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론 - 신영복의 마지막 강의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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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복선생님의 담론을 읽고,

사람을... https://story.kakao.com/_9BD1i/iFAzRo1R8eA

공부는 살아가는 것 그 자체입니다. 우리는 살아가기 위해서 공부해야 합니다. 세계는 내가 살아가는 터전이고 나 또한 세계 속의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공부란 세계와 나 자신에 대한 공부입니다. 자연, 사회, 역사를 알아야 하고 나 자신을 알아야합니다. 공부란 인간과 세계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키우는 것입니다. 세계 인식과 자기 성찰이 공부입니다. (18쪽)

내용도 없으면서 지나치게 꾸미는 것보다는 다소 거칠더라도 진실한 것이 낫다. (98쪽)

위악이 약자의 의상이라고 한다면, 위선은 강자의 의상입니다. 의상은 의상이되 위장입니다. 겉으로 드러내는 것일 뿐 그 본질이 아닙니다. (268쪽)

예술과 지식이란 것이 얼마든지 위선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누드권력이란 없습니다. 언제나 화려한 치장을 하고 나타납니다. 그러나 의상은 의상일 뿟입니다. (269쪽)

˝없이 사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사정을 구구절절 다 얘기하면서 살아요? 그냥 욕먹으면서 사는 거지요.˝ 여러분도 아시겠지만 대개 먹물들은 자기 사정을 자상하게 설명하고 변명합니다. 못 배운 사람들은 변명할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짧은 것이라 하더라도 자기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줄 사람이 아예 없습니다. 그냥 단념하고 욕먹으면서 살 각오를 합니다. 나는 그의 그러한 태도가 바로 춘풍추상이라는 고고한 선비들ㅇ디 윤리의식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되었습니다. (325~326쪽)


사람을 키우는 일이야말로 그 사회를 인간적인 사회로 만드는 일입니다. 사람은 다른 가치의 하위 개념이 아닙니다. 사람이 ‘킅‘입니다. 절망과 역경을 ‘사람‘을 키워 내는 것으로 극복하는 것, 이것이 석과불식의 교훈입니다. 최고의 인문학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욕망과 소유의 거품, 성장에 대한 환상을 청산하고, 우리의 삶을 근본에서 지탱하는 정치.경제.문화의 뼈대를 튼튼히 하고, 사람을 키우는 일 이것이 석과불식의 교훈이고 희망어 언어입니다. (422~423쪽)

‘독버섯‘은 사람들의 ‘식탁의 논리‘입니다. 버섯은 모름지기 ‘버섯의 이유‘로 판단해야 합니다. ‘자기의 이유‘를 가지고 있는 한 아무리 멀고 힘든 여정이라 하더라도 결코 좌절하지 않습니다. ‘자기의 이유‘를 줄이면 ‘자유‘가 되기 때문입니다. (중략)
우연의 점들을 하나하나 제자리에 앉힘으로써 빛을 발하게 하기 바랍니다.(426쪽)

..........
밑줄 그은 곳이 꽤 많다.
선생님의 강의로 들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은데 한편 책으로나마 가르침을 배울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다.

8명이 모여 앉아 담론에 관한 담론을 나누었는데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발로, 우리의 삶의 여정이 인식의 틀에 갇혀 있어서는 안되고 살면서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꽃피워야한다는 생각을 했다. 생각하고 느끼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고 행동하는 실천적 인간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또 하게 된다.

어제는 초등학교에서 인성 배려교육을 하고 왔다. 4학년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경험나누기 활동지를 만들어서 사용했는데, 아이들 모두가 상대의 기분과 자신의 감정 그리고 그 상황에 어떻게 행동해야할지 잘 알고 있었다. 심지어 배려를 실천하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서도 마음은 있지만 그 순간 피곤하거나 귀찮은 마음이 들어서, 행동으로 옮기는 게 부끄럽고 수줍어서 그렇다는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우리 아이들도 머리로는 알고 가슴으로도 느끼는데 실천하지 못하는 것이다. 우리 어른들의 모습을 고스란히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배려는 특정한 누군가만 받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 받아야한다는 얘기를 꼭 전해주고 싶었다. 다만 그 내용이 다를뿐인 것이다.

수업이 끝나고 가방 챙겨나오려는데 한 아이가 다가와서 쪽지를 주었다. 수업시간내내 똘망똘망했던 아이였다. 뒤늦게 펼쳐 본 쪽지는 오늘 내가 전하고 싶던 얘기들로 시를 지은 것이다. 얼마나 고맙고 마음 뿌듯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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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7-07-08 10:2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배려란 함께하기˝ 이런 말도 할줄 아는가요~놀랍습니다^^;

꿈꾸는섬 2017-07-08 10:44   좋아요 1 | URL
아이들과 이야기 나누다보면 놀라운 일이 많죠~^^

2017-07-08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11 23: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어제 오후부터 기분이 나쁜 상태이다.
몸도 평소보다 무겁고 머리 속으로 계속해서 ˝결국 네가 그렇게 만든거잖아˝하고 말한 남편의 말이 맴돌아서 나를 더 자책하고 비난하게 만들며 심지어 상대를 탓하고 싶은 마음까지 들었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의 생각에 갇혀서 자기를 기준으로 해서 다른 것들을 판단합니다.˝《담론 153쪽》

이 불편하고 답답한 나라는 사람을 대변해주는 듯한 글귀를 만나고나니 이곳에 속풀이 글이라도 써야겠다...하고 생각했다.

