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에 책을 읽으려고 했다. 아예 읽지 않은 건 아니지만 정독을 하거나 집중을 해서 읽지는 못했다. 역시 연휴에는 뒹굴뒹굴이 최고다. 2월이 되었다고 말하기에는 벌써 절반이다. 올해 2월은 29일까지 있으니 하루를 번 셈인가. 아무튼 명절도 지나고 연휴도 지나고 봄이 오고 있다는 걸 느끼는 2월이다.


2월의 책은 단출하다. 단출하다고 해서 2월에 다 읽을 수 있을지 장담을 하지 않겠다. 아무튼 2월에는 이런 책을 샀다.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50, 이장욱의 『뜨거운 유월의 바다와 중독자들』 현대문학 핀 시리즈가 벌써 50번째다. 꼬박꼬박 챙겨 읽는 건 아니고 좋아하는 작가의 소설일까 눈여겨보는 시리즈다. 이장욱의 소설은 갑자기 읽고 싶어져서 구매했다. 그러니까 이장욱의 소설은 오랜만이다.


나머지 두 권은 계속 리스트에 읽던 책이다. 록산 게이의 『헝거(Hunger)』와 델리아 오언스의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중고로 샀다. 중고 알림 받기를 신청했지만 매번 구매에 실패했거나 미루는 경우가 많았다. 델리아 오언스의 소설은 영화로 먼저 만났다. 아름다운 영화였다. 일부 장면은 기억에 담아 두었다. 소설로 읽고 싶었고 소설을 다 읽으면 영화를 한 번 더 보고 싶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지금 읽고 있는데 어쩌면 이렇게 아름답게 그려낼 수 있을까 감탄하는 중이다. 작가가 생태학자라 그런 걸까. 지나친 비유가 아닌 꼭 맞는 적절한 비유와 묘사, 주인공 카야의 심리를 솔직하면서도 풍부하게 그려냈다. 습지에 흐르는 빛과 바다, 그 안에서 서식하는 모든 생물의 호흡과 성장이 눈부시다.


여기에는 윤리적 심판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악의 희롱이 끼어들 자리가 없다. 다른 참가자는 목숨을 희생시켜 그 대가로 힘차게 지속되는 생명이 있을 뿐이다. 생물학에서 옳고 그름이란, 같은 색채를 다른 불빛에 비추어보는 일이다. (『가재가 노래하는 곳』 중에서)


영화를 보았기에 사건의 전개나 결말에 대한 기대를 갖기는 어렵지만 영상이 아닌 소설을 통해서 전해지는 느낌이 있다. 소설의 감각이라고 하면 맞을까. 영화의 장면을 떠올리며 문장을 읽는다. 나중에 영화를 보면서 그 문장을 떠올릴 수 있으면 좋겠다.


싹을 틔우거나 준비하는 2월, 시골에서 2월은 아직 여유가 있다. 농사를 시작하기 전, 충분한 휴식을 취한다고 할까. 어쩌면 숨 고르기 중인지도 모른다. 2월은 그런 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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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2024-02-14 16: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가재가 노래하는 곳˝은 영화보다 소설이 훠얼씬 좋았어요 저는 소설 먼저 읽고 영화 봤는데 영화가 많이 실망스러웠어요...😂

자목련 2024-02-15 11:55   좋아요 0 | URL
그러니 영화를 먼저 본 저는 이 소설이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요!

stella.K 2024-02-14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게요. 설 연휴 마지막은 저도 암것도 안하게 되더군요. 뭐 평소 때랑 다름없을 거라고 생각했는데ᆢㅋ 이왕 아무 것도 못할 거 영화나 보자했죠.
가재가...는 좋다는 사람 참 많았는데 여기서 보니 정말 읽고 싶네요.

자목련 2024-02-15 11:54   좋아요 0 | URL
<가재가 노래하는 곳> 좋았습니다. 기회 되시면 읽어보세요.
남은 2월 활기차게 보내시고요^^

coolcat329 2024-02-15 0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으로 서정적인 작품이죠. 작가가 생태학자 출신이라 자연에 대한 묘사도 아름답구요. 저는 영화는 안봤는데 책이 더 좋을 거 같긴 해요.

자목련 2024-02-15 11:53   좋아요 1 | URL
소설을 읽어보니 영화를 먼저 본 게 다행이구나 싶기도 해요. 좋은 소설이었어요^^

은오 2024-02-15 19: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잉? 헝거 저도 이번달에 읽었는데 자목련님 페이퍼에서 또 보게 될 줄이야! 역시 자목련님이랑 저는 통하는 사이~! 💕 2월 3일에 읽었네요. 저도 전부터 담아놨다가 절판된 바람에 중고로....🤣🤣
저도 어쩐지 연휴가 지나니까 더 잘 읽히는 느낌이에요. ㅋㅋㅋ 연휴는 싱숭생숭....

