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토 풀빛 청소년 문학 5
도나 조 나폴리 지음, 김민석 옮김 / 풀빛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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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기 전에 책 간단한 소개글을 접하면서, 어쩌면 남자 "안네프랑크"를 만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어릴적 읽은 "안네 프랑크의 일기"는 그만큼 전쟁을 접하지 못해 그 자체로 무관심한 나에게 충격을 안겨 주었고,

어떻게 이런 환경속에서도 그어린 소녀는 꿋꿋하게 밝게 글을 써 내려 갔는가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그래서, 이책 역시 제 2차 세계대전속에서의 소년이야기라길래 또다른 안네가 아닌가 생각했다..

물론,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전쟁에 대한 참상을 다룬점에선 어느정도 비슷한 느낌을 갖는다..

그리고, 안네프랑크나 로베르토나 전쟁의 피해자 인건 마찬가지다.

하지만, 처음 책출발부터 약간 틀렸다..

 

안네는 유태인이란 단 한가지 이유만으로 전쟁의 암흑속에 던져진 것이라 한다면, 로베르토는 독일군의 동맹국이

이탈리아인이라는 이유로 강제 노동에 끌려가게 되는 어린소년이었다.

단지, 미국 서부영화를 볼 꿈에 부풀어 형과 친구 메모와 사무엘과 함께 영화관을 찾은 로베르토..

전쟁은 진행중이었지만, 자신의 엄마가 전쟁반대 시위에 참여하는 것 외엔 크게 전쟁이라는 실감을 못하고 사는

베네치아의 평범한 소년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영화관에 들이닥친 독일군들.. 그리고, 그들은 이유도 없이 기차에 태워져 머나먼 독일땅까지 끌려간다.

거기서, 형과 헤어지고 친구 메모와 헤어지고 결국 사무엘과는 우크라이나의 노동에 함께하지만, 친구는 죽음을 맞이한다.

얘기의 반이 거기까지지만, 실질적 얘기는 친구 사무엘이 죽고나서 갑자기 탈출을 하게된 로베르토의 삶에서 부터

시작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걷고, 또 걷고, 물속에서 민달팽이나, 그외 살아있다는 생물체는 날것으로 먹는 탈출생활.. 추위와의 싸움, 숲속

늑대와의 싸움.. 그리고, 전쟁이 훑고간 러시아 마을들에서 널부러져 있는 시체들..

로베르토는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오히려 전쟁의 진정한 참상을 겪게 된다..

그리고, 마지막에 만나게 되는 같은 이탈리아 탈영병사의 영향으로 그는 자신의 집이 아닌, 전쟁을 반대하는 집단에

소속되기로 결심하며 얘기는 맺는다.

 

책을 다 읽고 난후 전쟁의 아픔을 다시 되새기는 계기가 됐다.

전쟁을 일으킨 장본인이건, 피해자이건 어느누구 하나 진정한 행복을 가진 자들은 없었으며, 전쟁의 참상은 누구에게나

힘듦과 고통으로 다가온다는걸 다시한번 깨닫기도 했다.

게다가 이탈리아 라는 나라가 독일군과 동맹국이었다는 사실조차 솔직히 몰랐었던 내겐 또다른 배움도 느꼈다랄가..

그만큼 전쟁에 관한 부분은 언제나 내 관심의 뒷전이었다.. 하지만, 이책에서 전쟁에 대한 고통을 로베르토를 통해서

간접적으로나마 겪어봤다.  아쉬운점은 책의 마무리가 뭐랄까... 단적으로 로베르토가 집으로 돌아갔을까? 아닐까? 라는

의문을 떠나서 독자 스스로 생각하기 나름으로 해석하면 되긴하지만, 어째 글을 쓰다만 느낌이 든다.. 마무리가 그만큼

깊이 있게 와 닿치 못했다..   단지 로베르토의 삶의 고통속에서 전쟁은 어느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메세지를

강렬하게 느낄뿐이다.  아마도 그게 작가가 의도한 메세지겠지만 말이다..

