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즘 ‘직면하기‘라는 말에 방점을 찍고 산다.
상담관련 과목들을 공부하며 ‘직면하기‘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설연휴에 읽었던 한겨레21에서 베트남전에서의 한국군의 민낯을 보았다. 정말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베트남전에서 한국인이 얼마나 잔인했는지 알지 못할 것이다. 미군에 의해 파병된 용병들일뿐이라고 한국군도 많이 죽었다고 그건 우리와 상관없는 전쟁이라고 소설 속 남자처럼 말할 수도 있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역사 속 그들을 대신해 ‘미안하다‘고 고개 숙이는 그녀가 더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 캔 스피크> 영화를 보면서 위안부 할머니들의 가슴 아픈 이야기를 이제는 속시원하게 풀어내던 나문희 할머니의 연기에 눈물 흘리며 봤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는데 진정한 사과를 받고 자신들의 잘못을 인정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한 것은 우리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도 지난 과거의 잘못에 사과해야 한다. 잘못된 역사의 한 부분을 덮고 감추려고만 할 게 아니라 잘못된 과거를 진실로 마주해야만 하는 것이다.

소설집 [쇼코의 미소] 중 <씬짜오, 씬짜오>를 읽고나서 먹먹했다. 우린 베트남 사람들에게 빚을 지고 있는 게 맞다. 그들의 부모와 형제 등 가장 소중한 사람들을 앗아갔던 일을 감추기만 해서는 안될 것이다.
지난 역사의 슬픔과 아픔은 우리만의 것이 아니다. 무고한 사람들을 무참히 살해했던 4.3, 노근리사건,518 등등 우리 역사도 수치스럽다는 걸 인정하고 바로 잡아가야하는 게 우리들의 도리라고 생각한다.

피하는 것은 비겁하다. 자신을 직면하는 것에서부터 치료는 시작된다. 직면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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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8-02-24 14: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직면, 직시~ 미투, 위드유와 더불어 요즘 우리 화두이기도...

꿈꾸는섬 2018-02-25 12:46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우리 모두의 화두가 되었으면 해요.
 
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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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모임 -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

읽는내내 울컥하기도 하고 짠하기도 하고 마음 아프기도 하고 그랬다.
세상에 태어나 나를 인지하는 그 어떤 순간에 나를 돌보는 이가 누군가로부터 돈을 받고 있었다는 사실은 모모에게 생애 최초의 커다란 슬픔이었다.
로자아주머니를 사랑하는 모모,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는 현실, 모모를 둘러싼 소외된 사람들의 비참한 삶, 그들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받아 들이고, 그들 나름의 울타리가 되어 서로가 서로를 돕는 모습에서도 안타깝고 불쌍하고 비참했지만 그들 각자 자신들의 삶을 마주하는 그 각자각자의 고단함이 그래도 슬프게만 보이지는 않았다.
누구에게도 자신의 마음을 나눌 수 없던 모모에게 아르튀르가 있고, 그걸 찾아다주는 라몽에게서 따뜻함과 애정을 듬뿍 느낄 수 있었다.
프랑스에서 소외된 사람들 여자(창녀), 아랍인, 흑인, 유대인, 아프리카 원주민, 성소수자, 아이들, 노인들...그들의 삶이 비루하지만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프랑스인들과 달리 인간미 넘치고 인정이 남아 있다는 것에서도 울컥했다.
카츠 박사에게 로자아주머니의 안락사를 부탁하는 모모, 심장은 뛰지만 뇌가 죽어 제 힘으로 살 수 없는 사람은 온전한 삶을 사는 게 아니지 않은가.......
어린 아이에서부터 하밀과 로자아주머니같은 노인들의 삶까지, 인생 전반을 관통하고 아우르는 소설이기에 이 소설이 지금까지 읽힐 수밖에 없고 다시 또 읽게 되는 것 같다.
이십대때 읽었던 느낌과 나이들어 읽는 지금, 소설을 보는 내가 많이 달라졌고, 그땐 모모가 어리다고만 생각하고 그의 치기어린 행동들을 잘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그 이해의 폭이 넓어진 걸 느낀다. 그래서 읽는내내 더 울컥울컥 했던 것 같다. 수술을 앞두고 있는 언니도 생각나고, 사랑하는 사람의 아픔과 고통을 함께 하는 것,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소설 속 인물들에게서 삶을 배운다.
사랑과 행복 그리고 희망을 읽었다.
소설 속 주옥같은 문장들이 참 많았지만 일일이 옮기지 않겠다.
나딘을 만나고 영화의 음성을 녹음하며 화면을 되돌리는 장면, 우리 인생도 다시 돌려서 다른 상황으로 재생산하고 싶지만 그건 결코 일어날 수 없다. 흘러간대로 흘러갈 수밖에, 마지막 구절 ‘사랑해야 한다‘는 구절에서 희망과 낙관, 따뜻한 미래를 읽은 것 같아서 정말 좋았다. 어떠한 인생이든 사랑이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사는동안 사랑하며 살아야겠다, 누군가를 미워할 시간이 없다. 길다면 길지만 짧다면 짧은 게 인생이니 후회없이 사랑하며 살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의 마지막을 지켜주는 모모의 아름다운 사랑이 감수성을 깨운다. 주변을 돌아보며 사랑을 베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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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8-02-23 13: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춘기 시절에 읽고 여태 다시 못 읽고 있네요.
나온지 꽤 오래된 작품이고
그 시절 읽었을 때도 감동이었는데
나이들어 읽으면 또 다른 감동이 있을 텐데...
몇달 전 오프 중고서점에서 봤는데 살까말까 하다가
결국 내려놓고 나온 게 못되 아쉽습니다.
사는 건 좋은데 언제 읽을지 몰라서요.ㅠ