자목련 2024-02-16 08:50   좋아요 1 | URL
은오 님 헝거 읽으셨군요. 그것도 최근에. 근데 왜 백자평, 리뷰, 페이퍼 없죠?
뭐가 그리 바쁜가요? 잠자냥 님 흠모하느라 바쁜가요? 글도 써주면 안 되나요?

은오 2024-02-16 21:11   좋아요 0 | URL
계속 글 안쓰는 은바오에게 점점 단호해지시는 자목련님ㅠ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요즘 읽느라 바빠서 쓰는 게 귀찮아졌습니다.. 다 읽고서 빨리 또 다음 책 읽고 싶은 다급한 마음......인데 이제 정말 써야 할 시기인가봐요? ㅠㅠ
 

힘겹게 읽었다. 이렇게 쓰고 보니 정말 힘겹게 읽은 것 같다. 그래서 더 오래 기억에 남을 것이다. 도리스 레싱의 단편집 『19호실로 가다』 이야기다. 11편의 단편을 다 읽으면서 이전에 읽은 단편이 있다는 걸 알았다. 제목을 보고는 어떤 내용인지 몰랐는데 그 결말이 생각난 것이다. 나머지 10편은 처음 읽었고 그 가운데 가장 특별한 건 역시나 표제작인 「19호실로 가다」였다. 이 단편집에서 레싱이 말하고자 하는 것을 아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정체성과 자신만의 공간의 필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여성에게 말이다.


소설 속 1960년대가 아닌 현재와도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여성의 일과 공간은 여전히 중요한 과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혼에 대한 관념이 달라졌지만 현실에서 결혼 후 경력이 단절되고 재취업을 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 언급하지 않아도 이미 다 알고 있다. 누군가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해 보이는 결혼 생활을 하는 「19호실로 가다」 속 수전에게 묻고 싶을지도 모른다. 뭐가 부족하냐고. 당신은 넓은 저택에 건강한 아이들과 든든한 남편과 살고 있지 않냐고. 그러나 우리는 안다. 살다 보면 설명할 수 없는 무언가를 마주하게 된다는 것을. 수전과 매슈에겐 무엇이 필요했던 것일까.


두 사람이 “다른 것은 모두 이것을 위해”라고 말할만한 것이 없었다. ( 「19호실로 가다」 중에서)


권태로운 결혼 생활의 위기라고 하면 맞을까. 남편의 외도를 확인했기 때문일까. 아이들이 수전의 보살핌을 필요로 하지 않아서 그랬을까. 정원을 가꾸고 집안일을 하는 기쁨을 얻지 못해서 그랬던 것일까. 아무도 그 이유를 알 수 없다. 찾을 수 없다. 그것을 인정하고 알아야 한다. 우리는 수전이 아니지 않는가. 우리는 수전이 될 수 없다. 그러니 그녀가 가족들이 엄마의 방을 만들어주고 그곳에서 쉬라고 배려했을 때 그녀가 왜 그곳에서 오롯이 혼자임을 느끼지 못하는지 알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수전의 내부에서 일어난 복잡한 감정의 변화를 아무도 알 수 없다. 아내가 호텔에서 보내는 시간을 위해 돈을 지불하면 된다고, 설령 외도를 해도 눈감아주겠다는 식의 남편의 태도는 그녀의 감정이 별게 아니라는 무관심과 뻔뻔함이다. 수전은 아무렇지 않게 외도를 인정한다. 가상의 남자를 만들고 직업을 정한다. 호텔에서 아내도 엄마도 아닌 익명의 존재로 충분했던 수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19호실에서 보내는 그 시간이 수전에겐 필요했다. 철저히 혼자였으면 좋겠다는 수전의 말에 나도라고 외치는 목소리가 겹쳐들린다. 40대인 수전이 느끼는 그 감정은 뭐라 불러야 할까. 고독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그것의 이름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녀가 선택한 죽음.