로베르토.. 너는 지금 살아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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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누헤 1
미카 왈타리 지음, 이순희 옮김 / 동녘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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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나는 이 책에서 또다른 "람세스"를 기대한건지도 모르겠다.

고등학교때쯤 람세스를 읽고, 난 이집트 문화에 호기심이 강하게 발동했고, 그책이 지닌 매력에 푹 빠져 며칠밤을

흥분했던 기억이 난다.  그만큼 다섯권의 책은 단숨에 나를 유혹해 버렸다.

그덕분에 이집트라는 나라와 이집트의 역사에 대해 좀더 애정을 가지고 보게 된건지도 모르겠다.

물론, 아직까지도 이집트 역사에 대해 잘 알지 못하지만 말이다.  그만큼 그 책이 준 파장이 컸다.

그래서, 이책의 표지를 보자마자, 나는 또다른 이집트를 만날 생각에 무척 흥분했다.

그리고, 다섯권이 단숨에 읽히듯 2권으로 이루어진 이책은 이틀이면 끝날꺼라는 자만심마져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책을 시작한 순간 그건 정말 말도안되는 자만심이었고, 이책에 거는 기대가 너무도 컸다는데 대해 오는 실망감으로

몸서리를 쳐야했다.

딱히 뭐라 말할수 없는 문체... 지식이 많치 않아 구어체라 하기도 뭣한 이런 식의 문체는 나를 질리게 하기에 충분했고

시누헤라는 인간의 삶을 들여다 보기보다 글에서 오는 지루함에 두손 두발 다 들어야했다.

그러나, 역시 이집트에 대한 매력만은 그 지루함을 이긴듯하다... 지루함속에서도 이집트 역사에 대한 얘기들이 곳곳에

뿌려지는 것을 보며, 책의 읽는 속도는 느려졌으나, 책을 손에서 놓게 만들지는 않았다.

 

시누헤.. 홀로인자..  어느날 갈대밭에서 건져진 소년.. 그를 주워 기른 부모는 가난한 의사인 아버지와 평범한 주부인

어머니였다.  그러나, 그는 그런 그들의 은혜도 생각지 않고, 한 여인의 미모에 반해 모든 재산을 그녀에게 갖다바치고

부모를 죽이는 꼴이된다.   그리고, 그에게 돌아오는건 차가운 그녀의 배신뿐이었다.  노예마져 그녀의 손에 넘어갔지만

노예는 그와 함께 달아나길 권한다.  궁중의사였으나, 앞뒤 생각하지 않고 그는 시리아로 야반도주를 감행한다.  그리고

그곳에서부터 그의 끝없는 여행은 시작된다.  시리아에서 부를 쌓고, 오랜친구인 호렙헵을 돕기위해 적지에 들어가 그들의

군사정보를 정탐하고, 새로 파라오가 된 그의 친구라 일컫는 아케나톤은 이집트의 미래보다는 새로운 신 아톤을 위해

세상을 혼란에 빠트린다.  비옥한 땅과 물이 흐르던 이집트는 황폐해지고 마치 종교전쟁처럼 아몬신과 아톤신을 섬기는

사람들로 나뉘어 분열이 일어나서 서로가 서로를 죽이는 일들이 수없이 일어난다.  그와중에 여행을 끝내고 이집트땅 테베로

다시 돌아온 시누헤는 많은 재산을 뒤로하고 젊은날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며 가난한 자들을 위해 봉사한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파라오의 아톤신에 대한 무서운 집념으로 시민들과 파라오 사이에서는 넘지 못할 골이 더욱더 쌓여만 가고,

이집트를 노리는 히타히트 인들은 전쟁을 일으키기 시작하여 무릇 피의 물결이 넘쳐난다..

 

두권의 줄거리를 간단하게 요약하는 일은 언제나 쉽지가 않다.  처음 시작은 이책은 분명 연애소설을 가미했다고 돼 있지만

책을 다 읽은 나는 대단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감싸여 나온듯한 느낌이 든다.  국경을 맞댄 그들이 싸우고, 동맹을 맺고

적이되고, 친구가 되며, 새로운 혁명을 시도한 파라오 아케나톤은 정신병자 취급을 받는다.  그시대에 만민 평등을 부르짖고

피를 흘리는 싸움은 절대 허락치 않으며 빈부격차는 있을수 없다는 사상을 부르짖는 아케나톤은 얼마나 앞선 인물이었던가.

