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ml version="1.0" encoding="utf-8"?><?xml-stylesheet href="https://blog.aladin.co.kr/blog/rss/rssUserXSL.aspx" type="text/xsl" media="screen"?><rss version="2.0"><channel><title>리드미 책장  (리드미 서재)</title><link>https://blog.aladin.co.kr/readme</link><language>ko-kr</language><description>처음 읽은 소감과 책 만듦새에 관한 소견 </description><copyright /><generator>Aladdin RSS(Alss) v0.9</generator><lastBuildDate>Fri, 18 Sep 2026 21:50:56 +0900</lastBuildDate><image><title>리드미</title><url>https://image.aladin.co.kr/Community/myface/PT_755166103.jpg</url><link>https://blog.aladin.co.kr/readme</link><width>100</width><height>100</height><description>리드미</description></image><item><author>리드미</author><category>책</category><title>수사법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호 - [고독서정 - 서양 철학자 강유원의 한시 읽기]</title><link>https://blog.aladin.co.kr/readme/17485622</link><pubDate>Tue, 01 Sep 2026 05:07:00 +0900</pubDate><guid isPermaLink="false">https://blog.aladin.co.kr/readme/17485622</guid><description><![CDATA[<table width="100%" height="30" border="0" align="center" cellpadding="0" cellspacing="0"><tr><td width="14"><img src="https://image.aladin.co.kr/img/blog/trans.gif" width="14"></td><td width="85"><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130248&TPaperId=17485622" target="_blank"><img src="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73/3/coveroff/k832130248_1.jpg" width="75" border="0" class="box1"></a></td><td valign="top"><A href="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K832130248&TPaperId=17485622" target="_blank" style="color:#386DA1;font-weight:bold">고독서정 - 서양 철학자 강유원의 한시 읽기</a><br/>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26년 09월<br/></td></tr></table><br/>보통 한국어로 번역된 시 문장들을 보면 ~로다, ~로구나, ~일세, ... 같은 영탄조의 어미들이 자주 나옵니다. 원래 시인의 의도와 맞아떨어지는 경우보다는, 번역하는 이가 지닌 수사법의 빈약함에 기인하는 경우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시 읽는 맛을 떨어뜨리죠.&nbsp;번역이 이러하다면 시인이 구사한 수사법의 묘미를 감상하는 것은 더욱 요원한 일이 돼버립니다.&nbsp;&nbsp;<br>수사법이야말로 책이 가진 아주 중요한 요소이고 다른 매체와 확연히 구분되는 특징 아닐까요. 저자의 전작 중 하나인 &lt;에로스를 찾아서&gt;를 읽을 때, 철학 에세이를 넘어서 한국어 표현의 높은 경지를 보여주는 문장독본처럼 느껴졌던 적이 많았습니다.&nbsp;<br>AI 시대에 우리가 책을 읽는 가장 본질적인 이유를, 이 책 &lt;고독서정&gt;이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고독' '서정', 고립과 독존에 관한 서정.&nbsp;<br>"시인은 시인이다"라는 표현은 단어만 떼어놓고 보면 동어반복이지만, 문장 의미는 동어반복이 아니죠. 요즘 AI는 은유적인 문장들도 훌륭하게 번역합니다. 