이 세상에서 철저히 혼자였으면 좋겠어요. ( 「19호실로 가다」 중에서)

그래, 난 지금 여기에 있어. 만약 다시는 식구들을 만나지 못하게 되더라도, 난 여기에 있을 거야……. ( 「19호실로 가다」 중에서)


그러나 나는 수전의 선택은 존중할 수 없다. 이해할 수 없다. 그럼에도 그 방법만이 그녀가 만족하는 유일한 것, 그녀를 구원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한다면 수긍할 수밖에. 다만 수전에게 공감하면서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가족과 거리 두기, 상담, 같은 것. 하지만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싶기도 하다. 수전도 몰랐을 리 없다. 60년이 흐른 지금도 가부장제와 남성 중심의 사회와 문화가 여전할 걸 보면 말이다. 차별, 편견, 위선과 싸우며 고통받는 여성의 삶이 이어진다는 게 화가 날 뿐이다.



도리스 레싱의 소설을 읽으며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애거사 크리스티의 『봄에 나는 없었다』가 생각났다. 아무리 말해도 지나치지 않다. 나만의 방을 갖는 일은 말이다. 일상을 벗어난 공간, 주기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이 아니어도 필요할 때마다 찾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지지하고 격려할 이도 있어야 한다. 수전의 마음을 읽고 헤아리고 연대할 이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그랬다면 40대의 수전은 50대, 50대의 멋지고 당당한 수전으로 살지 않았을까.



애거사 크리스티 소설 『봄에 나는 없었다』의 중년 여성 조앤도 다르지 않다. 조앤이 느낀 공허. 어쩌면 애써 그것을 부정하며 살아왔을지도 모른다. 여행 중 의도하지 않게 사막에서 기차를 기다리며 그녀는 달라질 것을 결심한다.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기 위해 돌아가는 거라고.





사막에 온 건 그것 때문이다. 이 맑고 무지막지한 빛줄기가 그녀에게 자신의 본래 모습을 보여줄 것이다. 그동안 외면했던 모든 진실을 보여줄 것이다. 사실은 그녀도 다 알고 있었던 모든 것을 보여줄 것이다. ( 『봄에 나는 없었다』 중에서)


그것은 얼마나 두려운 일이며 용기가 필요한 일인가? 소설 밖 현실에서 경력이 단절되고 재취업을 위해 다시 공부를 하는 이들을 생각한다. 제도적 보완과 정책이 간절하다. 소설은 그저 소설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19호실로 가다』 속 수전, 『봄에 나는 없었다』의 조앤은 그렇게 거울이 된다. 여성만 비추는 게 아니라 사회 전체를 비추는 거대한 거울.


우리에게 저마다의 19호실이 필요하다. 산다는 건 궁극적으로 나의 삶을 사는 것이다. 나를위해 사는 삶, 어떤 면에서는 이기적인 삶이 가장 행복하고 완벽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러니 자신만의 방을 위해 비상금을 모으고 가족이 아닌 절 처하게 혼자만의 시간을 위해 애써도 괜찮다. 나를 아는 일, 나를 돌보고 알아가는 시간은 필요하니까. 나와 만나 원하는 삶을 사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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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의 한 주가 지났다. 맹렬한 추위로 주말을 보냈다. 연말에 이어 연초에도 눈이 많다. 주말에 이동할 일이 있었는데 도로가 하얗다. 눈이 아니라 제설작업의 흔적이었다. 추위 때문인지 평소보다 차가 없었다. 그래도 속력을 낼 수는 없으니 천천히 이동했다. 운전자는 아니어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마트에도 사람이 없었다. 물건을 사러 마트에 대신 온라인에서 주문하는 것일까, 혼자 생각했다. 영수증을 살펴보다 가격 차이를 확인하고 나도 온라인에서 주문했어야 했나 혼자 생각했다. 장단점이 있으니까. 바로 먹을 수 있고, 쓰레기도 줄일 수 있고.


읽고 있는 단편에 대해 쓰려고 시작한 글이니 단편 이야기를 해보자. 읽어야지 하면서 읽다 멈추다 하는 책들이 있다. 좋아하는 소설임에도 그렇다. 작년에 시작했지만 올해로 넘어온 단편, 그리고 올해 첫 단편이다. '단편 VS 단편'이라는 제목을 쓰고 보니 뭔가 대단한 대결 구도 같다. 두 권의 단편집을 읽고 있다. 도리스 레싱의 단편집 『19호실로 가다』, 장류진 단편집 『연수』다. 둘 다 여성 작가다. 도리스 레싱은 2013년 사망했다.





누군가 예상했겠지만 자꾸 멈추는 단편은 도리스 레싱의 소설이다. 이상하게 속도가 나지 않는다. 도리스 레싱의 소설을 오랜만에 읽어서 그런지도 모른다. 따지고 보니 오랜만에 읽은 것도 아니다. 『다섯째 아이』만 읽고 처음이다. 그래서 이렇게 속도가 더딘 걸까.





