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각맞추기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홍지로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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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 맥베인의 87분서 형사 시리즈의 장점은 뛰어난 한 명의 형사가 사건을 멋지게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야말로 87분서 형사들이 한 팀이 되어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는 점이다. 이번에도 그 점을 흑인 형사 브라운의 활약으로 보여주고 있다. 발표당시의 백인이 중심인 미국 사회가 흑인을 바라보았던 좁은 시각이 엿보이기는 하지만 그 점이 중요하지는 않다. 오히려 그 편협한 시각에 평온하리만큼 유머스럽게 대하는 브라운 형사가 돋보인다.

 

브라운 형사와 카렐라 형사는 아파트에 침입해서 주인과 격투 끝에 두 사람 모두 죽은 살인 사건을 맡게 된다. 두 사람간의 연결점이 보이지 않아 고심을 하던 두 형사는  죽은 남자 중 한 명이 죽으면서까지 쥐고 있던 찢어진 사진 한 조각에 주목하게 되고 보험조사원 어빙 크러치가 또 다른 사진 조각을 가지고 오면서 사건은 급진전하게 된다. 하지만 브라운과 카렐라 형사는 자신을 3인칭으로 칭하는 어빙 크러치가 개운치가 않고 평범한 살인사건으로 생각했던 살인사건 이면이 복잡다단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진 조각이 매우 중요한 증거물임을 깨닫게 된다.

'조각 맞추기'는 세 번째 읽게 된 시리즈였고 앞서 읽었던 시리즈와 연결되면서도 묘하게 부드러운 느낌을 받는 시리즈이기도 하다. 브라운 형사의 인간미가 자연스럽게 드러난다고나 할까. 그래서 날카롭지는 않지만 여유가 느껴진다.

앞으로도 87분서 형사시리즈를 계속해서 읽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점점 더 커지는 시리즈의 한 편이고 아직 출간되지 않은 많은 이야기들이 기대하게 되는 소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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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 씨, 홀로 죽다 매그레 시리즈 2
조르주 심농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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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레 씨, 홀로 죽다'를 읽다보면 처절하리만큼 외롭고 힘든 삶을 살았던 한 남자를 만나게 된다. 모든 게 명확하지 않았던 삶을 살았던 남자, 가족들에게 인정받지 못하고 항상 주눅들고 한 달에 출장을 3주나 다니며 은식기 따위를 팔러 다녔던 방문 판매 사원이었던 에밀 갈레, 결국 그는 파리 교외의 한 허름한 호텔에서 총과 칼에 맞은 채 시체로 발견된다. 사건을 맡게 된 파리 경찰청 수사대 매그레 반장은 수사를 진행해 갈수록 에밀 갈레의 실체가 그의 과거 주변사람들에게 들은 인상착의가 묘하게 어긋나고 있음을 발견하게 되고 매그레 반장의 수사는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두 가지 수법으로 자행된 갈레 씨의 살해 현장은 마치 어긋나버린 그의 삶처럼 두 동강이 나 버렸고 매그레 반장 외에는 그를 진심으로 이해하려고 했던 사람들조차 없는 삶을 살았던 불행하고 졸렬했던 그의 죽음을 외롭게 바라보게 된다. 결코 벗어나지 못할 것만 삶에서 벗어나고자 선택했던 결정이 그의 나머지 삶을 치졸하게 만들었던 불행했던 갈레 씨를.......

