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 NFF (New Face of Fiction)
찰스 유 지음, 조호근 옮김 / 시공사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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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방법'은  타임머신 수리공으로 최근 10년을 타임머신 안에서만 보낸 주인공이 과거의 기억에 매달리며 반복재생산하며 기억을 더듬어 간다. 특히 아버지에 대한 기억에 몰두하며 어린 시절 큰 산처럼 느껴졌던 아버지가 실패한 구조 공학자였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면서 그를 피상적인 인물에서 현실의 인물인 외로웠던 한 인간으로, 아버지로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아버지는 주인공과 함께 타임머신을 만드는 데 성공하지만 정작 중요한 실연에 실패하고 대인관계에서 실패하면서 좌절을 느끼게 되고 어느 날 갑자기 시간 속으로 사라져 버린다. 그런 아버지를 그리워하며 아버지가 남긴 신호를 찾아 타임머신 안에서 수많은 생각과 번민을 하게 된다. 아버지가 홀연히 사라져버린 후, 홀로 남겨진 엄마는 홀로그램으로 된 행복한 저녁식사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폴친스키 650 1시간 형 강화 타임 루프' 안에서 무한 반복되는 1시간짜리 인생을 살면서 행복했던 시간들을 무한반복하며 살고 있다. 이렇듯 주인공을 둘러싼 가족들은 외롭고 지친 영혼들이며 공허한 삶을 산다.  

사람들은 타임머신을 통해 자신들의 과거의 어떤 시간들을, 자신들이 놓친 시간들을 반복해서 고치려고 한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사용해도 과거는 변하지 않다는 사실을 잊은 채, 고통스런 시간들을 반복재생하며 타임머신을 타고 자신들의 죄책감, 아쉬움을 덜어내려고 한다. 저자와 같은 이름의 주인공은 그런 그들이 안타까워 심적으로 도와주려고 한다. 자신 역시 과거의 어느 시점을 끊임없이 맴돌기 때문에.......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이 안전하게 머물고 있는 타임머신이 고장나게 되자 수리하기 위해 자신의 시공간을 벗어나 오랜만에 현실 세계이자 자신의 고향인 루프시티에 돌아오게 되고 타임머신 수리를 맡기게 된다. 하지만 다음 날 늦잠을 자버려 정비 완료 시간에 간신히 도착하게 되고 그는 자신이 타고 온 타임머신과 똑같은 기계에서 내리는 또 다른 자신인 미래에서 온 '나'와 마주치게 된다. 당황한 그는 미래의 '나'를 총으로 쏘고 미래의 '나'가 가지고 온 타임머신에 올라 출발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의 '나'가 미래의 '나'를 죽이는 현상이 무한 반복하는 현상에 빠져버리게 되는 타임루프를 해결하기 위해 타임머신을 타게 된다. 그곳에서 그는 미래의 '나'가 쓴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법'을 발견하게 되고 미래의 '나'가 되어 책을 완성하기 위해 시간여행에 나서게 된다. 하지만 결국 그가 찾게 되는 진실은 과거는 결코 변하지 않는다는 사실이고 무한 반복되는 현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과거가 아닌 현재를 인지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아무것도 정해 있지 않은 현재를, 진짜 삶을 살고 현재를 이어나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SF 세계에서 안전하게 살아가는 법'은 기존의 영화, 소설을 통해서 알고 있던 혹은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타임머신'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다루고 있고 절절한 고독감이 전체를 이룬다. 한정된 공간인 타임머신 안에서 10년을 산 주인공의 수많은 기억의 편린들과 고독감은 읽는 동안 때론 공감으로 또 때론 지치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솔직히 완벽하게 이해했다고, 즐겼다고는 말 못하겠다. 난해한 부분들도 있었고 이해하기엔 다소 어려운 부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저자가, 주인공이, 우리가 깨달은 심오한 진리 '현재'를 살아가야 하는 이유를 다시금 깨닫고 느끼고 싶다면 그래서, 긴 밤 타임머신을 타고 부유할 그를, 나를 떠올려 보고 싶다면 이 책이 안내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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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제노비스를 죽였는가?
디디에 드쿠앵 지음, 양진성 옮김 / 황금가지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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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제노비스를 죽였는가?'는 참으로 가슴을 아프고 고통스럽게 하는 실제 사건 '키티 제노비스 살인사건'을 바탕으로 재구성한 소설이다. 읽는 내내 가슴을 졸였고 아팠고 키티 제노비스가 죽게 된 상황을 믿을 수 없었다. 또 동시에 38명의 평범한 이웃들이 살인 방조자가 된 상황이 그럴 수 있을 것 같았다는 생각에 부끄럽고 속이 상했다. 키티 제노비스의 죽음처럼 그러한 상황을 아파트 창문으로 그들처럼 내다봤다면, 나는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 있었을까? 아니면 38명의 그들처럼 침묵과 방관, 더 나아가 방조를 하며 기억 속에서 밀어내고 싶었을까? 하는 생각을 수없이 되풀이해서 하게 된다. 하지만 난 솔직히 명확한 대답을 하지 못하겠다. 그래서 더 부끄럽고 속이 상한다.  

