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매기 오스본 지음, 박해미 옮김 / 영언문화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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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다운, 천한 여성을 일컷는 말을 이름으로 쓰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어느 남자가 보더라도 단 번에 정이 떨어져 버릴 정도로 지저분하다. 그러나 옳은 일을 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전염병으로 고생하고 있는 환자들을 외면하지 못한다. 금광에서 사금파리나 겨우 채취하고 있던 로는 병을 피해 달아난 사람들과 달리 환자들의 구토물 처리해 주고 음식을 먹여 주며 병이 완치되도록 도와준다.  그녀 덕분에 살아난 그들에게는 구원의 천사이지만 아기를 원하는 로를 기꺼이 안아줄 남자는 없다. 왜냐하면 너무나 지저분한 외.모.때문인 것이다. 그녀가 아름다운 외모를 지녔다면 오히려 서로 잠자리를 같이 하겠다고 쌍수를 들고 나섰을텐데 말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저 그런 외모지상주의의 로맨스 소설이 아니었다. 비록 맥스가 로를 사랑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과의 약속을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결국 그녀와 잠자리를 같이 하기로 마음먹는다. 애초에 맥스나 로 모두 결혼할 마음이 없었는데 그 자리에 있던 신부에 의해 강제로 맺여지게 되어 버린 것이 문제였다. 맥스는 2주 뒤에 결혼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로와의 결혼때문에 곤경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오직 그만을 기다렸다는 약혼녀 필라델피아. 맥스의 결혼 소식에 그의 아기를 가졌다며 무너지던 그녀의 실체가 마지막에 가서 밝혀졌을 때 어찌나 마음이 놓였는지... 그녀의 거짓말때문에 맥스나 로가 받은 상처와 고통이 매우 컸던 점을 감안할 때 맥스의 동생이 필라델피아를 용서한 것이 오히려 못마땅했다.  

그리고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의 전형과는 거리가 먼 로의 모습이 무척 인상깊었다. 아름답지도, 청순하지도  않은, 거칠은 말투와 수시로 욕을 입에 담는 로였지만 오히려 추운 겨울에 남편의 목장과 소를 구하기 위해 억척같이 일하는 모습이 가슴을 적셨다. 첫날 밤부터 걸리적거리던 푸대 자루같은 잠옷을 태워버리는 장면에서는 슬며시 웃음도 나오고... 맥스나 그의 가족들이 로를 진정한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 들여 줌으로써 아기를 가지려 했던 로의 진정한 소망-가족이 생기-이 이루어져 정말 기뻤다. 로를 못마땅하게 여기기만 하였을 것 같은 시어머니가 그녀를 아껴 준 것도 고마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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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05-10 2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책도 있었군요...
달려가야지...별이 다섯개라니!!
 
슬픈 사막의 노래
콘스탄스 오베니언 지음 / 영언문화사 / 199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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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맨스 소설에서 가끔 등장하는 배경으로 '사막'을 꼽을 수 있는데, 로맨스 작가들이 과연 진짜 사막에 가보고 소설에 그 느낌을 표현하는걸까 하는 궁금증이 일 때가 있다. 생존의 필수조건인 물의 부재와 기온차기 심한 사막에서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는 걸 보면 그리 허왕된 배경은 아니다 싶지만 오아시스가 그처럼 환상적이고 아름다울까 하는 의구심-나 역시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과장된 묘사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막은 이집트에 있는 곳으로 남녀주인공이 그 곳으로 가는 길에서 첫만남-그다지 좋은 출발은 아니지만-을 가지고 그 후에 다시 조우하게 된다.

이 책에 등장하는 남자 주인공은 마이클은 로맨스 소설의 남자주인공의 전형답게(^^;) 공작 가문의 장자요, 갑부의 아들에 출중한 외모를 지녔다. 여주인공인 말로리는 사내로 태어나지 못한 탓에 부모님으로부터 외면당한채 시골에서 이모의 손에 키워진 처녀이다. 어쩐지 로맨스 소설의 여주인공의 이름치고는 좀 이상하다 했더니, 부모가 사내이었으면 하는 바람에 지은 이름이라지 뭔가!  서양에서도 남녀간의 차별이 존재하여, 작위를 가진 집안에 아들이 없으면 토지 등의 상속시에 딸은 아예 배제되고 다른 친척에게로 넘어가 버린단다. 그러니 말로리를 낳은 이후로 더 이상 아기를 못 낳게 된 부모가 실망한 것은 이해한다 치더라도 자식에 대한 관심과 사랑마저 포기해 버리다니...

