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의 궁전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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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익히 명성을 들어오던, 그래서 한 번은 읽어 보고 싶었던 폴 오스터의 작품을 이제서야 처음으로 읽게 되었다. 삶과 죽음, 우연과 필연, 불시에 비켜 가버린 만남과 일시에 닥친 운명... 이것들이 이 책의 내용을 압축해서 표현할 수 있는 몇 개의 단어들이 아닐까 싶다. <달의 궁전>에 등장하는 세 인물은 어떤 면에서는 자신을 죽음에게 내던져 준 사람들이다. 극단적인 삶의 형태를 택했으나 결국 또다른 삶을 시작하고, 그 삶에 다시 절망하고, 다시 시작하고... 이 책의 제목에 등장하는 '달'은 그들의 삶의 방식의 형태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사실 이 책 속에 실린 기나긴 이야기는 서두의 몇 문장속에 축약되어 있으므로 이 책을 읽어나가는 것은 그 몇 줄의 문장을 풀어 헤쳐보는 것과 같다고 볼 수 있다. 

 자신의 삶의 출발점을 담담히 고백하고 있는 화자는 자신의 삶의 근간이 되는 아버지란 존재를 알지 못하는 사생아로 어머니가 돌아가신 후 자신을 친구처럼 대해 주던 삼촌과 살다 대학에 오게 된 청년이다. 예상치 못한 삼촌의 죽음은 충격이었으며 악화되는 재정상태와 함께 슬픔보다 더한 절망이 그를 지배한다. 나로서는 어떤 방식으로는 살아가려고 애쓰기보다는 자신이 가진 것-삼촌의 책을 포함해서-들을 모두 털어 버리고 거리로 내몰린 노숙자처럼 비참한 생활을 영위한 포그의 삶이 쉽게 용납되지 않았다. 그 자신이 고백하듯 위기를 넘기고 살아남을 수 있는 희망을 고의로 거부했으며 자신을 돕기 위해 애쓰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삶은 꼭 원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지만은 않기에 포그는 키티 우라는 여인을 통해 이지러져 기울던 삶의 한 고비를 넘긴다. 포그나 에핑 노인, 바버의 경우를 보더라도 남자는 여자를 통해 새로운 삶을 꿈꾸기도 하고 절망하기도 하는가 보다.

  포그도 직업이란 것을 구하기로 마음먹고 맹인이면서 도무지 짐착키 어려운 행동을 해대는 노인의 말벗이 되어 새로운 생활-책을 읽어주거나 휠체어를 밀어주는 등-을 시작한다. 이전의 무기력한 포그를 생각해볼 때 변덕장이이자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공 같은 변덕쟁이 노인네와의 생활에 금방이라도 지쳐 나가떨어질 법도 한데 나름대로 그 생활에 서서히 적응해 간다. 무심결에 책을 읽어나가다가 포그가 눈이 보이지 않는 에핑 노인에게 사물을 설명해주는 방식을 보면서 새삼 우리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무심하게 대하며 살고 있는가 하는 깨달음이 스쳐 지나갔다.정상적인 사람의 눈에는 일상적인 것, 그래서 딱히 설명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부분도 맹인에게는 낯선 것, 알수 없는 부분이기에 어떤 사람에게는 방 안에 날아다니는 먼지 한 톨조차 섬세하고도 자세한 묘사가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마치 작가가 독자에게 머리 속에 그림을 그려볼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의 글을 쓰는 것과 비슷하다고나 할까...

