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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 스파이스 5집 - Espresso

윤준호(베이스, 보컬), 김민규(기타, 보컬), 최재혁(드럼, 보컬)으로 구성된 남성 3인조 그룹.

데뷔 차우차우 (1997년 8월)

  집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상자 하나, 결혼전에 사두었던 CD가 들어 있었다. 상자를 열자 현준이는 한장씩 꺼내서 방안으로 한가득 늘어 놓고 나는 거기서 델리스파이스를 집어 들었다. 너무 오랜만이었다. 경쾌한 듯 조용히 내리깔리는 의미심장한 가사들이 일품이다.

  데뷔곡 차우차우는 "그대 목소리가 들려"라는 계속 같은 가사가 반복적으로 흘러 나온다. 그 이상도 이하도 없지만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리는 델리스파이스에게 중독되고 만다. 음악이 끝나도 귓가에 맴도는 알 수 없는 힘. 카페인과도 같은 중독성이 그들에게는 있다.

  델리스파이스의 앨범은 고작 에스프레소 한장 뿐이다. 이 앨범을 샀던 당시에 고백이라는 노래에 끌려서 샀던 게 어렴풋 생각난다.

   "~~하지만 미안해 네 넓은 가슴에 묻혀/ 다른 누구를 생각했었어/ 미안해 너의 손을 잡고 걸을 때에도/ 떠올렸었어 그 사람을/ 널 좋아하면 좋아할수록 상처 입은 날들이 더 많아/ 모두가 즐거운 한 때에도 나는 늘 그 곳에 없어/ 정말 미안한 일을 한걸까 나쁘진 않았었지만/ 친구인 채였다면 오히려 즐거웠을 것만 같아~~~"(고백 일부)

  델리스파이스의 김민규씨가 아다치 미츠로의 H2(만화)를 보고 만든 노래라고 한다.



출처 :

한계령신령

http://blog.daum.net/wintersummer/7098044

  이 음반에서 고백외에는 키치죠지의 검은 고양이는 몽환적인 음률이 인상적이다.  그리고 숨겨진 보석의 가사도 일품이다.

  "무얼 하며 살았나/ 가만히 앉아 있어도 흘러가는 시간/ 그렇게 받아들이긴 정말 싫지만/ 혼자의 힘은 보잘 것 없어/ 어쩜 우리 할 일은 딸로 있는 게 아닐까/ 각자 원하는 건 모두 다르지만 찾는 건 하나/ 소중한 것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자는 누구?/ 숨겨진 보석처럼/ 외로울 땐 불안해/ 아무도 다가와 주지 ㅇ낳으면 어쩌나/ 혹시 다운되는 날 가끔 찾아오면/ 그땐 내 맘 둘 곳을 몰라/ 걱정마 우리에겐 리셋 버튼이란 게 있잖아/ 원하는 건 모두 다르지만 찾는 건 하나/ 학교 앞의 편의점에서도 살 수가 없는 걸/ 우리의 내일처럼/ 미래를 꿈꾸는 자 너이리 수도 있잖아/ 관념을 벗어나 운명에 맞서라/ 전설로 남겨진 소중한 것/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자는 누구?/ 숨겨진 보석처럼(숨겨진 보석 전문)

 또 저도 어른이거든요의 가사도 좋으면서 의미심장하다. 어릴 적 엄마 칭찬이 좋아서 말 잘 듣는 아이인 척했고 어른이ㅣ 되어서도 그 모습을 버리지 못했다는 내용인데,

  "~~착한 사람이 무슨 소용 있나요/ 내 감정조차 속여 온/ 거짓말쟁이 거짓말쟁이일 뿐일걸요/~~/상처받기 싫어서 보험 드는 기분으로/ 그저 상냥하게 대한다면 알아줄 거라 믿었죠/ 돌려 받기 위해서 베푸는 나의 친절은/ 오히려 상처를 줄 수 있다는 걸 그땐 몰랐어요/~~"(저도 어른이거든요 일부)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남이 나에게 보여주는 위선에 대해 분개했으면서 나도 어쩌면 똑같은 위선을 보였을지도 모른다는, 그래서 내 아이도 그렇게 키우게 되진 않을지, 자신의 감정을 분명하게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게 서글퍼졌다.

  매일 현준이에게 맞추어 동요를 듣다가 추억의 음반을 꺼내든 기분이 좋아서 몇 자 적어 보았다. 앞으로도 한장 한장 꺼내어 들으며 그런 적이 있었다고 생각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 얼른 현준이를 키우고 멋진 공연이 있는 곳으로 달려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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