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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싫어서 오늘의 젊은 작가 7
장강명 지음 / 민음사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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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아래아한글 프로그램에서 국민학교를 치니 초등학교로 자동 교정되는데 내가 다닌 곳은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이므로 국민학교로 적었다.)때 둘째 작은아버지 식구들은 미국에 이민을 갔다. 작은아버지는 한국에서 사는 것 보다 훨씬 잘 살 거라고 확신하셨다. 얼마의 시간이 흐르고 비디오테이프가 도착했다. 그 속엔 외국 영화 속에서 봤던 푸른 잔디가 있는 넓은 마당과 차고가 있는 이층집이 있었다. 비디오테이프 속 작은아버지네 세 식구는 행복해 보였다. 나만의 방이 없었던 나는 넒은 방을 혼자 쓰는 사촌이 부러웠다.

 

왜 한국을 떠났느냐. 두 마디로 요약하면 ‘한국이 싫어서’지. 세 마디로 줄이면 ‘여기서는 못 살겠어서.’(10쪽)

 

장강명의 소설 『한국이 싫어서』의 ‘나’ 계나는 한국을 떠나 호주로 갔다. 유학이나 여행이 아닌 살기 위해. 한국이 싫다는 생각을 하고 한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실행에 옮기진 않은 건 그래도 말이 통하는 내 나라에서 사는 것이 좋다는 생각을 해서가 아니다. 용기 부족도 한 이유이지만 작은아버지네 가족의 영향이 크다. 할머니의 임종을 앞두고 잠시 한국에 들어오신 작은아버지의 추레한 형색은 고단한 삶을 살고 있음을 방증했다. 작은아버지와 아버지 형제들의 대화 속에서 떠난 걸 후회한다는 얘기가 들렸다. 작은아버지를 보면서 어느 곳에 살든 불행은 비집고 들어온다고, 그러니 어디서 살든 다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을 했었다.

 

내가 한국에 남아 있었더라면 그런 거대한 톱니바퀴에 저항할 수 있었을까. 아니었을 거야, 아마...... (28쪽)

 

계나는 시드니 도착 다음 날 차에 치여 죽을 뻔했고 재기 불능 직전 상태에 이르기도 했다. “계나, 너는 그런 거대한 톱니바퀴에 저항할 수 있었을 거야.”하고 말하려고 보니 편혜영의 『선의 법칙』의 ‘그들’이 떠오르는 게 아닌가. 거대한 톱니바퀴에 낀 채 달렸던, 그리고 달리고 있는 그들, 톱니바퀴에서 벗어났어도 벗어났다고 확신할 수 없는 그들 말이다.

 

재기 불능 직전 상태에 이르렀다가도 다시 재기할 수 있었던 것은 그곳이 한국이 아닌 호주이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슬며시 올라왔다. 소설 속 글을 인용하자면 빌딩(Building)이나 안테나(Antenna), 교각(span), 절벽(Earth)에서 낙하산을 메고 뛰어내리는 걸 베이스(BASE) 점프라고 한다고 한다. 비행기에서 떨어지는 것보다 낮은 데서 떨어지는 것이 위험한 건 추락하는 시간이 짧아 몸을 추스르고 자세를 잡을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높이 올라갈 기회는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이 땅의 보통 사람들은 지상에 나를 구해줄 사람이 있다고 자기 암시를 걸고 떨어질 수밖에 없다. 지상에 나를 구해줄 사람은 없다. 그대로 추락이다.

 

내가 아는 건 ‘무엇을’이 아니라 ‘어떻게’ 쪽이야.(152쪽)

 

『한국이 싫어서』는 민음사의 ‘오늘의 젊은 작가’ 시리즈 7번째 책이다. 읽기 부담스럽지 않은 두께이고 겉모양새가 책장에 꽂아 진열하기 딱 좋다. 행복한 삶을 원하면서 점점 더 불행하게 사는 청춘을 포함한 우리들의 모습이 담긴 소설이었다. 불편한 진실이 낱낱이 까발려지는, 그 속에서 청춘들의 통쾌한 한 방이 있는 소설을 바랐는데 그건 아니었다. 나이를 먹을수록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일이 두렵다. 실패의 경험은 도전을 가로막았다. 행복해지기 위해 길을 나선 계나의 용기가 부러웠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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