반대로 장류진의 단편집은 술술 읽힌다. 이미 만난 단편도 있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아, 해설도 없구나. 도리스 레싱의 책은 리커버로 만듦새가 예쁘다. 리커버로 신경을 많이 쓴 것 같다. 장류진의 단편집도 나쁘지 않다.







아직 다 읽지 못했지만 도리스 레싱의 단편집을 읽고 나면 뿌듯할 것 같다. 왠지 그럴 것 같다. 이런 마음으로 나를 독려해야지, 그래야 끝까지 읽을 수 있겠지. 그래도 자꾸 멈춤이 계속되면 장류진의 남은 단편을 읽을 것 같다. 아마도 장류진의 단편집을 먼저 읽을 것 같은 예감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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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4-01-08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전에 <연수> 단편집 라디오
소개에서 듣고 읽어 보려고 했는데...

신간이라 그런지 도서관에서 빌릴
수가 없더라구요.

문득 생각나네요.

도리스 레싱의 책도 보유하고 있으나
미처 읽지는 못했더라는.

자목련 2024-01-10 10:32   좋아요 1 | URL
<연수>, 지금은 도서관에 있지 않을까요?
레싱의 단편은 좋은 것도 있고 지루(지루~~)한 것도 있고...

꼬마요정 2024-01-08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류진 작가의 책이 계속 눈에 띄더라구요. 신기하게 읽은 책이 없더라구요. 소설 보다 시리즈도 몇 권 읽었는데 거기도 없었고...
올해는 꼭 읽어봐야겠어요. 자꾸 읽고 싶은 책이 늘어납니다. 좋은 거죠? ㅎㅎㅎ

자목련 2024-01-10 10:33   좋아요 1 | URL
읽고 싶은 책이 늘어나는 건, 마구 좋은 거!!!

blanca 2024-01-12 15: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류진 단편집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 혼자 읽다 너무 웃겨서 큰소리로 웃었네요. ^^

자목련 2024-01-15 12:22   좋아요 0 | URL
어느 단편에서 웃었는지 알 것 같아요!!
 

책을 좋아하는데 좋아하는 만큼 기록은 힘이 든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잘 말하고 싶은 마음과 좋아하는 것을 다른 이들도 좋아해 주기를 바람이 있기 때문이다. 좋음은 그거 취향이고 개인적인 생각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렇다. 2023년에도 책을 읽었고 기록했다. 몇 권을 읽었는지 그런 건 세어보지 않는다. 읽은 책을 다 기록하는 것도 아니다. 어떤 책은 의무감에 어떤 책은 잊어버리지 않기 위해, 어떤 책은 진짜 진짜 좋아서, 그런 이유로 기록하지 못하는 책도 있다. 아니, 많다.


2023년 내 맘대로 좋은 책들을 생각하니 가장 좋은 책들로 떠오른 책은 딱 5 권이다. 2023년에 읽고 리뷰를 기록한 책에서 고른 것이다. 그렇다. 나의 기억력은 이렇게 낮은 수준이다. 그 다섯 권이라도 있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클레어 키건의 『맡겨진 소녀』에 대해서는 그냥 좋다는 말로 충분하다. 올해의 기쁨이라고 하면 클레어 키건이라는 작가를 만나게 된 것이다. 담담하면서도 함축된 문장에 내포된 갖가지 감정을 한 마디로 뭐라 표현할 수 있을까? 부모와 아이의 관계, 잘 몰라서, 서툴다는 이유로 애정을 표현하지 못하는 것은 가장 큰 죄일지도 모른다. 소설 속 소녀의 얼굴 표정을 상상하는 일은 너무 가슴 아프다. 하지만 그 소녀가 자신만의 환한 표정을 짓게 될 순간을 기대는 포기할 수 없다.







백수린의 산문집 『아주 오랜만에 행복하다는 느낌』은 제목 그대로 행복한 느낌을 안겨주었다. 그저 보통의 일상을 담은 산문집인데, 이상하게 마음이 아리고 벅차올랐다. 이미 작가의 산문을 읽은 기억이 있지만 이 산문집은 이전의 글, 앞으로의 글에서도 가장 좋은 산문집이 될 것이다. 하루를 살고 기록하는 기쁨과 소중함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할까. 내가 좋아하는 단어, 순환을 더욱 좋아하게 만든 이런 구절은 여전히 좋다. 그러고 나면 다시 봄이 왔고, 자연의 이치대로 모든 순환이 다시 시작됐다. (44쪽)




지극히 개인적인 좋음으로 김연수의 『너무나 많은 여름이』를 빼놓을 수 없다. 여름의 크리스마스처럼 깜짝 등장한 단편집. 쓰고 나니 민망하다. 아주 짧은 단편으로 구성된 이 단편집은 김연수의 새로운 세계를 경험하는 것 같았다. 조금 더 다정해진, 조금 더 친근해진, 무람없는 친구를 만난 기분, 커피를 마시며 소소한 일상에 대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는 느낌. 그래서 다음 김연수의 소설을 기대하게 만든다. 그러니 여름마다 이 소설집이 떠오를 것 같다.




