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3월은 꽃샘추위로 시작했다.

 

그리고......

 

2월에 출간된 3월에 읽고 싶은 소설을 골랐다.

 

유독 한국소설이 눈에 들어오는 건

 

오늘이 3월 1일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1. 윤대녕, <피에로들의 집>

 

11년만의 장편소설이라는 것도 반가운데 제목도 무척 근사하다. 삶의 기반을 상실한 채 도시 난민이 된 그들이 피를 나눈 가족이 아님에도 가족을 이루어 삶을 모색하는 이야기는 지금 이 시대에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2. 최정화, <지극히 내성적인>

 

내면의 불안과 관계의 균열을 예리하게 포착하는 작가가 최정화 뿐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이 책을 선택한 건 '온전해 보이는 세계 안에 스며 있는 불안의 기미를 내성적인 사람들의 민감한 시선으로 날렵하게 포착해내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는 자세가 야무지고 미덥다.' 라는 책 소개 때문이다. 감각이 무뎌졌다. 무표정으로 사는 날들이다. 작가의 말처럼 나의 무뎌진 감각이 세련되기를. 

 

 

3. 이기호, <웬만해서 아무렇지 않다>

 

책 소개에 나온 '웃다가 찡' 이란 문구가 내 시선을 끈다. 이런 소설을 읽고 싶었다. 이 책 역시 내 무뎌진 감각을 세련시켜 줄 것 같은 책이다. 이기호의 소설은 많이 읽지 않았음에도 신뢰가 있다. 웬만해선 아무렇지도 않기보단 별일 아닌 일에도 전전긍긍하며 살기에 웬만해선 아무렇지도 않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책 소개를 보니 이 사람들, 나와 다르지 않은 사람들인 것 같다. 3월엔 감동이 많은 날들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4. 윤효, <그의 세컨드라이프>

 

14년 만에 출간한 세 번째 소설집이라고 한다. 최정화처럼 신인 작가인 줄 알았다. 위태로운 집(가족)에 관한 이야기이고 그러다 다른 '집'을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또한 그럼에도 그 집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윤대녕의 소설과 비교해서 읽으면 좋을 것 같다. 집과 가족이란 단어에 여전히 마음이 울컥하다면 말이다.

 

 

5. 한창훈, <순정>

 

사실 책 소개만으론 그닥 마음이 움직이진 않았다. 한창훈 하면 '바다' '섬'이 떠오르고 그 단어들과 '순정'이란 단어가 연결되어 떠오른 이미지는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았다. 이미 썼듯이 나의 감각은 무뎌졌다. 다만 한창훈의 91년에서 내 91년의 모습이 언뜻 보였다. 반짝였던 청춘의 시간 속으로 잠시 돌아가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요즘처럼 봄도 아니고 겨울도 아닌 심란한 계절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래된 생각과의 대화 - 내 영혼에 조용한 기쁨을 선사해준
이하준 지음 / 책읽는수요일 / 2016년 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존재하는 것들은 생성과 소멸을 겪는다. 책도 마찬가지다. 어떤 책은 소멸의 시간을 아주 오래 연장한다. 영원히 소멸하지 않는 책도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책은 직사각형 모양의 종이로 만든 책이 아닌 글로 표현된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가의 생각이다.

 

고전은 오랜 시간 독자들이 찾아 읽는 책이다. 변화가 많은 세상에서 오랜 시간 살아남았다는 건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뭉클한 무언가가 있었다는 뜻이다. 사실 고전 읽기는 어렵다. 작가가 살았던 시대와 삶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충실한 번역도 중요하다. 같은 책이라도 번역자에 따라 어떤 책은 쉽게, 어떤 책은 난해하게 읽힌다. 그나마 쉽게 고전을 접하는 방법으론 인문학자들이 고전을 읽고 해석한 책들을 읽는 방법이 있다. 이하준 교수의 『오래된 생각과의 대화』도 그런 책 중 하나다.   

