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
이가라시 다카히사 지음, 이선희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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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뚤어진 자기애가 악을 만났을 때 최악의 사태가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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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친구
마리 유키코 지음, 김은모 옮김 / 엘릭시르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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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건은 실로 불가해하고 불쾌하고 부도덕했다' -69쪽-

 

소설을 읽어가면 갈수록, 실화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읽기 시작한 순간부터 약간은 초조하고 불안한 기분이 들기 시작했다. 아, 물론 '여자 친구' 띠지의 문구가 큰 한몫을 했다. 알 수 없는 불쾌감이 스멀스멀 올라오게 만드는 데에는.

 

'여자 친구'는 같은 날 같은 맨션에서 일어난 두 건의 독신 여성 살인사건은 큰 이슈가 되었고 피해자라고 알려져 있던 피해자들의 과거 경력이 낱낱이 밝혀지기 시작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이상한 방향으로 변질되기 시작한다. 실제 사건에서도 소설 속에서도 모두가 '엿보기', '사생활 파헤치기'에 몰두하기 시작하고 실제 범인에 대해서는 오히려 별 관심을 갖지 않는 듯 한 행태를 보이기 시작한다. 생전에 피해자를 실제 알았던 지인들부터 인터넷에서만 알고 지내던 타인들까지 '그녀'에 대해 온갖 이야기들을 쏟아낸다. 생전에 그녀 또한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들과 글을 숱하게 남겼기 때문에 자신의 실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인물로 죽기 전에도 죽은 후에도 계속해서 덧칠이 되고 있다. 르포 작가 노에에 의해 사건을 재구성되고 주변 인물들을 면담하면서 추리되는 과정을 통해 사건을 보여주면서 두 여성의 죽음 이면에 숨겨진 충격적이고 비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다. 더 이상 두 여성의 살인사건의 범인은 중요하지 않은 채, 처음부터 끝까지 이중생활을 했던, 해야만 했던, 선을 넘었던 여성에 대한 도를 지나친 호기심만 남게 된다. 타인을 '엿보기'에 열광하는 것도 '드러내기' 위해 상상초월의 행동도 서슴치 않는 행동들도 참으로 마음을 어지럽게 한다.

 

대부분은 소설, 영화 등의 매체를 통해서 추악한 현실을 다룬 사건을 접하고 실제적인 상황보다 더 큰 분노를 때론 터트리다가 실제 현실은 매체에서 다루지 못할 정도로 더욱더 추악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리고는 슬쩍 외면하고 싶어진다. 마치 밝은 세상만을 알고 싶다는 듯이. 세상은 정말 요지경인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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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숲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 지음, 권수연 옮김 / 포레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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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장 크리스토프 그랑제의 '악의 숲'을 읽다 보면 모든 사람들은 다 음험한 본성을 숨기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암울해지기도 했다. 그만큼 '악의 숲'은 전작들보다 더 강렬해지고 공포심은 배가 되어 마음을 쪼그라들게 한다.

 

소설의 주인공인 '잔'은 사회적으로 성공한 수사판사이지만 실상은 외로움에, 사랑에 지친 여성으로 등장하여 실패한 사랑을 부여잡고자 몸부림치며 일상에 강박증세를 보이면서 소설은 시작된다. 급기야 법적으로 해서는 안되는 일을 저지르게 되고 그 와중에 살인사건의 예고편 같은 내용을 접하게 되고 잔은 점점 더 빠져들게 된다. 현실에서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전대미문의 연쇄살인사건이 파리 도심에서 발생하면서 두 사건이 서로 연결되었음을 알게 되고 깊이 관여하게 된다. 연쇄살인사건은 원시 문명의 인신공양, 식인증, 자폐, 유전으로 연결되어 파리, 니카라과, 과테말라, 아르헨티나의 혼령의 숲으로 향하게 되고 중남미 역사와 복잡하게 얽히면서 사건은 복잡다단해지고 심리적으로도 막다른 길에 몰린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그나마 이 음울한 사건 속에서 한줄기 빛이라면 스스로 자괴감에 몸부림치던 '잔'이 그 상황에서 벗어나 사건에 매달리게 되면서 스스로 자존감을 찾아가는 점이다. 사건을 수사하고 퍼즐 조각 같은 단서들을 서로 결부시키고 사건에 적극적으로  임하면서 '잔'은 '악'의 기원이자 종말 같은 광기의 범인을 찾아내고 자존감을 되찾게 된다. 더불어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보게 된다는 점이 광폭한 연쇄살인의 행태와 연출된 사건의 현장, 유전자 기호 같은 암호, 믿고 싶었던 사람에 대한 믿음이 철저하게 무너져 내려도 참을 수 있게 한다. 그만큼 주인공의 심리묘사가 세밀하고 긴장감은 처음부터 끝까지 놓치지 않고 배치되어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야 안도의 숨이 내쉬어진다. 휴~~

