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 태양이야기 - 열두 달 자연 이야기 4-자연의 아이들
우나 야콥스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풀빛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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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결같은 모습으로 빛을 발하는 태양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그림책으로 "열두 달 자연 이야기" 시리즈의 네 번째 권. 지구에 밤과 낮이 생기는 이유, 태양의 높이와 위치에 따라 변하는 지구의 자연과 동물들의 생태 등에 대해 알기 쉽게, 차분한 문장으로 설명해 주고 있다. 따스한 기운을 풍기는 노란 표지가 이 책의 주제인 태양을 잘 드러내 주고 있으며, 표지에서도 실린 섬세하고도 세밀한 화풍으로 그려진 동식물의 모습을 많이 볼 수 있다.



 태양이 발하는 빛 중 적은 양만이 지구로 들어오지만 그 빛 덕분에 지구 상에 생명체들 자랄 수 있다. 사물의 색깔도 햇빛을 반사하는 것에 따라 달라지며 공기와 물의 순환도 바로 햇빛과 태양열의 작용에 의해 일어난다. 이 책은 지구의 공전과 자전에 따라 생기게 되는 낮과 밤, 사계절에 대한 설명과 더불어 춘분, 하지, 추분, 동지 등과 같이 태양이 떠서 질 때까지의 시간의 길이가 바뀌는 시점을 "태양의 길" 그림을 통해서 시각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봄, 여름, 가을, 겨울에 생기는 자연의 변화에 대한 설명을 통해 광합성, 태양 에너지, 생체 시계, 해시계, 자손 번식, 먹이 사슬 등에 대해 알게 된다. 가령 <식물의 낮과 밤>에서는 그늘 속 식물, 햇빛 속 식물, 잠자는 식물, 밤에 꿀을 만드는 식물로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알 수 있으며 위쪽 그림에서는 민들레와 달맞이 꽃이 환경이나 시간대에 따라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알 수 있다. 태양이 빛을 비추는 시간대에 활동하는 낮동물과 해질 무렵에 모습을 드러내는 밤동물의 생태도 알 수 있다. 



 스스로 빛을 내지 않고 태양 빛을 받아 반사하는 달의 모양 변화도 그림을 통해 설명해 놓았으며, 나무, 석탄과 같이 에너지가 어떤 방식으로 축적되고 어떻게 이동하는지를 알 수 있다. 과학 시간에 배운 학습 내용을 외우는 방식으로 지식을 습득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적절한 그림과 전반적인 상관관계를  설명해 주는 책을 통해 지식을 흡수하는 것이 훨씬 더 인상 깊고 오래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차례"는 본문 뒤에 실려 있으며, 태양과 지구의 진짜 크기를 비교할 수 있도록 태양 가장자리와 지구의 크기를 비례대로 그려놓았는데, 이 그림을 보면 태양이 얼마나 큰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일식과 월식이 발생하는 이유도 설명해 놓는 등 태양이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 환경과 생물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는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일깨워 주는 책이다.  

- 20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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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을 깨운 캐롤린다 그림책 보물창고 30
모디캐이 저스타인 지음, 전하림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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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딱 십 분만 조용히 있어 봐~"
가족 중에서 유난히 말이 많은 편에 속하는 작은 아이에게 가끔 이런 주문을 한다. 길지 않을 것 같은 그 십 분동안 말을 하지 않고 입을 꼭 다물고 있는 것은 아이에게는 고통스러운 긴 시간이다. 하고 싶은 말도 많고, 해야 할 이야기도 있는데 어떻게 단 몇 분이라도 조잘거리는 것을 멈출 수 있으랴~. 웃고, 떠들고, 소리치고, 뛰어 다니는 것은 아이들에게는 참을 수 없는 본성이다. <거인을 깨운 캐롤린다>는 잠들어 있는 전설 속의 거인이 깨어날까 두려워 소리가 자취를 감추어 버린 마을에 태어난 한 소녀의 이야기다.

 달을 사랑했으나 자신을 아는 척도 하지 않는 달을 바라보며 흐느껴 울던 거인은 드러누운 모습으로 기나긴 잠 속으로 빠져든다. 세월이 흘러 사람들이 찾아와 마을을 짓고 살지만 거인이 깨어날까 봐 아무도 큰소리를 내지 못하고 살아간다. 노래와 음악도 없고, 동물들도 조용했던 이 마을에 온 동네 떠나갈 듯~ 커다란 울음소리를 내뱉으며 태어난 아이가 바로 캐롤린다이다. 울고, 웃고, 노래하고, 냄비를 두드려대는 캐롤린다에게 "쉬쉬~"를 속삭이는 마을 사람들. 결국 거인이 깨어나고 캐롤린다는 거인을 다시 잠재우라는 사람들의 말에 거인의 얼굴 쪽으로 향하는데....