 

저자는 고전 읽기는 ‘언제나 내게 멈춤과 긴 호흡, 그리고 다시 보기라는 훌륭한 처방책을 내려주었다(7쪽, 프롤로그)’라고 했다. 내게도 다르지 않다. 계획을 잘 짜도 실행까지는 시간이 걸려 힘이 드는데 예상 못 한 삶의 간계들이 툭툭 튀어나와 괴롭힌다. 그럴 때 다 던져 버리고 도망가고 싶다. 고전을 읽는다고 삶의 정답을 찾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이하준은 고전 읽기에 대해 ‘오래된 생각과 나의 생각 사이의 대화’(12쪽, 프롤로그)라고 했다. 고전 읽기는 생각을 확장해 해답을 찾아가도록 이끌어준다 러셀은 ‘자신의 상태와 상황을 즐기면서 해야 할 일을 하라’(198쪽)고 했다. 어차피 겪어야 할 삶의 간계들이라면 마음을 편히 먹고 겪는 것이 필요하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타인은 불편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삶의 중심은 나이지 그들이 아니라는 말한다. 좀 미안한 일이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번 보고 말 사람이면 내 의견을 분명히 피력하겠지만 가까운 사이인 경우엔 쉽지 않다. 곧장 서운하다는 말이 돌아올 테니까. 침묵의 시간이 길어진다. 어둠에 숨는 시간이 길어진다. 나는 자율적 인간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에 실린 타인 지향형 인간의 심리적 특성 설문(178~179쪽)을 표시해 보니 나는 타인 지향형 삶에 가까웠다. 그러니까 나는 자율적 인간이고 싶은(어처면 자율적 인간인 척 하는)타인 지향형 인간이었다. 쇼펜하우어의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다. 인간은 관계를 통해 살아가는 존재지만 가끔은 관계를 정지하고 자신만의 시간으로 들어가 오롯한 자신을 만나야 한다. 외로움이 시간이 아니라 고독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른은 과거를 사랑하고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사람, 스스로 새로워지기를 멈춘 사람이며, 형이상학적 이념과 기독교적 세계관에 지배받고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 위버멘쉬의 관점에서는 자신이 가르치고자 하는 자들은 잠들어 있는 어른 전체, 그러니까 인류 전체를 의미한다. 즉 ‘사람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개별적 인간 전체이다. 결국 초인은 기존의 모든 가치를 전복시킴으로써 잠에서 깨어난 사람, 자기 자신을 극복한 사람, 자기 삶을 신이나 종교 이념의 도움 없이 오직 스스로 새롭게 창조한 사람인 셈이다. 니체는 누구나 그렇게 되어야 하며,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나와 당신도 초인이 될 수 있으며, 그 과정은 삶의 연속적인 과정처럼 ‘과정의 연속’이다.(34-35쪽)

 

20대의 나는 새로운 일에 시도를 잘하는 사람이었다. 지금의 나는 그때만큼 용기가 없다. 하기도 전부터 실패를 생각하기도 한다. 직접 겪은 경험, 옆에서 본 타인의 경험은 시도하지 않고 미리 실패를 재단하는, 시간 낭비라고 판단하는 안 좋은 능력을 주었다. 니체는 니체의 ‘초인’을 꿈꿨던 나는 ‘최후의 인간’이 되어 있었다. 니체의 초인을 만나며 다시는 정체된 삶을 살겠다고 다짐했다. 옆길에 샜던 걸음을 돌려 다시 걸을 준비를 한다. 여전히 앞은 안개로 뒤덮여 보이지 않지만 그래도 걸어보리라 다짐한다. 걸으면서 필요한 것은 데카르트가 말한 방법론적 의심일 것이다.