1964년 3월13일 뉴욕에서 28살의 키티 제노비스는 새벽 3시에 귀가하던 중 괴한에게 습격당하여 키티가 지른 비명에 집집마다 불이 켜졌지만 아무런 도움을 주지 않았던 38명의 주민들 앞에서 추가적으로 폭행을 당하고 강간, 살해되었다. 주민들은 텔레비전을 보듯이 따뜻한 실내에서 담요를 둘러쓰고 그 상황을 구경(?)을 했다. 집에 불을 켜고 사건을 지켜보거나 소리를 들은 목격자가 38명이나 되었지만, 그들 중 아무도 내려가 보거나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 사건은 그후 미국에서 긴급 전화 911을 창설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고 처음 <뉴욕 타임스>에 네 줄짜리 기사로 실렸고 이후 미국 사회 전체에 엄청난 반향으로 일으켰고 전 세계가 경악하게 만든 사건이 되었다. 이후 '제노비스 신드롬', '방관자 효과' 등의 심리학 용어가 탄생했고, 키티 제노비스와 같은 상황이 되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한 수많은 연구가 진행되었다.  

실제 사건을 재구성한 소설을 통해서 사건 당사자였던 키티 제노비스가 자신의 집 앞에서 38명의 방관자들의 시선아래에서 고통스럽고 외롭게 죽어갔을 키티의 시점에서 생각해보고 아파트 실내에서 그 사건을 보면서 '다른 누가 경찰에 전화했을 거야', '이런 사건에 복잡하게 개입하지 말아야 해'. 했던 38명의 평범한 이웃 주민이 살인 방조자가 되어버린 그 순간을 상상해본다. 또한 소설을 이끌어 가는 나단과 길라처럼 그 사건이 일어났던 날에 집에 없었기에 38명의 살인 방조자가 되지 않았고, 그래서 자신들은 그 38명과는 다르다고 위안과 안도를 하는 그들의 시선에서 바라본다. 그 슬프고 고통스러운 '키티 제노비스' 사건을 말이다. 이러한 세 가지 시선이, 시점이 고통이 되고 불안한 이유는 그 세 가지 상황이 그 누구라도 겪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작가는 저널리스트로 일했던 경력을 바탕으로 사건을 깊이 있게 파고들며 사실적이고 생생한 이미지를 그려내며 '키티 제노비스' 사건이 일어났던 1964년 3월로 이끈다. 침묵과 방관이 얼마나 참혹한 결과를 일으켰는지를 담담하고 간결한 어조로 생생하게 사건을 재구성하여 전해준다. 마치 이 사건에서 그 누구도 결코 벗어날 수 없음을 알려주듯이 말이다. 과연 나는 38명의 평범한 이웃에서 살인 방조자가 된 그들을 손가락질 할 수 있을까?하는 고통스런 질문을 수없이 되 뇌이게 한다. 나라면 정말 내려가 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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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개정신판
공지영 지음 / 오픈하우스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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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것이 고통이었다. 읽고나서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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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운초 이야기 - 할머니 탐정의 사건일지