2023년에 한 읽기 중 나쓰메 소세키 읽기도 있다. 한 달에 한 권 읽기를 했는데, 책장에서 한 권씩 꺼내 읽은 재미가 있었다. 나름 뿌듯한 기분이 좋았다. 나쓰메 소세키를 조금 더 알게 되고 다가섰다고 느꼈다. 어쩌면 가장 심심하고 담백한 맛, 조미료는 없는 본연의 글이라고 할까. 특히 나쓰메 소세키의 『마음』, 『행인』은 어려웠지만 깊은 여운을 남겼다.





내가 나를 안다는 것, 타인을 안다는 것은 얼마나 어려운지 확인하면서 동시에 그것에 대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는 생각도 했다. 올해도 한 달에 한 권 읽기(문학동네, 민음사 세계문학 )를 하기를 바란다.







기록을 살펴보면서 아, 이 책도 읽었구나 떠올리며 좋았던 책은 또 있다. 작가들이 외로움을 주제로 쓴 산문집 『 ALONE 』, 현대인의 고독과 내재된 어떤 슬픔을 만나면서 우리가 얼마나 외로운 존재인가 생각했다. 내가 알지 못했던 한 번도 생각하지 못했던 외로움에 대해서도 말이다. 문학으로의 의미가 아닌 저마다 살아오면서 만났을 외로운 순간의 기억이 아프면서도 아름다웠다.





그런 느낌은 윌리엄 트레버의 단편집 『마지막 이야기들』에서도 어이진다. 다양한 삶에 대해, 누군가 미처 발견하지 못한 감정을 섬세하게 다룬 윌리엄 트레버. 10편의 짧은 소설에 담긴 매혹적인 삶은 먼 훗날 우리의 삶도 누군가의 기억하는 비밀을 간직한 이야기가 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설명할 기회를 놓치고 용서할 기회를 놓쳐버린 삶에 대한 안타까움.





여성 작가가 들려주는 글쓰기에 대한 어려움, 혹은 간절함에 대한 책도 좋았다. 『쓰지 못한 몸으로 잠이 들었다』란 제목만 읽어도 목이 미어진다. 읽지 않아도 그들의 이야기를 듣지 않아도, 무엇이 힘든지 알 것 같아서다. 읽기는 어떤 상황에서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을 정리하거나 새롭게 쓰는 일은 어떤 시간과 공간을 필요로 한다. 그로가 하나가 되어 새로운 무언가로 태어날 수 있는 시간.




『자두』로 만난 이주혜의 산문집 『눈물을 심어본 적 있는 당신에게』는 이주혜가 쓰고자 하는 방향이 무엇인지 조금이나마 알 것 같았다. 같은 여성으로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세대의 여성의 이야기였다. 상처와 기억, 그리고 위로를 전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내 어머니의 서사, 그들을 향한 이해와 공감이 늦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





2023년에 읽었지만 2024년의 좋은 책이 될 소설은 이렇다. 그러니까 읽었지만 좋음을 아직 쓰지 못해 목록에 오르지 못한 책들이다. 권여선과 최은영의 단편집, 클레어 키건의 소설.























올해에는 한 달에 한 권 책장 속 세계문학 읽기와 시집 읽기를 하고 싶다.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우선은 쓰고 본다. 쓰면 생각할 것이고 할 수 있게 될지도 모르니까. 혼자의 생각이라 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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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4-01-02 11: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자목련 님 최고의 책은 키건이군요! 저는 키건 두 번째도 좋았어요. 조만간 읽고 또 리뷰 써주세요.
나쓰메 소세키 책이 두 권이나 있어서 뿌듯합니다....(왜 내가?ㅋㅋㅋ)

자목련 2024-01-02 11:56   좋아요 2 | URL
잠자냥 님의 말씀처럼 키건의 이번 소설이 더 좋았어요. 독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건네주고 상상하게 만드는 아름다운 힘이라고 할까요. 두 번 읽었는데 리뷰는 아직...