꿈꾸는섬 2018-02-23 23:41   좋아요 0 | URL
다시 읽는 느낌이 많이 달랐어요. 제가 더 자랐나봐요. 그때보다 더 울컥하고 감동하고 그랬어요. 저는 도서관에서 빌려 읽었어요. 사실 독서모임이 아니었다면 다시 읽기 쉽진 않았을 것도 같아요. 워낙 읽을거리가 많잖아요.^^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 1, 2권
읽기 시작한지는 좀 되었는데 이 책을 읽는동안 많은 일이 있었다. 그래서 읽는데 오래 걸리긴 했지만 읽는동안 작가의 유머와 위트와 재기넘침에 지루할 틈이 없었다.
열여덟살 아들이 서른도 넘은 이혼녀와 결혼하겠다고 하면 과연 나는 어떻게 행동할까?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상황인데, 작가의 자전적 성장소설이란다.
훌리아와 헤어지고 싶지 않은 마리오, 결혼을 성사시키기 위해 그를 돕는 파스쿠알과 하비에르의 우정도 만만치 않긴 했지만 젊은 혈기에 한번쯤 해볼만한 치기어린 사랑이 아니었을까 싶기도 해서 그의 정열과 열정이 조금 부러웠다. 5년을 함께 살 수 있다면 그 약속을 지키면 결혼하겠다던 훌리아가 뻔뻔스럽거나 조금도 밉지 않았다.
˝결혼을 왜 해? 그저 같이 살기만 하면 그걸로 그만이지.˝
결혼을 왜 해야만 하는가, 그런 생각을 예전엔 했었는데 그래도 해보니 안정적인 감은 있긴 했다.

얼마전 둘째언니가 호출해서 모였는데 5년전 완치받았던 유방암이 재발되어 재수술을 해야한다고 했다.
불쌍한 마음이 가장 컸지만 그 앞에선 그런 말조차 조심스러웠다. 그래도 툭 던지는 말로 혼자 오래 살아서 그래 연애를 하든 결혼을 하든 해보는건 어때? 했더니 발끈했다. 데이트폭력도 무섭고 사망보험금 노려 위장살해 당하는 여자들도 무섭단다. 형부가 죽고 15년을 혼자서 조카를 키우며 얼마나 많은 고민과 걱정이 많았을까, 나처럼 되는대로 감정표현도 하고 남편이랑 씩씩거리며 소리질러가며 싸움질도 좀 하고 그러면서 마음 속에 담아두지 않고 풀고 살아야 하는데 그러질 못해서 그런 것 같다고 남편에게 말하니 워낙 조용한 성격에 화도 잘 내지 못하는 성격이라 더 그런 것 같다고 거들었다.

처음 발견되었을 땐 조기발견으로 혹만 제거하면 되었는데 이번엔 심장 가까이 뼈쪽으로도 전이된 것 같다고 뼈를 잘라내고 철심을 박아야하는 큰수술이란다. 옆에서 그 고통도 위로하고 함께 슬퍼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도 정말 많이 안쓰럽고 내내 괜잖다가 이제 좀 편안하게 살아야겠다 생각하니 발견되는 암덩어리가 원망스럽기도 하고 그렇다.

