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의 인기를 실감 중가볍게 읽고 있지만 소소한 일상의 잔잔한 울림이 있는 책이다.보노보노처럼 살다니 다행이야! 정말 그런 듯!기말시험을 앞두고 강의해야 할 수업들과 겹치면서 시간을 오려붙이고 싶을만큼 시간이 많이 부족했다.이번 학기에는 좀 더 잘 해 보자고 마음 속으로 다짐했는데 성적은 조금도 오르지 않고 처음 점수를 유지했다. 벌써 3학기가 끝났고 이제 한 학기 남았다.공부를 하다보면 재밌는 과목이 더러 있지만 재미와 점수는 별개라 더 좋은 점수를 받지 못해서 아쉬웠다.시험이 끝나고 곧바로 하루 종일 1교시부터 6교시까지 진행하는 수업을 맡아서 쉴새없이 달렸더니 결국 몸에 무리가 와서 며칠을 앓아 누웠다. 최근 6개월동안 2kg이 빠져서 더 아팠을지도 모르겠다. 요새 얼굴이 퀭하다고 엄마는 볼때마다 한 소리 하시는데 몸관리도 잘 못 해서 식구들 전부 불편한 며칠을 보냈다.병원에서 수액맞고 몸 좀 추스리고 돌아와서 푹 쉬었더니 점점 회복되고, 우울했던 마음은 보노보노처럼~ 이 책을 읽으며 추스렸다.바쁜 일들 뒤로 하고 오랜만에 방바닥에서 뒹굴거리며 책 읽는 재미가 솔솔했다.보노보노, 너부리, 포로리 귀여운 캐릭터들, 사랑스러운 그림과 만화들 읽는동안 즐거울 수밖에 없었다.
시를 어떨 때 쓰느냐 물으시면시는 쓰려고 앉아 있을 때만 써지지 않지오로지 시를 생각할 때만 쓸 수 있는 것도 아니어서 물을 데우고물을 따르는 사이고양이가 창문 밖으로 휙 하니 지나가고그 자리 뒤로 무언가 피어오르는 듯할 때그때조용할 때만 오지도 않지냉장고가 용도를 멈출 때저녁 바람이 몇 단으로 가격할 때시는 어느 좋은 먼 데를 보려다과거에 넋을 놓고그러던 도중 그만 하는빛에 눈이 찔리고 말아둥그스름하게 부어오른 눈언저리를 터뜨려야겨우 쏟아지는지도쓰지 않으려 할 때도 시는 걷잡을 수 없이 방향을 잡지어디에 쓰자고 문 앞에 매달아 둘 것도 아니며무엇이라도 되라고 등불 아래 펴놓는 것도 아니며저기 먼 끝 어딘가에 이름 없는 별 하나 맺히는 것으로부시럭거리자는 것흐렸다 갰다를 반복하는 세상 어느 골짜기에다종소리를 쏟아 붓겠다는 건지도시는 나아가려 할 때만 들이치는 게 아니어서멀거니 멈출 때흘린 것을 감아올릴 때그것을 움푹한 처소에 담아둘 때그때------------------------------------------어느 날엔가 시를 써 보겠다고 모여 앉아 있던 야나문이 그리울 때가 있다. 부암동을 떠올리면 야나문은 여전히 그곳에 있을 것만 같다. 문득 떠오르는 부암동의 골목길, 북카페에서 만났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끔 그게 꿈은 아니었을까 싶을만큼 그곳에 가보지 못한 채 시간은 흘러가고, 하루의 일과가 끝나면 어느새 월말, 수업, 시험, 일상의 반복이 지루할 틈도 없이 지나가고, 시를 써보겠다고 덤벼들었던 그 시간들은 색바랜 나뭇잎처럼 바닥에 떨어져 나뒹군다. 그래도 반가운 시집을 만나고, 시를 읽고, 옮겨 적어보는 이 시간이 있어서 오늘은 다행스럽기만 하다.바다는 잘 있습니다.꿈꾸는섬도 잘 있습니다.
독서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