 

한때 나는 먹고사는 것보다 어떻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먹고사는 일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철없을 때 얘기다. 생존은 어떤 문제들보다 우선한다. 그렇지만 삶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행동하지 않는다면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삶에 대한 고민은 인간의 특권이다. 이하준은 프로이트가 우리에게 던진 말은 “당신 생이 끝나는 날까지 당신 자신의 행복을 위해 분투해야 한다.”(269쪽)는 것이라고 했다. 세상엔 공짜는 없다. 행운도 아무것도 하지 않은 사람에게 뚝 떨어지지 않는다. 행복도 행복해지고 싶고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에게만 돌아온다.

 

관계를 맺으며 사는 일은 피곤하지만 즐거움을 주기도 한다. 삶에 관계 유지는 중요하지만 때론 고독(孤獨)의 시간이 필요하다. 웃는 얼굴이라는 가면에 가려진, 두꺼운 화장에 가려진 진정한 나를 만나기 위해선 그렇다. 또한 고독(孤讀), 홀로 책 읽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일은 미혹되는 삶에 균형을 잡아준다. 『오래된 생각과의 대화』를 읽는 동안 책에 대한 생각 말고는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아서 좋았다. 다른 고전들도 좋지만 니체의 책들은 제대로 읽어보고 싶다. 오래된 생각과 대화할 시간을 늘여가고 싶다. 그것은 결국 좀 더 성숙한 내가 되는 길일 테니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들]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그들
조이스 캐롤 오츠 지음, 김승욱 옮김 / 은행나무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너(you)’와 ‘그들(them)’의 차이를 생각한다. ‘너’와 ‘그들’을 구분하는 건 ‘나’와의 거리다. 여기서 말하는 ‘거리’는 ‘물리적 거리’뿐만 아니라 ‘심리적 거리’도 포함한다. 설 연휴와 이후 며칠 동안 읽은 책은 조이스 캐롤 오츠의 『그들』이다. 쉽지 않은 독서가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실제 쉽지 않은 독서였다. 거리가 좀처럼 가까워지지 않았다. 적지 않은 분량의 책을 일상 가운데서 틈틈이 읽다 보니 독서의 흐름이 깨졌다. 바닥으로 떨어지는 주인공들 보는 일도 힘겨웠다.

 

그들의 삶을 ‘나’와 ‘너’를 포함한 ‘우리’의 삶이 아닌 1940, 50, 60년대 미국 디트로이트에 사는 사람들의 삶, 나와는 무관한 타인의 삶으로 치부해버렸다면, 그래서 방관자의 입장에서 읽었다면 이토록 괴롭진 않았을 것이다.

 

열여섯의 삶은 어떠해야 한다, 고 규정할 순 없지만, 반짝반짝 빛나야 할 시간임은 분명하다. 로레타는 열여섯 살에 ‘청춘의 종말’을 맞았다. 열여섯 살에 청춘의 종말을 바라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녀 역시 그랬다. 혼란의 상태에 다가온 남자를 구원자라 착각해 그와 결혼했다.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고 며느리가 되었다. 삶은 그녀의 어깨를 짓눌렀다.

 

버나드가 그렇게 금방, 그렇게 완전히 죽어버린 것은 지금도 의아한 일이었다. 조금 전만 해도 자동차를 향해 기운차게 뛰어오던 사람이 바닥에 쓰러져 있고, 그것으로 끝이라니. 경찰이 줄스를 잡으러 오지 않은 것은 결코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경찰이 서두른답시고 허둥거리다가 지문을 뭉개고 증거를 잃어버리곤 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 사건의 자초지종을 전혀 알 수 없다는 것은 놀라웠다. 그는 몇 주 동안 신문을 훑어보며 버나드의 죽음을 알리는 기사를 찾아보았지만, 그 일은 어디에도 언급되지 않았다. 한 사람이 그렇게 죽어서 사라져버리는 것이 가능해? 8월에 로레타의 친구 집 창문으로 라이플이 발사되었을 때와 비슷했다. 총성이 울리고, 총알이 창문을 깨뜨리며 들어와 박혔지만 그뿐이었다.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고 경보가 울렸을 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라이플이 발사된 것은 사실이지만, 라이플이 발사되지 않을 때가 더 많다. 그러니 후속조치가 없었다.(359쪽)