페넬로페 2024-01-02 12: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 글에는 언제나 좋은 향기와 맛이 배여 있어요.
자목련이 자목련하다~~
매번 그것에 취하는 페넬로페입니다.
올려주신 책들 중 거의 대분분 제가 좋아하는 것과 겹쳐 너무 기분 좋은데요.
나머지 책들도 잘 담아 두겠습니다.
저도 올해 책장 속 책을 읽을 예정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은오 2024-01-02 21:03   좋아요 2 | URL
저도 지금 자목련님 페이퍼 읽고 실시간으로 꽃향기를 맡고 있습니다. 취하는중....😳

얄라알라 2024-01-02 21:10   좋아요 2 | URL
오!

자목련이 자목련!

프사 사진도 한결같으신 자목련님의 향기^^

페넬로페님께서 멋진 말로 정리해주셨네요 ^^

자목련 2024-01-03 16:07   좋아요 1 | URL
책장 속 책을 즐겁게 읽어보아요!
좋아하는 소설과 겹치다니 페넬로페 님과 가까워진 느낌입니다.

자목련 2024-01-03 16:09   좋아요 2 | URL
은바오는 향기를 어떻게 맡나요? 진심 궁금,코를 바짝 대고 있을까요? ㅎㅎ

자목련 2024-01-03 16:10   좋아요 2 | URL
얄라 님 말씀으로 프사는 쭉~~

은오 2024-01-04 13:26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 진심 궁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짝 안 대도 자목련님 페이퍼만 누르면 그냥 맡아지더라고요?! 😍

망고 2024-01-02 12:2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맡겨진소녀 이북으로 사서 잠재우고 있는데 서재분들 다 좋다고 하시니 얼른 깨워서 읽어야할거 같아요ㅋㅋㅋ잠자냥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잠자냥 2024-01-02 12:30   좋아요 3 | URL
엥 잠자냥님? ㅋㅋㅋㅋㅋㅋ 망고 님 저 사랑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 여기서도 새해 복 많이 받을게요! ㅋㅋㅋㅋㅋㅋ

망고 2024-01-02 12:32   좋아요 3 | URL
어머나ㅋㅋㅋㅋ첫댓글 읽고 쓰느라ㅋㅋㅋㅋㅋ아니아니 제 속마음 들켰나요ㅋㅋㅋㅋㅋ

독서괭 2024-01-02 12:33   좋아요 4 | URL
망고님을 차기 잠사모 회장 후보로 낙점..

망고 2024-01-02 12:33   좋아요 2 | URL
자목련님 잠자냥님 자씨가족 다 사랑합니당❤

망고 2024-01-02 12:37   좋아요 2 | URL
저 은오님이랑 경쟁할 자신이 없어요ㅠㅠ 너무 무서움

독서괭 2024-01-02 13:31   좋아요 4 | URL
은오님은 회장직에 관심이 없으십니다. 가족이 될 거라서…

은오 2024-01-02 21:04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개웃겨요ㅠ

잠자냥 2024-01-02 21:04   좋아요 1 | URL
은오가 무섭긴요. 귀엽죠. …. 술 취한 거 아님 ㅋㅋㅋㅋㅋㅋㅋㅋ

은오 2024-01-02 21:13   좋아요 1 | URL
😳
제가 잠뽕 맞고 취하는데요....

자목련 2024-01-03 16:08   좋아요 1 | URL
망고 님도 반할 거라 생각합니다!

독서괭 2024-01-02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목련님이 꼽아주신 책들 다 좋아 보여요. 저는 읽은 책은 하나도 없고^^; 가지고 있는 책만 한 권 보이는군요. <ALONE> 올해는 읽어야겠습니다. 자목련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자목련 2024-01-03 16:11   좋아요 1 | URL
다 좋아 보인다니 더 좋습니다. <ALONE> 즐겁게 읽으시면 좋겠어요. 독서괭 님,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레삭매냐 2024-01-02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서가에서 잠자고 있는 소세키
작가의 책들을 읽어야지 했었는데...
많이는 못 읽었네요.

<고양이>부터 마저 읽어야 하는데-

자목련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새해에도 좋은 책들과 함께 하시길.

자목련 2024-01-03 16:13   좋아요 1 | URL
레삭매냐 님의 소세키 읽기 기대하겠습니다^^
저도 올해에 나머지 책을 읽고 싶습니다.

