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탐정 실패하다
죠 메노 지음, 김현섭 옮김 / 늘봄 / 201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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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아고는 열 살 때 생일선물로 탐정놀이 세트를 받는 순간부터 천재적력을 발휘하며 여동생 캐롤라인, 동네친구 펜튼과 함께 수많은 사건들을 해결하면서 승승장구하며 명성을 쌓아가게 된다. 하지만 유년의 시절은 끝나가고 빌리는 범죄에 대해 체계적인 공부를 하기 위해 고향을 떠나 대학에 진학하게 되면서 화려했던 삼인조의 시절은 끝나버리게 된다. 모든 것이 빌리를 중심으로 이어졌던 관계는 빌리가 부재하게 되면서 남은 사람에게 크나큰 상실감을 안겨 주게 되고 특히, 여동생 캐롤라인은 그동안 자신의 실력보다는 오빠의 추리 능력에 편승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좌절하게 되고 끝내 자살을 선택하게 된다. 그 일로 빌리는 큰 충격을 받게 되고 빌리를 둘러싼 모든 세계가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빌리는 그 일로 정신병원에서 10년의 세월을 보내게 되고 안으로, 안으로만 가라앉게 된다. 하지만 빌리는 서른 살이 되었을 때, 드디어 현실과 만나게 되고 피하기만 했던 진실과 마주하기로 한다. 화려했던 유년시절에서 벗어나 크고 작은 악으로 가득 찬 현실세계와 맞서게 되면서 어른이 되어 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평생의 마음의 짐이었던 캐롤라인 자살 사건과 자만으로 가득찼던 자신의 과오를 깨달으면서.......

 

'소년 탐정 실패하다'는 작가의 전작 '유령비행기'에 이어 두번째 읽게 된 소설이었다.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이 돋보이는 소설이었고 현실과 빌리의 상상 속 세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거의 동시에 진행되면서 소설 전체를 모호하게 만들며 빌리의 심리를 표현해주고 있다. 하지만 그 모호한 세계가 다소 지루하게 반복되면서 사건도 빌리의 심리도 집중을 하는데 방해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이 조금 아쉽게 느껴진다. 너무 현실에 찌들어 있는 내가 순순한 빌리의 세게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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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 - 제1회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상 수상작 자음과모음 청소년문학 15
김선영 지음 / 자음과모음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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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파는 상점'은 주인공 온조가 인터넷 카페 '크로노스'라는 닉네임으로 상점을 오픈하면서 시간을 필요로하는 고객들을 위해 시간을 내주게 되면서 이야기는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평범한 여고생인 온조는 첫 번째 의뢰인 닉네임 '네곁에'의 옆반에서 일어난 PMP 분실 사건을 의뢰받게 된다. 그의 부탁은 훔친 물건을 제자리에 놓아달라는 부탁으로 온조는 첫 의뢰를 해결하기 위해서 고군분투하게 된다. 그 뒤 이어지는 의뢰를 해결하면서 온조는 시간에 대한 여러 생각과 의뢰인들을 통해 스스로 시간을 놓지 않는다면 절망의 시간은 희망을 속삭이는 시간을 만들 수 있다는 진리를 깨달아 가게 되면서 자신과 주위를 둘러보며 성큼 성장하게 된다.

 

온조를 통해시간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을 해 볼 수 있고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시간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른 채, 지내고 있는 우리의 모두를 위로해주는 책이기도 해서 더 마음에 드는 소설이었다. 십대 청소년들의 풋풋한 감정과 순수한 생각을 바탕에 두고 의뢰인의 문제들을 해결해주는 추리소설 기법을 살짝 곁들인 점이 더 흥미롭고 읽는 동안 즐거웠다. 그리고 십대 주인공들의 귀여움에 살짝 마음이 설렌다는 점, 또한 매력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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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리
아니 에르노 지음, 임호경 옮김 / 열린책들 / 201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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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의 자리'는 작가 아니 에르노가 자신의 아버지에 관해 써내려간 자전 소설이다. 작가는 처음부터 끝까지 담담하고 솔직한 감정으로 아버지의 삶과 자신을 둘러싸고 있던 삶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래서인지 감정을 강요받지 않고 작가 의도대로 자연스레 흘러가며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의 아버지의 모습을, 그녀의 아버지의 모습을, 나의 아버지의 모습을 말이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작가의 명성을 익히 알고는 있었지만 읽어본 책이 없었기에 별 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는 이렇게 담담하게 쓴 글이 더 가슴을 울릴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다시금 하게 했고 작가의 명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나 역시 지나친 감정과잉을 배제한 채 읽기 시작했고 그녀의 아버지의 삶과 모습에서 물 흐르듯이 나의 아버지의 삶과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고 딸의 입장에서 바라보게 되었다.