 

청춘의 종말을 가져온 사건은 그녀에겐 큰 사건이지만 그 도시 사람들에겐 일어나지 않으면 좋지만 일어난다고 해도 대수롭지 않은 사건이었다. 가난한 사람들이 사는 그 도시는 평화의 도시가 아니었다. 평화의 도시에 살 수 있는 사람들은 따로 있었다.

 

로레타와 그녀의 아이들인 줄스와 모린의 삶은 ‘황폐한 순간들’의 연속이었다. 로레타는 아버지에게서 ‘젊은 것 같은데 늙은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 내게는 로레타도, 그녀의 오빠 브룩도, 그녀의 아이들인 줄스와 모린도 모두 ‘젊은 것 같은데 늙은 사람’이었다. 네이딘을 포함한 줄스가 만난 사람들 역시 다르지 않았다. 그들은 모두 제대로 된 사랑을 받아본 적이 없는 사람들이었다. 로레타가 계속 남자들을 만나고 줄스가 사랑에 목매는 것도, 모린이 사랑하지 않는 남자들을 가까이하고 자신을 파괴하는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아, 젠장! 제길!”그녀가 소리친다. “더 이상 못 해먹겠네. 이런 짓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 거야? 얘가 아프든 말든 나도 몰라. 나도 내 인생을 챙겨야지!”

모린은 침대에서 엄마가 내는 소리를 듣는다. 엄마는 다른 방에서 울고 있었다.

“내 인생을 챙겨야지.” 로레타가 말한다. “내 인생은 언제 시작되는 거야?”(431쪽)

 

내 인생을 살겠다고 말하면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인생에 대해서 생각하지 못했었다. 내 나이의 부모님에겐 먹여 살려야 할 가족이 많아 자신의 인생은 뒷전이었다. 부모님처럼 살지 않겠다고 말했는데 부모님만큼도 살지 못한다.

 

“……(중략) 제가 평생 원한 건 하나의 인간이 되는 거였어요.” 모린이 느릿느릿 말했다. “꿈과 뒤섞이지 않는 것. 마약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우리 엄마가 꼭 그런 사람이에요. 언제나 말짱히 깨서 어딘가를 돌아다니고 항상 잘 웃어대지만 사실 엄마의 인생은 전부 잠들어 있어요. 코니 고모의 삶도 마찬가지예요. 엄마와 고모의 친구들도 모두, 남녀를 막론하고 모두 잠들어 있는데 저는 그게 어찌 된 영문인지 모르겠어요. 아버지와 의붓아버지도 모두 잠들어 있어요, 잠들어 있는 남자들이에요. 저는 모린 웬들이 되고 싶지만, 거기에 뭔가 의미가 생기면 좋겠어요. 깨어 있고 싶어요. 하지만 정말 안 좋을 때는, 내가 보기에 나 자신인 것 같은 존재가 사실은 인간이 아니라 이것저것이 혼란스럽게 뒤섞인 존재라는 걸 알 수 있어요……. 제 기억, 제 눈에 보이는 것, 제 생각이 뒤섞인 존재예요. 저는 그걸 통제할 수 없어요. 모든 것이 부글부글 들끓고 있어서 무서워요.”(603쪽)       

 

하나의 인간이 되는 것, 인간이면서 인간이 되는 걸 원한다는 말은 분명 모순인데 이 말에 공감하는 건 그들의 삶이 인간의 삶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드라마 <육룡이 나르샤>에서 분이는 이방원에게 살아있다면 무엇이든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간의 삶은 무엇이다, 라고 한마디로 정의하긴 어렵지만 모린의 말처럼 잠들어 있는 상태로 사는 삶은 아닐 것이다.