- 모디캐이 저스타인의 작품이라 혹 책에 등장하는 '푸픽톤'이라는 마을이 실제로 존재하는지, 그 마을에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인지 궁금해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조금 해봤는데 찾아내지는 못했다.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이니까 당연히 하게 되는 행동도 시끄럽다는 이유로 하지 못하게 말리거나 야단치는 경우가 많다. 케롤라인처럼 웃고, 노래 부르고, 뛰어다니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어른들은 그들의 본성을 억누르고 살 것을 강요하고 있는 셈이다. 캐롤린다로 인해 동물들도 제 소리를 내고, 나중에 마을사람들도 웃음소리와 노래를 다시 되찾게 된다. 아이들의 조잘거림과 웃음소리, 노랫소리가 있기에 우리집이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가끔 잊고 사는데 이 책을 통해 그 소중함을 되새기게 된다.  

- 20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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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은 혼자서 철학 그림책 4
케빈 행크스 글 그림, 배소라 옮김 / 마루벌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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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양 이야기를 다룬 <문이> 이후로 오랜만에 접해 보는 마루벌의 철학 그림책으로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 아이가 느끼는 것들과 생각을 간결한 글로 표현하고 있는 작품이다. 칼데콧 아너 상을 수상한<내사랑 뿌뿌>의 작가 케빈 헹크스의 첫 번째 그림책이라고 한다. 글밥이 많지 않아 유아들에게 읽어주기에도 부담이 없다. 

- 이 작품에서는  <우리 선생님이 최고야>나 흑백 그림이 인상적인 <달을 먹은 아기 고양이>와는 다른 화풍을 볼 수 있다. 재빨리 스케치 하는 크로키 형식처럼 그린 그림이 정적인 그림에 역동성을 부여하고 있으며 굵은 선들이 그림을 액자처럼 감싸고 있다.

 살아가다 보면 가끔 혼자 있고 싶을 때가 있다. 소음을 벗어나 조용한 곳에서 나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노라면 더 많은 소리가 들리고, 더 많은 것이 보이기도 한다. 아이는 나무들이 숨쉬는 소리를 듣고, 땅속도 들여다 보고, 온몸으로 햇볕을 느낀다. 하늘만큼 커지기도 하고, 곤충만큼 작아지기도 하고... 어딘가에 억매이지 않고 자유로이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발 아래 세상에도 눈길을 주고, 차분하게 자기 자신과 주변에 대해서 생각해 보다 보면 생각의 깊이가 더 깊어지게 된다.

 엄마에게서 한시도 떨어져 있고 싶지 않던 아이들 또한 어느 순간 자기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고, 느끼고, 누리고 싶어지는 때가 생길 것이다. 한적한 곳을 거닐며 좋은 추억도 떠올려 보기도 하고, 눈을 감고 자신의 모습과 마음 속을 살피고 남과 다른 자신의 존재감을 느껴보자. 사색과 반추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소중한 시간이 되지 않을까 싶다. 그림 속의 아이처럼 자연 속에서 이런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더욱 좋을 것 같다.  

-20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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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곳 그림책 보물창고 28
패트리샤 매클라클랜 지음, 마이크 위머 그림,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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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농장에서 태어나 자연의 품 안에서 성장해가는 소년과 자연을 사랑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담은 그림책. <키가 크고 수수한 새라 아줌마>로 뉴베리 상을 수상한 패트리샤 매클라클랜의 작품으로 자연의 아름다운 풍경을 사실적으로 담아낸 마이크 위머의 그림이 눈길을 끈다. 섬세하고도 사실적인 화풍이 시선을 사로잡는데 특히 사람들이 등장하는 부분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 혹은 사진을 옮겨 놓은 것처럼 보인다. (사진에 어떤 처리를 해서 만들어 낸 그림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만큼 세밀하고 정교하다. 매우 서구적인 화풍이라 개인에 따라 이질감이 느껴질 수도 있을 듯.)

 소년은 할머니의 품 안에 안겨 처음 접한 바람 소리, 골짜기와 냇물, 언덕, 이 모든 것을 사랑하게 된다. 할아버지는 소년이 태어나자 헛간에 새겨진 가족의 이름 옆에 아이의 이름을 새겨 넣고, 나중에 동생이 태어났을 때도 그렇게 하신다. 밭을 일구는 아빠, 냇물을 사랑하는 할머니, 블루베리 언덕을 좋아하는 엄마, 소가 여물 먹는 소리를 들을 수 있는 헛간을 사랑하는 할아버지... 소떼와 양 떼가 노니는 풀밭에는 개들이 뛰어다니고 꽃이 지천으로 피어 있는 이 곳에서 소년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숲 속과 초원을 돌아다니며 자연의 경이로움을 누린다. 