주인공은 비록 시누헤이고.. 시누헤의 눈으로 글은 쓰여있지만, 그래서 아케나톤에 대해 정신병자처럼 글이 쓰여있지만 지금

현시점에서 보자면 아케나톤처럼 시대를 앞서간 파라오는 없었던듯 싶다.  물론, 그 시대 노예를 사고 팔고, 피부색으로

모든게 결정되고, 가난한자와 부자인자에 대한 신분의 격차가 분명했던 때에 그런 그의 사상은 받아들이기 쉽지 않은 사상이

었고, 그래서 정신병자 취급이 됐지만, 실제적으로 보자면 시대를 앞서간 인물이 아니고 무엇인가...

시누헤라는 인물의 삶보다 오히려 아케나톤이라는 이름을 가진 파라오에게 관심이 가는 이유도 그 때문이리라..

한 인간의 삶을 봤다기 보다 이집트의 역사를 헤집은 느낌이고, 웬지 서사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다.. 그리고, 두권이 열권을

본듯한 피로함을 가져온다.  좀더 현 시대에 맞는 번역이 되었다면 책이 술술 읽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가져본다.

가볍게 읽기엔 너무 머리아프고, 복잡한 책이라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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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빙화
이선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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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프린스1호점"이란 드라마를 얼마전 보고난후 난 넉다운 상태가 되어버렸다.

물론, 드라마이고 연출력 연기자의 연기력이 한몫하겠지만, 그런 드라마를 써내는 사람이라면, 그런 작품의 원작을

쓰는 사람이라면 나의 오감을 만족시킬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게다가 표지는 얼마나 멋스러우며 고고한가..

한여인의 인생이, 한여인의 도도하면서도 멋진 귀티, 카리스마가 뿜어져 나오는것 같은 표지가 나를 유혹했다.

 

아니나 다를까.. 그런 기대치에 부흥하듯..책내용은 나를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고구려 마지막 황녀로 태어난 학아..

그리고, 있는듯 없는듯 그녀를 따르는 그림자 무..

그들은...정녕 무슨 인연으로 그렇게 메어진것인가...

황녀의 호위무사로 그림자처럼 그녀를 사랑하고 그녀를 따르는 무는 마치 지금으로 치자면 보디가드에 불과했지만

황녀 학아에겐 자신의 목숨보다 더한 아니, 자신이 숨쉬고 살듯 당연한듯 받아들여지는 숨결처럼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대조영이 등장하고, 측천무후가 당나라에서 세계를 휘어잡던 시절.. 그리고, 그 고난속에서 태어난 황녀라는 신분은

자신의 감정마져도 숨겨야 했으며, 사랑하는 사람을 표현할수도 두려운 감정을 표현할수도 없는 신분일수 밖에 없었다.

어렸을때부터 황녀의 위엄을 갖추어야했던 그녀이기에 사랑이라는 감정에 흔들리는 자신의 마음을 더욱더 주체할수

없었다.  부녀지간의 정이나, 남녀간의 정을 느끼는 것 조차 허락되지 않는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연민을 느낄수

밖에 없었다.  사람의 감정을 지녔으면서도 그것을 표현하며 사는것조차 허락되지 않는 그녀의 삶이란 아무리 황녀라해도

그 얼마나 마음 아픈 사실이며 인간으로서 얼마나 고단한 인내와 아픔이 속으로 삭혀진 인생이란 말인가..

물론 그것 역시 자신이 감수해야될 인생이지만 그리고, 자신에게 주어진 삶이지만 같은 인간으로서 아픔이 느껴져 글을

읽는 내내 내 스스로가 답답함이 밀려와 그녀를 연민으로 바라볼수 밖에 없었다.

그들의 인연은...어찌도 그렇게 이어지며..어찌도 그렇게 마음아프게 사람의 마음을 울리는 것인가..