 

하지만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자식의 입장에서 부모님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란 결코 싶지가 않다. 물론 부모님의 입장에서 자식의 본 모습을 이해하고 인정하기란 더 쉽지가 않겠지만 말이다. 작가는 그러한 점들을 뛰어넘어 되도록 객관적으로 바라보며 자신의 아버지의 삶을 조명한다. 누군가의 아들로 태어나 한 남자의 남편으로, 아이의 아버지로 살았던 한 남자의 인생을 이야기한다. 지독하리만큼 가난했던 형편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배움의 기회를 놓친 그는 목동에서 공장노동자, 소상인으로 신분을 조금씩 상승하면서도 배우지 못한 열등감이 있었고 지식인들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경외감을 갖고 있었다. 그러한 그에게 딸은 어쩌면 자신의 한을 풀 수 있는 존재였기도 했고 다행히 딸이 자신이 바라던 삶의 일원이 된 모습에서 만족감을 느낄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럴수록 자신과 점점 멀어지는 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삶의 일원이 된 딸의 모습에서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낯설게 느껴지는 그런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는 만족해한다. 자신보다 더 좋은 환경에서 살게 된 딸의 모습에서.......

 

딸은 대부분 어린시절 아버지에게 가장 사랑받는 자식이었고 아들들은 잘 통하지 않았던 어리광을 부릴 수 있는 위치에 있었다. 하지만 곧 자라기 시작하면서 아버지보다는 엄마에게 털어놓을 수 있는 문제들이 생기기 시작하면서 모녀관계는 더 돈독해지고 그만큼의 거리만큼 아버지와는 서서히 멀어지게 된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곧잘 아버지께 편지도 썼었는데(무언가를 사달라고 조르는 어리광 가득한 편지)그것조차도 그때로 끝이 나버렸다. 도대체 무엇이 딸과 아버지를 서서히 멀어지게 하고 다시는 어린 시절의 관계로 돌리기가 어려워지는 것일까? 다른 친구들의 아버지와 비교(?)를 해도 나의 아버지는 비교적 다정다감하시고 차별은 생각도 못하시는 분이라 더 가까워질 수도 있었는데 말이다. 어느 순간 아버지께 퉁명스럽게 대하는 나를 발견하고는 깜짝 놀란 적이 있었다. 별 일도 아니었고 그냥 뭘 물어보시는 거였는데, 선선히 대답하지 못하고 귀찮다는 듯이 대답하는 내 모습을 보고는 겸연쩍어 하시는 모습에서 울컥 속이 상했었다. 오히려 더 퉁명스럽게 대했지만 내내 마음이 좋지 않았었다. 하지만 여전히 가끔은 퉁명스럽게 대답하고 휙 지나가버린다. 왜 그러는지 나 자신도 잘 모르면서 말이다. 작가처럼 아버지보다 더 나은 삶을 살지도 못하고 자랑스러운 딸의 모습도 보여주지 못하면서 태도는 왜 그러는지. 책의 마지막 5장을 남겨놓고는 눈물이 갑작스레 쏟아져서 많이 울었다. 작가와 작가의 아버지를 떠올리면서 나와 아버지의 모습을 떠올린다. 오늘부터는 좀 더 싹싹한 딸이 되어보려고 한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그래도 아버지와 이야기도 하고 웃는 모습도 보여드리고 싶다. 쟤가 왜 저러지 싶을 정도로. 직장인보다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셨던 아버지의 모습을 그리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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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 게임 - 백만장자의 상속자 16명이 펼치는 지적인 추리 게임!
엘렌 라스킨 지음, 이광찬 옮김 / 황금부엉이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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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 게임'은 열다섯 소녀가 최근에 읽은 책 중에 가장 재미있다며 읽어보라며 빌려준 책이다. 받아보니, 너무나 많은 어른들이(나 포함) 훌륭한 고전 문학작품을 권하며 읽기를 강요하며 권해 준 책들에 비해 우선 경쾌하고 흥미롭다. 또한 작품 역시 만만치가 않은 내공을 갖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미국 최고 권위의 뉴베리 상 수상작이기도 하면서도 결코 교훈에만 치우치지 않고 책 읽기의 가장 기본인 '재미'를 호기심과 함께 적절히 배치해 즐거움을 준다. 12세에서 청소년들에게 책 선물을 줄 계획이 있으시다면 아마도 제일 먼저 들고 읽게 될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나라면 당연히 그럴 것임.)