 

'갈레 씨, 홀로 죽다'는 매그레 반장의 원맨쇼적인 특징을 극대화시킨 소설이다. 거구의 투박한 매그레 반장이 겉 외양과는 달리 사람에 대한 속 깊은 정을 느낄 수 있고 설사 수사 과정에서 인간에 대한 환멸이 극에 달해도 인간에 대한 예의를 희망을 놓지 않는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갈레 씨, 홀로 죽다'에서 그의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인다. 가장 불행한 삶을 살았던 갈레 씨와 대비되어서 말이다. 서글프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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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만 분의 1의 우연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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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게 된 작가 마쓰모토 세이초의 소설 '10만 분의 1의 우연'은 기존 작가의 소설들과 다소 다르게 느껴지면서도 작가만이 지닌 독특한 시각과 폭 넓은 관심과 사건을 둘러싼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를 치밀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점에서는 새삼 놀라게 된다. 출간된지 30여 년 전 작품이라고 생각되지 않을 만큼 촘촘하게 사건을 풀어내고 있고 소름돋을 만큼 주인공은 복잡함 감정을 숨긴 채 사건을 냉정하게 이끌어간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소설은 한밤중에 일어난 도메이 고속도로에서 일어난 연쇄 6중 추돌사고를 다루고 있다. 첫 번째 고속으로 달리던 트럭이 전복되면서 뒤따르던 차량들이 연달아 추돌사고를 일으키면서 대형 참사가 일어나게 된다. 6명의 사망자가 나오고 부상자가 속출한 사건은 불행한 차량 사고로 기억되고 지나칠 수 있었지만 때마침 그곳을 지나던 아마추어 사진작가 야마가 교스케의 의해 이 현장을 생생하게 카메라에 담고 생동감 넘치는 추돌 차량에서 불길이 치솟고 사망자가 속출하는 사진을 신문사의 사진 공모전에 발표하게 되고 연간 최고상을 수상한다. 이 사진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큰 이슈를 몰고 오게 되면서 사진에 대한 거부감을 표현하는 독자들이 속출하기 시작한다. 그 이유는 긴박한 차량 추돌사고 현장에서 사람들을 구하지는 않고 카메라 셔터를 눌러다는 점이 문제가 되었다. 이에 신문사에서는 공모전 수상작을 뽑았던 심사위원장은 반박기사를 내고. 실제 사고 사건은 첫 번째 트럭 차량 운전자가 무슨 이유로 급하게 핸들을 꺽었는지, 사고가 일어난 원인은 무엇인지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로 사건이 마무리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사진은 큰 불씨를 안은 채 흘러가게 된다. 그때 사고로 결혼을 한 달 앞둔 예비 신부를 잃은 약혼자는 심사평에서 나온 10만 분의 1의 우연이 만들어 낸 사진이라는 점에서 현장을 직접 가 본 후에 당선 소감 내용과 현장이 사뭇 다르다는 사실을 알아내게 되고 그의 외로운 수사는 시작된다.

 

소설은 우리에게 묻는다. 그런 긴박한 상황에서 과연 나는 사람들을 구할 것인가? 긴박한 사고 현장을 카메라에 담아 세상에 알려야 할까? 어디에서나 카메라가 넘쳐나고 나와 상관없는 일에도, 불행한 사건 사고에도 주저없이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상황이 되어버린 지금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무섭게 느껴지기도 하고 나 역시 카메라를 들이대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 한 편이 찌르르 아파온다. 공명심은 달콤한 유혹처럼 매순간 우리를 유혹할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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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미상, 미스터리 작가가 읽는 책 - 상 미쓰다 신조 작가 시리즈 2
미쓰다 신조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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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자미상, 미스터리 작가가 읽는 책'은 작가 미쓰다 신조의 작가 시리즈 중 한 편이고 추리와 환상을 결합한 좀 독특한 소설이다. 작가 본인이 주인공처럼 등장하는 것도 그렇고(미쓰다 신조) 우연히 구입하게 된 책을 통해서 괴기스런 독서 체험을 하게 되는 것 또한 흥미롭다. 출판사에 다니며 언젠가는 추리소설 작가가 될거라는 기대감을 갖고 있는 주인공 미쓰다 신조와 소설 속 모든 사건을 요목조목 파헤치며 탐정 역할을 하는 친구 아스카 신이치로를 통해 이상한 동인지 '미궁초자'를 한 편씩 읽으며 괴이스러운 일에 휩싸이고 그 사건을 풀어야만 형식을 갖고 있다. 미쓰다 신조와 아스카 신이치로는 '미궁초자'의 첫 번째 '안개 저택'을 읽은 후, 책 속에 등장하는 짙은 안개의 습격을 받게 되고 책 속의 이야기가 현실에서도 일어난다는 괴이한 사실에 직면하게 되면서 그들의 추리여행은 독서와 함께 시작된다.  일곱 편의 괴이하고 환상적인 이야기를 통해서 인간이 지닌 잔혹함과 이기적인 심성을 낱낱이 보여 주고 있다. 친구인 미쓰다 신조와 아스카 신이치로는 기묘한 이야기들을 풀어나가면서 서로를 강하게 의지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기도 하고 서로를 불신하게 되는 상황을 겪게 된다. 둘은 마지막 일곱 편째의 소설을 다 읽고 '미궁초자'의 숨겨진 이야기를 알게 되지만.......