거리의화가 2024-01-02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저는 김연수 작가님의 책이 눈에 들어와요. 작년에 못 읽었는데 올해 여름에 읽어보는 것도 새로울 것 같네요. 자목련님 덕분에 한국 소설에 더 관심을 가지는 기회가 되는 것 같습니다. 올해는 또 어떤 책들을 읽어서 전해주실까 궁금하네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자목련 2024-01-03 16:15   좋아요 0 | URL
싱그러운 여름에 화가 님이 읽은 <너무나 많은 여름이>를 기대하겠습니다.
올해도 역사 관련 즐거운 독서 이어가시고요!

yamoo 2024-01-02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좋았던 책 짧은 감상만 봐도 자목련 님 감상이 어땠는지 알거 같아요. 좋은 독서 하셨네요! 너무 잘 봤습니다.
저는 이거 다음 주에나 쓸 듯합니다. 내가 좋았던 책 짧은 기록...이걸 남겨놓지 않으면 전혀 생각이 나지 않아 저도 숙제처럼 해야합니다..ㅎㅎ 올해도 즐독하시기 바랍니다!^^

자목련 2024-01-03 16:16   좋아요 0 | URL
분명 읽었는데 생각이 나지 않으니... 기록은 그래서 필요한 것 같습니다.
즐거운 숙제, 꼭 하시길~~

단발머리 2024-01-02 15: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레어 키건 읽어야겠습니다 ㅎㅎㅎ 나의 꿈, 나의 결심.
자목련님 꾸준한 독서 항상 부럽습니다. 저도 내년, 아니 올해에는 더 열심히 읽으려고요. 나의 꿈, 나의 결심입니다 ㅋㅋㅋㅋㅋ

자목련 2024-01-03 16:17   좋아요 1 | URL
클레어 키건을 꼭 읽으시길!
단발머리 님의 멋진 리뷰가 기다릴게요. 우리의 꿈, 우리의 결심~~

다락방 2024-01-02 15:4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역시 연말에 여러분들이 책 리스트 올려주시는 거 읽는 재미가 정말 큽니다. 그렇다고 매일 연말이길 바랄 순 없지만요. 후훗.
올해도 열심히 읽고 연말에 근사한 리스트 작성해주세요, 자목련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자목련 2024-01-03 16:18   좋아요 1 | URL
책 리스트의 재미는 당연, 다락방 님의 책탑입니다!
올해도 다락방 님의 서재에서 다양한 책들을 만나겠지 싶어요. 좋은 오후 보내세요^^

건수하 2024-01-02 17: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아 자목련님 리스트에 읽은 책이 단 한 권도 없습니다.. 왠지 부끄럽네요.
그래도 사둔 책이 하나 (이주혜님 산문집) 있어서 쪼금 위안이 되고요. 잊고있었는데 저 책도 저의 잠재적 독서 계획에 넣어야겠습니다.

자목련님 좋은 일 가득한 한 해 되셔요 ^^

자목련 2024-01-03 16:21   좋아요 1 | URL
부끄럽다는 댓글은 넣어두세요. 이주혜 산문은 최근 읽은 장편보다 더 좋았습니다.
건수하 님,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기쁨이 넘치는 한 해 이어가시길 바라요!

은오 2024-01-02 23:3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역시 자목련님 연말 페이퍼 너무 좋으네요...ㅠㅠ <마음>은 저도 올해 읽었고, 좋았습니다!
그리고 읽어야지 하는건 <맡겨진 소녀>랑 윌리엄 트레버구요 >.< ㅎㅎㅎ
저.....2023년 자목련님 만나서 너무 좋았어요!!!!!!ㅠㅠ 알고 계시나요?! 올해도 잘부탁드려요 자목련님 💕 새해 복 마구마구 받으시고요!!!!!

자목련 2024-01-03 16:22   좋아요 1 | URL
은오 님이 만날 클레어 키건와 윌리엄 트레버 궁금합니다.
저야말로 은오 님을 만나 기쁨이 가득했던 해였습니다.
올해도 건강하고 즐거운 날들로 채우시길 바라요. 학교 생활도 즐겁게 하시고요!

새파랑 2024-01-03 08:2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소세키랑 트레버~!! 저의 최애 작가입니다~!! 김연수 작가님 책 읽어봐야 겠습니다~!!

자목련 2024-01-03 16:23   좋아요 1 | URL
새파랑 님의 보뱅 리뷰를 읽고 반성합니다. 읽은 즉시 리뷰를 쓰는 일, 대단해요!
김연수 작가의 책 즐겁게 만나시길 바라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요^^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는 결심을 지키려고 노력한 결과물이다. 궁금한 책은 많고 읽고 싶은 책도 많지만 12월의 책 구매는 이 소설들로 끝을 내려고 한다. 현재는 그렇다. 사실, 사진의 맨 아래 류드밀라 울리츠카야의 『소네치카·스페이드의 여왕』은 책장을 정리하다 발견했다.