요시나가 나오 지음, 송수영 옮김 / 문학동네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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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간의 정이 오가고 따뜻한 관심과 마음이 이끌리는 곳, '고쿠라야'에는 의협심 강하고 따뜻한 마음씨를 지닌 일흔 여섯 살의 쪽진 머리에 마른 몸을 지닌 소우 할머니가 커피와 전통도기를 판매하고 계시다. 소박하고 조용한 마을 고운초에 자리한 이 가게에서는 마을 사람들이 매일 같이 커피를 마시러 오고 동네에 떠도는 소문들이 오가는 곳이기도 하다. 소우 할머니는 우연히 마을 사람들에게 심상치 않는 이야기를 듣게 되고 직접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발벗고 나서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고운초 마을'에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살고 있고 그래서 특별할 것도 없어 보이지만, 그 속에는 남에게 말하지 못할 슬프고 고통스런 비밀을 안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이웃들이 알아챌까봐 마음을 졸이며 비밀을 숨기고만 살아 가려고 한다. 폭행이 무섭고 경제적인 안정을 포기하기 싫어서 가정내 폭력을 묵인하고 외면하는 부모가 있고, 소우 할머니에게 컴퓨터 과외를 해주는 감정 표현에 서툴지만 책임감 강한 대학생이 있다. 그는 언제인가부터 어린 여학생에게 협박을 당하지만 주위 사람들에게 도움을 청하지 못한 채 혼자 전전긍긍하게 되고 결국 어린 여학생과의 관계가 드러나게 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다. 또한 갑자기 고향에 나타나 소란을 일으킨 전직 야구의 숨겨진 이야기가 밝혀져 오해를 풀게 되는 이야기, 가물해지는 과거의 옛 친구와의 사이에서 있었던 질투와 오해가 만든 이야기, 소우 할머니가 마음 깊이 사랑했지만 차마 밣히지 못했던 이성 친구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런 그들의 이야기를 '고쿠라야'에서 듣게 된 소우 할머니는 온 마음을 당해 해결해주고자 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겉으로는 평온해 보이는 가정 내에서, 친구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사건들이기에 소우 할머니는 더욱 더 세심하게 마을을 돌아다니며 증거를 확보하고 상대방들을 배려하며 엉킨 실타래를 풀어 나간다. 소우 할머니는 결코 그들을 평가하지 않은 채. 담담하지만 연민과  따뜻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며 일상의 미스터리를 해결해 나간다. 그래서 고운초 마을, '고쿠라야'에는 커피 향과 함께 사람들 간의 '마음'이 오간다. 

'고운초 이야기'는 예상하지 못했던 일흔 여섯 살의 할머니가 탐정이 되어 일상의 미스터리를 해결해 나가고 거뜬하게 행동하는 모습에서 든든함을 느끼게 된다. 그러면서도 할머니의 건강이 걱정이 되기도 하는 등, 기존의 미스터리 소설에서 느낄 수 없는 감정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강렬한 사건과 극적인 해결이 없는 대신 소우 할머니의 일상 미스터리에는 신뢰와 안도감이 공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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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베리 - 세미콜론 그림소설 세미콜론 그래픽노블
포지 시먼스 글.그림, 신윤경 옮김 / 세미콜론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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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담 보베리'는  플로베르의 소설 '마담 보바리'를 현대를 배경으로 하여 재구성한 그래픽 노블로, 예리한 관찰력과 인물들의 놀라운 심리묘사를 섬세하게 잘 표현하고 있어 보봐리 부인을 20세기 말 현대의 보베리 부인으로 완벽하게 상상할 수 있게 해준다.  

