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월에는 여기에 소개하고 싶은 세 권의 책을 읽어보고 싶은 열망이 있다. 우선은 첫 번째로 '중세의 가을'로 유명하신 작가 요한 하위징아의 작품들을 저명한 네덜란드 학자인 빌렘 오터스페어가 분석한 책 '요한 하위징아'를 읽어보고 싶다. 얼마 전에 요한 하위징아의 '중세의 가을'을 읽고는 그의 박식함과 중세에 대한 애정에 감명을 받았기에 작가에게도 큰 관심이 생긴다. 두 번째 책은 오래전부터 무지 좋아하는 작가이지만 약간 두려워서 많은 작품을 읽지 못했던 대작가의 소설이다. 예전에 그의 소설 '에밀리를 위한 장미'를 읽고는 큰 충격과 감동을 받았었던 기억이 생생하다. 미처 읽어보지 못한 분들에게 강추하고 싶다. 개인 차는 있겠지만 작가 윌리엄 포크너의 글은 나에겐 항상 감동이상이다. 그렇기에 이번에 출간되는 예약 판매를 신청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마지막 세 번째 책은 세계적인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가 자신의 스물여섯번째 장편소설 '사고'이다. 전작 '누가 후계자를 죽였는가'에서 1980년대의 알바니아 수도 티라너를 무대로 한 이 소설은 알바니아 근대사에서 여전히 미스터리로 남아 있는 한 자살 사건을 모티브로 한 소설에서는 억눌린 공포를 보여주었다면, 이번에는 '사랑'을 이야기한다고 하니, 너무 궁금하다. 이렇게 세 권을 중심으로 열심히 읽다보면 새해 첫 달은 금방 지나가지 않을까 싶다.
<'요하 하위징아'는 하위징아의 모든 작품을 예리하게 논평한 이 책에서 오터스페어는 하위징아의 주된 철학적 관점에 입각하여 분석에 임한다. 하위징아의 철학은 대조와 조화, 기억과 욕망, 특수와 보편의 양극단을 적절히 조화시켜 통합하는 것이었다. 이 때문에 오터스페어는 이 책을 읽기와 쓰기, 정열과 초연, 방법과 신비주의 등의 대조적 챕터를 설정하여 이 위대한 역사가를 탐구하고 있다.
'중세의 가을'은 하위징아는 이 책에서 전성기를 지나 노쇠해지고 새로운 시대를 준비하는 단계인 14, 15세기를 '가을'이라고 규정했다. 전성기를 지나 쇠락해가는 시대라는 의미와 르네상스를 거쳐 '근대로 나아가는 시대'라는 의미로 '가을'인 것이다. 중세는 '대조'의 시대다. 빈자와 부자, 도시와 시골, 빛과 어둠과 같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것들이 공존했고, 중세는 그 두 극단을 오가면서 역사를 만들어갔다.
'호모 루덴스'는 생로병사와 관련된 모든 삶의 통과 의례였던 고대인들의 제의는 음악과 춤과 놀이로 이루어졌는데, 인간의 몸과 영혼을 동원해서 사물을 표현하려는 자연스러운 욕구에서 발생한 놀이는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창조의 원동력이 된다고 진단한다. - 알라딘 책 소개 중->
<'소리와 분노'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 103권. 미국 남부의 명문가 콤슨 가의 20여 년에 걸친 정신적.계급적 몰락을 통해, 남북전쟁 이후 서서히 와해되어간 남부의 사회상을 그려낸 이 소설은, 실험적인 서술기법, 강렬한 시각적 언어로 20세기 현대문학의 지형을 뒤바꾼 윌리엄 포크너 최고의 걸작이다.
'내가 죽어 누워 있을 때'는 고향인 미시시피의 자연과 미국 남부의 뿌리깊은 지방색을 담은 포크너의 문학세계를 잘 보여주는 작품. 15명의 등장 인물의 내면 독백 형식으로 쓰여졌으며, 각 장마다 다양한 서술 기법이 동원된다. 단조로워 보이는 인물의 이면을 파고드는 의식의 흐름 기법,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놓는 고도의 상징 등. 도덕과 관습의 굴레에 얽매인 사람들의 묘사를 통해, 위선적 행위에 대한 비판과 실존적 문제의식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은 작가 이문열이 각각의 작품들마다 짤막한 해설과 단상을 붙였으며, 장경렬, 진형준, 강자모 교수 등이 번역을 맡았다. 체홉, 에드거 앨런 포우, 모파상 등 널리 알려진 작가들의 단편에서부터 스티븐 빈센트 베네, 마리틴 A. 넥쇠, 에이메 등 낯선 작가들의 독특한 작품들까지, 다양한 중단편 소설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미국 남부 문학의 독특한 감상성과 향수를 정제된 문장 안에 담아온 여성작가 카슨 매컬러스. 문학의 오랜 화두인 사랑의 본질을 탐색하는 중편소설로, 절제된 문장과 뛰어난 구성의 백미로 손꼽히는 작품이다. - 알라딘 책 소개 중->
윌리엄 포크너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알려진 남부 문학의 대표적인 여성작가 카슨 매컬러스의 '슬픈 카페의 노래'도 소개하고 싶다. 윌리엄 포크너의 작품과 함께 읽어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사고'는 공항으로 향하던 택시 한 대가 갑작스럽게 도로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한다. 뒷좌석에 탑승했던 한 쌍의 알바니아인 남녀가 사망하고, 택시 기사는 혼수상태에 빠진다. 사고 경위에 대해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가까스로 의식을 되찾은 운전기사는 단지 백미러에 비친 광경에 주의를 잃었던 것 같다는 진술을 할 뿐이다.
운전기사의 눈을 멀게 할 만큼 충격적인, 두 연인을 죽음으로 이끈 백미러 속 진실은 과연 무엇이었을까. 사건의 비밀을 풀기 위해 수사에 나선 정체 모를 조사원이 사고의 잔해처럼 흐트러진 진실의 퍼즐을 맞추며 미궁에 빠진 사건과 두 남녀의 관계에 관한 치밀한 조서를 작성해나간다.
'누가 후계자를 죽였는가' 소설은 하나의 살인사건과 연루된 주요 등장인물들이 기억의 편집과 왜곡 속에서 각자 자신의 입장과 태도를 고백하게 하는 서술방식을 취한다. 우스꽝스러운 촌극이 주는 우울한 웃음. 억압과 공포로 일그러진 인간 희비극을 따듯하게 보듬어 안는 작가 이스마일 카다레의 시선을 작품 곳곳에서 느낄 수 있다.
'죽은 군대의 장군'은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20여 년 후, 알바니아에 묻힌 자국 군인들의 유해를 찾아 나선 어느 외국인 장군의 시선을 통해 전쟁의 추악함과 부조리성을 폭로하는 이 소설은 알바니아에서 발표된 직후 불가리아, 프랑스, 이탈리아 등 여러 나라에서 번역 출간되며 카다레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주었고, 1999년 프랑스의 르몽드 지가 뽑은 '20세기 100대 소설'에 선정되기도 했다. - 알라딘 책 소개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