 인한 장애의 미래를 다루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야 할지 고민하는 과정의 진정성이 느껴졌다. 


개인의 경험이 어떻게 사회와 연결되는지, 이 경험을 구조 속에서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나와 타인의 경험은 얼마나 같고 또 다른지, 그런 이야기까지 도달할 수 있어야만 개인의 경험은 사적인 서술에 그치지 않고 풍부한 의미를 갖게 된다. (104쪽)


다른 의미일 수 있지만 최근 노벨문학상 수상을 한 아니 에르노가 떠올랐다.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자전적 글쓰기가 타인과 연결되어 어떻게 공감과 연대로 이어지는지 생각했다. 결국 쓴다는 건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모두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멋있는 일이구나. 작가라는 주체가 아니라도 말이다. 물론 작가에게 글쓰기는 보통의 독자나 일반인과는 다른 무게가 있겠지만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을 때는 누구에게라도 찾아오니까. 그게 무슨 글이든 말이다. 


글 쓰는 일은 때로 세계 전체를 뭉쳐 내 손에 가져다 놓고, 과거와 현재 곳곳으로 나를 데려가 주는 빽빽한 거미줄 위에서 벌어지는 화려한 작업 같다가도, 때로는 나를 뚝 떼어내 좁고 작은방, 오직 책들로만 둘러싸인 방에 고립시킨다. 재미있지만 가끔은 심심하고 외롭고 심지어 고통스러울 때도 있다.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154쪽)


책과는 떼어놓을 수 없는 작가이기에 책방이나 읽은 책에 대한 부분은 빼놓을 수 없다. 이런 책을 사야지 하고 들어갔지만 의도한 것과는 다르게 엉뚱한 책을 손에 넣게 되는 일, 일이든 여행이든 어떤 지역을 방문할 때 작은 책방을 찾아 그곳에서만 만날 수 있는 책을 사는 일. 책 목록에서 내가 읽고 좋았던 책(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이나 가즈오 이시구로의 『클라라와 태양』, 이유리의 『브로콜리 펀치』, 배명훈의 『안녕, 인공존재』)을 발견하는 일도 즐겁지만 아직 만나지 못한 새로운 책과의 우연한 만남도 즐겁다. 에세이의 제목처럼 말이다. 


어떤 책들이 우리를 생각지도 못했던 낯선 세계로 이끈다면, 책방은 그 우연한 마주침을 가능하게 하는 통로다. 좀 더 많은 책이 그렇게 우연히 우리에게 도달하면 좋겠다. 우리 각자가 지닌 닫힌 세계에 금이 간다거나 하는 거창한 일까지는 일어나지 않더라도, 적어도 우리는 조금 말랑하고 유연해질 것이다. 어쩌면 그냥, 그런 우연한 충돌을 일상에 더해가는 것만으로 충분할지도. (234쪽)


작가의 에세이는 그가 쓴 소설에 대한 궁금증과 이해를 위한 안내서 같은 역할을 한다. 무엇을 바라는 마음으로 소설을 썼는지, 어떤 소설을 쓰고 싶은지 전체를 다 알 수는 없지만 일부라도 느낄 수 있기에 이미 읽었던 소설이나 예정된 소설 읽기를 더욱 풍성하게 이끌어준다. 김초엽의 소설로 SF 소설에 대한 친근감이 생긴 후 예전보다 SF를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책과 우연들』 통해서 읽고 쓰는 일의 기쁨이 커졌다. 


나는 내가 쓰고 싶었던 것이 유토피아 자체가 아니라 유토피아를 만들어가는 사람들에 관한 것임을 알았다. 불가능에 맞서는 태도에 관한 것임을 알았다. (24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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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11-04 13:08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이참. 이런 문장을 쓰시면 괜히 저는 감동을 받잖아요.

˝개인적 경험을 토대로 자전적 글쓰기가 타인과 연결되어 어떻게 공감과 연대로 이어지는지 생각했다. 결국 쓴다는 건 나 혼자만의 일이 아니라 모두의 일이 될 수도 있다는 멋있는 일이구나. 작가라는 주체가 아니라도 말이다. 물론 작가에게 글쓰기는 보통의 독자나 일반인과는 다른 무게가 있겠지만 도저히 앞이 보이지 않을 때는 누구에게라도 찾아오니까. 그게 무슨 글이든 말이다.˝

무물론 저한테 쓰신 말이 아니라 아니에르노와 김초엽과 여타의 훌륭하신작가님을 포함해!!! ㅋㅋ. 글을 쓰는 우리 모두가 감동받을 문장이지만... 괜히 오늘 쓴 글도 생각나고 그래서 저는 그냥 감동을 받아 버리는 것이지요.

그럴 수 있을까요? 앞이 보이지 않을 때의 공감과 연대가 될 수 있을까요? 그런데 저는 그래온 것 같아요. 어느 시기마다 분명 어떤 책이 있었고 어떤 문장이 있었습니다. 하하. 그래서 저도 그 경험들을 토대삼아 읽고 쓰는 모양입니다. 어쨌든 나의 언어를 만들어가는 것. 멈추지 말아요, 우리! ​힘!!

자목련 2022-11-06 10:37   좋아요 2 | URL
♡♡♡♡♡♡♡
네, 우리는 그럴 수 있어요. 말씀처럼 어떤 시기에 어떤 책의 어떤 문장으로 힘을 얻고 위로를 받으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서로를 알지 못해도 서로를 만나지 못해도 서로를 응원하고 서로를 기대하는 마음으로. 그 마음으로 우리는 조금씩 더 나은 삶으로 성장하고 있어요. 그것이 서툴고 애쓰는 몸짓일지라도 말이에요!

서니데이 2022-12-08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따뜻한 하루 보내세요.^^

자목련 2022-12-09 08:57   좋아요 1 | UR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