젬마 테이트는 얼마 전 잘 나가던 남자친구에게 차이고 뚱뚱해진 몸과 초라해진 자신의 모습에 울적하던 차에 우연히 들른 술집에서 이혼남 찰리 보베리를 만나게 된다. 젬마는 그에게 슬쩍 위안을 얻게 되고 지긋지긋해진 삶의 변화를 주고 싶어 그와 결혼을 하게 된다. 이혼남 찰리에게는 근처에 사는 전 아내와 두 아이들이 있어 둘의 관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간섭해오자, 젬마는 프랑스로 이주할 계획을 세우고 프랑스 노르망디 지방의 시골 마을에 정착해 보베리 부부로 평화로운 삶을 꿈꾸며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게 된다.  

그러나 젬마는 점차 권태로운 생활, 언어의 장벽, 불편하고 낙후된 오래된 집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게 되고 모든 게 또다시 권태로워지기 시작한다. 젬마와 별로 통하는 게 별로 없는 지루한 남편 찰리에게는 더 이상 관심이 사그러 들고 있고 찰리 역시 변덕이 심한 젬마를 피해 자신만의 공간 작업실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게 된다. 젬마는 그때부터 스스로 변화를 주고자 노력을 한다. 우선 철저한 다이어트로 예전의 날씬했던 몸매를 되찾고 아름다워지기 시작한다. 그러다 같은 마을에 사는 오래된 성에 살고 있는 부잣집 아들 에르베와 만나게 되고 변화된 자신의 외모에 스스로 감탄하게 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되고 달콤하지만 위험한 불륜을 시작하게 되면서 삶의 생기를 되찾게 된다. 젬마는 알고 있다. 부잣집 철부지 아들 에르베와의 만남이 오래가지 못할 것을, 그래서 현실적으로 그와의 관계를 상상하며 적당한 마음의 거리를 주려고 한다. 하지만 에르베의 충동적인 사랑고백으로 젬마는 점점 더 젬마 테이트에서 보봐리 부인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걸치게 된다.  

특히 그녀가 이주해오면서 그녀의 변해가는 모습을 오랜시간 동안 지켜본 빵집 주인 주베르에 의해서 말이다. 그의 관음증에 가까운 엿보기와 상상은 실제의 젬마의 현실적인 선택과 모습을 19세기의 보봐리 부인으로 대입시키면서 그녀의 삶을 한층 더 복잡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젬마 스스로 선택한 모든 일에 대해 19세기 식 잣대로 그녀를 판단하고 대입시키며 시종일관 호시탐탐 지켜보는 이웃인 빵집 주인 주베르의 시선과 상상, 행동으로 이어지는 모든 것이 웃음을 가장한 공포 극을 보는 것 같이 느껴진다. 젬마를 몰래 지켜보다 그녀를 향한 마음이 사랑인 것을 깨닫게 되고 혼자만의 사랑, 질투, 배신감, 죄책감을 느끼며 변해가는 표정을 완벽하게 표착하며 그의 시선을 따라 젬마 테이트를 보봐리 부인으로 보게끔 한다.  

하지만 젬마는 19세기 보봐리 부인이 결코 아니었고 현대를 살아가는 여인이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그녀는 불륜과 경제적으로 곤란을 겪고 있었지만 누구를 탓하지 않고 스스로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소설 '보봐리 부인'식의 비극으로 이끌고 가려는 심리적 의지를 보이는 빵집 주인 주베르의 시선과 복잡한 삶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 가려고 했던 젬마의 시선을 따라가며 '마담 보베리'를 생각하게 하고 플로베르의 소설 '마담 보봐리'를 읽어 볼 절호의 기회가 아닐까 생각하며 그녀 둘의 삶이 얼마나 달라지고 있었는지, 그녀들의 선택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보이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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