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 전2권
앤토니어 수잔 바이어트 지음, 윤희기 옮김 / 미래사 / 200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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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몇년 전 우연히 책 대여점에서 빌려 본 책이었다. 별 생각없이 읽기 시작한 책은 그 다음 날 곧바로  나로 하여금'소유'하게 만들었다. 그후 몇년에 걸쳐 한번씩 다시 읽는다. 다시 읽을 때마다 두주인공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한다.

줄거리는 간략하게 말하자면 빅토리아 시대 계관시인인 랜돌프 애쉬 100주년 기념주간을 맞아 그에 관한 자료를 조사하던 미국계 학자 롤랜드 미첼은 우연히 런던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에서 낡은 편지 하나를 발견하게 되는데 동시대 여류시인인 크리스타벨 라모트에게 보내는 연애편지였다. 크리스타벨 라모트는 현시대에 페미니스트이자 레즈비언으로 알려진 인물이었다. 현시대의 학자인 롤랜드는 둘의 관계를 추적하게 되고 크리스타벨 라모트를 연구하고 있는 후손인 베일리 모드를 찾아가서 도움을 청하게 된다. 빅토리아 시대의 두 시인의 문학작품과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던 편지를 통해 그 둘의 '사랑'을 알게 되고  '진실'에 다가서게 된다.  빅토리아시대의 애쉬와 크리스타벨, 현시대의 랜돌프와 모드를 절묘하게 연결하여 추리형식으로 이야기는 진행된다.

내가 가장 가슴설레였던 부분들은 처음에 랜돌프가 도서관에서 한장의 알려지지 않았던 애쉬의 편지를 숨겨가지고 나오는 장면이다. 문학에 대한 열망과 지적호기심이 부른 행동이었다. 그 장면은 매번 나로 하여금 '공범자'로 만든다. 랜돌프와 모드가 풀어가는 빅토리아 시대의 두 거장의 시를 풀어가는 재미도 솔솔하다(아직 이해가 안되는 부분도 많지만) 조금은 무겁고 진지하면서도 진실한 사랑찾기이야기를 추리형식으로 보고 싶은 분들에게 권하고 싶다.

결국 '소유'란 무엇일까? 소유한다고 해서 그 본질까지 소유할 수 있는 것일까? 난 매번 소유하고자 갈망하면서 또한편으로 버리지 못해 속상해한다. 그 두가지를 매번 반복할때마다 '소유'란 무엇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무소유의 행복을 깨닫지 못한 나이기에 이 책을 소유하는 기쁨과 함께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

소유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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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 - 사랑의 여러 빛깔 이문열 세계명작산책 1
이문열 엮음 / 살림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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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밀리를 위한 장미'가 떠올랐다. 윌리엄 포크너의 단편소설로서 이문열세계명작 - 사랑의 여러빛깔에 수록된 단편중 하나이다.

에밀리는 몰락한 남부 명문가 그리어슨가의 마지막 후예이다. 이제는 마을 사람들에게 전통으로서 의무감으로서 남아있는 몰락한 집안이다. 그녀가 젊었을때 그녀의 아버지는 여자로서의 삶을 수없이 좌절시키며 그녀를 세상과 단절시켰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세금면제를 받게 된 그녀는 마을을 개발하기 위해 몰려온 건설노동자 감독인 호머 베론을 만나게 된다. 그는 마을 청년들과 잘 어울리고 사교성이 있는 건장한 호남형의 남자였다. 그 둘이 데이트를 시작하자 마을 사람들은 지나친 관심으로 그 둘을 지켜본다. 에밀리는 결혼에 필요한 물건들과 쥐를 잡기 위한 비소를 사간다. 그렇게 둘의 결혼이 입박했다고 마을 사람들 모두가 믿기 시작할 무렵 그는 그녀을 버리고 사라진다.  그 뒤 마을 사람들은 일종의 쾌감어린 어조로 '불쌍한 에밀리'라고 수근대기 시작했다. 그녀는 점점 더 세상과 격리되어 살기 시작했고  그녀의 모습 또한 남자처럼 짧게 잘린 회색빛머리로 외모도 변하기 시작했다. 그 뒤74세의 나이로 병들어 죽게 된다. 그녀의 죽음은 마을 사람들의 또하나의 호기심의 대상이 되어 그 집에 들이닥친다. 폐쇄된 2층에 마련된 죽음의 신혼방을 보게 된다. 퇴색된 장미빛 커튼, 침대, 화장대, 남자의 양복과 금방 벗어놓은 듯한 구두를 보게 된다. 물론 침대와 더 이상 분리가 안 되는 호머 베론의 시체도 해골만 남은 상태로 발견된다. 그 옆 베개에서는 긴 회색빛머리카락이 금방 사용한듯한 베개에서 발견된다.

진심을 다해 사랑했던 남자 호머 베론이 동성연애자였던 것을 알게 된 에밀리는 '사랑'으로 그를 독살시켜 그녀의 신혼방에 그녀와 영원히 살게 한다. 50년의 세월동안 그의 곁에 누워 잠을 자고 그를 사랑한다. 그녀의 사랑은 몰락한 남부명문가의 후예로서의 자존심이었을 것이다. 아니 여자로서의 자존심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녀의 변태적인 욕구로 보기에는 에밀리의 사랑은 집요하고 진실했다. 사랑한 남자를 독살하고 그 남자의 육신이 썩어가는 것을 봐야만 하는 그녀의 심리를 이해해야 한다. 그녀는 또한 그가 사랑했던 남자들의 모습으로 변하기 시작했던 것이다.

에밀리는 스스로 사랑을 완성시킨 것이다.