 자신의 죽음을 예감한 에핑 노인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하면서도 필요한 시기에 적절한 우연의 요소가 자주 등장하는 통에 모두 꾸며낸 이야기인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폴 오스터가 훌륭한 이야기꾼이라는 것을 확실하게 깨닫게 된 것은 에핑노인을 통해 인지하게 된 '솔로몬 바버'라는 인물이 등장하면서부터이다. 포그는 바버와의 만남을 통해 그동안 자신의 삶의 뒷편에서 조금씩 떨어져 나갔던 조각들을 주워 빈곳에 집어 넣으면서 아귀가 딱딱 맞아 떨어짐을 알게 된다. 그로 인해 책의 후반부는 흐트러져 있던 포그의 인생을 잠시 멈추어 놓고 어느 시점에서부터 다시 순서를 조합한 뒤에 차곡차곡 정리된 것을 다시 듣는 느낌이 들었다. 자신을 비켜 간 운명의 조각들...  내 인생에도 그런 조각들이 있다면 언제쯤 그것들에 대해 알게 될까, 아니면 영원히 그 조각들을 알지 못하고 죽음을 맞이하게 될까? 우리의 삶에 존재하는 필연과 우연에 대한 성찰은 폴 오스터의 다른 작품들도 섭렵하면서 좀 더 진지하게 들여다 보아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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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5-03-14 0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애들 책 대신 엄마 책 리뷰도 올라오니...역시 좋네요. ^^

아영엄마 2005-03-14 0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른 책을 가끔(^^;;) 읽긴 하지만 리뷰 쓰기는 어려워서...^^

딸기야놀러가자 2005-03-20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너무 좋은걸요!

아영엄마 2005-03-20 2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옷! 딸기님~ 칭찬이 더 좋아요!!^^*

실비 2005-04-01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고 땡스투 누루고 갑니다. 오늘이나 낼쯤 올려나. 빨리 왔음 좋겠어요^^

아영엄마 2005-04-01 0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땡스 투~ 감사합니다! (__)
 
내니의 일기
에마 매클로플린. 니콜라 크라우스 지음, 오현아 옮김 / 문학사상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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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아들을 돌봐주는 내니를 고용하기 위해서는 고액의 보수를 줄 수 있는 계층은 한정적이기 마련인지라 내니는 대개 상류층 자제를 돌보게 된다. 작가들이 내니 일을 해 본 경험이 녹아 있는 이 책을 통해 엿보게 되는 미국 상류층 사람들의, 명품과 부유함으로 가려진 가식적인 가정의 모습을 보는 듯 하다. 아이 아빠는 집보다는 바깥으로 나돌며 젊은 여자와 바람을 피우기 일쑤이고 , 자기 손으로 요리라고는 해본 적도 없는 듯한 아이 엄마는 내니에게 아이를 맡겨둔채 아이와 저녁식사 한끼 제대로 하지 않고 일년 내내 돌아다닌다. 아이가 기댈 곳은 자신을 돌봐 주는 내니밖에 없지만 내니의 거취여부는 부모의 손에 쥐어져 있다.

 앞표지의 책 소개 글에 보면 <돈 빼면 가진 게 없는 부유한 엑스 부인과, 돈 빼고 다 가진 아르바이트 여대생의 통쾌한 한판 승부>라는 글귀가 있는데 솔직히 내가 볼 때는 내니로 일한 주인공 여대생의 참담한 패배가 아닌가 싶다. 괜찮은 조건일 것 같아 선택한 엑스 부인네의 내니일은 생각외로 녹녹치 않은데다가 결국 내니도 돈을 받는 고용인에 불과한 것이니 매번 엑스 부인이 우위에 서 있는 것이다. 유아기의 아이의 양육자가 자주 바뀌는 일은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데도 불구하고 아이의 부모의 마음에 들지 않는 이유가 생기면 곧바로 다른 사람으로 교체되기 마련인가 보다. 어쨋든 고액의 보수가 보장되는 일이다 보니 지원자는 많기 마련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마음의 상처를 가장 크게 입는 것은 아이들이다. 아이가 기껏 정을 붙인 내니가 하루 아침에 다른 사람으로 바뀌면 또다시 익숙해지고 정을 주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이며, 그 때마다 사람에 대한 믿음이 무너져버리는 경험을 하게 되지 않겠는가.