눈물을 훔치는 아픔보다 속으로 삭이는 아픔이 더 많은 책이었다.

표현하고자 해도 표현할수 없을 정도로 애닮픔이 느껴지는 그런 책이었다.

 

가을..쓸쓸함..사랑...이 단어로 무심코 집어 들었던 가슴시린 사랑이 이선미 라는 그녀의 필력으로 나의 가슴을 후벼파고

말았다.  그들의 사랑이 아팠고, 그들의 함께함이 더더욱 가슴시렸다.  그리고, "이선미"라는 작가의 글이 나를 깊이 깊이

가슴으로 파고 들었다.

지금..사랑이 떠오르는가?? 사랑을 기억하고 싶은가..  이기적인 사랑이 당신을 헤치는가... 그렇다면 이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 무엇과도 바꿀수 없는 아름다운 사랑을 느낄수 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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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 1
한승원 지음 / 열림원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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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인물의 삶속을 들여다 보고자 한다면, 어린시절 국사시간에 수박 겉핥기식으로 달달 외운 시험에 나올

얘기보다는 한인물에 조명을 맞춰줘 나온 책들을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물론, 그 깊이에 침식돼 버려 그 한권의 책으로 그 작가의 생각이 자신에게 주입되어 버리는 오류가 일어난다면

그것 역시도 별로 좋은 독서방법은 아닌지라 여러권을 살펴본후 역사속 인물에 대한 자신만의 판단을 가지는게

중요하리라...

 

일단, 나는 "추사"라는 책으로 김정희라는 역사 속 인물을 첫 대면 해봤다..

아직 그의 사상이나 관념을 잘 모르기에 어떤 판단도 내리긴 어렵다.  그리고, 그러기엔 아직 그에 대한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든다.. 

추사체로 유명하고, 지금도 그의 작품은 많은 금액으로 거래되며, 그를 사랑하는 후대인들이 그의 작품이나 글을

연구하기위해 노력한다.  그러나, 이책은 그런 추사체에 대한 출현보다 인간 "김정희"에게 맞춰져 있었다.

어린시절 큰댁의 양자로 들어가 외로움과 싸워 이겨내야 했던 소년 원춘..

갑작스런 어른들의 죽음으로 큰 가문을 혼자 이끌어 가야했던 소년이 꿋꿋하게 자신의 길을 갈 수있었던건 어린시절

스님이 주신 화엄경을 믿고 따르며, 그 속에서 위안과 답을 구했기 때문이었다.

중국에서 배운 많은 가르침과 많은 이들과의 교우..  그리고, 강직한 성품..

자신의 철학이 맞다 싶으면 굽히지 않는 약간은 외곬수적인 성격...

그래서, 젊은나이엔 그와 생각이 맞지않는 스님들을 찾아가 그들과 언쟁을 벌이기도하고 토론을 벌이기도 한다.

그런 그의 강직함 때문인지 안동김씨 세력이 기승을 부리기 시작하는 쯤에 그는 그 세력들의 삶속에 휘둘려져

제주도로 귀양을 가게된다.. 거의 9년여를 제주도에서 풍토병과 여러가지 질병으로 고생하고, 언제 사약이 내려질지

몰라 불안해하는 모습들이 섬세하게 묘사돼 있다.  물론, 그는 그럴때마다 붓을 든다.

난을 치고, 글씨를 쓰면서 그런 그의 불안증을 가라앉히는 차분함을 가지게 된다.

그리고,  한양으로 돌아왔으나 다시 이어지는 유배..

그때마다 그에게는 화엄경과 글을 쓸수있는 붓과 벼루와 화선지가 함께였다.

 

추사체가 생겨난 배경보다 그의 삶에 초점을 맞춘 책이다.

인간 김정희라는 사람에게 중심이 맞춰진 책이다.  읽는 내내 사실 그동안 그의 글에 대한 그리고 그의 호에 대한

외우기만 열심히 였지 그의 삶에 대한 깊이를 알고자 한적은 없었던듯하다..