수없이 많은 기존 문장 데이터를 비교 대조하면서 가장 높은 확률로, 이 문구가 시인의 멋진 수사법과 깊이 연관된다는 점을 귀신같이 알아내죠.&nbsp;<br>그렇지만 번역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서 번역이 필요없어지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번역하기까지의 과정이니까요. 결과적인 뜻은 같을지 몰라도, 거기까지 닿은 지적인 경로와 마음의 결은 저마다 다릅니다.&nbsp;<br>시인이 '초의 심지를 자른다'고 썼다면, 심지를 자르는 모습만 떠올릴 것이 아니라, 왜 야밤에 촛불을 새로이 돋우려는지 생각해 보라는 뜻일 겁니다. 심지를 자르는 모습은 누구나 비슷하지만, 홀로 깨어있는 새벽의 쓸쓸한 마음은 저마다 다릅니다.&nbsp;<br>"자신이 늙었음을 자각한다는 것은 어려서 떠났음을 떠올렸다는 것이다." (p. 38)<br>"석양"을 '석양'이라 번역하면 아무것도 안 한 것이 되고만다. 우리말에 그 단어가 있으니 내버려두어도 되겠지만 그대로 하는 데까지 해 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의부적"을 "마음이 좋지 않아"로 번역했으니 석양이 그것을 투사한다고 조금 넘겨짚어서 "저녁 볕"이라고 옮기면, 편치 않은 마음에 쓸쓸함을 살짝 덧입힐 수 있겠다. 마음도 좋지 않은데 저녁 볕을 쬐면 신세의 서글픔이 더해질 것이다. (p. 23)<br>시인이란... "... 그게 아주 흔한 소재라 해도, 온 힘을 다해 대상에 몰입하고 몰입에서 나온 생각을 온갖 정성으로 다듬어서, 잡스러운 것을 몽땅 빼 내는 압축에 그치지 않고 성질의 변화까지 일으키는 응축의 과정까지 거친 것을 내놓는..." (p. 71) 사람입니다. 그 사람의 정서에 닿기까지의 과정은 험난하지만 오묘한 체험입니다.&nbsp;<br>'신독'은 홀로 있을 때 스스로 몸과 마음가짐을 삼가는 군자의 덕목입니다. 군자는 언제나 스스로 홀로 결단하며, 지혜로운 이들은 점점 고독과 독존의 세계에 머뭅니다.&nbsp;<br>"자기연민을 버린 사람이다."&nbsp;"군자가 되는 것은 자기가 자기의 삶을 결정하는 것, 자결이다."<br>인문학 공부와 책읽기는 지를 향한 갈망이자, 일종의 고상함 추구입니다. &lt;고독서정&gt;에서는 수사법에 대한 깊은 관심과 애호가 짙게 느껴집니다.&nbsp;'책'에 꾹꾹 눌러담은 저자(또는 시인)의 정서를 우리 독자는 잘 풀어헤쳐야 합니다. 이 책에 나온 구절을 활용하여 재구성해보자면, 시 감상이란, 시인이 꾹 참고 내리누른 정서와 공감하기 위해 시 구절의 뜻을 조금 넘겨짚어 보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nbsp;<br>사람마다 느끼는 바는 조금씩 다르겠습니다만, 고상함에는 시대와 맥락을 초월하는 어떤 보편성이 깃들어 있습니다. 그게 뭔지 딱히 몇 마디로 정의하기 어렵고, 딱 부러지게 말할 수는 없지만 &lt;고독서정&gt;의 갈피마다 은은히 풍겨오는 '그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그 무엇은 단수형이 아닌 복수형이라서 읽어내려고 하는 만큼 얻을 수 있는 것입니다.&nbsp;“훌륭함에는 주인이 따로 없다. 훌륭함을 귀하게 여기는 이는 훌륭함을 많이 갖고 천하게 여기는 이는 적게 갖는다.”라고 플라톤이 적은 것처럼 말이죠.&nbsp;<br>지식과 정보 측면에서 책이 유튜브나 GPT를 이기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긴다는 표현이 좀 우습지만, 가령 책이 유튜브나 GPT를 이긴다면 그것은 언제나 인간의 고립과 독존을 깊이 다룰 때일 것입니다. 고립과 독존에 관한 서정은 알고리즘의 세계도, 확률의 영역도 아니기 때문입니다.&nbsp;<br>책으로 한시를 감상한다는 것은 또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니는 걸까요? 예컨대 한밤중에 초의 심지를 자르며 시를 읽는데, 불현듯 과거의 어떤 얼굴이 떠오르며 서글픔이 밀려오고, 밤새 잠못이루며 적적함과 쓸쓸함에 사로잡혔던 시인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보는 일 아닐까요.&nbsp;&nbsp;&nbsp;]]></description><image><url>https://image.aladin.co.kr/product/40073/3/cover150/k832130248_1.jpg</url><link>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400730369</link></image></item></channel></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