  훗날 어디에서 살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 전에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연못과 이 모든 것들을 동생에게 보여주겠다는 소년. 동생 또한 이 곳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말에 가슴 속에 늘 그리움으로 남아 있는 고향이 떠올랐다. 만약 내가 어린 시절을 보낸 그 곳을 우리 아이들도 볼 수 있다면 틀림없이 사랑하게 되었을 텐데... 풀이 무성한 강둑에서 메뚜기를 잡고, 낚싯줄을 드리워 작은 물고기와 게를 잡고, 모래사장에서 모래성 쌓고 조약돌 주워 장식하고...

 소년과 동생의 눈 앞에 펼쳐진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은 부러움을 불러 일으킬 정도로 아름답다. 작가의 나라인 미국에도 이런 곳은 거의 남아 있지 않을 것 같은데 사라져 더 이상 볼 수 없기에 더 안타깝고 그리운 것이리라. 어른들에게 자연 속에서 뛰놀던 자신의 유년시절을 떠올리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에 젖어 들게 하는 책이다. 숲과 들판, 강과 바다 대신에 높은 건물과 차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 도로를 보면서 자란 우리 아이들은 어른이 된 뒤에 떠올릴만한 추억이 없을 것 같아 안타깝게 여겨진다. 

- 200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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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하는 인형 미라벨 그림책 보물창고 32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이유진 옮김, 피자 린덴바움 그림 / 보물창고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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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을 할 줄 아는 인형을 갖게 되어 행복해 하는 아이의 모습을 그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의 작품. 인형이나 장난감을 가지고 놀던 어린 시절에 한 번쯤은 상상해 보았을 법한 이야기를 담은 그림책이다. 아이들에게(혹은 어른도) 친구에게 이야기를 하듯 말을 걸기도 하고, 잠 잘 때면 꼭 끌어 안고 자기도 하는 인형이 하나쯤은 있을 것이다. 이 인형이 살아나서 진짜 사람처럼 이야기도 주고 받고 소꿉장난이나 블럭 놀이도 같이 하는 등 함께 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긴 그런 일을 상상하기만 해도 즐겁지 않을까 싶다.

 근처에 다른 인가가 없어 함께 놀 동무가 없는 브리타는 장난감 가게에서 본 인형을 무척이나 갖고 싶어한다. 하지만 꽃과 채소를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브리타의 부모님은 인형을 사줄 만큼 형편이 좋질 못하다. 구멍 난 양말을 들고 있는 아빠와 동전 두 닢만 남아 있는 지갑을 들고 있는 엄마, 그리고 인형 대신 닭에게 빨간 두건을 씌워서 안고 있는 아이의 모습에서 어려운 형편을 짐작할 수 있다. 

 브리타가 오솔길에서 만난 낯선 할아버지를 도와드리자 수고했다며 황금색 씨앗을 하나 주신다. 그 씨앗을 밭에 심고 물을 주며 정성껏 가꾸자 거기에서 빨간 모자를 쓴 인형이 자라나기 시작한다. 브리타가 그토록 갖고 싶어하던 예쁜 인형! 놀라운 것은 이 인형이 말도 한다는 것이다. 녹음되어 있는 문장을 반복하는 기계음이 아니라 사람처럼 원하는 바를 말하고, 아이와 대화도 나누는 것이다. 당돌하게도 아이가 지어 준 이름을 거부하며 자신의 이름을 '미라벨'이라고 밝힌 이 인형 덕분에 주인공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순간을 보낸다.

 그림 보는 재미도 솔솔한데,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브리타네 닭이다. 그림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내는 이 닭은 아이가 껴안고 다니기도 하였지만, 평소에도 늘 아이를 졸졸 쫓아다니고 인형 침대에서 자기도 하는 등 거의 애완동물 수준이다. 인형을 째려보는 폼도 그렇고, 다양한 표정을 선보여 웃음을 선사한다. 그리고 브리타의 또 하나의 장난감인 나무 막대기도 가끔 모습을 드러내는데 닭처럼 그림 곳곳에서 모습을 드러냈으면 찾는 재미가 더 컸을 텐데 싶어서 조금 아쉽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아이가 씨를 뿌리고 날마다 물을 주며 정성을 기울이는 것이나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인형을 지켜보는 것이 우리가 다른 사람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과정과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브리타가 씨앗에게 준 것은 물 뿐만 아니라 관심과 정성도 주었다. 우리가 누군가를 알아 갈 때 브리타처럼 정성을 기울인다면 기쁠 때나 슬플 때나 함께 해 줄 좋은 친구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 200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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