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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시사인 만화 - 신세기 시사 전설 굽시니스트의 본격 시사인 만화 1
굽시니스트 지음 / 시사IN북 / 2011년 3월
평점 :
품절


오늘의 나는 2012년 5월을 살고 있다. 오늘은 계절상으론 봄이지만 초여름의 날씨처럼 더운 하루였다. 바쁜 오늘을 살다보면 어제의 일들은 지워진다(의도적으로 지우기도 한다).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어제가 아니라 오늘이며, 내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은 어제의 내일, 과거의 미래였다.(내일에 대한 불안으로 ‘현재의 삶에 충실하자, 오늘을 즐기자’ 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본격 시사인 만화』는 저자인 굽시니스트가 시사 주간지 《시사IN》에 연재했던 〈본격 시사인 만화〉를 단행본으로 출간한 만화책으로 2009년에서 2011년에 일어났던 정치·사회적 사건들을 만화로 재구성한 책이다. 고백하자면 표지만으로 읽고 싶지 않았다. 시간이 흘러도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사건들과 변하지 않는 가치관을 지닌(혹은 가치관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수시로 변하는) ‘그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절망감을 느꼈고 이 나라를 뜨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다. 
 

 

저자는 프롤로그에서 點, 線, 面, 空, 時, 界의 여섯 차원의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 이야기는 나와 너를 포함한 우리가 사는 시공간에서 벌어지는, 우리의 삶과 연결되어 있어 내 마음에 들지 않아도 무심할 수 없는 사건들이다. 현재에서 과거를 돌아보면 늘 많은 일들이 떠오른다. 2011년 오늘, 지난 2~3년을 돌아보면 개인적인 사건들을 제외하고도 많은 일들이 스쳐간다. 두 대통령의 서거, 용산 참사, 아프칸 파병, 천안함 사건, 연평도 포격 그리고 크고 작은 정치적 사건들. 이 책은 사실의 기록을 통해, 저자의 날카로운 시선을 통해 기억을 환기시킨다. 정치인들의 모습을 만화와 영화 속 캐릭터와 매치하고 영화와 드라마 속 장면들로 패러디했는데 절묘함에 킥킥 웃음이 났다.「머나먼 세종시」편은 ‘마법의 성’의 가사를 활용했는데 내용과 가사가 어찌나 잘 어울리던지. 한편으론 이토록 아름다운 노래를 이렇게 사용해야하는 현실에 씁쓸했다.

                                             

 

이 책에 실린 이야기의 대부분 기억하고 싶은 것보다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이 많다. 어떤 이야기는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프고 슬펐다. 안타깝게도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일수록 현재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정치가 무엇인지 모르는, 정치인이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모르는 ‘그들’은 자리만 바뀌었을 뿐 여전히 정치를 가장한 코미디를 벌이고 있다. 이 책은 정치에 무심해도, 정치인을 더 이상 믿지 않는다고 해도, 우리 현실에 희망이 없다는 비관적 사고를 갖고 있어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말, 말, 말은 쏟아지지만 정작 진짜 말을 하기 어려운 시대이다. 만화라는 특성상, 주간지에 연재되었던 까닭에 깊이 있는 이야기가 되지 못한 한계는 있지만, 나와 생각이 다른 부분도 있지만 저자의 솔직한 글과 그림은 유쾌하고 통쾌했다.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관계로 갑갑증은 그대로 일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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