 

조이스 캐롤 오츠는 작가의 말에서 ‘이 책은 소설처럼 구성한 역사 기록’이라고 했다. 작가는 제자였던 모린 웬들의 편지가 소설의 바탕이 되었다고 했다. 내 삶이 비루하다 해도 그들의 삶에 비하면 투정에 불과하다. 어느 시대든, 어느 나라든 만만한 곳은 없는 것 같다. 멀리서 보기에 추함을 보지 못할 뿐. 약한 우리는 자신을 지키며 살아야 한다. 치열하게.

 

눈의 나날이 끝나가고 있다고 쓰려고 보니 내가 사는 도시엔 눈이 별로 오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요즘은 어떤 말을 하는 것이 겁난다. 괜찮다고 말하고 나면 바로 머리를 복잡하게 하는 일들이 발생한다. 눈이 오든 그렇지 않든 겨울은 끝나가고 있다. 추워서 잠들어 있는 날을 보냈다는 변명이 통하지 않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독서도 삶도 게을렀다. 책과의 거리도, 주변 사람들과의 거리도, 삶에 대한 거리도 가까워지길.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9)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그장소] 2016-02-17 18: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모든 시간을 힘들게 거쳐서 살아 있어야 나중에라도 저 때들이 있었음을 기억이라도 할텐데..말이죠.

꼭 뭔가 하지않아도 거창한 일이 아니어도 어쩌면 자기가
서있는 그 자리를 견디는 것 부터가 삶의 방식일지도 모르겠어요.
잘 읽고 갑니다.
기대하고 있는 책인데..역시나 궁금하게 만드는 책..^^

빨간바나나 2016-02-18 00:43   좋아요 1 | URL
그장소님은 어떻게 읽으실지 무척 궁금합니다. 기대할게요~~
삶은 시간이 흘러도 힘겹지만 그만큼 알게 되는 것도 많은 것 같아요.

[그장소] 2016-02-18 01:59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요.^^ 조이스 캐롤 오츠 ㅡ의 글을 워낙
좋아하니..읽어 보겠습니다.
제 독서후기는 영 ㅡ이렇게 잘 쓰진 못하니..
기대는 마시고 ㅡ대화로는 얼마든 즐겁게 나눌거리가 공통분모로 생길 거라고 생각해요.
그럼 또 뵈어요!^^

빨간바나나 2016-02-18 10:00   좋아요 1 | URL
조이스 캐롤 오츠의 글을 좋아하셨군요.
저는 이번에 처음 읽었어요.
너무 힘들게 읽어서 다른 책을 읽으려면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요^^
저도 자주 뵙길 바래요~~

[그장소] 2016-02-18 13:50   좋아요 0 | URL
다른 글은 저도 단편으로 접해서요..
읽으실만할거랍니다.
짧은 단편들..오츠의 진가도 보시게 되고요..^^

빨간바나나 2016-02-18 16:02   좋아요 1 | URL
조이스 캐롤 오츠의 단편이라..
기대되네요..
단편이면 읽을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언제 읽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그장소] 2016-02-18 16:15   좋아요 0 | URL
대디러브 ㅡ좀비ㅡ도 좋지만 ,
악몽ㅡ이블아이ㅡ는 오츠의 세계를 정말 잘
보여주는 작품들 같아서 추천하곤 해요.
언제고 보시면 아시겠지만. .^^

빨간바나나 2016-02-18 23:14   좋아요 1 | URL
추천해주신 단편들.. 꼭 읽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장소] 2016-02-19 01:44   좋아요 0 | URL
저도 그들 ㅡ읽으면 부지런히 남겨볼게요!^^
넉넉한 밤 보내시길 ~^^
 
[카인]을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카인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15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카인은 아담과 하와의 세 아들 중 맏이로 동생 아벨을 질투하여 죽인 인물이다. 그는 여호와의 벌을 받아 세상을 떠돌았다. 사는 것이 죽음보다 더 지독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함일까. 여호와는 세상 사람들이 그를 죽이지 못하도록 표식을 남겼다. 이후 놋에 정착한 그는 아들 에녹을 낳았다.