 엑스 부인은 내게 불가사의한 존재이다. 서양에서는 동양에 비해 아이와의 신체접속을 적게 하는 편이라는 건 알지만 어떻게 그렇게 매정하게 아이를 떼어 놓는지 모르겠다. 손때 묻는다고 아이에게 밍크코트의 옷자락도 만지지도 못하게 하는 엑스 부인은 이른바 '주걱반사'라는 것으로 아이가 달라붙지 못하도록 반사적으로 손으로 아이와 자신 사이에 일정거리를 두게 만든다. 그리고 아이를 돌보는 내니를 마치 심부름꾼처럼 부려먹는데 상류층 부인들은 이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는 모양이다. 애정에 굶주린 아이의 모습이 눈에도 들어오지 않는 것일까? 그리고 자식을 위해 고통과 어려움을 참는 것이 아니라 남편의 바람끼를 모른 척하고 넘어가는 엑스 부인의 위선은 자신에게 보장되는 물질적인 풍족함을 유지하기 위해서인 것이다. 

 내니가 고급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하바드 남학생과 사귀게 되길 바라는 것 또한 주인공의 마음 속에 내재되어 있는 신분상승의 욕망의 결과일 것이다. 엑스 부인이 물려 준(?) 샌들 한켤레에 황홀해 하는 그녀에게서 명품에 목말라하는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그러나 부모의 애정에 목말라 하는 아이를 직접 돌본 경험을 지닌 그녀가 자신의 지위를 지키기 위해 아이를 수단으로 이용하는 엑스 부인같은 사람이 되지는 말았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그다지 재미없다는 남편의 평에 비해 나는 이 책을 재미있게 읽었다. 아무래도 아이와 관련된 이야기이기  때문이지 않은가 싶다. 어쨋든 나는 앞으로도 우리 아이들을 수시로 안아 주고 입맞춰 주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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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nda78 2004-10-07 18: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에서 잠깐 봤는데 꽤 재미있어 보이던데요. ^^
음,, 그리고 록시땅의 라벤더 린넨워터 이야기가 나와서 재밌었어요. 제 친구(였던) 애 중의 하나가 속물적 기질이 다분했는데, 꼭 다림질 할 때 저거 사서 하더라구요. 그 생각이 나서..흐흐흐.

아영엄마 2004-10-07 18: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거였어요. ~ 워터 라길래 전 또 마시는 건 줄 알았다구요. '린넨'에 주목했어야 하는건데... @@;;
 
달의 제단 - 개정판
심윤경 지음 / 문이당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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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계당 서안 조씨 17대 종손...
이 묵직한 수식어는 한 사람에게 주어진 화려한 후광이라기보다는 조상룡이라는 한 젊은 사내의 어깨를 짓누르는 커다란 짐이었다. 자신의 의지와 아무런 상관도 없이 등떠밀려서 앉혀진 이 자리는 적출의 소생이 아닌 그에게 출생의 근원을 끈임없이 상기시키며 늘 그의 언저리에서 상룡의 목을 죈다. 우리나라에서 종손이라는 호칭에 따라 붙는 책임감은 한 사람의 인생으로부터 자신의 생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갈 자유를 빼앗아가기 쉽상이다.  종가의 품위를 이어가려는 열망으로 가득한 할아버지가 상룡에게 준 것은 가혹한 상처뿐이었고, 그리하여 이미 예고된 서글픈 결말을 보긴 했지만 책을 덮고도 내내 우울했다. 집안의 명예와 전통을 이어가기 위한 삶이라니..

 요즘 세상은 그 옛날, 가문의  대를 잇지 못해 시가에서 쫓겨나거나 집안에 흉사가 있다고 자결을 강요받는 일은 없어졌으니 여자로서는 한결 행복한 세상이긴 하다. 그러나 여전히 우리 사회에는 아들을 낳아 한 집안의 대를 이어야 한다는 의무감이 사라지지 않고 있고, 여자는 결혼을 하면 명절, 혼인상제 행사때 많은 음식을 장만하는 수고를 해마다 치루어야 하는 의무가 주어진다.  한 해동안 음식을 장만하여 치루어야 할 행사가 십여 차례가 넘는 종가의 종손 며느리에게 주어지는 의무가 얼마나 크고 무거운지는 여자들만이 알 것이고, 장남이라는 직위가 얼마나 힘겹게 느껴지는지는 남자들만이 알 것이리라..

