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유괴
덴도 신 지음, 김미령 옮김 / Media2.0(미디어 2.0)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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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과연 「주간문춘」 선정 '20세기 걸작 미스터리' 1위 작품답다. 트릭이 대단하다던가 엄청난 반전이 있다던가 하는게 아니라 이야기의 거장인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듯한 정감 가득하고 따듯한 미스터리다. 작가가 60대에 쓴 작품이라는걸 알고나니 더욱 그런 느낌이 든다.

출소후 '새 생활' 자금을 위해 삼인조가 갑부 할머니 유괴 사건을 계획할 때까지는 5천만 엔만 뜯어낼 생각이었지만 납치된 할머니는 몸값에 진노한다. "자네, 날 뭘로 보나. 난 그런 싸구려가 아니야."

할머니가 자신이 제안한 몸값은 100억 엔. 무게로 따졌을 때 무려 1.3톤, 일본 은행에서 사용하는 현금 운송용 대형 트렁크 50개 분량이다. 이런 몸값을 대체 어떻게 받아내나? 망연자실한 3인조 대신 할머니가 직접 나선다. 인질이 유괴범에게 지시를 내리는 아이러니한 상황 속에서 시작된 기상천외한 몸값 협상과 운송 작전이 펼쳐지고 끝내 범인은 잡히지 않고 감동적인 결말로 맺어진다.

주변사람들에게 워낙 베풀기를 잘해서 인근 지역에서는 신과같은 존재로 각계각층에 도움을 받은 사람들이 포진해서 할머니의 부탁이라면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있다는 설정이 이 작품의 모든 사건이 이루어지는 장치가 되는데 이것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작품을 읽는 내내 동화나 만화를 보는듯한 기분이 든다. 한마디로 유치한 면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점에 거부감이 있는 사람은 이 작품의 재미를 못느낄것이다. 하지만 마지막 할머니의 독백은 모든 풍파를 헤쳐온 노인의 넓은 가슴이 느껴지는 점이 멋지다. 그야말로 대인배의 이야기다.


아무도 죽지 않고 아무도 다치지 않는다. 그야말로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읽기 편하고 재미있을만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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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
우타노 쇼고 지음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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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2004년 제57회 일본추리작가협회상, 2004년 제4회 본격 미스터리 대상, 2004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1위, 2004년 주간문춘 미스터리 베스트 10 2위... 그야말로 화려한 수상 경력을 자랑하는 일본 추리소설 이다.

자유분방한 성격의 프리터 나루세는 지하철에서 자살을 시도하던 한 여자-사쿠라를 우연히 구하게 된다. 그녀를 까맣게 잊고 지내던 그는 어느 날 한 통의 전화를 받는다. 그것이 그녀와의 질긴 인연의 시작인 줄은 꿈에도 모른 채. 한편 고등학교 후배의 부탁으로 뺑소니 사건의 진범을 찾는 일을 얼떨결에 맡게 된 그는 고등학교 시절 탐정 사무소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탐정 흉내를 내며 보험 사기 조직의 뒤를 캐다가 목숨을 위협받는다. 하지만 결정적인 물증을 발견하고 작품 전체를 뒤집는 반전이 시작된다.

최근 가위남을 재미있게 읽고 반전이 강한 책을 찾다가 읽기를 미루던 이 책을 읽게 된 것이다.

첫문장부터 과감한 배드신이 묘사되면서 주인공의 정체에 대한 고정관념을 심어준다. 책의 뒷부분에 도움말을 먼저 읽은 사람이라면 이 작품의 트릭에 대해 눈치 챌수도 있겠다. 트릭이라고 해서 생각지도 못했던 인물이 범인이었다든가 하는 깜짝 트릭이 아닌 주인공의 정체와 주변 인물들과의 관계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점이 밝혀지면서 놀라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트릭의 내용을 안다고 해서 작품의 재미가 줄거나 하는 성질은 아니지만 트릭의 내용을 알지 못한 상태에서 읽는것이 훨씬 재미있기 때문에 밝히지는 않겠다.

