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폴리앵에 지다 매그레 시리즈 3
조르주 심농 지음, 최애리 옮김 / 열린책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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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메그레의 눈에 띤 그 남자의 행색은 초라하다못해 비참해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그는 주머니에서 1천 프랑짜리 지폐를 무심하리만큼 대수롭지 않게 돈을 세더니 우체국으로 가서 회색 종이로 포장을 한 다음 보퉁이를 노끈으로 묶어서 그 위에 주소를 쓴다. 메그레가 슬쩍 훔쳐 본 그의 필체는 초라하고 남루한 행색과는 전혀 다른 배운 사람의 글씨로 쓰는 것이었다. 메그레는 점점 더 그의 정체가 수상하게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를 무작정 미행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그저 호기심에 그와 똑같은 가방을 사고 슬쩍 바꿔치기를 한다. 하지만 그 행동은 겉잡을 수 없는 비극을 부르기 시작하고 숨기고 싶었던 그들의 과거가 낱낱히 파헤쳐지기 시작하는 계기를 만들게 된다.

 

'생폴리앵에 지다'는 메그레의 호기심의 시선으로 시작해서 한 남자의 인생을 들여다보게 되고 그의 친구들의 과거를 되돌아보게 한다. 젊은 시절 어설픈 낭만과 객기로 시작했던 과거의 한 사건으로 인해 무너져 내린 그들의 삶과 두려움은 극도의 공포심으로 다가오게 되는 이야기를 매그레의 예리한 시선에서 시작해서 매그레의 인간미가 느껴지는 시선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처음에 읽기 시작했을 때는 도대체 매그레는 도대체 왜, 힘들게 사는 남자의 삶에 끼어들어 사건을 일으킬까 하는 의아함에 살짝 짜증스러웠지만 그의 행적을 따라가는 매그레의 모습은 그러한 오해를 불식시키에 충분했고 어쩌면 그들이 오랜 세월 짊어지어야 했던 과거의 무게, 삶의 무게를 살짝 내려주는 계기가 되는 점은 역시 메그레이구나 했다. 최고의 메그레 시리즈의 한 편이라고는 못하겠지만 읽으면서 묘하게 마음을 끈다. 그들의 객기, 후회, 눈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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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을 위하여
미나토 가나에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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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을 위하여'는 도쿄의 한 초고층 호화맨션에서 대기업 간부인 노구치와 그의 아내 나오코가 살해된 살인 사건을 10년 후에 당시 현장에 있었던 네 명 중 한 명인 스키시타 노조미의 고백을 통해서 사건의 진상이 드러나는 형식을 취하며 이야기를 풀어낸다. 각자 자신이 그 현장에 있게 된 사연을 들려주며 그들이 의도했던, 의도하지 않았던 그 날의 비극적인 사건의 현장에 있게 되었고 그들 스스로는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행동했다고 믿었던 그날의 진실을 위해서.......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행동한다. 그 행동이, 말이 왜곡되어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이 되지 못하고 허공에 맴돌지라도 혹은 전혀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할 수밖에 없다. 그래야만 살아갈 수 있으니까. 10년 전 살인사건 현장에 있던 네 명의 그들처럼.

 

작가의 대표작 '고백'을 읽지 못한 채, 이 책을 접해서인지 나름 흥미롭게 읽었다. 읽는 동안 스키시타 노조미를 비롯한 주 인물들의 심리를 따라가며 그들이 안고 가야 하는 상처와 고통에 대해서 사랑을 표현하는 방식을 통해 작가의 역량을 엿볼 수 있었고 그래서인지 대표작 '고백'이 더 기대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드문드문 계속해서 생각해본다. 그들이 추구했던 궁극의 사랑을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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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을 찾아라 노리즈키 린타로 탐정 시리즈
노리즈키 린타로 지음, 최고은 옮김 / 엘릭시르 / 201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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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보면 증오에 가까운 감정을 느낄만큼 미운 사람이 생길수도 있고 그 사람이 이 세상에서 사라져버렸으면 하고 느낄 때도 있다. 그렇다고 그 미운 마음을 다 표현하지도, 하물며 상대방을 죽이려는 시도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여기 네 사람을 실천하려 한다. 교환 살인을......

 

생면부지의 네 사람은 우연히 만나 각자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다가 살인을 계획하게 되고 트럼프 카드를 이용하여 각자 죽이고 싶은 사람을 이야기하고 서로가 의심받지 않도록 순서를 정한 후 실천하게 된다. 하지만 실제 교환 살인은 생각했던 것 만큼 순조롭지 않았고 예상하지 못했던 상황들로 인해 점차, 점차 꼬여만 간다. 여기에 경찰과 노리즈키 린타로는 범인들과의 두뇌싸움을 시작하게 되고 퍼즐의 조각을 맞추듯이 하나, 둘 상황을 맞춰가며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게 된다.