 

구약성서<창세기>에 나오는 이야기로 직접 읽지는 못했고 여러 정보를 통해 알고 있었다. 카인은 인류 최초의 살인범이자 악인이다. 주제 사라마구가 생각한 카인의 모습은 이것이 전부가 아니었다. 그는 동생을 죽이고 도망친 카인이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했다. 그 이야기는『카인』을 통해 이어진다.

 

여호와는 불쌍하다. 자신이 만든 인간을 믿지 못했으니까. 믿음이 없다 보니 계속 테스트를 했던 게 아닐까. 아담과 하와를, 카인을, 아브라함을. 그 열매만 먹지 말라고 할 게 아니라 심지 않으면 될 게 아닌가. 경쟁을 시키지 않았다면 카인이 아벨을 죽이진 않았을 것이다. 아브라함은 아들 이삭을 바치라는 명령을 받았다. 신의 마음을 산 그는 아들을 지켰다.

 

『카인』의 서두에는 여호와가 자신이 만든 아담과 하와가 겉모습은 완벽한데 말은커녕 원시적인 소리를 내지 못해 실망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어쩌면 여호와의 인간 테스트는 이 과실에 대한 트라우마가 작용한 것일지도 모른다. 여호와는 말할지도 모른다. 더 굳건한 인간으로 만들기 위한 채찍질이었다고. 내쫓긴 했지만 염려했기에 천사를 보내 도운 것이라고.

 

내가 너희를 만들었으니 너희는 무조건 내 말을 따라야 한다, 는 이 말은 맞기도 하고 틀리기도 하다. 복종하는 인간은 원하지만 자존감을 지닌 인간은 바라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하니까. 지나친 비약일까?

 

선과 악을 판단하는 기준은 뭘까? 점점 모호해진다. 모두에게 선한 사람 혹은 모두에게 악한 사람은 없다. 누군가에게 선한 사람은 누군가에게 악한 사람일 수 있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카인이 악인이라면 아벨은 선인일까?

 

『카인』의 아벨은 선인이 아니었다. 여호와의 총애를 받는다고 생각한 아벨은 카인을 조롱했다. 신에게 사랑받았다는 자만,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은 비극을 만들었다. 지금의 삶을 봐도 비극의 원인은 인간의 그릇된 욕망이다.

 

왜 신은 인간에게 욕망을 준 것일까. 욕망이 없는 인간을 상상한다. 아마도 인간의 삶은 이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인간이 자꾸 부족함을 느끼는 것은 완벽한 인간을 만들고 싶었던 신의 욕망이 인간의 몸으로 흘러들어 간 것은 아닐까. 그런데 신은 정말 완벽한 인간을 만들고 싶었던 걸까? 아니었을 것이다. 신이 원한 인간은 자신 발아래 있는 인간이었을 것이다.

 

『카인』의 카인은 신에게도 책임이 있다고 했다. 신은 말할지 모르겠다. 너 역시 카인의 후예라고.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카인은 당신이 만든 아담의 후예입니다. 아벨이 악인이라고 해서 카인인 그를 벌할 권리는 없지만 카인의 입장에선 변명의 여지가 있다.

