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을 위하여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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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을 위하여'는 도쿄의 한 초고층 호화맨션에서 대기업 간부인 노구치와 그의 아내 나오코가 살해된 살인 사건을 10년 후에 당시 현장에 있었던 네 명 중 한 명인 스키시타 노조미의 고백을 통해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는 형식을 취하며 이야기를 풀어낸다. 각자 자신이 그 현장에 있게 된 사연을 들려주며 그들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그 날의 비극적인 사건의 현장에 있게 되었고 그들 스스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행동했다고 믿었던 그날의 진실을 위해서.......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행동한다. 그 행동이, 말이 왜곡되어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지 못하고 허공에 맴돌지라도 혹은 전혀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살아갈 수 있으니까. 10년 전 살인사건 현장에 있던 네 명의 그들처럼.

 

작가의 대표작 '고백'을 읽지 못한 채, 이 책을 접해서인지 나름 흥미롭게 읽었다. 읽는 동안 스키시타 노조미를 비롯한 주 인물들의 심리를 따라가며 그들이 안고 가야 하는 상처와 고통에 대해서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을 통해 작가의 역량을 엿볼 수 있었고 그래서인지 대표작 '고백'이 더 기대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드문드문 계속해서 생각해본다. 그들이 추구했던 궁극의 사랑을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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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1
조엘 디케르 지음, 윤진 옮김 / 문학동네 / 201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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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어 이틀 만에 900페이지 분량의 책을 단숨에 읽고나서 느낀 감정은 그야말로 복잡미묘했다. 그들이 간직한 사랑과 삶에 대해 몰두하며 책을 읽으면서 낼 수 있는 모든, 온갖 감탄사를 내뱉었었다. '아, 정말 사랑인거야?'. '세상에, 정말이야?', '이럴 수가' 등등. 오랜만에 소설을 읽는 짜릿한 즐거움을 다시금 맛볼 수 있어서 읽는 동안에도 읽고나서도 대단한 후폭풍을 느끼고 있는 중이다. 2권 마지막 에필로그에서 해리가 마커스에게 전하는 좋은 책을 읽은 독자의 감정을 충분히 만끽하면서.......

 

'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은 존경하고 사랑하는 스승 해리 쿼버트의 정원에서 33년 전에 실종된 열 다섯 살 소녀 놀라의 시체와 해리를 대작가로 만든 그의 위대한 소설 '악의 기원' 타자본이 발견되면서 순식간에 위대한 작가에서 살인자로 낙인 찍힌 스승을 위해 발벗고 나선 제자 소설가 마커스 골드먼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첫 번째 소설의 지나친 성공으로 두 번째 소설에 대한 압박감에 시달리며 스승 해리를 다시 찾은 마커스는 해리와 지내면서 그에게 배운 삶에 대한 자세와 소설가로서 갖춰야 하는 자질들은 배웠던 시간들은 되새기게 된다. 그러면서 우연히 발견한 몇 장의 사진과 편지애서 미처 알지 못했던, 알려고 하지 않았던 위대한 소설가 이전의 인간, 남자 해리에 대해서 생각하게 되고 해리의 삶 속으로 급속도로 휘말리게 되고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 중심 속에 서게 된다.

 

1권을 읽기 시작하면서는 소제목 '열다섯 살짜리 아이와 사랑에 빠지는 게 가능할까? 와 '그래서 도대체 범인이 누구라는 거야?'에 몰두하면서 읽었다면 어느 순간, 2권을 읽기 시작하면서부터는 더 이상 범인 찾기에 집착을 하지 않게 되었다. 해리, 놀라, 마커스 그리고 루터의 삶에, 사랑에 대해 생각하며 읽게 되고 특히 놀라의 사랑에 압도되면서 '도대체 놀라야, 해리에 대한 너의 사랑은 어디까지인거니? 얼마나 더 퍼내야겠니? 아픈 정신과 마음을 갖고 끝까지 놓지 않았던 너의 사랑을 어떻게.......'라고 연신 중얼대면서 읽게 되었다. 끝까지 스승 해리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놓지 않고 사건의 진실을 추적했던 마커스에게도 애정을 갖게 된다. 결코 알고 싶지 않았던 하지만 '진실'인 사실에 대해서도 담담히 받아들이며 자신이 진짜 존경하고 사랑했던 인생의 스승은 위대한 소설가로 알려진 해리 쿼버트가 아닌 인간 해리였음을 받아들이고 표현하는 마커스 역시 멋지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렇듯 'HQ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에는 생동감있는 캐릭터들의 향연이라고 할만큼 친근한 그래서 조금은 서글퍼지는 다양한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과 삶이, 작은 마을 오로라를 통해서 재현되고 있다. 나와 닮은 생각과 마음으로 '해리 쿼버트 사건의 진실'을 바라봤던 마을 사람들의 감정 속에서.

 

더불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된 작가와 출판사와의 관계, 유령 작가들의 존재와 위대한 소설을 쓰고자 하는 작가들의 갈망과 너무나 무심하게 다음 작품이 예전 작품만큼 뛰어나지 않으면 가차없이 '별로야'를 내뱉는 잔인한 한 명의 독자로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반성까지는 아니지만 마구 찔리는 독자의 마음으로 말이다. 아무튼 모처럼 즐겁고 행복했던 소설읽기의 시간이었다. 이 작가 꼭 기억했다가 다음 작품도 읽어야지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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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을 찾아라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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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증오에 가까운 감정을 느낄만큼 미운 사람이 생길수도 있고 그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렸으면 하고 느낄 때도 있다. 그렇다고 그 미운 마음을 다 표현하지도, 하물며 상대방을 죽이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 네 사람을 실천하려 한다. 교환 살인을......