노인문제에 대한 비판적 시선이 가미된 사회파 미스터리의 성격이 강한데 트릭이 가미되 본격 미스터리로서의 재미도 느낄수 있는 복합적인 소설로 과연 여러가지 문학상을 수상할 만큼 작품성과 재미가 있다..

이 작가의 다른 소설들도 빨리 소개되었으면 하는 바램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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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남 J 미스터리 클럽 2
슈노 마사유키 지음, 김수현 옮김 / 노블마인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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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1999년 제13회 메피스토상 수상에 2000년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 베스트 10에 선정되고, 2004년 도요카와 에츠시, 아소 구미코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하여 기대를 하고 있던 작품이다.

과연 기대만큼 재미있는 작품이다.

소녀들만 골라 목 졸라 살해한 뒤 가위로 시체를 훼손하는 잔인한 범죄를 저지르는 연쇄살인범 가위남. 그는 세 번째 희생자를 물색하던 중 뜻밖의 상황에 직면한다. 자신의 조건에 딱 맞는 여고생 유키코를 어렵게 발견하여 살해할 기회만 노리고 있던 와중에, 자신의 범죄를 모방한 다른 누군가가 먼저 그녀를 살해한 것이다.

엉뚱한 결과에 망연자실해 있던 가위남은 현장에서 모방범의 흔적을 발견하고, 자신의 누명을 벗기 위해 모방범의 뒤를 쫓기로 한다. 한편 계속되는 엽기 흉악 연쇄살인 범죄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만 있던 경찰은 범죄 심리 분석관 호리노우치를 사건에 투입시키고, 그는 관할서의 이소베와 한 팀이 되어 탐문 수사를 시작한다.

작품은 가위남의 독백과 형사들의 추적 과정을 번갈아 묘사해가며 진행된다.

가위남이라는 주인공이 범행 대상을 물색하면서 계속 자살 시도를 하는 점이 특이했다. 게다가 몽환적인 묘사로 꿈을 꾸는건지 실제 상황인지 헷갈리게 하는데 뒤에 가위남이 다중인격이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그동안 쌓인 궁금증이 어느정도 해소된다.

뒷부분에 모방범이 밝혀지는 과정에서 가위남의 정체도 밝혀지는데 이부분에서 충격과 짜릿함을 준다. 다시한번 앞부터 읽어보게 만드는 반전이다.

456페이지로 꽤 긴 작품이지만 모방범이 누구인가, 가위남은 자살에 성공 할 것인가, 경찰은 모방법과 가위남을 다 잡을수 있을 것인가 하는 흥미로운 문제를 계속 제시하기 때문에 금방 읽을수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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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투스의 심장 - 완전범죄 살인릴레이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민경욱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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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유명작가의 대표작을 먼저 읽고 초기작을 읽은 경우 실망하는 경험을 많이 해서 이 책도 읽기가 꺼려졌으나 카페 이벤트를 한다고 하여 읽게 되었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은 용의자 X의 헌신 과 붉은 손가락 을 읽어 보았는데 추리소설로서 트릭의 정교함이나 극적 구성도 잘 짜여있지만 인간관계에서 상처받은 주인공들의 심리묘사가 뛰어나서 감동을 주는 점이 매력이라고 느꼇다.

이 작품도 알콜중독 아버지에게 상처받은 주인공이 성공지상주의의 삶을 살게 되면서 살인 사건에 연루되어 파멸하는 이야기다. 그의 삶이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공감이 가기 때문에 그가 출세를 위해 살인까지 서슴치 않게 되는 점이 안타까우면서도 이해가 되고 그로인해 죽음에 이르는 마지막에는 불쌍하다는 생각이 든다.

책의 프롤로그부터 사람이 죽고 주인공과 사건의 원흉이 되는 여인과의 정사장면이 묘사되면서 흥미를 확 끌어들인다. 주인공과 두 명의 남자가 각자의 출세에 공통적으로 방해가 되는 여인을 살해하기로 모의하고 도쿄에서 오사카까지 장소를 옮기며 살인, 시체운반, 시체처리의 살인계획을 세운다.