평생 한번 사는 인생이고 삶인데 매일 매일 하고 싶은대로 마음 편히 살았으면 좋겠다.
하고 싶은 일들, 버킷 리스토 적어보고, 수술 잘 끝내고 하나씩 해보자고 했는데 작성은 했는지 모르겠다.
수술하고나서부터는 자기 편한대로 살겠다고 선언했는데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말도 안되는 상황이라고 주변에서 펄쩍 뛰더라도 그저 자신이 원하는대로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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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8-02-21 18:0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휴....어쩐대요?
꿈섬님의 언니분 수술 잘되어 하고 싶은 것 실컷 하고 사셨음 합니다.
꿈섬님도 마음 고생 많으시겠지만 언니에게 큰 힘이 되어 드릴꺼라 믿습니다^^

꿈꾸는섬 2018-02-22 17:04   좋아요 0 | URL
책읽는 나무님 감사해요. 수술이 잘 되어야 할텐데 걱정이에요.

stella.K 2018-02-21 19: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비슷한 이유에서 결혼을 못하는 것 같아요.
그런데 혼자 사는 것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죠.
가장 좋은 건 믿을만한 사람과 결혼하면 딱 좋은데...

그나저나 언니 많이 걱정되시겠어요.
요즘엔 암이 너무 많이 흔해지고 또 그만큼
치료법도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건강이 발목을 잡는 게 참 그래요.
생로병사는 피해갈 수 없으니 요즘은
건강할 때 뭐라도 해야하지 않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하게 되요.
모쪼록 언니 수술 잘 받으셔서 쾌유하시길 빕니다.

꿈꾸는섬 2018-02-22 17:06   좋아요 0 | URL
감사해요. 스텔라님.
혼자 사는 것도 누군가를 만나는 것도 정말 믿을만한 사람 만나는 것도 모두 힘든 일인 것 같아요.
수술받기까지 계속 마음 조리게 되네요.

서니데이 2018-02-21 21: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언니분 5년이 지나서 완치 생각하셨을지도 모르는데, 다시 발견되어서 많이 놀라셨을거예요.
여러 가지 힘든 일지만, 수술 잘 받으시고, 힘든 치료 잘 견디시면 이번에는 좋은 소식 있으시기를 바래요.
꿈꾸는 섬님, 편안한 밤 되세요.

꿈꾸는섬 2018-02-22 17:06   좋아요 1 | URL
완치라고 생각했어요.ㅜㅜ
근데 어쩌다보니 다시 발견되었네요.
서니데이님 응원 감사해요.^^
 

가보고 싶은 곳이 또 추가된다.
허수경 시인님의 감성 정말 좋다.
친한 친구가 허수경 시인님을 좋아해서 예전에 다음에 카페도 만들었었는데, 그때 나도 덩달아 좋아하기 시작했는데 역시 내 친구의 안목은 탁월하다.
갑자기 그 친구 만나서 허수경시인님 얘기를 나누고 싶어졌다.
일년반을 공부한답시고 여기저기 연락도 안 하고, 만나지도 않고, 난 참 사람이 좀 그렇다.
가끔 안부톡은 했는데 오늘은 그 친구 만나서 미주알고주알 수다를 떨고 싶다. 덧붙여 최영미 시인 얘기도 하고 문단의 관행처럼 내려왔다는 성추행에 대해서도 권력 앞에 고개숙이는 사람들의 파렴치한에 대해서도 얘기하고 싶다. 그냥 이 얘기 저 얘기 아무 얘기나 막 하고 싶다. 그럼 좀 시원해질 것 같은데 말이다.
문득 봄이 오려나 싶기도 하다. 마음이 싱숭생숭한 게 봄이 왔으면 좋겠다. 꽃이 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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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8-02-09 15: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참 좋았었어요^^
시인들이 시인답게? 사는게 참 멋진 일일텐데...요즘 항간에 떠도는 소식은 참...ㅜㅜ
 

도서관에 갔다가 김숨 작가님 책을 세권 빌려왔다.
셋중 가장 얇은 책, <당신의 신>을 먼저 읽기로 했다. 부담없이 읽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는데 가볍게 읽지 못하는 소설이었다.

연애를 하다가 헤어져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는다. 나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사람이 되어 주변인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온갖 구설수에 오르내린다. 그런데 이혼이라면 그보다 더 좋지 않은 시선으로 힘들어진다. 특히 여자에게는 상당히 가혹하다.