 

'킹을 찾아라'는 작가  노리즈키 린타로의 소설로 세 번째 읽게 되는 소설이다. 맨 처음 읽었던 '잘린 머리에게 물어봐'와 작년쯤인가에 읽었던 '요리코를 위해'를 읽었는데, 이번 소설까지 매번 조금씩 다른 느낌을 주고 있어 지금보다는 다음 번 소설이 더 기대가 되는 작가이기도 하다. 그래서 살짝 뒷부분 결말이 아쉬웠지만 그래도 괜찮았다. 다음 번이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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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살인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시릴 헤어 지음, 이경아 옮김 / 엘릭시르 / 201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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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식 살인'은 고전 추리소설에 등장하는 모든 요소가 다 들어 있는 소설이라고 볼 수 있다. 눈 내리는 크리스마스 이브에  몰락한 귀족 가문의 오래된 저택인 폐쇄된 공간에 모인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어색하고 서먹한 관계인 그들의 이야기는 시작된다. 하지만 그들은 너무 다른 성향으로 인해 어색하고 서먹한 관계가 이어지고 밖은 쉼없이 내리는 눈으로 전화선이 끊어진 채 폐쇄된 공간 속으로 들어가게 되고 살인 사건은 시작되고 모두가 혼란에 빠지게 된다. 

 

하지만 그들에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를 이방인 역사학자 보트윙크 박사가 연구를 위해 저택에 거주하고 있었고 그는 이 사건을 영국인의 시각이 아닌 이방인의 객관적인 시각으로 사건을 조사하게 되고 저택에 모인 사람들이 숨기고 있는 그들 간의 관계와 너무나 영국인다운 영국식의 살인사건이 일어났음을 깨닫고 사건 해결에 힘쓰게 된다.

 

'영국식 살인'은 단조로운 구성과 예상 가능 것 같은 구성원들의 이야기가 폐쇄된 대저택에서 일어나는 그야말로 심플한 고전 추리소설이어서 다소 지루하고 진부할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게 또 그렇지 않다는 점이 이 책의 매력이다. 고전 추리소설에서, 애거사 크리스티의 추리소설에서 익히 많이 보아온 스토리 라인이기 때문인데 그 점을 작가 시릴 헤어는 담백하게, 세련되고 영국식답게 자연스럽게 이끌고 있다. 이방인 역사학자 보트윙크 박사를 통해서, 이방인인 독자를 통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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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드 그래닛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18
스튜어트 맥브라이드 지음, 박산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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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장르소설을 좋아한다. 특히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해서 어느 정도의 잔인한 사건, 장면들을 추리해나가는 즐거움으로 참는 편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못 참겠는 사건을 다룬 이야기들이 있는데 그중 가장 보기가, 읽기가  힘든 사건을 다룬 것은 영아, 아동을 다룬 사건들이다. 그래서 '콜드 그래닛' 책 소개부분만 읽고는 도저히 읽기가 힘들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형사 로건 맥레이 시리즈 1편은 그러한 기우를 마끔히 사라져 버리게 하는 아주 마음에 드는 시리즈의 시작이 되었다. 선정적이고 잔혹할 수 있는 장면들을 과시하듯이 사용하지 않고 자연스럽고 세련되고 부드럽게 표현하고 있어 잔인한 사건을 다루고 있음에도 형사 로건과 그 주변의 다양하고 개성적인 인물들로 어우려져 미스터리 소설을 읽고도 마음이 차갑지만은 않았다. 로건과 동료들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선때문에.......

 

'콜드 그래닛'은 스코틀랜드의 화강암 도시 애버딘을 배경으로 하염없이 내리는 비와 함께 형사 로건 맥레이를 중심으로 주변인물들과의 관계를 중심으로 잔혹하고 잔인한 사건들을 해결해나가는 이야기이다. 그야말로 말 그대로 로건 형사가 다른 동료들과 함께 사건을 해결해나간다는 점이 특징적으로 드러나는 소설이기도 하다. 기존의 단 한 명의 외로운 투사와 같은 주인공이 모든 사건을 파악하고 추리하고 해결하고 멋지게 등장해서 멋지게 퇴장하는 형사 소설이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결코 그치지 않을 것만 같은 차가운 비와 함께 시작되는 소설은 몇 달 전 실종된 아이의 시신이 발견되고 끔찍하게도 성범죄의 상처가 남아 있음이 밝혀지면서 길고 긴 사건의 사건의 시작을 알리게 된다. 주인공 로건은 1년 전 열다섯 명의 여성을 잔혹하게 강간, 살해한 극악한 범인을 붙잡으면서 큰 상처를 입고 병가로 쉬다가 미처 다 회복되지 못한 상태에서 잔인한 유아 살인사건에 투입이 되고 어떻게 하면 이 사건이 주는 부담감과 책임감에서 벗어나 쉴 수 있었으면 하는 평범한 형사이고 이별의 껄끄럼이 남아 있는 여 검시관과의 어색한 관계가 매번 불편해서 주춤해한다. 그 와중에 입이 걸걸한 부하 여형사에게 호감을 갖고 접근 중인 극히 평범하고 실제 주위에 있을 것만 같은 인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평범해보이는 그가 느끼는 사건의 강도의 따라 같이 반응하고 고민하고 연민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며 부당함에 분노하는 마음과 시선으로 사건 전체를 볼 수 있게 된다. 그러한 점들이 '콜드 그래닛'을 애정하게 만든다. 물론 강렬함이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로건 형사와 그의 동료들이 만들어내는 이야기는 읽는 내내 즐거웠고 다음 시리즈를 기대하는 마음이 커져만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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