  이 책에는 아들이 없는 양반가에서 대을 잇기 위해 혈연이 있는 친척집에서 양자를 들이는 이야기가 종종 나오는데 우리 아버지의 경우도 이와 비슷하다. 딸만 셋에 아들이 없는 작은 할배가 아들이 필요하여 차남인 아버지는 일짜감치 그 분의 양자,  즉 노후를 대비한 보장성 보험이 되셨다. 그 덕에 우리 오빠는 졸지에 이 대 장남이 되어버렸는데, 달시룻댁의 대사중에 "으른 많제 제사 많제 어데 젊은 처자가 오고 싶어하겠나."라는 말이 현실을 반영하듯 이는 우리 오빠가 장가가기 힘든 이유로 내세우는 근거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놀라웠던 점은 본문에 그 지방 사람이 아니라면 쉬이 알아들을 수 없는 사투리가 수시로 들려 온다는 것이다. 서울 태생에 서울에서 대학을 나온 작가가 어떻게 타 지방 사투리를 대화 속에 자연스럽게 구현해 낼 수 있을까 하는 의문과 놀라움을 가지게 만든다. 또한 간간이 등장하는 언찰 또한 놀라움을 갖게 하는 것이, 아래에 달린 주석을 통해 번역을 해야 할 정도로 난해한(?) 단어들로 채워진 터라 온전히 작가의 상상력에서 나온 것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할아버지가 그토록 중시했던 양정공 조춘억으로 시작된 서안 조씨 가의 비사가 담긴 이 언찰이 처음에는 껄끄러운 사설인 것 마냥 느껴졌다. 그러나 한 가문의 비사를 언뜻 언뜻 비추는 이 언찰이 오히려 후반부로 갈수록  궁금증을 자아내게 하는 것이 이야기의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심윤경님이 주목받는 신인작가라는 것이 믿기지 않게 만드는 작품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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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호수로 떠난 여행
류시화 지음 / 열림원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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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몸은 축축히 젖어 있다. 방금 하늘 호수에 다녀오는 길이기 때문이다. 류시화님의 글 속에 푹 빠져 인도라는 나라를 여행하고 돌아오는 길이기 때문이다. 아이들과 부대끼면서 이 책을 언제 다 읽을까 하는 우려는 저만치 사라지고, 넘실대는 그의 글에 실려 흘러가다 보니 인도 여행을 언제 마쳤는지도 모르게 아쉬움을 간직하면서 책장을 덮고 있었다.

이 책 한 권을 읽었다고 해서 인도라는 나라에 대한 모든 것을 알게 되었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다만 더운 기후에다가 사람들이 지저분하고 불결한 생활-다른 나라 사람들의 기준으로- 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곳이기에 왠만한 각오를 하지 않고는 다녀올 엄두가 나지 않을 나라인 것 같다. 이미 인도를 몇 차례나 다녀온 류시화님 조차 진절머리를 친다는데야, 나 같은 이는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후회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나 작가가 만난 사람들의 말에 담긴 재치와 순발력에 때로는 놀라기도 하고, 어이가 없기도 했다. 세상의 모든 것들로부터 배워야 한다고 주장한 노인이 류시화님으로부터 '배낭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자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안에 먹을 것이 들어 있으면 앞에 앉은 사람과 나눠 먹어야 한다는 것!' 절로 웃음이 나오는 대목이었다.

그리고 인도에서는 거지와 성자가 구별되지 않는 듯 하였으며, 어찌 보면 수행을 하는 성자라는 사람들 역시 돈에 연연하는 것 같기도 하였다. 적선을 하는 거지들도 돈을 받는 것이 오히려 적선하는 사람에게 덕을 쌓도록 도와준다는 식의 태도를 보인다고 하니 인도에 가서는 돈주머니가 제대로 남아나지 않을 듯 하다.