 

그런 자들은 내 관할권 밖이다, 내 통제를 벗어나 있지, 신의 삶이 너희 모두가 생각하는 것처럼 쉬운 게 아니란다, 신은 사람들이 상상하는 것과는 달리 그냥, 내가 원한다, 내가 할 수 있다, 내가 명령한다, 하고 말할 수가 없지, 또 자기가 원하는 것을 늘 바로 얻는 것이 아니라 먼저 제자리걸음을 할 수밖에 없다, 내가 카인의 이마에 표를 한 것은 사실이다, 너는 본 적도 없고 알지도 못하겠지만, 하지만 내가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카인이 자기 의지가 데려가는 대로 가고 자기가 원하는 것을 무엇이든 해도 어째서 나에게 그것을 막을 힘이 없느냐는 것이다.(142쪽)  

 

인간의 원죄는 신에게도 책임이 있다는 생각을 하며 읽다가 이런 글을 만났다. 그랬다. 신의 능력은 완벽하지 않았다. 길을 떠나는 자에겐 떠나야 하는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다. 신도 모르는. 운명 앞에 선 인간은 어떤 의지를 갖느냐에 따라 삶의 방향은 달라진다.  

 

『카인』 속 카인의 떠돌이 삶은 다른 성경 속 인물의 이야기 속에서 계속 이어졌다. 아브라함이 아들 이삭을 죽이려 했을 때 막은 사람은 천사가 아닌 카인이었다. 그런데 이 일화는 과거인지 현재인지 꿈인지 현실인지 모호하다. 성경을 읽지 않았지만 <노아의 방주>, <소돔과 고모라> 등 알고 있는 이야기는 있다. 『카인』의 카인은 성경 이야기의 시간과 장소에, 인물들의 삶에 현실인 듯 아닌 듯 휩쓸린다. 이런 시도는 재미있게 읽혔다.『카인』은 성경과 주제 사라마구의 상상이 절묘하게 뒤섞여 하나의 이야기가 된 독특한 소설이다. 성경을 잘 알았으면 소설과의 차이를 발견해 가며 읽었을 텐데, 그랬다면 단편적인 독서가 아니라 좀 더 깊이 있는 독서가 됐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소설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2월의 시작을 알린 것은 잠시 주춤했던 한파이다. 다른 달보다 짧은 달인데 설 연휴까지 있어 몸과 마음이 바쁠 것 같다.    

 

이번 달에 출간된 한국소설 중 눈에 띄는 것은 이병천의 남남북녀의 사랑이야기『북쪽녀자』, K-픽션 시리즈로 출간된 김애란의 『어디로 가고 싶으신가요?』이다. 이시백의 『응달너구리』, 백영옥의 『애인의 애인에게』, 윤이형의 『러브 레플리카』도 관심이 간다. 이상문학상 작품집『천국의 문』은 관심이 가는데 작년에 이어 올해 역시 표지는 내 스타일이 아니다.

 

 

 

유명 일본작가들의 소설도 눈에 띈다. 『십이국기』시리즈의 오노 후유미가 쓴 『영선가루카야 기담집』, 현대문학 세계문학단편선으로 출간된 『오에 겐자부로』, 『에드가와 란포 결정판1』, 히가시노 게이고의 『라플라스의 마녀』등이 출간됐다. 일본 스테디 소설 환상소설『소년 앨리스』, 미야모토 테루가 자신의 소설『환상의 빛』을 모티브로 쓴 서간문학 『금수』, 나오키상 심사위원단이 무라카미 하루키를 방불케 한다고 한 니시 카나코의 『사라바1,2』도 궁금한 소설이다.

 

 

 

세계문학으론 문학동네에서『시스터 캐리』, 『다마세누 몬테이루의 잃어버린 머리』, 『작은 것들의 신』이 출간되었고, 을유출판사에선 『쾌락』, 펭귄 클래식 코리아에서 『잃어버린 시절을 찾아서1~8』이 출간됐다.