 

오랜만에 작가의 스릴러 소설을 읽어서인지 흥미진진했던 전작들도 생각이 나고 '인간' 자체가 복잡 미묘한 존재라는 사실을 새삼 다시금 알게 된 것 같아 기분이 좀 묘하다. 믿어야 하는 존재도 인간이고 믿지 말아야 할 존재도 인간인 것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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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괴 엘릭시르 미스터리 책장
다카기 아키미쓰 지음, 이규원 옮김 / 엘릭시르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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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일어난 유괴사건을 배경으로 모방범죄에 잔혹함을 더한 유괴사건을 소설화. 읽고나면 피해자에 대한 배려는 전혀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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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의 섬
오노 후유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북홀릭(bookholic)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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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의 섬'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 가장 먼저 받은 느낌은 '이렇게까지 폐쇄적이고 맹목적일 수 있을까?'하는 의문이 가장 크게 들었었다. 소설 속 상황이지만 도대체가 말이 되지 않는 상황으로 이야기는 흘러갔고 외지인을 배척하는 외딴섬 '야차도'에 대해서 이해할 수 없음을 마구 남발하며 읽기 시작하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갑자기 '이러한 상황이라면 숨이 막힐지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분명 그 섬에 도착한 것이 확실한 두 명의 여성을 야차도 섬사람들은 한결같이 그런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고 하고 서서히 드러나는 증거에 의해 살해당했음이 분명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다 같이 외면하고 배척하는 상황이라면, 신변의 위험이 시시각각 조여온다면 더구나 섬은 완벽하게 기후의 악조건으로 배가 나갈 수도, 들어올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 하고 생각하니, 인간 집단이 만들어내는 이 공포가 모든 것을 압도하겠구나 하는 생각에 진정 으스스 해졌다.

 

'흑사의 섬'은 외딴 섬에서 일어나는 살인사건의 미스터리와 섬의 이질적 신앙과 폐쇄성을 잘 조화시켜 '야차도'에 모든 시선을 집중시킨다. 조사 사무소를 운영 중인 시키부는 고객이면서 친구인 작가 카츠라기 시호가 행방불명되는 사건이 일어나고 마치 그녀는 이러한 상황을 예견한 것처럼 시키부에게 자신이 예정된 날짜에 돌아오지 못할 경우 집을 처분해주기를 부탁한다고 하였고 이에 시키부는 그녀의 행적을 쫓아 카츠라기의 고향 야차도로 향하게 된다. 섬에 도착한 시키부는 자신이 익히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카츠라기 시호와 섬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시호의 이미지가, 과거가 낯설게 느껴져 혼란스러운 동시에 야차도 마을 사람들이 드러내는 거부감과 폐쇄성에 당황하게 된다. 하지만 시키부는 그럴수록 사건에 매달리게 되고 결국 섬을 지배하는 흑사의 신앙이 이 섬을 지배하고 있음을 알게 되고.......

 

읽기 전에는 일본 호러 미스터리 작가의 명성답게 일본 특유의 다소 끈적거리는 과거사와 잔혹한 사건과 맞물러 무한한 공포가 난무하는 이야기일 거라고 기대 반, 예상 반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읽어나가면서 그러한 유치한 예상은 여지없이 빗나갔고 오히려 폐쇄적인 상황 속에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사건 이야기와 그 주변 인물들에 의한 이야기가 차근차근 설명하듯이 펼쳐진다고나 할까. 그래서 초반에는 장황하게 설명하는 것 같아 지루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지만 그 부분도 전체를 다 읽은 후에는 꼭 필요한 부분이었구나를 알게 되는 장치가 되는 것 같아 좋았다. 예상했던 가벼운 공포소설이 아니라 묵직함을 안겨주는 본격 호러 미스터리였음을 알게 되어 더 괜찮았기에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읽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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