그 멀고도 먼 인도라는 나라를 내 생전에 가볼 일이 있을까마는 행여 가본다면 '아, 여기에는 꼭 가봐야겠구나, 어떤 호텔에서 여장을 풀어야겠구나' 하며 글 속에 표기된 지명과 상호를 하나하나 새기며 글을 읽었다. 그러면서도 화장실 하나 제대로 없는 곳이 다반사이고, 사람과 가축들이 함께 타는 버스나 기차는 운전하는 사람이 자리를 비우면 올 때까지 마냥 기다려야 하는 한다는 이야기를 읽으면서 진저리를 치지 않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가슴에 와 닿는 것은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지고 화를 내고 분노할 필요가 없다는 것, 이 세상의 그 어떤 물건도 내 것이라고 주장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문득 '공수래 공수거'라는 문구가 생각나면서 점점 더 커져가는 나의 욕심과 집착을 조금이나마 다스리는 시간을 가졌다.

류시화님이 만난 많은 성자들이 주신 가르침이 내게도 깨달음을 주고 있었기 때문이리라. 그가 추천한 '노프라블럼' 정신을 받아들인다면 나의 고단한 삶도 밝은 빛과 여유를 가지게 되리라... 그리고 몇 천번의 윤회를 거듭해야 태어날 수 있는 인간으로서의 삶을 낭비하지 말고, 하루 하루를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 이 책을 통해 얻은 또 하나의 깨달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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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냐 2004-08-03 01: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종류의 책은...받아들이는 이의 마음 상태에 많이 좌우됩니다. 님은 흔하디 흔한, 혹은 너무나 상식적인, 그러나 대부분 놓쳐버리는 삶의 지혜..를 받아들일 만큼 마음이 열려있었던게죠..
전 류시화 아저씨를 안좋아합니다만...언젠간, 그를 돌아볼 날도 있겠죠. ^^;;

꼬마 까이유 2004-08-04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릭샤(?) 운전수 이야기랑 휴지 이야기가 제일 기억에 남던...
인도는 참 알 수 없는 나라지만..
그래서 더 매력있는게 아닐까 해요..^^;;

werpoll 2004-08-16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이 책을 읽고나서 정말 인도에 가보고 싶어졌다는.. ㅎㅎ

책읽는나무 2004-08-30 08: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리뷰를 이제서야 읽었네요!..
제가 이책을 읽고 리뷰 올린지 얼마되지 않았는데..바로 님의 리뷰가 올라온걸 보았더랬는데..
엄청 반가웠더랬습니다...
저도 새벽별님처럼 앞부분의 말과 제목이 죽여준다고 생각했더랬어요!!
헌데..계속 다른 페이퍼들과 리뷰에 치여서 이제서야 찾았어요..ㅎㅎ
또 뒷북을 쳤군요..ㅡ.ㅡ;;;

아영엄마 2004-08-30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뒷북도 괜찮습니다. 읽어주셔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__*)
 
녹정기 12 소설 녹정기 12
김용 지음, 박영창 옮김 / 중원문화 / 200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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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재미있다며 계속 읽어 보라고 권유해서 읽어보게 된 책... 김용의 작품은 「영웅문」을 읽어본지라 좋게 생각하는 편인데, 이 책 또한은 마지막까지 흥미진진하게 읽어나갔다. 그러나 처음 책을 접했을 때는 주인공이 너무 주인공 같지 않아서 적응이 되질 않았다. 내가 그동안 전형적인 스토리의 무협지나 판타지물에 세뇌되어 버린 탓일까?, 주인공이라면 남자답게 생겼거나 미소년이고, 성격은 착하고 용맹스러운 것은 필수이고, 의를 존중하기 마련인데 도대체가 이 책의 주인공인 위소보는 어느 것 하나 갖추지 못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위소보를 제자로 맞아 들인 사부마저 그의 사람됨이 걱정스러워 한숨을 내쉬는 장면을 보니 절로 수긍이 갔다.