 

 '사랑'의 모습에는 이렇듯 광기가 그림자처럼 내재되어 있다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의 마음과 집착을 어떻게 구별되어지는 것일까?  사랑의 구애자와 스토커를 어떻게 구별되어지는 걸까?

오페라의 유령을 읽고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친구는 주인공의 열정적인 사랑을 이야기했다. 그런데 나는 그 주인공의 사랑으로 위장한 집요한 집착이 싫었던 기억이 난다. 물론 내 개인적인 느낌이다. 다시 읽었을때 어떤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지는 아직 모르겠다.

사랑의 힘은 매우 크고 위대하다고들 한다. 그러나 배려하지 않은 사랑은 '광기'만 남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결론을 말하자면 난 아직도 '사랑'을 잘 모르겠다. 너무 심오해서 때론 너무 단순해서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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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 좋아한 적 없어 미메시스 그래픽노블
체스터 브라운 지음, 김영준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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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터 브라운의 만화는 싸이버님의 책을 돌려보게 되면서 처음으로 접하게 되었다.

주인공 체스터는 캐나다의 작은 마을에 사는 평범한 십대 소년이다.

레드 재플린, 엘튼 존을 음악을 즐겨 들으며 이성에 대한 눈을 떠 가기 시작하는 소년의 이야기이다. 사춘기를 겪고 있는 체스터는 엄마와 소원한 관계에 놓여 있고 항상 엇갈리기만 한다.

또한 자신을 좋아하는 친구의 동생 캐리와 캐리의 친구인 스카이와 삼각관계에 놓이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성적인 느낌을 갖게 된 스카이와 대화가 잘 통했던 캐리와의 사이에서 혼란을 느끼게 되고, 결국 캐리에게서 "너 좋아한 적 없어"라는 말을 듣게 된다.

사춘기 시절에는 모든 것이 다 혼란 속에 어리둥절하게 된다.

어른이 되어가는 신체, 그 신체를 따라가지 못하는 정신(마음)에서 갈등을 일으키고 힘들게 된다.

이러한 경험들을 체스터 브라운은 검은 바탕에 하얀 그림 선으로 이야기를 꾸며나가고  있다.

너무나 담담하게 이야기를 끌고 나가서 오히려 읽은 이가 살짝 당혹감을 느낀다.

동네 남자친구들과의 어울리지 못하는 문제, 이성과의 문제, 어머니의 죽음 등을 그냥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다.

체스터 브라운의 자전적 이야기라 더 현실감이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겪었을 그 사춘기 시절을 다시금 회상하게 만드는 책이다.

그때는 무슨 고민이 그리도 많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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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오유란 옮김, 베아트리체 리 그림 / 오래된미래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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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다룬 책들이 홍수처럼 밀려왔을 때...다 아는 사실인데도 가슴에 다가와 부딪힐 때...우리는 분명 나름대로 힘들어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역시 스스로 지치고 힘들다고 투정을 부리고 있던 시기에 또 하나의 행복찾기 식의 '꾸뻬 씨의 행복여행'을 접하게 되었다.

꾸뻬 씨는 서구문명의 만들어 낸 가장 인기 직업을 가진 정신과 의사이다.

물론 우리에게도 절실히 필요해지고 있는 직업이 되었지만 말이다.

꾸뻬 씨는 친절하고 환자들의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주는 의사이다.

그러나, 그는 행복하지 않았다. 

불행하다고 느끼는 환자들의 병을 다 고쳐주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불행함이 그를 엄습했다.

그는 행복이란 무엇일까? 라는 질문을 가지고 여행을 떠나게 된다.

여행을 다니며 사람들이 언제 행복한지,,,불행한지를 메모하기 시작한다.

여러 나라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들이 생각하는 행복의 열쇠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긍극적인 행복은 무엇일까 를 다시금 일깨워 주는 책이라 할 수 있다.

좀 더 특별한 점을 이야기하자면 꾸뻬 씨가 느끼는 것을 우리 스스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꾸뻬 씨의 행복여행에는 세련되지만 귀여운 삽화가 한 몫을 하고 있다.

지금 행복여행을 떠나시고 싶다면, 이 책을 적극 추천한다.

가볍지만 절대 가볍지 않은 이야기가 가득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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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인명사전
아멜리 노통브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세계사 / 200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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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베르 인명사전' - 나를 죽인 자의 일상에 관한 책은 두번째로 만나는 아멜리 노통의 책이다.

처음으로 읽었던 '적의 화장법'보다는 가벼이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다.

더 솔직히 이야기하자면, 기묘한 매력을 가진 플렉트뤼드에게 매력을 느낀 책이다.

대부분 책을 읽게 되면 그 주인물들과 얼마만큼 공감대를 가지게 되느냐가 중요하게 좌우가 되는데, 그 점에 있어서는 만족했다.

'로베를 인명사전'은 남다른 출생의 전력을 갖고 태어난, 그래서 태어나면서부터 특별했던 플렉트뤼드의 인생이야기를 풀어내고 있다.

자신과 플렉트뤼드를 동일시하며 지나친 사랑을 퍼붓고, 그 기대에 못미치자 철저히 정신적인 학대를 하는 이모 클레망스...처음으로 별난 아이와 진실한 친구가 되어 준 로젤린...만나는 순간부터 정해진 운명이라 믿은 남자친구 마티외 살라댕과의 이야기, 열정과 고통을 동시에 안겨준 발레 학교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

책을 읽으면서 가장 매력적으로 다가온 부분은 글 속의 이야기가 상상되어진다는 점이다.

특히, 로젤린과 눈사람, 눈조각이 되기로 하는 장면에서는 짜릿함을 느끼기도 했다.

블랙유머를 가볍게 풀어낸 아멜리 노통과 아름다운 발레리나의 눈을 가진 묘한 플렉트뤼드를 만나보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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