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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철학의 풍경들
진동선 글.사진 / 문예중앙 / 201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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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질문이 끊이질 않는다. 아이들에겐 세상의 모든 것들이 새롭다. 세상 속에 존재하면서 처음 만나는 것이기 때문이다. 어른이 되면 삶에 대한 질문들은 줄지 알았다. 그래서 정해진 답만 향해 걸어가면 되는 줄 알았다. 어른이 되고 보니 삶에 정답은 없었다. 정답은 오답이 되고 오답은 정답이 되었다. 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으면 알게 된 진실은 삶이란 묻고 깨닫고 다시 묻고 깨닫는 반복의 시간이라는 것이다. 철학은 묻고 깨닫고 다시 묻는 학문이다. 그러니까 삶은 끝없이 철학하는 시간인 것이다.

 

철학과 사진, 언뜻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세상 속에 존재하면서 눈과 마음으로 세상을 본다는 공통점이 있다. 『사진철학의 풍경들』은 인식의 풍경, 사유의 풍경, 표현의 풍경, 감상의 풍경, 마음의 풍경의 다섯 가지 철학의 풍경들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는 칸트의 “감성이 없다면 아무런 대상도 주어지지 않을 테고, 지성이 없다면 아무런 대상도 사고되지 않는다.” 라는 말을 빌러 사진이 철학에 필요한 이유를 적고 있다. 사진은 ‘있는 그대로를 묘사하는 것’이자 ‘볼 수 없는 것을 상상하는 것’으로 논리적 이성과 감각적 감성이 모두 요구된다는 것이다.

 

길을 걷다 어떤 풍경이 눈에 들어오면 사진가는 그 풍경을 카메라에 담는다. 그 풍경이 더 없이 아름다워 두고두고 기억하기 위해 카메라에 담기도 하지만 오래전 나의 어느 하루와 맞물려 돌아가면서 의도적으로(혹은 자신도 모르게) 셔터를 누르기도 한다.

 

길을 걷다 어떤 사진이 눈에 들어오면 여행자는 그 사진을 마음에 담는다. 사진 속에 담긴 풍경이 더 없이 아름다워 두고두고 기억하기 위해 마음에 담기도 하지만 오래전 나의 어느 하루와 맞물려 돌아가면서 나도 모르게 눈이 멎고 걸음이 멎기도 한다.

 

그 풍경은 내가 그냥 지나쳤던 풍경일 수도 있지만 사진을 통해 만나는 풍경은 미처 내가 보지 못한 세상을 보여준다. 나는 사진을 통해 사진에 담긴 스토리를 상상하기도 한다. 나는 사진 속을 채우기도 비우기도 한다. 저자는 “작은 것을 볼 줄 알고 미미한 존재감을 헤아리는 것이 철학함이고 사진함”이라고 했다. 미처 보지 못한 것을 보고 미처 하지 못했던 생각을 하는 것, 사진의 힘이자 철학의 힘일 것이다.

 

하이데거는 고흐의 그림 〈구두 한 켤레〉를 통해 예술작품에서도 진리가 드러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한다. 저자는 이 지점에서 예술과 철학이 만난다고 하며 사진도 그러하다고 했다. 대상을 파악하고 존재를 탐색하고 존재와 시간을 헤아리는 과정을 통해 진리에 다가설 수 있다는 것이다. 카메라의 사양은 천차만별이고 사양에 따라 다른 결과물을 얻지만 셔터만 누를 줄 알면 누구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나는 사진을 찍을 수 있지만 찍힘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또한 타인이 찍은, 타인이 찍힌 사진의 감상자가 될 수도 있다.

 

사진은 침묵의 표현매체이다. 그러나 말을 못한다는 것이지 말이 없는, 말을 담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드러나지 않을 뿐 새기지 못한 것은 아니며, 읽지 못한 것이지 내포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299쪽)

 

사진은 소리 내지 않지만 한 장의 사진이 주는 울림은 상당하다. 목소리가 중요한 것은 사진을 통해 사유하는 것이다. 삶의 질문들을 던져보고 성찰하는 것이다. 사진은 현재의 나와 우리의 모습이다.

 

책에 실린 사진들과 글들이 마음에 든다. 사진을 봄으로 인해 내 사유의 폭이 넓어질 수 있다면 기꺼이 시간을 할애하고 싶다. 어려운 철학이 가깝게 느껴진 책이기도 하다. 급하게 읽었으나 천천히 다시 읽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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