어찌 어찌하여 황궁에서 사람들의 태감 노릇을 하면서 임기응변으로 위기를 물리치고, 말로 사람들을 농락하고, 운이 따라 천지회 향주가 되는 위소보를 보면서 참 대단한 녀석이구나, 이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지..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래도 후반부에 가면 사람이 달라지지 않을까 기대를 하면서 책을 읽고 있는데, 남편의 한마디-끝까지 읽으면서도 위소보가 주인공이 아닌 줄 알았다-를 들었을 때 그런 기대는 하지 말아야 했다. 하지만 분명 위소보는 이 책의 주인공임을 잊지 말도록!!

어쩌면 위소보의 그런 모습들이야말로 바로 우리들의 마음속을 비추는 인물이 아닌가 싶다. 오로지 의만을 따르는 영웅의 모습이 아닌, 자신의 실리를 따지고 자신의 목숨을 중히 여기는 평범한 사람의 모습을 담은 위소보...  맞선 자의 입장에서 보면 야비하고, 약아 빠진 녀석임에 틀림없지만 우리 편이라면 재치만빵, 재간둥이이라 여길만 하다. 위사람이나 아래사람들에게 뇌물을 풀어야 할 때를 알고, 돈을 긁어 모을수 있을 때 끌어 모을 줄 아는 위소보야말로 출세가도를 달릴만한 인재이지 않은가... 뭐, 그리 옆에 두거나 호감가는 녀석은 아니지만... 「녹정기」야말로 김용이 필생의 정력을 다해 쓴 작품이라 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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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7-11 15: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꼬마요정 2004-07-11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양조위와 유덕화 주연의 녹정기 비디오 테잎을 먼저 보았답니다. 늘 그렇듯 김용 작품은 비디오부터 먼저 접하게 되네요~^^
나중에 위소보가 공주가 낳은 아이를 '의자'라고 이름 짓자는 거 보고 어찌나 우습던지..
소장하고 싶은 책입니다.~~^^*

마냐 2004-07-11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김용선생님 작품 달랑 2개 읽었는데..지난번 밀키웨이님 글 보니..갈 길이 너무나 멀더군요...흑흑. 한번 시작하면, 이거 날밤 꼴딱꼴딱 언제까지 새야 할지..쩝...님의 별다섯 리뷰를 보니..마구 흔들립니다, 그려.

밀키웨이 2004-07-13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역시 갈길이 멀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흑흑흑
근데 말이죠, 솔직히 위소보 녀석.
너무 얍쌉하지 않습니까?
물론 현실적으로 곽정과 같은 사람보다 위소보같은 사람이 더 대우받겠지만 말입니다.
이거 원..주인공에 대해 조금은 좀 동경하면서 봐야 하는데 내내 쩝쩝..거리며 읽게 하다니...
한번 더 쩝! 이옵니다.

아영엄마 2004-07-13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소보가 너무 현실적으로 약삭빠르게 살기에 정이 안가긴 하죠. 얼마간은 비현실적인 드라마 주인공처럼 책 속의 주인공도 조금은 현실과 동떨어진 모습을 보여주어야 멋져 보이는데 말예요.. 저도 책 보는 내내 주인공이 뭐 이렇다냐... 기가 막히누만..하면서 읽었답니다.^^;;

주작 2004-07-26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처음엔 무슨 주인공이 이래?? 라고 하면서 봤더랬습니다. 그러다 나중엔 아예 주인공을 외면하고 볼 정도로 주인공은 참... 얍삽한 녀석이죠. 만나면 입부터 때려주고 싶은 녀석이예요. 그래도 끝까지 정말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이사오면서 옆집에 주고 왔다는 어머니 말씀에 얼마나 화가 나던지.... 김용의 작품은 많은 무협지 중에서도 가장 재미있었고 소장하고픈 책이랍니다. 갑자기 다시 읽어보고 싶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