세사람은 이 여인과 관계를 가졋다는것 외에는 공통점이 없기 때문에 그들을 공범들로 의심할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이 계획은 완벽해 보인다. 하지만 시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시체가 여인이 아닌 공범중 하나인 것을 발견하고 계획은 꼬여가기 시작한다.

범인 중 하나인 주인공이 다른 범인을 찾기 위해 추리를 해나가는 과정이 흥미롭고 오히려 형사들보다 앞서서 다른 범인을 찾아내는 것도 특이해보였다.

전자동화 시범 공장에서 사람 하나 없이 반나절을 기계들만 관리하다 점점 인간성을 잃어버리게 된 범인의 모습에서 기계화된 문명에 대한 비관적인 시선도 느낄수 있었다.

범인이나 형사들이 공중전화를 사용하는데서 89년에 쓰여진 소설이라는 점을 느낄수 있었다. 이점을 제외하면 범행 방법이나 소재가 세련되서 옛날 작품이라는 점을 느낄수 없었다.

옛날 작품을 읽으면서 느낄수 있는 불만스러운 점이 전혀 없어서 아주 만족스러운 작품이었고 작가의 다른 작품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마지막으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소설인데 표지가 까끌까끌한 재질이어서 손에 잘 잡히는게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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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신유희
시마다 소지 지음, 김소영 옮김 / 도서출판두드림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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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사회파 추리소설을 주로 읽었는데 신본격 추리소설의 선구자의 작품이라고 소개되어 관심을 갖고 읽은 책이다. 신본격 추리소설의 효시격인 점성술 살인사건이 먼저 소개 되었지만 80년대 작품이라 왠지 꺼려졌는데 그 작품의 같은 주인공으로 한 시리즈의 2000년대 작품이라 읽기 시작했다.

트릭을 최우선으로 하는 신본격 작품답게 구성도 특이한데 기묘한 정신병 증상을 가진 측두엽 간질 환자 로드니 라힘이 등장해 주인공인 미타라이가 동료 교수들에게 로드니 라힘과 관련된 옛날이야기를 해주는 형식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여기서 진범이 언급되는데 이것은 끝까지 읽고 난 후에야 알수 있어서 다 읽은 후 이것이 신본격 작품의 재미인가 하고 생각했다.

'기억의 화가' 로드니가 어린 시절을 보냈던 네스 호반의 마을 티모시에서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한 마을, 다섯 명의 희생자. 그녀들은 잡아 뜯기고 찢기어 죽임을 당한다. 엽기적이고 잔인한 살인 현장에는 특이한 법칙이 숨겨져 있다.

주로 소설의 이야기를 끌어가는 사람은 버니 맥팔레인이라는 알코올 중독자인 작가로, 글보다 술을 더 사랑한다. 음울한 살인사건의 추격 과정에서도 특유의 빈정거림과 능청스런 명랑함으로 여기저기 끼어들며 참견을 한다. 이런 버니와 사사건건 대립하는 그리샴서의 경찰서장 배글리 댄포스의 앙숙 관계가 음침한 이야기와 대비되어 재미를 배가시킨다.

이야기에 주된 모티브로 성서의 10가지 재앙이 사용되는데 거기에 성서에는 없는 캐릭터를 추가해서 성서의 내용을 알고 있는 나로서는 이상했지만 그럴듯 하게 사용되어서 재미있었다.

범행방식은 참혹하고 배경은 음침해서 읽는 내내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마지막 결말이 전혀 예상치 못했던 방식으로 밝혀지면서 신본격 추리소설의 재미를 알려준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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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드 2007-08-13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야기는 재미있었는데, 초반의 <점성술 살인사건>에 비해 미타라이가 너무 변해서 시리즈의 맛은 잃었어요. 그런면에서는 오래되었지만 <점성술 살인사건>을 더 추천합니다. ^^

유망주 2007-08-13 18:17   좋아요 0 | URL
그렇군요 계속 미뤘는데 읽어봐야 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