알라딘에 들어가 구매내역을 살펴보니 11월의 첫날이었다. 잠자냥 님의 리뷰를 보고 산 책이었다. 무려 40일을 방치(?) 하고 있었다.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러니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읽어야 한다. 아, 올해가 가기 전에 읽으려고 다짐한 책들은 왜 이리 많은가. 이제 겨우 20일 밖에 남지 않았는데.






좋은 소설을 발견하는 일은 기쁜 일이다. 이미 좋은 소설을 쓴 작가가 쓴 다음 소설을 만나는 일도 그렇다. 그래서 『맡겨진 소녀』로 만난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은 읽기 전에 기쁨이 한가득이다. 알랭 로브그리예의 『진』도 기대하는 소설이다. 물론 겨울이니 『소설 보다 : 겨울 2023』도 읽어야지. 가을 2023을 다 읽지 못했지만 말이다. ㅎ




누군가 연말에 많은 송년회를 하겠지만 나는 책을 읽고 싶다. 아니, 읽어야 한다. 지금의 게으름에서 일어나 읽어야 한다. 12월의 소설을 읽고 미처 읽지 못한(아, 너무 많구나) 책들도 차곡차곡 읽어야 한다. 도대체 뭐 하느라 책도 안 읽는지. 이러다 책들의 미움을 한가득 받을 것 같아 무섭구나.





12월의 소설은 하나같이 얇다. 열심을 내야지. 얇다고 나중으로 미루면 또 책장에서 찾게 될지도 모른다. 그러니 이런 문장을 한 번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어느 소설인지는 나만 아는 것도 좋겠다. 먼저 읽은 사람은 바로 알겠지만 말이다.






나는 정해진 시각에 정확히 도착했다. 여섯시 반. 벌써 거의 어두컴컴하다. 창고는 닫혀 있지 않다. 나는 자물쇠가 없는 문을 밀면서 들어선다. 내부는 온통 조용하다. 좀더 바짝 귀를 기울이자, 꽤 가까운 곳에서 맑은 소음 하나가 규칙적으로 탐지된다. 제대로 잠그지 않은 수도꼭지 물이 새면서 통이나 대야 또는 고인 웅덩이에 물방울이 떨어지고 있다.


읽지 않은 소설을 생각하는 일, 제목만 보고 소설을 상상하는 일, 즐거움이다. 체득하는 즐거움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걸 잘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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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파랑 2023-12-11 11:2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12월 책 네권이 딱 아담하고 읽고싶어지는 두께네요~!!
제목에서부터 좋아보입니다~!!

자목련 2023-12-11 11:50   좋아요 2 | URL
네, 얇아서 빨리 읽을 것 같기도 한데..
모두 기대하는 소설이에요!

잠자냥 2023-12-11 11: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40일이나 방치하다가 발견! ㅋㅋㅋ
올해가 가기 전에 읽으세요.
그리고 <진>은... 이미 사셨네요. 제 리뷰 읽고 사신다고 했는데 리뷰가 오늘 올라옴;;;

자목련 2023-12-11 11:50   좋아요 1 | URL
<소네치카>, <진> 모두 자냥 님 리뷰 덕분에 탱투하고 샀어요. <진>리뷰도 좋을 거라 여기고!!

거리의화가 2023-12-11 1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40일 방치에 저는 몇 년간 묵힌 책도 많은데 중얼거리며 자괴감에 빠져듭니다^^;;; 얇은 책들이 오히려 더 내용이 더 압축적인 경우가 많아 읽기 어렵더라구요. 자목련님 남은 12월 즐거운 독서 생활 이어가시길!

자목련 2023-12-12 17:12   좋아요 0 | URL
몇 년간 묵힌 책은 당연 무지 많지요. 다만, 그 책은 책장에 보이거든요. ㅋㅋ
화가 님 말씀처럼 얇은 책이 읽기 어려운 경우도 많더라고요!

그레이스 2023-12-14 0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제 미안한 맘도 못느끼는 그런 사람이 되었습니다 ;;; ㅎㅎ

자목련 2023-12-14 14:28   좋아요 0 | URL
아마도 서재 대부분의 이웃이 그러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ㅎㅎ

희선 2023-12-15 0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자목련 님 십이월이 가기 전에 읽고 싶은 소설 만나시기 바랍니다 책을 사두면 언젠가 보겠지 하는 생각을 가지기도 하는군요 출판시장은 줄어든다고 하는데 여전히 책이 많이 나오네요


희선

자목련 2023-12-15 12:28   좋아요 0 | URL
읽고 싶은 소설, 책들이 계속 나와서 걱정입니다.
희선 님, 비 오는 금요일 따뜻하게 보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