 

생면부지의 네 사람은 우연히 만나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다가 살인을 계획하게 되고 트럼프 카드를 이용하여 각자 죽이고 싶은 사람을 이야기하고 서로가 의심받지 않도록 순서를 정한 후 실천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교환 살인은 생각했던 것 만큼 순조롭지 않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들로 인해 점차, 점차 꼬여만 간다. 여기에 경찰과 노리즈키 린타로는 범인들과의 두뇌싸움을 시작하게 되고 퍼즐의 조각을 맞추듯이 하나, 둘 상황을 맞춰가며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게 된다.

 

'킹을 찾아라'는 작가  노리즈키 린타로의 소설로 세 번째 읽게 되는 소설이다. 맨 처음 읽었던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와 작년쯤인가에 읽었던 '요리코를 위해'를 읽었는데, 이번 소설까지 매번 조금씩 다른 느낌을 주고 있어 지금보다는 다음 번 소설이 더 기대가 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살짝 뒷부분 결말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다음 번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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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살인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시릴 헤어 지음, 이경아 옮김 / 엘릭시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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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살인'은 고전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요소가 다 들어 있는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몰락한 귀족 가문의 오래된 저택인 폐쇄된 공간에 모인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어색하고 서먹한 관계인 그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지만 그들은 너무 다른 성향으로 인해 어색하고 서먹한 관계가 이어지고 밖은 쉼없이 내리는 눈으로 전화선이 끊어진 채 폐쇄된 공간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살인 사건은 시작되고 모두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들에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를 이방인 역사학자 보트윙크 박사가 연구를 위해 저택에 거주하고 있었고 그는 이 사건을 영국인의 시각이 아닌 이방인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조사하게 되고 저택에 모인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그들 간의 관계와 너무나 영국인다운 영국식의 살인사건이 일어났음을 깨닫고 사건 해결에 힘쓰게 된다.

 

'영국식 살인'은 단조로운 구성과 예상 가능 것 같은 구성원들의 이야기가 폐쇄된 대저택에서 일어나는 그야말로 심플한 고전 추리소설이어서 다소 지루하고 진부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게 또 그렇지 않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고전 추리소설에서,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에서 익히 많이 보아온 스토리 라인이기 때문인데 그 점을 작가 시릴 헤어는 담백하게, 세련되고 영국식답게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다. 이방인 역사학자 보트윙크 박사를 통해서, 이방인인 독자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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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그래닛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8
스튜어트 맥브라이드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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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르소설을 좋아한다. 특히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해서 어느 정도의 잔인한 사건, 장면들을 추리해나가는 즐거움으로 참는 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못 참겠는 사건을 다룬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중 가장 보기가, 읽기가  힘든 사건을 다룬 것은 영아, 아동을 다룬 사건들이다. 그래서 '콜드 그래닛' 책 소개부분만 읽고는 도저히 읽기가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형사 로건 맥레이 시리즈 1편은 그러한 기우를 마끔히 사라져 버리게 하는 아주 마음에 드는 시리즈의 시작이 되었다. 선정적이고 잔혹할 수 있는 장면들을 과시하듯이 사용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세련되고 부드럽게 표현하고 있어 잔인한 사건을 다루고 있음에도 형사 로건과 그 주변의 다양하고 개성적인 인물들로 어우려져 미스터리 소설을 읽고도 마음이 차갑지만은 않았다. 로건과 동료들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때문에.......

 

'콜드 그래닛'은 스코틀랜드의 화강암 도시 애버딘을 배경으로 하염없이 내리는 비와 함께 형사 로건 맥레이를 중심으로 주변인물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잔혹하고 잔인한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이다. 그야말로 말 그대로 로건 형사가 다른 동료들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는 점이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소설이기도 하다. 기존의 단 한 명의 외로운 투사와 같은 주인공이 모든 사건을 파악하고 추리하고 해결하고 멋지게 등장해서 멋지게 퇴장하는 형사 소설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결코 그치지 않을 것만 같은 차가운 비와 함께 시작되는 소설은 몇 달 전 실종된 아이의 시신이 발견되고 끔찍하게도 성범죄의 상처가 남아 있음이 밝혀지면서 길고 긴 사건의 사건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주인공 로건은 1년 전 열다섯 명의 여성을 잔혹하게 강간, 살해한 극악한 범인을 붙잡으면서 큰 상처를 입고 병가로 쉬다가 미처 다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잔인한 유아 살인사건에 투입이 되고 어떻게 하면 이 사건이 주는 부담감과 책임감에서 벗어나 쉴 수 있었으면 하는 평범한 형사이고 이별의 껄끄럼이 남아 있는 여 검시관과의 어색한 관계가 매번 불편해서 주춤해한다. 그 와중에 입이 걸걸한 부하 여형사에게 호감을 갖고 접근 중인 극히 평범하고 실제 주위에 있을 것만 같은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범해보이는 그가 느끼는 사건의 강도의 따라 같이 반응하고 고민하고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며 부당함에 분노하는 마음과 시선으로 사건 전체를 볼 수 있게 된다. 그러한 점들이 '콜드 그래닛'을 애정하게 만든다. 물론 강렬함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로건 형사와 그의 동료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읽는 내내 즐거웠고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는 마음이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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