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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명의 화가 - 2page로 보는 畵家 이야기 디자인 그림책 3
하야사카 유코 지음, 염혜은 옮김 / 디자인하우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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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왜 ‘101’이란 숫자에 집착할까? ‘~하는 101가지’라는 책 제목이 많은 걸 보면 출판사들 역시 ‘101’이란 숫자를 선호하는 것 같다. 요리의 완성은 장식이라고 했던가. 완벽에 완벽을 기한다는 뜻으로 숫자 ‘100’에 ‘+1’이 가해진 ‘101’에 집착하는 것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이번에 읽은 책은 ‘2page로 보는 畵家 이야기’라는 부제가 딸린 『101명의 화가』이다. 한 화가마다 2page를 할애해 화가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화가들의 주요 생애와 인간관계, 대표 작품, 연표 등이 실려 있다. 목차는 화가들의 이름을 기준으로 가나다순이다. 손님이 아름다운 여성이면 들어오도록 하고 남성이면 시간낭비라며 돌아가도록 안내하라고 하인에게 지시했다는 게인즈 버러를 시작으로 주문자의 의향을 무시하고 그림을 그려놓곤 그림 값을 지불하지 않자 초상화의 머리 부분을 없앤 괴짜 휘슬러까지 101명의 화가들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화가들 중엔 처음부터 오직 화가가 꿈이었던 사람도 있었지만 다른 직업을 하다가 화가가 되거나 화가와 다른 직업을 병행했던 화가도 있었다. 화가가 되기 전 고갱의 직업은 주식 중개인이었다고 한다. 루소는 세관사와, 프라 안젤리코는 수도사와 화가를 병행했다. 법률과 경제학을 전공했던 칸딘스키는 법학부 강사를 지낸 학자였고 낙천적 성격의 프라고나르는 10대 시절 법률사무소에서 일했다. 그들의 이야기는 꿈이 있다면 지금 현재에 무엇이냐는 중요치 않음을 알려 주었다.

 

‘화가’하면 ‘파란만장’한 생애가 떠오른다. 가난과 병, 별난 성격(혹은 자기중심적 사고)는 그들의 생애를 파란만장하게 만들었다. 고야는 46세 되던 해 중병을 앓은 후 청력을 잃었고 고흐는 발작이 두려워 스스로 정신병원에 입원했다. 고흐는 어느 날 교회 뒤에 있는 묘지에서 작은 무덤을 발견했는데 그곳에 자신의 이름이 있었다고 한다. 진실은 고흐가 태어나기 바로 1년 전 형이 죽었고 부모들은 그에게 형의 이름을 준 것이다. 부모들이 그에게 다른 이름을 주었더라면 어땠을까. 고흐가 조금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랬다면 우린 그의 작품들을 만나지 못했을지도 모르지만.

 

아내를 사랑했던 보나르는 붓을 잡지 못할 때에도 아내 그림을 그렸다고 한다. 화가들의 사랑하면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는 요란한 사랑이라고 생각했는데 보나르나 컨스터블처럼 한 여자만을 위한 사랑 혹은 좋아하는 여자에게 말 한마디 못하고 독신으로 산 샤반의 사랑도 있었다. 우리에게 사랑의 정답이 없듯 화가들에게도 사랑의 정답은 없었던 것 같다.

 

클림트는 아침에 항상 근육 트레이닝과 조깅을 했고 미로는 건강한 육체가 건강한 작품을 만든다는 사고를 갖고 있었다. 어머니와 누나의 죽음으로 죽음의 공포에 떤 어린 시절을 보냈던 뭉크는 “난 나의 병을 버릴 생각은 없다. 나의 예술은 병 때문에 가능한 거니까.”라고 말했다고 한다. 르느아르는 류머티즘으로 손발이 마비되어 휠체어를 탄 상태에서도 손에 끈으로 묶어 붓을 잡았고, 미켈란젤로는 식사 시간과 옷 입는 시간도 아까워 작업복을 입고 잠들었고 97세에 생을 마감한 샤갈은 생의 최후의 날까지 아틀리에에서 일을 계속했다고 한다. 일본화가 후지타는 술을 못 마시면서도 맨 정신으로 분위기를 띄었고 팔에 손목시계를 차서 아무리 흥겹고 논 다음에도 그림을 그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의 그러한 노력이 있었기에 우린 그들의 작품을 만날 수 있는 것이리라.

 

어떤 그림에 시선이 꽂히면 그림을 그린 화가에 대해서 알고 싶어지기 마련이다. 이제 겨우 한두 작품을 만난 경우에 화가의 전 생애를 다룬 책은 부담스럽다. 매번 옆에 두고 볼 수 있는 두께에, 화가들을 만날 때마다 사전처럼 펴볼 수 있는 책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101명의 화가』는 ‘만화로 만나는 화가 인명사전’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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