나란 사람은 좀 째째하고 소심한 사람이고 예민하고 까칠한 사람이며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에 대해서는 인정머리없다.
애초에 상대를 배려해서 했던 행동들 하나 하나가 후회되기까지 하는 걸 보면 정말 나란 사람은 좀 별로이다.

이런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내 욕구와 느낌을 상대에게 솔직하게 전달하지 않았던 때문인데, 사실 내가 배려했던만큼 상대는 나를 배려하지 않는다고 느꼈기 때문이었다. 이런 감정을 솔직히 전달해도 상대는 왜곡해서 듣기마련이라 말하기가 쉽지 않다.

처음부터 나는 상대를 편안하게 만드는 사람은 아니다. 물론 상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도움을 주는 것을 주저하지 않고 손을 내밀지만 도가 지나치면 냉정하게 거절하기도 한다. 하지만 되도록이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자하는 바람으로 배려하는 쪽을 택한다.

여튼 구체적인 내용을 여기에 세세히 적으려는 나를, 발견하는 순간, 그러지 말아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아니지......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여튼 나는 그런척을 잘 못하고, 그런척하는 사람을 싫어하고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사람을 무척이나 싫어한다. 또한 자신은 돌아보지 못하면서 자신의 분함과 서운함을 다른이에게 전하며 상대를 평가하는 것을 싫어한다.

애초에 첫단추를 잘못 끼운 내탓이 맞다는 생각때문에 아마도 더 속상하고 쓸데없는 생각들로 이틀연속 기분이 좋지 못했던 것 같다. 차라리 내탓하는 게 마음 편한 것도 같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일은 끌려다니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으로 행동하는 것이다. 그와 나의 적당한 거리 유지가 절실히 필요하다.
마음 상하지 않게 과도한 기대는 금물, 미리 내 욕구와 감정을 밝혀두고 독립적으로 행동해야한다.
나와 그의 적당한 거리 유지, 여튼 이것만이라도 꼭 기억해둬야겠다.

나를 돌아보는 일을 좀 더 진지하게 해야겠다.
어젯밤 폭우가 오늘밤에도 있을지는 모르지만..
미리 속단하지는 말아야겠다.
속상한 마음 빗물에 씻어내야겠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고 다투지 않는다. 흐르는 물은 선두를 다투지 않고 산이 가로막으면 돌아가 큰바위를 만나면 몸을 나누어 지나간다. 웅덩이를 만나면 다 채우고 난 다음 뒷문ㅅ을 기다려 앞으로 나아간다. 절대로 무리하지 않는다. 물은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곳에 처하기 때문에 상선이다. 싫어하는 곳이란 낮은 곳, 소외된 곳이다. 물은 높은 곳으로 흐르는 법이 없고 반드시 낮은 곳으로 흐른다.˝《담론 133쪽 내맘대로 추림》

흐르는 강물에 속상했던 마음 흘려보내, 어딘가로 흘러가 바위에 부딪혀 깨지고 깊게 파인 웅덩이 채우게 나눠주고 돌고 돌아 아무것도 남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 다른 것들 즐겁고 행복한 것들로 대신 채워두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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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4 00: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04 0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독서모임
신영복선생님의 담론 읽기
글로 읽는데 마치 강의를 듣는 듯 착각에 빠진다.
역시 명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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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6-30 1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꿈섬님 페이퍼 읽고 갑자기 생각났어요.
이 책을 끝까지 못 읽었네요. ㅠㅠ
다시 꺼내야겠어요. 너무 아끼지 말고 읽어야겠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꿈섬님, 독서모임 화이팅요~~!!!!
 

