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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
모신 하미드 지음, 안종설 옮김 / 문학수첩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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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법’이란 제목을 단 책을 좋아하지 않는다. ‘~하는 법’으로 된 책 대부분은 자기계발을 통해 성공할 수 있다고 하는데, 난 그들이 정한 성공적인 삶 자체가 공감이 가질 않는다.

 

이번에 읽은 책은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으로 원제는 ‘HOW TO GET FILTHY RICH IN RISING ASIA’이다. ‘FILTHY’는 ‘아주 더러운’을 뜻하며 ‘FILTHY RICH’는 ‘대단히 부유한’을 뜻한다. ‘아주 더럽게 부유한’이 ‘대단히 부유한’으로 해석되는 건 부자는 불법을 저지르지 않고 성실하게 일해서는 될 수 없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은 제목에서 느껴지듯 자기계발서 형식을 띤 소설이다. 저자 모신 하미드는 파키스탄에서 태어나 미국과 파키스탄을 오가며 살았다. 이질적인 두 나라의 삶은 이 책의 바탕이 되었다.

 

시골의 어느 작은 집에서 가난하게 태어난 ‘당신’과 ‘당신 가족’은 도시에서 일하는 아버지를 따라 삶의 근거지를 도시로 옮겼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도시로 가면 나도 부자가 될 거라고 믿었던 시절. 아버지 외에 누나와 형도 일하지만 낮은 임금으론 미친 인플레이션을 감당할 수 없다.

 

사실 이 직업은 노동 강도가 그리 센 것이 아니다. 다만 지속되는 공황 상태를 견뎌낼 인내심과 용기가 필요한데, 당신의 형은 필요에 의해 두 가지를 습득했다. 이론적으로 고글과 방독면이 필요하지만 어디까지나 선택 사항일 뿐이어서 당신의 형도 페인트공도 걸레 같은 헝겊으로 대충 코와 입을 가리는 게 전부다. 짧게는 이것이 당신 형이 자주 기침을 하는 이유다. 길게는 이보다 훨씬 더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도 있다. 하지만 페인트공의 조수로 일하면 돈을 벌 수 있을 뿐 아니라 귀한 기술도 배울 수 있다. 그리고 아주 길게 보면 결국 죽음으로 귀결되지 않는 직업은 없다.(39쪽)  

 

‘당신’의 형은 페인트공의 조수로 일하고 있다. 살기 위해 하는 일 때문에 죽음에 가까워진다. 일하면 마음 혹은 몸이 아파 병들어 죽고, 일하지 않으면 배고파서 죽는다.         

 

부를 향한 길에는 가끔 갈림길이 나오는데, 그 향배를 좌우하는 건 선택이나 욕망, 노력 등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순전한 우연이다.(40쪽)    

 

순전한 우연인 경우도 있지만 잘난 부모의 덕에 남들보다 쉬운 길을 가기도 한다. ‘당신’의 순전한 우연도 부모의 덕도 모두 타고 남, 출생에서 시작했다. 삶의 향배를 좌우하는 것이 ‘출생’이란 사실은 씁쓸하다. ‘출생’보단 ‘노력’의 가치가 인정되는 세상을 꿈꾼다.

 

더럽게 부자가 되려면, 교육을 받고 예쁜 여자를 만나도 사랑에 빠지지 말고 이상주의자를 멀리하고 고수에게 기술을 배워야 하고 관료와 친해져야 한다. 부정한 방법도 써야 하고 남의 것에도 눈독을 들여야 한다. 폭력이 필요하다면 폭력도 써야 한다. 더러운 방법을 통하지 않고 부자가 되는 법은 없다.    

 

평생을 일한 결과는 허무하다. 사랑하는 여자와 결혼하지도 못하고 아내와의 결혼을 유지하지도 못했고 아들과는 떨어져 살아야 하고 건강하지도 못하다. 거기다 파산까지.

 

바닥으로 떨어진 삶을 통해 배운 것은 ‘기본에 충실하라’는 것과 ‘가장 중요한 일을 최우선으로 처리하라’는 것이다. 모신 하미드가 『떠오르는 아시아에서 더럽게 부자 되는 법』을 통해 말한 것은 부를 쫓는 삶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이다. 자신을 위한 삶은 부정한 방법으로 타인의 삶을 빼앗아 부를 얻는 삶이 아닌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늙어가는 삶이다.

 

예전에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안 했는데 요즘 들어 부자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좋은 딸, 좋은 언니, 좋은 동생, 좋은 이모, 좋은 친구, 애서가가 되고 싶기 때문이다. 부자가 아니어도 할 수 있다는 말은 거짓말이다. 부정한 방법을 써가면서까지 부자가 되고 싶지는 않으니 이 땅에서 부자가 되긴 글렀다. 4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새해가 시작한 지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4월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 미혹하는 것들이 많은 세상, 현재의 삶을 충실하게 살고자 다짐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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