실종된 아버지를 구하러 간 마이클이 부족간의 전쟁의 와중에 영웅이 되어 가는 것이 조금은 어설프게 느껴지긴 했지만 남자 주인공이니까...^^  둘의 사랑이 완성된 것이 좋긴 한데 아쉬운 점은 말로리가 사내 아기를 낳은 것이다. 난 말로리가 딸로 태어나 홀대받았으니만큼 딸을 낳아도 시부모와 남편에게 사랑받길 바랬는데 결국 아들을 낳아서 주위사람들을 모두~ 기쁘게 하였다는 결말이지 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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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인생 - MBC 느낌표 선정도서
위기철 지음 / 청년사 / 200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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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홉살. 이제 겨우 초등학교 2학년이면 무엇을 알까 싶은데, 작가는 이미 세상을 느낄만한 나이라고 한다. 하긴 요즘 아이들을 보면 그 나이 정도면 어른들이 깜짝 놀랄 정도로 그들만의 세상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그렇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아홉 살의 내 모습은 어느 쪽에 더 가까울까 저울질 해 보았다. 70년대 중반의 내 아홉살의 삶을 되짚어 보았지만 평화롭고 즐거웠던 기억들만이 떠오른다면 이해할 수 있을까? 어쩌면 여민도 성장한 후에 자신의 아홉살을 되돌아 본다면 그 때 느꼈던 불행과 슬픔은 퇴색되고 윤색되어 있으리라...

나온지 제법 오래된(?) 책인지라 젊었는데 읽은 기억이 어렴풋이 나는데, 느낌표 도서로 선정되었다길래 구입해서 다시 읽어 보았다. 이 책의 주인공은 세상을 느낄만한 나이인 아홉살에 접어든 사내아이이다. 채석장에서 일하는 아버지, 잉크공장에서 사고로 한 쪽 눈의 시력을 잃어버린 엄마, 동생과 함께 살아가는 '여민'은 찢어지게 가난한 집의 아이이다. 살고 있는 동네의 사람들이 다 그러하니 그다지 표가 나지 않지만 학교에서는 그렇질 못하다. 그가 싸가지고 오는 도시락이 그의 가난을 드러내고 말기 때문이다. 그래서 여민이는 도시락을 집에 오는 길에 있는 숲에서 군대 말투를 쓰는 기종이와 함께 먹어버린다. 그의 또다른 친구인 검은 제비는 술주정뱅이 아버지가 죽자 돈을 벌기 위해 취직을 하면서 열 두살에 벌써 건강한 살빛과 눈빛을 잃어 버리고 만다. 가난한 이들이 모여 사는 곳에서는 가슴 아픈 사연들이 너무나 많다는 것을 나 자신이 살아 오면서, 여러 책을 읽으면서 뼈져리게 느끼게 된다.

그래도 주인공 여민은 친구들 중에서 가장 나은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가정을 받쳐 주고 이끌어 나가는 아버지와 자신을 사랑하고 돌봐주는 어머니가 계시니까 말이다. 기종이나 검은 제비의 인생에 비한다면 험난한 세상의 풍파를 조금이나마 비껴나가면서 성장할 수 있었을 것이다. 책을 덮으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가슴을 짓누르는- 부분은 누나와 단 둘이서 사는 기종이가 학교 선생에게 체벌을 받는 장면이었다. 아니 그것은 체벌이라기 보다는 폭행에 가까웠다. 숙제를 해 오지 않았다는 명분이 있긴 하지만 어떻게 아이를 그렇게 무자비 하게 때릴 수 있는지... 돌봐 줄 부모가 없는 아이에 대한 배려도 할 줄 모르는 선생이었다. 촌지를 내밀 수 있는 부잣집 아이들만이 관심 대상인, 월급기계나 다름없는 선생 밑에서 과연 아이들이 제대로 된 가르침을 받을 수 있기나 할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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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속에 담긴 편지
니콜라스 스파크스 지음, 이창식 옮김 / 동방미디어 / 199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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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가 죽는 날까지 서로를 사랑한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그러나 사랑이 식지도 않았는데 한 쪽이 먼저 죽어버린다면 그 슬픔은 이루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남자 주인공은 죽은 아내에 대한 사랑과 그리움을 적은 편지를 꼭꼭 접어 비닐로 동봉하여 병 속에 넣어 띄어 보냅니다. 그리고 한 여자가 해변을 산책하다가 그 병을 줍게 됩니다.