뭐든 때가 있다는 말을 나이가 들면서 실감한다.
3개월의 외국생활이란 어떤 기분일까?
소통의 불편함과 낯선 곳에 대한 불안함이 떠올라서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떠날 수 있을 때 어디로든 떠나가고 싶은 마음이 한편 들기도 하는데, 막상 두려움과 불편함에 맞설 자신이 없다.
젊은 시인의 낯선 곳에서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라 기대되고 설레인다.
시험도 끝났고, 이제 조금 여유부리며 책을 집어 든다.
3개월의 여정을 단숨에 읽는 건 왠지 모를 미안함이 있어 천천히 조금씩 읽어간다. 테헤란 지도를 들여다보고 그 도시의 모습이 담긴 사진도 살펴보며 시인의 길을 따라가는 듯 글을 읽는다.
석류 4~5개를 즙으로 낸 석류쥬스 사진을 보며 입맛을 다신다. (여자한테 석류가 좋다는데ㅎㅎㅎ)
화장실에 놓인 비데호수 사진은 정말 다르구나하고 생각하다가 청결함이 몸에 벤 이란인들의 문화라고 생각하니 호감이 가기도 한다.
여자와 남자의 거리에서 신체접촉 금지, 버스와 지하철의 분리된 공간, 한편으론 괜찮은 듯, 불평등한 듯 하다.
택시운전자의 횡포는 예전 우리나라 모습도 떠오른다. 밤12시이후 서울외곽에서 경기도로 진입하는 같은방향 합승, 부르는 게 값이었던 20여년전의 풍경이 떠올랐다. 빈자리없이 뒷자리에 남녀상관없이 딱붙어 앉을 수밖에 없어 불편했던 택시, 결코 요금도 싸지 않았다.
가볍게 기대글 쓰고 자려고 했는데 주절주절 얘기가 길어진다. 에세이를 읽으면 얘깃거리가 많아진다.
이제 그만 굿나잇!
내일도 즐겁게 읽어야겠다.
때가 되면 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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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7-06-30 1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모습이랑 지도 보니 더 읽고 싶어지네요.
사실... 저는 아직 구입을 안 했다는.... ㅎㅎㅎㅎㅎㅎㅎ
비데호수 사진이 제일 궁금하니 구입하면 제일 먼저 그 사진부터 보는 걸로 할까 합니다. ^^

2017-07-11 23: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단발머리 2017-07-12 11:28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이번주까지라...
저는 오전에라도 주중에 한 번 다녀올까 하는데... 야나님 시간이 될지 모르겠어요.
아직 물어보기 전이거든요 ㅠㅠ

2017-07-12 2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7-12 2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이 분명 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우리는 하기 싫은 일도 해내야 한다고 말한다.
살아가는동안 힘들고 불편하고 피하고 싶은 순간들이 있을때 그걸 피하기보다 맞서라고 가르친다. 피할 수 없으면 즐기라고도 한다.

초중고 학교과정을 무사히 마치는 아이들이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많다. 선생님의 권위에 도전하기보다 지혜롭게 대처하는 아이들도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많다. 지난한 과정을 제대로 마친 아이들은 사회에 나와서 같은 방식으로 적응하고 문제를 해결하며 대처한다고 생각한다.
많은 아이들이 개성과 자율성보다는 보편성과 순종을 배우고 익히는 곳이 학교라는 생각을 한다.
내가 지나온 과정이 지금 아이들이 걸어가고 있는 과정과 크게 달라진 것 같진 않다.

오전에 비폭력대화 책읽기 모임에 다녀왔다.
10장과 11장을 읽었다. 분노조절에 대처하는 방법에서 4가지 규칙을 표로 만들어 화가 날때마다 조절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려고 누웠다가 스마트폰 들고 쓰는 중이라 구체적 내용은 내일 수정해서 첨가해야할 것 같다.) 나의 욕구와 느낌을 들여다보고 상대방을 공감하며 나의 욕구와 느낌을 전달해야하는데 그게 쉽지 않은 게 상대는 비난으로 듣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정말 많다. 비난의 의도가 없지만 상대는 나의 말을 자신의 잘못에 대한 비난으로 듣는다. 그래서 대화가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얘기하다보면 상대도 알게 되긴 한다.

11장, 학교에서 학생들과 NVC를 하다가 학생의 제안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반‘을 만들었다는 글을 읽고 놀라웠고 한편 부러웠다. 아이들이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이용할 수 있는 교실을 만들어서 자율적으로 혹은 선생님의 지시로 그곳을 이용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그 교실에는 NVC가 숙달된 선생님이 배치되어 그곳에 온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는 곳이란다. 교실에서 아무 것도 하기 싫어 열중하는 친구들에게 폐를 끼치기보다 자유를 누리게 해주는 것도 좋은 게 아닐까, 그곳에서 이야기를 나누며 여유를 부리게 하는 것이 오히려 더 교육적으로도 나은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였다. 아이들을 학교밖으로 내몰게 아니라 다른 방식의 교육으로 접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우리집에 방이 한칸 더 있다면 아무 것도 하기 싫은 날 들어갈 수 있는 방을 하나 만들면 좋겠단 생각을 해봤다. 그곳에 엄마 아빠가 번갈아가며 들어가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겠단 생각을 했다. 물론 그냥 얘기하자면 할 말도 별로 없을테니 그로그카드를 이용해보는 것도 좋겠다. 대화조차 하기 싫은 날도 있겠지만 그래도 이야기 나누는 시간이라도 확보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겠단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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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7-06-28 05: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폭력 대화 모임 하시는군요! 저도 첫애 낳고 한창 열심히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많은 변화가 왔고 그 때 <비폭력대화> 책을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요. 진정한 의미의 소통과 자기 인생의 주체가 되는 방법을 조금이나마 알게 되었다면 바로 이 과정을 통해서였던 것 같아요. 꿈섬님도 책모임 하신다니 반가워요...

꿈꾸는섬 2017-06-28 07:06   좋아요 0 | URL
비폭력대화, 정말 많이 필요하죠. 제 일상에도 아이들에게도 필요한 모임이에요.^^
블랑카님은 먼저 하셨었군요. 반가워요.^^
주변에 NVC를 아는 사람들이 늘어났으몃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