 

벡만장자 세뮤얼 웨스팅이 무수한 소문을 뒤로 한 채, 자신의 저택에서 살해당한 상태로 발견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웨스팅 저택 근처에 선셋타워 아파트에 입주해 있는 16명의 입주자들은 자신들이 새뮤얼 웨스팅의 유산 상속자들로 지정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웨스팅이 사전에 정해준 유언 규칙에 따라 게임에 돌입하게 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가 남긴 유언에 따르면 16명 중 1명이 자신을 죽인 범인이며, 그 범인을 밝혀내는 사람이 진정한 상속자라는 것이다. 당연히 그들은 자신들이 처한 각자 상황에 따라 게임에 집중하게 되고 백만장자의 유산을 상속받기 위해 추리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우리의 귀엽지만 당찬 말괄량이 13세의 소녀 터틀도 게임의 일원으로 참여하게 되고 파트너와 함께 지적 추리게임에 적극적으로 동참하게 된다. 과연 그들이 밝혀내게 될 진실은 무엇인지, 범인은 누구인지, 백만장자의 유산을 상속받게 될 진정한 상속인은 누가 될지 시종일관 흥미롭게 전개가 된다.

 

'웨스팅 게임'은 다소 자극적인 소재가 될 수 있는 유산 상속자들이 벌이는 이야기를 자극적이지 않고 흥미롭고 유쾌하고 경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웨스팅 게임을 통해서 새뮤얼 웨스팅이 16인의 유산 상속자들에게 전하는 이야기와 자신들의 진정한 모습을 표현할 줄 알게 되는 이야기를 추리게임을 통해서 반짝, 반짝 빛나게 엮어놓고 있다. 그래서 십대들은 물론 나와 같이 동화를 좋아하는 어른들도 재미나게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 되었다. 물론 걷어차기 명수인 터틀의 활약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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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우리의 여름 - 제6회 산토리 미스터리 대상 독자상 수상작! 미도리의 책장 3
히구치 유스케 지음, 이기웅 옮김 / 시작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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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일곱 살 청춘들에게 너희가 가진 지금의 시간들이 얼마나 멋지고 소중한 것인지 아냐고 묻는다면, 다들 무슨 소리가 하고 싶은 건데? 하는 표정으로 무시할지도 모른다. 나 역시 십대 시절이 영원할 것만 같았고 다시는 돌아갈 수 없는 시간들이라는 것을 상상조차 할 수가 없었던 시절이었다. 그러한 시절을 '나와 우리의 여름'의 슌이치와 아사코는 예기치 않은 사건에 휘말리게 되면서 매미 울음소리와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는 어느 뜨거운 여름날을 맞이하게 되고 사건의 진상에 가까이 다가서게 되게 된다.

 

"매미 울음소리와 강렬한 햇살이 내리쬐는 어느 뜨거운 여름 날, 같은 반 여자아이가 자살하는 사건이 일어났다!"

 

매사에 어수룩하지만 성실한 형사 아버지를 뒷바라지하며 매사에 무심함으로 무장한 채, 슌이치는 평범하게 고등학교에 다니고 있던 어느 날 같은 반 여자아이가 자살했다는 소식을 형사 아버지로부터 듣는다. 같은 반의 여학생인 야쿠자의 딸 아사코는 중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냈던 노리코의 죽음에 의심을 품게 되고 슌이치와 함께 자살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게 되면서 둘은 사건에 깊숙이 들어가게 되고 결코 알지 못했던 친구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알게 되면서 당황, 자책감, 안타까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연이어 일어난 노리코의 비밀 친구마저 뺑소니 자동차 사고를 당하게 되자 사건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학교 재단, 교사와 피해 학생들과의 불미스런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추악함을 띄게 된다.

 

'나와 우리의 여름'은 우연히 사건에 뛰어들게 된 형사 아들 슌이치와 야쿠자의 딸 아사코가 합심하여 친구의 자살 사건을 조사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둘은 사건을 조사하면서 무심했던 친구들과의 관계도 돌아보게 되고 풋풋한 사랑도 시작하게 되는 과정을 절묘하게 그리고 있다. 그래서 사건의 한 없이 무거움과 함께 풋풋하고 싱그러운 열일곱 살 청춘들의 이야기가 결코 한쪽에 치우침이 없이 전개가 되어, 다 읽고 나서도 묘하게 뒷맛이 나쁘지가 않게 느껴져 재미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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