편지에 담긴 사랑하는 아내에 대한 절절한 사랑이 너무나 가슴에 와 닿아 눈물을 흘리는 테레사... 그녀는 상사의 권유로 자신의 칼럼에 그 편지의 내용을 올립리고, 그것을 인연으로 한 남자가 쓴 동일한 편지 두 통을 더 접하게 됩니다. 남자 주인공인 개럿이 그동안 띄어보낸 병 속의 편지들 중의 일부를 몇 몇 사람이 발견해서 보관하고 있었던 것이지요. 저라도 그렇게 사랑이 묻어나는 편지를 발견하고 꼭꼭 간직하고 싶어질 것 같더라구요 테레사는 과연 어떤 남자일까 하는 궁금증에 결국을 그를 찾아 떠납니다.

3년 전에 죽은 아내. 캐서린을 그리워하며 살아가는 개럿은 테레사를 보고 마음의 동요를 느끼지요. 평생동안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것도 좋겠지만 그 사랑이 떠난 후에 다시는 사랑이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은 비극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시간이 흐른 뒤에 새로운 사랑이 찾아와 준다면 이저의 사랑도 아름답게 간직하고 뒤의 사랑도 아름다워지지 않을까요?

마침내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가 되지만 살아가는 지역이 다르고, 각자 자신이 가진 직업을 포기하지 못한 채 한 달에 한 번 정도씩 밖에 만나지 못하는 생활을 계속합니다. 아마 우리나라였다면 여자가 직업을 포기하고 남자에게 오는 쪽으로 기울었지 않을까 싶어요. 어쨋든 두 사람은 어느 쪽도 자신의 삶을 포기하지 않으려 합니다. 비극적인 사랑이라 너무 마음이 아팠고, 테레사가 개럿에게 보내려 쓴, 병 속의 편지를 읽으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사랑은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것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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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4-05-10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은 그냥 그랬어요...아마 제가 그리 못할 거란 걸 아니...
냉정하게 읽혔는지도 모르겟습니다...
아름다우면서도 슬픈 것이다....좋은 말이녜요...
 
지상에서 가장 슬픈 약속
리차드 휠러 / 홍익 / 199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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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주인공인 제드는 인디언들에게 친선을 제의할, 정부에서 파견한 평화사절와 동행한 군인인데 갑자기 닥친 전염병때문에 일행을 모두 잃고 자신마저 사경을 헤매게 된다. 그에게는 부하가 죽어가면서 남긴 마지막 말들을 적은 유언장들이 든 푸른 가방, 그리고 자신을 기다리고 있을 여인 수잔나만이 살아나야 할 유일한 목표이다. 그러나 지상에서 가장 슬픈 약속은 제드와 수잔나의 사랑의 약속이 아니었다. 지상을 떠나는 부하들의 마지막 유언을 그들의 가족들에게 꼭 전하겠다는, 고결하고도 간절한, 절박하리만치 슬픈 약속이었던 것이다. 제드는 그걸 지켜야 할 의무를 결코 져버리려 하지 않았지만 조금은 허무한 결말과 사랑보다 의무를 중시했던 주인공에게 찬사를 보내고 싶은 마음은 들지 않았다.

제목 밑에 '남자에게는 사랑보다 더 소중한 것이 있지만 여자의 삶은 사랑에 의해 지배된다'는 식의 소개 글도 마음에 들지 않았다. 사랑하는 남자를 찾기 위해 험난하고 위험한 뱃길을 마다하지 않고 계곡과 들판을 헤매이던 수잔나가 제드와 엇갈렸을 때 이렇게 자책하는 장면을 보라! '기다리고 있어야 했어. 나는 리븐윌스의 고향 집 창가에서 다소곳이 서서 그의 귀환을 기다리고 있었어야 했어.... 기다림으로써 사랑을 키워갔고, 그렇게 함으로서 여자의 행복을 맛보았다...'

이 글을 읽으면서 여자는 다소곳이 남자가 와서 손을 내밀기를 기다려야 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는 전근대적인 사고가 작가가 그런 시대를 살아간 남자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는 이런 글이 사람들의 심금을 울리리라고 생각지 않으리라. 여성도 당당히 자신의 사랑을 찾아 나설 권리가 있고, 남자도 사랑을 의무 뒤쪽에 세워서는 안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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