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그림을 보며 내 얼굴을 그려봐요.

<옛그림 속 우리 얼굴>을 읽고 리뷰해 주세요.

옛 그림 속 우리 얼굴 - 심홍 선생님 따라 인물화 여행
이소영 / 낮은산 / 2009년 8월

미술에 조예가 깊거나 일가견이 없는 나에게는 그림을 보는게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동양화의 경우는 더 어렵다고 느끼는 경우가 많이 있다. 어른인 나도 그림을 보는게 어렵다고 느끼는데 아이들의 경우는 어떠하겠는가. 결코 쉽거나 재미있다고 생각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한다. 

그림을 쉽고 재미있게 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좋은 책을 만났다. <옛그림 속 우리 얼굴>은 그림 속 인물들의 다양한 모습이나 표정을 자세하게 이야기해주며 그림에 친밀하지 못한 사람도 쉽게 동화될 수 있게 만들어 주는 묘한 매력을 가진 책이다. 나아가 이 책의 장점은 직접 자화상을 그릴 수 있는 여백을 제공해주고 동양화의 매력인 화선지까지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난 후 아이들은 각자 자기의 개성을 살린 자화상을 그려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신석기시대의 사람 얼굴을 닮은 조가비, 경북 울주군 대곡리의 반구대에 새겨진 얼굴에서부터, 고구려 고분벽화 무용총 <접객도>, 실제와 꼭 닮은 듯 그려내는 조선시대의 초상화, 한사람이 아니라 세사람을 함께 그려놓은 <조씨삼형제 초상>, 유명한 윤두서의 <자화상>, 신윤복의 <미인도>, 김홍도가 그린 노인과 아이 그림 등 다양한 인물의 표정과 섬세한 표현 등 그림 속 인물에 대한 섬세한 감상이 너무 재미있고 흥미롭게 한다. 

옛사람들의 그림에 대한 생각- 겉모습의 아름다움보다는 그 사람의 마음까지 그림에 담고자하는-을 곁들여 들려주는게 그림을 보는 재미를 더해준다. 

<조씨삼형제 초상>의 경우를 보면 세 사람의 이미지는 거의 비슷하지만 각각 나이에 다라 조금씩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요새처럼 사진을 예쁘게 보이기 위해 편집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래도 검버섯을 그려내고 사시임을 나타내는 것, 옛그림이 가진 솔직함의 매력이 아닐까 한다. 

윤두서의 <자화상>과 알브레히트 뒤러의 <모피코트를 입은 자화상>의 비교에서 동양그림과 서양그림의 큰 차이점을 찾아준다. 빛과 그림자의 표현 방법이 다르다는 것, 그리고 눈을 그릴때도 서양화는 광점을 그리지만 동양화는 그렇지 않다는 것, 윤두서의 자화상은 얼굴이 도두라져 몸의 모습은 거의 알아볼 수 없지만 뒤러의 그림은 배경도 채색을 하고 모피코트까지 걸치고 있다. 이렇게 동양화와 서양화를 비교해주니 그림 보는게 한결 수월해진다. 

그리고 <거마행렬도>의 고구려 여인과 <미인도>의 조선 여인, <운낭자상>의 운낭자의 얼굴을 비교해서 그 시대와 지역에 따라 아름다움에 대한 기준이 다르다는 것을 알려준다. 또 당나라와 일본의 미인도도 함께 보여주며 비교해주니 그 이해가 훨씬 쉽다. 

풍속화 속의 생생한 얼굴은 김홍도의 그림을 예로 들었는데 소년기, 장년기, 노년기의 얼굴이 어떻게 다른지, 남자와 여자의 얼굴은 또 어떻게 다른지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인물들 각자의 위치와 상황에 따라 다른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을 포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김홍도의 <서당>의 훈장님의 표정과 혼난 아이의 표정, 그리고 주변 아이들 각자의 표정은 그 아이들이 처한 상황을 대변해 주고 있다. 얼굴 하나 제대로 보는 일이었는데 그 얼굴이 그림 속 상황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고 있는 것이다. 

그림을 보며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 것인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이 책 아이들에게 읽히면 참 좋을 거란 생각이 든다.  