 

'작자미상, 미스터리 작가가 읽는 책'은 작가 미쓰다 신조의 '작가 시리즈' 중 두 번째로 읽은 책이고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먼저 읽은 '기관, 호러작가가 사는 집'을 으스스하고 오싹하게 읽어서인지 덜 무서웠다고 말하면 좀 유치하려나. 그래도 미쓰다 신조가 짙은 안개에 휩싸여 골목골목을 헤맬 때와 끝날 것 같지 않은 추격적에서는 혼자 있는 방이 좁혀오는 것 같아 오싹했다. 아무튼 추리와 괴이한 이야기가 겹합된 소설을 찾는다면 미쓰다 신조의 '작가 시리즈'를 적극 추천해본다. 읽고 후회는 하지 않을테니.(안해야 한다고 우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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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폴리앵에 지다 매그레 시리즈 3
조르주 심농 지음, 최애리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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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메그레의 눈에 띤 그 남자의 행색은 초라하다못해 비참해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주머니에서 1천 프랑짜리 지폐를 무심하리만큼 대수롭지 않게 돈을 세더니 우체국으로 가서 회색 종이로 포장을 한 다음 보퉁이를 노끈으로 묶어서 그 위에 주소를 쓴다. 메그레가 슬쩍 훔쳐 본 그의 필체는 초라하고 남루한 행색과는 전혀 다른 배운 사람의 글씨로 쓰는 것이었다. 메그레는 점점 더 그의 정체가 수상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를 무작정 미행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저 호기심에 그와 똑같은 가방을 사고 슬쩍 바꿔치기를 한다. 하지만 그 행동은 겉잡을 수 없는 비극을 부르기 시작하고 숨기고 싶었던 그들의 과거가 낱낱히 파헤쳐지기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생폴리앵에 지다'는 메그레의 호기심의 시선으로 시작해서 한 남자의 인생을 들여다보게 되고 그의 친구들의 과거를 되돌아보게 한다. 젊은 시절 어설픈 낭만과 객기로 시작했던 과거의 한 사건으로 인해 무너져 내린 그들의 삶과 두려움은 극도의 공포심으로 다가오게 되는 이야기를 매그레의 예리한 시선에서 시작해서 매그레의 인간미가 느껴지는 시선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처음에 읽기 시작했을 때는 도대체 매그레는 도대체 왜, 힘들게 사는 남자의 삶에 끼어들어 사건을 일으킬까 하는 의아함에 살짝 짜증스러웠지만 그의 행적을 따라가는 매그레의 모습은 그러한 오해를 불식시키에 충분했고 어쩌면 그들이 오랜 세월 짊어지어야 했던 과거의 무게, 삶의 무게를 살짝 내려주는 계기가 되는 점은 역시 메그레이구나 했다. 최고의 메그레 시리즈의 한 편이라고는 못하겠지만 읽으면서 묘하게 마음을 끈다. 그들의 객기, 후회,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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