한 사람과 헤어지는 일은 그 사람과 나를 둘러싼 다른 사람들과도 헤어지는 일이다. 소설 속에서도 목사와 결혼한 여자가 남편으로부터 학대를 당해도 헤어지지 못하는 것이 남편 한 사람만이 아닌 수천의 신도들과의 이별이라 어렵다고 했던 부분이 있다. 헤어짐은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나는 대학때 사귀던 선배와 헤어지고나서 후배 부친상에 갔었는데 나에게 어떻게 이곳에 올 수 있냐고 한 선배가 말했다. 그날 이후 되도록이면 그쪽 세계에는 발길을 끊게 되고 정말 각별한 사람들만 만나게 되었다.

헤어지는 당사자의 문제를 타인은 잘 알지 못한다. 어지간하면 참을 수 없는 문제들에 대해 너무도 쉽게 말한다. 자신이 참고 산다고 남들도 참고 살 수는 없는 속깊은 이야기가 부부 사이에는 특히 더 있다.

이 소설 속에서 남편의 폭력 속에서 평생을 산 엄마의 이혼을 도우려던 딸에게까지 폭력을 행사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가정에서 절대신처럼 굴림한다. 아버지로부터 두번이나 도망쳤던 엄마의 가출은 두번 다 실패하고, 끝내 남편을 벗어나지 못한다. 얼마나 두렵고 무서운 삶인가 살아도 사는 게 아니었을 것이다.

아버지의 폭력을 보고 자란 남자는 어느 날 자신도 폭력 남편이 되어 있다. 사회에서는 반듯하고 젠틀한 모습의 그가 가정에서는 전혀 다른 모습으로 돌변한다.

폭력의 대물림이 이웃집에서도 자행된다. 매일 비슷한 시각 환풍구를 통해 들려오는 학대의 소리, 그 소리에 진저리가 나지만 소리를 차단 할 순 없다. 아이가 살려달라고 외치는 소리를 못 듣게 될까 겁이난다는 그녀도 똑같이 외치고 싶었을 것이다. ˝살려달라˝고.

어떤 문제를 해결할때 폭력은 가장 쉽고 빠른 방법이다.
그래서 우리는 말보다 주먹이 앞서고, 법보다 주먹으로 해결하려고 하기도 한다.
폭력은 즉각적인 반응을 불러오고, 폭력에 압도되어 올바른 생각이나 행동을 잊게 한다.
맞지 않기 위해서 잽빠르게 순종을 선택한다. 더 맞지 않기 위해 침묵한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보다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순종과 침묵으로 위장하는 것이다.

나는 학교에서 청소년들을 만날 때 간혹 폭력적인 선생님들을 만난다. 학교폭력예방교육을 하기 위해 수업을 진행하는 중간중간 폭력적으로 아이들을 대하는 선생님들이 있다. 아이들은 가정에서만이 아니라 학교에서 더 많은 폭력에 노출되어 있다.
인격적으로 대우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존중할줄 모른다. 늘 자신이 피해자라고 생각하고 타인을 배려하지 못한다. 피해의식에 사로잡힌 아이는 늘 어떤 아이때문에 힘들다고 한다. 그 어떤 아이에게 자신도 늘 해를 입히지만 그건 정당하다고 합리화한다. 폭력의 가장 큰 문제는 변명과 자기합리화라고 생각한다.
맞을 짓을 했으니 때린다는 식의 말부터 없애고 싶다. 대부분의 폭력행사자는 폭력의 이유가 있고 그 이유가 합당하다고 착각한다.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하는, 내가 아는 한 선배의 모습이 소설 속 석구선배의 모습인데, 결국 남자들은 남자들 편이다.

정희진님의 <아주 친밀한 폭력>을 읽으면서 경악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은 수라 놀랐고 사례도 다양해서 놀랐었다.

폭력에 노출된 사람들이 폭력의 피해자임을 밝히지 못하는 건 피해자가 가해자로 둔갑되고 가해자가 오죽하면 그랬을까 하는 타인들의 어설픈 해석때문이다.
당사자 간의 문제에 그 누구도 함부로 말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모두 소중한 존재이고 이별의 이유도 분명히 있을테고, 어지간하면 참지 말고 바로 바로 해결했으면 좋겠다. 엉킨실타래도 풀다보면 풀린다. 물론 가위로 잘라낸들 무엇이 잘못이겠는가, 못 푼 실타래를 버린들 어떤가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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