옛그림을 잘 보고 이해했다면 이제 나의 모습을 이해하고 그려볼 차례가 주어진다. 평소 나의 얼굴이 어떤지 거울을 보며 관찰하고 나의 개성이 담긴 그림의 밑그림을 그려본다. 얼굴형, 눈, 코, 입을 각각 그려보고 사람을 표현하는 다양한 기법을 생각하며 나의 모습을 그려보면 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고 그림에 관한 생각을 쓰고 날짜와 이름을 써넣으며 옛그림의 향기를 느껴보는 것, 정말 좋을 것 같다. 

아이들에게도 좋은 책이지만 나처럼 그림에 대해 어려워하는 어른들이 읽어도 좋을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1%의 소중한 가치를 찾아봐요.

<놀라운 99%를 만들어낸 1% 가치>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놀라운 99%를 만들어 낸 1% 가치 ㅣ 명진 어린이책 10
윤승일 지음, 심인섭 그림 / 명진출판사 / 2009년 10월

사람을 기분좋게 만드는 책을 만난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1%의 가치로 99%의 놀라움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정말 가능할까? 라는 반문이 들게 하는 책의 제목을 보며 일종의 호기심이 발동했다. 책장을 열기전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정말 많이 궁금했다. 그런데 머리말에서 '작고 볼품없는 것들의 힘 센 이야기 들어볼래?'라는 글로 책을 열었다. '작고 볼품없는 것들의 힘 센 이야기', 그래 정말 들어보고 싶다. 얼른 책장을 넘겼다. 그렇게 단숨에 읽어내려갔다. 

어린이들에게 어떤 가치관을 심어줄 것인가에 대해서 우리는 얼마나 많이 고민을 했을까? 사실 주변의 엄마들에게는 아이들의 학습을 가장 우선시하는 모습을 본다. 이런 엄마들에게 이 책을 먼저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지금 우리 아이들에게 필요한 건 영어단어나 수학문제 풀이가 더 중요한 것 같지 않다. 올바른 가치관을 먼저 심어주고 그것을 바탕으로 공부를 하게 했으면 좋겠다는 게 내 생각이다. 

그리고 우리 어린이들이 꼭 읽어볼만한 책이다. 내가 어릴때 이런 책을 먼저 만났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라는 부러움이 살짝 생겼다. 책 한권으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책의 구성면에서도 이야기로 풀어나가면서 아이들이 배워야할 중요한 것들은 밑줄을 그어놓고 뒷부분에서는 등장인물들을 요약해 놓아서 좀 더 이해하기 쉽게 만들어 놓았다.  

17가지의 일화들을 읽어가며 우리 어린이들이 자기의 꿈을 찾아가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흐뭇한 생각이 들었다. 여러 일화 중 꼼꼼하게 관찰노트를 작성한 아사누마 도시오 어린이가 섬 주민들을 화산으로부터 구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는 것, 두 여학생이 과학숙제를 하면서 기업의 거짓광고를 밝혀낸 것, 중도에 포기하려던 성악가의 길을 생활계획표를 만들어 실천해나가면서 결국 성공한 헬렌 권, 미국인들이 좋아하는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의 불우한 어린시절 이야기, 그걸 극복하게 만든 세권의 책 이야기, 장애를 극복한 구족화가 앨리슨 래퍼의 이야기는 너무도 감동적이었다. 우리 주변의 아무 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것들이 우리를 더 크고 굳걷하게 만들어 줄 수 있다는 것은 도무지 믿기 힘들지만 그것을 극복해낼 수 있다는 표본을 보여주니 믿지 않을 수 없지않는가 말이다. 

우리 아이들이 꿈꾸고 희망하는 것들을 1%의 작지만 소중한 가치 하나로 이룰 수 있다면 그것이 큰 힘이 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이런류의 책은 아이들에게 많이 읽혀졌으면 좋겠다. 

아직 발견하지 못한 1%의 소중한 가치가 있다면 우리 모두 함께 찾아보고 99%의 놀라운 일을 만들어냈으면 좋겠다.

난 네가 좋아!