    

 

 

개인적으로 장르문학에 대한 관심이 좀 줄었다. 날은 춥고 삶은 퍽퍽한데 소설까지 씁쓸한 이야기를 만나고 싶지 않다.  그럼에도 시선을 잡는 몇 권의 소설을 고르면, 켄 부르언의 『밤의 파수꾼』, 앨러리 퀸의 『퀸 수사국』, 자비 출판만으로 미국 최대 서점 아마존 SF 부문 1위를 기록한 화제의 소설 『사이버 스톰』, 세계 3대 미스터리 문학상으로 꼽히는 〈에드거상〉 〈셰이머스상〉 〈앤서니상〉을 모두 석권한 최초의 작가 할렌 코벤의 온라인 데이트를 소재로 한 감각 미스터리소설 『미싱 유』, 수전 손택이 극찬한 북유럽 특급 심리소설 『닥터 글라스』이다.  아프고 따뜻한 SF소설 『제시 램의 선택』도 관심을 끄는 소설이다.

    

 

 

그 외에 두 여인의 파격적인 사랑을 그린『캐롤』, ‘아버지의 안락사’라는 묵직한 소재를 다룬 엠마뉘엘 베르네임의 『다 잘 된 거야』, 영화 「레버넌트: 죽음에서 돌아온 자」의 원작소설 『레버넌트』, <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의 어드벤쳐, 스릴러, 로맨스가 적절히 섞인 복합장르의 소설『비트레이얼』 등도 관심이 간다.

    

 

 

 

이번 달 역시 읽고 싶은 책이 많다. 이번 달에 선정한 책은 이런 책들이다. 공통점은 ‘제목이 매력적인 소설’이다.

  

  

 

 

  

1. 카타리나 잉엘만순드베리, 『감옥에 가기로 한 메르타 할머니』

 

1월에는 묵직한 주제의 책들을 읽었더니 2월에는 가벼운 책을 읽고 싶다. 웃음을 주는 책을 읽고 싶다.

노인 요양소에서 지내느니 감옥이 낫겠어!

79세 메르타 할머니, 요절복통 은행털이에 나서다!

나이 먹었다고 시시하게 살 이유는 없다. 할머니들의 멋진 반전 만나고 싶다.

 

2. 앤 카슨, 『빨강의 자서전』

 

개인적인 취향으론 제일 마음에 드는 제목이다. 요즘은 뜸해졌지만 몇 해 동안 빨강색을 좋아하기도 했다.

그리스 신화 속 헤라클레스의 12과업 중 열 번째 노역의 에피소드를 영웅이 아닌, 그가 화살로 쏘아 죽인 빨강 괴물 게리온의 입장에서 다시 쓴 작품

아름다운 소설일 것 같고 많은 생각거리를 던질 소설일 것 같다.

 

3. 캐런 조이 파울러, 『우리는 누구나 정말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다』

 

어찌할 바를 모르고 헤매는 건 그러니까 나만은 아닌 것이다. 제목이 재미있는 책들은 내용도 재미있었던 경험이 있다.

“눈을 뗄 수 없을 만큼 흥미진진하고, 가슴 따뜻한 이야기!”

_할레드 호세이니

한기를 녹여줄 책일 것 같아 기대되는 책이다,

 

4. 세라 윈먼, 『신이 토끼였을 때』

 

이 책 역시 한기를 녹여줄 책일 것 같아 기대됟는 책이다. 한파의 나날을 보내서인지 따듯한 감동이 느껴지는 소설이 그립다.

“신은 똥도 사랑할까요?” “왜 살아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그 어떤 것도 견딜 수 있어요” 하고 말하는 다섯 살 소녀 엘리가 있다.

뉴욕 타임스가 '눈물을 흘리지 않을 정도로 냉정하면서도 찬란하게 빛난다'고 한 문장은 어떤 문장일지 만나고 싶다.

 

5. 코니 윌리스, 『여왕마저도』

 

책소개 첫 문장부터 빵 터졌다.

사라지는 것들은 모두 안타깝다, 생리만 빼고…

사라지는 것들의 아쉬움을 이렇게 말할 수도 있는 거였다.

 

 

『빨강의 자서전』의 제외한 4권의 소설은 모두 유쾌하고 감동적인 소설일 것 같다. 이번 달은 아름답고 유쾌한 날들이, 매력적인 날들이 많기를 기대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