한권으로 역시 추사를 알기엔 역부족이다.  그리고, 그에 대한 깊이를 알기엔 더더욱 힘들다..

그러나, 인간적인 면으로서.. 서얼의 자식을 둔 아비의 마음을 표현한 부분에서는 그 역시도 자식을 사랑하는 한

부모에 지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듯 하다..

역사속 인물을 다시 되살려내 그들을 다시 살아나게 해주므로 역사소설은 더욱더 흥미로운것 같다.

김정희.. 그가 살다간 삶을 좀더 깊이 알고픈 욕심이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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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소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이선희 옮김 / 바움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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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이거 이사람 내가 얼마전에 만난 추리소설가 맞어?'

라는 생각을 책을 다 읽고 난후 중얼거렸다.

그래 분명 책 표지엔 블랙유머 소설이라는 웃기는 글이 있었고, 표지에서는 오묘한 모양의 표정을 짓고 있는 여인의

모습이 있었지만, 그래도 난 어쩐지 그속에서도 추리가 있을거라는 착각을 했었던듯 하다.

 

13가지의 소제목들로 이루어진 단편소설..

그속에 녹아든 히가시노 게이고의 블랙유머는 웃음을 터트리게 하기보다 생각을 많이 하게 만드는 글들이다.

특히 "임포그라"라는 웃기지도 않는 단편... 비아그라가 판을 치는 세상에 먹기만 하면 성적본능이 누그러져 버리는

이상한 약... 그약이 어디에 쓰일까 생각했었지만, 엉뚱하게도 아내들이 남편의 외도를 막기위한 방법으로 그 약을

구입한다.  그러나, 심리적 요소가 많이 작용하는 근본적인 그 병은 약을 먹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약의 효과가

나타나게 되는지라 처음 판매는 불티나지만 후에는 팔리지 않는 이상한 현상이 일어난다..

주인공의 역시도 그약을 먹였다는 아내의 한마디에 외도를 포기하는 모습과 '정말 먹인것일까? 아니면 아내의 말

한마디에 나는 정말 불능이 돼 버린것일까?'로 고뇌하는 모습에서 정말 헛웃음을 지어야했다.

그야말로 인간의 심리에 기댄 단편이다.  물론 이것뿐만 아니고, "최종심사", "사랑가득 스프레이", "시력100.0"등등

많은 단편들이 인간의 심리적인 면에 관여된 내용이었다.

어느날 온 세상이 먼지로 가득하게 보이는 주인공.. 알고보니 시력이 너무 좋아져서 세상의 모든 먼지들까지 보게된

그는 남들이 재채기로 내뱉는 침한방울, 먼지 하나까지 눈에 흔히 들여다 보이는 이상한 초능력아닌 초능력을 지니게

된다.  집안의 내력처럼 한명씩 나타난다는 증상...

더러운 먼지들이 입속으로 들어가고, 상대의 침들이 자신의 커피잔속에 들어가지만 의식하지 못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라 깨끗하다고만 생각하고 넘어가며, 모든 매연들과 먼지들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보는것 같아

안타깝긴 했지만, 어쩐지 그 병(?)에 걸린 주인공보다 그저 멋모르고 살아가는 우리들이 낫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아는게 병, 모르는게 약일때도 있는것이 아닌가...  너무 많은 것을 알아버려도 그게 자신에게 도움보다는 병이

되는거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것이다.  물론, 우리의 주인공도 자신이 가진 능력을 받아들이며 살아가지만 말이다.

 

모든 단편들이 독특한 내용들이었다.  내가 생각지도 못한 글들을 작은 단편들속에서 맛깔나게 써놓은 것 같은 느낌이다.

블랙유머라는 소설에 그닥 익숙하진 않지만, 추리소설가의 히가시노 게이고를 새로운 시각으로 발견하게 된것 같다.

한 작가를 하나의 장르로 결정지어 버리는 오류를 범할 뻔 했는데 이책속에서 또다른 작가를 만난거 같아 새로운

기분이다.  게다가 독특한 그의 사상이라니...

흑소에 이은 독소, 괴소의 소설들도 기대가 된다.  역시 읽어봐야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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