<고양이 스플랫이 사랑에 빠졌어!>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고양이 스플랫이 사랑에 빠졌어! ㅣ 고양이 스플랫 시리즈 2
롭 스코튼 지음, 이정아 옮김 / 살림어린이 / 2009년 9월

<고양이 스플랫은 유치원이 좋아!>는 우리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다. 귀여운 스플랫이 유치원에 적응하는 모습을 예쁘게 보여주었는데 이제는 스플랫이 사랑에 빠졌단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건 언제나 가슴설레고 좋은 일이다. 가족 이외의 사람에게 처음 사랑을 느끼는 서툴고 부끄러운 아이들의 마음이 담겨 있는 예쁜 책이다. 여전히 고양이 털의 생생함까지 전해지는 그림이 인상적이다.

스플랫이 욕실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어요. 가슴은 콩닥커리고 배에서는 꾸르륵 소리가 나구요. 오늘은 제일 멋지게 보여야한대요. 마음을 고백하는 날이라나요. 같은 반 친구들에게 줄 카드를 만들고 아주 특별한 카드도 하나 만들었대요.
눈처럼 새하얀 발과 완두콩처럼 동그란 초록색 눈을 가진 고양이, 키튼을 좋아한대요. 누군가를 좋아한다는 건 정말 가슴 설레이지요. 그 떨림을 아이들도 알고 있을거에요.

아침도 먹는둥 마는둥, 빨간색 카드에 온 신경을 쓰는 스플랫은 유치원에 가는 길, 길모퉁이에서 키튼과 꽈당!, 부딪치고 말았어요. 미안하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혀가 꼬이고 다리가 후들거리고 배에서는 소리가 나고 그랬다네요. 키튼은 재미있다는 표정으로 스플랫을 쳐다보고 귀를 쭉 잡아당기고, 배를 콕콕 찌르고 꼬리를 꽁꽁 묶어 놓고, 냄새가 난다고 하고는 달아났대요. 스플랫은 키튼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었어요.

드디어 친구들은 카드를 서로 주고 받아요. 우리의 사랑스런 키튼은 스파이크에게도 카드를 받았어요. 스플랫이 사랑하는 것보다 더 많이 사랑한다는 스파이크의 카드는 정말 엄청 컸죠. "넌 참 운 좋다, 내가 널 좋아하니까."라는 글을 적어 준 스파이크의 카드를 보고 키튼이 빙그레 웃었어요. 물론 스플랫은 웃지 않았죠.

스플랫이 버린 빨간색 카드를 키튼은 쓰레기통에서 꺼냈어요. 그리고 봉투에 적힌 이름을 확인하고 펴 보았죠. 스플랫이 정성 들여 쓴 글 세 마디가 적혀 있었어요.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죠. "난 네가 좋아."
'난 네가 좋아'라는 대목에서 우리 아이들 서로 낄낄거리며 끌어안아요.

키튼이 스플랫의 옆으로 와서 작은 분홍색 카드를 주어요. 카드 앞면엔 시가 적혀 있어요. 그리고 카드 안에는 키튼이 정성 들여 꾹꾹 눌러 쓴 세마디가 적혀 있었어요.

"난 네가 좋아."
스틀렛이 활짝 웃을만하죠.

현준이도 유치원에 다니게되면서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여자아이가 생겼어요. 어느날 아침, "엄마, 우리 반에서 은서가 제일 예뻐."하는거에요. 그리고 어느날은 은서랑 현준이랑 알콩달콩 실갱이하는 모습도 보이더라구요. 아이들에게도 사랑은 자연스럽게 찾아오는 일이더라구요. 그런 예쁘고 소중한 감정을 어떻게 처리해야할지 아직 잘 모르는게 너무도 당연하잖아요. 이 책은 그런 아이들의 마음을 참 잘 읽어내고 좋아하는 친구와 잘 지낼 수 있게 도와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무엇보다 마음이 흐뭇했던 건 "난 네가 좋아."라는 단순하고도 명쾌한 이 말 때문이에요.
우리 아이들 서로 얼싸안고 "난 네가 좋아"하며 호들갑을 떠는데 그 모습들조차도 너무 사랑스럽네요.
책을 다 읽고나서 아이들과 함께 이성친구에 대해서 조근조근 얘기해볼 수 있는 시간도 가져보면 좋을 것 같아요. 아이들의 예쁜 감정을 잘 들여다 보자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